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23. 15:31
옴니버스 개그 소재 작품들이 연재가 계속되면서 소재 고갈과 더불어 맞닥뜨리게 되는 가장 큰 함정이 있다면 '표절 논란'일 것이다. 일상 속에서 찾아내고 공감할 수 있는 개그 소재란 사실 많지 않기때문에 '공감'을 코드로 하는 이상 소재의 겹침은 어쩔 수 없고, 결국 누가 먼저 사용 (체험)했느냐가 승부를 가르곤 하는데, 전혀 표절이 아님에도 어쩌다보니 겹친 경우도 있긴 하지만, 간혹 경험담이 아닌 '소재 공모'를 통해 얻은 꼭지라던지, 유머 책 등이 출처인 경우도 있고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마감시간에 쫒겨 정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도 한다.
비단 만화계뿐만 아니고 문화 예술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언제나 창작의 고통과 함께 찾아오는 이 딜레마는 원인도 다양할뿐더러 '우연의 일치'라는 예외조항으로 인해 '양심'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는 점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어쩌다보니 한정된 범위 안에서 희귀한 확율로 겹쳤던지, 혹은 대놓고 오마쥬를 했던지 어쨌든 결과는 '안 걸리면 만사형통'인 상황이니까 우연으로 인한 억울함보다는 의도적 실행에도 적발되지 않는 쪽이 훨씬 만족도가 높다는 점에 있다. 창작자로서의 자존심을 지켜가며 얻는 '자존감'의 가치가 지금 당장 마감을 지켜내고 얻을 수 있는 안정감을 얻는 데에 따르는 위험 부담쪽이 상대적으로 적다면 가치 판단에 양심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그만큼 좁아지기 마련이다.
생활의 참견은 등장 시기와 작가의 경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재 초반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여기에는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기 힘든 단순한 그림채라든지 이렇다할 개성이 없이 '출연진'으로의 역할에 한정되는 캐릭터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다른 개그 옴니버스 작품에 비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초딩'의 지지 없이 인기작품이 되기 힘든 네이버 웹툰 독자층의 특성 상 작품성을 인정받기가 쉽지 않은 연재 환경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사료된다.
이 부분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서 일면 최신 트랜드에 맞지 않는 것으로 오인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한편으로는 초반부터 충분히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작품 자체에 지나치게 몰입시키지 않고 소재 공모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작품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서 장기 연재에 따르는 소재 고갈에 대비한 관록을 발휘한 측면이 짙다고 할 수 있다. 초반에 오버 페이스로 어떻게든 매너리즘을 만들어보려는 신인 옴니버스 작가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으로 연재 공백이나 소재 고갈로 인한 퀄리티 저하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생활의 참견은 2008년 2월 네이버에서 연재를 시작한 이후 초반 30화분까지 월,수 연재에 신작과 베스트작을 격차 연재하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즉 다시 말해 네이버에서 연재를 처음 시작한 것이 아닌 개인 블로그라던지 다른 포탈에서 연재를 이어오던 작품을 네이버로 이적하여 연재를 재개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묘한 점은 작가 블로그, 팬 카페 어디에서도 이전에 연재하던 연재처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베스트 선정작이 있다는 것은 선정된 작품 이외의 이전 연재작이 있다는 설명이 가능한데, 이전 연재작이 어디에 있는지 정도는 알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 '베스트 선정작'이라는 단어가 자꾸 마음에 걸리는 이유는 다름아닌 챕터 13 '분노의 위기 대처법'때문이다. 2008년 3월 17일 월요일 베스트 선정작으로 연재된 챕터인데 아무래도 네이버 웹툰 이용자의 대다수가 10~20대의 젊은층이다보니 이 챕터에 대한 반응도 별다른 문제 의식 없이 '재미있다'는 반응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일면 별 문제가 없는 챕터로 보이기도 하지만 일부 기억하고 있는 독자들에 의해 최근까지도 꾸준히 '소재 표절'에 대한 의혹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문제작이기도 하다.
문제는 생활의 참견이 지금까지 '소재 고갈'에 대처하기 위해 '소재 공모'를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서 소재를 받아들이고 있는 데에 반해 그 소재 공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이런 저런 문제들, 특히 '표절'같은 매우 민감한 문제에 대해 별다른 대처를 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초반 비정기적으로나마 업데이트되던 작가 블로그의 '작품 후기'는 연재가 중단된지 오래이며 팬 카페에서도 일부 문제점을 인식하는 독자들도 불 수 있지만 1년 이상이 지난 챕터이다보니 문제 의식이 다소 덜한 감이 있다.
