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13. 6. 25. 16:55

앞서 인터넷 그리고 인간 마지막 편에서는 젊은 극우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린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원인 분석에 치중하고 사회 베이스에 대한 문제 제기를 중점적으로 이끌어내다보니 독자분들이 요즘 상황을 이해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이번 글은 어떤 연재글도 아닌 단편으로 일베로 대표되는 젊은 극우들이 왜 그렇게 종북을 외치고 북한을 적대시하는 극우들과 코드를 나누게 되었는지 그들을 움직이게 만든 힘의 원동력은 어디에 있는지 짤막하게 짚어보고 넘어가보도록 해보죠.



꿀알바



젊은이들은 시작부터 너무 뒤쳐져있습니다. 이 세상은 스타트지점을 저 먼 뒤로 더 밀어내기만 할 뿐 조금이라도 보편적인 스타트지점 앞당기기 정책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TV 광고에서 나오는 알바 정보 사이트 광고 타이틀이 '꿀알바'라는 타이틀이 있을 만큼 아르바이트는 이제 더 이상 젊은 시절에 모으는 배낭여행 자금의 목적이 아니라 말 그대로 생계 그 자체를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띄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정말 재미있고 경험이 될 수 있는 아르바이트보다는 몸이 힘들건 뭐하건 그저 시급이 100원이라도 더 많이 주는 곳만을 찾아 혈안이 되어있는 것이죠. 아르바이트 수요는 한정되어있는데 취업 포기자들을 비롯한 아르바이트로 먹고 사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는 공급 팽창이 멎지 않고 있으니 아르바이트 시급은 오를 리가 없는데도 말입니다. 최악의 악순환에 놓여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들을 고용하는 고용주들의 태도는 꽤나 차갑습니다. 아르바이트 생들에게 '젊을때 힘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주자'는 선배 세대의 자비를 기대하기 어려움은 물론이고 오히려 어떻게하면 자신들도 자영업자로서 힘드니까 아르바이트 비용을 더 깎고 더 오래 더 알찌게 부려먹을 까를 고민합니다. 분명 젊은이들에 비해서는 절대 가난하지 않고 분명 아르바이트 비용을 더 준다고 해도 영향이 거의 없을 대기업이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지요. 그들은 최저임금을 준수했다는 미명 하에 어떻게든 젊은이들에게 돈이 가지 않도록 옭아맵니다.



그러다보니 젊은이들은 말라버린 강줄기를 보듯 돈줄이 되는 곳을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그렇게 거마대학생과 인터넷 댓글에 무수히 달려있는 재택근무 홍보 알바들이 줄을 잇게 되죠.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사실 지금같은 상황 바로 직전에 있었던 이 두 가지 현상은 지금의 극우들이 어떻게 젊은이들을 이용해먹고 있는지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거든요.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거마대학생의 다단계방식과 인터넷 댓글로 퍼뜨리는 허위정보로 인한 재택알바를 합쳐놓은 것이 지금의 극우들이 취하고 있는 젊은 극우 만들기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국정원 댓글 공작 사건의 결말은 결국 댓글알바를 고용하고 고용된 사람이 다시 하청고용하는 극악의 갑을관계구조였다는 것이 드러났고요. 그들은 그런 댓글을 달기 위해 극우들의 정치사상을 반드시 숙지해야 합니다. 마치 취업과 인턴쉽에 합격하기 위해 토익을 배우는데 익숙해져있던 그들이 언제나처럼 그래왔듯이 살기 위해 먹고살기 위해 그렇게 배우고 댓글을 달고 많은 사람들을 선동하여 새로운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또 돈을 받아왔던 것입니다. 극우는 그렇게 목마른 자들에게 냉수 한잔을 주듯 아무도 열지 않았던 꼰대들의 지갑 중 유일하게 극우만이 젊은이들에게 돈줄을 열어주었고 꿀알바라는 이름 하에 젊은이들을 고용했으며 젊은이들은 목말라 죽어가는 자신에게 얼음물 한 잔을 제공한 극우에게 충성을 맹세하게 되는 것입니다.



