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09. 8. 28. 10:25
담배 태우시나요? 네 아시는 것처럼 기호식품입니다. 초콜릿도 건강에는 무지무지 안좋을 수 있지만 기호식품이듯이 일단 개인의 자유의사에 의해 사고 취하는 것을 결정할 수 있는 물건이죠. 다만 담배가 다른 점은 자동차를 움직일때처럼 흡연자 본인도 결코 들이마시기 달갑지 않은 '매연'이 나온다는 사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물론 매연이 잘 빠져나가지 않는 실내에서는 차츰 금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식당이나 PC방처럼 다중이용시설이나 보건위생에 결부되는 장소는 우선적으로 금연을 시행하고 있지요. 청소년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니까요.

그런데 이거 왜 안지켜지는지 정말 몇 년째인데 아직도 안지켜지는지 제가 몇 년간 쭈욱 지켜보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봤답니다. 결과가 썩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았지만 이건 '흡연자분들'의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어요. 즉 다시 말해 이 논란은 '흡연자'대 '비흡연자'논란으로 갔다간 지금처럼 전혀 답이 나오지 않게 됩니다. 왜냐 모든 흡연자가 금연구역을 어기는 것도, 공중도덕에 위배되는 일을 벌이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죠. 이 문제는 조금 더 윗단계에서 정리가 필요합니다. 즉 흡연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법을 지켜야 사는 나라'라는 것을 잘 모르고, 혹은 자의적 판단에 의해 이를 무시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결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를 야기한다고 생각합니다.

금연구역 논란이 자주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건 '결과물'이 너무 명백한데다가 '흡연 인구'자체가 많다보니 그 사람의 인격적인 부분이 너무 쉽게 담배를 피우는 태도나 금연구역을 어기는 모습에서 잘 드러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법을 어기고 우습게 보는 사람들을 매일 눈으로 접하기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세금 탈루하거나, 비리 저지르는 것도 사실 법을 어기면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동일한데, 우리 생활과는 너무 동떨어져있잖아요. 그런데 일부 흡연자분들의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는 모습은 평균적으로 흡연자 한 분이 담배 한 갑을 피운다고 가정했을 때 최소 한 시간에 한 번정도는 마주하게 되는 거니까요. 아직 흡연인구가 40% 가까이 되니까 접하기가 훨씬 쉽고 이에 대한 격한 피해반응도 쉽사리 나오게 되면서 논란이 커지는 겁니다. 이 이야기를 서두에 길게 늘어놓는 이유는 제 글이 '흡연 인구 전부'를 가리키는 글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입니다. 논란이야 너무 원점에서 반복되니까 미치광이들은 정작 팔짱끼고 구경하는데 엄한 사람만 지치는 모습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출처 : 마린블루스 (http://www.marineblues.net)


이야기가 새어버렸지만 결국 문제는 '법'을 지키지 않는데다 그 법 자체에 대한 자의적인 평가에 의해 '악법'으로 규정하고 '내가 결론낸 악법은 지키지 않아도 돼'라는 생각이 모든 문제를 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금연 구역은 '권고 기간'이 이미 종료되고 시행령과 처벌 법규까지 마련된 엄연한 '현행법'인데, 일단 이 법을 어긴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아니 담배 좀 피운거 가지고 벌금을 4만원이나 내야 하다니 이게 말이 돼?'라는 반응을 보이시는거죠. 즉 이 법을 에초에 난 인정할 생각이 없었고 그래서 난 내 의지대로 행동했으며 당신들이 멋대로 정한 흡연구역에 동의할 수 없으니 하고 싶은대로 하겠다.는게 그들의 주장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단골로 붙는 그들만의 이유가 있죠. 바로 담배에 붙는 세금입니다. 담배에는 꼬박고박 세금을 걷어가면서 왜 흡연자들이 이렇게 설 땅이 없어지냐고 하소연하곤 하죠. 이 하소연은 법이 시행되기 전 '계도기간'이라는 것을 부여할 때에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계도기간'은 결코 법이 시행 안되는 기간이 아니라 나중에는 반드시 이 법대로 처리가 될 것이니 혹시 모르고 있었다면 앞으로는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기간인거죠. 이때는 위와 같은 항의를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항의가 '현행법'으로 시행이 된지 몇 년째임에도 계속되고 있고 언제나 금연구역 처벌에 있어서는 대단히 격렬한 저항에 부딛히곤 합니다. 어떻게든 이 법이 부당하며 그런 부당한 법을 난 인정할 수 없고 그래서 난 지키지 않는데 내가 무슨 죄가 있냐는 주장을 하고 계시는 것인데요.

