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7. 09:33
인터넷이 오랜 역사가 흘러 미래에 어떤 발전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는 알 수 없지만 PC통신이 지금 세대에게 어필하는 모양새와 마찬가지로 지금의 인터넷도 미래를 사는 그들에게 있어 아주 오랜 세대차이를 느끼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합니다. 요즘 세대들에게 다이얼업모뎀은 생소하기 짝이 없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아마 인터넷 그 내부에서 일어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에피소드는 예나 지금이나 혹은 근 미래에 있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지금의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저런 일들은 사실 그 형태만 달리했을 뿐 맥락적으로는 PC통신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었던 일들이니까요. 악플, 사이버 테러, 명예훼손, 번섹 등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흑막은 결국 '인터넷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이 이용하는 그 어떤 것이라면 어디에서나 표본 오차 하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라는 것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실명제를 해야한다, 인터넷을 제한시켜야 한다는 둥 그 해결책을 '인터넷을 폐쇄시키는' 데에 중점을 두고 찾고 있습니다만, 사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리얼월드가 절대적으로 평화롭지만은 않은 것처럼 인터넷 역시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합류해있는 이상 다양한 군상들의 면면이 드러나는 것이 결코 이상한 게 아닌 것이죠.
정치권이 실명제같은 어처구니없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이유도, 거기에 국민 반수 이상이 동의하는 상황도 모두 인터넷이라는 공간,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사회적인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맹목적으로 리얼 월드의 통제 방식을 그대로 적용시키는 데에 따른 거부반응과 역효과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고 때문에 해결책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더 음지로 숨어들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공화국 연구소의 새로운 연구 주제 역시 사실 이를 완전히 이해하고 반듯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는 보장할 수 없겠습니다만, 제대로 된 정공법을 쓴 논문이 사실상 전무한 실정에서 하나의 참고 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는 정도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오늘은 첫 시간으로 '악플'을 쓰는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 패턴에 대해 연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공화국 연구소에서 발표된 모든 연구 내용은 학술적으로 검증, 발표되지 않은 개인 연구 결과로 관련 내용을 응용, 활용하는 데에 있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해서는 글쓴이와 해당 블로그에 책임이 없음을 밝혀둡니다.
새로운 컨텐츠가 매일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인터넷의 속도만큼이나 악플 컨텐츠(?) 역시 지속적인 다양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이전 아무 의미없이 '욕설'을 써대던 것에 비하면 정말이지 장족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 유형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원시형 : 단순히 욕설만을 쓰는 것이 아닌 해당 콘텐츠 (인물 등)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지칭하는 타입
2. 배틀형 : 해당 콘텐츠가 아닌 해당 콘텐츠를 옹호하는 다른 덧글 이용자들을 타깃으로 지칭하는 타입
3. 사상형 : 콘텐츠의 종류를 막론하고 모든 사건을 특정 계파, 색깔로 일원화시켜 주장하는 타입
4. 생떼형 : 콘텐츠에 대한 가치를 지불하지 않았음에도 고객으로서 존중받아야 함을 주장하는 타입
5. 허영형 : 해당 콘텐츠를 비하하는 것으로 자신이 그 콘텐츠보다 위에 있음을 주장하는 타입
이밖에도 다양한 타입이 존재할 수 있겠습니다만, 직접적으로 어떤 목적에 의거하여 다른 사람을 공격하거나 눈살을 찌푸려지게 만드는 타입들은 저 정도 선에서 충분히 구분이 가능합니다. 물론 눈살이 찌푸려지는 덧글들은 '광고'를 비롯해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광고덧글은 사람이 쓰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사회현상이라고 보기는 다소 무리가 있겠지요.
