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11. 07:20
죄송합니다. 이번에 연재될 예정이었던 키스 또 한번의 키스는 수위 조절에 실패하여 등급을 걸 만한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버리는 바람에 비공개로 건너뛰도록 하겠습니다.
그야말로 경제가 최고인 시대입니다. 어느 때나 돈 돈 하지 않았던 때가 없긴 했습니다만 요즘만큼 심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힘드네요. 인생의 낭만을 즐기던 낭만주의자들은 철없는 정신병자 취급을 받으며 점차 멸종해가고 있고 부동산, 펀드, 주식까지 투자를 가장한 합법적인 파칭코에 전 국민이 몰리고 있습니다. 뭐 파칭코가 다 그렇지만 결국 돈을 일부 잃게 되어 있는 시스템인 점은 다 똑같아서 주변 어디 하나 돈 벌었다는 서민은 없네요. 카지노에서 돈을 가져가는 건 딜러고 파칭코에서는 파칭고 오너가 부자가 되는 시스템이니까요. 법적으로 금지되었다고 도박중독자가 사라진다고 착각하는 정부 하에 국민들은 원인이 '카지노'가 아닐 뿐 모두 도박에 미쳐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주제에 맞지 않게 왜 이런 뜬금없는 이야기로 시작했는지 궁금하실텐데요 결국 다 관게가 있으니 일단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각종 게시판에서 금지된 떡밥 중 하나가 '여자'라는 키워드인데요. 남여차별, 가산점 문제 뭐 등등 남녀간의 갈등은 한번 판이 벌어졌다 하면 끝도 없이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그 중에 남성들이 가장 경기를 일으키는 떡밥 중 하나가 '된장녀'인데요. 이른바 '폼생폼사'로 소비가 치우치는 그런 된장녀는 차라리 애교이고 이들이 주로 문제삼는 '된장녀'는 그 폼생폼사를 하는 수단과 목적이 상당히 그릇되어 있는 삶을 영위하는 개념의 '된장녀' 지적하는 것입니다. 여성들이 명품 가방 매는 것 사실 아무 문제 없습니다. 명품은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고 디자인적인 부분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데 공교롭게도 고가 명품인 경우도 있고 무엇보다 소유욕은 엄연히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이니 여성의 본능적인 이런 부분을 문제삼기는 힘듭니다. 다만 부 여성들이 그 소유를 위해 취하는 행동과 소유에 대한 목적이 남자들로 하여금 지극히 피해의식을 갖게끔 보이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으로, 정리하자면 열심히 아르바이트로 돈 모아서 명품 가방 사고 스타벅스 커피 마시는 건 문제가 없지만 이른바 어장관리를 하면서 남자의 경제력을 이용하는 부의 단계형 된장녀가 주로 까임의 대상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논리가 좀 맴도는 느낌이 듭니다. 여기 부의 단계형 된장녀 한 분이 계신다고 칩시다. 이 여자는 지금 남자를 사귀면서 지금 남자보다 더 나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 지금의 남자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아 명품을 사고 이미지 관리를 합니다. 그리고는 한 단계 올라가서는 또 다시 2단계 남자로부터 원조를 받아 앞서보다 훨씬 나은 명품으로 자신을 치장하여 더 상류층의 남자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게 되겠죠. 이같은 신분 상승 패턴은 어느 정도 승부에 정점이 이르는 (나이나 외모의 변화) 때가 오기까지 계속됩니다. 즉 자신이 올리 수 있는 신분 상승을 여자가 가장 빛나는 시절에 모두 올인하여 승부를 내려는 모습인데요. 이게 얼핏 그냥 단순해보이지만 이상한 점은 이 여자분의 종착지가 생기더라도 결국 이 여자는 만족을 못할 거라는 사실입니다. 그건 이 여자가 허영심이 끝이 없어서가 아니라 에초 '물욕'으로부터 시작된 욕구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상하죠? 보통은 '돈을 밝힌다'거나 '명품 중독'이라거나 해서 화려한 생활이나 자존심을 가지고 살 것 같은 이런 여자들이 가진 욕구의 원천이 '물질적'인 부분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스스로 자신의 인생 가치관을 생각해내기 힘들게 만들고 있는 사회 구조가 낳은 또 하나의 병폐일텐데요. 즉 명품에 대한 소유욕이 정말 순수함에 의거한 소유욕이라면 지금만큼 많이 팔리지도 않았지만 결국 같은 사회 내에서 경쟁만을 일삼아오면서 자라온 덕에 같은 사회에서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수단이 되어주고 있으며. 그것이 명품으로서, 그리고 결혼 후의 남편의 재력과 능력으로서 대표되는 것입니다.