내 탓이 아냐!




극우의 사상은 매우 간단합니다. 변희재가 말하는 것을 잘 들어보면 그 속에 생각보다 쉬운 답이 있거든요. 결국 극우의 생각은 대한민국 헌법이 이북 5도를 우리나라 영토로 규정하고 있고 그 곳에 새로운 정부랍시고 또아리를 틀고 있는 3대 세습중인 김정은 일가는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헌법에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원래 우리 것이여야 했던 것을 빼앗은 그들은 나쁜새끼들이며 당연히 터부시해야 마땅하다는 거죠. 



즉 통일 자체에 대한 열망은 오히려 극우들이 더 많이 갖고 있습니다. 통일의 방식이 원래 우리 땅이었기 때문에라는 명분이 분명히 서 있다는 점이 약간의 차별성을 두고 있는 것이죠. 한마디로 우리나라는 원래 한반도 전체였는데 3대 세습중인 김정은 일가가 불법 점유하며 대한민국 정부에 반란을 일으켰고 이것에 6.25라는 내전으로 발전했으며 미국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이 반란은 휴전으로 마무리되어 지금까지 대치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한국전쟁 내용에 대한 정리입니다.


이 코드는 단순하게 말하면


'우리 것을 빼앗은 새끼들이 나쁜거다'

'그건 원래 우리 거였다' 

'그것만 있으면 우린 이러고 살지 않는다' 


등의 키워드로 함축됩니다. 물론 이 내용들은 익히 들어보신 대로 매우 파시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농후합니다. 결국 저기에 반드시 '북한'만 대입을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저 본질적 사상에서 북한이 빠진 상태에서 사회에 대한 염세주의를 바탕으로 재구성되게 되면 문제가 복잡해지거든요.





우리 것을 빼앗은 새끼들이 나쁜거다... 결국 일베에서 지금 가장 핫한 이슈가 되고 있는 여성에 대한 베타적 여론 형성도 여기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원래는 남성들이 사회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성들이 사회적 권리를 주장하며 사회의 절반을 치고 나왔다 근데 아무리 객관적으로 봐도 그여자들은 직장에서 일도 안하고 수다만 떨며 남자 등처먹고 칼퇴근만 하는데데 생리휴가는 꼭 월요일 금요일에만 붙어서 생기고... 등등등 뭔가 모르게 원래 우리가 누렸어야 할 것들을 빼앗고 들어오는 모양새거든요. 당연히 그들은 나쁜놈들이고 당연히 우리 것이었기 때문에 되찾는 것이 응당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여성들의 모든 행동을 혐오하며 그들이 사회활동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도록 하는 여론을 지속적으로 형성합니다. 빼앗긴 우리 것을 되찾기 위해서요. 



외국인 노동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저들이 들어와서 취업난이 심각해졌고 절대 일자리 갯수가 줄어들었다 그건 원래 우리 민족이 일군 경제 바탕위에 우리 민족만이 자연스럽게 세습받고 누려야 할 가치인데 이 나라를 세우는 데 한방울의 피도 흘리지 않은 외국인 새끼들이 와서 원래 우리 것에 지나지 않았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취직이 되지 못하고 이러고 있는 것이다. 라는 불만대입과 함께 자연스럽게 다문화 정책 반대 여론이 생기게 됩니다. 이 역시 그들이 와서 우리 나라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자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한다는 식의 '팩트'를 제시하며 파이를 키워나가게 되죠.



원래 내 것이었는데 ...



종북 문제야 더 말할 것도 없고요.



