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14. 2. 16. 12:18

심석희가 은메달 따고 눈물을 흘렸다고 하고 빅토르안은 경기가 끝나고 경기장에 입을 맞췄습니다. 신다운 선수는 이호석을 두둔하는 글을 썼다가 군대나 가라는 조롱을 듣고 있고 이한빈 선수는 네덜란드 선수와 몸싸움을 벌이다 실격됐습니다. 그리고 남자 선수들은 전종목 실격 기록과 노메달이라는 희대의 기록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쇼트트랙이 왜 이모양이 된 걸까요?


군 면제


신다운이 언급한 대로 군면제요소는 그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떡밥입니다. 그들은 군면제를 생각하지 않고 훈련이나 실전에 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분명 그것은 거짓말일 것입니다. 사실 그건 쇼트트랙 선수들 뿐만 아니라 축구 올림픽 대표팀도 그랬고 대부분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남자 선수들이라면 모두 군 면제에 대한 강한 집착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이에 집착하는 것을 욕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집착하게 만든 쪽을 탓해야죠. 군 면제라는 떡밥을 걸어놓는것만으로 그들에게 메달을 따는데까지에 들이는 투자 비용을 들이지 않게 만드는 정부가 문제의 중심에 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들은 군 면제 떡밥 하나만 걸어두면 알아서 국민들이 사비를 털어서 선수를 육성해서 오는데 굳이 생활체육에 투자하고 비인기종목 선수 육성에 돈을 들이는 천리안을 가질 필요가 없는거죠. 


그러나 군 면제가 주는 부작용은 생각보다 좀 다른 곳에서 심각해집니다. 바로 '짬짜미'인데요. 특히 종목 자체로 대한민국이 전 세계적인 위상을 갖추고 있을수록 이와 같은 현상이 매우 심합니다. 쇼트트랙처럼 메달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이 특히 그렇죠. 한마디로 국내 선발전이 곧 올림픽 결승전이나 다름없던 그런 종목이라면 이른바 '군 면제' 짬짜미가 생기게 된다는 말입니다. 


이분도 그 짬짜미의 희생양


만일 이미 지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선수가 있고 그 선수가 지금 성장하고 있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여전히 기량이 우수하더라도 그 종목 코칭스텝에 판단에 따라 성장하는 선수들만으로도 충분히 금메달을 바라볼 수 있다면 성장하는 선수들에게 군 면제를 만들어주기 위해 지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이미 딴 선수에게 올림픽 출전권을 양보하라는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해도 무난히 한국이 최강으로 군림하며 메달을 따 와서 별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번 올림픽때 보시는 바와 같이 처참하게 망가지면서 아마 그들의 짬짜미 실패가 대대적인 수술을 받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메달 연금


메달 연금 제도도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게 되면 연금으로 100만원 가량의 연금을 매달 수령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데요, 웃기는게 금메달을 한 개만 따던 수십개를 따던 연금은 어느 일정 수준 이상의 포인트를 획득하게 되면 상한선이 있어서 보통 올림픽같은 큰 대회에서 금 하나 은 하나를 획득하게 되면 이 상한선이 이미 도달하게 되서 적어도 매달 수령되는 연금 자체만 봤을때는 추가 메달이 의미가 없어지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추가 메달이 의미가 없는 선수들이라면 차기 올림픽에 나가서 활약할 동기부여가 없어지는 경우도 생기고 혹여 개인적인 명예를 위해 (올림픽 다연패) 올림픽에 출전하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우고 또 그만큼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들 아직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이나 이제 메달을 따서 연금 포인트를 채워야 할 후배들을 위해 강제로 떠밀려서 은퇴를 하거나 올림픽 출전권을 양보해야 하는 연금 짬짜미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토리노 3관왕을 달성한 이 둘을 그 뒤로 올림픽에서 볼 수 없었다는 것...


물론 이 역시 선수들의 잘못은 아닙니다. 누가 봐도 이성적으로 향후 금전적인 이득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는 이상 오히려 연금을 챙겨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그 바닥 풍토로 봤을 때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 수가 없거든요. 오히려 연금 상한선이라는 미친 정책으로 자신들의 할 도리를 다 했다는 식의 병신같은 영웅대접을 하고 있는 이 나라 정부를 탓해야 하는 게 맞죠.


우리나라의 태릉선수촌 훈련 수당과 메달 연금 상한선을 감안해볼 때 지금 쇼트트랙 남녀 선수단 모두가 금메달을 따서 메달 연금 포인트를 극한까지 채워도 빅토르 안이 아무 메달도 따지 않았을 때 순수하게 러시아로부터 받고 있는 연봉에 1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이미 지원 금액 자체가 극히 한정되어 있고 그 지원 금액에 선수 생활 그 이후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짬짜미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거짓말이겠죠. 다관왕 다연패를 노리는 선배들을 바라보는 후배들의 눈빛은 존경의 눈빛이 아닌 후배를 챙기지 않는 선배를 바라보는 저주의 눈빛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결론은 '돈'


국회의원 연금액은 상한선이 없습니다. 국회의원을 하루라도 했다면 평생 국회의원 연금을 죽을 때까지 받게 됩니다. 만일 이 국회의원이 낙선 후 다른 기초단체장 선거에 당선되었다면 연금은 2중으로 지급받습니다. 다른 공기업 사장에 취임했더라도 마찬가지죠. 그들이 처먹는 것에 상한선은 없습니다. 당연하겠지만 그 상한선을 만드는 것도 안 만드는 것도 모두 그들 스스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폐단입니다.


우리나라 메달 연금 제도는 무려 20년 이상 금액에 변동이 없는 매우 낡은 제도입니다. 이 제도를 손보지 않고 금액도 올리지 않았던 이유는 남자들에게 그 대신 군 면제라는 떡밥을 제시하며 응당 국가가 내야 할 금액을 대체해왔던 것이고 여자들에게는 그 정도의 금액만으로도 할 사람이 널렸다는 식의 압박으로 침소봉대해왔던 것이죠.


대체 왜 누가 그녀가 눈물짓도록 만들고 있는것인가!


