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8. 15:55
아이돌의 세대교체주기는 5년 주기라는 것을 이전 글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필자이지만 신기하게도 실제 5년이라는 기간 이상을 넘겨서 차기 아이돌을 내세우는 기획사가 성공하는 사례를 보기 힘들다. 그만큼 어떤 기획사라 할지라도 연타석 홈런을 날리지는 못하며 그 홈런을 5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다시 말하면 이는 5년 이상 아이돌을 키워내 제대로 가요계의 한 축으로서 정착시키지 못하는 능력적 한계와 더불어 아직도 가요계 전반이나 음악 업계에 대한 제대로 된 학술적 분석 없이 끝발 하나로 어떻게 해보거나 언제 터질지 예상하지 못하는 로또성 그리고 그로 인한 한 가지 성공 공식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집착이 가져오는 패착이다.
이는 한국의 음악 시장이 유독 다른 나라에 비해 변덕스러운 부분이 심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챠트의 변화가 변화무쌍하고 후크송이 남발하는 패착이 있긴 하지만 음악 듣는 사람들이 자신의 음악 취향을 1년에도 몇 번씩 바꾸지는 않으며, 이는 비주얼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팬들 역시 마찬가지다. 예전에 다른 그룹에서 어떤 캐릭터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나중에 나온 그룹에서도 그와 닮은 캐릭터에 눈길이 가게 되어있으니까, 그런데 아이돌 기획사들은 이런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을 두고 산업이 본격적으로 태동한지 1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국민아이돌 하나 롱런시키지 못한 채 기존 아이돌은 나이가 좀 들면 일단 은퇴부터 시키고 신선한 10대들을 데뷰시키기 바쁘다. 갑자기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목에서 노래가 안나오는것도 아닐테고 춤이 안춰지는것도 아닐진데 그런건 관계없이 일단 자신들이 지금까지 해 왔던 '10대 마케팅'을 쓸 수 없을 때가 되면 일단 은퇴부터 시키고 보자는 식이다. 이러한 기획사들의 성향은 그룹명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HOT (highfive of teenager) , 슈퍼쥬니어, 소녀시대 등 맴버들의 생명력을 처음부터 10대 후반까지로 한정시키는 뉘양스의 단어를 의도적으로 삽입함으로서 향후 해당 그룹이 실패하거나 그들 입장에서 봤을 때 생명력이 다 했을 경우 내칠 수 있는 (사실상 말도 안되는)명분을 만들어놓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에 있어서 별로 들어맞지 않는 사건이 1년에만 두 번이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첫 번째는 기획사가 한 아이를 버렸고 두번째는 아이들이 회사를 버리고 뛰쳐나왔다.
우선 첫 번째 사건을 들여다보자, 잘나가고 있는 보이그룹 맴버 중 리더에 해당하는 맴버가 과거 연습생시절에 저질렀던 과오가 뒤늦게 터저나왔다. 문제는 이 과오가 대한민국 국민들 뇌리에 깊숙히 박혀있는 국수주의를 건드렸다는 점에 있다. 지금까지 아이돌들이 몇번 실수로 국수주의 성향을 건드린 적은 있었지만 대부분 자국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이른바 '예의에 어긋난 철없는 행동'을 '즉석'에서 '발언'으로 해왔던 점에 의거해 사건이 크게 번지지 않았지만 이번 건은 해외 거주자 신분이었던 해당 맴버가 대한민국 국가 전체를 비난하는 내용의 '글'이 남아있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컸다. '발언'이야 보도제한을 걸거나 현장에 있는 사람들만 입을 틀어막으면 그만이지만 이 소셜 네트워크에 올라와있는 '글'그리고 이를 퍼다 나르는 주체가 언론이 아닌 '네티즌'이었기 때문에 증거도 명확했고 기획사의 끝발로 진화할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명백한 증거가 있는 떡밥을 언론사가 그냥 둘 리가 없는 이상 언론 컨트롤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여기에서 기획사의 대응 자체가 매우 재미있다. 처음부터 눈에 보이게 '아직 해당 보이그룹에 투자한 금액 회수가 끝나지 않았고 회수할 포텐셜이 남아있기 때문에 포기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려놓고 철저하게 '해당 보이그룹의 타이틀적인 명예'를 보호하는 데에 맞춘 스크립트를 짜낸다. 일단 맴버를 임의탈퇴 후 서둘러 해외로 빼돌려 기자들의 접근을 막고 남은 맴버들은 활동을 계속하는 식으로 이슈를 서둘러 정리해 뜨거워진 냄비를 식힌 후 여론의 추이가 해당 맴버에 대한 동정론으로 흐를 것을 의식하여 해당 맴버의 팬의 유출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여론을 안정화한다. 이후 어느 정도 해당 맴버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남은 맴버들의 인기가 안정화된 후 해당 맴버에게 의도적인 스캔들을 터뜨려 임의 탈퇴를 완전 탈퇴로 못박으며 대응을 마무리짓고 있다. 이 사건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한 해당 기획사에 대한 대응이 객관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던지 간에 적어도 기획사 내부에서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는 분위기인듯 한데...과연 그런 것일까?