사실 재력을 비롯한 능력을 우선시한 여성들의 남성 선택 기준은 꽤 역사가 오래 되었기 때문에 굳이 지금의 사회가 원인이 된 건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과거부터 이른바 '재력'이나 '권력'을 가진 남성을 선택했다는 기록은 시대를 막론하고 꾸준히 전해지고 있고 흔히 능력의 척도로 삼게 되는 '차종'과 관련해서는 굳이 지금의 마이카 붐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오래전부터 언제나 시대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탈것은 부의 상징이었으며, 그것을 조종하는 것은 매우 오래 전부터 남성의 로망이 되어왔습니다. 이것이 현대에 이르러 남성들의 새로운 탈것에 대한 호기심과 조작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말을 타기 시작했으면 말이, 마차가 생기면 마차 등 어느 시대에서나 땅에 발을 많이 안 붙이고 살면 귀족이었고 많이 붙이고 살면 서민인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것이 뼛속까지 학습되어 본능적으로 남성의 탈것에 대한 등급에 집착하는 여성의 모습은 지금에서 크게 새로울 게 없는 셈이죠. 앞서 바람을 피우는 여자 편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여성은 본능적으로 '보수성'을 타고났기 때문에 자신과 곧 태어날 아이를 아무 탈 없이 키울 수 있는 미래적인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은 크게 나쁜 것이 아닙니다. 다만 문제는 이것이 이른바 남녀평등사회가 주창되는 현대사회에서 급격히 악용되어 남녀간의 갈등을 초래한다는 점이죠. 결국 뼛속까지 남아있는 본능은 어쩔 수가 없겠습니다만 그 본능이 현대 사회에서 크게 통용되지 않음에도 반드시 통용되는 것처럼 사회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여성 사회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설득력이 높지 않은 기준을 남성들에게 무조건 따를 것을 강요하고 있어 갖가지 갈등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런 여성 사회에서의 경쟁이 왜 남자들의 심리를 긁게 되는지는 잘 아시는 것처럼 지극히 '여성의 기준'으로 만들어진 '레벨'로 자신의 레벨이 높음을 '남성'들에게 어필하는 데에서 따른 '공감대 형성의 어려움'과 더불어 여성들만의 시선으로 만든 남성 등급 기준을 통해 남성을 봉건주의적으로 바라보는 자세 때문입니다. 전자는 '여성 사회'에서 통용되는 '레벨'의 기준 즉 '얼마나 비싼 명품'을 몸에 두르고 다니는지가 그 사람의 수준을 결정하는 기준이 상대에 대한 아무런 이해 없이 남성들에게 어필하려 드는 데에서 발생하는데요 '여성이 명품에 욕심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무조건 이해해달라'는 논리와 자신은 명품을 둘렀으니 더 수준이 높은 여자임을 남자들도 무조건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는 발상이라고 할 수 있겠고. 당연하겠지만 이런 성별이 다른 데에서 오는 가치관 차이를 아무런 노력 없이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는 게 가능할리가 없겠죠.
게다가 이런 노력이 '스스로'에 의한 것이 아닌 '의존성'을 지니게 되면 그 문제는 더 심각해집니다. 자신의 레벨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 다른 영향력에 의존한다는 것은 그것이 순수하게 자신을 나타내는 경쟁력이 되지 못한다는 것임에도 대부분의 '단계적 된장녀'의 경우 자신의 힘으로 신분 상승을 꿈꾸기보다는 각 단계를 돌파하는 데에 있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윤리적으로는 문제가 있는 방법을 다소 동원하고 있으며 그것이 대부분 남성과 결부되어 있다는 사실 때문인데요. 결국 명품을 통해 단계적인 레벨 상승을 노리는 것도 좋은 집안과 결혼해 높은 부의 환경 속에서 안정된 삶을 누리는 것도 모두 '의존성'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여성 사회에서는 또 하나의 '능력'이라고 부르게 되고 결혼 전과 후 결국 남편의 능력에 의해 부러움을 사게 되며 자신의 능력을 한탄하고 지금 남편의 모습을 불만스럽게 보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죠. 이런 과정에서 흔히 나오는 말이 '아 **는 나보다 예쁘지도 못했고 학창시절에 훨씬 날라리에 공부도 못하던 찌질이었는데 나보다 더 좋은 남편을 만나다니...'라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이렇듯 남성의 '재력'만을 평가하여 남성이 이루어낸 성공과 능력을 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승계받고자 하는 부분은 결과적으로 '인생'에 있어 아무런 의미를 남기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현대 사회에서 속속 여성들이 진출하고 각 직업군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만, 인생의 최종목적지가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낸 성취'가 아닌 이상 그 성공은 결코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이죠. 어장관리를 통해 얻은 명품백을 한 개도 아니고 각 브랜드별로 수십개씩 구비하면서도 또다시 새로운 명품백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정말 자신의 눈에 예쁘다고 생각해서 애착을 가지고 명품백을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명품백을 샀을 때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당연히 브랜드를 우선시한 선택이 자신의 패션 감각에 들어맞을 가능성도 없는데다가 결정적으로 그것이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낸 레벨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비싼 명품백이라도 그것이 주는 가치가 높게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즉 남의 돈이든 뭐든 결국 내 것이 된 명품백이고 크든 작든 여성 사회에서 내 레벨을 높여준 것은 확실한데 묘하게 그것이 내 것이 아닌 느낌이 드는 것이죠. 게임에서 치트키를 써서 본 엔딩이 별로 반갑지 않은 것과 같은 느낌일까요?
여기에서 나올 수 있는 반론이 '여자들의 세계에서는 저런 것도 능력으로 인정된다'는 것인데 앞서 설명했지만 그 능력은 '여성들의 세계'에서만 인정되므로 그것이 '남성'들의 세계에서까지 통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의 확대가 지금의 갈등을 낳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여성의 세계'에서 '레벨 10'이 된다고 해서 남자들의 세계에서까지 '레벨 10'의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과 지극히 여성의 기준으로 만들어낸 남성의 레벨 측정으로 자신보다 낮은 레벨이라고 판단되는 남성들을 무시하는 행동이 성적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죠. 사회의 진출하는 여성들의 대부분은 '여성의 능력을 외모와 결부시키는 남성 사회'에 대한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결국 여성 사회에서 말하는 이른바 '능력있는 여자'가 되기 위한 노력은 명품과 성형수술 등 지극히 외적 치장에 대한 노력에 한정되고 있다는 부분도 재미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남성이 만들어낸 사회 즉 외모지상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인지 아니면 여성 사회에서 여성들만의 신분 상승 경쟁이 파생된 병폐인지는 아직 어느 쪽이 먼저다라고 말하기 어렵겠습니다만 여기까지 봤을 대 적어도 전자가 100%라고 말하기는 좀 힘들어 보이네요.