친일파 DNA


일본의 극우와 우리나라의 극우가 많이 비교되는 분석을 가끔 보게 됩니다. 아마 하는 짓이 똑같아서 그렇겠지요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키워드가 일치합니다. 북한에 대한 타도적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도 그렇고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탄압도 마찬가지거든요. 여성에 대한 혐오는 약간의 온도차가 있지만 그건 아무래도 사회적인 여성 지위 문제와 민족적 특성에 기인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본 극우들이 주장하는 키워드들은 어디에 바탕을 두고 있을까요? 일본 역시 젊은 극우들을 키워내고 있고 이 극우들을 키워내는 밑바탕에는 젊은이들의 스타트지점이 기성세대들과 심각한 격차를 드러낸다는 점에 있습니다. 일본의 꼰대들은 그나마 한국의 꼰대들보다는 조금 낫지만 여전히 젊은이들을 이 나라의 미래로 챙겨주기보다는 그저 캐시카우로밖에 보지 않는 저자세를 취한다는 점도 한국 사회의 현실과 무섭도록 닮아있죠.



일본인들의 주적은 '재일 한국인'입니다. 그리고 혐한류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에 대한 베타적 태도에 기인하죠. 그들은 극우에 한정에서는 우리나라를 북한과 거의 동급으로 혐오합니다. 이런 배경이 어떻게 일본 젊은이들에게 먹혔는지 살펴보면 재미있는데요. 결국 그들 역시 이 나라의 극우들처럼 '원래 우리 것' 이었고 '그것을 빼앗은 놈들은 나쁜 놈들'이며 '그것만 있으면 우린 이러고 살지 않는다'라는 동일한 베이스를 깔고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본 사회에서 자이니치는 우리나라에서의 종북 빨갱이나 다를바가 없는 취급을 받는다


그들에게 있어 한반도는 원래 '지들 것'이었습니다. 왜냐 '식민지'였고 100년 전만 해도 일본 영토였다는거죠. 그런데 우리나라가 '반란'을 일으켜서 '불법 점거'를 하고 있는거고 말이죠. 그뿐만 아니라 그 당시 넘어왔던 재일한국인들은 어땠냐 일본 굴지의 광고회사 덴쯔, 일본 제과업계의 슈퍼갑 '롯데'의 신격호, 일본 최고의 돈줄이자 지금은 이동통신업계까지 씹어먹고 있는 손정의까지 일본 산업 핵심 곳곳에 자리잡고 있으며 어지간히 잘 한다 싶은 스포스 스타들은 얼마 못가 재일교포라는 커밍아웃으로 일본 국민들의 뒷통수를 후려갈기기 일쑤였던 것입니다. 원래 일본인들이 경영했어야 할 기업이었고 일본인이었어야 할 스포츠 스타 자리를 그들이 빼앗아서 지금 일본의 젊은이들이 패배자로 살 수 밖에 없다라는 것이 일본 극우들의 젊은 층 선동 방식이죠.


일본 관광객들은 우리나라를 예전 일본의 영토였다는 의미에서 방문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국내선 항공료보다 더 저렴하게 한일 노선이 펼쳐져 있다. 말 그대로 공기수송에 지나지 않는 아키타 노선같은 곳들도 꾸준히 운항하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원래 '지들 영토'였다는 논리이므로 국내선 운항하듯 의무적으로 운항해야 한다는 논리인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원래 지들 것'이었다고 주장하는 게 그들 입장에서는 이상할 게 없을 독도


그냥 닮은 것이 아니라 뼛속까지 닮아있군요. 원래 우리 것이었으니 그곳에 불법으로 정부를 세우고 점거하고 있는 새끼들은 나쁜 새끼들이며 그것만 있으면 우린 이러고 살지 않는다는 논리를 현 사회에 공유하고 경쟁에서 도태된 사람들에게 이를 이용하여 다른 쪽에 책임을 두고 그들을 공격하라고 시키는 형태까지 모든 것이 닮아있습니다. 이건 마치 극우의 본질적 바탕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들의 논리 그대로라면 일본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지 않으면 안되지 않겠습니까? 우린 원래 우리 땅이었던 북한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을 정당화할수 있다면 일본 역시 독도는 고사하고 한반도 전체가 원래 지들 땅이었으니 당연히 지들 거라는 주장을 해도 반박할 거리가 없어지게 되겠죠? 


