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10. 7. 1. 20:07
한국 팀의 월드컵 진격이 멈추었다. 많은 사람들은 거리에 나오던 스케줄을 모두 접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국가대표팀 귀국 행사에는 인기 정상급의 걸그룹들이 대거 참석하여 흥을 돋군다. 그것이 정치적인 목적이 함유되었던 아니던 간에 여튼 축구국가대표팀, 특히 월드컵 국가대표팀은 그만큼 국민들에게 있어 아주 특별한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그들이 가는 곳에는 사람들이 모이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그 사람들을 이용한 무언가를 하려는 자들도 꼬이기 마련이니까...

2002년 부터였던가? 선수들이 환영식석상에서 'K리그를 사랑해주세요'라고 대거 발언하고 3,4위전 카드섹션도 CU@K리그 였던 때 사람들은 월드컵 4강의 여운에 젖어 K리그 경기에 대거 몰려 만원사례를 이루었다. 물론 여기에도 축구 그 자체가 아닌 김남일, 송종국 등 꽃미남 스타들의 영향도 있었고 정말 언론에서 하도 떠들어대니 의무감격으로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K리그는 생각보다 그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프랜차이즈 스타를 제대로 지켜내려는 의지도, 그 프랜차이즈 스타가 떠나가기 전에 또다른 프랜차이즈 스타를 부각시키는 용의주도함도, 혹은 꽃미남 스타플레이어들로 인해 경기장을 찾았을지언정 그들이 경기장을 찾게 되는 몇 번의 기회 속에서 K리그의 가능성과 재미를 보여주려는 의지 역시 보이지 못했다. 그들은 언젠가 떠날 관객이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번 터진 붐이 언제까지고 지속될거라 믿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K리그는 당시 느껴진 바로는 '너무 여유를 부렸던'감이 없지 않았다.

이를 증명하는 두 팀이 바로 1998년 수원과 부산이다. 수원은 고종수, 부산은 안정환이라는 당대 인기 급상승중인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었고 그 스타플레이어는 개인적인 인기도 실력도 리그 정상급이어서 팀을 우승권에 안착시킬 능력은 물론 그에 어울리는 관객동원능력 역시 갖춘 선수들이었다. 물론 실제로도 수원과 부산은 이른바 르네상스 시대를 열며 99시즌까지 어마어마한 관객동원율과 정상급 성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하지만, 2000년대 이후 이 두 선수는 각각 '부상'과 '해외이적'으로 팀에서 사라지는데, 이후 두 구단의 행보는 너무나도 판이하다. 수원은 여전히 축구도시로서 매년 최다관객동원팀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반면 부산은 이런 저런 부침을 겪으며 침체기를 겪고 만다. 수원이 1996년 창단했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지금의 순조로운 연고정착은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는데, 수원이 대단한 것은 1998년 월드컵으로 인한 스타플레이어 효과를 겪을 당시 그 효과를 그대로 이어나갈 수 있는 경기력과 축구의 재미를 선보이며 관객 이탈율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즉 2002년 수많은 팀들이 하지 못했던 것을 수원은 해냈고 그 결과 짧은 역사속에서도 K리그를 대표하는 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서두에 '월드컵을 이용해먹으려는 자들'이 꼬인다 는 과격한 표현을 썼는데 사실 K리그도 '꼬이는 쪽'에 속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축구팬들도 잘 인지하지 못하는 점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축구협회' 즉 'FA'와 K리그를 주관하는 '축구리그연맹' 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잘 알려져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역시 'FA프리미어리그'라는 조직이 '잉글랜드 FA'와 별개로 운영된다) 게다가 이 축구협회 (이하 FA)와 축구리그연맹(이하 연맹)은 엄밀히 말해 국가직속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연맹이 FA의 요청에 의해 리그 소속 축구선수를 '강제'로 차출할 수 있는 권한도 없으며 반대로 연맹 역시 FA가 벌이는 이벤트에 대한 기득권 분배를 요구할 수도 없는 관계에 있다.