우선 위에 제시한 다섯가지 악플 패턴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키워드는 '자아'입니다. 자기 자신이 '악플'로서 상대방을 공격할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데요. 이른바 사회적인 자격이라 불리우는 이것은 실제 현대 사회에서는 누릴 수 있는 계층이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특히 신 카스트 제도라고 할 수 있는 회사나 학교 등지에서 볼 수 있는 암묵적 계급 체계로 인해 하위 게급에 속한 사람들은 거의 상대에 대해서 '발언'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니까요. 그래서 사실상 가장 하위계급이라고 할 수 있는 초등학생 계층의 악플 비율이 압도적인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욕설'에 별 거리낌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요 (오후 3시경 PC방에는 초등학생들의 욕설로 떠들썩합니다) 특히 초등학생 계층의 경우 사회적 하위 계급인 점도 그렇지만 핵가족화되는 가정에서 제대로 된 예절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물론 자녀가 상대방을 가차없이 비난할 경우 '기를 살려준다'는 명목으로 그러한 행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는 부분이 이러한 현상을 낳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잘못된 가정교육이 지나친 자아성장을 야기하고 상대방을 무시하고 깔보는 감성이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되는 것이죠.
청소년이나 20대 초반의 젊은층의 경우 개체수는 적지만 활약 빈도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데요. 이들은 대체로 성장하면서 부모가 커버하지 못하는 거대한 사회 조직에 점진적으로 합류하여 자신의 힘이 보잘것없음을 처음으로 절감하고 무너진 자아에 대한 보상심리가 악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년기에는 특정 우상이 자신의 자아를 대변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들은 상대방의 우상을 비난하는 것으로 자신의 우상의 위상이 높아진다고 믿고 있으며 그 우상의 위상이 높아지는 만큼 그를 우상으로 삼고 있는 자신의 가치 역시 상승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80년대 초까지 흔히 유행했던 '1진'이라는 계급체계에서 이른바 '실세'에 붙기 위해 스스로 카스트를 만들어내던 고교생들의 심리가 인터넷상으로 표출이 되는 셈인데요. 대부분 이 우상에 자신의 자아를 거는 정도가 지나치다싶을 만큼 심하기때문에 실제로 서로 다른 우상을 가진 쪽과의 물리적 충돌을 빛는 경우도 잦고 우상의 행보에 따라 '자살'같은 충동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비교적 젋은 층에 있어서는 주로 사회적 시스템이 자신의 자아를 펼치는 데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자신이 가진 사상이나 자아가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사회적 부조리로 인해 자신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자아 침탈형' 패턴이 주를 이룹니다. 즉 이들에게 있어 공격해야 할 대상은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에서 '성공'한 계층이 되는 것인데요. 자신의 자아가 인정받지 못한 사회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므로 이 문제가 있는 사회에서 성공한 그들은 당연히 내가 누려야 할 그것을 사회의 덕으로 빼앗아간 약탈자 정도로 어깁니다. 때문에 이들의 배틀은 현 사회에서 부와 명예를 얻은 사람들에게 집중되는데 어떻게 해서든 자신보다 못하거나 사회적으로 평균 이하의 부분을 찾아내어 집중적으로 그들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데에 열중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들의 소비가 인터넷 전체의 흐름을 좌우하는 현실에서 언론은 본연의 역할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입맛에 맞춰 그들의 사사로운 사생활부터 과거사까지 끊임없이 이슈화를 시키는 데에만 열중하고 있으며 이에 만족하지 못한 일부는 언론이 미처 꺼내지 못한 민감한 부분까지 적극적으로 캐내 인터넷에 공표하는 모습도 보이는데요. 여기에는 앞서 언급했던 자아 침탈과 더불어 '동반자 심리'가 작용합니다. 즉 이런 사회에서 너만 성공하는 건 불공평하니까 우리 다 같이 불행해져야 억울한 사람이 없어지고 공평해진다는 하위 평준화 마이너스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 있죠.