이 나라는 물가도 올랐고 경제 수준도 향상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국위 선양이라고 해서 국가 브랜드를 끌어올리기 위해 스포츠가 이용되었다면 지금은 그 국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보여지는 수단으로 스포츠가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가가 그 높아진 브랜드 가치만큼 스포츠에 돈을 지불하고 있느냐면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지금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의 국가브랜드를 가진 국가들이 그 국가브랜드에 얼마나 브랜드에 걸맞는 비용을 스포츠에 투자하고 있는지를 잘 곱씹어 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 나라를 대표하고 있다는 정치인 작자들의 종특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좀 그만 거저 먹으려 드는 게 어떨지요? 이러다가 태릉선수촌이 한번 올림픽 앞두고 파업이라도 해야 정신차리시겠습니까? 또 그때는 불법 파업이다 뭐다 해서 경찰 투입해서 선수들 의사봉으로 때려잡으시렵니까? 언제까지 거저처먹으려 드실겁니까? 네?


파벌 때문에 빅토르안이 귀화한걸로 뭉뚱그려서 자신들의 책임은 회피하고 체육정책은 손보지 않은 그대로 끌고 가겠다는 심산이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연금제도와 군면제 제도만 고쳐지면 파벌따윈 생길 일이 없다.


빅토르 안을 보면서 우리 국민들이 빅토르 안을 응원한 것만으로도 당신들은 이미 스포츠 정책으로 자격미달입니다. 사람들은 빅토르 안을 응원하면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질 것이고 그것은 곧 '당신들이 만들고 있는 이 나라에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라는 유토피아적 대리만족을 느낀 것임에 다름없으니까요. 당신들이 만들고 있는 이 나라는 이미 실패하고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 쇼트트랙은 사람들에게 자신도 모르는 무언가를 깨닫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네요.




...


近日 또 뵙죠.


posted by RushAm 2014. 2. 5. 10:32

요즘 중동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른바 '자살폭탄테러'의 어쩌면 원조라고 할 수도 있는 가미카제 전투기 조종사들의 유서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야 한다는 일본측의 주장이 있었습니다. 이 문제는 사실 뉴스에서는 군국주의의 부활이니 뭐니 하는 떡밥만으로 열심히 까고 있긴 합니다만 도무지 우리나라 기자들은 그노무 군국주의 부활 빼고 아는 게 없는건지 그 전문성 결여에 혀가 차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인터넷 여론은 대체 그게 왜 문제냐는 여론과 군국주의의 부활을 상징한다는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있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세계문화유산'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어떤 국제 사회에서 반드시 깨끗하고 성스러운 것들만 올라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인데요. 아우슈비츠 수용소 3개 건물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지금까지 그 등재가 취소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문화유산'이라고 하면 무조건 '찬란하고 아름다운 문화유적'만이 대상이 되는 게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그대로 담아낸 것'이라면 뭐든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아우슈비츠가 인류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유에 대해 유네스코는 '서구 문명의 문제점을 이보다 더 잘 설명해줄 공간이 없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대체 일본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정말 군국주의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아마 확율은 반반이긴 합니다만, 그럴 가능성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뉴스 보도의 문제가 있다면 대체 왜 군국주의의 부활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인 의의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마치 예전 북한 장성택 보도처럼 '북한 = 개새끼'라는 식으로 보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다분히 지금 정부의 '외부 적 만들기'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죠. 제대로 의의를 설명해주기만 한다면 여론이 나뉘는 일도 없을텐데 이 정부는 언제나 일본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과오를 덮고 싶은건지 언제나 일방적이고 무논리적인 성토 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보도의 문제점은 왜 이게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를 신청할 수 있는 건인지 이 신청 자체가 '억지'인지 아닌지에 대한 면밀한 후속보도가 나오지 않고 그냥 꼭지 하나로 무진장 까댔다는 점입니다. 이래서는 알 권리가 충족될 수가 없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에 따라 일본이 거두는 이득은 '군국주의 부활'이라는 키워드에 맞춘다면 '아이들의 교육'입니다. 2차세계대전 패전 당시 일본이 '피해국'이었고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될 경우 '일왕'에게 '그들(가미카제 조종사)'처럼 충성을 다 해 목숨을 바쳐야 할 것이다. 라는 점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명목삼아 당당하게 교과서에 쓰고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죠. 이 말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등재 당시 아이템 하나와 그 아이템에 쓰여진 내용만을 등재하는 데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를 해석할 여지와 당시 시대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기록하며 이에 대한 학자들의 해석과 관련 논문도 등재 당시 함께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되죠. 당장 우리나라에서만 해도 가미카제가 '자발적'이었다고 알고 있던 사람이 적지 않았는데 이번 문화유산 등재 뉴스로 '자발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요?


유서가 있다는 사실조차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그 강렬함만을 이미지화 한 칵테일이 유행하기도 했다. 


오히려 일본이 '가미카제'를 신성시하고 싶다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를 하는 것을 꺼렸어야 합니다. 오히려 유네스코가 적극적으로 '문화유산' 등재를 요청해도 모자랄 수준이라는 거죠.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거나 지금처럼 요청을 해서 시끄럽게 만들면 그냥 암묵적으로 세계 많은 사람들이 '가미카제'를 정말 '일왕'에 대한 충성심만으로 유서를 쓰고 적 함대를 향해 날아갔다는 신화적인 허구를 사실 그대로 믿었을 것입니다. 이번 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전 세계 많은 학자들과 일본 내 학자들이 수많은 논문을 게재하게 될 것이고 이는 가미카제 연구자료로서 차곡차곡 쌓여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낼 것입니다. 정치가 미쳐있던 시대 어느때라도 학자들까지 미쳐서 기록을 왜곡 날조하던 시대는 나폴레옹 시대 이후부터는 없었으니까요. 


그럼 대체 일본이 이번 건으로 남는 건 뭘까요? 없습니다. 그냥 바보짓한거에요. 지금 일본은 국제사회 왕따를 당해 정신이 없으니 국내 지지율이라도 잡아보려고 별짓을 다하고 있는겁니다. 국내만을 바라보니 국제사회가 어떻게 반응할지 계산이나 되겠습니까? 마치 이시하라 신타로가 자신의 정치적 위기 타개를 위해 2016년 도쿄 올림픽을 무리하게 유치하려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내부 지지율 결속을 위해 국제적 타이틀을 끌어오는 70년대식 정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번 건이 아주 좋은 꼭지 하나를 생으로 잃게 되는 자승자박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멍청한 한 수였다는 생각이네요.


