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4. 23:19
YG의 신인발굴 시스템은 늘상 있는 공개 오디션도 있고, 우편으로 보내는 체계같은 자잘한 것들을 제외한다면 일면 타 기획사와 별다른 차이를 느끼기 힘듭니다, 사실 신인발굴이라는게 기획사가 '어떤' 인재를 뽑겠다고 생각하고 있어도 결국 '지원자'가 가장 많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일원화될수밖에 없거든요. 지금 대학 선발 방식이 끊임없는 개혁을 요구당하고 있지만 수능은 아직 큰 비중으로 계속되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그 시험에서 자신의 능력을 100% 보여줄 수 있는 건 분명 아니지만,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반강제로 이 제도를 선택당하고 있으니 대학들도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의 인재상을 생뚱맞은 수능 성적으로 판단할 방법을 연구해야만 하니까요.
지금의 아이돌 오디션 시스템 역시 매우 전근대적이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를 기본으로 인식하고 준비하고 있으니 기획사 입장에서도 좀 다른 시스템을 요구하기 어려워지는 것이죠. 당장의 오디션 참가자가 급감해버릴수도 있고, 참가를 하더라도 제대로 숙지를 못한 채 아까운 인재를 날릴 수도 있으니까요. 각 기획사들은 춤 잘추고 노래 잘하는 것을 겨루는 지금의 오디션 시스템과는 이미 몇 광년쯤 차원이 다른 능력을 변별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지만, 지금 시스템이 이러니까 그 속에서 아주 작은 확율로 능력을 판단할 방법을 연구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YG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아무리 실력 위주라고 한들, 아이돌 지망생들이 으례 그렇듯 '되는 곳으로 가자'라는 주의로 유력 기획사를 돌아가며 찔러보는 식이기때문에, 입맛에 맞는 선발을 하기까지의 어려움은 다른 기획사와 별반 차이가 없는데요. 다만 이들의 가질 수 있는 유리함이 있다면 역시 '장르'가 철저하게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장르 소화 능력'을 중점적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흑인음악을 해야함에 있어 가져야 하는 '박자감' 같은 것을 '춤'이나 '노래'를 하는 지망생들의 모습에서 단순 가창력이나 춤 실력 대신 뜯어보게 된다는 것인데요. 이런 이유로 다른 기획사에서 '병역 문제'를 케어하기 위해 뽑는 '재미교포'들이 YG에서는 가진 능력의 비교우위를 이유로 선발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음악 소화력에 덧붙여 '그룹으로서의 역할 분담'이 가능한지의 여부 역시 함께 살펴보게 되는데요. 그냥 맴버 전원이 '안녕하세요 노래와 랩을 맡고 있는 아무갭니다' 라고 소개하는 일이 없게끔 나누기 힘든 현대음악의 담당 파트를 한번 더 세분화시키게 됩니다. 예를 들면 '그룹 내' 의상 담당, 안무 담당, 보컬 담당, 랩 담당 , 작곡, 프로듀스를 담당하는 맴버를 한 그룹에 포함시키는 식인데요. 이는 미국 흑인음악 그룹의 'DJ'개념과 흡사한것으로, 현대음악이 밴드음악과 달리 맴버들 개개인의 아이덴티티를 발휘하기 힘들다는 점을 착안, 그룹의 역할을 메인프로듀스 즉 원래 기획사가 다 해주던 부분을 스스로 해결하게 만드는 자생력을 갖추게 만드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YG FAMILY
1TYM (이하 원타임) 의 데뷰는 이런 YG의 그룹 기획 정책이 십분 반영된 첫 작품으로서의 의미가 있었습니다만, 사실 기획이 너무 훌륭해도 문제가 되는것이 이들을 아무리 능력 위주로 재배치시켰다고 해도 첫 데뷰무대의 부담감, 실전 경험 부족, 아직 완숙하지 않은 음악성 등 불안요소가 많았기 때문에 기획이 아무리 완벽한들 인간이 하는 일에 절대적인 성공을 점친다는 건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처음부터 이들을 대중에게 '휙' 던져버리고 '자 해봐!' 라는 식의 데뷰가 아닌 조금 특별한 형태의 데뷰를 준비하게 되는데요. 다름아닌 프로젝트 파일럿 그룹 'M.F FAMILY'가 그것입니다.
