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거의 왕따 수준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교학사 교과서는 지금으로서는 거의 선택되지 않았고 선택되더라도 사람들이 거부하고 있다는 모양새로 시끄러웠던 논란을 잠재우고 있네요. 그런데 과연 교학사 그리고 역사학자 유영익이 이런 상황을 몰랐을까요? 정녕 국민적 반발이 있을 것을 모르고 우리가 '교과서'만 찍으면 어린 학생들 생각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교과서를 만들었다고 보기에는 너무 순진합니다. 애석하게도 그들은 정말이지 '소정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이죠.
얘들이 그렇게 멍청할리가 없다 진짜 이 교과서가 마구마구 퍼지도록 채택되게 하고 싶었다면 다른 방법으로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으리라 지금처럼 대놓고 사람들에게 공개적인 망신을 당하는 방법까지 필요한 다른 이유가 있는게 아니라면...
교학사는 '악역'을 자처했습니다. 그리고 논란의 중심에 놓이는 것을 원했죠. 교학사는 사실 '역사교과서'가 아니더라도 다른 걸로 잘 먹고 삽니다. 굳이 역사 교과서 하나 채택 안되더라도 회사가 망해먹지는 않는다는거에요. 게다가 역사교과서는 약간의 블루오션 성격이 남아있어서 채택하던 교과서를 계속 채택해나가는 풍토를 감안해볼 때 기회도 있었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있다고 봐야 하거든요. 많은 투자를 했는데 채택이 되지 않았을 경우의 후폭풍도 분명 감안을 하고 들어갔어야 한다는 거죠.
북한이 요즘 이슈가 거의 없는 가운데 또 다시 지겹게 들려오는 뉴스가 다름아닌 '아베노믹스', '아베정권의 개헌',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같은 뉴스들입니다. 국제뉴스가 마치 그것밖에 없다는 식으로 연일 보도가 되고 있죠. 북한때도 마찬가지지만 주적이라고 부르짖는 대상을 그토록 심도있게 보도하고 나쁘다며 까는 보도가 하루 이틀도 아니고 연일 보도가 되는 형태는 마치 '기사 꼭지가 떨어진 보도국의 고민'을 엿보게 합니다. 뭔가 이유가 있지 않는 한 그런 보도가 계속될 리가 없다는 거에요.
징용피해자 명부가 발견된 것이 정말 우연일까? 일본은 왜 그걸 순순히 넘겨준걸까? 그리고 왜 정부는 그걸 조사한다고 들고 들어가서는 여태 무슨 내용인지 소식조차 없는 것인가?
어쨌든 교학사는 '뉴라이트 역사교과서'로서의 목적을 훌륭히 완수한 걸로 보입니다. 사람들은 일본에 대한 적대심이 굉장히 높아졌고 또다시 정신대, 종군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니까요. 아베정권을 비롯해 일본이 우익화가 되면 될수록 지금의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혁혁한 공적의 친일파들이 쫄리는 자료들이 일본 내 극우단체들에 의해 공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이 공개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답은 하나죠. 일본 자체를 적화시켜서 일본이 공개하는 모든 자료를 '거짓'으로 만드는 것이 최선입니다. 교학사는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싣고 또 그것으로 하여금 국민적 거부감을 조성하는 것으로 턴을 마친 것이죠.
많은 학교에서 교학사가 선정되지 않았고 교학사를 거부하고 있는 학생들의 개념있음은 칭찬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을 이끌어내고 그들의 행동을 칭찬하는 분위기를 누가 왜 조성했는지, 왜 굳이 당연해야 하는 걸로 '칭찬하고 안도해야만 하는' 분위기를 꼭 만들어내야만 하는지, 그 필요성과 그에 따른 혜택은 누가 얻어내는지를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 끝에는 일본의 주둥아리 놀림에 제일 후달릴수밖에 없는 정치인생을 살아온 한 군인 출신 정치가와 그 일족이 있다는 것이죠.
이승만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이 과연 반일주의로 자기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아사다 마오는 또 스포츠 뉴스에 얼마나 많이 등장할까요?
그리고 교학사는 일본의 후소샤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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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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