10%대의 안습한 명중률은 숙련도가 떨어지는 파일럿들 때문일수도 있지만 어느 누가 자신이 죽기 직전임을 알고 달려드는데 제대로 된 멀쩡한 조종이 가능했겠는가? 설령 일왕에 새뇌당했다 해도 말이다.


유네스코는 반드시 인류가 남겨야 할 유산을 문화유산으로 등재합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마추픽추처럼 인류가 도저히 소실해서는 곤란한 유적을 등재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우슈비츠처럼 인류의 흑역사를 영원히 기억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증거자료로서 등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미카제의 이번 등재는 이와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하는데, 물론 일본이 그럴 생각이 있어서 이러는 건 아닐 것입니다. 이미 일본은 2012년 조선인강제수용소를 등재신청한 전력이 있고, 지금도 그때와 다르지 않은 목적이라면 목적은 하나 결국 '내부지지율 결속'이니까요. 


우리가 이들에게 해야 할 것은 별거 없습니다. 그냥 '무관심'이죠.

일본 내에서 가미카제 세계문화유산 등재 시도 보도 비중과 한국에서의 보도 비중이 어느정도 차이가 나는지를 생각해보면 답이 보다 명확해집니다. 왕따에게는 무관심이 답입니다.


그들이 제로센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가미카제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건 신경쓰지 말고

우리 땅 침범하거나 우리 애국지사 욕보이게 하는 짓거리에 집중해서 성토하는 편이 낫지 않나 싶습니다





...


來日 또 뵙죠.

posted by RushAm 2014. 1. 28. 19:40

이용대가 도핑검사에서 약물이 검출되었다는 엄청난 오보를 내고도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아님 말고' 식의 대응을 보이는 국내 구독율 1위 대표 일간지가 터뜨린 파장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이 건은 이용대가 '약물을 했다'라는 허위사실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크게 번지지 않았을 수도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일이 크게 되었고 베드민턴협회는 자신들이 감당하기 전에 커저버린 여론을 당해내지 못하고 이리저리 헛손질을 야기하는 중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우선 베드민턴 협회에 문제가 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는데, 구체적으로 이들이 뭘 실수했는지에 대해서는 워낙에 일도 커지고 해서 함구하고 있는 모양입니다만, 결론은 '전문가 부재' 그것도 행정 전문가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난 한 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핵심은 '경고성 이메일'인데요. 이 경고성 이메일은 적어도 해외에 어떤 단체들에서도 볼 수 있는 사례에 비추어본다면 굉장히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고 그리고 그 내용을 영어가 서툰 사람이라도 한방에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강한 논조와 페이지 구성으로 이메일을 작성해서 보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니까 영어를 진짜 잘하는 네이티브가 아니더라도 이 메일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의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은 받는 즉시 캐치할 수 있어야 했다는 거죠.  그러나 그들은...



'뭔소리야? 모르겠다 빨리 대충 넘겨버려!'


아무튼 이 사태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책임을 진다는 협회 관계자의 말은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그 책임의 범위는 '지금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한다'까지이며 '다 안될 경우 그 책임을 지고 사퇴등의 정해진 처벌을 받겠다'거든요. 어느 누구도 협회로서 선수 생명에 어떤 악영향을 끼쳤는지, 자신들의 지금 행동으로 인해서 어떤 최악의 사태가 올 수도 있는지에 대해서 아무도 자각하지도 않고 오로지 그저 지금 상황을 모면하고자 지나치게 지금의 상황을 낙관만 하고 있습니다. 


그 낙관하는 근거도 매우 웃긴데요 'WADA가 경고 3번만으로 출전정지를 한 것은 전례가 없었다'라고 합니다. 네 전례가 없지요. 그 전례가 없었다는 것은 그동안 그 정도로 경고를 주고 방문까지 했는데 그걸 씹고 누구도 한번 어긴 적이 없는 규정을 어겨서 출전정지를 당한 멍청한 협회를 가진 국가가 단 한 곳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얼굴에 똥 성분 비비크림을 바르는 발언이 아닐 수 없는 거죠. 



거기에 한 술 더 떠 'WADA에서도 굉장히 당황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합니다. 딴에는 이 말에 '아주 특수한 상황에 대해 그들이 망설이고 있다'라는 식으로 해석되기를 원하는 모양이지만 이 역시도 스스로의 얼굴에 똥물 미스트를 뿌리는 것밖에 안되죠.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일을 저질렀으면 그들이 당황스럽다고 말했겠습니까? 우리나라 식으로는 당황하면 어느 정도 정상참작의 여지를 말해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국제 단체에서는 그게 아니거든요. 이들이 얼마나 행정을 나라 안에서 갇혀 해왔는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 되어주기에 충분합니다.


WADA가 당황스럽게 생각하건, 전례가 없었건 뭐든 상관이 없습니다. 있는 규정은 규정입니다. 우리나라 문체부처럼 전례가 없으므로 경고만으로 끝내거나 정상참작 뭐 이딴 걸 기대하는 모양인데 조금도 기대 안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국제 연맹은 우리나라만 바라보는 단체가 아닙니다. 만일 여기에서 한번의 선례를 남기게 되면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룰에 대한 1차적인 집행 공신력이 떨어지게 되는데 국가 하나 살리자고 그 짓을 할 리가 절대 없다는데에 500원을 걸 용의도 있습니다. 혹여 만일 우리나라가 이 연맹에 뒷돈이나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실수를 만회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제발 부탁인데 그러지 마십시오. 나라 망신은 여기까지로 하고 선수 두 명 인생 망치는 걸로 망나니 짓은 끝내야지 까딱 잘못하면 국가적인 국제대회 출전 정지를 먹는 병크 터트릴 수도 있습니다. 제발 작작좀 하시길 바랍니다.


...



이용대 선수 김기정 선수


누가 불러준다면 그냥 여기서 도망치세요. 

여기 더 있지 마세요.




