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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16 사회교과서 쪽대본 - 중국인 관광객은 왜? (2014.1.16) 2
posted by RushAm 2014. 1. 16. 14:32

우선 신문기사 하나 보고 시작하시죠.

>>[귀한 손님 요우커] '7兆 관광 고객(부가가치·소득 유발 1년간 총액)' 요우커를 푸대접하는 한국 <<


...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인 관광객을 넘어서 한국 관광 수입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이런 중국관광객에 대한 푸대접이 기사화가 되고 있을까요? 정말 중국 관광객을 푸대접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그 이유는? 진짜 돈을 주고 서비스를 받는 똑같은 고객인데 현장에서는 이 기사에서 사례로 들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제가 보기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니, 한국 방문의 해다 뭐다 해서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아주 몸둘 바를 몰라했습니다. 그런데 그 몸둘 바를 몰라 하는 건 정작 그들과 일체 접촉할 일이 없는 일반 국민들이었고 정치인들은 그들과 동등하다는 것을 애써 내세우며 국민들이 깔아놓은 깔끔한 거리의 레드카펫을 밟으며 와인잔을 부딪히고 있었죠. 마치 조선시대 연산군이 매 사냥을 나갈 때 한강에 부교를 설치하는 일로 국민들이 동원되듯이 응당 국가가 준비하고 국가가 이득을 보는 국가 행사에 국민들의 노력이 필요하고 그 노력이 결국 국익이 되어 자신들에게 돌아온다는 말도 안되는 개수작질로 국민들에게 참여를 독려했던 적이 최근까지도 있었지요.





요우커들이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거나 말거나에 결국 이득을 보는 쪽은 과연 어느쪽일까요? 평범하게 회사에 다니며 돈을 버는 국민들이 과연 요우커들의 저런 씀씀이로 인해 월급이 늘어나거나 살림살이가 편해지는 직접적인 효과를 볼까요? 아니겠지요. 뭐 국가는 또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요우커들이 돈을 많이 쓰면 시중에 돈이 많이 돌고 고용 효과가 늘어나며 결국은 국민들에게 낙수 효과 ...등등 그런데 그 실체도 분명하지 않은 낙수 효과는 둘째치고 낙수 효과 이전에 물을 잔뜩 받은 양동이를 가진 사람들이 제일 이득을 본다는 것은 분명할텐데 왜 그들이 노력해야 할 일을 낙수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국민들에게 전가시키는 걸까요?


저 기사의 최대 문제점은 중국인들의 인터뷰 내용에서도 볼 수 있듯이 결국 '친절할 때는 돈을 낼 때 뿐이었다'라고 말한 것처럼 그들에게 친절해야 할 이유가 고작 '돈을 써주기 때문'이라고 아예 못을 박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돈이 과연 어디로 가서 어떻게 이득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고 말이죠. 딱 잘라 말하면 결국 그 돈은 정부의 여행수지 적자를 매워 정부관계자들의 성과증진과 그에 따른 성과급으로 돌아올 것이고 국내에서 쓰인 요우커들의 돈은 그들에 맞춰 상품을 만든 수많은 대기업과 화장품 회사의 금고로 들어갈 뿐입니다. 그런 와중에서 '돈 갖다주니까 친절합시다'라는 구호는 뭔가요? 당국이랑 대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서 국민들이 억지로라도 중국인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줍시다 라는 뜻 이상이 될 리 있을까요?


면세쇼핑을 하는 외국인들은 결국 세수에도 별 도움이 안되므로 이들의 소비에 기대는 것은 국민생활에 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대체 누구한테 귀한 손님인가?


우리나라 사람이 중국에 가서 푸대접을 받는지 귀한 대접을 받는지에 대해서는 저 기사를 쓴 기자가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요? 저 기사에 나온 어떤 댓글처럼 '보복'을 당할 것이 두려우니까 일단 잘해주자라는 식의 접근이 과연 유효한 것일까요? 아직도 조선일보 같은 언론들은 국민을 전체주의로 보고 있는지 이런 식의 기사를 툭하면 쏟아내고 있습니다만, 결국 친절하냐 아니냐의 문제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느냐 안되느냐'에 따른 것입니다. 국민들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손님에게는 '국적에 상관없이' 친절합니다. 그들이 중국인이 아닌 한국인이라도 마찬가지겠지요. 만일 이 기사가 모두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중국인들이 일반 '국민'들에게 전혀 이득이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으며 이런 독려 기사의 뒷 배경에는 국민들이 친절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이득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 대기업들과 정부 당국자 소수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폐기물 수준의 언론관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지요.


...


요우커들에게 친절하게 대할 성숙한 시민 의식을 가져야 할 쪽은 대다수의 일반 국민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득이 되는 일이 걸려있는데도 정작 그 일을 직접 하려고 노력조차 안하면서

국민들에게 '내 이득을 위해 늬들이 노력해줘'라고 말하는 

한심한 정부 당국자들과 

이런 기사를 써줄 것을 종용한 대기업, 그리고 써달라고 또 써주는 폐기물급 언론일 것입니다.


...


내일 또 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