하지만 이런 여성들의 노력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한쪽만의 책임이 아니듯 그렇다고 다른 한쪽의 책임도 아니며 여성 모두가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남자들이라고 해서 반드시 저렇게 살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이른바 '단계적 된장녀'라고 해서 인생의 목적이 없는 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런 삶의 방식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문제입니다. 이런 성향을 가진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의 레벨을 높이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포섭하여 자신과 같은 삶의 방식을 영위하게끔 만드는 노력 역시 게을리하지 않는 편인데요. 이는 자신이 이런 삶으로 성공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자신과 같은 방법으로 능력을 키우길 바라는 게 아니라 에초 스타트가 늦은 사람들이 동시기에 자신과 같은 레벨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다수의 하위레벨을 만듦으로서 자신이 그들보다 비교우위에 있음을 어필하기 위한 사전작업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아무리 어떤 세게에서 높은 레벨에 올라 있다 하더라도 자신이 있는 세계게 그런 세계가 아니면 여성들 사이에서는 물론 남성들에게도 어필할 수 없으니까요. 여성들은 자신보다 예쁘지 않은 친구들과 일부러 함께 다닌다는 것처럼 이런 부분은 정말 순수하게 친구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삶의 방식을 전파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더 있습니다. 이렇게 전파되는 삶의 방식이 여성들의 다양한 감성적 개성을 망가뜨려 일원화시키는 것은 물론 그것이 결코 잘못되지 않았음에도 '단계적 된장녀'의 삶의 방식에 비해 매우 하찮고 어리석으며 꿈에서 깨지 않은 어린애같은 발상이라며 무시하고 평가절하하는 일들이 벌어지는데요 누구나 제각각 상대를 보는 눈이 다르고 상대를 판단하는 기준이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음에도 마치 '성공공식'을 전파하듯 주변 사람들을 포섭하는 것까지 모자라 '성격'이나 서로 '사랑'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을 저급하다거나 성장하지 못한 철없는 발상으로 치부하곤 합니다. 세상에 사랑만으로 결혼하는 건 어리석다 어리석게 사랑만 찾다가 평생 생고생한다. 사랑은 없는 세상이니까 남자가 나를 평생 사랑해줄 거라는 생각일랑 버리고 능력있는 남자를 찾는게 최고다 라고 바보취급하곤 하죠. 결국 많은 여성들은 '아 내가 시대의 변화에 뒤쳐지고 있구나'라며 어울리지도 않는 명품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이미 명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자신은 그녀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다양한 개성을 가진 여성들의 감성을 자신이 이미 수위를 점령한 방향으로 일원화시킴으로서 자신의 사회적 포인트를 보다 돋보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사실 '사랑은 없다'라는 논리가 반드시 틀렸다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사람이란 각자 추구하는 행복론이 다를 수 있고 그 중에는 남자의 다른 부분보다 경제력을 갖춘 점에 자신의 행복을 충족할 수 있는 사람도 분명 존재할테니 누군가에게는 그 말이 정말 진리가 될 수도 있을테지요. 그런데 이렇듯 다른 건 다 필요없고 경제력만 있으면 성격이 개차반이든 자상함이 없든 심저어 이혼경력이 화려한 사람이라도 사랑없이 무조건 OK라고 말하던 '단계적 된장녀'분들이 결혼 이후에는 그 동안 탓하지 않았던 남자의 '결점'을 탓하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분명 바람끼가 다분하고 자상함도 없고 권위주의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결혼 전에 결코 몰랐던 게 아님에도 그런 건 필요없다며 경제력만 있으면 될 것 같던 이분들이 정작 결혼 후에는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 남편에게 불만을 드러내는 아이러니함을 보이는 것이죠. 이 부분은 서두에도 밝혔지만 '단계적 된장녀'의 목적은 결코 '많은 돈을 갖는'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분 상승'에 있기 때문에 최종 목적지인 이른바 '완전한 결혼'에 이르러서도 결코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결국 아무것도 갖지 못한 그녀들은 자신이 이미 버렸다고 착각했던 본질적인 부분을 얻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그것을 얻지 못해 애를 태울 뿐이죠.
사랑은 거짓이다. 자상함도 좋은 성격도 경제력 앞에 모두 무력하다는 것을 주장하던 이들이 결혼 후 정작 그 경제력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은 흥미롭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합니다. 결국은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대부분의 여성들이 가지 못하고 사회가 가리키고 있는 길을 그저 멍하니 따라가고 있는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들은 돈 그 자체를 원한 게 아니라 '행복=돈'이라는 공식과 그 돈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신분을 상승시켜야 한다는 잘못된 행복론을 학습받아 마치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답답한 인생을 살았을 뿐이거든요. 일면 그들의 말대로 '돈이 많은 남자라면 다른 건 다 무시해도 괜찮다'라는 논리였다면 '돈이 많은 남자'에게 어째서 사랑까지 바라는 되지도 않는 욕심을 부리는 것인지 아이러니한데요. 결국 선택의 대한 책임 대신 어떻게든 자신이 피해자임을 증명하고 그것을 누군가로 하여금 보상받아야 마땅하다는 지극히 의존적인 인생관이 부르는 예견된 결과였을 뿐입니다.
글머리에 말했던 '도박에 빠진 대한민국'이라는 예시가 이제 이해가 가시나요? 아파트 부동산 투자, 주식투자, 복권, 경마, 파칭코, 카지노가 모두 공통적으로 결국 허무함을 안겨다주는 이유는 그것이 '내가 가진 힘이 정비례해서 결과로 나오지 않는'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이 일순 허무해지기도 하고 조금도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 나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것이 저들의 공통점입니다. 그리고 모두 내 돈을 돈과 진배없는 무언가로 대신 바꿔준다는 점도 그렇지요. 손에는 그 순간에는 그 무엇보다 가치있게 보였던 주식, 복권, 마권, 카지노 칩이 그 가치를 잃어버린 채 남아있을 뿐이죠. 그렇기에 돈을 따도 돈을 잃어도 이것이 내 돈이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 것입니다. 목적이 '무형에서 돈을 창출'하는 게 아니라 '돈이 돈을 만들어내는'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돈은 다시 누군가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다른 사람의 돈이 내 주머니로 들어오지만 결국 돈을 버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허무함이 찾아오는 것이죠.