최근 들어 상당히 흥미를 끄는 계층이 예전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30대 후반부터 60대까지 이어지는 '기성세대'계층입니다. 이들이 인터넷을 배우고 적극적으로 인터넷 사회에 동참하면서 예전에 볼 수 있었던 '인터넷 내'와 '외'의 세대 차이가 지금은 모두 '인터넷 내'의 여론으로 거의 통합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이들의 악플 패턴은 현 사회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 20대의 그것과 흡사하지만 그 지칭 대상이 '젊은 세대'나 '지역 주의','특정 정치 사상'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상당히 낡은 논제임에도 이들은 아직 그 논제가 유효함을 설파하며 그 논제에 있어 조금이라도 반하는 사건이 일어날 경우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특정 사상을 근거로 자의적인 해석을 내리는 패턴을 자주 보이는데요. 때문에 급변하고 있는 국제 정세에 맞지 않고 특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상이 정론이라 굳게 믿는 일종의 '고집'이 다른 사람들의 말을 거의 듣지 않는 폐쇄적인 성향을 낳게 되어 토론조차 되지 않은 채 일방통행식의 주장 설파만을 지속하는 것도 이들의 특징입니다. 흔히 '알바'라고 오해를 받는 것도 이들의 이러한 성향에서 나오는 부분인데요. 각 상황에 맞는 논리보다는 자신의 주장이 관철될때까지 연역 논리를 내세우며 꿋꿋한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들은 그 꿋꿋함이 자신의 자아를 상징한다고 믿고 있으며 그 주장이 반박당하거나 혹은 그 주장에 어긋나는 정치, 사회적 사건이 일어날 경우 사상적인 연역법을 들어 모든 논제를 일원화시키기도 합니다.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주로 10대 초반부터 20대까지는 원시형과 배틀형 악플 패턴이 많습니다. 이는 이런 악플 패턴이 그들의 목적에 가장 부합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어리고 젋은 층일수록 한국의 교육 현실상 특정 지식에 의존하지 않는 자기만의 논조를 갖기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1부터 10까지 창작을 해내기보다는 완성된 콘텐츠에 기초하여 그것에 덧붙이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것이 악플이 되고 각종 블로그에서 보이는 사회 현상들 (루저 논란 등)에 대한 의견과 비난 여론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사회를 관찰하여 스스롤 논제를 찾아내는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보니 악플조차도 까일 대상이 명확하지 않으면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는 빈약한 창작력을 감추지 못하며 때문에 이들을 상대할 수 있는 건 같은 20대 중에서도 자신의 의견과 상반되는 계층이 될 수 밖에 없으며 여기에 '우상'이 결부되게 되면 이른바 '콘텐츠'가 아닌 '다른 악플러'를 비난하는 '배틀형'으로 발전되는 것이죠.
30대에서 60대까지의 기성세대가 보이는 패턴이 '사상형' 되겠습니다. 이미 논리적으로 완전히 자리잡은 주관을 토대로 적어도 어떤 한 분야에 사상에 있어서는 스스로 논리를 창작해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들에게 있어 각 이슈에 걸맞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이미 큰 줄기가 잡혀 뿌리가 박혀버린 주관 탓에 그 주관에 맞지 않게 보이는 모든 것들이 일관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주관이 대체적으로 현대사회에서 그 입지 자체가 비좁은편이다보니 다양한 분야에 대한 악플들이 내세울 수 있는 논리적 근거가 상당히 부실하지만 이들은 그 부실한 근거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으며 자신의 주장이 절대적으로 진리임을 굳게 믿는 편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들의 책임감을 근거로 자신의 의견에 맞지 않는 의견을 '사상적 논리'로 일원화시켜 싸잡아 비판하거나 도의적으로 배틀을 유도하는 도발적 모습도 보입니다만 이는 배틀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이 기성세대로서 '그들 위'에 있고 그에 걸맞는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한 우직함입니다. 즉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이 기성세대의 위엄을 보여줄 수 있다는 그릇된 발상과 현 사회에서 젊은 계층에게 밀려 변화되고 있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사회에서 점차 퇴출되고 있는 자신들을 직접 변호하고 자신들이 전성기를 누렸던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억지로 조성하고자 하는 일종의 아집으로 볼 수 있죠.