주관적인 추리를 토대로 사건 전체 흐름을 다시 정리해보자면 우선 기획사는 스캔들이 일어났을 당시 썩은 사과를 골라내는 식의 정책으로 남은 맴버들의 이미지를 보호하는 것을 택했지만 향후 여론이 예상과는 달리 스캔들을 일으킨 당사자에게 우호적으로 흐르고 기획사의 비정함을 질타하는 분위기가 되자 대표가 직접 TV에 전격 출연하여 해당 맴버의 팀 재합류를 표명한다. 아마 이후 해당 기획사는 해당 맴버와 재합류에 대한 협상을 벌였겠지만 이미 썩은 사과 취급을 받은 그가 재합류를 할리가 만무했을 터, 결국 협상 결렬 후 더 이상 해당 맴버의 존재가 남은 맴버들로 구성된 그룹 이미지에 영향을 끼치지 않게끔 하기 위해 이미 대표가 TV에서 공표했던 '재합류 약속'을 뒤집고 남은 맴버들의 상대적 도덕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기획사 내부의 스캔들을 폭로하는 식으로 마무리를 지으려 했던 것으로 사료된다.
이 사건을 조금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대중적인 인지도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자신들이 스스로 잘했다고 자뻑하고 있는 '투자금 회수'에 있어서도 상당히 미숙했다는 것이 드러난다. 우선 사건이 일어난 직후 불과 4일만에 임의 탈퇴 처리하고 서둘러 사건을 묻어버리려 했던 부분, 일면 상업적으로는 꽤나 치밀해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이들은 '이런 새로운 종류의 스캔들'에 대한 대응법을 전혀 연구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 됐다. 이 업계에서 10년 넘게 굴러먹고 있는 사람들이 소비자들의 사회적 돌발 성향 하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주먹구구식 대응을 했다는 점은 지금까지 얼마나 이들이 문화 콘텐츠 업계 경영에 무지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로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이들이 저지른 패착은 이 업계에서 모든 기획사를 통틀어 단 한번밖에 쓸 수 없는 비기를 고작 보이그룹 투자금 하나 회수하자는 하찮은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다. 이번 사건이 물론 파장이 크긴 했지만 기획사는 그 그룹 하나로 끝날 게 아니라 향후 수많은 후속 그룹들을 만들어내야만 하는 위치에 있다. 물론 아직 연예기획사들은 어떤 그룹 하나에 올인하면 호주머니까지 탈탈 털어내야 할 만큼 재정적 상태가 열악하기는 하지만, 기획사의 브랜드 가치만 살아있다면 투자는 언제고 다시 받아낼 수 있는 것일진데, 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돈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는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미래를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미래에 지금보다 더 큰 이슈나 스캔들이 일어난다한들 이상할 게 없는 것이 연예계이건만 당장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들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연예 업계 전반적인 데미지를 입힌 것이다.