단계적 된장녀들의 삶 역시 이와 비슷합니다. 내실을 갖추기보다 명품가방을 좀 더 사는 것과 얼굴을 조금 더 뜯어고치는 것에 희박한 확율이 조금이라도 늘어났을거라는 희망을 갖습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좀처럼 TV에서 본 것같은 기회가 오지 않습니다. 메뉴얼대로 주변에서 들은대로 상류층과의 만남을 위해 명품에 투자하고 많은 남자들에게 돈을 받아가며 자신을 꾸몄는데 별로 확율이 높아지는 것 같지 않습니다. 주변에는 자신보다 명품가방을 덜 가진 사람이 보란듯이 재벌과 결혼합니다. 억울해하며 더 많은 명품 가방을 사며 얼굴을 좀 더 뜯어고칩니다. '나를'위한 것이 아니라 그 원천조차 알 수 없는 '사회적 신분'을 위해서 말입니다. 그 결과가 어떻든 결과는 행복이랑은 거리가 멉니다. 원하는 경제수준에 못미치는 남편을 만난 여자는 자신보다 덜 노력(신분 상승을 위한 노력)했음에도 훨씬 나은 남편을 만난 여자들을 부러워하며 지금의 남편에게 불만만을 갖게 될 것이고 운좋게 원하는 경제수준의 남편을 만난다 한들 앞서 언급한대로 자신이 진심으로 원한 '행복'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는 것과 그동안 높여왔던 '신분'이 결코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 '허상'에 불과함을 뒤늦게 깨닫게 될 뿐이죠. 그 '신분'이란 결국 일순 가치를 갖기도 하지만 결국 내 것이 될 수 없는 착각 즉 복권, 주식, 카지노 칩과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예쁜 명품 가방을 사서 행복한 게 아니라 명품으로 인해 자신을 우러러봐주고 더 나은 남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만족했던 그녀들은 정작 모든 것을 가질 수 있게 되자 진짜 '갖고'싶은 것을 찾기 시작하게 되며 그것을 전혀 손에 넣지 못한다는 것에 불만을 가지게 될 뿐입니다. 돈 많은 남편의 돈이 모두 내 돈이 될 것 같았지만 정작 결혼하면 그렇지만도 않을 뿐더러 (세력다툼이 치열하다죠 ^^; ) 설령 쓸 수 있는 돈이 많아지더라도 에초 '돈'이나 '명품백'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수단'이었기 때문에 정점에 도착한 이상 돈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됩니다. 그녀들에게는 돈도 그 동안의 인생에서 남길 수 있었던 경험, 추억 그 무엇도 남지 않은 인생과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자신의 힘과 의지로 이루어낸 것이 아무것도 없고, 노력했지만 손에, 가슴에 아무것도 남지 않고, 앞으로도 남지 않을 인생이 말입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원칙은 하나 '귀가 두꺼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귀를 닫는 것'과 착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혀 다릅니다. 사회가 아무리 '돈'이 중요시되는 사회라고 한들 태어난 시기가 다르고 배가 다르고 자라난 가족이 다른 이상 느끼는 행복 역시 제각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행복이란 결코 어떤 수단으로 다수가 일원화될 수 있는 단순한 감성이 아닙니다. 설령 그것이 지금 세상에서 절대무적으로 보이는 '돈'이라 할지도 말입니다.
'의미'가 있는 삶이란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는다'고 해서 채워질 수 있는 괄호가 아닙니다. 결국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삶이 아닌 이상 끝없는 허상만을 손에 쥐었다고 착각하며 배고픔을 느낄 뿐입니다. 비록 주식 투자나 아파트 투자로 번 돈보다 훨씬 적더라도 내가 노력한 댓가로 얻게 되는 건 결코 돈 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정말 가지고 싶고 추구하고 싶고 되고 싶은 그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고 그 결과가 스스로 납득이 갈 수 있다면 설령 사회적으로 그 결과가 다소 저평가를 받더라도 자신에게는 그 무엇보다 세상에서 가장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천한 직업을 천하게 보지 않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직업이 사회적으로 어떤 취급을 받던 스스로 천하다고 어기지 않는'것에서 출발하는 것처럼 인생은 남이 무슨 말을 하던 스스로 생각해낸 가장 만족스러운 결론을 향해 뛰어가지 않으면 아무리 남들이 인정해주는 삶이더라도 정작 스스로는 매우 불행한 삶이 될 것이라는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어린아이는 밥을 먹고 키를 키우며 어른은 나이를 먹으며 감성을 키우고 노인은 추억을 먹으며 삶의 의미를 키우는 법입니다. 우린 앞으로의 인생을 위해 연금을 들고 저축을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나이를 먹었을 때 나만이 가진 감성과 추억을 살찌울 수 있는 것을 미리 준비해보면 어떨지 싶습니다.
여자 그 특별함에 관하여 최종회 '재력에 끌리는 여자 그 특별함에 관하여' 편을 마칩니다.
