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28. 19:37
우리나라는 언제나 해외에서 좀 잘나간다 싶으면 혈통주의를 내세워 우리편으로 만들면서도 그냥 평범한 사람들은 같은 혈통임에도 철저하게 다른 사람 취급을 하는 것이 거의 일상화되어 있는 것 같다. 이충성, 추성훈,하인스워드, 김초롱까지 잘하면 내편 못하면 남의 편이라는 식의 모순된 논리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보면 생각보다 매우 단순한데. 결국 이들 교포들은 거의 대부분 '언론'에 의해 띄워졌고 또다시 '언론'에 의해 사그러들었다는 것이다. 왜 이들은 몸소 지면을 할해해가면서까지 이들을 띄웠다가 떨어뜨리고 또 다시 띄울 한국계를 물색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들이 교포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온도차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여기에는 아주 치졸하고 비겁한 이유가 있었다.
재미교포와 재일교포 우린 누구를 더 의식하고 있었는가?
지난 1,2,3부를 통해서 친일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역시 '자신들이 저지른 과거 행적'과 그 행적이 결국 국민들의 흑역사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증거와 증언이라는 것을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들은 국내 정권을 직, 간접적으로 휘어잡고 친일 언론들의 지원사격을 받아가며 대한민국 여론이 겨누는 화살의 방향을 자신들이 아닌 쪽으로 바꾸는 데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 대한민국 땅에서 그들은 언제까지고 무적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정말 오랜 기간 공들여 만들어왔고 그 효과는 생각보다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아무리 권력이 쎄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국경 밖까지 영향력을 끼치긴 힘들다. 대한민국의 외교통상부 수준은 매년 그 바닥을 뚫고 국격에 어울리지 않는 후진적인 수준을 보여주고 있고, 이는 다시말해 그들이 아무리 대한민국에서 철권을 휘둘러도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 국적, 혹은 한국 국적이었던 사람들에게까지 자신들의 역사적 진실을 은폐할 북풍이나 일풍 같은 수단을 이용해 여론조작을 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백날 북한의 위협이 어쩌고 해도 국내 밖에 있는 사람들이 선택적으로 취할 수 있는 국제 미디어에 견줌을 당하게 되면 신빙성을 잃기 십상이었으니까...
이집트 혁명에 있어 무바라크의 언론통제가 먹히지 않았던 이유도 마찬가지...
그 중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가 다름아닌 '재일교포'다. 재일교포의 원류는 바로 한국전쟁 이전 일제침략기 당시 '강제이주'를 당하며 일제침략기를 몸소 겪은 세대들 중에서도 가장 고생을 많이 했다고 볼 수 있는 침략기 1세대다. 이들은 해방 후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갖은 애를 썼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이들의 이주를 거의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유는? 당연하겠지만 정권이 이미 친일파에게 장악된 상황에서, 이들이 한국에 들어올 경우 이미 반민특위를 비롯 독립유공자 입을 꿰매놓은 정국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북한 주민들이 남한에 와서 자신들의 정권이 지금까지 남한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듯이, 재일교포들의 보다 생생한 증언들은 친일파들에게 있어 그야말로 목줄기를 찌르는 칼끝과 다름없었으리라.
재일교포는 이후 이승만정권의 일풍과 더불어 그냥 '일본이 좋아서 한국을 버린 매국노'정도의 이미지로 취급당하며 대한민국 사회 본류에서 철저히 배척당한다. 이런 핍박 속에서도 그들이 한국 국적을 버리지 않았던 이유, 그리고 2세대 3세대까지 이어지면서 그들의 애국심이 이상적으로 높게 형성될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당연하겠지만 재일교포 중 대부분은 일제시대 당시 독립운동가로 활동하거나 혹은 그들을 지원했던 계층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일본에 거주하면서 일본 정부의 이후 행보와 북한의 움직임, 일본이 전쟁 물자를 대면서 이어지는 미국의 의도 등을 제 3자의 눈으로 정확히 꿸 수 있었던 입장에 있었기도 했다. 물론 이승만의 거짓 일풍, 북한의 도발 등의 원인 역시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으로 바라볼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지금도 거의 모든 북한 관련 보도는 일본 언론을 인용한다. 물론 모든 보도를 다 인용하지는 않는다.