그러나 웹툰은 1회성이 아닌 처음부터 몇 번이고 다시 읽는 이른바 '정주행'독자들이 많은 특징이 있는 만큼 단순히 '지난 일'로 치부하기엔 문제가 있다. 더구나 최근까지도 정주행을 하고 있는 독자들에 의해 표절에 대한 언급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챕터가 의도적인 표절이었는지 아니면 단순한 소재 출처의 교차점에서 발생하는 우연인지 혹은 그 외의 이유가 있는 것인지 앞으로를 위해서 지금이라도 충분히 입장 표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무려 '베스트 선정작'이 아니던가? 단순히 과거 포탈이나 블로그에서 연재하던 챕터 중 일부였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이미 챕터 13은 네이버로 이적하면서 '베스트'라는 이름으로 작가든 네이버든 베스트 챕터를 선정한 측에 의해 '연재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검토받은 연재분이기 때문에 그 책임 소재에 있어 한층 민감성을 띄고 있어 논란으로 인한 억측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그 필요성은 충분하다.
게다가 더욱 민감한 문제는 챕터 13과 소재가 겹치는 작품이 다름아닌 '광수생각'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지면 연재 시절부터 연재 마지막까지 매 연재분마다 각종 유머 서적부터 출처 불명의 개그 심지어 경쟁 신문사의 작품까지 언제나 표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작품이고 이미 10년도 더 지난 작품과 아무리 빨라도 그보다 4년 이상 늦은 시기에 발표되었을것으로 추정되는 생활의 참견이라면 이미 어느 쪽이 논란상 불리한지 명확해진다. 더구나 연재 초반은 '소재 공모'보다 작가 본인의 경험담 위주의 연재분이 많았고 챕터 13화 역시 작가 본인을 투영한 캐릭터를 등장시켜 직접 경험한 경험담을 소개하는 뉘양스를 풍기고 있었기에 대놓고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한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더우기 본격적으로 생활의 참견만의 가치를 보여주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는 챕터 12화와 배치되고 있어 한층 아쉬움이 크다 '
하필이면 표절 문제로 작품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이기에 단순히 연재분 하나의 의미를 넘어서 작품 전체적인 가치 문제에 기인할 만큼 심각성이 크다. 표절은 모두 의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우연히 박광수 작가와 같은 현장에서 같은 사건을 목격했을 수도 있는 일이고 같은 유머집이나 PC통신상의 우스개를 참조하여 각색했을 가능성 등 단순히 그것을 인정하는 문제를 떠나 어떤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해명하는 것은 결코 그 자체만으로 작가 이미지를 더럽히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지금과 같이 '광수생각'과 단순비교를 당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마치 몸속 종양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처럼 경력이나 명예에 이후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과 다름없다. 어느 쪽이 작가 본인을 위한 길인지는 작가 본인만이 알고 지금까지 판단해온 대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광수생각'따위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기에는 생활의 참견이 가지는 작품적 가치가 아깝다고 생각한다.
옴니버스 웹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수많은 작가들이 소재 고갈로 인한 퀄리티 저하, 그로 인한 연재 종료 혹은 무리한 연재 지속으로 인한 작가 이미지 실추 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요즘, 초반부터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아나가는 생활의 참견이 가지는 작품적 가치는 매우 높다. 비단 신인 작가들에게뿐만 아니라 단순히 스팟성 작품만을 즐기던 독자들에게 있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도덕적 책임같은 무거운 의무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적지 않은 작품 활동 경력에 상처가 남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활의 참견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앞으로도 그 가치가 점점 재평가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김양수 작가가 이 작품을 얼마만큼 애착을 보이는지와는 관계없이 앞으로의 작품 활동 경력을 위해서라도 작품에 대한 보다 명확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은 사람이기에 작가도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우연의 확율을 비켜갈 수 없다. 챕터 13문제가 다분히 의도적이었던 우연의 일치였던 간에 이러한 일이 비단 생활의 참견에서뿐만 아니라 이후 김양수 작가의 차기작에서든 혹은 현 시점에서 다른 연재처에 연재하고 있는 다른 작품에서건 충분히 불거질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만 한다. 그에 대처하는 자세를 확립하는 것, 무조건 사과하고 해당 챕터를 내리는 것이 능사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작가마다 대응 방식이 다르고 또 그에 따른 결과가 제각각이니만큼 생활의 참견과 현재 상황에 따른 김양수 작가만의 현명한 해결책이 있을 것이라 믿고 싶다. 그만큼 가치가 있는 작품이기에 작가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더 이상의 작품 가치 훼손이 없기를 한 사람의 팬으로서 진심으로 바래본다.