이미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지누션의 검증된 곡과 서포트, 그럴듯한 수준의 연출까지 모든 게 갖춰진 채로 이들의 실전 소화 능력을 위해 '완성된 데뷰'가 아닌 불완전한 데뷰를 경험해보는 것이죠. 국내 시스템상 인정받기 힘든 이른바 '마이너 데뷰'라는 것인데, 이런 파일럿 시스템에서 드러난 이런 저런 부분들을 감안, 맴버 중 공식적으로 3명이 제외된 4인조로 팀이 재편성됩니다. 물론 이 재편성에는 '각자의 능력'과 역할 분담이 고려되었음은 말할 필요가 없겠죠. 당시에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어서 인지하기 어려웠겠지만 말입니다.
M.F FAMILY라는 기이한 형태의 프로젝트 그룹 방식은 이후 YG의 독자적인 인재 육성 커리큘럼으로 남았는데요. 연습생에게 공식적으로 '실전' 무대를 겪게 함으로서 무대에 대한 담력이나 감각을 키우게끔 하고, 신인이라서 어쩔 수 없는 무대매너의 미숙함은 YG의 주력 그룹이 매워줌으로서 부담없이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아주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이는 YG FAMILY라고 명명되는 연례 프로젝트 그룹으로 완성되었으며 당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YG에서 메이저 데뷰를 이루어낸 거의 모든 그룹은 YG FAMILY 활동을 거치고 있을 정도로 정착화되었습니다. 마냥 데뷰때까지 이미지 소모를 막기 위해 꽁꽁 감춰두거나, 기껏해야 일부 우수 연습생의 백댄서 정도의 데뷰가 고작인 다른 아이돌 기획사에 비하면 연습생들의 무대에 대한 갈증이 훨씬 덜할뿐더러 급작스런 메이저 데뷰에 대한 부담감을 완화시킨다는 점에서 대단히 고무적인 정책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죠.
YG의 육성 프로젝트는 단지 아이돌 그룹의 무대 감각을 끌어올리는데에 그치지 않고 이들이 아이돌을 은퇴했을 경우에 걸맞도록 데뷰 이후에도 그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는데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1TYM은 앞서 설명드린 패밀리 크루 데뷰 시스템을 거쳤음은 물론 은퇴 이후에 이들이 음악성을 키워 상품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2차 육성까지 시도된 거의 최초의 그룹이었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단지 노래와 춤과 랩을 잘하는 것, 그 스킬을 전수하는 차원을 넘어, 의상 담당, 작곡 담당, 프로듀스 담당, 안무 담당 등 극한으로 쪼개다못해 제작의 영역까지 자급자족이 가능한 자생적 아이돌 1세대를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그들의 의상, 안무, 프로듀스, 작곡 등은 당시 SM이나 DSP의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곡이나 안무에 비견해도 뒤지지 않을 수준을 보여주며 '실력파 아이돌'의 가능성의 첫 발을 내딛습니다.