일본에 당시 거주하고 있던 재일교포 수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기십만명에 이른다. 동시기 대한민국의 인구 분포를 생각해보면 적어도 원내 의석은 확보할 만큼의 세력을 얻을 수 있는 적지 않은 인구다. 그래서 이들이 '일시'에 대한민국으로 귀국하는 것만큼은 어떻게든 막아야만 했다. 진실을 알고 있는 계층이 만 단위가 넘어간다는 것은 정말 큰 위협이 아닐 수 없으니까, 물론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었던 이들의 개별적인 입국까지 제한할 수는 없었지만, 대부분 입국 자체의 인원수를 고의적으로 제한하거나 이들이 귀국을 하더라도 사회적 활동을 하기 힘들 정도로 도의적인 '차별'이 암묵적으로 허용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여 이들이 원내는 물론 사회 전반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힘들게끔 보이지 않는 손을 작동시킨다. 물론 국민적인 캠페인을 통해 이들 재일교포에 대한 '반민족적 감정'을 고취시켜왔을 것이다. 물론 추성훈과 이충성이 당했다고 하는 그 암묵적인 차별 역시 이에 의한 잔재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던 와중 매우 이례적인 사례가 생겨난다. 바로 '롯데그룹 신격호'라는 존재, 사회적 활동이 극도로 제한적이었던 당시 일본에서 벌어들인 자금력이 아무리 세다고 한 들 정부에서 대놓고 막기 시작하면 출자는 고사하고 구멍가게 하나 못내게 만드는 것이 가능했음에도 롯데는 이미 국내 굴지의 기업으로 아무 무리없이 성장할 수 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당시 박정희 정권의 이른바 '외회모으기'전략에 편승, 사업자금 명목으로 외화를 합법적으로 유통시킬 수 있는 창구역할을 할 기업이 필요했던 정권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부분도 큰 영향을 끼쳤지만 그가 재일교포 출신으로 한국 롯데를 설립할 수 있었던 데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그가 이미 '일본'국적을 취득한 '일본인'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사람들이 재벌을 논할때 언제나 '깜빡'할 만큼 존재감이 미미한 '롯데', 왜 존재감이 미미할수밖에 없었는지, 혹은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을 정권이 매번 의도적으로 막았는지, 아니면...역시 돈이었는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른바 '재일교포'의 제한적 입국 조건은 다름아닌 '재일한국인'이 아닌 '일본 국적을 취득한 한국계 일본인'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정권 자체적인 터치가 그다지 없어 입국까지는 별 문제가 없다손 치더라도 적어도 사회적 본류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한국 국적을 버려야만 한다. 추성훈이 유명해진 건 사실 유도협회의 석연치않은 판정이 있었던 당시가 아니라 이미 국적을 바꿔 부산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직후였고, 이충성이 아직 재일교포였을 당시에 실력을 떠나 그를 주목했던 언론은 어디에도 없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러한 풍토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게다가 이들이 '재일교포'였을 당시 이루어졌다던 교묘한 '알력'과 '차별'그리고 그러한 차별 사실이 이루어지던 당시가 아닌 그들이 이미 일본 국적으로 귀화한 일본인이 된 이후 밝혀진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국적이 아닌 일본 국적의 일본인이 아니면 사회 본류에 합류할 수 없는 이 개같은 환경이 만들어질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참정권'과 이승만 정권부터 시작된 친일파들의'일풍공작'과 깊은 연관이 있다. 사실 이들이 재일교포로서 한국에 들어올때와 일본 국적을 취득한 뒤에 한국에 돌아올 때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완전히 엇갈릴수밖에 없는데, 즉 재일교포는 말 그대로 '한핏줄'이 되지만 일본 국적을 취득한 이상 '일본인'이고 남의 나라 남의 시민이라는 여론이 팽배해지게 되며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어도 언제든지 그들에게 등을 돌릴 수 있는 여론적 약점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게 된다. 한마디로 찍소리만 내면 쏴버리겠다는 상황과 다를 바 없는 셈이다.