원래는 이번 편이 '여자 그 특별함에 관하여' 시리즈 최종 연재물이 되겠습니다만
'3화 키스...'편이 불발된 점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다음 회에 번외편을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1회차 담배를 피우는 여자 그 특별함에 관하여
2회차 바람을 피우는 여자 그 특별함에 관하여 前 後
3회차 키스 그리고 또 한번의 키스 그 특별함에 관하여
4회차 재력에 끌리는 여자 그 특별함에 관하여
5회차 번외편
그야말로 경제가 최고인 시대입니다. 어느 때나 돈 돈 하지 않았던 때가 없긴 했습니다만 요즘만큼 심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힘드네요. 인생의 낭만을 즐기던 낭만주의자들은 철없는 정신병자 취급을 받으며 점차 멸종해가고 있고 부동산, 펀드, 주식까지 투자를 가장한 합법적인 파칭코에 전 국민이 몰리고 있습니다. 뭐 파칭코가 다 그렇지만 결국 돈을 일부 잃게 되어 있는 시스템인 점은 다 똑같아서 주변 어디 하나 돈 벌었다는 서민은 없네요. 카지노에서 돈을 가져가는 건 딜러고 파칭코에서는 파칭고 오너가 부자가 되는 시스템이니까요. 법적으로 금지되었다고 도박중독자가 사라진다고 착각하는 정부 하에 국민들은 원인이 '카지노'가 아닐 뿐 모두 도박에 미쳐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주제에 맞지 않게 왜 이런 뜬금없는 이야기로 시작했는지 궁금하실텐데요 결국 다 관게가 있으니 일단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각종 게시판에서 금지된 떡밥 중 하나가 '여자'라는 키워드인데요. 남여차별, 가산점 문제 뭐 등등 남녀간의 갈등은 한번 판이 벌어졌다 하면 끝도 없이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그 중에 남성들이 가장 경기를 일으키는 떡밥 중 하나가 '된장녀'인데요. 이른바 '폼생폼사'로 소비가 치우치는 그런 된장녀는 차라리 애교이고 이들이 주로 문제삼는 '된장녀'는 그 폼생폼사를 하는 수단과 목적이 상당히 그릇되어 있는 삶을 영위하는 개념의 '된장녀' 지적하는 것입니다. 여성들이 명품 가방 매는 것 사실 아무 문제 없습니다. 명품은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고 디자인적인 부분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데 공교롭게도 고가 명품인 경우도 있고 무엇보다 소유욕은 엄연히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이니 여성의 본능적인 이런 부분을 문제삼기는 힘듭니다. 다만 부 여성들이 그 소유를 위해 취하는 행동과 소유에 대한 목적이 남자들로 하여금 지극히 피해의식을 갖게끔 보이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으로, 정리하자면 열심히 아르바이트로 돈 모아서 명품 가방 사고 스타벅스 커피 마시는 건 문제가 없지만 이른바 어장관리를 하면서 남자의 경제력을 이용하는 부의 단계형 된장녀가 주로 까임의 대상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논리가 좀 맴도는 느낌이 듭니다. 여기 부의 단계형 된장녀 한 분이 계신다고 칩시다. 이 여자는 지금 남자를 사귀면서 지금 남자보다 더 나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 지금의 남자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아 명품을 사고 이미지 관리를 합니다. 그리고는 한 단계 올라가서는 또 다시 2단계 남자로부터 원조를 받아 앞서보다 훨씬 나은 명품으로 자신을 치장하여 더 상류층의 남자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게 되겠죠. 이같은 신분 상승 패턴은 어느 정도 승부에 정점이 이르는 (나이나 외모의 변화) 때가 오기까지 계속됩니다. 즉 자신이 올리 수 있는 신분 상승을 여자가 가장 빛나는 시절에 모두 올인하여 승부를 내려는 모습인데요. 이게 얼핏 그냥 단순해보이지만 이상한 점은 이 여자분의 종착지가 생기더라도 결국 이 여자는 만족을 못할 거라는 사실입니다. 그건 이 여자가 허영심이 끝이 없어서가 아니라 에초 '물욕'으로부터 시작된 욕구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상하죠? 보통은 '돈을 밝힌다'거나 '명품 중독'이라거나 해서 화려한 생활이나 자존심을 가지고 살 것 같은 이런 여자들이 가진 욕구의 원천이 '물질적'인 부분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스스로 자신의 인생 가치관을 생각해내기 힘들게 만들고 있는 사회 구조가 낳은 또 하나의 병폐일텐데요. 즉 명품에 대한 소유욕이 정말 순수함에 의거한 소유욕이라면 지금만큼 많이 팔리지도 않았지만 결국 같은 사회 내에서 경쟁만을 일삼아오면서 자라온 덕에 같은 사회에서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수단이 되어주고 있으며. 그것이 명품으로서, 그리고 결혼 후의 남편의 재력과 능력으로서 대표되는 것입니다.