친일파의 후손들인 지금의 극우들은 자신들이 늙어가며 자신들의 사상을 이어줄 젊은이들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사상이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그들의 사정과 극우 사상의 본질적 키워드를 절묘하게 배합하여 그들에게 먹였고 굶주린 젊은이들은 돈을 주면 뭐든 한다는 자세로 그들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있는 현실로 다시 돌아오게 되는 것이죠.


...





이러다가 나라 팔리겠습니다. 그려...

posted by RushAm 2012. 3. 20. 02:41
얼마전 김태희 반대 시위가 국내 주요 뉴스와 다큐멘터리에 보도되는 등 일본의 젊은 극우들 이른바 ‘넷우익’의 활동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새로 들어온 젊은이들의 나이를 무색하게 할 만큼 신선함 없이 예전에 했던 주장 그대로 ‘독도는 일본 땅’이고 ‘동해는 당연히 일본해’이며 ‘종군위안부는 일본으로 돈벌러 온 매춘부’라는 주장은 무려 40여년이 넘어서까지 그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을 넷우익의 입으로부터 들려오고 있다.


일본 극우들은 어떻게 역사의식이 옅고 과거에 집착하기보다는 세계화에 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한마디로 극우따위엔 관심도 없을) 일본 젊은이들을 극우화로 구워삶는데 성공했던 것일까? 비결이 있다면 바로 ‘증거’일 것이다. 전 세계에서 일제침략기 당시 관련 서류 등의 증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쪽은 두말할것도 없이 일본의 극우일 테니까, 그들은 특별히 역사를 왜곡할 필요가 없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증거 혹은 유리한 해석이 가능한 증거들만 추려 젊은이들을 간증시키는데 쓰고도 한 트럭은 남을 만큼 증거가 넘쳐난다.

이들은 어떻게 젊은이들을 설득하는 것일까? 어차피 대부분의 역사 기록은 불타 없어지거나 훼손이 심하기 때문에 대략적인 팩트만을 겨우 증명할만한 자료만이 남아있을 뿐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구체적인 정황이 기록된 비디오나 사진 자료가 그렇게 많이 남아있지는 않고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외부로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이미 알려진 사실과 그에 따른 근거자료에 대해서는 해석하기에 따라 자신들에게 유리한 유권해석이 가능한데,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


‘종군위안부를 모집하는 과정에 일본이 개입하지 않았다’
(일본인은 종군위안부 모집에 있어 관여하지 않았다 = 과정상의 강제에 대한 책임이 없다)

‘종군위안부 모집에 일정 금액 이상의 비용이 해당 위안부쪽으로 지급되었다’
(처음부터 돈을 제시했고 그 뒤에 사람이 왔다 = 돈이라는 조건을 알고 왔다)
(이미 지불된 기록이 있다 =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은 돈을 이미 받았음에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

= 종군위안부는 일본이 직접 모집에 관여하지 않았고, 충분한 대가를 지불했다.
극우쪽 해석 = 종군위안부는 매춘부다.


극우가 늘 그렇듯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단어를 선정해서 외부의 적에 대한 공격과 내부의 결속력을 노리려는 것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니 그렇다고 치지만, 일단 극우가 가진 증거들이 모두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면 해석 자체에 대한 논리는 사실상 무결하다. 일본 젊은이들은 이에 빠져든다, 자극적인 단어에 끌려서 들어오면 실제로 그에 연관된 (논리적으로는) 무결한 증거가 나오고 있으니 실제 당시를 살아보지 않은 젊은이들은 마치 오움진리교에 빠지듯 극우의 논리에 매료될수밖에 없는 것이다.

