posted by RushAm 2013. 1. 6. 14:34

늘 그렇습니다. 사실 원하는 대통령, 원하는 취업, 원하는 대학, 일부에서는 원하는 부모(?)까지 ... 뭔가 뜻대로 되는 게 아닌 타의적인 것에 의해 어떤 운명의 갈림길이 결정되는 상황은 언제나 좌절을 안겨다줍니다. 지난 12월 19일에 우리나라 48% 가량이 겪었던 이른바 멘붕도 아마 이런 타의적인 부분에 의한 운명의 결정을 받아들이기 힘든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삼성중공업의 태안도 그렇고, IMF도 그렇고, 이번 투표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역시 왜 그들이 저지르는 걸 늘 우리가 치워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합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어떻게 해서는 5년 후를 기약해야 하는데, 우리가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답이 안나오니 5년 후에도 바뀌긴 할까라는 회의감이 드시는 분들도 계실거고요. 제가 무릎팍 도사까지는 안되더라도 박근혜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의 이같은 다양한 생각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를 구할 수 있는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많이 길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1. 난 아직 젊고, 나이든 사람들이 일을 그르치는걸 지켜보는게 더이상은 naver이신 분

 

이민을 준비하시는게 좋겠습니다.

농담이 아니고 진심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이 매우 부족합니다. 그중 노령화사회가 가속화되고있는 일본과 우리나라 그밖에 몇몇 나라들은 이미 경제활동인구가 수혜인구에 한참 못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래서 그들이 지금 하고 있는 총성없는 전쟁이 있습니다. 다름아닌 '유능한 젊은 인재들의 수입 전쟁'이죠.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표면화되고 있지 않지만 일본이나 그밖에 젊은이들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많은 나라에서는 젊은 인재들에게 외국인 자격이 아닌 자국민과 동등한 자격과 의료보험 혜택, 자국민에 비해 살짝 부족하지만 연금 혜택까지 갖춰주며 젊은이들 유치에 열성적입니다. 당장 지금의 일본처럼 젊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으면 사회 자체가 돌아가지 않을 지경에 이른 곳도 있는 실정입니다.

 

이들을 먹여살려줄 일할 젊은이들이 필요합니다.

 

같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나라가 이런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만 유일하게 그 심각성을 우습게 보고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며 그중에서도 곧 이들의 수입과 세금에 의존해야 하는 5~60대 이상의 중장년 노령층입니다. 이들 중 경제적 자립이 가능한 인구는 통계 그 자체로 10% 미만이며, 대부분 노후에 국가 연금에 크고 작은 의존을 해야만 하는 인구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현재 지식 수준과 인식 수준 자체가 그 연금이 정치인들이 만들어내준다는 인식에서 머물러있을 뿐 그 돈이 결국 젊은층의 경제활동에서 만들어지지 않으면 나올 수 없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는 그런 사실 자체를 알고 있고 자신들의 혜택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결국 국가의 부실이 필연적으로 수반될 것을 알면서도 자신들의 생애에서는 그것을 경제적으로 책임질 일이 없다는 극도의 이기주의적인 사회공동체사고방식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국가 그리고 그런 국가를 지지하고 따르는 분들에게 가장 좋은 처방은 그분들이 그렇게 싫어마지않는 무지한 젊은이들이 이 나라에 거의 남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정치적으로 쥐뿔도 모르는 좌파적 젊은이들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니 그분들 입장에서는 이 나라가 분명 유토피아가 될 것임에 분명하겠죠. 그들과 생각을 같이 하는 일부 젊은이들만이 남고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떠나거나 혹은 뜻이 다른 자들에게 가는 정책을 거부하는 측면에서의 국민권 포기와 납세 거부가 동반된다면 정말이지 이 나라는 망국의 길이 아닌 박정희 시절의 힘과 정열을 느낄 수 있는 멋진 대한민국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분들 말씀대로 말입니다. 한번 그분들 뜻대로 100% 대한민국이 어떻게 되는지, 발목 잡히지 않고 갈때까지 가보게 두는것도 좋지 않을까요?

 

그럼 그렇게 해드리면 됩니다. 여러분들 지금 토익 공부하시는데 기업들은 이미 입사해서 중역이 된 지들도 못하는 토익점수를 신입사원보러 만들어내라고 하죠? 여러분들 정말 대단한 인재들입니다. 전공 스킬에 외국어 능력까지, 사실 해외 취업이요? 토익 700~800 요구하는거, 그거 다 해외 취업이 기업 하나를 거치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일단 직접 부딪혀보시면, 여러분들 공무원시험보는것, 토익시험준비하는것만큼의 노력만 있으면 확율적으로 그 두 가지 시험보다 문이 좁지도 않습니다.  

