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11. 12. 4. 23:50
* 작성 시작일이 2011년 12월 4일인 관계로 표현 중 과거형용사에 시기적 오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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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어제도 SBS를 통해 전파를 탄, 2011 서울 도쿄 뮤직 페스티벌, 그리고 지난 수요일 심야에 전파를 탄 TV 50년 특집 K-POP 월드 페스티벌까지 연말 특집을 빙자한 방송들이 속속 전파를 타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방송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놀랍게도 언제나 이런 KPOP이벤트에 단골로 참가해왔던 SM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는데요. 아시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다는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가 참가를 안하는 KPOP 이벤트라니, 뭔가 이상하죠? 진정 국위를 선양하고 KPOP의 세계화(만)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SM이 왜 행사를 가려가며 뛰고 있는것일까요? 그것도 가수 하나만 참가 안하는 게 아니라 소속사 가수 전체를 빼버릴 만큼 노골적으로 말입니다.

이는 단순히 SBS와의 관계를 넘어 SM이 관동지역에서 얼마나 고전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일지도 모른다. SBS가 바보가 아닌 이상 SM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설득했을테니까, 메인이 KARA, 그리고 지금까지 한류 콘서트와는 사뭇 다른 맴버 구성, 이 콘서트는 그동안 SM의 독주에 대항할 기회를 노리던 YG와 DSP가 주도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이 두 개의 행사가 'SM'의 주도로 이루어지지 않은, 아니 이루어질 수 없는 행사였다는 점에 기인합니다. 우선 서울 도쿄 뮤직 페스티벌의 경우, 주최는 SBS가 주최했고 기획은 MTV가, 그리고 이 행사는 SBSMTV라는 새로운 방송 협력사 개국 축하 이벤트였죠. 상편에서 소개했던 대로 해외 방송 수출 공급 라인을 구축하는데에 적극적인 SBS는 이번 MTV와의 제휴 법인을 세우는 등 KPOP 공연 투자를 통해 해외 방송 루트를 뚫어내는데에 성공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당연히 SM이 늘상 개최하는 목적과는 전혀 걸맞지 않았던거죠. SM이 KPOP콘서트를 꾸리고 자신들이 메인 무대를 우선적으로 가져가면서 곁다리 그룹을 꾸려 해외 합동유랑공연을 기획하는 이면에는 SM이 자신들의 해외 진출 루트에 대한 파워 게임에서 직접적인 캐스팅 보드를 잡는 데에 있었겠지만, SBSMTV의 개국은 SM이 가진 아시아 판로에 대한 야망에 전면적으로 배척되는 사건임에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 개국식에서 SM이 참가를 했다고 한다면 SBSMTV는 향후 방송 운영에 있어 지금의 지상파 음악방송이 그랬던것처럼 SM에게 파워게임에서 밀려 끌려다녀야만 하는 운명을 처음부터 못박히게 되었을 테니까요.

KBS가 방송했던 TV 50년 특집 K-POP 월드 페스티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KBS와 KOCCA JAPAN만이 근근히 구색만을 맞추던 수준에서 급작스럽게 미디어에 보도가 되고 한류의 유럽정복과 국위선양이라는 성과를 어떻게든 정부의 치적으로 가져오고 싶었던 마음에서 발로된 무리수가 결국 일을 저지른셈인데요, 이 행사에는 유력 기획사라고 불리는 3사 가수들은 물론 그나마 한류에서 반응 좀 있다는 군소 기획사들의 아이돌이 전혀 참가하지 않은 반쪽짜리 이벤트가 되고 말았는데요. 그들이 참가하지 않은 이유는 너무나도 간단합니다. 이벤트 장소가 '경남 창원'이었기 때문이죠.

단순 참가자만으로 봤을때는 지방 유력 행사 수준의 참가자가 올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분명히 지닐 수 밖에 없는 이번 행사의 주최는 KBS와 창원시, 협찬은 삼성과 경남은행, 후원은 문화관광부와 해외문화홍보원, 국가브랜드위원회 등이다. 이 이벤트가 어디에 목적이 있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한마디로 숟가락 얹기로도 모자라 아예 상을 차려보겠다고 나선 호기로운 정부와 요즘 이래저래 시끄러운 일이 많은 창원시 챙겨주기가 만들어낸 전형적인 패착이었으니까,



SM은 독점적인 해외 진출에 대한 루트를 만들어내려는 계획에 있어 최근 SBS의 SBSMTV개국 등 방송 영역을 넘은 적극적인 행보는 상당히 거슬리는 부분임에 분명합니다. MBC와는 달리 우회상장없이 자사의 직속 계열사 3사를 모두 주식시장에 상장시키고 있으며 마음만 먹는다면 한 가지 이슈를 세 개 상장사에 모두 반영시켜 투자를 뽑아낼 능력이 되기 때문이죠. SM은 자사의 해외 진출 전략이 방해받는 것만으로도 벅차겠지만, 그보다 한류 KPOP이라는 주식시장 테마 수혜를 SBS와 나눠먹어야 한다는, 아니 완전히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을테니까요.

