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슈퍼스타K의 열렬한 추종자였다. 그 프로그램이 태동되고 히트치기 전에 이미 그런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을 역설한 적이 있다. 솔직히 나도 당시에는 슈스케의 필요성만을 역설했을뿐 슈스케가 반드시 뜰 거라는 것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었다. 독이 든 성배라고까지 표현했던 적이 있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슈스케 제작진에게 새삼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슈스케가 4기까지 이어질줄은 나또한 몰랐다. 매번 참가자가 늘어나고 그 늘어나는 참가자만큼 실력있는 사람들이 많아질거라는 계산, 그리고 그들의 뛰어난 재능이 CJ의 오랜 숙원을 해결해줄 거라고 믿고 있었을거라고 믿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금 보여주는 슈스케는 제작진의 역량과는 상관없이 배가 산으로 가고 있다. 역량과는 상관없다는 측면에서 억울할수도 있겠지만 단언할 수 있다
이번 슈퍼스타 K4는 망했다.
...
1. 슈스케는 심사위원이 주목받아서는 안된다.
싸이가 떴다. 역대급으로, 그것도 현재진행형이다. 모든 뉴스는 싸이가 도대체 어디까지 뜰지를 가늠하느라 정신이 없다. 근데 그런 싸이가 역대급으로 뜨기 전에 계약한게 슈퍼스타 K 심사위원이다. 당연히 선약이니까 이쯤은 완주해야 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싸이도 그럴 생각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요즘 심상찮은 뉴스가 나온다. 싸이가 인기가 많아서 한국에 도저히 못오니까 생방송이 이루어질 TOP10 심사를 할 수 없게 될 거라는 뉴스다. 대단히 큰 사건이다. 일면 싸이에게 굉장한 비난이 쏟아질 수도 있을 테니까, 그런데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슈스케는 철저하게 심사위원들의 권위를 쩌리화시킨다. 윤미래는 그 위대한 업적에 비해 극도로 심사평을 아낀다. 이승철은 저렴한 말실수를 자주 저지르지만 이를 편집시키지 않는다. 싸이 역시 역대급으로 뜨기 전까지는 실력은 있지만,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은 이미지였다. (여기서 부담이란 일반적인 의미와는 좀 다르다) 이전 싸이의 자리에 있었던 윤종신이 딱 뜨기 전 싸이의 이미지와 완벽하게 일치했다. 엄청난 실력파 레전드이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이미지, 그것이 슈스케가 원하는 심사위원이었다.
그런데 싸이가 이승철은 고사하고 윤미래와 업적 자체를 공유할만큼 월드스타가 되었다. 이제는 사람들이 이승철의 심사평보다 싸이의 심사평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주목도가 그냥 심사평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사람들은 싸이를 보는 눈이 달라졌고, 싸이가 나오는 프로그램에 대한 가치를 달리 보기 시작했다는거다. 싸이는 이미 성장중이고 더 성장할 수 있으며 그 성장을 사람들은 지켜보고 싶어하니까...그리고 참가자들은 싸이처럼 되고 싶어할것이고 그의 눈에 드는 것을 더 원하게 될 것이다.
언론의 주목도 역시 출연진보다는 싸이에 더 많아지고 있다.
슈스케는 그래서는 안되는 프로그램이다. 그건 제작진이 가장 잘 안다. 슈스케는 절대 심사위원이 화제가 되어서는 곤란한 프로그램이다. 정말 조심스럽지만, 만일 진짜로 싸이가 생방송 무대에 나오지 않는다면 그건 싸이 본인의 의사도 있었겠지만, 슈스케 제작진도 이를 분명히 거부할 명분이 없었다는 의미가 된다. 더 심하게 말하면 오히려 싸이가 그만 둬주기를 은근히 바랬을지도 모를 일이다.
2. 슈스케는 음악을 많이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슈퍼스타 K를 보는 사람들의 심리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보는 사람들의 정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금요일 밤, 불금에 클럽에 갈 생각이 없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안방의 작은 축제같은 프로그램을 기대한다. 그 축제에는 음악이 빠질 수 없다. 그렇게 사람들은 한주간의 피로를 위로하며 주말을 맞는다. '금요일입니다. 수고하셨어요. 음악을 들어요' 라고 말이다.