같은 의미로 한순간에 애국자에서 돈벌러 온 외국인으로 전락한 추성훈
이 정도의 패널티를 감수하고 한국 사회의 본류에 합류한다고 해도 절대 합류할 수 없는 불가침영역이 생긴다. 아직 우리나라는 국내거주 외국인의 참정권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투표나 출마는 고사하고 심지어는 특정 후보에 지지를 표명하는 것조차 불가능에 가깝다. 만일 이들이 일본 국적을 취득하지 않고 재일교포인 채로 한국에서 활동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다면 어떨까? 당연히 한국 국적을 가진 이들은 얼마든지 투표는 물론 선거운동과 출마까지 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친일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가 그것이다. 겨우 백년대계를 거치며 독립운동가1세대들을 싹쓸이하는데 성공했는데 그 명맥을 해외에서 꾸준히 이어온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애국심) 세대들이 정치판에서 새 바람을 일으킬 경우 겉잡을수가 없게 된다. 겨우 잠재워놨던 친일파 색출 여론이 들끓게될것은 물론이고 이들에 의해 그간 벌여왔던 일풍과 북풍이 깡그리 거짓이었다는 것이 까발려지는데다가 이후 그들이 기댈 수 있는 일풍과 북풍을 활용할 어떤 근거도 만들 수 없는, 즉 당장의 패배는 물론이고 이후 재기를 모색할 수 있는 역전의 가능성마저 남김없이 빼앗겨버리는 최악의 사태를 각오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친일파 세력은 이같은 '사회 전반적인 참여 제한'과 더불어 재일교포와 국민들과의 교류로 인해 발생되는 새로운 여론이 확산되지 못하게끔 만드는 일종의 보험을 들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그들의 '국적' 이른바 '쪽바리 이미지'다. 이미 일본 국적을 택한 사람은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을 침략한 역사가 있는 일본 국적을 택해 일본을 위해 산다는 식의 이미지를 심는다. 그런데 이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일풍이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는 지금에서 쪽바리 드립으로 그들을 쥐어잡기에는 역부족일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들은 또 하나의 보험을 들게 되는데...
국민 누구도 북한 출신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만큼은 막고 싶어할 것이라는 걸 친일파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있다. 친일파들은 그렇게 자신들을 '차선'이 아닌 '차악'이미지로 집권을 계속해왔으니까...
재일한국인을 포함한 일본 거주 외국인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자이니치'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일본에 살고 있는 모든 외국인을 통칭한다. 일제침략기 당시 일본에 강제이주한 재일교포들은 한반도 전국 각지에 적을 둔 사람들이었는데 바로 이 부분이 친일파가 이들의 돌발행동에 대처할 보험으로 활용될 이른바 '출신 성분'론의 기초가 된다. 다시말해 니가 진짜 남한 출신인지 북한 출신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이는 아주 포괄적인 북풍을 일으킬 재료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재일교포 출신 기업가가 정치에 참여한다고 치자 대중적인 인기도 높고 당선 가능성도 높은데다가 공약으로 '친일파의 완전 청산'을 들고 나와 여론으로 친일파 행적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게 된다면? 이미 일본에 충분히 자리잡을 여건이 되는 그를 친일파가 공격할 건덕지는 별로 없다. 이미 정보력에서 친일파가 한참 뒤지는 데다가 까발리는 쪽이 까발려지는 쪽에 비해 논리적으로 압도적 우위에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럴 때를 위한 보험이 바로 '출신 성분', 즉 그런 그를 '북한 출신'으로 몰아붙이거나 심할 경우 '북한과 내통한 조총련계'로 몰아세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가 진짜 북한 출신인지 조총련과 관계가 있는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지금의 일본에서 자이니치의 구분법, 즉 남한 북한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일종의 사회적 약점을 역이용하여 공격할 수 있는 건덕지를 만드는 것이다. 성분드립이 시작되면 아무리 그가 친일파 청산을 외친다한들 그의 모든 발언은 신뢰도를 잃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북한의 공작'을 받고 '정권을 무너뜨려 북한의 침략 발판을 마련하는' 공작원의 공작으로밖에 치부되지 않게 된다. 아무리 국민들이 친일파 청산이 급해도 북한과 내통하는 인사를 정치권에 넣어줄리가 없다는 것을 지난 몇십여년간 북풍을 활용해왔던 북풍 종결자 친일파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인 것이다.