사실 재력을 비롯한 능력을 우선시한 여성들의 남성 선택 기준은 꽤 역사가 오래 되었기 때문에 굳이 지금의 사회가 원인이 된 건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과거부터 이른바 '재력'이나 '권력'을 가진 남성을 선택했다는 기록은 시대를 막론하고 꾸준히 전해지고 있고 흔히 능력의 척도로 삼게 되는 '차종'과 관련해서는 굳이 지금의 마이카 붐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오래전부터 언제나 시대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탈것은 부의 상징이었으며, 그것을 조종하는 것은 매우 오래 전부터 남성의 로망이 되어왔습니다. 이것이 현대에 이르러 남성들의 새로운 탈것에 대한 호기심과 조작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말을 타기 시작했으면 말이, 마차가 생기면 마차 등 어느 시대에서나 땅에 발을 많이 안 붙이고 살면 귀족이었고 많이 붙이고 살면 서민인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것이 뼛속까지 학습되어 본능적으로 남성의 탈것에 대한 등급에 집착하는 여성의 모습은 지금에서 크게 새로울 게 없는 셈이죠. 앞서 바람을 피우는 여자 편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여성은 본능적으로 '보수성'을 타고났기 때문에 자신과 곧 태어날 아이를 아무 탈 없이 키울 수 있는 미래적인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은 크게 나쁜 것이 아닙니다. 다만 문제는 이것이 이른바 남녀평등사회가 주창되는 현대사회에서 급격히 악용되어 남녀간의 갈등을 초래한다는 점이죠. 결국 뼛속까지 남아있는 본능은 어쩔 수가 없겠습니다만 그 본능이 현대 사회에서 크게 통용되지 않음에도 반드시 통용되는 것처럼 사회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여성 사회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설득력이 높지 않은 기준을 남성들에게 무조건 따를 것을 강요하고 있어 갖가지 갈등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런 여성 사회에서의 경쟁이 왜 남자들의 심리를 긁게 되는지는 잘 아시는 것처럼 지극히 '여성의 기준'으로 만들어진 '레벨'로 자신의 레벨이 높음을 '남성'들에게 어필하는 데에서 따른 '공감대 형성의 어려움'과 더불어 여성들만의 시선으로 만든 남성 등급 기준을 통해 남성을 봉건주의적으로 바라보는 자세 때문입니다. 전자는 '여성 사회'에서 통용되는 '레벨'의 기준 즉 '얼마나 비싼 명품'을 몸에 두르고 다니는지가 그 사람의 수준을 결정하는 기준이 상대에 대한 아무런 이해 없이 남성들에게 어필하려 드는 데에서 발생하는데요 '여성이 명품에 욕심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무조건 이해해달라'는 논리와 자신은 명품을 둘렀으니 더 수준이 높은 여자임을 남자들도 무조건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는 발상이라고 할 수 있겠고. 당연하겠지만 이런 성별이 다른 데에서 오는 가치관 차이를 아무런 노력 없이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는 게 가능할리가 없겠죠.
게다가 이런 노력이 '스스로'에 의한 것이 아닌 '의존성'을 지니게 되면 그 문제는 더 심각해집니다. 자신의 레벨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 다른 영향력에 의존한다는 것은 그것이 순수하게 자신을 나타내는 경쟁력이 되지 못한다는 것임에도 대부분의 '단계적 된장녀'의 경우 자신의 힘으로 신분 상승을 꿈꾸기보다는 각 단계를 돌파하는 데에 있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윤리적으로는 문제가 있는 방법을 다소 동원하고 있으며 그것이 대부분 남성과 결부되어 있다는 사실 때문인데요. 결국 명품을 통해 단계적인 레벨 상승을 노리는 것도 좋은 집안과 결혼해 높은 부의 환경 속에서 안정된 삶을 누리는 것도 모두 '의존성'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여성 사회에서는 또 하나의 '능력'이라고 부르게 되고 결혼 전과 후 결국 남편의 능력에 의해 부러움을 사게 되며 자신의 능력을 한탄하고 지금 남편의 모습을 불만스럽게 보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죠. 이런 과정에서 흔히 나오는 말이 '아 **는 나보다 예쁘지도 못했고 학창시절에 훨씬 날라리에 공부도 못하던 찌질이었는데 나보다 더 좋은 남편을 만나다니...'라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이렇듯 남성의 '재력'만을 평가하여 남성이 이루어낸 성공과 능력을 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승계받고자 하는 부분은 결과적으로 '인생'에 있어 아무런 의미를 남기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현대 사회에서 속속 여성들이 진출하고 각 직업군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만, 인생의 최종목적지가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낸 성취'가 아닌 이상 그 성공은 결코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이죠. 어장관리를 통해 얻은 명품백을 한 개도 아니고 각 브랜드별로 수십개씩 구비하면서도 또다시 새로운 명품백을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정말 자신의 눈에 예쁘다고 생각해서 애착을 가지고 명품백을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명품백을 샀을 때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당연히 브랜드를 우선시한 선택이 자신의 패션 감각에 들어맞을 가능성도 없는데다가 결정적으로 그것이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낸 레벨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비싼 명품백이라도 그것이 주는 가치가 높게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즉 남의 돈이든 뭐든 결국 내 것이 된 명품백이고 크든 작든 여성 사회에서 내 레벨을 높여준 것은 확실한데 묘하게 그것이 내 것이 아닌 느낌이 드는 것이죠. 게임에서 치트키를 써서 본 엔딩이 별로 반갑지 않은 것과 같은 느낌일까요?
여기에서 나올 수 있는 반론이 '여자들의 세계에서는 저런 것도 능력으로 인정된다'는 것인데 앞서 설명했지만 그 능력은 '여성들의 세계'에서만 인정되므로 그것이 '남성'들의 세계에서까지 통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의 확대가 지금의 갈등을 낳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여성의 세계'에서 '레벨 10'이 된다고 해서 남자들의 세계에서까지 '레벨 10'의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과 지극히 여성의 기준으로 만들어낸 남성의 레벨 측정으로 자신보다 낮은 레벨이라고 판단되는 남성들을 무시하는 행동이 성적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죠. 사회의 진출하는 여성들의 대부분은 '여성의 능력을 외모와 결부시키는 남성 사회'에 대한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결국 여성 사회에서 말하는 이른바 '능력있는 여자'가 되기 위한 노력은 명품과 성형수술 등 지극히 외적 치장에 대한 노력에 한정되고 있다는 부분도 재미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남성이 만들어낸 사회 즉 외모지상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인지 아니면 여성 사회에서 여성들만의 신분 상승 경쟁이 파생된 병폐인지는 아직 어느 쪽이 먼저다라고 말하기 어렵겠습니다만 여기까지 봤을 대 적어도 전자가 100%라고 말하기는 좀 힘들어 보이네요.