심야방송의 함정

그런데 이렇게 애써 파워게임을 통해 얻어낸 콘서트라는 콘텐츠를 방송사들이 어떻게 취급하는지를 살펴보면 이게 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듭니다. 거의 대부분의 한류 콘서트는 그 막대한 편성 시간 때문인지 항상 시청이 거의 불가능한 사각지대에 편성되며 그나마도 일부지역 자체방송 쿼터에 묶는 등 이렇게 애써 따낸 방송의 시청율을 높이는 데에 그닥 적극적인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예고는 합니다만, 예고보다 더 중요한건 프라임 타임 방영이었을텐데, 한류가 전세계적으로 난리라면서 왜 모조리 시청율 사각지대에 박아놓는 것일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들은 에초 국내 시청율을 기대하고 만든게 아니기 때문이죠.

평일 심야, 그것도 모임이 많은 연말 밤에 정말 많은 시청율을 기대하는 것일까?



국내 현존하는 방송국은 모두 방송법에 의한 국가의 규제를 받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방송전파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용되며 어떤 방송사라도 해당 주파수를 대여 운용할 수 있을 뿐 사유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케이블같은 유료방송을 제외한 전파를 대여 운용하는 모든 방송사는 공영이던 민영이던 모두 공익적인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거나 방송 콘텐츠 자체를 공개하지 않고 독자적인 사업화를 시킬 수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 방송사가 어떤 드라마를 만들어놓고 마지막회만을 미방영으로 남겨둔 채 마지막화를 DVD로 만들어 팔거나, 유료방송국에 넘기는 식의 영업을 할 수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공중파'를 쓰는 방송국은 한번 이상 공중파에 콘텐츠를 의무적으로 공급을 한 뒤에 콘텐츠를 팔 수 있도록 되어있기 때문이죠.

이런 법의 의무조항을 위해 희생되는 시간대가 바로 심야시간대입니다. 공익적인 목적을 위한 교양방송을 일정 시간 이상 방영해야 한다던지 하는 조항이 있는데, 이런 방송들은 대부분 프라임타임을 한참 벗어나있습니다. 일단 방송시간만 충족시키면 그걸 몇시에 방영하든 아무 상관이 없거든요. 이는 국산 애니메이션 쿼터제를 적용받는 애니메이션 전문 상업 채널들이 주로 국산 애니를 아무 의미없는 심야시간대에 집중적으로 틀어대는 꼼수와 일치합니다. 아무튼 이 심야시간이라는 건 시청율 대신에 뭔가 법적인 케어같은 용도로 활용되는 시간대라는 것이 방송계에 일반적인 통념이라는 거죠.

주로 이런 용도...


자 그럼 이 한류 콘서트의 심야 방송에서 방송국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콘서트 영상물, 다시말해 '영상물'에 대한 판권 확보입니다. 심야 방송이든 뭐든 일단 한번 방송하기만 하면 그 뒤에 2차 저작물을 제작해서 얼마든지 수익활동을 해도 괜찮아지거든요. 방영이 한번 끝낸 콘서트 영상은 방송 3사가 그토록 공을 들이며 싸우고 있는 세계 유력 각국의 방송 네트워크를 통해 공급됩니다. 이 공급은 단순히 '방영'이 아닌 판매로 이루어집니다. 해외네트워크 방송국따위가 광고영업으로 현지 메이저방송국과 경쟁이 될리 없으니까요. 게다가 국내에서는 불가능한 직접적인 수익 활동입니다. 방송국이 탐내지 않을리가 없는것이죠.

방송국들이 갑작스럽게 한류에 목을 매게 된 계기는 요 근래 몇년 사이 벌어진 두 가지 사건이 영향을 끼쳤습니다. 바로 카라 콘서트 DVD가 일본 오리콘 챠트 여자 아티스트 부문 신기록을 경신하는 메가톤급 히트를 기록한 것이 첫번째이고, 두 번째는 바로 한류가 퍼저나가는 수단이 '음반 직수입'이 아닌 '유튜브'라는 점이 두번째입니다. 한마디로 지금의 한류는 음반보다 '영상'이 돈이 된다는것을 '영상'으로 먹고사는 공중파 3사가 캐치했다가 볼 수 있는데요.


사실 한류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지목되고는 있지만 이것을 기획사의 성공적인 수익활동으로 보기에는 살짝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유튜브 조회수, DVD판매량이 영상으로 먹고사는 공중파 3사에게는 군침을 돌게 만드는 매력적인 시장지표로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지표입니다. 공짜든 뭐든 한류 관련 콘텐츠에서 음반보다 영상이 해외에서 더 잘 팔린다는 게 드러났으니까요. 이에 이들은 부랴부랴 관심도 없던 음악 채널을 만든다며 호들갑을 떨기 시작합니다. SBS가 발빠르게 MTV와 손을 잡고 아시아쪽 판로를 선점한 가운데 MBC가 자사 케이블 채널을 MBC뮤직으로 변경한다는 발표가 있었죠.