모순에는 이유가 있다. 그들이 일본 국적으로 바꾼 뒤에도 여전히 정체성은 한국에 쏠려 있는 이유, 그런 그들을 일본 국적으로 바꾸었다며 매국노라고 욕할 것을 강요하는 사회는 모순투성이다. 어느 한 쪽이 반드시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는 한 성립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게 확실한데, 그게 과연 누구일까? 확실한 것은 자이니치는 한국에서 매국노라고 불리건 불리지 못하건 별로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지만, 그들을 그렇게 부르도록 만드는 세력은 그들을 매국노로 매도하며 사회의 주류에 합류시키지 않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이득을 본다는 것 정도일까?
5부에서 계속....
재미교포와 재일교포 우린 누구를 더 의식하고 있었는가?
지난 1,2,3부를 통해서 친일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역시 '자신들이 저지른 과거 행적'과 그 행적이 결국 국민들의 흑역사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증거와 증언이라는 것을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들은 국내 정권을 직, 간접적으로 휘어잡고 친일 언론들의 지원사격을 받아가며 대한민국 여론이 겨누는 화살의 방향을 자신들이 아닌 쪽으로 바꾸는 데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 대한민국 땅에서 그들은 언제까지고 무적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정말 오랜 기간 공들여 만들어왔고 그 효과는 생각보다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아무리 권력이 쎄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국경 밖까지 영향력을 끼치긴 힘들다. 대한민국의 외교통상부 수준은 매년 그 바닥을 뚫고 국격에 어울리지 않는 후진적인 수준을 보여주고 있고, 이는 다시말해 그들이 아무리 대한민국에서 철권을 휘둘러도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 국적, 혹은 한국 국적이었던 사람들에게까지 자신들의 역사적 진실을 은폐할 북풍이나 일풍 같은 수단을 이용해 여론조작을 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백날 북한의 위협이 어쩌고 해도 국내 밖에 있는 사람들이 선택적으로 취할 수 있는 국제 미디어에 견줌을 당하게 되면 신빙성을 잃기 십상이었으니까...
이집트 혁명에 있어 무바라크의 언론통제가 먹히지 않았던 이유도 마찬가지...
그 중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가 다름아닌 '재일교포'다. 재일교포의 원류는 바로 한국전쟁 이전 일제침략기 당시 '강제이주'를 당하며 일제침략기를 몸소 겪은 세대들 중에서도 가장 고생을 많이 했다고 볼 수 있는 침략기 1세대다. 이들은 해방 후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갖은 애를 썼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이들의 이주를 거의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유는? 당연하겠지만 정권이 이미 친일파에게 장악된 상황에서, 이들이 한국에 들어올 경우 이미 반민특위를 비롯 독립유공자 입을 꿰매놓은 정국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북한 주민들이 남한에 와서 자신들의 정권이 지금까지 남한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듯이, 재일교포들의 보다 생생한 증언들은 친일파들에게 있어 그야말로 목줄기를 찌르는 칼끝과 다름없었으리라.
재일교포는 이후 이승만정권의 일풍과 더불어 그냥 '일본이 좋아서 한국을 버린 매국노'정도의 이미지로 취급당하며 대한민국 사회 본류에서 철저히 배척당한다. 이런 핍박 속에서도 그들이 한국 국적을 버리지 않았던 이유, 그리고 2세대 3세대까지 이어지면서 그들의 애국심이 이상적으로 높게 형성될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당연하겠지만 재일교포 중 대부분은 일제시대 당시 독립운동가로 활동하거나 혹은 그들을 지원했던 계층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은 일본에 거주하면서 일본 정부의 이후 행보와 북한의 움직임, 일본이 전쟁 물자를 대면서 이어지는 미국의 의도 등을 제 3자의 눈으로 정확히 꿸 수 있었던 입장에 있었기도 했다. 물론 이승만의 거짓 일풍, 북한의 도발 등의 원인 역시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으로 바라볼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지금도 거의 모든 북한 관련 보도는 일본 언론을 인용한다. 물론 모든 보도를 다 인용하지는 않는다.