생떼형 패턴은 자아가 지나치게 강하거나 혹은 부모의 과잉보호로 인해 사회 역시 자신을 보호하고 존중해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믿고 있는 계층이 주를 이룹니다. 흔히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의 연령대가 주를 이룹니다만 핵가족화의 영향으로 이 연령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점차 인터넷에 대기업 자본이 자리를 잡으면서 대고객 서비스에 있어서도 '무조건적인 친절'이 주를 이루다 보니 이로 인해 '피제공자는 존중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패턴이 비영리적 콘텐츠에도 이어져 문제를 양산하는 것입니다. 주로 개인 블로그나, 인터넷 신문, 무료 제공 콘텐츠 (웹툰 등) 가 그 대상으로 이들은 자신들이 그 콘텐츠를 공짜로 취하더라도 어떤 형태로는 콘텐츠 제공자에게 이익을 주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심지어는 해당 콘텐츠의 존폐나 방향성에 대해서도 명령할 수 있다는 다소 월권적인 개념을 보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재미있는 유형 중 하나인 '허영형'입니다.(허경영 아닙니다) 이 '허영형'이 자신의 신분이나, 재산 정도를 과장되게 표현하는 '거짓말'에서부터 출발했는데요 지금은 대부분 인터넷의 발달(?)로 개인의 신분 정도가 드러나는 것이 용이해진데다 그것이 대부분 허세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사라져가고 있는 추세에 있습니다. 대신 새롭게 등장한 형태가 어떤 완성된 콘텐츠나 성공한 인물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가함으로서 자신이 그들보다 '위'에 있음을 어필하는 패턴인데요. 연예인이나 그밖에 주요 공인에 대한 비판보다는 주로 자신과 큰 사회적 신분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블로거'나 '웹툰'등에 집중되곤 합니다. 이것을 조금 재미있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만화 슬램덩크'의 영향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곳에서는 실제 뛰는 선수보다 옆에서 '비유적인 쓴소리'를 내뱉는 사람이 훨씬 더 위대해보이는 착시현상이 있습니다. 해남의 이정환이 관중석에서 한 말 '이 승부 윤대협의 승리다!'라든지 도미가 어떻고 가자미가 어떻다는 등의 이야기를 내뱉는 변덕규가 대표적이지요. 즉 이들은 뭔가 있어보이는 말로 축약적인 비판을 가하면 그 콘텐츠의 훌륭함을 딛고 자신이 그 훌륭함 위에 있다고 어겨지는 것입니다. '난 지금 초인기 파워블로거에게 쓴소리를 가할 만큼 위대하다'라는 착각이 바로 그것이죠. 특히나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의 경우 이런 악플에 동요하는 즉각적 반응이 있기 때문에 이들은 그것이 자신이 그 블로거를 단 몇줄의 답글로 이겼다는 쾌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들은 분명 자신들이 그 정도의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능력을 갖지 못한다는 능력적 한계에 대한 불만을 다른 사람이 가진 콘텐츠의 수준과 얻은 명예를 빼앗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죠. 이른바 '남 탓' 잘 하는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떠세요 다소 수박 겉핥기식의 연구가 된 듯하여 개인적으로는 개운치않습니다만, 아직 악플의 세계는 종잡을수가 없는 게 현실인것 같습니다. 악플을 달 수 밖에 없는 유전자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그 악플이 또 다른 악플러를 낳는 것을 보면 인간 본연적으로 내재된 잠재의식이 원래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러나 인터넷은 이제 인터넷 하나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해진 만큼 집전화를 완벽하게 대체해낼 기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국민이 인터넷에 소속되어 있는 한 '인터넷'으로 인해 사람들이 병들어간다기보다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병들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옮은 답이겠죠. 인터넷을 규제하느냐 사람을 규제하느냐는 토씨 하나 다를 뿐 현격한 차이가 있습니다. 단지 국가관리체계의 편리성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이 불편을 감내해내는 것이 정당한 일인지, 아니면 불편을 막기 위해 해당하는 사람들만을 규제해내는 데에 집중할 것인지를 말이죠. 전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모는 것은 리얼 월드의 주민등록번호만으로 이제 지겹지 않으신가요? 국가경영의 편리를 위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침해하는 일은 지금 시대에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제 1화 악플러 그들이 궁금하다 편을 마칩니다.
