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10. 6. 7. 15:30
남자의 성 카테고리는 정말 오랫만이네요. 오늘은 사실 꽤 오래 전 연구를 끝냈던 짤막한 소재를 써볼까 합니다. 연구 결과가 상당히 부실해서 공개를 좀 꺼렸었는데 (얼마 전 마무리지어진 졸작 '여자 그 특별함에 대하여'시리즈 3번째에 포함되었던 내용이기도 합니다) 대략 요즘 이런저런 문제로 업데이트가 부실해지고 있어서 사과의 뜻으로 올려봅니다.

스킨십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문자 그대로 피부와 피부로 전해지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에서 눈치를 채셨겠지만 스킨십은 결코 일방적인 의사표시가 아닌데요. 일면 남성이 대부분을 주도하기에 여성이 이를 거부하느냐 마느냐로 논란이 벌어지곤 합니다만, 스킨십은 과학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임에 분명합니다. 다만 남성보다는 여성이 '취득'해야할 정보가 훨씬 많다보니 모양새로서는 여성이 스킨십을 '당하는' 형태로 보여지게 될 뿐이죠.

자 그럼 이 스킨십에서 무슨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 커뮤니케이션에는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그 커뮤니케이션 스킨십을 통해 무엇을 얻고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일까요? 공화국 연구소 이번 시간에는 스킨십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고합니다. 본 연구는 철저한 개인 연구 자료이므로 학술적 고증 여부는 철저하게 보는 이의 판단에 준합니다.

다들 처음에는 '손 잡기'부터 시작하는 스킨십, 그런데 이 손잡기 형태를 살펴보면 대단히 재미있습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 분들의 손잡기 패턴은 보통 이렇죠.

그러다가 사이가 꽤 깊어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소위 '깍지끼기' 로 바뀌게 됩니다.


사실 이 단순하기 이를 데 없어보이는 손잡기에 상당히 많은 키워드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대략 이 손잡기 패턴 하나만 보아도 스킨십이 가지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에 대해 상당 부분 이해가 가능합니다. 음, 아직 이해가 안가시는 분들을 위해 그림 하나 더 첨부해보겠습니다.


손바닥의 신체 장기부위 연결을 가상해서 만든 분포도입니다. 손목 부분에 가슴 쪽 즉 맥이 뛰는 부분과 더불어 생식기가 자리잡고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한의학상으로도 손목 바로 위가 생식기혈입니다) 즉 흔히 깊어진 관계를 증명하는 '깍지끼기' 가 왜 깊어진 관계를 증명하는 것인지 이 분포도를 보면 간단히 설명이 가능한데요. 서로의 가장 민감한 정보를 담고 있는 부분에 대해 '직접적이지 않지만 간단히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여기에서 정보 교환이란 유전자 교환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간단한 건강 상태 및 유전학적 상성 등의 정보교환입니다) 부분과 더불어 상호 보완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상호 보완적인 의미란 서로를 지키고 복돋아줌을 의미하는데요. 흔히 손이 찬 사람과 따뜻한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만 그 손 온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손 전체적으로 온도차가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사람은 손 윗쪽이 특히 온도가 높고 어떤 사람은 손바닥 정중앙에서 열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손이 차고 따뜻한 것과는 절대 관계가 없이 남녀간 절대적인 차이를 보이는 (건강할 경우) 부분이 있는데 앞서 문제가 되었던 손목 바로 위 즉 생식기 부분입니다. 남자는 이곳이 손 전체 온도에 비해 비교적 낮고 여성은 손 전체 온도에 비해 온도가 높다는 점이 그것인데요. 만일 이 온도차가 상호 보완적이 될 만큼 적당한 수준이라면 남녀는 손을 잡는 순간 극도의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생식기쪽 건강이 좋지 않은 남녀의 경우 그 반대의 결과를 초래하게 되겠지요. 특히 여성의 생식기 온도가 낮다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하지만 손을 처음 잡을때부터 깍지끼기로 잡는 커플은 거의 없죠. 처음에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손을 엇갈려서 잡는 첫번째 사진 형태가 일반적인데요. 이 손잡기는 손바닥에서 딱 손목 위 ...즉 생식기 부분만을 배제한 모든 부분이 접해 있습니다. 주로 접해 있는 부분은 위와 장...즉 '소화기 계통'이죠. 사실 몸 안에 있는 장기 중에 가장 많은 온도차를 겪는 장기라고 한다면 소화기일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위가 차고 딱딱해져서 소화가 안되고 어떤 분은 장이 차가워져서 곤란함을 겪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래서 남녀가 손을 잡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의 의미 '속궁합'(생식기만을 한정하지 않는)을 가늠하기 위한 의식적인 행동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손을 잡기 전과 후의 인상이 변하는 것은 단지 '피부 감촉에 의한' 감정 변화가 아니라 서로에 대해 잘 모르던 부분을 본능적으로 알게 되어 그것이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서로의 인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패턴은 비단 손잡기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다음 단계인 Hug 나 Kiss에서도 마찬가지가 되죠. Hug에서 편안함이 아닌 갑갑함을 느꼈다면 맞닿은 서로의 신체 부위가 상호간 체온을 보완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가 위와 장이 뜨거운데 상대도 위와 장이 뜨겁다면 몸은 속으로 상당히 갑갑함을 느끼게 되죠. 기분좋은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은 내가 가진 그 무엇이 상대방으로 인해서 아주 적당하게 중화되는 감각을 느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Hug에서 맞닿는 것도 대부분 소화기이며 Kiss 역시 입술의 온도 촉촉함 등의 건강상태는 한방의학적으로 소화기의 건강 상태를 나타낸다고 전해지고 있으니까요. 물론 좀 복잡스런(?) Kiss 역시도 남녀 서로 제각각 가지고 있는 침 성분 속 소화 효소를 파악하거나 혀의 감촉 등 소화기와 직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정보를 교환하게 되는 것입니다.