일본에 당시 거주하고 있던 재일교포 수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기십만명에 이른다. 동시기 대한민국의 인구 분포를 생각해보면 적어도 원내 의석은 확보할 만큼의 세력을 얻을 수 있는 적지 않은 인구다. 그래서 이들이 '일시'에 대한민국으로 귀국하는 것만큼은 어떻게든 막아야만 했다. 진실을 알고 있는 계층이 만 단위가 넘어간다는 것은 정말 큰 위협이 아닐 수 없으니까, 물론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었던 이들의 개별적인 입국까지 제한할 수는 없었지만, 대부분 입국 자체의 인원수를 고의적으로 제한하거나 이들이 귀국을 하더라도 사회적 활동을 하기 힘들 정도로 도의적인 '차별'이 암묵적으로 허용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여 이들이 원내는 물론 사회 전반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힘들게끔 보이지 않는 손을 작동시킨다. 물론 국민적인 캠페인을 통해 이들 재일교포에 대한 '반민족적 감정'을 고취시켜왔을 것이다. 물론 추성훈과 이충성이 당했다고 하는 그 암묵적인 차별 역시 이에 의한 잔재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던 와중 매우 이례적인 사례가 생겨난다. 바로 '롯데그룹 신격호'라는 존재, 사회적 활동이 극도로 제한적이었던 당시 일본에서 벌어들인 자금력이 아무리 세다고 한 들 정부에서 대놓고 막기 시작하면 출자는 고사하고 구멍가게 하나 못내게 만드는 것이 가능했음에도 롯데는 이미 국내 굴지의 기업으로 아무 무리없이 성장할 수 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당시 박정희 정권의 이른바 '외회모으기'전략에 편승, 사업자금 명목으로 외화를 합법적으로 유통시킬 수 있는 창구역할을 할 기업이 필요했던 정권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부분도 큰 영향을 끼쳤지만 그가 재일교포 출신으로 한국 롯데를 설립할 수 있었던 데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그가 이미 '일본'국적을 취득한 '일본인'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사람들이 재벌을 논할때 언제나 '깜빡'할 만큼 존재감이 미미한 '롯데', 왜 존재감이 미미할수밖에 없었는지, 혹은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을 정권이 매번 의도적으로 막았는지, 아니면...역시 돈이었는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른바 '재일교포'의 제한적 입국 조건은 다름아닌 '재일한국인'이 아닌 '일본 국적을 취득한 한국계 일본인'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정권 자체적인 터치가 그다지 없어 입국까지는 별 문제가 없다손 치더라도 적어도 사회적 본류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한국 국적을 버려야만 한다. 추성훈이 유명해진 건 사실 유도협회의 석연치않은 판정이 있었던 당시가 아니라 이미 국적을 바꿔 부산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직후였고, 이충성이 아직 재일교포였을 당시에 실력을 떠나 그를 주목했던 언론은 어디에도 없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러한 풍토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게다가 이들이 '재일교포'였을 당시 이루어졌다던 교묘한 '알력'과 '차별'그리고 그러한 차별 사실이 이루어지던 당시가 아닌 그들이 이미 일본 국적으로 귀화한 일본인이 된 이후 밝혀진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국적이 아닌 일본 국적의 일본인이 아니면 사회 본류에 합류할 수 없는 이 개같은 환경이 만들어질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참정권'과 이승만 정권부터 시작된 친일파들의'일풍공작'과 깊은 연관이 있다. 사실 이들이 재일교포로서 한국에 들어올때와 일본 국적을 취득한 뒤에 한국에 돌아올 때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완전히 엇갈릴수밖에 없는데, 즉 재일교포는 말 그대로 '한핏줄'이 되지만 일본 국적을 취득한 이상 '일본인'이고 남의 나라 남의 시민이라는 여론이 팽배해지게 되며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어도 언제든지 그들에게 등을 돌릴 수 있는 여론적 약점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게 된다. 한마디로 찍소리만 내면 쏴버리겠다는 상황과 다를 바 없는 셈이다.