SBS는 MTV와 손을 잡고 해외 법인을 순조롭게 안착시킨 다음 지금 유튜브에서 공급하는 한류 가수들의 음악 활동 영상에 대한 수익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토대를 만들어놓고 있습니다. MBC역시 뮤직 채널이 곧 개국되면 그들의 방송 콘텐츠의 재판매가 가능한 기반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고 케이블 채널이니만큼 자체 콘텐츠의 해외 수출 및 송출이 보다 용이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후에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업로드된 유튜브 영상들이 지금의 국내에서처럼 대거 저작권 위반의 철퇴를 맞게 될 것이고, 시청자들은 한류 가수들의 활동 영상을 각 방송사 현지법인이 만든 유료채널이나 DVD를 통해 보게 되겠죠?

이런 거...?


MBC가 시청율 부진속에서도 꾸준히 벌였던 KPOP 커버 댄스 경연대회 (이 역시도 심야방송)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KBS가 일본 현지에서 위성방송유료채널로 공급하고 있는 KBS WORLD J (http://www.skyperfectv.co.jp/prog_navi/s791.html) 우리나라돈으로 월 5만원 정도의 패키지 상품을 가입하거나 단일채널 요금 1만원 가량을 내야 볼 수 있는 유료채널인데 놀랍게도 KOCCA 한국 콘텐츠진흥원 일본센터가 국가예산까지 써가며 열심히 간접 영업까지 뛰어주는 채널이다. 성적은...글쎄?




SM 엔터테인먼트가 노리는 것

방송사들이 전 세계에 자사의 한류 영상 콘텐츠를 공급하는 채널을 구축하는 데에 혈안이라면 SM은 지난 아이돌 기획사 열전 SM엔터테인먼트편 부록 (http://rusham.tistory.com/186) 에서 언급했던 대로 전 세계에 한류 관련 음악을 공급하는 음악 독점 공급 채널을 노리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을 스스로 축소시켜 수익성을 악화시키는데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SM엔터테인먼트가 이제 국내 시장에서 돈이 안된다며 신한류를 위시한 해외진출만이 살길이라는 논리를 펼치다 못해 이제는 그 작아진 시장에서 물어뜯는 군소 기획사들의 해외 진출 판로에 대한 권력까지 선점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죠.

재미있는 건 SM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단지 음반 판매로 인한 판권 수입 자체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이런 생각을 한 계기가 되어준 두 가지 사건, (공교롭게도 모두 동방신기가 얽혀있는) 하나는 동방신기의 일본 진출 메가톤급 히트 속에서도 실질적인 수익을 거두지 못했던 SM의 보아에 이은 두번째 실패, 그리고 두 번째는 그렇게 동방신기 타이틀을 유지한 채 스스로 일본 활동을 주도하며 이끌어냈지만, 국내에서 가진 파워게임을 통해 제한했던 JYJ의 활동을 해외에서까지 막지는 못했던 권력의 한계를 절감한 사건이 두번째입니다. 이렇듯 SM은 이 두 사건을 통해 어떻게든 해외에 파는 루트를 선점 그리고 독점화시키기 위해 노력을 한다고 보는 편이 되겠는데요. 국내에서 SM이 가지는 위상과 파워를 이용한 '권력'을 해외에 진출하는 가수들에게까지 영향력을 끼치기 위한 작업에 가깝습니다. 사실 독점 유통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그렇게까지 짭짤할리도 없지만, SM으로서 이 '파워'는 누구에게도 양보하기 싫은 부분이니까요.

설마 얘네에게 질 줄은 몰랐다는걸까?


사실 소녀시대의 일본 진출 당시 그렇게 돈지랄을 벌여도 국내에서 쪽도 못쓰던 카라를 뒤쫒는 결과가 되었다는 부분도 SM의 이런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으리라...



SM이 주도적으로 방송사와 협력하여 만든 콘서트에 군소 기획사 가수들 중 해외 진출에 입맛만 다시고 있는 기획사 그룹들을 구워삶아 참가시키게 되는 것이 이들의 공급 권력을 작용하는 첫 발판인 것입니다. 항상 나오는 방송사와 SM간의 알력다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결국 SM이 가수를 공급하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한 보편적인 작업인것이죠. 해외 유력 작곡가를 통해서든 뭐든, 방송사의 힘을 빌려서든 뭐든 SM이 없으면 콘서트를 통해 한류에 올라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두는 것입니다. 여기에 수많은 방송들이 벌이는 SM에게 한류 공로 몰아주기 어시스트까지 더해주면 보다 완벽해진다고 할 수 있죠.