붉은 입술은 소화기 건강의 상징


이쯤 되서 나오는 의문 한 가지, 말씀드린 대로 서로간의 건강이나 장기의 온도 차이로 인한 속궁함 정보를 교환하는 스킨십에 대해 어째서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더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부분입니다만, 사실 이 부분은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관점에서 설명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지금까지는 남녀 공히 공통적인 관점에서 스킨십을 설명했다면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남녀간의 차이를 두고 설명해야만 하기 때문이죠.

여성은 본능적으로 민감합니다. '여자의 육감'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것처럼 적어도 생존적인 관점, 보호적이고 보수적인 관점에 있어서는 남성보다 한층 현명하고 객관적인 판단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서 부족해지는 것이 이른바 위기 돌파에 필요한 추진력인데 이 부분을 주로 사회에서 남성이 담당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이야기를 갑자기 왜 하냐면 이것이 스킨십에 대한 오해와 그로 인한 갈등이 빛어지는 가장 기초적인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스킨십을 정보 교환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정보라는게 사실 꼭 만져봐야 하는 촉감에 의존할 필요가 없죠. 오감이라고 하는 눈,귀,코 등의 촉감보다 훨씬 민감한 감각들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오감에 한해서 그 우수성(시력이나 청각능력, 후각능력의 개인차이)와는 전혀 관계없이 그곳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해석하는 분석 범위가 여성에 비해 남성이 현저하게 좁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건 기능적 차이에 의거한다기보다는 부여된 생물학적 책무에 따른 것인데요. 남자야 직접 생명을 품고 살지 않지만 여성은 직접 생명을 잉태해야만 하는 책무가 있기 때문에 몇 배는 더 조심스럽고 꼼꼼하게 정보를 분석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앞서 손잡기나 여타 스킨십에서 보여주는 음양적인 이야기보다 훨씬 단순하고 낮은 레벨에서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즉 남자는 여자를 '여자'라고 인식하고, 여자는 남자를 '남자'라고 인식하는 단계를 말하는데요. 실제로 남장 여자나 여장 남자, 트랜스젠더 등 시각적으로 판단이 어려운 표본을 촉각과 청각을 배제한 채로 구분해내는 실험에서 여성은 대체로 잘 구분해내는 반면 남성은 단지 시각과 후각만으로는 전혀 구분해내지 못합니다. 즉 여성은 이성을 보다 꼼꼼하게 체크하는 분석 능력이 탁월한 반면 남성은 비교적 직관적인 정보만을 습득한다는 것이죠.

범인을 구별해내는 것에 있어서는 능력적 차이가 없습니다만...