1TYM의 맴버 육성 가운데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바로 HOT 5집을 통해 '절대실패'의 불문율을 만들어낸 금기중의 금기 '싱어송라이터 아이돌'을 표방하기 위해 육성했던 Teddy의 작곡/프로듀스 육성일 것입니다. 1TYM은 1집부터 이미 앨범 내에 '공동작곡'이라는 형태로 Perry와 함께 Teddy를 공동작곡자로 올려놓는 방식으로 '실력파 아이돌'임을 어필했었는데요. Perry의 버프가 어느 정도 있었는지 1TYM의 곡은 1집부터 큰 빈틈 없이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좋은 반응을 얻어냅니다. 그런데 당시는 아무래도 '1세대 아이돌'의 세대이다보니 이제 막 데뷰한 신인그룹이라고는 보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곡 완성도를 보여주는 1TYM을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음악 팬들은 많지 않았는데요. 바로 '공동작곡'이 단지 '이름'만 올려놓은 것에 불과한게 아니냐는 '실력파 아이돌'의 실력 검증 논란이 그것입니다. 립싱크로 대표되는 아이돌이 대세였던 당시 음악시장 상황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과겠지요
공동작곡이라는 것 자체가 생소했던 부분도 있습니다만, 이는 SM이 당시 HOT를 통해 시전한 '무리수' (악보도 못보는 아이돌에서 불과 1년만에 수록곡 전곡의 작사작곡 프로듀스까지 해낸 실력파 아이돌로 변신)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돌이라고 하면 작곡 실력은 고사하고 보컬이나 제대로 낼 수 있는지조차 기대하기 힘든 그룹들이 넘쳐났기에 자연스럽게 생길 수 밖에 없었던 편견이었죠. 이는 '자립형 아이돌'을 표방했던 YG로서도 완전히 해결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많은 훈련과 창작 연습이 필요한 작곡 전반을 맡기보다는 멜로디를 만드는 창작 감각이나 센스를 찾아가는데에 육성에 초점을 맞춰나갑니다. 물론 곡을 완성시킬수 있는 스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Perry가 커버하는 식으로 말이죠.
음악팬들은 바로 이 부분을 들어 Teddy가 공동작곡자에 이름을 올리는 것에 강한 반감을 나타내게 됩니다. 작곡의 참여 정도가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았고, 곡의 완성도가 너무 좋다보니 아무래도 Perry에 전적으로 의지함에도 싱어송라이터 실력파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꼼수를 쓰고 있다는 비판이 있게 되는데요. 왠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한 이야기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시나요? 이 당시 Teddy에게 쏟아지던 작곡 실력에 대한 비판은 지금 YG의 대표 보이 아이돌 '빅뱅'에서 작곡과 프로듀스를 맡고 있는 G드래곤이 데뷰 최근까지 듣고 있는 비판과 닮아있습니다. G드래곤 역시 빅뱅 활동이나 솔로 활동에서 싱어송라이터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와중에 대부분의 자작곡이 Teddy와의 공동작곡이었음이 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으니까요
불과 5년 전에 Perry에 의존도가 크다며 이미지메이킹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Teddy가 이제는 Perry의 위치에서 G드래곤을 서포트하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지 않나요? Teddy는 비단 빅뱅뿐만 아니라 현재 2NE1을 비롯한 YG의 주력 아이돌 그룹들의 곡을 제작 프로듀스하고 있을 만큼 성장해있습니다. 한마디로 1TYM시절 Perry의 위치를 그가 대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고 그가 불과 5년만에 Perry의 실력이나 감각을 뛰어넘을 만큼 성장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지금에 와서 Teddy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감각이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순간이 온 것 뿐이니까요. 이처럼 YG는 기본적인 음악적 색깔은 유지하면서도 이전 현기획 당시의 실패로 배운 결과가 이런 음악적 내부 세대교체를 주기화시키게 된 원동력이 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YG의 자립형 아이돌 정책은 마치 톱니바퀴가 맞아들어가듯, 윗세대가 아랫세대를 받쳐주고 아랫세대는 윗세대를 목표로 자신의 성장에 주력하며 음악적 신선함을 유지해내가는 정책은 사실상 빈틈이 없었습니다. 결과와 역사가 말해주듯 YG는 매번 1등을 해내지는 못해지만 항상 3등 안에는 들어올 만한 강자로 자리매김했으니까요. 여기에는 '음악적 신선도'를 최우선시해왔던 YG의 정책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음은 두말할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감각을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다른 기획사들처럼 생활 전반을 옥죄는 식의 참견형 연습생 제도로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른 기획사들보다는 자유로움을 많이 보장해주는 (보장해줄수 밖에 없는) 분위기로 흐르게 되고, 바로 이 '음악적 신선도'를 위해 희생할수밖에 없었던 연습생 관리 정책이 결국 YG의 위기를 여러차례 경고했다는 점을 YG스스로도 알고 있었음에도 어떤 대책을 세우지 못한 채 방치하게 되는데요. 이게 결국 YG를 두고두고 괴롭힐 일련의 사건들이 터지는 단초가 되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역시 너무 완벽한것보다 빈틈이 있는 편이 나았을까요?