인터넷 그리고 인간 시리즈 회차
1화 : 악플러 그들이 궁금하다.
2화 : 셀카녀 그들이 궁금하다.
3화 : 디씨인 그들이 궁금하다.
4화 : 대행녀 그들이 궁금하다.
정치권이 실명제같은 어처구니없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이유도, 거기에 국민 반수 이상이 동의하는 상황도 모두 인터넷이라는 공간,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사회적인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맹목적으로 리얼 월드의 통제 방식을 그대로 적용시키는 데에 따른 거부반응과 역효과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고 때문에 해결책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더 음지로 숨어들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공화국 연구소의 새로운 연구 주제 역시 사실 이를 완전히 이해하고 반듯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는 보장할 수 없겠습니다만, 제대로 된 정공법을 쓴 논문이 사실상 전무한 실정에서 하나의 참고 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는 정도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오늘은 첫 시간으로 '악플'을 쓰는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 패턴에 대해 연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공화국 연구소에서 발표된 모든 연구 내용은 학술적으로 검증, 발표되지 않은 개인 연구 결과로 관련 내용을 응용, 활용하는 데에 있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해서는 글쓴이와 해당 블로그에 책임이 없음을 밝혀둡니다.
새로운 컨텐츠가 매일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인터넷의 속도만큼이나 악플 컨텐츠(?) 역시 지속적인 다양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이전 아무 의미없이 '욕설'을 써대던 것에 비하면 정말이지 장족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 유형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원시형 : 단순히 욕설만을 쓰는 것이 아닌 해당 콘텐츠 (인물 등)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지칭하는 타입
2. 배틀형 : 해당 콘텐츠가 아닌 해당 콘텐츠를 옹호하는 다른 덧글 이용자들을 타깃으로 지칭하는 타입
3. 사상형 : 콘텐츠의 종류를 막론하고 모든 사건을 특정 계파, 색깔로 일원화시켜 주장하는 타입
4. 생떼형 : 콘텐츠에 대한 가치를 지불하지 않았음에도 고객으로서 존중받아야 함을 주장하는 타입
5. 허영형 : 해당 콘텐츠를 비하하는 것으로 자신이 그 콘텐츠보다 위에 있음을 주장하는 타입
이밖에도 다양한 타입이 존재할 수 있겠습니다만, 직접적으로 어떤 목적에 의거하여 다른 사람을 공격하거나 눈살을 찌푸려지게 만드는 타입들은 저 정도 선에서 충분히 구분이 가능합니다. 물론 눈살이 찌푸려지는 덧글들은 '광고'를 비롯해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광고덧글은 사람이 쓰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사회현상이라고 보기는 다소 무리가 있겠지요.
우선 위에 제시한 다섯가지 악플 패턴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키워드는 '자아'입니다. 자기 자신이 '악플'로서 상대방을 공격할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데요. 이른바 사회적인 자격이라 불리우는 이것은 실제 현대 사회에서는 누릴 수 있는 계층이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특히 신 카스트 제도라고 할 수 있는 회사나 학교 등지에서 볼 수 있는 암묵적 계급 체계로 인해 하위 게급에 속한 사람들은 거의 상대에 대해서 '발언'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니까요. 그래서 사실상 가장 하위계급이라고 할 수 있는 초등학생 계층의 악플 비율이 압도적인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욕설'에 별 거리낌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요 (오후 3시경 PC방에는 초등학생들의 욕설로 떠들썩합니다) 특히 초등학생 계층의 경우 사회적 하위 계급인 점도 그렇지만 핵가족화되는 가정에서 제대로 된 예절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물론 자녀가 상대방을 가차없이 비난할 경우 '기를 살려준다'는 명목으로 그러한 행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는 부분이 이러한 현상을 낳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잘못된 가정교육이 지나친 자아성장을 야기하고 상대방을 무시하고 깔보는 감성이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되는 것이죠.