 

노란색을 제외한 것이 세금,

 

정 안되면 차라리 파트 타임으로라도 활동할 수 있는 단기 비자를 얻어 장기체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현지에서 엿보셔도 됩니다. 워킹홀리데이를 이용하여 일본이나 호주 등지로 나아가 현지에서 직접 장기 체류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기회로 활용하시는 것도 좋아요. 물론 그쪽 정치나 세금 문제 등도 딱히 좋다고는 볼 수 없는데요. 다만 적어도 그 나라들은 경제활동을 하는 젊은이들을 '귀하게 어기'고 경제 수급자들은 그 젊은이들에게 빨갱이니 뭐니 뭐라하지 않고 오히려 고마워하고 있으니 적어도 세금이 아깝다는 느낌은 안들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정부, 그리고 그 정부를 지지해서 기어코 지금의 정부가 지금 이모양 이꼴대로 나아가게 만든 사람들은 당신들이 지금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눈꼽만큼도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하는 거, 세금을 내는 거 싫은 게 당연해요. 지금 당장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이민을 가셔도 좋고 아주 잠시동안 한국에 낼 세금을 내지 않는 방법으로 해외 장기 채류 및 현지 경제 활동을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느껴보세요. 당신이 얼마나 지금 나이에서 소중한 일을 하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보다 위에 있는 나라는 18개국 정도네요 전후 10위권 내에서 선택하시면 무방합니다.

 

...

 

2. 후일을 기약하고, 일단 5년을 좀 무사히 버텨보고 싶다는 분들

 

이분들에게는 많은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지만 정작 드릴 말씀이 많지 않겠군요.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우선 그들을 이해해야 합니다. 왜 그들이 이명박에게 그렇게 당하고 박근혜와 새누리당에게 또 지지를 보내는 50대 이상의 유권자들을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죠. 그들의 의견에 동조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승산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미디어들처럼 무슨 과거에 핍박받고 잃어버린 젊음에 대한 상실감이 표로 표출되었다는 거지같은 후속논리를 내세우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선택은 그런 고차원적인 습성이 스며있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보시는 그대로 그들의 표를 던지는 매커니즘은 너무 단세포적이고 단순하기 때문에 그들의 습성을 경제논리나 사회과학 측면에서 분석하면 그들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단순하고 무지합니다. 그들은 무슨 과거의 영광이나 박정희에 대한 향수 그런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냥 단순하고 무지한 것만은 아니고요. 살아온 세월의 경험에 의한 상식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지혜는 분명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말도 안되는 상충된 지적 충돌이 결국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죠.

 

인지부조화이론이라는 것을 아십니까?

최훈 작가의 작품 '삼국전투기'중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물론 이 분도 인용한 것이겠지요)

 

 

그들은 지금 정부, 그리고 앞으로의 정부, 그리고 그 정부의 모태가 되었던 과거의 정부가 얼마나 나쁜 정부였고 어떤 문제가 있었으며 경제 발전 이면에 있었던 반민주적인 행태가 어느 정도로 지독했는지 오히려 지금 젊은 세대들보다 더 많이 알고 피부로 느낀 세대들입니다. 이들이 절대 그걸 '모르거'나 '잊었'다고 보기는 힘들죠. 오히려 그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큰소리 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인지부조화 이론은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공포정치가 펼쳐졌던 박정희, 전두환 독재 시절에는 사실 괴담처럼 일컬어지는 코렁탕, 남산 지하실 뭐 이런 얘기는 그때 흐르는 말 그대로 '시범 케이스'였던 것이죠.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들과 전국 대부분이 굴복하는 가운데 끝까지 전두환을 인정하지 않았던 광주 시민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단 내 목숨, 내 건강, 내 돈부터 지키자'라는 보수적 보신적인 마인드로 몸을 사렸던 세대들입니다.

 

문제는 이들이 느끼는 마인드입니다. 그들은 분명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당시 용기를 내지 못했거나 딸린 식구들 때문에라든지 아무튼 여러가지 이유로 그 저항에 몸을 담지 못했고 적극적으로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희생을 지켜봐야만 했고 그들로 인해 만들어진 민주화의 성과에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던 것이죠. 남들이 그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그 역사의 흐름에서 도망쳤다는 크고 작은 생각이 분명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그들로 하여금 들게 만든 것도 결국 우리나라의 '민주화 운동'이 성공을 거두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죠.