그런데 이번 슈퍼스타K4에서는 음악을 좀처럼 들을 수가 없다. 예선방송분량이 작년시즌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뚝 잘려나간데다, 참가자 수는 3를 넘어 역대 최고라 광고하지만 예전보다 방송에 나온 출연자는 훨씬 적다. 슈퍼위크가 시작된 첫날 시청자들은 아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을것이다.
'어? 예선 통과자가 저렇게 많았어?'
슈퍼패스는 정말 전국을 통틀어 이하늘이 딱 한번 쓴 걸까?
기적을 노래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한 취지에서 만들어진 슈퍼스타K가 설마 미리 될 사람을 내정해놓고 예선부터 그 사람들의 분량을 압도적으로 늘리기 위해 전개를 빠르게 해서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질 타이밍을 불식시키고, 긴장감 넘치는 슈퍼위크 내에서조차 음악을 풀로 들을 수 없을정도로 뭉텅뭉텅 잘라버리는 편집을 했을 리가 없다고 굳게 믿고 싶지만, 지금의 슈스케4에서는 음악을 실제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1,2,3에 비해서 정말 체감할정도로 적은 게 사실이다. 슈스케는 프로그램의 시청율보다 그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인재의 가치에 더 주안점을 두는 프로그램이 아니었던가, 이젠 아닐 수도 있다.
그들은 버스커X2의 극적이라고 표현할수밖에 없는 음원판매량에 많이 놀랐다. 그리고 그 정도로 팔 수 있기 위해 지금 너무나도 심한 무리수를 두고 있다. 그들이 점찍은것으로 보이는 4명은 모두 통기타를 주무기로 하는 컨츄리스타일 보컬을 보이고 있으며 이들의 노래는 후반부로 갈수록 거의 편집 없이 풀버전으로 나오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셀프카메라는 대부분 이들에게 주안점이 맞춰져있으며 이들 이외의 참가자는 필자가 기억력이 아무리 나쁘다지만 도무지 누가 누군지 그 개성조차 발휘해주게 기회를 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 사진은 위에서 언급한 4인과는 무관함 (?)
게다가 그들이 지금 주목하고 있는 4명조차도 예선전에서 그들의 노래를 들려줄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버스커x2가 3에서 그랬던것처럼 자작곡을 시연하는 모습은 더욱 보기 힘들다. 혹시라도 그렇게 믿고 싶지 않지만, 그들이 마치 지금 대형 기획사들을 흉내내는 것처럼 이들 4명의 성공을 확신한 나머지 노래 이미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프로그램 전체에서 음악의 비중을 균등하게 확 줄여버린거라면 정말 최악이지만, 딱히 할 말은 없다. 이 프로그램의 원래 취지는 그들이 가수를 키워낼 수 있는 힘을 보여주고 그 가수들을 토대로 뿌리를 박는 것이었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이 숭고한 본래 취지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3. 슈스케는 프로그램 자체의 성공욕심을 버려야 한다.
슈스케4에 이르러서 잦아진 구설수 중에 하나는 강용석과 오룡비무방, 그리고 조앤이었다. 문제는 이들 참가자가 거의 예선전의 클라이막스를 모두 잡아먹었다는것이다. 이게 뭘 의미하는가? 슈스케는 원래 예선 시청율이 그렇게 높지 않다. 그런데 지금 슈스케4는 예선 시청율이 역대급으로 나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물론 다분히 의도된 결과다 이미 슈스케 내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이미 화제를 불러일으킨 사람을 내세워 시청율몰이를 하는 것이다.
조앤의 실력이 기대이하여서 실망한쪽은 시청자가 아니라 제작진이었을것이다.
