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몇십년만에 서류전형을 부활시켰다는 소식과 더불어 학장(총장) 추천제 전형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해서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오늘은 학교별 추천 할당 인원 배정 리스트가 공개되어 또다른 파장을 낳고 있는데요.
이 리스트를 보고 '대학의 서열화를 기업이 정했다'느니 대학이 취업만을 위한 통로로 전락되느니 하는 등의 말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먼저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이 리스트가 나오기 전에 대학들은 대학의 서열화가 없었고 취업만을 위한 통로가 아니었던 건가요? 마치 삼성이 이번 리스트를 발표함으로 인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식의 논지가 여기저기에서 보이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삼성은 기업입니다. 장사꾼이지요. 장사꾼은 뭐다? 시장이 무르익으면 그 익은 시장을 '이용'할 뿐입니다. 물론 자신들이 일종의 권력으로 무언가를 휘두르기도 하고 있고 이 사회에서 그런 일들이 심심치않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상아탑이라 불리는 대학들은 이번 건에 대해서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정상이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마치 삼국지에서 누가 강하냐만을 두고 싸우듯 대학 중 어디가 더 서열이 높은지에 대한 논쟁으로 지적 에너지를 낭비해왔던 일부 학생들도 이번 논란에서 떠들 자격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은 그냥 무르익은 열매를 이번 기회에 적절히 따먹었을 뿐입니다. 그 열매를 열심히 무르익게 만든 건 열심히 기업 앞에서 호구짓을 해온 대학들이지요. 리스트에도 보면 알 수 있겟지만 삼성은 이번 대학 리스트 발표가 통상적으로 알려진 '서열'과는 관계없이 철저하게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했습니다. 삼성 대학이라는 성균관대가 대한민국 최고 대학 서울대 위에 있는 것은 물론이고 평소 공과대학에 강점이 있는 학교들이 그렇지 않은 학교들에 비해서 높은 배당을 받은 것은 삼성의 필요성에 의해 리스트업을 했다는 큰 반증입니다. 그들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만큼 대학을 서열화하고 자신들의 인재 포트로 삼는 데에 생각만큼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 이 리스트가 화제가 되고 떠들썩하게 되는 이면에는 자신이 다니고 있는 대학에서 내가 무엇을 공부하고 무엇을 이룰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생각과 가치관 없이 그저 대학 줄세우기에 편승에서 그 줄에 자신을 대입시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대변해왔던 일부 대학생들이 이번 리스트 발표로 자신들의 대학 서열이 낮게 평가받거나 자신들이 스스로 무시해왔던 학교들이 자신의 학교보다 높게 평가받은 것에 대한 자격지심에서 나오지 않았는지요? 언제까지 쓸데없는 대학 서열 나누기에 자신의 지적 에너지를 낭비할 생각입니까?
지겹지도 않습니까?
...
아마 이 글을 다 읽으신 분들 중에
'그러는 너는 어디 학교를 나왔길래 잘난척이냐' 라고 말씀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적어도 당신이 어디 학교에 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학교 출신 중 아마 당신이 최악일겁니다.
...
내일 또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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