해당 기획사는 연예계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외부적으로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생각한다. 기획사가 망하는 지름길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방송계 인맥이 끊어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충성스럽고 능력있는 유망주들이 기획사를 외면하는 것이다. 아마도 지금 해당 기획사는 후자쪽 문제에 상당히 골머리를 앓고 있지 않을까 하는데, TV에서 드러나는 소문보다 훨씬 더 많은 유언비어들이 돌고 있는 연예계의 이면에서 수많은 유망주들이 기획사를 선택하는 데에 있어 이미 문제를 일으킨 해당 기획사에 대한 윤리적 신뢰도가 바닥을 친 이상 그들에게 더 이상 미래를 맡기기 어렵다는 판단과 그에 따른 선택의 변화는 변화무쌍이 극심한 연예계만큼이나 순식간에, 그리고 매우 뿌리깊게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미 5년 주기라는 무덤을 스스로 파버린 대한민국 기획사에게 '신인 유입의 감소'는 곧 패망을 의미한다. 이미 파워게임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해당 기획사가 작금의 진퇴양난을 과연 어떻게 해소할지 아니 해소는 할 수 있을지, 그리고 해소한 다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미래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것은 아이돌을 소비하는 소비 주체로서의 성숙도가 좌우할 문제일테니까... 진통의 끝은 소중한 생명을 잉태하고 그 생명은 곧 미래를 이어가는 힘이 되지만 단지 진통 후에 또 다른 진통만이 기다린다면 현실의 고통일뿐 미래를 위한 뭣도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그것이 미래로 나아가는 그 무언가가 되게 만드는 것, 지금을 살고 지금을 즐기는 문화 소비주체들이 앞으로를 위해 풀어내야 할 숙제가 아닐까 싶다.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을 말한다 3부 마침,
* 본래 3부에서 다루어질 예정이었던 동방신기의 경우 4부와의 연관글이 많기에 부득이하게 4부에서 함께 다루어지게 될 예정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4부작 기획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을 말한다' 목차
제 1부 : 계약
제 2부 : 기획사
제 3부 : 2PM, 동방신기
제 4부 : 쟈니즈, 에이벡스
god (1999~2005)
이는 한국의 음악 시장이 유독 다른 나라에 비해 변덕스러운 부분이 심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챠트의 변화가 변화무쌍하고 후크송이 남발하는 패착이 있긴 하지만 음악 듣는 사람들이 자신의 음악 취향을 1년에도 몇 번씩 바꾸지는 않으며, 이는 비주얼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팬들 역시 마찬가지다. 예전에 다른 그룹에서 어떤 캐릭터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나중에 나온 그룹에서도 그와 닮은 캐릭터에 눈길이 가게 되어있으니까, 그런데 아이돌 기획사들은 이런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을 두고 산업이 본격적으로 태동한지 1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국민아이돌 하나 롱런시키지 못한 채 기존 아이돌은 나이가 좀 들면 일단 은퇴부터 시키고 신선한 10대들을 데뷰시키기 바쁘다. 갑자기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목에서 노래가 안나오는것도 아닐테고 춤이 안춰지는것도 아닐진데 그런건 관계없이 일단 자신들이 지금까지 해 왔던 '10대 마케팅'을 쓸 수 없을 때가 되면 일단 은퇴부터 시키고 보자는 식이다. 이러한 기획사들의 성향은 그룹명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HOT (highfive of teenager) , 슈퍼쥬니어, 소녀시대 등 맴버들의 생명력을 처음부터 10대 후반까지로 한정시키는 뉘양스의 단어를 의도적으로 삽입함으로서 향후 해당 그룹이 실패하거나 그들 입장에서 봤을 때 생명력이 다 했을 경우 내칠 수 있는 (사실상 말도 안되는)명분을 만들어놓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에 있어서 별로 들어맞지 않는 사건이 1년에만 두 번이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첫 번째는 기획사가 한 아이를 버렸고 두번째는 아이들이 회사를 버리고 뛰쳐나왔다.