아울러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의 빅토르 안의 쇼트트랙 4관왕 달성을 기원합니다.


...


내일 또 뵙죠.

posted by RushAm 2014. 1. 27. 15:50

삼성이 몇십년만에 서류전형을 부활시켰다는 소식과 더불어 학장(총장) 추천제 전형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해서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오늘은 학교별 추천 할당 인원 배정 리스트가 공개되어 또다른 파장을 낳고 있는데요.




이 리스트를 보고 '대학의 서열화를 기업이 정했다'느니 대학이 취업만을 위한 통로로 전락되느니 하는 등의 말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먼저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이 리스트가 나오기 전에 대학들은 대학의 서열화가 없었고 취업만을 위한 통로가 아니었던 건가요? 마치 삼성이 이번 리스트를 발표함으로 인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식의 논지가 여기저기에서 보이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삼성은 기업입니다. 장사꾼이지요. 장사꾼은 뭐다? 시장이 무르익으면 그 익은 시장을 '이용'할 뿐입니다. 물론 자신들이 일종의 권력으로 무언가를 휘두르기도 하고 있고 이 사회에서 그런 일들이 심심치않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상아탑이라 불리는 대학들은 이번 건에 대해서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정상이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마치 삼국지에서 누가 강하냐만을 두고 싸우듯 대학 중 어디가 더 서열이 높은지에 대한 논쟁으로 지적 에너지를 낭비해왔던 일부 학생들도 이번 논란에서 떠들 자격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은 그냥 무르익은 열매를 이번 기회에 적절히 따먹었을 뿐입니다. 그 열매를 열심히 무르익게 만든 건 열심히 기업 앞에서 호구짓을 해온 대학들이지요. 리스트에도 보면 알 수 있겟지만 삼성은 이번 대학 리스트 발표가 통상적으로 알려진 '서열'과는 관계없이 철저하게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했습니다. 삼성 대학이라는 성균관대가 대한민국 최고 대학 서울대 위에 있는 것은 물론이고 평소 공과대학에 강점이 있는 학교들이 그렇지 않은 학교들에 비해서 높은 배당을 받은 것은 삼성의 필요성에 의해 리스트업을 했다는 큰 반증입니다. 그들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만큼 대학을 서열화하고 자신들의 인재 포트로 삼는 데에 생각만큼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 이 리스트가 화제가 되고 떠들썩하게 되는 이면에는 자신이 다니고 있는 대학에서 내가 무엇을 공부하고 무엇을 이룰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생각과 가치관 없이 그저 대학 줄세우기에 편승에서 그 줄에 자신을 대입시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대변해왔던 일부 대학생들이 이번 리스트 발표로 자신들의 대학 서열이 낮게 평가받거나 자신들이 스스로 무시해왔던 학교들이 자신의 학교보다 높게 평가받은 것에 대한 자격지심에서 나오지 않았는지요? 언제까지 쓸데없는 대학 서열 나누기에 자신의 지적 에너지를 낭비할 생각입니까? 


지겹지도 않습니까?


...


아마 이 글을 다 읽으신 분들 중에 

'그러는 너는 어디 학교를 나왔길래 잘난척이냐' 라고 말씀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적어도 당신이 어디 학교에 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학교 출신 중 아마 당신이 최악일겁니다.



...


내일 또 뵙죠.

posted by RushAm 2014. 1. 23. 10:36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정보제공에 다 동의해줬지 않느냐' 며 이번 정보유출사태의 책임을 국민에게 돌리는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아울러 '어리석은 사람은 책임만 따진다' 며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사퇴를 일축하기도 했지요. 국민들은 꽤나 혼란스러운 모양입니다만, 경제계에 조금만 있어본 사람들이라면 이 인간이 왜 이모양인지에 대해 특별히 놀라움을 느끼지 않았을거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현오석은 '책임'이라는 단어에 경기를 일으키고도 충분한 사람이거든요.



현오석의 약력은 매우 화려합니다. 문제는 마치 MB급의 마이너스 핸드 염력을 발휘한 것처럼 가는 곳마다 문제와 구설수에 올랐다는것이죠. 이 분이 행정고시를 패스하고 공직에 있을 때가 93년도 재정경제원의 예산심의관었는데, 아시다시피 이후 IMF가 왔고 이분은 IMF가 제대로 수습되기 전인 2000년도에 공직에서 물러나게 되죠, 이때부터 이분의 '실패'와 '책임'묻기 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이후 공직이 아닌 대학이나 학술 쪽을 전전하다가 2005년에 그 이름도 유명한 '경제자유구역위원회 워원'으로 들어오게 되는데요. 아시다시피 이때 시작된 곳이 바로 지금의 인천송도경제자유구역과 용산국제업무지구로 대표되는 것들이었죠. 이것들이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는 ... 


그러다가 2007년 관세청 FTA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이명박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겸임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FTA통으로 활약하지만 문제는 이전에 현오석이 추진한 한 칠레FTA도 결과적으로는 실패로 평가받은데다가 아시다시피 이 당시 추진했던 한미 FTA는 노무현 대통령때에 비해 퇴보에 퇴보를 거듭하는데...(먼산) 





2008년도에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원 수장을 맡으셨는데 2008년도가 언제냐 수력원자력이 4대강 개입하고 얼마 전 현오석 경제부총리께서 직접 발언하신 '축제는 끝났다'의 그 공기업'축제'가 시작된 시기입니다. 그 유명한 인천공항 전체 14위 중 12위 평가가 나오게 만든 장본인도 현오석입니다. 다른 공기업들의 경영 평가 성과가 제대로 나왔을 리가 없죠. 본인이 벌인 축제를 본인이 끝내시겠다는 뭐 그런 의지의 표명이었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만 ... 뭐 아무튼 그 이후에는 KDI 원장에 취입하여 공무원 클린 카드로 유흥업소 출입 문제, 판공비 사적 유용 문제, 교수 겸직 문제 등 내부적으론 무능, 외부적으론 태만의 아이콘으로 경제계에서 유명세를 떨치셨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책임을 지셔야 할 위치에서 언제나 도망치셨고 자신은 책임이 없음을 늘 항변하셨으며 자신의 무능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공직에서 항상 낙하산을 매 주셨던 사람이 바로 현오석이라는 것이 주변의 한결같은 평가입니다. 이런 사람이다 보니까 무슨 일이 터지면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는 관행에 아주 질력이 나고도 남겠죠. 문제는 책임을 묻는 문화 자체를 탓하는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고 책임을 져야하는 그 당사자라면 뭔가 좀 아이러니합니다. 마치 절도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유죄판결이 나니까 '징역 제도의 부당함'을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겠지요. 