선수가 K리그를 사랑해주세요.라고 개인적으로 말할 수는 있어도 연맹이 '월드컵에만 열광하고 리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며 국민들을 질책할 자격은 없다. 그리고 그들이 월드컵 특수로 인해서 K리그 경기장을 반드시 찾을 것이라는 기대 역시 무모하다. 엄밀히 말하면 월드컵에서의 선전과 국민들의 관심은 K리그의 성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K리그에서 선수를 차출해가기 때문에 K리그가 그 선수에 대한 지분을 요구하며 성과 분배를 요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분배라는 것이 언제나 '차출 후' 혹은 '월드컵 성적이 나온 이후'에 뒷북을 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어째서 차출할 당시에 FA와 좀 더 면밀한 협상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연맹이 FA에 차출에 대한 보상으로 요구할 수 있는 부분도 충분히 있을 것인데 요구하는 것이라고는 고작 '차출 시기'와 '기간'에 대한 협상으로 질질 끌다가 여론에 밀려버리는 일만이 반복되고 있는 것인가? 예를 들어 지방 구단들의 흥행을 높이기 위해 차출하는 대신 국내에서 벌어지는 국가대표 평가전을 전국 각 도시별로 분배해서 개최할 것을 요구한다던지 국가대표 이벤트에 K리그 캠페인을 병행할 수 있도록 협상을 이끌어낸다던지 등등 조금만 생각해보면 난색을 표하지 않는 선에서 요구할 수 있는 조건들이 얼마든지 존재함에도 연맹은 FA에 지금까지 이렇다할 요구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언제나 차출이 임박하거나 월드컵 이후 FA의 성과가 나온 뒤에서야 뒷북을 치는 현상이 벌써 몇 년째 반복되고 있다.

월드컵과 K리그는 기본적으로 상대가 되지 않는다. 역사가 그렇다. 축구 국가대표 역사는 이기봉 전 부통령이 제안한 (일본을 이길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한일전을 기점으로 벌써 60년이 되어가지만 프로축구는 1983년 창단 후 그 절반에 못미치는 27년 그나마 제대로 된 리그의 모습을 갖추게 된 건 1996년 아디다스컵을 대체한 K리그가 정식으로 출범한 때이니 더 짧을 수밖에 없다. 야구는 좀 다른데, 에초 월드컵이라는 세계대회도 없었거니와 기본적으로 고교야구라는 '리그전'에 가까운 '지역연고기반'의 대회에서 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를 기점으로 프로야구로 팬층이 변동 없이 고스란히 이어질 수 있었지만, K리그는 축구 리그로서 흥행 기반 없이 맨땅에 세워진 스포츠 리그라는 점에서 그 기반이 훨씬 열악했을수밖에 없다.

축구팬들이 언제나 반문하는 점 즉 '해외 유럽에서는 국가대표보다 클럽축구'가 더 대우받는다는 논지도 여기에서 힘을 잃는다. 잉글랜드의 축구 역사는 족히 150년이 넘는다. 월드컵이 시작된 것은 1930년, 게다가 잉글랜드는 1938년까지 참가조차 하지 않았다. 지금도 사실 월드컵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오프시즌'이기 때문이지 클럽 축구보다 더 인기가 있기 때문은 아니다. 다시말해 클럽축구의 역사가 국가대항전 역사를 가볍게 압도하는 나라가 대부분인 유럽과의 비교는 에초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얼마나 역사가 깊으냐, 그리고 역사상 어느 쪽이 먼저 선수를 쳤느냐가 중요한 것인데, 유럽은 클럽이 먼저, 그것도 한참 먼저 선수를 치고 국민들 속에 자리를 잡았던 거고 한국은 그 반대였을 뿐이다. 유럽의 예를 들며 K리그를 찾아줄 것을 호소하는 것도 무의미할뿐더러 유럽 축구만을 보며 K리그 경기력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반론을 제기하는 논리 속에 K리그의 경쟁력을 논하기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지금 K리그가 해야 할 일은 '현실을 인정'해야 하는 점이다. K리그는 역사가 짧다. 그리고 소속된 팀들의 경기력 역시 상품적 가치가 높지 않다. 이를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결과 연맹이 추진하고 많은 K리그 팬들이 주장하는 'K리그는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라든지 'K리그는 경기장에 와서 보면 재미있다'라는 식의 지극히 '우월적'인 캠페인'의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인데, 이는 결코 효과를 거둘 수 없다. 'K리그는 일단 재미가 없다'라는 생각에서부터 리그의 문제점을 고처나가는 자세가 필요하지 지금처럼 'K리그를 찾지 않는 사람들을 질책'하는 식의 캠페인은 역효과는 물론이고 K리그 내부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조차 막아버리는 '자기위안'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K리그 경기장을 찾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K리그 팬들의 완고함이 리그를 오히려 병들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역사는 되돌릴 수 없다. 우리는 잉글랜드가 될 수도 없고 국가대표 이전의 클럽이 축구 토양을 만들어낼 수도 없는 나라다. K리그가 없으면 국가대표도 강해지지 않는디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자신이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으면 안되는 나라에서 이미 '사기 싫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시한 사람들에게 '니가 사고 싶은 것을 사려면 일단 이걸 먼저 사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은 현행법에도 어긋나는 문제다. 국가대표에 밀린다는 점, 유럽 축구에 밀린다는 점, 우선 순순히 인정부터 하자, 국가대표 축구만큼, 유럽축구만큼 K리그도 재미있어요 라는 것보다 우선 행동으로 보여주자,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재미있게 느껴지는 축구 리그, 옆에서 서포터가 침튀겨가며 설명하지 않아도 한눈에 잘하는 선수가 눈에 들어오고 경기를 이해할 수 있는 대중적인 리그 경기를 만드는 데에 힘썼으면 한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참을성 있게 해나간다면 우리도 멀지 않은 미래에 잉글랜드 못지 않은 리그를 갖게 되지 않을까?