지금 SM이 가진 그룹이 끼지 않으면 다른 군소 기획사 가수들 한 트럭이 와도 타국에서 관객 1천명 동원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콘서트가 사실상 아무런 현지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한 군소 기획사로서는 자사 그룹을 해외에 알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채널이기 때문에 군침을 흘린다면 당연히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이죠. 여기에는 앞서 설명한 방송사의 네트워크 확장에 따른 콘서트 영상 공급 정책과 SM의 공생관계가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콘서트는 단지 콘서트에 온 1천명만을 위한 1회성이 아니라 향후 해당 국가에서 DVD로, 유료방송으로 지속적으로 공급될 훌륭한 광고 매체이기 때문이죠. 군소 기획사들은 상대적으로 현지 법인을 만들어 현지 방송국과 협상하는것보다 조금은 수월하게 SM과 방송국을 통해 현지 시장에 홍보하는 방법을 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정책은 단지 SM이 국내 기획사의 해외 진출에 대한 권력을 위해 만들어진 것만은 아닙니다. 사실 한류 콘서트가 '방송사'를 통해 센세이션을 일으킬만큼의 파괴력을 갖기 위해서는 'SM 식구들'만으로는 살짝 부족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죠. 아무리 SM이 가장 많은 파이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군소 기획사들의 십시일반을 무시할 수는 없고, 규모는 크면 클수록 좋습니다. SM이 단독으로 콘서트를 할 때 가질 수 있는 최대치는 분명 큽니다만, 지금은 한 명이 더 아쉬운게 사실이니까요. 800명 동원과 1천명 동원은 어감부터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샤이니를 홍보할땐 샤이니팬으로, 소녀시대에겐 소녀시대팬으로, 동방신기에겐 동방신기 팬으로 두고두고 쓰이게 되겠지...


SM 소속 가수들이 콘서트 제일 마지막에 등장하는 이유는 사실 메인이벤터성이 있긴 합니다만, 조금은 치졸한 이유가 숨어있습니다. 결국 모인 팬들 중에 SM팬이 제일 많지만, 모인 사람 전부가 SM팬이라고 보기는 힘들거든요. 많이 잡아 모인 사람들 80%가 SM팬이고 남은 20%가 군소 기획사 팬이라고 친다면 SM에 앞서 군소 기획사들 공연이 끝난다고 해도 20%의 팬들이 자리를 뜨지 않는다는 점을 십분 활용합니다. 아마 SM은 향후 발전 가능성의 지표를 통해 모인 사람 중 99.9%가 SM이 이미 확보한 시장임을 증명하기 위해 군소 기획사의 20%팬들이 필요한것이죠. 결국 최종 집계수를 가져가는 것은 SM입니다. 그리고 그 집계수는 출연한 SM가수들이 모두 공통분모로 나눠가지게 되죠 샤이니도, 소녀시대도, 동방신기도, 슈퍼주니어도 해당 국가에서 단독공연으로 1천명을 동원할 수 있다는 식의 뻥튀기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SM이 정말 인기가 있는 것일까?

방송에서 비추어지는 모습은 정말 경악스럽습니다, 최근 있었던 SM타운 뉴욕 콘서트의 보도를 보면 SM가수들을 싣고 달리는 버스를 쫒아다니며 소리를 지르는 팬들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평범한 뉴욕 시민들이 아무생각없이 걷다가 SM타운 버스를 보고 경악하는 것처럼 보이죠. 그런데 이 한류 팬들, 절대 그냥 아무생각없이 걷다가 버스 발견한 모양새가 아닙니다.


2분즈음부터 보시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소녀시대의 이동 스케줄을 알고 현장에서 기다릴 만큼의 정보력을 갖추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대부분 공식 팬클럽을 통해서만 공급되는 비공개 정보인데, 이유는 당연히 유료 회원들이 누리는 특권을 관리해주기 위한 보상 차원이 짙습니다. 과연 이 뉴요커들이 심지어 심야에 기습(?)적으로 왔다는 소녀시대가 어디에 내리는지를 뛰어난 한국어 실력을 통한 구글 검색으로 알았을까요?

게다가 이 뉴욕에서 이들의 이동수단으로 쓰였던 버스 디자인은 어떤가요?

그냥 래핑광고 버스냐고? 아니야!


아예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이 버스에 올라탔다고 친히 페이스북에까지 홍보해줬는데...



이 안에 소녀시대, 샤이니, 동방신기, 슈쥬 있다. 라고 알기 싫어도 알 수 밖에 없는 버스가 유유히 정체가 극심한 맨하탄 거리를 일부러 통과한다면, 장소를 어렴풋이 알던 사람도 알아보고 버스에 달려드는 그림을 따내는게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보통 SM에서 쓰는 이동 수단이라고 하면 ...

이 안에 과연 누가 들어있을까?



차량 내부가 보이지 않게 짙은 썬팅을 한 위풍당당 스타크레프트겠죠. 이유는 당연히 수많은 팬들로부터 소속 가수를 보호하기 위함일것입니다. (차량에 올라타려는 사생팬들을 막기 위한 최적의 디자인) SM이 굳이 한류 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는 뉴욕시에서 SM타운 래핑버스를 콘서트 기간 내내 탑승시키는 위험천만한 일을 벌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SM이 (심지어 국내도 아닌 타국에서) 소속가수들을 보호할 생각이 조금도 없는것이거나, SM이 특별히 보호하지 않아도 별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저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었던지요.