 

 

그런데 이들의 선택은 그 민주화 운동이 끝난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전두환의 최측근, 5공인사 노태우가 과반에 가까운 득표율로 당선이 된 것이 시초였죠.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보통 야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역사적 분석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결국 국민들이 노태우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노태우가 되지 않았을거에요. 그런데 적지 않은 표를 받았다는 말이죠.

 

그들은 5공 당시 도망쳤던 스스로를 책망하다가도 민주화 운동에 성공한 우리나라를 바라보며 그 당시 결국 민주화 운동이 성공을 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5공 때 소극적이었던 모습조차도 정당했다는 일종의 정당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어쨌든 자신들이 그렇게 소극적이었음에도 민주화 운동은 성공했기 때문이지요. 그런 한 편으로는 사실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더라도 그런 자신들에게 손가락질을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 나머지 결국은 5공때 소극적이었던 것은 5공이 정당했기 때문이고 결국 내 행동이 옳았다는 극도의 보수적 자기변론과 자가당착에 빠지게 됩니다. 노태우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결국 역사의 변화에 동참하지 못했던 민주화 운동 불참자들이 만들어낸 스스로의 변론을 위한 인지부조화 이론의 시작이었던 것이죠. 인간은 자신의 잘못이 크면 클수록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합리화를 한다는 이 이론이 정치계에 얼마나 큰 비극을 가져오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래 맞아 저놈들은 북한에서 사주한 폭도들임에 틀림없어 내가 참가하지 않은게 절대 잘못된게 아냐!

 

그런데 이런 흐름이 어딘가에서 멈추어야 하는데 계속 쌓여만 나갑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지지했던 자들이 특별히 자신들을 우대한 적도 없는데도 말입니다. 그들은 IMF가 오고 경상도 지역 경제 발전이 악화일로를 겪는 와중에도, 4대강으로 강이 썩어들어가고 물가가 폭등하고 빈부격차가 심화되었던 이명박 정부를 겪었음에도 결국 또 다시 새누리당을 찍었습니다. 이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왜 찍는가를 다시 한번 이런 현상을 토대로 되짚어봐야만 합니다.

 

이들에게 이명박 정부가 부패했다며 심판하자고, 자신들을 뽑아달라는 민주당 후보를 뽑아주길 기대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이명박 정부가 부패했다는걸 그들이 몰라서가 아닙니다. 문제는 그들이 '이명박'을 뽑았다는 사실 때문인거죠. 내가 이명박을 뽑아서 나라가 이렇게 되었다.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우리 지역이 개차반이 되었다. 이걸 모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걸 아는 사람이 적은 것도 아닙니다. 다만 내가 이명박을 뽑았기 때문에 이명박이 아무리 못해도 이명박을 뽑은 내가 병신취급받지 않으려면 이명박이 잘한 것만 부각시켜야 하고 잘한게 없으면 잘한 것처럼 보이기라도 해야 하며 결정적으로 그 증거로서 정권교체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

 

백약이 무효입니다. 우리는 이명박 시절 5년을 너무 힘들어하면서 이명박을 찍은 사람들을 너무 경멸했습니다. 그냥 나오면 후려갈기겠다는 살기등등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내 주변엔 이명박 찍은 사람 한명도 없는데'라는 유행어가 유행했습니다. 실제로 지지하면서도, 지지했으면서도 그 살기때문에 드러내지 못했던 사람들 적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 이나라가 이모양 이꼴이 된 것에 대한 민주주의적 책임이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 두려워 지금의 정부를 정당화하기 위해 정권교체를 거부하는 정치적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1987년 민주화 운동이 성공했을 때 민주화 운동에 참가하지 못한 자신들이 부끄러워 결국 민주화 운동 이전의 자신의 행동을 변호하기 위해 노태우를 찍던 바로 그 사람들의 업보가 쌓여 변화의 물결에 제방을 쌓고 있는 것이죠.

