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15. 21:04
얼마 전부터 제법 충격을 받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요. 사람들이 '친일파'에 대한 정확한 단어적 뜻과 그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면서부터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도 이 '친일파'라는 말 자체가 남아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의 흑역사일텐데요. (폴란드에서 나치찬양자를 찾는 게 가능하기나 한지) 그런데 이 말이 남아있고 이 말에 대해 지극히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 까지는 좋은데 이 말의 본래의 뜻이 상당 부분 왜곡되어 그냥 '욕의 일부'로 치부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듭니다. 이게 왜 문제냐면 이렇게 친일파라는 단어 자체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이야말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활개치면서 암적 존재로 남아있는 '친일파'와 그들의 핏줄들이 적극 바라는 바일 테니까요. 우리가 흔히 내뱉는 욕들이 실제는 무시무시한 뜻을 담고 있지만 그 뜻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듯이 친일파가 국민 욕설이 되면 그 단어가 정작 향해야 할 곳으로 제대로 가지 않게 되니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친일파는 어떤 사람들입니까?
일단 인터넷 상의 반응을 보면 몇 가지 패턴을 볼 수 있는데요.
1. 김연아를 응원하지 않고 아사다 마오를 응원하는 사람
2. 일본 애니메이션과 드라마 일본 가수를 좋아하는 사람
3. 일본에 현재 살고 있으면서 일본 이름으로 바꾼 재일교포
4. 자신의 블로그에 일장기를 달고 한국을 비난하며 식민지 역사를 찬양하는 사람
5. 일본산 제품을 찬양하며 국산제품을 혐오하는 얼리아답터
이 중 누가 친일파일까요? 정답은 '없다'가 맞습니다. 이상하죠? 저들은 모두 뉴스게시판 댓글란이나 그밖에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좀 모여있다는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의 사람들이고 아주 흔하게 '친일파'로 까이는 존재들인데요. 엄밀히 말하면 이들은 본질적인 의미의 친일파와는 거리가 멉니다. 왜 그럴까요?
우선 친일파의 단어적인 의미에 대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속해 있는 국가라는 개념은 지금에야 유앤이다 평화조약이다 뭐다 해서 전세계게 제법 평화롭게 흐르고 있지만 불과 100년전만 하더라도 총탄이 날아다니는 전쟁터가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전쟁은 언제나 승자와 패자를 낳게 되고 승자는 침략국, 패자는 식민국이 됩니다. 그런데 대표적인 전쟁식민국 관계로 꼽히는 독일과 폴란드의 경우는 독일의 압도적인 군사력에 폴란드가 일방적으로 밀린 꼴이었기 때문에 내부적인 문제 없이 발린 셈이지만 19세기말의 후조선과 왜국처럼 만일 두 나라가 호각세에 가까운 군사력을 갖추고 있다면 전쟁이 길어질 우려가 있고 이는 선제공격을 하는 침략국측에는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이른바 내부 문제에 의해 먼저 무너지는 쪽이 지는 '사정관리'가 중요해지는데요. 이미 군국주의의 서막을 알리고 완전하게 하나로 단결되어 있었던 일본과는 달리 후조선은 흥선대원군의 몰락 이후 고종이 이렇다할 조력자를 얻지 못한데다 흥선대원군에게 눌려 기를 펴지 못하던 안동김씨세력들까지 결부되어 사정이 대단히 어지러운 판국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대체로 세력 다툼에서 밀린 쪽이 만회를 하기 위해 기회를 모색하게 되는데 그게 조선의 침략을 위해 정공법보다는 트로이 목마 작전을 택했던 일본의 의도와 맞아떨어지면서 휘말리게 되는 것이죠. 자신들의 권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언제나 어떤 부도덕한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았던 역사의 2인자들은 결국 어처구니없게도 한치앞을 못내다보고 일본의 힘을 빌어 당시 정권에 쿠테타를 일으키게 되는데, 1차가 고종에게 부당한 항복을 강요한 부분이며 2차가 고종의 결정권에 영향을 끼치는 명성황후 암살로 시작되는 것이 이들의 역사입니다. 이후에는 을사조약 등의 굴욕과 고종황제 시해 등이 속속 이루어지는데, 이는 이미 일본이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정권 내부를 속속 장악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가능하게 하기까지에는 후조선의 수많은 실권자들의 친일 행각이 큰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흔히 우리나라가 전쟁에서 패전해서 일본의 식민지가 된 걸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 일어나기 10년 전만 하더라도 프랑스와 미국을 캐박살내던 해군전력을 가지고 있던 조선에게 침략 루트라고는 남해밖에 없던 일본이 승산이 있었을까요? 일본군이 약하지도 않았지만 적어도 방어 그 자체에만 있어서는 일본이 쉽게 함락시키기는 어려운 조건입니다. 청나라나 러시아처럼 군사력으로 맞짱떠서 이긴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거죠.