현오석의 저런 행동에 특별히 놀라실 필요가 없습니다. 저분은 원래 '책임회피'와 '책임전가'의 달인이라 불리워도 이상하지 않을 만한 이력을 충분히 보여오셨던 분이라는 것이 경제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전언이거든요. 어리석은 사람은 책임만 따진다는 발언에도 특별히 놀라실 필요가 없습니다. 저 발언은 자신이 지금 신제윤 정도의 위치에 있을 때 매번 책임을 져야만 했던 과거를 바꾸고 싶다는 의지의 표명일수도 있으니까요. 그에게 있어 지금의 신제윤을 바라보는 눈빛은 예전의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며 느껴지는 애처로움 그 자체일 것입니다.




역대 경제부총리계 무능의 아이콘 하면 강만수가 유명세를 떨쳤는데요.

현오석으로 인해 그 자리가 대체될 것이라는 부분에는 경제계 사람들의 이견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박근혜 인사의 난맥상의 넘어 얼마나 사람 보는 눈이 없는지를 대표적으로 함축시켜 보여주는 사례가 될 거라고 예측하는 사람도 많은데요.어쩌면 자신이 한 말, 한 일에 대해서 책임을 질 생각이 아예 없다는 점에서 현 정권과 코드가 딱 맞는 인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찌되었던 이놈의 복불복 이기주의 정권에서는 성공한 인사일지도요...


...


내일 또 뵙겠습니다.

posted by RushAm 2014. 1. 21. 10:52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이 말을 또 인용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카드사들은 결국 책임지지도 못할 일을 지금까지 해왔고 또 그것이 문제를 일으키니 책임을 어떻게 져야하는지도 모른 채 허둥대고 있네요. 지금 시점에서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리고 이번 사태가 일어난 원인은 한 사람의 일탈(?)에 의해서 벌어진 것이지만 사실 내재된 위크포인트는 다들 제각각 어떤 부분이 있었을까요? 한번 짤막하게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집단 소송을 '벌써'시작할 필요는 없다


소송은 이슈 편승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흔히 착각하는 게 지금처럼 여론이 막 형성되었을 때 소송을 걸어야 유리할거라고 생각하고 집단소송으로 떡밥을 흔드는 변호사들에게 속속 낚이고 계십니다만 지금까지 소송 초기에 관련 소송을 걸어서 승소한 사례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이런 소송에 참가하겠다고 판을 까는 변호사들은 실제 능력이 출중한 변호사라기보다 그냥 돈이 된다니까 우글거리며 모여드는 떳다방처럼 기회주의자적인 성격이 강한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크게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소송은 반드시 지금 당장 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입은 피해가 그렇게 '많지 않기'때문입니다. 일단은 유출이 되었는데 유출 건에 대해서는 업무상 과실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사안이기 때문에 그 책임 소재가 오롯이 끝나고 시시비비가 모두 마무리가 된 다음, 그 사이 있을 수 있는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2차 피해 등을 구제하기 위한 민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순서고 그때 시작해도 전혀 늦지 않습니다. 

사법부는 여론의 이슈에 일회일비할정도로 엉덩이가 가볍지 않습니다. 너무 지금 당장 성급하게 하려는 생각보다 차분히 자료를 모아서 대포 한방을 날릴 생각으로 임하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


다음은 각 회사별로 가지는 위크 포인트를 정리합니다. 향후 소송이나 피해 사실 규명에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 농협은...내 이럴 줄 알았다.


IT 보안 업계 2대 헬게이트라고 중 하나로 꼽히는 농협은 대체 어디서부터 꼬여있는지 알 수 없을 만큼 보안 전산 시스템이 병신력돋기로 유명합니다. 이번에 터진 USB 유출 이외에 농협이 2차적으로 누출한 개인정보 누출 조회 당시 패킷 속에 평문으로 개인정보가 전송되는 병크를 터뜨린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닌거죠. 이전 해킹 사건도 그렇지만 농협은 이번 USB사건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크게 사고를 한번 칠 준비가 충만한 곳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냥 가능한 모든 금융 거래는 하지 않으시는 게 현명합니다.





- KB는 ... 마음은 콩밭에...


KB카드의 상품들을 잘 살펴보면 헤택들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런데 KB카드는 여러 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어도 그 실적이 공유가 되는 특이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요. 바로 이 부분 때문에 KB카드는 개인정보 수집과 그 제공에 대해서 다른 카드 회사보다 훨씬 더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제공해야 하는 제 3자 제공처도 많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심지어 이러한 작업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지금 내가 가입하려는 카드에서 필요한 혜택과 관련된 제휴사 이외에 아예 그냥 자사가 발행하는 모든 카드의 제휴사들에게 임의로 언제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통합 가입신청서 약관을 만들었다가 필자 외 몇몇 사람들의 강력한 항의로 이 조항을 삭제해버리는 짓거리를 하기도 했죠. KB는 당장 금융거래를 끊을 필요까지는 없겠습니다만 뭔가 가입할때 어디까지 동의가 필요한지 은행직원조차 병크를 터뜨리며 형광펜질만 할 때가 있으니 꼼꼼히 읽어보며 제공하기 싫은 제공처나 아닌 제공처가 있으면 강력하게 항의하는 습관을 들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라지만 역시 귀찮으신 분들은 가까이 안하시는게 마음편하시겠죠)



어제자 SBS 8시 뉴스 보도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2193013) 중 일부, 좋은 취지의 기사였지만 약간의 문제가 있다 '제휴 회사 부분은 아예 빈칸입니다' 라고 기자는 문제성을 제기했지만 이 부분은 애매한 부분을 지우도록 필자가 금감원을 통해 요청한 사항으로 일종의 개선책에 해당한다.