하 편에서 계속됩니다.
지금의 아이돌 오디션 시스템 역시 매우 전근대적이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를 기본으로 인식하고 준비하고 있으니 기획사 입장에서도 좀 다른 시스템을 요구하기 어려워지는 것이죠. 당장의 오디션 참가자가 급감해버릴수도 있고, 참가를 하더라도 제대로 숙지를 못한 채 아까운 인재를 날릴 수도 있으니까요. 각 기획사들은 춤 잘추고 노래 잘하는 것을 겨루는 지금의 오디션 시스템과는 이미 몇 광년쯤 차원이 다른 능력을 변별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지만, 지금 시스템이 이러니까 그 속에서 아주 작은 확율로 능력을 판단할 방법을 연구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YG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아무리 실력 위주라고 한들, 아이돌 지망생들이 으례 그렇듯 '되는 곳으로 가자'라는 주의로 유력 기획사를 돌아가며 찔러보는 식이기때문에, 입맛에 맞는 선발을 하기까지의 어려움은 다른 기획사와 별반 차이가 없는데요. 다만 이들의 가질 수 있는 유리함이 있다면 역시 '장르'가 철저하게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장르 소화 능력'을 중점적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흑인음악을 해야함에 있어 가져야 하는 '박자감' 같은 것을 '춤'이나 '노래'를 하는 지망생들의 모습에서 단순 가창력이나 춤 실력 대신 뜯어보게 된다는 것인데요. 이런 이유로 다른 기획사에서 '병역 문제'를 케어하기 위해 뽑는 '재미교포'들이 YG에서는 가진 능력의 비교우위를 이유로 선발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음악 소화력에 덧붙여 '그룹으로서의 역할 분담'이 가능한지의 여부 역시 함께 살펴보게 되는데요. 그냥 맴버 전원이 '안녕하세요 노래와 랩을 맡고 있는 아무갭니다' 라고 소개하는 일이 없게끔 나누기 힘든 현대음악의 담당 파트를 한번 더 세분화시키게 됩니다. 예를 들면 '그룹 내' 의상 담당, 안무 담당, 보컬 담당, 랩 담당 , 작곡, 프로듀스를 담당하는 맴버를 한 그룹에 포함시키는 식인데요. 이는 미국 흑인음악 그룹의 'DJ'개념과 흡사한것으로, 현대음악이 밴드음악과 달리 맴버들 개개인의 아이덴티티를 발휘하기 힘들다는 점을 착안, 그룹의 역할을 메인프로듀스 즉 원래 기획사가 다 해주던 부분을 스스로 해결하게 만드는 자생력을 갖추게 만드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YG FAMILY
1TYM (이하 원타임) 의 데뷰는 이런 YG의 그룹 기획 정책이 십분 반영된 첫 작품으로서의 의미가 있었습니다만, 사실 기획이 너무 훌륭해도 문제가 되는것이 이들을 아무리 능력 위주로 재배치시켰다고 해도 첫 데뷰무대의 부담감, 실전 경험 부족, 아직 완숙하지 않은 음악성 등 불안요소가 많았기 때문에 기획이 아무리 완벽한들 인간이 하는 일에 절대적인 성공을 점친다는 건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처음부터 이들을 대중에게 '휙' 던져버리고 '자 해봐!' 라는 식의 데뷰가 아닌 조금 특별한 형태의 데뷰를 준비하게 되는데요. 다름아닌 프로젝트 파일럿 그룹 'M.F FAMILY'가 그것입니다.
정규 앨범에 당당히 참가하는 기회를 연습생이 갖는다는 건 당시 기준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호사
이미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지누션의 검증된 곡과 서포트, 그럴듯한 수준의 연출까지 모든 게 갖춰진 채로 이들의 실전 소화 능력을 위해 '완성된 데뷰'가 아닌 불완전한 데뷰를 경험해보는 것이죠. 국내 시스템상 인정받기 힘든 이른바 '마이너 데뷰'라는 것인데, 이런 파일럿 시스템에서 드러난 이런 저런 부분들을 감안, 맴버 중 공식적으로 3명이 제외된 4인조로 팀이 재편성됩니다. 물론 이 재편성에는 '각자의 능력'과 역할 분담이 고려되었음은 말할 필요가 없겠죠. 당시에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어서 인지하기 어려웠겠지만 말입니다.