엄밀히 말하면 당시 일본은 우리나라를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내리눌렀던 게 아니라 내부에서 내분을 일으켜 정권 자체를 접수하는 식으로 우리나라를 삼켰다고 볼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국가 정치 시스템이 아주 후진적이어서 이들에게 구멍이 많았던 건 분명 아닙니다. 어떤 세력이든 내부 모반자가 있지 않는 한 조직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결국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점하여 실질적인 속국으로 관리하는 굴욕적인 역사가 있었지만 이를 가능하게 만든 건 일본의 힘이 아니라 내부의 적, 다시말해 자신의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스스로의 나라를 무너뜨리면서까지 자신의 욕심을 챙기려 했던 국가시스템에서 나올 수 있는 최악의 세력들이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일본은 점령군으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위안부 문제 등의 도덕적이지 못한 문제에 대해서는 자유롭지 못합니다만, 적어도 침략 그 자체에 있어서는 오히려 일본보다 내부의 친일파의 역할이 훨씬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이들이 어떤 권력을 누리고 어떤 망언과 망발을 일삼았는지는 잘 알려져 있는 그대로입니다. 정리하자면 '친일파'는 국가 시스템에 대한 결정권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 대표가 다른 구성원들의 동의 없이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국가 주권 자체를 다른 국가에게 넘겨주기까지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모든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왜 친일파가 문제이고 지금 친일파의 후손들이 하는 행위들이 문제가 되냐면 이들이 '일본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국가에 소속된 다른 사람들은 아량곳하지 않고 언제든 이 국가에 대한 애정 없이 국가를 팔아서라도 내 배를 불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대상이 굳이 일본이 아니라도 상관없습니다. 미국이나 그 어떤 다른 국가라도 국가가 가진 그 어떤 권리를 팔아 이득을 챙길 수 있다면 주저없이 그렇게 할 수 있으며 그걸 결정할 수 있는 권력이 그들에게 이미 부여되어 있기 때문에 위험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종전 이후 아직도 당시 친일을 했고 친일에 가담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렇다할 처분이 없습니다. 다른 국가들이 종전 후 침략군에 가담했던 국가배반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멸문을 이루었던 것에 비해서는 형편없을 정도인데요. 시간은 점점 흐르고 있고 당시 3.1운동에 가담했던 1세대들은 차차 세상을 뜨고 있지만 친일세력들은 그 대를 2대 3대 계속 이어가며 여전히 나라의 권력을 쥐고 있습니다. 이런 사상을 가진 사람들은 국가의 이득을 지극히 '자본'적인 관점에서 보는 사상이 지배적인 만큼 반드시 국가 주권적인 코어에 가까운 문제가 아니라도 꾸준하게 국가나 국민을 위하기보다는 다분히 수치적 경제, 자본적 이득에 집착하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은 자신들 그리고 자신들의 후손들이 '친일'이라는 코드로 인해 지금 가진 권력을 잃을 수도 있음을 우려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신들의 친일 역사를 정당화하는 교과서를 속속 만들어내며 미래 자신들에게 힘을 실어줄 세력을 모으는 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한낱 역사 교과서가 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분들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문제는 이들이 세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 이상으로 '국가'가 개인의 이득 아래에 있을 수 있다는 매우 좋지 않은 사상이 그들 이후의 세대들에게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들이 반드시 국가를 팔아먹는 사람이 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이런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황금만능주의'에 지나치게 물들어 돈 위에 아무것도 없다는 그릇된 사상이 심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데에 있습니다. 돈을 위해 비상식적으로 사람을 착취하고 사람을 죽여서라도 내 배만 부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상식화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국가 주권이 팔리는 것 이상으로 현대사회에 있어서는 공포 그 자체일 것입니다.