타진요가 생기는 기본적인 매커니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자 그렇다면 이들 극우에 맞서는 우리나라의 태도는 과연 어떨까? 유명한 ‘지곤조기’가 사실이든 오해든 관계없이 우리나라는 몇 년 전의 몇 년 정도를 제외하면 단 한번도 일본에게 전범국으로서의 책임을 강하게 요구하는 액션을 취한 적이 별로 없다 국민들에게 언제나 일본을 싫어하게 만들어야 했던 친일파 기득권들이 정작 일본이 어떤 액션을 취하면 그것을 적당히 ‘유감 표명’선에서 봉합하느라 진땀을 빼는 이중적 소극성을 보여 왔다. 어째서일까?

동해

아마도 우리나라 외교쪽이 가장 등한시하고 있고 또 어려워하고 있는 문제라고 한다면 동해와 독도 등 이른바 전 세계 표준 지명 문제일 것이다. 얼마 전까지 ‘광고전’의 양상으로 벌어졌던 이 대결구도가 최근에 와서는 역사적 사실관계를 증명하는 고증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오히려 이 ‘증거’대결이 ‘근현대’ 역사쪽의 고증으로 기울어지면서 외교부의 대응이 지나치리만큼 조용한데, 이유는 간단하다. ‘동해’에 대한 증거가 단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일본해에 대한 증거가 없다. 지금 일본이 하는 것은 대대적인 홍보처럼 보이지만 사실 몇십년 뒤를 내다본 일종의 '증거만들기'인 셈이다.


지금의 동해에 과거 명칭에 관련된 자료 중 절반 이상이 조선해로 표기되어있다. 일본은 여기에 조선이 멸망하고 이후 일본의 강점기가 있는 동안 일본해로 정해졌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여기에 대한민국은 왜 조선해 명칭을 주장하며 대응하지 않았던 것일까? 진실은 모른다. 다만 조선해가 되면 조선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나라의 이득이 될 것을 신경쓰는 세계에 둘도 없는 친일파 집단만이 저지를 수 있는 시나리오라는것은 이미 일본 내 재일교포사이에서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 이야기다. 사실이라면 덕분에 우리는 분쟁지역이 될 수가 없는 당연한 우리 영해를 일본에게 주도권을 빼앗기며 베타적 경제수역이라는 말도 안되는 조항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등 국민에게 적지 않은 피해와 굴욕감을 맛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들은 일본이 일본해에 대한 발언을 하지 않을까 언제나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본이 만일 일본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순간 그들의 ‘조선해 명칭 포기’ 사건을 증거로 들고 나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정부는 지금까지도 강원도가 아닌 경상북도 행정으로 확실한 남한땅임을 못박을 수 있는 독도 영유권에 대해서는 일본과 줄기차게 이슈화를 만들지만 정작 동해 명칭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큼 말을 아끼고 있다.


종군위안부

친일파들이 일제강점기 당시 친일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관료’였다. 친일파들은 일제 치하에서 자신들이 관직을 얻기를 원했다. 많은 재산을 바치고 관직을 얻은 그들은 일본의 행정 정책을 직접 수행하는 (중앙관료가 아닌 지방자치) 역할을 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일제 치하를 찬양하는 국민적 캠폐인’과 일본의 2차대전 지원을 위한 조선인 병역 차출 등의 인적관리 부분이었다. 지금의 동사무소, 구청 등 마을 단위로 국민을 직접 상대해야만 하는 곳에는 일본인보다 친일을 했던 조선인을 배치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었고 실제로도 그랬으니까.