- 롯데카드 ... 도망쳐!


이놈들은 아예 구조적으로 내부 계열사별로 개인정보를 돌려먹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계열사 중 하나에만 개인정보가 들어가면 롯데 모든 계열사가 이 개인정보를 떡주무르듯 주무르며 활용해서 마케팅 문자를 아무 제약없이 날릴 수 있는 내부 공유 시스템이 처음부터 완비가 되어 있습니다. 내가 어딜 가서 뭘 사는지 얼마를 샀는지 내가 어디에 주로 거주하는지조차 난 한번도 가입한 적 없는 계열사로 자동으로 날라가서 그 계열사가 마케팅에 이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녀석들이라는거죠. 

관련 참고 >>당신이 쓰는 롯데멤버스카드, 스팸문자와 전화의 온상일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회사가 개인정보 누출이 되었다면 어떨까요? 농협이나 KB랑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데이터가 누출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당신이 금융회사에 제공한 정보뿐만 아니라 당신이 마트에서 어제 뭘 샀는지 주로 어떤 마트를 갔는지, 굳이 롯데카드를 쓰지 않더라도 롯데맴버스로 적립 한번 했던 이력만으로도 당신의 정보는 훨훨 어딘가로 날아가서 또 누군가에 의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질 것입니다. 이번 개인정보 누출은 롯데신용카드, 롯데체크카드 뿐만 아니라 롯데카드가 관리하고 있는 맴버십카드인 '롯데맴버스 카드' 가입자들도 예외가 없었을 거라는 점에서 3사 중 가장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당장 모든 카드를 해지하시는 것은 물론 가지고 계신 롯데맴버스 카드도 함께 체크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


그리고 여기에 떡밥을 던진 회사 'KCB'는 어디에서인가 이름이 낯이 익습니다. 네 맞습니다. 우리가 요즘 웹상에서 주민등록 수집이 중단된 뒤에 수도 없이 마주했던 바로 그 회사 '휴대폰 실명인증 전문 회사'입니다. 당연하겠지만 이 회사 역시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정부와 어떤 연관성이 있어서 회사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사업권을 부여받은 좀 이상한 회사임에는 틀림이 없거든요. 다른 액티브 엑스 공급업체 nProtect나 잉카인터넷처럼 이들도 정부 관료 출신의 '낙하산 받아내는 노후 관리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들은 하는 것에 비해서 너무 많은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고 심지어 본인확인인증 솔루션 하나로 '빅데이터'까지 만지려는 야망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일어날 만한 여지가 충분한 회사임에 틀림이 없다는 거죠. 지금 카드 회사들은 죄다 사과를 하고 뉴스에 얼굴을 비추는데 얘들은 그냥 사퇴했다는 기사만 뜨고 도무지 뉴스에 임원진들이 얼굴을 비추지 않습니다. 왜그럴까요? 혹시라도 어딘가에서 본 듯한 사람들이 있을까봐 스스로 몸을 사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이새끼들한테 계속 휴대폰 본인인증서비스라는 중요한 서비스를 맡겨도 될지 아닌지에 대해서

국가가 한마디 하셔야 하는데, 선후배 관계인지 뭔지 말을 참 아끼네요. 답답합니다.



한심한 나라에서 고생이 많으십니다. 여러분.


...


내일 또 뵙죠.

posted by RushAm 2014. 1. 17. 11:11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버나드 쇼의 묘비에 쓰여져 있는 명문입니다. 애니팡2 사태를 지켜보는 제 소감을 묻는다면 딱 저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결국 모바일 게임 업계는 무수히 많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그 시장의 태생적 한계 즉 타 플랫폼에 종속되어 뛰어넘을 수 없는 보조적 역할이라는 극명한 부분을 우리나라라고 해서 예외로 뛰어넘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이죠. 어째서 다른 나라에서는 창의력 팡팡 터지는 젊은 개발자들의 등용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이 우리나라에서는 이모양 이 꼴이 된 걸까요?



우선 해외 모바일 게임을 봅시다. 미국이야 워낙에 많은 게임들이 나오고 있고 그만큼 제작비에 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데다 인디 게임 시장도 많이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에 독창적인 게임도 나오고 또 그 게임이 어느 정도의 시장성을 갖고 있다 하겠지만 이런 미국 시장에서도 결국 뜨는 게임들의 대표작은 무엇이냐 하면 FIFA시리즈, SIMS 시리즈, 스프링필드 (심슨가족), GTA 시리즈 등 기존 PC나 콘솔에서 이미 한끗발 날렸던 타이틀들이 많습니다. 혹은 게임로프트로 대표되는 레이싱 게임 이식이나, 인디 게임 중에서도 아머게임즈가 그간 무료로 발표했었던 킹덤러쉬 같은 플래시 기반 게임 이식작들이 있지요.



이런 현상은 옆나라 일본도 다르지 않습니다. 굳이 모바일의 범위를 닌텐도 DS까지 넓혀서 생각해본다면 거의 대부분이 과거 콘솔에서 이어지는 시리즈의 후속작이거나 이식작들입니다. 드래곤 퀘스트, 파이날 판타지, 태고의 달인, 철권 등의 기존 이식작부터 일본 내의 헬로키티나 건담 등의 검증된 인기캐릭터를 활용한 게임까지 대부분의 게임들이 이른바 '모바일 오리지널'이라는 타이틀을 갖기 힘든 작품들인것이죠. 왜 이런 것일까요? 간단합니다. 모바일 게임의 태생이 '이식작'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모바일에서 게임을 할 때 모바일의 표현 제약과 조약한 시스템 (스마트폰에 이르러 많이 나아졌다지만)으로 인해 모바일 게임에 많은 오리지널리티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모바일 게임에 기대했던 것은 '아웃도어에서도 콘솔게임을 할 수 있다'라는 것이었으니까요. 스마트폰 이전의 모바일게임들은 거의 대부분 이런 스타일이었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 모바일 게임 나름의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몬스터 헌터'나 '메이드 인 와리오'같은 게임들도 만들어졌고 그 포텐셜 만큼의 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지만 그 타이틀을 만든 회사들도 결국 그 나라 게임업계의 넓은 토양에서 자란 창의적인 인재라는 새싹이 만들어낸 것이죠. 창의적인 게임이 오롯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 듣고 느끼며 자라는 환경 역시 무시하기 힘든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만 왜 이런 이식작들이 많냐면 결국 모바일 게임의 '최초'접근성 즉 '판매촉진정책'은 '익숙함'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해봤던 게임, 예전에 할만했던 게임 을 모바일로 즐길 수 있다라는 것 만큼 좋은 판촉정책은 없습니다. 흔히 말하는 중독성이라 함은 '익숙함'이 담보되지 않으면 이끌어낼 수가 없지요. 룰을 쉽게 이해하는 게임이란 없습니다. 사전에 어딘가에서 봤을법한 룰이 있을 뿐이죠. 아무리 그 룰이 간단하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수없이 연구되고 다듬어져 유저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또 다른 간단하면서도 흥미를 끌 수 있는 룰이던지요.