기사 인용 ( SM타운, 뉴욕 공연 좌석 매진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1110/h2011102206032384310.htm) 예매자 중 비아시아인 비중을 유난히 강조하는 것이 눈에 띈다. 과연 실제 예매자와 온 사람이 얼마나 일치했을지, 러닝타임 4시간 SM타운 소속가수가 바닥까지 탈탈 털어 모두 참가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기자는, 그리고 기사를 보는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콘서트 실황 중계를 보면 언제나 해당 가수의 노래가 나올 때 귀신같이 해당 가수의 노래를 따라부르거나 피켓을 들고 있는 장면을 잘도 따낸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따냈다는 것은 불과 1분만에 그들을 찾아냈다는 것인데 3천명이나 되는 공연장에서 이를 바로바로 찾아냈다는 것은 카메라 감독이 천리안을 갖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그 천리안은...아마 공연 기획 당시 각 가수 팬들에게 의도적으로 좌석을 배정한 좌석 배치표 따위가 아니었을까? 특정 가수 팬을 특정 좌석 구역에만 앉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왕왕 볼수 있는 풍경이니까...



SM에 소속되어 있는 가수 중 어떤 가수도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는 없습니다. 유럽 연방 전체를 통틀거나 단독국가에서는 그나마 중국에서 슈퍼주니어, 일본에서는 동방신기, 소녀시대 정도가 반응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이며 그 이외에는 어떤 국가에서도 단독 콘서트로 1천명단위의 관객을 단순 '방문'만으로 이끌어내기 힘들어 보일만큼 국지성 편차가 심한 것도 현실입니다. 따라서 SM은 항상 뭉쳐다니며 일본 공연때는 동방신기와 소녀시대가 다른 그룹들의 상대적으로 적은 인기를 보완해줘야만 하고, 유럽에서는 반대로 슈퍼주니어가 동방신기와 소녀시대를 보완해줘야 합니다. 그러나 외부적으로는 유럽에는 슈주 인기만큼 소녀시대나 동방신기가 똑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야만 하죠. 여기에 추가로 (아름답지 못한 동원 숫자 이빠진 관객)머릿수를 채우기 위한, 아니 해외에서도 우리한테 기어야 하는 건 변함없다는 것을 엄포하기 위한 군소 기획사들의 가수들이 필요한 정도일까요?

SM의 인기는 아직 SM가수 단독으로, 현지 공격적 마케팅이나 현지 네트워크를 낀 방송사, 교민 사회 수뇌부가 함께 협심하지 않으면 그나마 내세울 결과를 쥐어짜내기 어려운 수준임에 분명해 보입니다. SM이 이같은 활동으로 인해 얻게 될 유 무형적인 이득은 제법 쏠쏠하겠지만, 그것이 어떻게 보던 SM이 자사의 음악적 역량을 통한 'KPOP' (한국형 음악)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세계에 과시한 것과는 상당히 동떨어져보이네요. SM의 음악최우선주의의 말로가 결국 고집스러운 몽니로 종착을 맺는다는 점은 결코 저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도 마냥 유쾌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KPOP은 훌륭한 콘텐츠입니다. 언젠가 자연스럽게, 음악 그 자체로, 영상 그 자체로, 안무 그 자체로 굳이 우리가 애써 나가서 봐 달라고 애원하지 않아도 충분히 흘러나가게 될 것입니다. 일본의 JPOP과 애니메이션이 유럽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할때도 그랬으니까요. 지금 물이 들어온다고 노를 저어야한다고 노를 삿대처럼 쓰다가 노를 부러뜨려 떠내려가게 만들 이유도 없고 그 노를 반드시 특정 기업, 특정 방송사, 그리고 굳이 정부가 쥐고 이끌어야 할 이유도 권리도 없습니다. 그 배는 언젠가 전 세계 음악팬들의 싸닥션을 후려갈길 한국이 배출한 천재 아티스트들이 지금만이 아니라 먼 미래까지 계속 타고 나아가야 할 소중한 배입니다. 지금 당장 사기업, 방송사의 배를 불리기 위해 함부로 쓸 수 있는 배가 아니며 누구도 그럴 권리를 그들에게 준 적이 없습니다.

모쪼록 그 배에서 당장, 내려주세요.


당신들이 탈 수 있는 자격을 스스로 만들어낸다면
세계의 음악 팬들은 당신들이 애써 그 배를 빼앗아 타려는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기꺼이 당신들을 배에 태워 머리에 이고 뛰어줄 테니 말입니다.



공화국 연구소 - 아이돌 기획사 열전 을 마칩니다

- 끝 -
posted by RushAm 2011. 12. 4. 23:45
뭔가 잊을 만 하다 싶으면 잊지도 않고 또 오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오는 이벤트 방송이 있습니다. 다름아닌 KPOP의 세계화를 주창하며 약 3개월 주기로 벌어지는 KPOP콘서트가 그것인데요. 매번 할 때마다 방송을 타긴 하는데, 또 방송이 전파를 타는 시간은 어처구니없게도 시청율이 심하게 제한적인 심야시간대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콘서트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는데, 이번에는 또 뜬금없이 한 번도 플래시몹 시위 국가 소개에서 본 적이 없는 '호주'에 가서 공연을 했다고 합니다. 대체 기준이 뭔지도 모르겠고, 개최하는 이유도, 당위성도, 목적도 불분명한 KPOP 해외 투어 콘서트의 진실은 무엇인지 각 부분별로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류? KPOP?

