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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ushAm 2013. 10. 7. 14:59

키코사태가 터졌을때 중소기업들은 '약자'임을 내세우고 금융기관이 상품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손실이 발생했다며 대대적인 소송을 걸었으나 최근 패소했다. 하우스 푸어라는 말이 얼마 전부터 뜨기 시작하는데 말 그대로 집을 은행빚까지 내서 비싼 값에 샀는데 집값이 떨어져 금융비용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아파트 역시 팔지를 못하는 '집 가진 가난뱅이'라는 이상한 신조어다. 지난 저축은행 사태 당시에는 예금자보호 한도를 넘어선 5천만원 이상의 예금자들이 '서민을 울린다'는 키워드로 정부의 대대적인 보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동양증권 사태에 대한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물론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도 있을 수도 있고 증권사직원이 설명을 누락했을수도 있다. 필자는 수많은 금융기관의 창구직원을 상대하면서 필자 이상으로 금융상품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즉석에서 전화찬스를 쓰지 않는 한) 직원을 본 적이 없다. 필자가 알면서 물어본 것이 아니라 이미 이러저러한 상품이 이러저러한 약관으로 적용되므로 이러저러하게 신청하겠습니다. 라는 의사표현이었는데 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사례였다. 때문에 금융기관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이들의 주장은 일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지금 뉴스 보도와 여론의 변화 추이는 뭔가 좀 이상하다. 아무튼 동양증권이 잘못했으며 동양증권을 감리관할하는 금융감독원의 책임도 있으니 나라가 물어내라는 식이다. 키코사태, 저축은행 사태, 최근의 하우스 푸어들의 주장들과 일치하다 어쨌든 자기잘못은 아니고 정부가 책임이 있다는 식이다 왜 이런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들의 주장이 정말 정당하기는 하나?



그들이 '설명이 제대로 못들었다' 라는 주장은 '보편적 상식'에 근거한다. 바로 필자처럼 수많은 금융기관의 창구직원을 상대해봤을 때에 비로소 알 수 있는 정보라는 것이다. 즉 알 수 있는 사람은 알 수 있고 그것에 대해서 클레임을 걸 수 있는 요건이 되지만 모르는 사람은 정보력 자체에서 밀린다는 거다. 쉽게 말하면 '설명을 제대로 못들었다' 라고 '금융회사를 고소'할 수 있을 정도의 소양을 가진 정도의 사람이 '해당금융상품의 설명을 제대로 못듣거나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투자할 가능성'은 그만큼 낮다는 이야기가 된다.


근데 뉴스에는 이런저런 사례가 나오고 있으니 진짜 금융기관이 설명을 못해서 그럴수도 있겠다 싶을 것이다. 그런데 뉴스를 잘 보면 '통계적' 사실을 말하지 않고 '사례적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양증권의 개인투자자 중 한 명이 실제로 '설명을 못듣고' 혹은 '적금이라고 속여서' 피해를 보았다는 사실이 있다는 보도와 함께 동양증권의 개인투자자는 5만여명에 이른다는 통계적 사실을 덧붙인다. 언뜻 보면 5만명이 모두 이런 사례를 겪고 있는 걸로 보일 수 있도록 보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5만명 CP투자자 전원을 '적금'으로 속이고 가입시켰단 말인가? CP에 투자할 의사를 가지고 '증권'사에 방문할 만큼 적극투자성향의 개인투자자 5만명 중 단 한명도 이런 불완전판매가 일어나고 있는 현장 자체에 대한 클레임이 단 한 건도 없었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진정 불완전판매를 했던 일부 투자자들에 대해서는 분명한 구제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 일부를 이용하여 자신들을 피해자 대열에 포함시키려는 투자자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동정의 여지가 없다. 과연 그들이 CP투자까지 하면서 정말 그 위험성에 대해 모르고 투자를 했을까? 정말 5만명에게 모두 불완전 판매만을 했을까? 그리고 그 불완전판매라는 것으로 항의를 할 정도로 금융지식이 빠삭한 사람들이 과연 CP투자의 리스크를 인식하지 못한 막무가내성 투자자라고만 볼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이 여론을 자극하는 식으로 그들이 진정 개인투자자= 약자 라는 등식을 만들어낼 자격이나 있느냐는 것이다.