국내 수많은 모바일 게임 업체들에게 고통받았던 메이드 인 와리오


미국이나 일본은 오래 전 아타리 시절부터 게임을 '직접'만들어 왔습니다. 인디게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그 다양성을 잃지 않고 말이죠.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는 전멸한 패키지 시장도 아직도 스팀이라는 새로운 공급 시스템으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패키지 게임 GTA5는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게임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런 환경은 모바일 게임으로 하여금 합법적으로 '배낄 수 있는' 커다란 곡창같은 역할을 해줍니다. GTA를 해본 사람이라면 굳이 새로운 게임에 대한 초기 낯가림 없이 GTA시리즈를 이식하는 것만으로도 GTA를 해본 유저층 전체를 잠재시장층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죠. 미국, 일본 모바일 게임의 성공은 결국 아주 오래 전부터 만들어온 그들만의 '백본망'이 재산이 되어 지금 그 재산이 이자를 뿔려 주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오리지널 캐릭터, 게임, 애니메이션 콘텐츠가 얼마나 있습니까? 패키지 시장이 죽기 직전까지 쉐어를 확보했던 대표 타이틀이 얼마나 있나요? 미국과 일본이 포기하지 않고 패키지 게임과 플래시 게임을 계속 만들면서 재산을 쌓을 동안 우리나라 게임업계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안하고'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산 게임을 대신 즐겼고 외산 게임에 익숙해졌으며 우리나라가 확보할 수 있는 '팬덤'타이틀은 점점 그 수가 적어졌고 역사에서 멀어졌습니다.


창세기전이라도 있는게 어디인지...


모바일 게임은 '익숙함'이 생명입니다. 어딘가에서 해봤던 게임이 아니면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애니팡2가 외산 게임을 그대로 배껴서 출시한 게임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다른 게 없이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게임을 만들면 팔기 힘들거라 생각했던 것이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업체 중 하나라는 선데이토즈가 내린 결론입니다. 우리나라 게임업계는 모바일 게임이 싹을 틔워 커나갈 수 있는 재산이 될 패키지 게임이라는 토양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사막의 모래같은 땅과 같습니다. 여기에서 싹을 틔우려면 결국 옆동네 가서 흙이나 비료라도 훔쳐다가 심었어야 했던 거죠. 그런데 그런다고 해서 그 싹이 오래 갈까요? 사막이 기름진땅이 될까요?


수많은 고대 동식물들이 죽어서 땅 속에 매몰되어 오랜 기간 지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석유'이며 석탄입니다. 애석하게도 우리나라는 석유가 나지 않는 나라라고 하죠? 동물들이 우리나라에서 죽어서 땅속에 매몰된 양이 그만큼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이나 일본은 이런 석유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과거 명작 게임들이 아직도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그 석유를 정제해서 휘발유를 만들듯 모바일 게임으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석유가 나지 않지만 정유시설을 갖추고 석유를 전량 수입하고 있죠. 문제는 지금도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게임이 훗날 '석유'가 될 것을 기대하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지 않고 당장 만들어 쓸 수 있는 석유를 수입해 정유해서 휘발유를 만들어 내는 것에만 열중할 뿐입니다. 휘발유는 태우면 다시 석유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환경오염만을 남기고 그대로 사라져버리는 것도 모르고 말이죠. 



비단 게임업계 뿐만 아닙니다. 우리나라 완성차업계는 차는 국산인데 부품이나 제조 설비의 국산화는 아직도 요원한 이야기고, 세계에서 짱먹는다는 우리나라 스마트폰의 OS는 구글, 디스플레이 생산설비는 '일본'이 모든 특허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국산화를 하려고 노력은 합니다. 다만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 설비의 구조를 열심히 카피해서 복제 설비를 만드는 데에 열심히이긴 하지만요.


당장의 편리함, 당장의 많은 이득만을 추구하는 사람들만 가득하면 우리나라에 영원히 석유가 쌓일 일은 없을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쌓일 것 같으면 파내서 도망가버리고, 열심히 석유를 대체할 만한 무언가를 만들어내면 대기업을 보호한답시고 밟아죽여버리는 대한민국에서 애니팡2와 같은 작품들이 양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사치스러운 것이겠죠. 이런 나라니까 애니팡2를 만들고, 유통을 허가했고, 사람들이 아무런 문제의식이나 거부감 없이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석유가 없고, 석유를 본 적도 없으며, 석유따위는 해외에서 수입해오거나 옆나라에서 훔쳐오면, 그걸 아무도 모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자신도 언젠가 기회만 되면 훔칠 거라고 그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바로 이 사회가 말입니다.


우물쭈물하다가 이럴 줄 알았습니다.



결국 이젠 무덤에 들어가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을 거에요



...


내일 또 뵙겠습니다.

posted by RushAm 2014. 1. 16. 14:32

우선 신문기사 하나 보고 시작하시죠.