하지만 이런 여성들의 노력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한쪽만의 책임이 아니듯 그렇다고 다른 한쪽의 책임도 아니며 여성 모두가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남자들이라고 해서 반드시 저렇게 살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이른바 '단계적 된장녀'라고 해서 인생의 목적이 없는 것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런 삶의 방식이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문제입니다. 이런 성향을 가진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의 레벨을 높이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포섭하여 자신과 같은 삶의 방식을 영위하게끔 만드는 노력 역시 게을리하지 않는 편인데요. 이는 자신이 이런 삶으로 성공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자신과 같은 방법으로 능력을 키우길 바라는 게 아니라 에초 스타트가 늦은 사람들이 동시기에 자신과 같은 레벨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다수의 하위레벨을 만듦으로서 자신이 그들보다 비교우위에 있음을 어필하기 위한 사전작업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아무리 어떤 세게에서 높은 레벨에 올라 있다 하더라도 자신이 있는 세계게 그런 세계가 아니면 여성들 사이에서는 물론 남성들에게도 어필할 수 없으니까요. 여성들은 자신보다 예쁘지 않은 친구들과 일부러 함께 다닌다는 것처럼 이런 부분은 정말 순수하게 친구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삶의 방식을 전파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더 있습니다. 이렇게 전파되는 삶의 방식이 여성들의 다양한 감성적 개성을 망가뜨려 일원화시키는 것은 물론 그것이 결코 잘못되지 않았음에도 '단계적 된장녀'의 삶의 방식에 비해 매우 하찮고 어리석으며 꿈에서 깨지 않은 어린애같은 발상이라며 무시하고 평가절하하는 일들이 벌어지는데요 누구나 제각각 상대를 보는 눈이 다르고 상대를 판단하는 기준이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음에도 마치 '성공공식'을 전파하듯 주변 사람들을 포섭하는 것까지 모자라 '성격'이나 서로 '사랑'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을 저급하다거나 성장하지 못한 철없는 발상으로 치부하곤 합니다. 세상에 사랑만으로 결혼하는 건 어리석다 어리석게 사랑만 찾다가 평생 생고생한다. 사랑은 없는 세상이니까 남자가 나를 평생 사랑해줄 거라는 생각일랑 버리고 능력있는 남자를 찾는게 최고다 라고 바보취급하곤 하죠. 결국 많은 여성들은 '아 내가 시대의 변화에 뒤쳐지고 있구나'라며 어울리지도 않는 명품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이미 명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자신은 그녀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다양한 개성을 가진 여성들의 감성을 자신이 이미 수위를 점령한 방향으로 일원화시킴으로서 자신의 사회적 포인트를 보다 돋보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사실 '사랑은 없다'라는 논리가 반드시 틀렸다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사람이란 각자 추구하는 행복론이 다를 수 있고 그 중에는 남자의 다른 부분보다 경제력을 갖춘 점에 자신의 행복을 충족할 수 있는 사람도 분명 존재할테니 누군가에게는 그 말이 정말 진리가 될 수도 있을테지요. 그런데 이렇듯 다른 건 다 필요없고 경제력만 있으면 성격이 개차반이든 자상함이 없든 심저어 이혼경력이 화려한 사람이라도 사랑없이 무조건 OK라고 말하던 '단계적 된장녀'분들이 결혼 이후에는 그 동안 탓하지 않았던 남자의 '결점'을 탓하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분명 바람끼가 다분하고 자상함도 없고 권위주의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결혼 전에 결코 몰랐던 게 아님에도 그런 건 필요없다며 경제력만 있으면 될 것 같던 이분들이 정작 결혼 후에는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 남편에게 불만을 드러내는 아이러니함을 보이는 것이죠. 이 부분은 서두에도 밝혔지만 '단계적 된장녀'의 목적은 결코 '많은 돈을 갖는'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분 상승'에 있기 때문에 최종 목적지인 이른바 '완전한 결혼'에 이르러서도 결코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결국 아무것도 갖지 못한 그녀들은 자신이 이미 버렸다고 착각했던 본질적인 부분을 얻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그것을 얻지 못해 애를 태울 뿐이죠.
사랑은 거짓이다. 자상함도 좋은 성격도 경제력 앞에 모두 무력하다는 것을 주장하던 이들이 결혼 후 정작 그 경제력에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은 흥미롭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합니다. 결국은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대부분의 여성들이 가지 못하고 사회가 가리키고 있는 길을 그저 멍하니 따라가고 있는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들은 돈 그 자체를 원한 게 아니라 '행복=돈'이라는 공식과 그 돈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신분을 상승시켜야 한다는 잘못된 행복론을 학습받아 마치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답답한 인생을 살았을 뿐이거든요. 일면 그들의 말대로 '돈이 많은 남자라면 다른 건 다 무시해도 괜찮다'라는 논리였다면 '돈이 많은 남자'에게 어째서 사랑까지 바라는 되지도 않는 욕심을 부리는 것인지 아이러니한데요. 결국 선택의 대한 책임 대신 어떻게든 자신이 피해자임을 증명하고 그것을 누군가로 하여금 보상받아야 마땅하다는 지극히 의존적인 인생관이 부르는 예견된 결과였을 뿐입니다.
글머리에 말했던 '도박에 빠진 대한민국'이라는 예시가 이제 이해가 가시나요? 아파트 부동산 투자, 주식투자, 복권, 경마, 파칭코, 카지노가 모두 공통적으로 결국 허무함을 안겨다주는 이유는 그것이 '내가 가진 힘이 정비례해서 결과로 나오지 않는'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이 일순 허무해지기도 하고 조금도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 나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것이 저들의 공통점입니다. 그리고 모두 내 돈을 돈과 진배없는 무언가로 대신 바꿔준다는 점도 그렇지요. 손에는 그 순간에는 그 무엇보다 가치있게 보였던 주식, 복권, 마권, 카지노 칩이 그 가치를 잃어버린 채 남아있을 뿐이죠. 그렇기에 돈을 따도 돈을 잃어도 이것이 내 돈이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 것입니다. 목적이 '무형에서 돈을 창출'하는 게 아니라 '돈이 돈을 만들어내는'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돈은 다시 누군가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다른 사람의 돈이 내 주머니로 들어오지만 결국 돈을 버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허무함이 찾아오는 것이죠.