청소년이나 20대 초반의 젊은층의 경우 개체수는 적지만 활약 빈도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데요. 이들은 대체로 성장하면서 부모가 커버하지 못하는 거대한 사회 조직에 점진적으로 합류하여 자신의 힘이 보잘것없음을 처음으로 절감하고 무너진 자아에 대한 보상심리가 악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년기에는 특정 우상이 자신의 자아를 대변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들은 상대방의 우상을 비난하는 것으로 자신의 우상의 위상이 높아진다고 믿고 있으며 그 우상의 위상이 높아지는 만큼 그를 우상으로 삼고 있는 자신의 가치 역시 상승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80년대 초까지 흔히 유행했던 '1진'이라는 계급체계에서 이른바 '실세'에 붙기 위해 스스로 카스트를 만들어내던 고교생들의 심리가 인터넷상으로 표출이 되는 셈인데요. 대부분 이 우상에 자신의 자아를 거는 정도가 지나치다싶을 만큼 심하기때문에 실제로 서로 다른 우상을 가진 쪽과의 물리적 충돌을 빛는 경우도 잦고 우상의 행보에 따라 '자살'같은 충동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비교적 젋은 층에 있어서는 주로 사회적 시스템이 자신의 자아를 펼치는 데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자신이 가진 사상이나 자아가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사회적 부조리로 인해 자신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자아 침탈형' 패턴이 주를 이룹니다. 즉 이들에게 있어 공격해야 할 대상은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사회에서 '성공'한 계층이 되는 것인데요. 자신의 자아가 인정받지 못한 사회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므로 이 문제가 있는 사회에서 성공한 그들은 당연히 내가 누려야 할 그것을 사회의 덕으로 빼앗아간 약탈자 정도로 어깁니다. 때문에 이들의 배틀은 현 사회에서 부와 명예를 얻은 사람들에게 집중되는데 어떻게 해서든 자신보다 못하거나 사회적으로 평균 이하의 부분을 찾아내어 집중적으로 그들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데에 열중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들의 소비가 인터넷 전체의 흐름을 좌우하는 현실에서 언론은 본연의 역할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입맛에 맞춰 그들의 사사로운 사생활부터 과거사까지 끊임없이 이슈화를 시키는 데에만 열중하고 있으며 이에 만족하지 못한 일부는 언론이 미처 꺼내지 못한 민감한 부분까지 적극적으로 캐내 인터넷에 공표하는 모습도 보이는데요. 여기에는 앞서 언급했던 자아 침탈과 더불어 '동반자 심리'가 작용합니다. 즉 이런 사회에서 너만 성공하는 건 불공평하니까 우리 다 같이 불행해져야 억울한 사람이 없어지고 공평해진다는 하위 평준화 마이너스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 있죠.