종군위안부가 소집이 된다고 하면 이 모든 사람들이 일본 군사(?)나 일본인들에게 강제로 끌려가는 모양새를 보였을까? 일단 정황을 보면 ‘모든’이라는 전제는 조금 거리가 있는데, 현재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보면 ‘결혼’을 한 여성은 차출되지 않는다 라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강제 차출에 ‘결혼 여부 확인’이라는, 조금 모순되는 이 증언은 결국 차출의 주체가 우리가 상상하는 ‘일본군’에게 강제로 질질 끌려가는 위안부의 모습이 아닌 ‘동사무소’에서 도장을 받고 트럭에 태워 출발하는 모습으로 치완된다. 그리고 여기에는 당시 마을 단위 행정을 장악하고 있었던 친일파들의 친일 행각이 혁혁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조용하던 마을에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는 소문이 돈다. 조선인 남자가 마을을 돌며 바람을 잡는다. 아낙들은 술렁이기 시작한다.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모집책을 맡은 조선인 남자가 돈을 받고 조선인 여성 모집 인원 할당을 받았다는 소문부터 그 남자에 의해 일본에 건너가면 굶지 않고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까지, 일부는 할당을 채우지 못한 조선인 남자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기도 하고 일부는 감언이설에 넘어가 서류를 작성하기도 했다는 소문들이 떠다닌다. 그리고 그녀들은 너나할것없이 종군위안부라는 이름으로 젊음을 희생당하고 말았다. (사진은 목포 친일파 관료들의 청년독립꾼 체포 장면으로 내용과 직접적 관계는 없음)



일본 극우가 주장하는 종군위안부에 대한 표현 ‘매춘부’, 단어 자체에 대한 흥분을 잠시 가라앉히고 살펴보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증거가 가진 파급효과가 어디에 뻗어있는지 알 수 있다. 지금의 친일파들은 당시 각 지역 행정 관료로서 종군위안부를 모집하고, 그녀들을 일본에 넘기는 모든 과정에 개입했으며 기록에 따르면 일본으로부터 그 대가까지 받았음이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단지 친일을 했다는 기록 자체를 넘어서 그동안 친일파들이 주장해오며 정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선택 ‘차악설’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받았던 피해의 원흉을 일본이 아닌 ‘친일파’가 주가 되는 대역전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지금의 단순한 인명 사전 편찬이 아닌 일제강점기 피해 자체에 대한 책임을 묻는 타깃이 일본에서 한국의 친일파로 넘어간다는 것은 친일파에게 있어 ‘멸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정신대 문제와 종군위안부를 뒤섞어내려는 시도들 역시 이 종군위안부 문제를 전적인 일본의 책임으로 하기 위한 일환이다. 덕분에 우리는 정신대와 종군위안부를 제대로 구분조차 못한 채 뒤섞인 정보로 갑론을박까지 벌여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


강점기 당시 마을 단위 행정을 맡았던 친일파들이 일본으로부터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과 위안부의 소집과 관리 파병에 이르기까지의 거의 모든 행정 처리에 있어 일본은 스스로의 손을 더럽히지 않았다는 증거는 일본 극우들에게는 ‘자발적으로 온 매춘부’라는 타이틀을 만들어주는 훌륭한 재료로, 친일파들에게는 공개되어서는 절대 안되기에 공론화되는 것을 목숨걸로 막아야 하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일본의 젊은이들은 이 증거를 보고 일방적인 새뇌역사교육에 배신감을 느낀 채 극우가 되어갈 것이다.

처음에 제시한 팩터 항목과 극우쪽의 주장을 이쪽에 대입하여 다시 살펴보자

‘종군위안부를 모집하는 과정에 일본이 개입하지 않았다’
(모집하는 과정에 있어 한국어가 미숙한 일본인보다 조선어에 능한 조선인이 훨씬 나았다. 게다가 일본인은 모집 과정에서 이미 신뢰를 잃어 같은 조선인이라는 믿음을 이용할 필요가 있었다.)