우선 첫 번째 사건을 들여다보자, 잘나가고 있는 보이그룹 맴버 중 리더에 해당하는 맴버가 과거 연습생시절에 저질렀던 과오가 뒤늦게 터저나왔다. 문제는 이 과오가 대한민국 국민들 뇌리에 깊숙히 박혀있는 국수주의를 건드렸다는 점에 있다. 지금까지 아이돌들이 몇번 실수로 국수주의 성향을 건드린 적은 있었지만 대부분 자국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이른바 '예의에 어긋난 철없는 행동'을 '즉석'에서 '발언'으로 해왔던 점에 의거해 사건이 크게 번지지 않았지만 이번 건은 해외 거주자 신분이었던 해당 맴버가 대한민국 국가 전체를 비난하는 내용의 '글'이 남아있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컸다. '발언'이야 보도제한을 걸거나 현장에 있는 사람들만 입을 틀어막으면 그만이지만 이 소셜 네트워크에 올라와있는 '글'그리고 이를 퍼다 나르는 주체가 언론이 아닌 '네티즌'이었기 때문에 증거도 명확했고 기획사의 끝발로 진화할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명백한 증거가 있는 떡밥을 언론사가 그냥 둘 리가 없는 이상 언론 컨트롤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여기에서 기획사의 대응 자체가 매우 재미있다. 처음부터 눈에 보이게 '아직 해당 보이그룹에 투자한 금액 회수가 끝나지 않았고 회수할 포텐셜이 남아있기 때문에 포기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려놓고 철저하게 '해당 보이그룹의 타이틀적인 명예'를 보호하는 데에 맞춘 스크립트를 짜낸다. 일단 맴버를 임의탈퇴 후 서둘러 해외로 빼돌려 기자들의 접근을 막고 남은 맴버들은 활동을 계속하는 식으로 이슈를 서둘러 정리해 뜨거워진 냄비를 식힌 후 여론의 추이가 해당 맴버에 대한 동정론으로 흐를 것을 의식하여 해당 맴버의 팬의 유출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여론을 안정화한다. 이후 어느 정도 해당 맴버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남은 맴버들의 인기가 안정화된 후 해당 맴버에게 의도적인 스캔들을 터뜨려 임의 탈퇴를 완전 탈퇴로 못박으며 대응을 마무리짓고 있다. 이 사건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한 해당 기획사에 대한 대응이 객관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던지 간에 적어도 기획사 내부에서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는 분위기인듯 한데...과연 그런 것일까?
주관적인 추리를 토대로 사건 전체 흐름을 다시 정리해보자면 우선 기획사는 스캔들이 일어났을 당시 썩은 사과를 골라내는 식의 정책으로 남은 맴버들의 이미지를 보호하는 것을 택했지만 향후 여론이 예상과는 달리 스캔들을 일으킨 당사자에게 우호적으로 흐르고 기획사의 비정함을 질타하는 분위기가 되자 대표가 직접 TV에 전격 출연하여 해당 맴버의 팀 재합류를 표명한다. 아마 이후 해당 기획사는 해당 맴버와 재합류에 대한 협상을 벌였겠지만 이미 썩은 사과 취급을 받은 그가 재합류를 할리가 만무했을 터, 결국 협상 결렬 후 더 이상 해당 맴버의 존재가 남은 맴버들로 구성된 그룹 이미지에 영향을 끼치지 않게끔 하기 위해 이미 대표가 TV에서 공표했던 '재합류 약속'을 뒤집고 남은 맴버들의 상대적 도덕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기획사 내부의 스캔들을 폭로하는 식으로 마무리를 지으려 했던 것으로 사료된다.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짓을 하게 방치한 기획사는 유능한것일까?