 

여러분들이 해야 할 일은 단순합니다. 지금 박근혜를 지지해주십시요. 지금 박근혜를 거부했던 사람들은 만일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어서 삽질을 즉시 시작하게 된다면 바로 등을 돌리고 그에게 내줬던 지지를 바로 철회할 행동력있는 민주주의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은 사람을 지지자의 입장에서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우리나라의 소중한 재산임에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이야 속속 무혐의로 드러나고 있지만 당시 노무현이 부패했다며 그에게 뜨거운 지지를 보냈던 사람들조차 등을 돌리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그런 당신들의 능력이 지금 이 나라에 더 많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바라보세요. 그리고 박근혜를 지지했던 사람들을 탓하고 그녀가 혹 어떤 국정 운영상의 실패로 인해 나라꼴이 처참해지더라도 절대 박근혜를 지지했던 사람들을 비난하지 마세요. 그들 스스로 자신들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반성을 타의적인 두려움으로 인해 거두고 인지부조화를 선택하도록 만들게 하지 말자는 말입니다. 그들은 무지할지언정 절대 가볍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그들이 자신의 선택에 대한 비난과 자괴감에서 도망치기 위해 또 다시 스스로를 위한 투표를 하게끔 만드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판단이 정확하다면 박근혜의 5년은 좋은 결과를 내기 힘들겠지요. 그런데 어쩌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모습은 사실 지지자의 입장이 아니면 잘 보기 힘듭니다. 분명 문재인도 100%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겠지요. 지지자의 입장에서는 그 사람의 과오가 잘 보이지 않기 마련이니까요. 그녀의 5년에 대한 보다 보편적이고 공정한 공과 비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무지하지만 지혜롭기도 한 50대가 납득할만한 정권심판론이 먹힐 수 없을 것입니다. 잘한 부분은 잘했지만 안좋은 부분이 이러저러하게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걸 보완할만한 후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해야지 무조건 지난 정부는 개씨발호로잡놈의 정권이라고 매도해버린다면 그 정권에 표를 던지고 그 표를 던진 자신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꾸준히 지지해왔던 유권자들은 마치 자신들에게 그 욕설이 향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더더욱 자신의 지지 성향을 꼭꼭 숨기고 표로서 자신을 변호하려 들것이기 때문입니다.

 

...

 

진정한 민주주의는 최악도 최선도 없지만

두 개의 사상이 수시로 바톤터치를 하면서

나라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시소게임을 하는...

그리고 가능하면 그 시소가 진동이 크지 않는 재미없는 시소가 되도록

어느 한쪽이 너무 급격하게 떨어져서 엉덩이가 아프게 되지 않도록...

 

어쩌면 이상론적으로 더 이상 치우침 없이 벨런스를 완벽하게 맞춰 수평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나라가 변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어쩌면 박근혜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박근혜를 지지하는 것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박근혜 지지자들에게 제대로 된 시각으로 박근혜를 바라볼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면

우리부터 박근혜를 지지자의 시점에서 제대로 보고 평가를 내리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posted by RushAm 2012. 8. 19. 04:31

<?>


안녕하세요. 저는 24살 청년입니다. 유권자가 된지 꼭 4년째 되어가는데요. 주변에서 투표를 해야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도 88만원 세대이고 99%인건 분명한데요. 그렇다고 우리 입장을 반드시 대변해주는 정당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공약이 나오고는 있지만 도무지 믿을 수가 있어야죠. 대체 투표할 곳은 어디인가요? 그리고 정치라는 것을 어떻게 봐야만 할까요?

 



<!?>



저도 몰라요. -_-

 

...

 

정치가 밥 먹여준다는 책도 있었고 실제로 청년실업에 관심을 가지는 후보도 많아요. 그런데 지금까지 서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던 사람들이 당선되고 나서 서민 생활이 정말 눈에 띄게 나아졌느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거에요. 정치라는건 생각보다 그렇게 단순하게 '소원수리'를 하듯 간단히 내가 원하는 바가 정치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 미리 말해두고 시작해야겠어요.

 

사실 소원수리도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정치는 '내가 가난한 것'을 구제해줄 수 없어요. 내가 가난하면 일단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죠. 그렇게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먹을 거나 입을 것, 살 집을 살면 해결이 되요. 다행이도 우리나라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이 이전보다는 많이 선진화되어서 이제는 이런 개인적인 부분을 정치에 의존해서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이 줄어들었어요

 

지금에 와서는 이 가난한 것을 해결하기 위한 자발적인 움직임 그 자체를 어떤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방해하거나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 즉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쪽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대부분 옮겨가있어요. 흔히 말하는 서민 정당, 부자 정당이라는 말이 요 근래 5년 정도에서 부쩍 등장했고, 특정 집단을 대변한다는 청년당이나, 녹색당 등의 이색정당이 등장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아요.