그림 사용을 허가해주신 김양수 작가님에게 감사드립니다.
무슨 저주가 걸린 건지 공들여 쓴 비평이 날아가기를 수차례(티스토리 자동로그아웃 나빠요!)
덕분에 연재가 매우 늦어진 점 사과드립니다.
다음주는 남기한 엘리트 만들기입니다.
비단 만화계뿐만 아니고 문화 예술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언제나 창작의 고통과 함께 찾아오는 이 딜레마는 원인도 다양할뿐더러 '우연의 일치'라는 예외조항으로 인해 '양심'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는 점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어쩌다보니 한정된 범위 안에서 희귀한 확율로 겹쳤던지, 혹은 대놓고 오마쥬를 했던지 어쨌든 결과는 '안 걸리면 만사형통'인 상황이니까 우연으로 인한 억울함보다는 의도적 실행에도 적발되지 않는 쪽이 훨씬 만족도가 높다는 점에 있다. 창작자로서의 자존심을 지켜가며 얻는 '자존감'의 가치가 지금 당장 마감을 지켜내고 얻을 수 있는 안정감을 얻는 데에 따르는 위험 부담쪽이 상대적으로 적다면 가치 판단에 양심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그만큼 좁아지기 마련이다.
생활의 참견은 등장 시기와 작가의 경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재 초반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여기에는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기 힘든 단순한 그림채라든지 이렇다할 개성이 없이 '출연진'으로의 역할에 한정되는 캐릭터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다른 개그 옴니버스 작품에 비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초딩'의 지지 없이 인기작품이 되기 힘든 네이버 웹툰 독자층의 특성 상 작품성을 인정받기가 쉽지 않은 연재 환경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사료된다.
이 부분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서 일면 최신 트랜드에 맞지 않는 것으로 오인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한편으로는 초반부터 충분히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작품 자체에 지나치게 몰입시키지 않고 소재 공모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작품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서 장기 연재에 따르는 소재 고갈에 대비한 관록을 발휘한 측면이 짙다고 할 수 있다. 초반에 오버 페이스로 어떻게든 매너리즘을 만들어보려는 신인 옴니버스 작가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으로 연재 공백이나 소재 고갈로 인한 퀄리티 저하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생활의 참견은 2008년 2월 네이버에서 연재를 시작한 이후 초반 30화분까지 월,수 연재에 신작과 베스트작을 격차 연재하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즉 다시 말해 네이버에서 연재를 처음 시작한 것이 아닌 개인 블로그라던지 다른 포탈에서 연재를 이어오던 작품을 네이버로 이적하여 연재를 재개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묘한 점은 작가 블로그, 팬 카페 어디에서도 이전에 연재하던 연재처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베스트 선정작이 있다는 것은 선정된 작품 이외의 이전 연재작이 있다는 설명이 가능한데, 이전 연재작이 어디에 있는지 정도는 알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 '베스트 선정작'이라는 단어가 자꾸 마음에 걸리는 이유는 다름아닌 챕터 13 '분노의 위기 대처법'때문이다. 2008년 3월 17일 월요일 베스트 선정작으로 연재된 챕터인데 아무래도 네이버 웹툰 이용자의 대다수가 10~20대의 젊은층이다보니 이 챕터에 대한 반응도 별다른 문제 의식 없이 '재미있다'는 반응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일면 별 문제가 없는 챕터로 보이기도 하지만 일부 기억하고 있는 독자들에 의해 최근까지도 꾸준히 '소재 표절'에 대한 의혹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문제작이기도 하다.
문제는 생활의 참견이 지금까지 '소재 고갈'에 대처하기 위해 '소재 공모'를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서 소재를 받아들이고 있는 데에 반해 그 소재 공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이런 저런 문제들, 특히 '표절'같은 매우 민감한 문제에 대해 별다른 대처를 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초반 비정기적으로나마 업데이트되던 작가 블로그의 '작품 후기'는 연재가 중단된지 오래이며 팬 카페에서도 일부 문제점을 인식하는 독자들도 불 수 있지만 1년 이상이 지난 챕터이다보니 문제 의식이 다소 덜한 감이 있다.