이번 호주 공연에 나왔다는 그룹들을 살펴보면 동방신기, 샤이니, 소녀시대, 카라, 엠블랙, 시스타, 시크릿, 미쓰에이 씨앤블루, 비스트,2AM,포미닛, 엠블랙까지 총 12팀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라인업은 정말 엄밀히 말해서 '국내 정상급'은 맞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어랏'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라인업인데요. 인기 측면에서 뭔가 벨런스가 심하게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최근까지 가요계를 주목해왔던 분들이라면 누구나 받게 됩니다. 백번 양보해서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그룹들만 추렸다고 해도 과연 '호주'에서 인기있는 그룹들만 초청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니 에초에 호주에서 어떤 한류 그룹이 인기있는지 그 흔한 보도자료조차 돌지 않았던 나라인데...

이번 호주 공연의 라인업을 잘 살펴보면 SM이 SM타운을 꾸려서 나갔던 파리 공연을 제외한 파이팅 재팬 일본 오사카 공연이나 지난 뉴욕 공연 등 다른 공연에서 꾸렸던 라인업과 거의 일치합니다. 즉 어느 국가에서 어떤 가수가 인기있고, 어떤 가수가 현지 팬들에게 공연 요청을 받았는지, 사실상 그렇게 큰 관계가 없다는 것인데요. 이 공연은 이미 '신한류'혹은 'KPOP'열풍을 검증하기 위한 공연의 성격에서 이미 한참 벗어나있습니다. 미디어에서는 '전 세계'의 '다른 국적'을 가진 한류 팬들이 뭉쳐 공연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에 '못 이긴 척' 가서 공연해주고 오는 밑밥을 열심히 깔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실상은 그들이 어느 나라에서 누구의 공연을 요청하던, 큰 관계는 없다는 것이죠.

그럼 이 콘서트를 대체 왜 하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돌아오게 되는데요. 물론 당연히 그 콘서트를 원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호주에 한류 팬이 거의 없다거나 그 한류 팬들이 공연을 원하고 공연에 올 만큼의 열정은 없느냐면 그것도 아니거든요. 무슨 궤변인지 잘 모르시겠지만, 분명 호주에도 한류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 한류의 진폭이 단독공연은 고사하고 '합동공연'을 해도 될까말까한 수준인데다가 설령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다고 해도 '공연 비용' 등에서 적자가 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임에도 공연이 매번 강행되고 있다는 것은 TV에서 나오는 소수의 한류팬 이외에 '공연'을 원하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원했던 사람들은 누구?

지금까지 SM타운 콘서트를 포함해서 TV에 방영되었던 국가는 총 4곳 (프랑스 파리, 일본 오사카, 미국 뉴욕, 호주 시드니) 입니다. 얼핏 보면 각 대륙별 대표국가와 도시라는 상징성이 있어서는 합격점을 줄 수 있을만큼 이번 호주까지 포함해서 '유럽,아시아, 북미, 오세아니아 (남반구)'까지 모양새로는 '한류의 세계화'라는 구색에 결코 부족하지 않은 행보인데요. 그런데 사실 뻔질나게 뉴스에 나왔던 파리 공연 이외에 뉴욕이나, 오사카, 시드니의 경우 뉴스에서 이들 도시에서 한류 콘서트를 원한다는 현지 한류 팬들의 동정에 대해 보도된 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현지 분위기는 어떨지 몰라도, 지금 한국의 분위기는 예전 오사카나 뉴욕 때도 그랬지만 이번 호주 공연 방송 예고편에 대한 반응이 '와~ 기다렸는데 드디어 방송되는구나!' 가 아니라 '어, 거기도 갔었어?'라는 식이거든요.

원래 2000명쯤 되는데 날씨가 궂어서 300명밖에 못왔지만 그래도 와달라는 호주 학생들의 시위 모습...


  왜 이런 모순된 행보가 벌어지는지에 대한 이유는 의외로 꽤나 사정이 복잡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콘서트는 언론에 보도되는 것처럼 현지 한류팬이 간절히 원해서 만들어진 이벤트가 아니기 때문이죠. 그들 이외에도, 아니 그들보다 더 많이 이 콘서트를 원했던 사람들이 많았고, 이들의 이해관계가 상충되어 공연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냈다고 보는 편이 현명합니다. 그리고 그 중에 이 공연을 가장 많이 원했을 쪽은 두말할것도 없이 'SM엔터테인먼트'죠.

지난 SM엔터테인먼트편 부록에서 설명드렸던 것처럼 SM타운 파리 콘서트는 그 준비 비용이나 운영 면에서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을 드렸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적자 실적이 만일 실존한다면 해외 진출 전략으로 주가 상승을 꾀하는 SM으로서는 향후 실적 발표에 있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수밖에 없을 것이기에 아무리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라는 설명을 한다고 한들 투자자들을 납득시키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아무튼 이들은 해외에 나가서 그냥 '적자'만 보고 오는 모양새를 남겨서는 곤란했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밝히기는 힘든, 하지만 훌륭히 그 적자를 만회할 수 있는 어떤 수익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미 공연은 1회성이고 그 공연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이미 적자가 확정된 상황에서 무슨 수익 활동이 있을 수 있을까요? 바로 이 부분에서 이 공연을 원하는 또 다른 한 쪽 '교민사회'가 드러납니다.