우리는 친일파를 바로 보아야 합니다. 지금처럼 친일파라는 표현을 남발하지 말고 대체 누가 친일파인지 명확하게 기억해야 합니다. 무엇이 친일파이고 어떤 게 나라를 팔아먹어 죄없는 사람들이 피를 흘리게 만드는 놈들인지 정신 똑바로 차리고 기억해야 합니다. 글 서두에 언급한 흔히 친일파로 지칭되는 사람들은 친일파가 아닙니다. 2번과 5번은 국가를 초월하여 '문화'나 '물품'을 소비하는 국제사회의 소비자일 뿐이며 1번처럼 아사다 마오의 플레이나 얼굴이 자신의 취향에 더 맞으면 아사다 마오 응원할 수도 있는 것이 스포츠의 세계입니다. 3번같이 귀화한 재일교포라 할지라도 개인의 이득을 위해 국적을 바꿔도 되는 사회에 살고 있고 그 행동이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지 않으므로 이들은 개인의 이득을 위해 국가를 포기했을 뿐 국가에 해를 끼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요. 4번처럼 블로그에 일장기를 걸고 일본을 찬양하는 글을 공개적으로 적는 사람은 일면 친일파로 보일 수 있겠지만 세상에 어떤 친일파가 자신이 친일임을 당당하게 밝히고 있는지요? 뉴라이트연합도 온갖 친일행적을 눈에 보이게 노골적으로 일삼고 있지만 늘 그들은 '나라의 미래를 위한'것임을 강조할 뿐 일본이 좋아서 그런다고 입 밖에 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4번은 그저 관심받고 싶은 현대교육의 피해자일 뿐입니다.
친일파라는 표현을 아껴주세요. 그리고 정말 친일파라 불러야 할 사람들에 대해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역사교과서처럼 일본의 만행에 의해 어떤 피해를 당했는지만 서술해서 비난의 화살을 '일본'에만 집중시키지 말고 그런 일이 있기까지 어떤 놈들이 어떤 짓을 벌여서 이렇게 되었는지를 보다 명확히 서술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지금 어디에 살고 있고 그들이 아버지가 잘못했다고 후손마저 잘못이 있느냐는 논리로 면제부를 주어서는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도 관심을 갖고 알아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절대 나하고는 관계가 없는 일이 아닙니다. 친일파의 존재는 일본을 찬양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에전 침략전쟁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들의 것이 아닌 국민 전체의 그 어떤 거라도 그들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민 전체를 아프게 만들어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사상을 가진 자들이 지금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들에게 두 번 다시 지지를 보내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가 진정한 친일파일까요?
누가 우리 모두의 대한민국을 개인의 이득을 위해 팔아먹고 있는 걸까요?
어째서 광복으로부터 62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이런 고민을 해야만 하는 건지 씁쓸하기 그지 없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친일파는 어떤 사람들입니까?
일단 인터넷 상의 반응을 보면 몇 가지 패턴을 볼 수 있는데요.
1. 김연아를 응원하지 않고 아사다 마오를 응원하는 사람
2. 일본 애니메이션과 드라마 일본 가수를 좋아하는 사람
3. 일본에 현재 살고 있으면서 일본 이름으로 바꾼 재일교포
4. 자신의 블로그에 일장기를 달고 한국을 비난하며 식민지 역사를 찬양하는 사람
5. 일본산 제품을 찬양하며 국산제품을 혐오하는 얼리아답터
이 중 누가 친일파일까요? 정답은 '없다'가 맞습니다. 이상하죠? 저들은 모두 뉴스게시판 댓글란이나 그밖에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좀 모여있다는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의 사람들이고 아주 흔하게 '친일파'로 까이는 존재들인데요. 엄밀히 말하면 이들은 본질적인 의미의 친일파와는 거리가 멉니다. 왜 그럴까요?