그런 '일부 흡연자'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니 그런 말씀은 법이 시행되기 전에 하셨어야죠'입니다. 예? 일개 시민이 무슨 힘이 있냐고요?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라서 일단 마음에 들지 않는 법이 시행을 앞두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의사 표시가 가능한 나라거든요 (요즘은 그런 것 같지도 않지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국가의 정책 나아가서는 새로 입법되는 법에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겁니다. 흡연자분들 중 금연구역 확대지정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셨다면 뜻을 모아서 단체로 항의서한을 보내시거나 시간이 없으시다면 동시에 청와대 홈페이지를 공격하시는 등 이슈가 될 만한 의사표시를 하실 수도 있었습니다. 금연구역 확대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얽혀 있는 이슈라서 아예 눈 귀를 틀어막고 살지 않는 한 적어도 시행 반년 전까지는 알 수 있게끔 되어있는데 지금까지 몇 번의 개정을 통해 금연구역이 확대되고 그때마다 논란만 몇 번 있었지 흡연자분들이 정말 '담배 피울 수 있는 구역 축소는 헌법이 보장한 행복추구권 위배이며 우리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말라'는 확고하고 단호한 메시지를 정부에 전달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혹시 지금 국회 앞이나 시청 앞에서 집회하는 건 '생계에 관련된' 절박한 일이니까 그런거고 '흡연구역'문제는 그정도까진 아니니까 그럴 필요까진 없지 않냐는 이야기가 있을 수 있겠네요; 음 이게 과연 여러분의 삶에 별 영향이 없었다면 법을 그대로 준수해도 삶에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 되니까 그냥 법을 준수하셔야 옮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죠. 벌금도 4만원이면 일반적인 소득의 최소 5% 이상의 큰 돈입니다. 여기에 담배는 금단현상도 심하고 (그렇게 죽을것같다면서요;;;) 어떤 사정이 있든 담배를 피우지 못하면 인생을 견디지 못하는 인구가 제법 많습니다. 이게 여러분의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시행된 법은 무척 가볍게 어기시면서 자신이 받는 피해에 있어서는 이보다 더 클 수 없는 건 조금 모순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든 세상을 풀어가는 요는 '역지사지'입니다. 여러분들이 담배를 피우지 못하면 견디기 힘든 고통이 있는것처럼 비흡연자에게도 금연 구역을 선택할 권리가 부여되어 있고 그 금연 구역에서 담배 연기를 마시면 그 나름대로 금단 현상과 비견될 바는 아니지만 아무튼 잠깐 담배를 못 피울 때 고통과 사뭇 비슷한 고통이 있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 다른 인생, 다른 인격체에 대한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답이 어렵지 않게 나옵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물론 내 인생 사느라 그런것까지 신경쓸 틈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조금만이라도 나와는 다른 사람의 입장을 아주 잠깐이라고 생각해본다면 이런 논란이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많아질 이유가 없어요.

그리고 '자영업자'분들에게 한마디, 여러분 경제한파에 어려우신 거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다중이용시설 이용자분들은 더욱 힘드시겠지요. 담배피우는 손님에게 가서 피우지 말라고 말해도 듣지 않고 쓴소리를 하자니 단골 손님이 떨어져나갈 것 같고 딜레마 심하실 줄 압니다. 결국 그들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 여러분들의 수익이 되니까 함부로 하기 힘드시겠죠 '손님은 왕'이니까요. (저 말 참 싫어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마저 '법'을 무시하진 말아주세요. 결국 다중이용시설을 운영하고 계신 여러분도 그 시행법에 속해있습니다. 여러분은 그 공간을 법에 맞게 관리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권고사항은 생각 해 볼 여유를 주겠지만 이건 '현행법'이니까요. 다른 가계로 가면 어쩌나?라고 걱정하시는 그 모습이 '나 하나쯤이야'와 다르지 않습니다. 법이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의 협조가 특히 중요합니다. 양팔저울이 기우는건 한순간입니다. 당신의 식당 뿐만 아니라 모든 식당이 금연 구역을 준수하고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한다면 법을 지키는 뿌듯함도, 실내의 쾌적함도, 단골 손님도 모두 지킬 수 있습니다. 아 더불어 니코틴 농축액과 커피 그리고 다량의 타액이 어우러진 재떨이와 쌈장에 처박힌 담배 꽁초, 그로 인해 누렇게 녹아버린 간장 종지를 더 이상 버리지 않으셔도 되는 보너스도 얻으실 수 있겠지요.

식후땡은 불로장생이라는 말을 어디에선가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게 그렇게 맛있다면서요? 그런데 일부 흡연자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혹시 여러분이 식사하고 계시는데 옆에서]방귀를 뿌웅~ 하고 뀐다면, 트림을 꺼억~ 하고 내뱉는다면, 양말에서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과연 밥이 과연 깨끗하게 목으로 넘어가는 기분이 들까요? '아니! 비교할 걸 비교해라!' 라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지만 흡연자분들은 담배연기가 그렇게 기분나쁘게 느껴지지 않으신다고 하시기에 부득이 저런 비교를 해봤습니다. 물론 식후땡은 불로장생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여러분들 일행에 한정하도록 하면 안될까요? 적어도 식당은 당신의 식사 속도에 맞춰 식당 안에 모든 사람들이 모두 같은 시간대에 식사를 마치지 않는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식사 도중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시잖아요. 조금만 더 생각하면 '법이 합당한지 아닌지'가 아니라 '내 입장에서 과연 같은 상황일 경우 어떤 기분이 들지'를 생각해보면 비단 금연구역 흡연 논란 이외에도 불필요한 논란이 산더미같은 이 세상이 조금 더 가벼워지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