사실 한인사회 수뇌부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다민족국가에서 자신들의 사회적 영향력 강화다. 해당 국가에서 한국 교민들이 갖는 위상이 높아지면, 그들 개개인의 경제 활동이 보다 수월해지며 흔히 말하는 인종 차별로 인한 불이익도 줄일 수 있게 되니까, 그렇기 때문에 다소 부패하고 무능할지언정 교민사회 자체가 무너질 경우 벌어질 더 큰 불이익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이들은 스스로 교민 사회의 부조리를 알면서도 묵인하며 점점 그들만의 스크럽을 짜는 쇄국형 조직이 되어버렸고, 이로 인해 교민사회는 점점 교민의 권리 향상에 노력하기보다는 일부 수뇌부들의 이익과 권력 유지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던 것이다.


  미국 뉴욕, 일본 오사카, 호주 시드니는 세계 각지에 퍼져있는 한국계 교민 사회 중 가장 정치화되어있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도시들입니다. 정치화되어있다는 것은 그만큼 결속력을 최우선시하며, 외부 세력에 베타적이라는 것인데요. 이들 사회에 가장 필요한 건 두말할것도 없이 자신들의 교민 사회에서 지금의 수뇌부가 계속 변함없는 지지를 얻는 것입니다. 교민 사회의 수뇌부는 공식적인 정치 단체가 아니기때문에 임기도 없고 법적인 제제를 가할수가 없지만, 교민들이 이 사회에서 당하는 불이익으로 인해 집단 행동에 나서게 되면 교민사회는 무너지게 되고 가장 큰 타격을 보는 것은 그동안 가만히 앉아서 떵떵거리며 살 수 있었던 교민사회 수뇌부가 될 것은 두말할것도 없겠죠. 이들은 마치 베를루스코니의 미디어 장악때 벌인 것처럼 가능한 자신들의 부정을 감추기 위해 정기적으로 대한민국의 최정상급 가수들을 현지로 초청하는 공연을 꽤 오래전부터 벌여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책들이 최근 젊은 이민 3세들을 중심으로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되는데요. 이들 세대는 특별히 한인사회에 무언가를 기대하기보다는 다른 민족 속에서 자유롭게 경쟁하는 데에 더 익숙해져 있는 세대이기때문에, 최근 베이비붐 은퇴로 기득권 확장에 있어 한계에 부딛히게 되는 한인사회로서는 젊은층의 한인사회 합류 외면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그런 그들에게 최근 부각되는 세계적인 한류 열풍이라는 키워드는 대단히 매력적인 요소였음에 분명했는데요. 이들은 작금의 KPOP열풍을 통해 젊은층이 교민사회가 자신들의 사회활동과 민족적 권리 향상을 통해 결국 이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합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빠지면 안될 함정은 'KPOP'이 젊은층에게 끼치는 영향은 단지 '교민'들의 '문화 콘텐츠 소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교민사회가 젊은층에게 제시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데요. 한마디로 KPOP은 이미 세계화되어가고 있고, 그 KPOP은 분명 우리 한인 사회가 다른 민족 사회 대비 우월한 지위를 확보해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KPOP으로 인해 한국을 알고 한국 이미지가 각인되어서 가장 이득을 볼 사람들은 대한민국 본토에 있는 우리가 아니라 결국 현지 교민들이라는 것을 그들은 교민 사회를 이탈하는 젊은 층에게 호소하게 되죠. 실제로 젊은층은 자기 주변에서 점차 한국인, 동양인이 아닌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듣고 흥얼거리는 것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그 사람들이 KPOP콘서트를 통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결코 향후 사회생활에 있어 불이익이 될 리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사실 많이 부족합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다양한 언론과 시각, 그리고 정말 냉정하게 피부로 와닿는 분위기를 직접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단지 KPOP콘서트를 유치하는 것만으로 젊은층의 생각을 교민사회로 끌어오기 힘들다는 것을 교민사회는 직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는 이 공연을 원하는 또 하나의 '이익집단'이 공생관계로 가세하게 되는데요. 바로 '방송사'입니다.

서울-오사카 뮤직 오브 하트 2011 파이팅 재팬 - SBS

사실 방송사는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빵빵 터진다고 한들 그 반사효과로 낼 수 있는 이익 자체가 미미합니다. 그 한류 스타들이 방송사 소속도 아닐 뿐더러 에초 지적한대로 실질적인 수익 자체가 나지 않고 있는 지금의 KPOP열풍에서 젓가락조차 올리지 못한 방송사가 얻는 이익이 미진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겠죠. 그러나 방송사는 정말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한류를 메인 뉴스에 올리고, 또 적극적으로 이를 국민들에게 홍보합니다. 그것도 KBS1 같은 공영방송에서 시사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 형식처럼 공신력을 가질 만한 포멧을 통해 제작하는 열성을 보이면서까지 말이죠. 대체 왜들 이렇게 열심히인걸까요?