최근 들어 상당히 흥미를 끄는 계층이 예전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30대 후반부터 60대까지 이어지는 '기성세대'계층입니다. 이들이 인터넷을 배우고 적극적으로 인터넷 사회에 동참하면서 예전에 볼 수 있었던 '인터넷 내'와 '외'의 세대 차이가 지금은 모두 '인터넷 내'의 여론으로 거의 통합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이들의 악플 패턴은 현 사회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 20대의 그것과 흡사하지만 그 지칭 대상이 '젊은 세대'나 '지역 주의','특정 정치 사상'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상당히 낡은 논제임에도 이들은 아직 그 논제가 유효함을 설파하며 그 논제에 있어 조금이라도 반하는 사건이 일어날 경우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특정 사상을 근거로 자의적인 해석을 내리는 패턴을 자주 보이는데요. 때문에 급변하고 있는 국제 정세에 맞지 않고 특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상이 정론이라 굳게 믿는 일종의 '고집'이 다른 사람들의 말을 거의 듣지 않는 폐쇄적인 성향을 낳게 되어 토론조차 되지 않은 채 일방통행식의 주장 설파만을 지속하는 것도 이들의 특징입니다. 흔히 '알바'라고 오해를 받는 것도 이들의 이러한 성향에서 나오는 부분인데요. 각 상황에 맞는 논리보다는 자신의 주장이 관철될때까지 연역 논리를 내세우며 꿋꿋한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들은 그 꿋꿋함이 자신의 자아를 상징한다고 믿고 있으며 그 주장이 반박당하거나 혹은 그 주장에 어긋나는 정치, 사회적 사건이 일어날 경우 사상적인 연역법을 들어 모든 논제를 일원화시키기도 합니다.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주로 10대 초반부터 20대까지는 원시형과 배틀형 악플 패턴이 많습니다. 이는 이런 악플 패턴이 그들의 목적에 가장 부합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어리고 젋은 층일수록 한국의 교육 현실상 특정 지식에 의존하지 않는 자기만의 논조를 갖기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1부터 10까지 창작을 해내기보다는 완성된 콘텐츠에 기초하여 그것에 덧붙이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것이 악플이 되고 각종 블로그에서 보이는 사회 현상들 (루저 논란 등)에 대한 의견과 비난 여론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사회를 관찰하여 스스롤 논제를 찾아내는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보니 악플조차도 까일 대상이 명확하지 않으면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는 빈약한 창작력을 감추지 못하며 때문에 이들을 상대할 수 있는 건 같은 20대 중에서도 자신의 의견과 상반되는 계층이 될 수 밖에 없으며 여기에 '우상'이 결부되게 되면 이른바 '콘텐츠'가 아닌 '다른 악플러'를 비난하는 '배틀형'으로 발전되는 것이죠.
30대에서 60대까지의 기성세대가 보이는 패턴이 '사상형' 되겠습니다. 이미 논리적으로 완전히 자리잡은 주관을 토대로 적어도 어떤 한 분야에 사상에 있어서는 스스로 논리를 창작해내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들에게 있어 각 이슈에 걸맞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이미 큰 줄기가 잡혀 뿌리가 박혀버린 주관 탓에 그 주관에 맞지 않게 보이는 모든 것들이 일관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주관이 대체적으로 현대사회에서 그 입지 자체가 비좁은편이다보니 다양한 분야에 대한 악플들이 내세울 수 있는 논리적 근거가 상당히 부실하지만 이들은 그 부실한 근거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으며 자신의 주장이 절대적으로 진리임을 굳게 믿는 편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성세대들의 책임감을 근거로 자신의 의견에 맞지 않는 의견을 '사상적 논리'로 일원화시켜 싸잡아 비판하거나 도의적으로 배틀을 유도하는 도발적 모습도 보입니다만 이는 배틀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이 기성세대로서 '그들 위'에 있고 그에 걸맞는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한 우직함입니다. 즉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이 기성세대의 위엄을 보여줄 수 있다는 그릇된 발상과 현 사회에서 젊은 계층에게 밀려 변화되고 있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사회에서 점차 퇴출되고 있는 자신들을 직접 변호하고 자신들이 전성기를 누렸던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억지로 조성하고자 하는 일종의 아집으로 볼 수 있죠.