슈스케는 철저하게 출연진을 가장 위로 올리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이고 지금까지도 그래왔다. 슈스케는 지금까지 케이블 방송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었던 30분컷 중간광고를 거의 넣지 않고 프로그램 말미에 넣는다. 이는 프로그램으로 거둘 수 있는 수익을 최소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예선전에서 어떤 긴장감을 갖고 광고를 보여 기다릴만한 씬이 나올 리가 없기 때문이다. 있었다면 그것은 음악이었지 어떤 화제성은 아니었다. 개그캐릭터는 대부분 프로그램 초반부에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강렬한 훅을 걸기 위해 나오는게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번 슈스케4는 제작진의 과한 욕심이 느껴진다. 아마 책임프로듀서 몇 명을 제외하고 많은 수의 스텝 교체가 분명 있었을 테지만 이번 스텝들은 자신들의 커리어에 대한 과도한 집착만이 느껴질 뿐 프로그램 본질적인 가치관을 이미 공유하고 있는 시청자들과 프로그램 그 자체의 숭고함은 아량곳없는 모습이라는 거다.
이미 슈스케는 케이블 프로그램의 전설이다. 여기에서 일했다는 것은 이미 커리어에 화려함을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선배들이 이루어놓은 것보다 더 못할 경우 커리어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독이 든 성배가 될 수도 있다. 내가 맡은 슈스케가 마지막 시즌이 된다는 건 정말 악몽이 아닐 수 없으니까
그래서 그들은 이미 다음 시즌이 어떻게 되는 관계없이 일단 시청율만 높이고 보자라는 식의 프로그램 제작 작태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광고 노출 및 시청율에 대한 집착도 유래없이 심해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뭔가 달라지고 있는 슈스케에 이상함을 이미 느끼기 시작했으니까, 이미 돌이키기는 힘든 지경이다.
다들 싫다고 난리를 쳤지만 정작 이거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선배들이 만들어놓은 아름다운 윈윈(?) 연출에 대한 이미지를 단 한 시즌만에 말아먹게 될수도 있다.
이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건 프로그램이 이미 시즌 내에서도 점점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당하게 60초후에 공개한다는 식으로 광고주의 사랑을 받았던 광고시청율정책은 이번 주 '다음주에 계속됩니다'로 바뀌었다. 계속되는 지적을 수용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것까지는 좋다. 그러나 기획이란 어떤 철학이 분명히 있고 그 철학대로 만들어졌다면 그걸 시청자들에게 설득을 해야지 시청자들의 의견대로 바뀔 철학이었다면 이미 개똥만 못하다는 것밖에 안된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반문하더라도 할말 없다. 이미 슈스케는 그런 취급을 받고 있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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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반복되는 탈락 후 패자부활전으로 인해 시청자들은 이미 누가 될 거고 누가 탈락할지를 척척 알아맞히는 지경에 이른다. 그들의 변명은 '너무 엄한 심사를 한 나머지 항상 필요한 사람보다 적게 뽑았다'라는 건데, 이승철은 이미 4년째 이 프로그램을 하고 있고 이 프로그램은 아무리 스텝이 계속 교체가 되더라도 이미 같은 방송사에서 4년째 계속하고 있는데, 아직도 시스템적으로 매번 공백이 생길 만큼 허술하도록 놔뒀다는 건 변명으로서의 가치가 없지 않을까?
시청율을 올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슈스케는 출연진인 가요계의 유망주들이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서 원석이 발견되고 프로그램으로 인해 점점 세공되어가며 빛을 보는 즐거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슈스케가 상업방송인 이상 시청율에 욕심을 내는 걸 뭐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슈스케답게 하자. 슈스케 출연진들에게는 신랄없이 빈틈을 지적하고 무능함을 질타하면서 가차없는 탈락을 일삼으면서 그들 스스로는 왜 한보 앞으로 내딛는걸 거부하는가? 당신들의 프로그램 제작 능력을 보여주는 가치는 결국 점점 더 나아지는 모습밖에 없다. 더 많은 참가자 더 많은 실력이 당신들의 만듦새 실력을 가늠해주는 것이 아니라 작년에는 탈락자가 너무 많이 나와서 패자부활전을 해야 했다면 올해는 그런 일이 나오지 않도록 시스템을 더 다듬어서 짜임새를 키우는 것으로 시청자들에게 스스로를 자랑했어야 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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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이 10=66-( )에 넣는 답을 실수할 리가 없지 않은가? 있을 수도 있다. 다만 그 4학년은 앞으로 수학을 잘한다고 자랑할 자격을 잃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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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망한다는 경고를 쓰려는 게 아니다
이미 슈퍼스타K4는 망했다.
그리고 어쩌면 슈퍼스타K 자체가 망할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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