posted by RushAm 2010. 5. 22. 21:46
좀 말이 안되는 내용이긴 하지만 축구영화로서 플롯 자체는 손색이 없는 '소림족구'를 유심히 본 분들이라면 이들의 '성공'을 표현하는 공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가 자신들이 시합을 뛰게 되는 경기장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웅장해지는 부분이며 두번째로 점점 자신들의 경기를 보러 오는 관객들이 많아져 결국은 어마어마안 관객들이 만원사례를 이루는 모습을 확인하고 감격에 겨워하는 부분이 그것이다. 이들이 돈을 어떻게 벌었다든지 대회 상금이 얼마나 모였다든지에 대해서는 전혀 표현되지 않는다. 오로지 이들이 성공했다고 보여지는 척도와 이들, 특히 주인공 주성치가 만족스러워하는 부분은 큰 돈도 대회에서의 연전연승도 아닌 그로 말미암아 점점 자신들의 축구를 보기 위해 늘어나는 관객들을 보는 것이었다.

한때 선수들이 K리그를 떠나 J리그로의 이적 러시를 이루었을 때가 있었다. 유소년들을 인터뷰해보면 모두 동경하는 해외 빅리그가 있고 그들은 기회만 닿으면 K리그가 아닌 유럽의 하부리그라도 어떻게해서든 나가볼 생각만이 가득하다. 이유가 무엇일까? 정말 J리그를 포함한 해외 리그들이 환율 등의 여러가지 이유로 같은 실력에 더 한몫 잡기에 유리한걸까? 실제로 J리그는 많은 축구전문가들이 분석해본 결과 결코 K리그보다 돈을 더 많이 벌기 힘든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음에도 유망주들의 J리그행은 별로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해외리그는 말할 것도 없다. 언어장벽도 있고 적응력 문제 소소하게는 현지 인종 차별 문제까지 벽이 한두가지가 아닌데도 선수들은 심지어 2부리그인 J2리그나 해외 변방의 하부리그의 이적을 마다하지 않는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면 그들이 축구 선수로서 적지 않은 시간동안 바라본 K리그의 청사진이 그들이 꿈을 펼치기에 한없이 작게 느껴졌다는 것이 된다. 기본적으로 관중수의 문제, 분명 인구 수를 감안해볼때 결코 적지 않은 관객이 모여드는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들이 적어도 최소 10년 이상 리그를 지켜보는 동안 팀이 연전연승을 하고 팀이 우승을 하고 팀이 연패를 먹는 영광을 누려도 좀처럼 관객이 늘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리그 최고의 흥행력을 쥐고 있는 팀이라 할지라도 매 경기 만원관중이 들어차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즉 이들이 만일 K리그에 어떤 팀에 들어가서 무지무지 노력해서 팀이 우승을 하거나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때, 바로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성취감, 늘어난 관객을 볼 수 있는 포텐셜의 한계가 분명하게 보이는 만큼 선수 생활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목표에 대한 동기부여'가 주어지기 어려운 리그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락커룸에서 나와 센터서클에서 경기장을 360도 돌아보면 전부 빨개요. 전율이 오는거죠. 우리를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와줬구나, 오늘 꼭 이겨야겠다. 라고... 2002년 월드컵 직후 이천수선수 인터뷰 中 월드컵 > 해외리그 > K리그라는 공식은 일반 시민들뿐만 아니라 선수들 사이에서도 잠재되어 있다. 이들의 차이를 극명하게 만드는 건 '관객'이 절대적임은 두말할필요가 없다. 선수들은 돈을 많이 받는 것 이상으로 많은 관객들 앞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보이는 것을 선수생활 최고의 낙으로 삼기 때문이다.