그러나 웹툰은 1회성이 아닌 처음부터 몇 번이고 다시 읽는 이른바 '정주행'독자들이 많은 특징이 있는 만큼 단순히 '지난 일'로 치부하기엔 문제가 있다. 더구나 최근까지도 정주행을 하고 있는 독자들에 의해 표절에 대한 언급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챕터가 의도적인 표절이었는지 아니면 단순한 소재 출처의 교차점에서 발생하는 우연인지 혹은 그 외의 이유가 있는 것인지 앞으로를 위해서 지금이라도 충분히 입장 표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무려 '베스트 선정작'이 아니던가? 단순히 과거 포탈이나 블로그에서 연재하던 챕터 중 일부였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이미 챕터 13은 네이버로 이적하면서 '베스트'라는 이름으로 작가든 네이버든 베스트 챕터를 선정한 측에 의해 '연재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검토받은 연재분이기 때문에 그 책임 소재에 있어 한층 민감성을 띄고 있어 논란으로 인한 억측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그 필요성은 충분하다.
게다가 더욱 민감한 문제는 챕터 13과 소재가 겹치는 작품이 다름아닌 '광수생각'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지면 연재 시절부터 연재 마지막까지 매 연재분마다 각종 유머 서적부터 출처 불명의 개그 심지어 경쟁 신문사의 작품까지 언제나 표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작품이고 이미 10년도 더 지난 작품과 아무리 빨라도 그보다 4년 이상 늦은 시기에 발표되었을것으로 추정되는 생활의 참견이라면 이미 어느 쪽이 논란상 불리한지 명확해진다. 더구나 연재 초반은 '소재 공모'보다 작가 본인의 경험담 위주의 연재분이 많았고 챕터 13화 역시 작가 본인을 투영한 캐릭터를 등장시켜 직접 경험한 경험담을 소개하는 뉘양스를 풍기고 있었기에 대놓고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한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더우기 본격적으로 생활의 참견만의 가치를 보여주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는 챕터 12화와 배치되고 있어 한층 아쉬움이 크다 '
하필이면 표절 문제로 작품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이기에 단순히 연재분 하나의 의미를 넘어서 작품 전체적인 가치 문제에 기인할 만큼 심각성이 크다. 표절은 모두 의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우연히 박광수 작가와 같은 현장에서 같은 사건을 목격했을 수도 있는 일이고 같은 유머집이나 PC통신상의 우스개를 참조하여 각색했을 가능성 등 단순히 그것을 인정하는 문제를 떠나 어떤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해명하는 것은 결코 그 자체만으로 작가 이미지를 더럽히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지금과 같이 '광수생각'과 단순비교를 당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마치 몸속 종양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처럼 경력이나 명예에 이후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과 다름없다. 어느 쪽이 작가 본인을 위한 길인지는 작가 본인만이 알고 지금까지 판단해온 대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광수생각'따위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기에는 생활의 참견이 가지는 작품적 가치가 아깝다고 생각한다.
옴니버스 웹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수많은 작가들이 소재 고갈로 인한 퀄리티 저하, 그로 인한 연재 종료 혹은 무리한 연재 지속으로 인한 작가 이미지 실추 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요즘, 초반부터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아나가는 생활의 참견이 가지는 작품적 가치는 매우 높다. 비단 신인 작가들에게뿐만 아니라 단순히 스팟성 작품만을 즐기던 독자들에게 있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도덕적 책임같은 무거운 의무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적지 않은 작품 활동 경력에 상처가 남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활의 참견은 이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앞으로도 그 가치가 점점 재평가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김양수 작가가 이 작품을 얼마만큼 애착을 보이는지와는 관계없이 앞으로의 작품 활동 경력을 위해서라도 작품에 대한 보다 명확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은 사람이기에 작가도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우연의 확율을 비켜갈 수 없다. 챕터 13문제가 다분히 의도적이었던 우연의 일치였던 간에 이러한 일이 비단 생활의 참견에서뿐만 아니라 이후 김양수 작가의 차기작에서든 혹은 현 시점에서 다른 연재처에 연재하고 있는 다른 작품에서건 충분히 불거질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만 한다. 그에 대처하는 자세를 확립하는 것, 무조건 사과하고 해당 챕터를 내리는 것이 능사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작가마다 대응 방식이 다르고 또 그에 따른 결과가 제각각이니만큼 생활의 참견과 현재 상황에 따른 김양수 작가만의 현명한 해결책이 있을 것이라 믿고 싶다. 그만큼 가치가 있는 작품이기에 작가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더 이상의 작품 가치 훼손이 없기를 한 사람의 팬으로서 진심으로 바래본다.
그림 사용을 허가해주신 김양수 작가님에게 감사드립니다.
무슨 저주가 걸린 건지 공들여 쓴 비평이 날아가기를 수차례(티스토리 자동로그아웃 나빠요!)
덕분에 연재가 매우 늦어진 점 사과드립니다.
다음주는 남기한 엘리트 만들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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