‘종군위안부 모집에 일정 금액 이상의 비용이 해당 위안부쪽으로 지급되었다’
(종군위안부 모집 금액의 구체적인 예산 항목이 알려지진 않았다. 적어도 당시 친일파들이 모집하는 데에 있어 ‘자금적 동기’가 없이 했다는건 지금 기준에서 생각해도 이해하기 힘들다. 친일파는 돈과 권력에 환장한 쓰래기들이니까.)

(예산 항목중에 할머니들 몫도 있었을것이다. 그러나 행정에 의해 모집된 그녀들에게 지급될 돈은 당연히 행정기관을 거쳐서 지급되어야만 했기에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도 그녀들은 지급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촌극은 1970년대 정부에 의해 일본으로부터 받은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국고로 환수하는 사건을 통해 재현되면서 다시금 확인사살을 해준다.)

= 종군위안부는 일본이 직접 모집에 관여하지 않았고, 충분한 대가를 지불했다.
극우쪽 해석 = 종군위안부는 매춘부다.
친일파 해석 = 일제의 압력에 의해 어쩔 수 없었다 우리도 피해자며 최악은 일본이다.

이분들은 근로정신대 피해자일까, 위안부 피해자일까?



이런 진실을 알고 있고 그 진실이 증언으로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기는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친일파는 지금 어떻게해서는 독립 1세대, 종군위안부 1세대의 사망을 기다려야만 한다. 그리고 가능한 일본 극우와 프랜들리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가야만 한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국민들로 하여금 반일 감정을 부추기면서도 일본과 동반자 형태를 유지해나가며 ‘과거를 잊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주장을 전범국 일본이 아닌 친일파쪽에서 먼저 말을 꺼내가며 일본을 침소봉대하는 데 주력해야만 한다. 그리고 지금의 종군위안부 1세대들에게 꾸준한 지원을 해주면서 이 모든 게 일본 탓이라는 개념을 주입하여 공식석상에서 꾸준히 일본을 향한 소송을 거는 액션과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도록 유도해야만 한다. 물론 그러한 액션은 반드시 ‘친일파’에 대해 관심이 쏠렸을때 적절하게 화살을 일본으로 돌리는 데에 활용될 것이다.

왜 뉴라이트들은 손수 일본의 극우를 대표하는 발언이나, 교과서를 편찬하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과거를 빨리 ‘정의’해버리고 싶기 때문이다. 일본 극우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함으로서 일본 극우와는 긴밀한 친분관계를 통해 ‘증거’를 공개할 여지를 남기지 않는 한편, 한국에서는 일본에 대한 반발심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친일파로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게 만드는 것이다. 뉴라이트는 그래서 총알받이이며 일본 젊은 극우들의 한국판이다. 그들의 보호 속에 오늘도 진성 친일파, 매국노 새끼(이들에게 후손이란 표현은 사치다) 들은 100년전 그들의 에비어미들처럼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곳에서 덜 익은 스테이크를 썰며 핏빛 와인을 마시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시간이 없다. 우리는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들에 대해 알고 이들을 이 사회에서 어떻게 뿌리뽑아내야할지를 생각해야만 한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들에 의해 현재진행형이 되고 있는 국가를 손에 쥐고 벌이는 사리사욕 잔치로 인한 피해를 두고보고만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콩 심은데 절대 팥이 나올 리 없다.



친일파 그리고 그들이 했던 갖은 행적과 그 결과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구질구질한 과거를 꺼내는 것도 아니오 미래로 나아가는 데에 발목을 잡는 것도 아니며 정치인들이 대의를 펼치거나 국운이 뻗어나가는 데 방해를 놓는 것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우리 스스로 세계에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도록, 친일파들의 사리사욕에 의해 만들어진 잘못된 역사교육을 바로잡고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당당하게 사과받을 수 있는 것과 요구할 수 있는 것을 요구할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야말로 우리나라가 세계무대 속 강소국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지진이나 쓰나미 비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뿌리가 되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조금만 더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며 작은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니까…



연속기획 '친일파'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