유럽 빅리그에서 이적하는 이적 이유들을 살펴보면 역시 돈이나 팀의 네임벨류도 큰 영향을 끼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챔피언스 리그'처럼 '유럽대회'에 출전 가능한 팀인지에 대한 여부가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즉 선수들은 돈 못지 않게 자신의 커리어나 축구 인생에 있어서 무언가를 더 이룰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욕구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유망주들이 K리그를 포기하고 J2리그 유럽의 하부리그에 매력을 느끼게 만드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바로 '하부리그'에서 '상위리그'로 자신의 실력에 의해 팀이 강해지고 명문화될 수 있는 다시말해 자신의 실력으로 팀의 위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이 가능한 리그라는 점이다.

K리그의 승강제는 이런 저런 문제로 벽에 봉착해있고 2부리그에 해당되는 내셔널리그의 승격은 몇해전부터 허용하고 있으니 정작 승격자격을 갖춘 팀이 승격을 거부하는 아이러니한 일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모습에서 유소년들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K3에 입단한다면 K3의 우승 이상의 목표는 없다. 내셔널 리그에 들어가면 내셔널 리그의 우승이 최정상이 되고 K리그의 경우 목표 대회가 늘어나긴 하지만 결국 리그는 단일 리그, 강등의 위험이 없어 꼴찌팀은 언제나 리그 중 후반이 되면 동기부여에 어려움을 겪고 승점자판기 노릇을 하게 된다. 강등권 싸움은 고사하고 고춧가루 팀의 역할조차 제대로 할 생각이 없어보이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K리그 팀들이 2년 연속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동아시아 3개 빅리그 중 가장 앞선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에는 포항이 월드챔스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점도 유소년들에게 '동기 부여'의 기폭제로서 작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아쉬운 건 이들 대회의 가치를 좀 더 부각시키지 못하는 연맹과 언론들의 태도이다. 월드 챔스가 얼마나 대단한 대회인지 그 월드 챔스 참가권을 걸고 벌이는 격전지 AFC 챔스가 얼마나 어려운 대회인지 제대로 설명해주는 연맹의 보도자료도 언론들의 전문화된 보도 태도도 현재로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냥 바르셀로나가 참가하는 대회 중 하나일 뿐인 대회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으니까.

그리고 관객 수, 이에 대해서는 특별히 많고 적고에 대한 문제를 거론하기 어렵다. 대한민국 인구는 분명 한계가 있고 축구를 직접적으로 선호하는 인구와 경기장에 직접 찾아오게끔 만드는 여건 자체가 여러가지 측면에서 아직 열악한 것이 사실이니까, 그러나 '우승팀'이나 '성적이 좋은 지역 연고팀'에 대한 해당 지역 연고 주민들의 변함없는 태도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 프로야구의 롯데가 항상 많은 관중을 모으는 것 같지만 불과 몇년 전만 해도 꼴데라는 오명을 쓴 채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정도의 관객만이 응집하던 냉대를 받기도 한 것처럼 성적이 좋지 않다면 좋지 않은 만큼의 냉대도, 좋으면 좋은 만큼의 환대도 필요하다. 꼴찌를 하고 있는 팀이 관객동원 1위를 기록하거나 우승권에 근접한 팀이 관객동원 하위권을 벗어나기 힘든 이 언벨런스한 상황을 개선시키는 것부터 어떻게 하지 않으면 유소년들이 바라보는 K리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개선되기 어려울것이다.

좋은 선수가 모이면 경기력이 나아지고 경기력이 나아지면 리그가 강해진다. 리그가 강해지면 관객이 모이고 방송국이 따라붙는다. 우리는 지금까지 가장 끄트머리에 있는 방송국들이 리그에 따라붙지 않음을 들어 방송국만을 탓해왔었다. 리그는 강해졌고 경기력도 나아졌는데 방송국들은 외면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기본이 되는 '좋은 선수'가 모일 수 있는 리그인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게 아닐까? 비단 유소년뿐만 아니라 불혹을 넘긴 노장에게 있어서도 K리그의 우승 트로피가 가치를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것, 선수 인생을 걸고 도전하고 싶은 동기를 만들어주는 리그가 되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