M.F FAMILY라는 기이한 형태의 프로젝트 그룹 방식은 이후 YG의 독자적인 인재 육성 커리큘럼으로 남았는데요. 연습생에게 공식적으로 '실전' 무대를 겪게 함으로서 무대에 대한 담력이나 감각을 키우게끔 하고, 신인이라서 어쩔 수 없는 무대매너의 미숙함은 YG의 주력 그룹이 매워줌으로서 부담없이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아주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이는 YG FAMILY라고 명명되는 연례 프로젝트 그룹으로 완성되었으며 당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YG에서 메이저 데뷰를 이루어낸 거의 모든 그룹은 YG FAMILY 활동을 거치고 있을 정도로 정착화되었습니다. 마냥 데뷰때까지 이미지 소모를 막기 위해 꽁꽁 감춰두거나, 기껏해야 일부 우수 연습생의 백댄서 정도의 데뷰가 고작인 다른 아이돌 기획사에 비하면 연습생들의 무대에 대한 갈증이 훨씬 덜할뿐더러 급작스런 메이저 데뷰에 대한 부담감을 완화시킨다는 점에서 대단히 고무적인 정책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죠.
YG의 육성 프로젝트는 단지 아이돌 그룹의 무대 감각을 끌어올리는데에 그치지 않고 이들이 아이돌을 은퇴했을 경우에 걸맞도록 데뷰 이후에도 그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는데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1TYM은 앞서 설명드린 패밀리 크루 데뷰 시스템을 거쳤음은 물론 은퇴 이후에 이들이 음악성을 키워 상품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2차 육성까지 시도된 거의 최초의 그룹이었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단지 노래와 춤과 랩을 잘하는 것, 그 스킬을 전수하는 차원을 넘어, 의상 담당, 작곡 담당, 프로듀스 담당, 안무 담당 등 극한으로 쪼개다못해 제작의 영역까지 자급자족이 가능한 자생적 아이돌 1세대를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그들의 의상, 안무, 프로듀스, 작곡 등은 당시 SM이나 DSP의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곡이나 안무에 비견해도 뒤지지 않을 수준을 보여주며 '실력파 아이돌'의 가능성의 첫 발을 내딛습니다.
1TYM의 맴버 육성 가운데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바로 HOT 5집을 통해 '절대실패'의 불문율을 만들어낸 금기중의 금기 '싱어송라이터 아이돌'을 표방하기 위해 육성했던 Teddy의 작곡/프로듀스 육성일 것입니다. 1TYM은 1집부터 이미 앨범 내에 '공동작곡'이라는 형태로 Perry와 함께 Teddy를 공동작곡자로 올려놓는 방식으로 '실력파 아이돌'임을 어필했었는데요. Perry의 버프가 어느 정도 있었는지 1TYM의 곡은 1집부터 큰 빈틈 없이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좋은 반응을 얻어냅니다. 그런데 당시는 아무래도 '1세대 아이돌'의 세대이다보니 이제 막 데뷰한 신인그룹이라고는 보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곡 완성도를 보여주는 1TYM을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음악 팬들은 많지 않았는데요. 바로 '공동작곡'이 단지 '이름'만 올려놓은 것에 불과한게 아니냐는 '실력파 아이돌'의 실력 검증 논란이 그것입니다. 립싱크로 대표되는 아이돌이 대세였던 당시 음악시장 상황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과겠지요
공동작곡이라는 것 자체가 생소했던 부분도 있습니다만, 이는 SM이 당시 HOT를 통해 시전한 '무리수' (악보도 못보는 아이돌에서 불과 1년만에 수록곡 전곡의 작사작곡 프로듀스까지 해낸 실력파 아이돌로 변신)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돌이라고 하면 작곡 실력은 고사하고 보컬이나 제대로 낼 수 있는지조차 기대하기 힘든 그룹들이 넘쳐났기에 자연스럽게 생길 수 밖에 없었던 편견이었죠. 이는 '자립형 아이돌'을 표방했던 YG로서도 완전히 해결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많은 훈련과 창작 연습이 필요한 작곡 전반을 맡기보다는 멜로디를 만드는 창작 감각이나 센스를 찾아가는데에 육성에 초점을 맞춰나갑니다. 물론 곡을 완성시킬수 있는 스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Perry가 커버하는 식으로 말이죠.