 

 

물론 이러한 세분화된 방향성을 가진 정당이 다수 나오고 제각각의 논조를 이 나라가 나아가는 데에 모두 조금씩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선진화된 정치가 맞아요. 그런데 아직 이런 움직임이 시작된지 고작 5년밖에 지나지 않았고, 이런 짧은 이력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인식 부족으로 돌아오게 되요. 언론들의 유력정당 중심의 보도 행태도 있지만, 이들 정당의 활동이 그 정당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거든요. 그렇지만 사람들은 그런 정당의 존재와 그 정당의 방향성이 자신에게 꼭 맞는다고 생각하면서도 투표 당일에는 유력정당에게 표를 던져요. 그중에는 누가 봐도 정책적으로 전혀 색깔이 맞지 않는 극빈층이 부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유력정당에게 투표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과연 이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매우 후진적인 발상을 가지고 있어서 유력정당의 사탕발림에 넘어가기만 했던 것일까요? 정말 항간에 말대로 부자정당에게 투표하면 나도 언젠가 부자가 되었을때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일까요? 그건 이미 사람들이 특정 집단을 타깃으로 한 청년당이나 녹색당에 표를 던지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로 충분히 부정할 수 있는 논리에요 한마디로 지금 대한민국의 유권자들은 '지금 현실'에 대한 부분을 걱정할 뿐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청년당이나 녹색당의 한계점은 '지금 당장'우리 문제를 해결해줄 것 같지 않다는 거에요. 그들은 '미래'를 이야기하며 우리 아들 딸들이 이 나라에서 살 때 좀 더 쾌적한 환경과 청년 시절 좀 더 대우받는 세상을 만들자고 역설하죠. 얼핏 청년당은 지금 청년들의 핍박받는 문제점을 당장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직설적인 키워드를 담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고 그래서 그들에게 표를 주는 사람들이 적어질수밖에 없어요. 그런 사람들이 과연 '내가 곧 미래에 부자가 될 것이니까'라는 생각으로 부자정당에 투표한다는 것은 말이 앞뒤가 맞지 않잖아요.

 

노인들이라고 무조건 보수정당 편이라는 생각만큼 위험한것도 없어요.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는 세분화되고 있는 과도기 속에 있지만 아직도 프레임을 좀 더 크고 단순하게 볼 필요가 있어요.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는 디테일해질 수 없거든요. 그것은 지금 유력정당이 점차 양강체제로 좁혀지고 있다는 점에서부터 반증되는 셈인데요. 만일 유력정당의 어떤 후보가 서민을 위한 정책, 어떤 공약을 내세우고 그것을 지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를 한다면 너무 단순한 시각이죠. 왜냐하면 대한민국 정치는 그렇게 세세한 공약을 하나하나씩 지켜나가는 정치가 아니라 '지금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잠시 멈춰 숨을 고르는 편이 나은가'를 선택하는 작업이기 때문이에요.

 

87년 6월 항쟁이 끝나고 대선이라는 정치행동이 본격적으로 국민 손에 돌아온 직후 처음 뽑힌 대통령은 5공인사 노태우였어요. 많은 사람들은 유권자들과 서로의 욕심 때문에 야합을 하지 못한 김대중, 김영삼을 비난했죠. 그러나 사실 진정 유권자들이 변화를 바랬다면 그들이 야합을 해내는 여부에 관계없이 정권을 교체할 수 있었을거에요. 투표는 정치권이 야합을 하느냐 마느냐에서 정해지는 게 아니라 결국 국민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거니까요. 야합을 했다고 해도 이겼을지에 대해서는 만약이 없겠습니다만, 아무튼 당시 국민들은 결국 노태우를 원했다는 결론이 나오는거에요.

 

물론 그게 어떤 속임수를 쓴 결과였더라도 말이죠.

 

 

노태우 정권이 부패하고 여당으로 출마한 김영삼과 야당으로 출마한 김대중이 다시 맞붙었을때도 마찬가지의 결과가 나오게 되요. 다들 현정권의 부패에 분노했지만 결국 다시 여당으로 출마한 김영삼을 대통령으로 세웠죠. 이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냐면, 생각보다 그들의 부패가 '현실'에서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는 거에요. 세금이라는 제도의 무서운 점은 공동책임이기 때문에 내가 낸 금액을 가지고 부정축제를 벌인다는 느낌이 잘 와닿지 않는다는 데에 있죠. 난 세금을 1년에 200만원 정도 내는데 그들은 2천억 가까운 부정축제를 벌인다면 그게 진짜 내 돈으로 한다는 느낌이 안오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권까지 기업들이 경제 성장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소비되면서 실제 체감 경제가 별로 나쁘지 않았고, 나빠졌다가도 금새 회복되는 국면이었기 때문에 더욱 현실 빈곤을 느끼는 계층이 없었던데다, 내수소비에 대한 각종 규약을 풀면서 오히려 내수경기는 훨씬 좋아지게 되요. 이른바 '중산층'이라는 새로운 계층이 두텁게 생기는 시기가 바로 이때부터라는거죠.