단계적 된장녀들의 삶 역시 이와 비슷합니다. 내실을 갖추기보다 명품가방을 좀 더 사는 것과 얼굴을 조금 더 뜯어고치는 것에 희박한 확율이 조금이라도 늘어났을거라는 희망을 갖습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좀처럼 TV에서 본 것같은 기회가 오지 않습니다. 메뉴얼대로 주변에서 들은대로 상류층과의 만남을 위해 명품에 투자하고 많은 남자들에게 돈을 받아가며 자신을 꾸몄는데 별로 확율이 높아지는 것 같지 않습니다. 주변에는 자신보다 명품가방을 덜 가진 사람이 보란듯이 재벌과 결혼합니다. 억울해하며 더 많은 명품 가방을 사며 얼굴을 좀 더 뜯어고칩니다. '나를'위한 것이 아니라 그 원천조차 알 수 없는 '사회적 신분'을 위해서 말입니다. 그 결과가 어떻든 결과는 행복이랑은 거리가 멉니다. 원하는 경제수준에 못미치는 남편을 만난 여자는 자신보다 덜 노력(신분 상승을 위한 노력)했음에도 훨씬 나은 남편을 만난 여자들을 부러워하며 지금의 남편에게 불만만을 갖게 될 것이고 운좋게 원하는 경제수준의 남편을 만난다 한들 앞서 언급한대로 자신이 진심으로 원한 '행복'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는 것과 그동안 높여왔던 '신분'이 결코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 '허상'에 불과함을 뒤늦게 깨닫게 될 뿐이죠. 그 '신분'이란 결국 일순 가치를 갖기도 하지만 결국 내 것이 될 수 없는 착각 즉 복권, 주식, 카지노 칩과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예쁜 명품 가방을 사서 행복한 게 아니라 명품으로 인해 자신을 우러러봐주고 더 나은 남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만족했던 그녀들은 정작 모든 것을 가질 수 있게 되자 진짜 '갖고'싶은 것을 찾기 시작하게 되며 그것을 전혀 손에 넣지 못한다는 것에 불만을 가지게 될 뿐입니다. 돈 많은 남편의 돈이 모두 내 돈이 될 것 같았지만 정작 결혼하면 그렇지만도 않을 뿐더러 (세력다툼이 치열하다죠 ^^; ) 설령 쓸 수 있는 돈이 많아지더라도 에초 '돈'이나 '명품백'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수단'이었기 때문에 정점에 도착한 이상 돈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됩니다. 그녀들에게는 돈도 그 동안의 인생에서 남길 수 있었던 경험, 추억 그 무엇도 남지 않은 인생과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자신의 힘과 의지로 이루어낸 것이 아무것도 없고, 노력했지만 손에, 가슴에 아무것도 남지 않고, 앞으로도 남지 않을 인생이 말입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원칙은 하나 '귀가 두꺼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귀를 닫는 것'과 착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혀 다릅니다. 사회가 아무리 '돈'이 중요시되는 사회라고 한들 태어난 시기가 다르고 배가 다르고 자라난 가족이 다른 이상 느끼는 행복 역시 제각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행복이란 결코 어떤 수단으로 다수가 일원화될 수 있는 단순한 감성이 아닙니다. 설령 그것이 지금 세상에서 절대무적으로 보이는 '돈'이라 할지도 말입니다.
'의미'가 있는 삶이란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는다'고 해서 채워질 수 있는 괄호가 아닙니다. 결국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삶이 아닌 이상 끝없는 허상만을 손에 쥐었다고 착각하며 배고픔을 느낄 뿐입니다. 비록 주식 투자나 아파트 투자로 번 돈보다 훨씬 적더라도 내가 노력한 댓가로 얻게 되는 건 결코 돈 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정말 가지고 싶고 추구하고 싶고 되고 싶은 그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고 그 결과가 스스로 납득이 갈 수 있다면 설령 사회적으로 그 결과가 다소 저평가를 받더라도 자신에게는 그 무엇보다 세상에서 가장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천한 직업을 천하게 보지 않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직업이 사회적으로 어떤 취급을 받던 스스로 천하다고 어기지 않는'것에서 출발하는 것처럼 인생은 남이 무슨 말을 하던 스스로 생각해낸 가장 만족스러운 결론을 향해 뛰어가지 않으면 아무리 남들이 인정해주는 삶이더라도 정작 스스로는 매우 불행한 삶이 될 것이라는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어린아이는 밥을 먹고 키를 키우며 어른은 나이를 먹으며 감성을 키우고 노인은 추억을 먹으며 삶의 의미를 키우는 법입니다. 우린 앞으로의 인생을 위해 연금을 들고 저축을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나이를 먹었을 때 나만이 가진 감성과 추억을 살찌울 수 있는 것을 미리 준비해보면 어떨지 싶습니다.
여자 그 특별함에 관하여 최종회 '재력에 끌리는 여자 그 특별함에 관하여' 편을 마칩니다.
원래는 이번 편이 '여자 그 특별함에 관하여' 시리즈 최종 연재물이 되겠습니다만
'3화 키스...'편이 불발된 점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다음 회에 번외편을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1회차 담배를 피우는 여자 그 특별함에 관하여
2회차 바람을 피우는 여자 그 특별함에 관하여 前 後
3회차 키스 그리고 또 한번의 키스 그 특별함에 관하여
4회차 재력에 끌리는 여자 그 특별함에 관하여
5회차 번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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