우선 친일파의 단어적인 의미에 대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속해 있는 국가라는 개념은 지금에야 유앤이다 평화조약이다 뭐다 해서 전세계게 제법 평화롭게 흐르고 있지만 불과 100년전만 하더라도 총탄이 날아다니는 전쟁터가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전쟁은 언제나 승자와 패자를 낳게 되고 승자는 침략국, 패자는 식민국이 됩니다. 그런데 대표적인 전쟁식민국 관계로 꼽히는 독일과 폴란드의 경우는 독일의 압도적인 군사력에 폴란드가 일방적으로 밀린 꼴이었기 때문에 내부적인 문제 없이 발린 셈이지만 19세기말의 후조선과 왜국처럼 만일 두 나라가 호각세에 가까운 군사력을 갖추고 있다면 전쟁이 길어질 우려가 있고 이는 선제공격을 하는 침략국측에는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이른바 내부 문제에 의해 먼저 무너지는 쪽이 지는 '사정관리'가 중요해지는데요. 이미 군국주의의 서막을 알리고 완전하게 하나로 단결되어 있었던 일본과는 달리 후조선은 흥선대원군의 몰락 이후 고종이 이렇다할 조력자를 얻지 못한데다 흥선대원군에게 눌려 기를 펴지 못하던 안동김씨세력들까지 결부되어 사정이 대단히 어지러운 판국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대체로 세력 다툼에서 밀린 쪽이 만회를 하기 위해 기회를 모색하게 되는데 그게 조선의 침략을 위해 정공법보다는 트로이 목마 작전을 택했던 일본의 의도와 맞아떨어지면서 휘말리게 되는 것이죠. 자신들의 권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언제나 어떤 부도덕한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았던 역사의 2인자들은 결국 어처구니없게도 한치앞을 못내다보고 일본의 힘을 빌어 당시 정권에 쿠테타를 일으키게 되는데, 1차가 고종에게 부당한 항복을 강요한 부분이며 2차가 고종의 결정권에 영향을 끼치는 명성황후 암살로 시작되는 것이 이들의 역사입니다. 이후에는 을사조약 등의 굴욕과 고종황제 시해 등이 속속 이루어지는데, 이는 이미 일본이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정권 내부를 속속 장악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가능하게 하기까지에는 후조선의 수많은 실권자들의 친일 행각이 큰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흔히 우리나라가 전쟁에서 패전해서 일본의 식민지가 된 걸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 일어나기 10년 전만 하더라도 프랑스와 미국을 캐박살내던 해군전력을 가지고 있던 조선에게 침략 루트라고는 남해밖에 없던 일본이 승산이 있었을까요? 일본군이 약하지도 않았지만 적어도 방어 그 자체에만 있어서는 일본이 쉽게 함락시키기는 어려운 조건입니다. 청나라나 러시아처럼 군사력으로 맞짱떠서 이긴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거죠.
엄밀히 말하면 당시 일본은 우리나라를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내리눌렀던 게 아니라 내부에서 내분을 일으켜 정권 자체를 접수하는 식으로 우리나라를 삼켰다고 볼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국가 정치 시스템이 아주 후진적이어서 이들에게 구멍이 많았던 건 분명 아닙니다. 어떤 세력이든 내부 모반자가 있지 않는 한 조직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결국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점하여 실질적인 속국으로 관리하는 굴욕적인 역사가 있었지만 이를 가능하게 만든 건 일본의 힘이 아니라 내부의 적, 다시말해 자신의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스스로의 나라를 무너뜨리면서까지 자신의 욕심을 챙기려 했던 국가시스템에서 나올 수 있는 최악의 세력들이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일본은 점령군으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위안부 문제 등의 도덕적이지 못한 문제에 대해서는 자유롭지 못합니다만, 적어도 침략 그 자체에 있어서는 오히려 일본보다 내부의 친일파의 역할이 훨씬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이들이 어떤 권력을 누리고 어떤 망언과 망발을 일삼았는지는 잘 알려져 있는 그대로입니다. 정리하자면 '친일파'는 국가 시스템에 대한 결정권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 대표가 다른 구성원들의 동의 없이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국가 주권 자체를 다른 국가에게 넘겨주기까지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 모든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왜 친일파가 문제이고 지금 친일파의 후손들이 하는 행위들이 문제가 되냐면 이들이 '일본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국가에 소속된 다른 사람들은 아량곳하지 않고 언제든 이 국가에 대한 애정 없이 국가를 팔아서라도 내 배를 불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대상이 굳이 일본이 아니라도 상관없습니다. 미국이나 그 어떤 다른 국가라도 국가가 가진 그 어떤 권리를 팔아 이득을 챙길 수 있다면 주저없이 그렇게 할 수 있으며 그걸 결정할 수 있는 권력이 그들에게 이미 부여되어 있기 때문에 위험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종전 이후 아직도 당시 친일을 했고 친일에 가담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렇다할 처분이 없습니다. 