생떼형 패턴은 자아가 지나치게 강하거나 혹은 부모의 과잉보호로 인해 사회 역시 자신을 보호하고 존중해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믿고 있는 계층이 주를 이룹니다. 흔히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의 연령대가 주를 이룹니다만 핵가족화의 영향으로 이 연령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점차 인터넷에 대기업 자본이 자리를 잡으면서 대고객 서비스에 있어서도 '무조건적인 친절'이 주를 이루다 보니 이로 인해 '피제공자는 존중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패턴이 비영리적 콘텐츠에도 이어져 문제를 양산하는 것입니다. 주로 개인 블로그나, 인터넷 신문, 무료 제공 콘텐츠 (웹툰 등) 가 그 대상으로 이들은 자신들이 그 콘텐츠를 공짜로 취하더라도 어떤 형태로는 콘텐츠 제공자에게 이익을 주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심지어는 해당 콘텐츠의 존폐나 방향성에 대해서도 명령할 수 있다는 다소 월권적인 개념을 보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재미있는 유형 중 하나인 '허영형'입니다.(허경영 아닙니다) 이 '허영형'이 자신의 신분이나, 재산 정도를 과장되게 표현하는 '거짓말'에서부터 출발했는데요 지금은 대부분 인터넷의 발달(?)로 개인의 신분 정도가 드러나는 것이 용이해진데다 그것이 대부분 허세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사라져가고 있는 추세에 있습니다. 대신 새롭게 등장한 형태가 어떤 완성된 콘텐츠나 성공한 인물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가함으로서 자신이 그들보다 '위'에 있음을 어필하는 패턴인데요. 연예인이나 그밖에 주요 공인에 대한 비판보다는 주로 자신과 큰 사회적 신분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블로거'나 '웹툰'등에 집중되곤 합니다. 이것을 조금 재미있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만화 슬램덩크'의 영향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곳에서는 실제 뛰는 선수보다 옆에서 '비유적인 쓴소리'를 내뱉는 사람이 훨씬 더 위대해보이는 착시현상이 있습니다. 해남의 이정환이 관중석에서 한 말 '이 승부 윤대협의 승리다!'라든지 도미가 어떻고 가자미가 어떻다는 등의 이야기를 내뱉는 변덕규가 대표적이지요. 즉 이들은 뭔가 있어보이는 말로 축약적인 비판을 가하면 그 콘텐츠의 훌륭함을 딛고 자신이 그 훌륭함 위에 있다고 어겨지는 것입니다. '난 지금 초인기 파워블로거에게 쓴소리를 가할 만큼 위대하다'라는 착각이 바로 그것이죠. 특히나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의 경우 이런 악플에 동요하는 즉각적 반응이 있기 때문에 이들은 그것이 자신이 그 블로거를 단 몇줄의 답글로 이겼다는 쾌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들은 분명 자신들이 그 정도의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능력을 갖지 못한다는 능력적 한계에 대한 불만을 다른 사람이 가진 콘텐츠의 수준과 얻은 명예를 빼앗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죠. 이른바 '남 탓' 잘 하는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떠세요 다소 수박 겉핥기식의 연구가 된 듯하여 개인적으로는 개운치않습니다만, 아직 악플의 세계는 종잡을수가 없는 게 현실인것 같습니다. 악플을 달 수 밖에 없는 유전자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그 악플이 또 다른 악플러를 낳는 것을 보면 인간 본연적으로 내재된 잠재의식이 원래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러나 인터넷은 이제 인터넷 하나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해진 만큼 집전화를 완벽하게 대체해낼 기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국민이 인터넷에 소속되어 있는 한 '인터넷'으로 인해 사람들이 병들어간다기보다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병들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옮은 답이겠죠. 인터넷을 규제하느냐 사람을 규제하느냐는 토씨 하나 다를 뿐 현격한 차이가 있습니다. 단지 국가관리체계의 편리성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이 불편을 감내해내는 것이 정당한 일인지, 아니면 불편을 막기 위해 해당하는 사람들만을 규제해내는 데에 집중할 것인지를 말이죠. 전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모는 것은 리얼 월드의 주민등록번호만으로 이제 지겹지 않으신가요? 국가경영의 편리를 위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침해하는 일은 지금 시대에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제 1화 악플러 그들이 궁금하다 편을 마칩니다.
인터넷 그리고 인간 시리즈 회차
1화 : 악플러 그들이 궁금하다.
2화 : 셀카녀 그들이 궁금하다.
3화 : 디씨인 그들이 궁금하다.
4화 : 대행녀 그들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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