이렇듯 고작 상대가 이성인지 동성인지조차 판단해내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무디다보니 남성은 시각이나 후각, 청각만으로도 모자라 촉각을 통해 어떻게든 상대방이 '여성' 즉 내 유전자를 통해 생명이 잉태 가능한 존재임을 확인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를 확인하는 방법은 단순하게도 '남성과 다른 신체적 차이'에 근거하게 되고 그렇기에 남성은 보다 큰 가슴이나 잘록한 허리라인, 목선, 쇄골뼈, 엉덩이라인, 늘씬한 허벅지나 다리라인 등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특정 부위에 대한 스킨십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단지 '성별 확인'이라는 지극히 쉬운 판단을 위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이게 사실 남자 입장에서는 무척 중요한 일이다보니, 스킨십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는 것도 특별히 악의가 있어서라고 볼 수는 없겠죠. 생물학적으로도 꽤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반면 여성은 시각 이외에도 후각이나 청각만으로도 성별 확인은 물론 '자신에게 걸맞는 이상적인 인물'인지에 대한 부분까지 충분히 본능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후각의 민감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요. 흔히 불쾌한 땀냄새나 몸에서 나는 아주 작은 채취로도 시각 조건 없이 사람을 구분해 낼 수 있을 정도이니 오감이 얼마나 민감한지는 말할 필요가 없겠죠. 따라서 굳이 촉감까지 쓸 필요가 없이 대부분의 정보를 얻어낼 수 있고 그래서 스킨십에 대한 욕구가 남성에 비해 현저히 적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렇듯 스킨십 보기를 돌같이 하던 여성도 스킨십 욕구가 상당히 급격하게 올라가는 시기가 있는데, 다름아닌 '성 관계 직후'입니다. 성관계 직전에 스킨십 욕구가 극도로 올라가는 남성과는 상당히 상반되는 부분인데요. 물론 이때 나타나는 스킨십에 대한 목적은 남성의 그것처럼 성별 판독이 아닌 '보호본능'에 의거한 '보호요청'행동입니다. 여성은 남성의 유전자를 받은 직후부터 10개월간의 고독한 싸움이 이어질거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임신 여부와는 관계없이) 상당히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여성은 약하다는 인식으로 인해) 그로인해 내 옆에 있는 남성의 신체적 강함을 신경쓰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때 스킨십은 상당히 차분하게 이루어지는데요. 남성의 등을 쓰다듬거나 팔근육을 만지작거리거는 등 지극히 '강함'과 관계가 깊은 부분에 집중적으로 스킨십이 이루어집니다. 흔히 나오는 'Hug'에 대한 요청도 이와 관계가 깊죠. 자신을 보호해줄 것을 간접적으로 요청함으로서 자신이 보호해야 할 대상에 대한 안정감을 확보하는 본능적인 행동인 것입니다.

여기에 비교적 스킨십에 있어서 '피동적'인 부분도 특징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여성들은 남성의 손길이 '강탈'이 아닌 '인정'에 코드가 맞춰져 있을 경우 '직접 움직여 만지는 것'이 아닌 '만져지는 것'에 의해 스킨십 욕구를 충족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머리를 쓰다듬거나 얼굴을 만지거나 (눈물을 엄지로 닦아줄때처럼) 하는 등 기본적으로 여성이 '공통적이지 않은 자신만의 여성성'을 인정받는 형태의 스킨십을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즉 가슴이 나오거나 다리라인이 여성스럽거나 하는 등의 보편적인 요소가 아닌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개성적인 여성성에 대한 피동적 스킨십 욕구가 있다는 것인데요. 흔히 '머리를 새로 하거나' 새로 악세사리를 샀거나 새 옷을 입었거나 하는 등의 변화를 남성에게 알아주길 바라는 점도 이와 같은 맥략일 것입니다.



늘 쓰고 나면 느끼는 사실입니다만, 연구하면 할 수록 남녀간의 다른 부분은 끝이 없는 듯 합니다. 그리고 그 다른 부분이 빚어내는 본능적인 부분도 지켜보다보면 흥미롭기 이를 데 없는데요. 반드시 알고 있지 않아도 되는 '본능'적인 부분에 대해 너무 이성적으로 혹은 베타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그냥 '본능에 충실해'라는 조금은 솔직한 감성으로 살아가보는 것이 어떨지 싶습니다. 모르고 있는 채로 있는 것보다 조금은 알고 가는 것도 인생에 있어 그리 나쁘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이 세상에 선천적인 악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이유 없는 본능도 있을 수 없죠. 다만 그게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서인지 아니면 선천적으로 타고 난 것인지에 따라서 그것에 대한 책임이 '사회'에 있는지 아니면 '자기 자신'에 있는지가 갈라질 뿐입니다. 선천적인 욕구를 사회 시스템에 의해 강제로 억제해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은 결국 사회가 치루어야 할 댓가가 될 것이며 후천적으로 생겨난 피해 요인에 대해서는 비단 사회 뿐만 아니라 그들을 그렇게 만들기까지 영향을 끼친 직접적인 영향 요인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없던 게 갑자기 생겨나기 시작한다면 거기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게 됩니다. 그 원인 제공자가 해야 할 일은 그 원인을 없에는 일이 되어야 하지 그 원인의 해당 당사자를 사회악으로 구분해 묻어버리려는 면책이 우선시되어서는 안되겠죠. 현대사회에서 대체 무엇이 미개한 것인지 과연 그게 미개하다는 새뇌로 끝낼 수 있을 만큼 단순한 일인지에 대해 되새겨보며 공화국 연구소 '남자의 스킨십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