 

그래서 국민들은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까지 그들이 어떤 악행을 저지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이거나 불행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던 간에 '일단 나한테 피해가 없었다'라는 사실만으로 그들에게 표를 던졌어요. 그 표의 의미는 단순해요 '지금 현실이 좋다'라는 거죠. 즉 정권이 교체된다는 의미는 지금 사는 삶의 가치관이 바뀐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데, 워낙 고도경제성장기를 거치면서 불안한 경제상황을 맛봤던 세대들이라 그런지 요즘도 옛날 못살던 시절 회상하면서 진짜 세상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곧잘 듣게 되곤 하는데요. 바로 이 관점 '지금도 밥 안 굶고 안 춥고 사는데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겠냐'라는 생각이 '보수적인 관점'을 낳게 되고 지금에 안주할 수 있게, 다시말해 지금을 잃지 않게 해줄 수 있을 듯한 '보수를 표방하는 유력정당'에 표를 던지게 되는 거에요.

 

 

또한 그들은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 하는 젊은이들을 질타하는 한편 고도경제성장시기의 고통스러운 노동자 시절을 두 번 다시 겪고 싶어하지 않는 이중적인 생각 또한 가지고 있어요. 지금에 만족하는 만큼 옛날처럼 가난하게 살고 싶지 않다라는게 속내인 셈이죠

 

 

그러던 것이 이 IMF를 계기로 사람들이 처음 이 정치가 자신의 지갑에 들어오는 돈에까지 영향을끼칠 만큼 심각해졌다는 것을 깨달아요. 그래서 그들은 여당 대신 참 오랫만에 야당을 택하죠. 자신의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손해가 나면 국민들은 '머무르면 안된다'라고 생각하고 '머물지 않는 쪽'을 택해요. 몽골족이 모래폭풍의 위험을 느끼면 게르를 철거해서 옮기듯, 지금에 머물면 내 지갑이 계속 털리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이런 생각이 아쉽지만 유권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진보 인식의 한계에요. 사실 지금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넓게 보면 이와 큰 차이가 없잖아요.

 

그런데 진보쪽으로 정권교체가 된 다음 김대중 정부 시절 이루어졌던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에서는 모두 보수진영이 압승을 거두게 되요. 사람들은 IMF를 서둘러 극복하기 위해 김대중 정부 임기 초기 1~2년간 대량 실직과 소비 감축, 금모으기 운동같은 범국민적 극복 노력 등으로 매우 피곤해진 상태였어요.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 그리고 대통령 선거의 차이점은 대통령은 정말 멀~리 있는 듯한 존재를 뽑는 느낌이라 그들에게 기대하는 것도 나라의 운명, 나라의 나아갈 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한편, 국회의원이나 지방선거는 바로 우리 동네, 더 가깝게라면 바로 내 삶의 질과 관련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보수에 대한 관점이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그것과는 또 다르거든요. 국회의원이나 지방선거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는 것은 결국 경제 극복에 대한 피로그 극심하니까 나 좀 챙겨주라, 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에요. 복지에 대한 요구가 이때부터 있었던거죠.

 

 

제...제발 그만! 멈춰줘어어!!

 

IMF가 일찌감치 졸업된 후유증으로 가정이 해체되고, 실업자가 늘어나고 정말 많은 변화가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더 큰 불안은 '노후에 대한 불안'이었어요. IMF 이전까지 일본식 '종신고용'정책을 고수하던 기업들이 속속 구조조정을 통해 종신고용 보장을 철회하면서 사람들이 더 이상 회사에만 노후를 기대할 수 없게 되었거든요. 이때 그 유명한 아메리칸 인슈어런스 그룹 AIG 띠링띠링을 비롯한 수많은 외국계 민영보험회사들이 진출해서 이 불안심리를 노리고 한끗발 날리기도 했었어요. 지금은 망했지만

 

그래서 사람들은 그당시만 해도 '돈을 더 많이 벌고 싶다'는 심리도 심리지만 가능하면 '더 안정적으로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보수적인 심리가 더 강했어요. 생활수준이 갑자기 너무 떨어지니까 브레이크를 걸고 싶은 마음이 정치계의 보수를 찾게 만든 원동력이 된 거에요. 여러분들이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를 대할 때는 바로 이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좋아요. 굳이 국회에 의석이 몇 명 채워져야 정권에 힘이 실리니 어쩌니 하는 그런 바보같은 힘 논리는 그냥 대선에서 끝나야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적지 않거든요. 그래서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자치선거는 오히려 대선보다 정권교체가 훨씬 힘들고 10선이상의 의원이 나오기도 하는거에요.