쾌지나 칭칭!!
음악팬들은 바로 이 부분을 들어 Teddy가 공동작곡자에 이름을 올리는 것에 강한 반감을 나타내게 됩니다. 작곡의 참여 정도가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았고, 곡의 완성도가 너무 좋다보니 아무래도 Perry에 전적으로 의지함에도 싱어송라이터 실력파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꼼수를 쓰고 있다는 비판이 있게 되는데요. 왠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한 이야기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시나요? 이 당시 Teddy에게 쏟아지던 작곡 실력에 대한 비판은 지금 YG의 대표 보이 아이돌 '빅뱅'에서 작곡과 프로듀스를 맡고 있는 G드래곤이 데뷰 최근까지 듣고 있는 비판과 닮아있습니다. G드래곤 역시 빅뱅 활동이나 솔로 활동에서 싱어송라이터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와중에 대부분의 자작곡이 Teddy와의 공동작곡이었음이 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으니까요
불과 5년 전에 Perry에 의존도가 크다며 이미지메이킹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Teddy가 이제는 Perry의 위치에서 G드래곤을 서포트하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지 않나요? Teddy는 비단 빅뱅뿐만 아니라 현재 2NE1을 비롯한 YG의 주력 아이돌 그룹들의 곡을 제작 프로듀스하고 있을 만큼 성장해있습니다. 한마디로 1TYM시절 Perry의 위치를 그가 대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고 그가 불과 5년만에 Perry의 실력이나 감각을 뛰어넘을 만큼 성장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지금에 와서 Teddy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감각이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순간이 온 것 뿐이니까요. 이처럼 YG는 기본적인 음악적 색깔은 유지하면서도 이전 현기획 당시의 실패로 배운 결과가 이런 음악적 내부 세대교체를 주기화시키게 된 원동력이 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Teddy의 음악은 Perry의 음악과 전혀 다른 색깔을 보여준다. 곡의 완성도 문제를 떠나서 음악을 만드는 감각의 차이는 개인차가 있고, 받아들이는 사람의 트랜드 흡수 능력에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으니까, 지금에 와서 Perry의 음악이 대중적으로 예전만큼의 인기를 끌 보장이 없는 것처럼 Teddy 역시 언젠가 음악계에서 그의 음악이 거부당할 때가 오게 되고, 그때가 오면 YG는 G드래곤이 지금의 Teddy 역할을 대체할 것을 기대할것이다. 양현석의 킵식스가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때 Perry가 그랬던것처럼...
YG의 자립형 아이돌 정책은 마치 톱니바퀴가 맞아들어가듯, 윗세대가 아랫세대를 받쳐주고 아랫세대는 윗세대를 목표로 자신의 성장에 주력하며 음악적 신선함을 유지해내가는 정책은 사실상 빈틈이 없었습니다. 결과와 역사가 말해주듯 YG는 매번 1등을 해내지는 못해지만 항상 3등 안에는 들어올 만한 강자로 자리매김했으니까요. 여기에는 '음악적 신선도'를 최우선시해왔던 YG의 정책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음은 두말할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감각을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다른 기획사들처럼 생활 전반을 옥죄는 식의 참견형 연습생 제도로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른 기획사들보다는 자유로움을 많이 보장해주는 (보장해줄수 밖에 없는) 분위기로 흐르게 되고, 바로 이 '음악적 신선도'를 위해 희생할수밖에 없었던 연습생 관리 정책이 결국 YG의 위기를 여러차례 경고했다는 점을 YG스스로도 알고 있었음에도 어떤 대책을 세우지 못한 채 방치하게 되는데요. 이게 결국 YG를 두고두고 괴롭힐 일련의 사건들이 터지는 단초가 되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역시 너무 완벽한것보다 빈틈이 있는 편이 나았을까요?
하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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