같은 의미로 한순간에 애국자에서 돈벌러 온 외국인으로 전락한 추성훈
이 정도의 패널티를 감수하고 한국 사회의 본류에 합류한다고 해도 절대 합류할 수 없는 불가침영역이 생긴다. 아직 우리나라는 국내거주 외국인의 참정권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투표나 출마는 고사하고 심지어는 특정 후보에 지지를 표명하는 것조차 불가능에 가깝다. 만일 이들이 일본 국적을 취득하지 않고 재일교포인 채로 한국에서 활동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다면 어떨까? 당연히 한국 국적을 가진 이들은 얼마든지 투표는 물론 선거운동과 출마까지 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친일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가 그것이다. 겨우 백년대계를 거치며 독립운동가1세대들을 싹쓸이하는데 성공했는데 그 명맥을 해외에서 꾸준히 이어온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애국심) 세대들이 정치판에서 새 바람을 일으킬 경우 겉잡을수가 없게 된다. 겨우 잠재워놨던 친일파 색출 여론이 들끓게될것은 물론이고 이들에 의해 그간 벌여왔던 일풍과 북풍이 깡그리 거짓이었다는 것이 까발려지는데다가 이후 그들이 기댈 수 있는 일풍과 북풍을 활용할 어떤 근거도 만들 수 없는, 즉 당장의 패배는 물론이고 이후 재기를 모색할 수 있는 역전의 가능성마저 남김없이 빼앗겨버리는 최악의 사태를 각오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친일파 세력은 이같은 '사회 전반적인 참여 제한'과 더불어 재일교포와 국민들과의 교류로 인해 발생되는 새로운 여론이 확산되지 못하게끔 만드는 일종의 보험을 들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그들의 '국적' 이른바 '쪽바리 이미지'다. 이미 일본 국적을 택한 사람은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을 침략한 역사가 있는 일본 국적을 택해 일본을 위해 산다는 식의 이미지를 심는다. 그런데 이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일풍이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는 지금에서 쪽바리 드립으로 그들을 쥐어잡기에는 역부족일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들은 또 하나의 보험을 들게 되는데...
국민 누구도 북한 출신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만큼은 막고 싶어할 것이라는 걸 친일파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있다. 친일파들은 그렇게 자신들을 '차선'이 아닌 '차악'이미지로 집권을 계속해왔으니까...
재일한국인을 포함한 일본 거주 외국인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자이니치'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일본에 살고 있는 모든 외국인을 통칭한다. 일제침략기 당시 일본에 강제이주한 재일교포들은 한반도 전국 각지에 적을 둔 사람들이었는데 바로 이 부분이 친일파가 이들의 돌발행동에 대처할 보험으로 활용될 이른바 '출신 성분'론의 기초가 된다. 다시말해 니가 진짜 남한 출신인지 북한 출신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이는 아주 포괄적인 북풍을 일으킬 재료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재일교포 출신 기업가가 정치에 참여한다고 치자 대중적인 인기도 높고 당선 가능성도 높은데다가 공약으로 '친일파의 완전 청산'을 들고 나와 여론으로 친일파 행적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게 된다면? 이미 일본에 충분히 자리잡을 여건이 되는 그를 친일파가 공격할 건덕지는 별로 없다. 이미 정보력에서 친일파가 한참 뒤지는 데다가 까발리는 쪽이 까발려지는 쪽에 비해 논리적으로 압도적 우위에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럴 때를 위한 보험이 바로 '출신 성분', 즉 그런 그를 '북한 출신'으로 몰아붙이거나 심할 경우 '북한과 내통한 조총련계'로 몰아세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가 진짜 북한 출신인지 조총련과 관계가 있는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지금의 일본에서 자이니치의 구분법, 즉 남한 북한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일종의 사회적 약점을 역이용하여 공격할 수 있는 건덕지를 만드는 것이다. 성분드립이 시작되면 아무리 그가 친일파 청산을 외친다한들 그의 모든 발언은 신뢰도를 잃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북한의 공작'을 받고 '정권을 무너뜨려 북한의 침략 발판을 마련하는' 공작원의 공작으로밖에 치부되지 않게 된다. 아무리 국민들이 친일파 청산이 급해도 북한과 내통하는 인사를 정치권에 넣어줄리가 없다는 것을 지난 몇십여년간 북풍을 활용해왔던 북풍 종결자 친일파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가질 수 있는 자신감인 것이다.
모순에는 이유가 있다. 그들이 일본 국적으로 바꾼 뒤에도 여전히 정체성은 한국에 쏠려 있는 이유, 그런 그들을 일본 국적으로 바꾸었다며 매국노라고 욕할 것을 강요하는 사회는 모순투성이다. 어느 한 쪽이 반드시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는 한 성립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게 확실한데, 그게 과연 누구일까? 확실한 것은 자이니치는 한국에서 매국노라고 불리건 불리지 못하건 별로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지만, 그들을 그렇게 부르도록 만드는 세력은 그들을 매국노로 매도하며 사회의 주류에 합류시키지 않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이득을 본다는 것 정도일까?
5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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