그들은 그들이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질 생각이 이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떼를 쓰고 있다. 이미 각오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를 하고 있으니 이들에게는 최악의 사태가 와도 손실을 감수하면 그만인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일단 할 수 있는 데까지 떼를 써 보는 거다. 어차피 져도 손해가 아닌 게임이니까, 여론만 제대로 타면 정부가 어쩌면 약간이라도 보상을 해줄거고 아예 못받는 보상에서 약간이라도 챙기니 그게 어디냐는 식으로 그들은 피해자 코스프레를 남발하고 있다.



진짜 '저축'으로 속아서 투자를 하고 정보가 부족해서 투자 원금을 날리고 있는 사람들이었다면 '동양증권'부도 자체를 모르고 있어야 맞지 않을까? 어떻게 투자할때는 바보였다면서 동양증권 망할 징조는 귀신같이 알아서 따지고 드는가, 심지어 아직 망하지도 않았다. 동양증권은 아직도 하락장이긴 하지만 상폐되지 않았고 금융감독원의 감사도 아직 진행중에 있다. 이런 정보는 평소에 뉴스라도 보고 적어도 그 어렵다는 뉴스 경제 용어는 척척 알아듣지 못하면 캐치할 수 없는 정보다. 과연 그들이 정말 '저축'으로 속아서 가입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거둘 수가 없다.


물론 동양증권 사태는 그룹 총수 일가의 부도덕하고 방만한 경영이 촉발시켰다. 그러나 투자 손실과 그들의 범법행위는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연결고리가 희박하다. 국가는 총수 일가를 배임으로 처벌할 권리가 있을 뿐 투자 손실이 그들의 행위에 의해 일어났다고 해서 투자 위험성까지 면책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총수는 총수대로 처벌하면 된다. 불완전 판매가 있었다면 '불완전 판매'한 사례만 골라서 처벌하면 그만이다. 그것에 편승해서 '나도 구제하라'는 식의 시위는 제발 좀 그만하자, 언제까지 진짜 피해자를 이용해 내세우며 동냥질을 할 참인가?


안되면 나랏님 탓을 하듯 하면 되는 일이 아니다.


키코때도, 저축은행 사태때도, 하우스 푸어때도 그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재벌이, 정부가 서민을 죽인다' 며 울부짖었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서민은 정작 그 판에 낄 힘조차 없는 사람들이다. 집값이 떨어져도 집을 팔 생각을 못하는 사람들이다. 키코는 커녕 가게 임대료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이 서민이다. 예금자보호 5천만원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바로 당신들이 코스프레하고 있는 서민의 진짜 모습이다.


무거우면 집을 파시오.


하우스 푸어는 '집을 팔면' 된다. 9억 집이 6억이 되었고 9억 빚때문에 이자 감당하기 버겁다면 6억에 집을 팔아서 3억 빚을 갚아나가면 될 일이지 그걸 가지고 9억으로 다시 돌려놓으라며 정부에게 떼를 쓰는 사람들이 과연 약자이고 서민이며 '푸어'일까? 그리고 그들이 정말 정부를 탓할 만큼 어리석었을까? 진짜 어리석고 묵묵하게 정부에게 당하는 사람들은 정부에게 개길 줄조차 모른 채 지금도 묵묵히 세금을 뜯겨가며 노예처럼 살고 있다. 당신들의 서민 운운 코스프레짓하며 한푼이라도 더 챙기려 떼를 쓰는 모습이 역겨운 이유다.



키코, 하우스푸어, 저축은행, 동양증권 사태 모두

뉴스에 나오고 목소리를 내는 자들 중에 진짜 서민은 없다.


다 큰 어른들이면 이제 떼를 그만 쓰고 

자신의 투자 실패를 책임지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