다른 국가들이 종전 후 침략군에 가담했던 국가배반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멸문을 이루었던 것에 비해서는 형편없을 정도인데요. 시간은 점점 흐르고 있고 당시 3.1운동에 가담했던 1세대들은 차차 세상을 뜨고 있지만 친일세력들은 그 대를 2대 3대 계속 이어가며 여전히 나라의 권력을 쥐고 있습니다. 이런 사상을 가진 사람들은 국가의 이득을 지극히 '자본'적인 관점에서 보는 사상이 지배적인 만큼 반드시 국가 주권적인 코어에 가까운 문제가 아니라도 꾸준하게 국가나 국민을 위하기보다는 다분히 수치적 경제, 자본적 이득에 집착하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은 자신들 그리고 자신들의 후손들이 '친일'이라는 코드로 인해 지금 가진 권력을 잃을 수도 있음을 우려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신들의 친일 역사를 정당화하는 교과서를 속속 만들어내며 미래 자신들에게 힘을 실어줄 세력을 모으는 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한낱 역사 교과서가 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분들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문제는 이들이 세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 이상으로 '국가'가 개인의 이득 아래에 있을 수 있다는 매우 좋지 않은 사상이 그들 이후의 세대들에게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들이 반드시 국가를 팔아먹는 사람이 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이런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황금만능주의'에 지나치게 물들어 돈 위에 아무것도 없다는 그릇된 사상이 심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데에 있습니다. 돈을 위해 비상식적으로 사람을 착취하고 사람을 죽여서라도 내 배만 부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상식화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국가 주권이 팔리는 것 이상으로 현대사회에 있어서는 공포 그 자체일 것입니다.
우리는 친일파를 바로 보아야 합니다. 지금처럼 친일파라는 표현을 남발하지 말고 대체 누가 친일파인지 명확하게 기억해야 합니다. 무엇이 친일파이고 어떤 게 나라를 팔아먹어 죄없는 사람들이 피를 흘리게 만드는 놈들인지 정신 똑바로 차리고 기억해야 합니다. 글 서두에 언급한 흔히 친일파로 지칭되는 사람들은 친일파가 아닙니다. 2번과 5번은 국가를 초월하여 '문화'나 '물품'을 소비하는 국제사회의 소비자일 뿐이며 1번처럼 아사다 마오의 플레이나 얼굴이 자신의 취향에 더 맞으면 아사다 마오 응원할 수도 있는 것이 스포츠의 세계입니다. 3번같이 귀화한 재일교포라 할지라도 개인의 이득을 위해 국적을 바꿔도 되는 사회에 살고 있고 그 행동이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지 않으므로 이들은 개인의 이득을 위해 국가를 포기했을 뿐 국가에 해를 끼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지요. 4번처럼 블로그에 일장기를 걸고 일본을 찬양하는 글을 공개적으로 적는 사람은 일면 친일파로 보일 수 있겠지만 세상에 어떤 친일파가 자신이 친일임을 당당하게 밝히고 있는지요? 뉴라이트연합도 온갖 친일행적을 눈에 보이게 노골적으로 일삼고 있지만 늘 그들은 '나라의 미래를 위한'것임을 강조할 뿐 일본이 좋아서 그런다고 입 밖에 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4번은 그저 관심받고 싶은 현대교육의 피해자일 뿐입니다.
친일파라는 표현을 아껴주세요. 그리고 정말 친일파라 불러야 할 사람들에 대해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역사교과서처럼 일본의 만행에 의해 어떤 피해를 당했는지만 서술해서 비난의 화살을 '일본'에만 집중시키지 말고 그런 일이 있기까지 어떤 놈들이 어떤 짓을 벌여서 이렇게 되었는지를 보다 명확히 서술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지금 어디에 살고 있고 그들이 아버지가 잘못했다고 후손마저 잘못이 있느냐는 논리로 면제부를 주어서는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고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도 관심을 갖고 알아두었으면 좋겠습니다. 절대 나하고는 관계가 없는 일이 아닙니다. 친일파의 존재는 일본을 찬양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에전 침략전쟁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들의 것이 아닌 국민 전체의 그 어떤 거라도 그들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민 전체를 아프게 만들어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사상을 가진 자들이 지금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들에게 두 번 다시 지지를 보내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가 진정한 친일파일까요?
누가 우리 모두의 대한민국을 개인의 이득을 위해 팔아먹고 있는 걸까요?
어째서 광복으로부터 62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이런 고민을 해야만 하는 건지 씁쓸하기 그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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