 

이런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거죠.

 

정치라는건 보기에는 무슨 복잡한 파워게임처럼 보이지만 큰 흐름을 보면 단순하고 알기 쉬워요. 노무현이 당선된 것은 2002년 월드컵에서 뜨게 된 열망 즉 '뭔가 더 나아지고 싶다' 라는 욕망이 진보의 요구로 이어져 노무현이 당선되었다고 보는 견해와 더불어 집값과 바닥을 친 경제의 고속성장드라이브라는 진보적 요구가 거대했다고 볼 수 있어요.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역사적 사실로는 우리당의 과반으로만 기록되어있지만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은 텃밭인 TK PK를 빼앗기지 않았죠.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TK PK의 지역경제는 당시 최악이었음에도 그 원흉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재신임했다는 거에요.

 

사람들이 보수를 찾게 되는 이유는 '너무 많은 성장으로 내실을 다질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너무 많은 추락으로 인해 그 추락을 멈추고 현상유지라도 하고 싶다'라는 심리가 있을 때도 있어요. 역시 '지금을 사는 나만 피해가면 된다'라는 이기주의에서 발로된 발상인데요. TK PK의 경제가 떨어진 이유를 제공한 사람들이 다시 당선되는 이유는 단지 지역주의와 당의 유착관계라고만 보기는 어려워요. 그들은 당 이름이 아니라 당이 가진 이미지 코드 '보수'가 필요했던 것 뿐이거든요.

 

내가 국밥 좀 먹어봐서 아는데...라는 말은 그의 보수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켜주었다.

 

이런 보수에 대한 열망은 급격한 사회체계 변화를 추구했던 노무현을 대신해 이명박을 대통령에 올리게 되요. 이명박의 이미지는 단순히 경제를 살리는 이미지였다기보다는 서울시장 당시 '성장'을 멈추고 '국민의 삶의 질'에 집중한다는 이미지를 주었기 때문이거든요. '청계천'이 가지는 의미는 처음으로 서울시가 고가도로따위에 돈을 쓰는 게 아니라 도시환경개선에 돈을 썼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요. 이는 고 건 전 시장이 추진했던 하늘공원, 선유도 공원 등으로 대표되는 서울도심녹화사업과 닮아있는데 다만 하늘공원은 개장 첫날 인파가 마구 몰릴만큼 이슈화되지 않았던거고 청계천은 한달 남짓은 각종 이슈로 뉴스에 매일 오르내렸던 게 차이라면 차이일수도 있지만요.

 

이런 이미지, 국민들은 이명박에게 지표상의 경제성장을 기대한 것이 아닌 진정한 보수처럼 급속성장을 잠시 멈추고 내정을 챙기는 모습을 기대했던거에요. 노무현 정권이 아무리 경제를 살렸다고 지표를 들이대도 소용이 없었던 이유가 그거였거든요. 그렇다고 노무현 정권 당시 복지 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았냐면 그런 것도 아니었는데, 사람들은 IMF가 준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자존심 스트레스에 지쳐있었고 이명박이 가진 보수의 힘을 원했어요. 그 뒤로 두 번의 지방선거와 두번의 국회의원 선거 모두 한나라당과 현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한 것은 이런 보수의 대한 열망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죠. 사람들은 지금 피부로 느끼는 경제가 아무리 힘들어져도 여당을 찍을 수밖에 없어요. 희망을 잃으면 잃을수록 '아 어서 이 상황을 타개하자'라는 진보적인 생각보다 '더 떨어지고 싶지 않다 이 이상은 악몽이야'라는 생각을 갖게 되기 쉬우니까요.

  

 

 

머리가 더 복잡해지지는 않으셨나 모르겠네요.

옹색하지만 결론을 내볼게요.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유력 정당들이 가장 못하고 있는 것들 중 하나가 당 내의 다양한 세력을 용서하는 능력이에요. 보수정당 내에서 보수적이지 않은 사람들은 이렇다할 소신을 발휘하기 힘들어요. 그 반대로 진보정당 속에서 보수적인 사람들은 전혀 환영받지 못하고 있죠. 그럴 바엔 상대 당으로 꺼지라는 식의 이분법적 선긋기도 쉽게 볼 수 있어요.