최근 KBS는 그 덩치를 꾸준히 불려 이제는 전 세계 보도 및 방송 공급 네트워크를 휘어잡는 한 축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독점 체계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존재가 생겼는데요. 다름아닌 SBS와 MBC 같은 민영방송의 약진입니다. 특히 SBS의 경우 자체 보도 및 콘텐츠 공급을 위한 국제적인 공급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제법 오랫동안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왔는데요. 당연하겠지만, 어떤 기업이든 세계 진출에 있어 가장 큰 교두보로 삼아야 할 곳이 바로 '교민사회'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지금의 위치에 있기까지 전세계 각지의 교민 사회가 소화해준 '초동 물량'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것처럼 말이죠.

뉴욕 코리아 페스티벌 - KBS


  이미 KBS가 그 뿌리를 박고 있을 교민사회에서 후발주자인 SBS나 MBC는 정말 적극적으로 교민 사회와 밀착할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KBS가 마냥 앉아서 기득권을 뺏기지는 않겠죠. 실제 흐름은 KBS가 한발 앞서 교민사회가 원하는 신한류 열풍에 대해 바람을 잡아놓는 방송을 여러차례 띄워 분위기를 고조시킨 뒤, SBS나 MBC가 자체 보도 방송, 즉 뉴스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장난스럽지 않고 진지한 공신력을 갖춘 포멧) 이를 각인시키는 구조입니다. 당연하겠지만, 방송사들의 이런 진지한 방송 태도는 현지 교민 사회는 물론 합류를 거부하고 있는 젊은층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요. 교민 사회가 말하는 백마디보다 한국 메이저 방송사들의 방송 하나가 훨씬 큰 간증이 됨은 두말할필요가 없습니다. 결국 한류의 파워로 국가브랜드가 상승하고 그로 인해 교민사회의 입지가 넓어지고 결국 낙수효과로 교민사회에 소속된 사람들의 혜택이 많아진다는 이 논리는 그 실체가 진짜던 허구던 간에 이 방송사의 참여라는 의미 자체만으로 인증샷의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는 것이죠.


  방송사는 이렇게 교민 사회의 세 확장에 협조하는 대신 자신들이 교민 사회에 디딜 수 있는 교두보를 하나 더 놓을 수 있는 권리 따위를 갖게 될 것입니다. 방송사는 현지 보도채널 및 자회사를 설립하여 자사 콘텐츠의 해외 판매 교두보를 세우거나 보도 특파원 파견 및 정보 확보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이익을 거두어야만 하고 이를 위해 교민사회가 닦아놓은 위치를 점하는 편이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 여러모로 훨씬 싸게 먹힌다는 것을 방송사는 잘 알기 때문이죠. 

2011K-POP 뮤직페스티벌 IN SYDNEY - MBC


 여기에 마지막으로 숟가락을 얹는 쪽은 바로 KOCCA 한국 콘텐츠진흥원이라는 국가소속 기관입니다. 이들은 사실 어떤 이익관계 없이 뒤늦게 숟가락만 들이밀고 있는 형국이다보니, 교민사회, KPOP기획사, 방송사가 짜고 있는 탄탄한 상호 공생 관계의 틈바구니에서 곁다리만 잡고 있는 형태입니다. 때문에 주로 KBS와 함께 별도의 공생관계를 구축하는 형태인데요. 주로 하는 일은 현지 콘텐츠 바이더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KBS의 현지 방송 네트워크 채널을 알리고, 이를 홍보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이런 활동은 고스란히 국회의 KPOP 특위예산 등에 반영됩니다. 정계는 KPOP열풍에 한몫했다는 명분을 얻어서 좋고, KBS는 국가권력을 통해 자사 채널 방어, KOCCA는 양쪽의 이득을 위한 하수인 역할을 하면서 예산을 공급받는 단순하면서도 가장 정치적인 공생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죠.

최근 KOCCA JAPAN의 대표적인 업적(?)인 뮤직뱅크 도쿄공개방송


  그리고 KPOP을 만드는 기획사들은 본질적으로는 자사가 '해외'진출을 했다는 '실리적인 명분'을 얻기 위해 감행할수밖에 없었던 손해를 이들로 인해서 매울수가 있습니다. 교민사회의 지원, 방송사와의 협력 등을 통해서 그럴듯한 컨소시엄을 구축하게 되면 단독 투자에 대한 적자가 아닌 컨소시엄을 통한 무한 공동 책임 형태로 전환되기 때문에 자사의 실적 발표에 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즉 실적 발표에 구멍을 내지 않으면서도 대외적인 이슈를 확실히 만들어 낼 수 있는 뒤끝없는 주가부양책이 만들어질 수 있고, 여기에 현지 교민사회의 지원과 방송사들의 어시스트라는 덤까지...어찌보면 이 상호관계에서 가장 실리를 챙기는 갑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두말없이 기획사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下 편에서는 SM이야기로 돌아와서 왜 SM이 한류 콘서트에서 항상 마지막 메인 무대를 차지하는 것인지, 왜 항상 다른 그룹과 합동 공연을 하는 것인지, 실제 인기는 어느정도인지, 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지 못하는지, 화면에 비추어지는 관객 분포의 비밀 등에 대해 연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얘기 아직 안끝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