이 사건을 조금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대중적인 인지도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자신들이 스스로 잘했다고 자뻑하고 있는 '투자금 회수'에 있어서도 상당히 미숙했다는 것이 드러난다. 우선 사건이 일어난 직후 불과 4일만에 임의 탈퇴 처리하고 서둘러 사건을 묻어버리려 했던 부분, 일면 상업적으로는 꽤나 치밀해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이들은 '이런 새로운 종류의 스캔들'에 대한 대응법을 전혀 연구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 됐다. 이 업계에서 10년 넘게 굴러먹고 있는 사람들이 소비자들의 사회적 돌발 성향 하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주먹구구식 대응을 했다는 점은 지금까지 얼마나 이들이 문화 콘텐츠 업계 경영에 무지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로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이들이 저지른 패착은 이 업계에서 모든 기획사를 통틀어 단 한번밖에 쓸 수 없는 비기를 고작 보이그룹 투자금 하나 회수하자는 하찮은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다. 이번 사건이 물론 파장이 크긴 했지만 기획사는 그 그룹 하나로 끝날 게 아니라 향후 수많은 후속 그룹들을 만들어내야만 하는 위치에 있다. 물론 아직 연예기획사들은 어떤 그룹 하나에 올인하면 호주머니까지 탈탈 털어내야 할 만큼 재정적 상태가 열악하기는 하지만, 기획사의 브랜드 가치만 살아있다면 투자는 언제고 다시 받아낼 수 있는 것일진데, 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돈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는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미래를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미래에 지금보다 더 큰 이슈나 스캔들이 일어난다한들 이상할 게 없는 것이 연예계이건만 당장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들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연예 업계 전반적인 데미지를 입힌 것이다.
1. 이 바닥에 아예 다시 못들어오도록 *신을 만들려 했다. (조폭이냐?)
2. 그런데 기획사를 족치는 이미지의 그가 금새 국내 기획사와 재계약을 맺었다.
3. 하필 그 기획사가 JYP와 연관이 없을수가 없는 싸이더스 IHQ다.
2. 그런데 기획사를 족치는 이미지의 그가 금새 국내 기획사와 재계약을 맺었다.
3. 하필 그 기획사가 JYP와 연관이 없을수가 없는 싸이더스 IHQ다.
해당 기획사는 연예계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외부적으로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생각한다. 기획사가 망하는 지름길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방송계 인맥이 끊어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충성스럽고 능력있는 유망주들이 기획사를 외면하는 것이다. 아마도 지금 해당 기획사는 후자쪽 문제에 상당히 골머리를 앓고 있지 않을까 하는데, TV에서 드러나는 소문보다 훨씬 더 많은 유언비어들이 돌고 있는 연예계의 이면에서 수많은 유망주들이 기획사를 선택하는 데에 있어 이미 문제를 일으킨 해당 기획사에 대한 윤리적 신뢰도가 바닥을 친 이상 그들에게 더 이상 미래를 맡기기 어렵다는 판단과 그에 따른 선택의 변화는 변화무쌍이 극심한 연예계만큼이나 순식간에, 그리고 매우 뿌리깊게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미 5년 주기라는 무덤을 스스로 파버린 대한민국 기획사에게 '신인 유입의 감소'는 곧 패망을 의미한다. 이미 파워게임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해당 기획사가 작금의 진퇴양난을 과연 어떻게 해소할지 아니 해소는 할 수 있을지, 그리고 해소한 다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미래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것은 아이돌을 소비하는 소비 주체로서의 성숙도가 좌우할 문제일테니까... 진통의 끝은 소중한 생명을 잉태하고 그 생명은 곧 미래를 이어가는 힘이 되지만 단지 진통 후에 또 다른 진통만이 기다린다면 현실의 고통일뿐 미래를 위한 뭣도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그것이 미래로 나아가는 그 무언가가 되게 만드는 것, 지금을 살고 지금을 즐기는 문화 소비주체들이 앞으로를 위해 풀어내야 할 숙제가 아닐까 싶다.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을 말한다 3부 마침,
* 본래 3부에서 다루어질 예정이었던 동방신기의 경우 4부와의 연관글이 많기에 부득이하게 4부에서 함께 다루어지게 될 예정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4부작 기획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을 말한다' 목차
제 1부 : 계약
제 2부 : 기획사
제 3부 : 2PM, 동방신기
제 4부 : 쟈니즈, 에이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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