 

사실 정치를 바꿀 수 있는 건 진보 속의 보수, 보수 속의 진보에요. 그들은 한쪽으로 입장이 쏠려있지 않아서 어떤 사안을 보다 중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죠. 아주 보수적인 정책이 나온다고 한다면 이 정책을 마냥 비난할 것이 아니라 정말 국민에게 필요한지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할 여지를 갖어야 할 세력이 바로 이 세력이에요. 이 세력은 고정되어있지 않아요. 왜냐하면 어떤 정책이든 사실 당리당략이라는 껍질을 까고 알맹이를 본다면 생각이 집단적으로 일치할 수는 없기때문이죠. 양쪽 당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분명 나와야 정상이에요. 그게 사람이 만든 집단의 기본적이고도 기본적인 순리인거죠.

 

이런건 말이 안되는거에요.

 

이들이 목소리를 올바르게 낼 수 있는 환경이 먼저 조성되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가 먼저 변해야겠죠. 정치가 변하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그 기본적인 집단의 순리를 따라가면 되요.

 

5천만이 넘는 국민들이 모두 한 목소리를 낼 수는 없어요. 그렇다고 딱 두 가지 목소리만으로 대표할수도 없죠. 지금의 양강 구도는 정말 5천만 국민들이 딱 두가지 목소리만 내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중에서는 단지 정치에 대한 외부적 인식 주입으로 인해 자신의 소신과 관계없이 대세를 따르듯 떠밀려 합류한 사람들도 분명 있다는 거죠. 투표하는 사람들조차 이런 식이 되는데 그들의 대표가 그러지 말라고 바라는 건 모순이겠죠. 콩심은데 콩 나고 그렇게 떠밀리듯 다른 생각에 합류해서 뽑힌 정치인들이 이분법적 논리를 중단할 수는 없을거에요

 

그렇다고 지금부터 어려운 고민을 할 필요는 없어요. 매니페스토, 그거 지키는 사람 별로 없어요. 단지 이 사람이 '보수'인지 '진보'인지만 잘 구분하시고 내가, 이 마을이, 이 도시가, 이 나라가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하는가 아니면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뒤쳐진 사람들을 보듬어야 하는가를 스스로 판단해서 그 판단에 따라 보수나 진보에게 표를 던지시면 될 거에요.

 

무소속 후보의 당선이 많아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다만 주의하실 점이 있어요. 어떤 당이나 후보는 이 보수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보수도 진보도 아닌 스스로를 위해 정치를 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분명히 있어요. 정치는 그들 스스로의 꿈이 이루어지지 위해 하는 것이 아니에요. 이들이 진짜 보수인지 아닌지는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금방 알 수 있어요? 언론이 장악되었다고요? 진보성향언론들이 왜곡한다고요? 그거 아무 상관 없어요. 내 생각이 올바르면 보수언론 속에서도 진실을 볼 수 있고 진보언론속에서도 수구를 찾아낼 수 있어요. 아무리 보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진보를 빨갱이라고 싸잡아도, 진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보수를 죄다 수구친일파라고 몰아세워도 앞서 말했지만 집단이라는 것은 결코 일원화될 수 없거든요. 단체가 개개인의 사상을 100% 일치시키도록 만드는건 불가능한거죠.

 

왜냐하면 진보정당이든 보수정당이든 말이죠. 지금 나와 있는 유력정당들은 자신들의 세를 불리기 위해서 덕지덕지 가져다 붙인 사람들이 한트럭이라 그 정당의 이름이 보수 혹은 진보를 대표하기 이미 힘든 지경이에요. 지금의 보수정당에 있는 사람들을 당이 가진 보수적 이미지만으로 뽑아서도 안될것이고 진보 정당에 있는 사람을 진보를 원하는 사람이 당 이름이 가진 진보 성향을 믿고 뽑아서는 안된다는 말이에요.

 

결국 보수정책을 기대했던 보수정당은 가장 보수적이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죠.

 

 

물론 지난 10년의 정권도 아주 진보적이라고 보기 힘들었어요.

 

 

보수가 필요하면

보수적인 사람을 찍어서

그가 보수적인 생각을

이 도시, 이 나라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진보가 필요하면

진보적인 사람을 찍어서

그가 진보적인 생각을

이 도시, 이 나라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이고,

정치 참여이며

투표로 이 나라를 만들어나가는 가장 근본적인 원칙이에요.

 

 

 

그리고 이 모든 것보다 가장 중요한 마지막 원칙

 

 

투표는 꼭 해주세요.

 

 

 

 

모든 것은 거기서부터 시작되지 않으면 안되니까...




공화국 사회교과서 제 2장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