>>[귀한 손님 요우커] '7兆 관광 고객(부가가치·소득 유발 1년간 총액)' 요우커를 푸대접하는 한국 <<


...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인 관광객을 넘어서 한국 관광 수입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이런 중국관광객에 대한 푸대접이 기사화가 되고 있을까요? 정말 중국 관광객을 푸대접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그 이유는? 진짜 돈을 주고 서비스를 받는 똑같은 고객인데 현장에서는 이 기사에서 사례로 들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제가 보기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니, 한국 방문의 해다 뭐다 해서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아주 몸둘 바를 몰라했습니다. 그런데 그 몸둘 바를 몰라 하는 건 정작 그들과 일체 접촉할 일이 없는 일반 국민들이었고 정치인들은 그들과 동등하다는 것을 애써 내세우며 국민들이 깔아놓은 깔끔한 거리의 레드카펫을 밟으며 와인잔을 부딪히고 있었죠. 마치 조선시대 연산군이 매 사냥을 나갈 때 한강에 부교를 설치하는 일로 국민들이 동원되듯이 응당 국가가 준비하고 국가가 이득을 보는 국가 행사에 국민들의 노력이 필요하고 그 노력이 결국 국익이 되어 자신들에게 돌아온다는 말도 안되는 개수작질로 국민들에게 참여를 독려했던 적이 최근까지도 있었지요.





요우커들이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거나 말거나에 결국 이득을 보는 쪽은 과연 어느쪽일까요? 평범하게 회사에 다니며 돈을 버는 국민들이 과연 요우커들의 저런 씀씀이로 인해 월급이 늘어나거나 살림살이가 편해지는 직접적인 효과를 볼까요? 아니겠지요. 뭐 국가는 또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요우커들이 돈을 많이 쓰면 시중에 돈이 많이 돌고 고용 효과가 늘어나며 결국은 국민들에게 낙수 효과 ...등등 그런데 그 실체도 분명하지 않은 낙수 효과는 둘째치고 낙수 효과 이전에 물을 잔뜩 받은 양동이를 가진 사람들이 제일 이득을 본다는 것은 분명할텐데 왜 그들이 노력해야 할 일을 낙수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국민들에게 전가시키는 걸까요?


저 기사의 최대 문제점은 중국인들의 인터뷰 내용에서도 볼 수 있듯이 결국 '친절할 때는 돈을 낼 때 뿐이었다'라고 말한 것처럼 그들에게 친절해야 할 이유가 고작 '돈을 써주기 때문'이라고 아예 못을 박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돈이 과연 어디로 가서 어떻게 이득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고 말이죠. 딱 잘라 말하면 결국 그 돈은 정부의 여행수지 적자를 매워 정부관계자들의 성과증진과 그에 따른 성과급으로 돌아올 것이고 국내에서 쓰인 요우커들의 돈은 그들에 맞춰 상품을 만든 수많은 대기업과 화장품 회사의 금고로 들어갈 뿐입니다. 그런 와중에서 '돈 갖다주니까 친절합시다'라는 구호는 뭔가요? 당국이랑 대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서 국민들이 억지로라도 중국인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줍시다 라는 뜻 이상이 될 리 있을까요?


면세쇼핑을 하는 외국인들은 결국 세수에도 별 도움이 안되므로 이들의 소비에 기대는 것은 국민생활에 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대체 누구한테 귀한 손님인가?


우리나라 사람이 중국에 가서 푸대접을 받는지 귀한 대접을 받는지에 대해서는 저 기사를 쓴 기자가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요? 저 기사에 나온 어떤 댓글처럼 '보복'을 당할 것이 두려우니까 일단 잘해주자라는 식의 접근이 과연 유효한 것일까요? 아직도 조선일보 같은 언론들은 국민을 전체주의로 보고 있는지 이런 식의 기사를 툭하면 쏟아내고 있습니다만, 결국 친절하냐 아니냐의 문제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느냐 안되느냐'에 따른 것입니다. 국민들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손님에게는 '국적에 상관없이' 친절합니다. 그들이 중국인이 아닌 한국인이라도 마찬가지겠지요. 만일 이 기사가 모두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중국인들이 일반 '국민'들에게 전혀 이득이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으며 이런 독려 기사의 뒷 배경에는 국민들이 친절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이득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 대기업들과 정부 당국자 소수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폐기물 수준의 언론관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지요.


...


요우커들에게 친절하게 대할 성숙한 시민 의식을 가져야 할 쪽은 대다수의 일반 국민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득이 되는 일이 걸려있는데도 정작 그 일을 직접 하려고 노력조차 안하면서

국민들에게 '내 이득을 위해 늬들이 노력해줘'라고 말하는 

한심한 정부 당국자들과 

이런 기사를 써줄 것을 종용한 대기업, 그리고 써달라고 또 써주는 폐기물급 언론일 것입니다.


...


내일 또 뵙죠.

posted by RushAm 2014. 1. 15. 15:09

종로에 있는 카페 하나가 전국구적인 유명세를 탔습니다. 사례를 인터넷에 공개한 그 손님은 어쨌든 성공한 셈이 되겠네요. 그런데 논란은 언제나 그렇듯 산으로 가고 있는 듯 합니다. 매니저가 잘했다, 손님이 잘했다. 매니저 출신이 어디냐부터 외모 비하 논란까지 아주 난장판으로 가고 있네요. 어딜가나 일베는 문제이긴 한가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건은 변호사 사서 민사로 가야 할 일이지 이렇게 여론재판이나 마녀사냥을 할 건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뎀셀브즈가 손님에게 나갈 것을 주문한 배경에 '가게의 룰'을 거론했는데, 문제는 손님이 처한 상황 자체가 적어도 손님이 올린 글을 토대로 보았을 때는 '가게의 룰'을 어긴 것인지 아닌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지 않을 뿐더러 상거래법상 룰을 어겼는지 아닌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퇴장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적법한지에 대해서는 사실 여론조사같은걸로 결판낼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일본이나 유럽처럼 마이스터들이 대접받는 나라에서는 가게의 '룰'이라는 것이 일상화되어있습니다. 가장 흔하게 알려져있는 것이 일본의 유명 라면가게나 몇 대를 걸쳐서 내려오는 초밥집 같은 곳이죠. 이런 곳들은 가게 안에서 떠들어서도 안되고 가게에서 추가 주문을 하거나 먹는 소리를 내서도 안됩니다. 물량이 다 팔렸을 경우에는 장사를 더 이상 하지 않는 것도 룰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이 룰들이 모두 '다른 손님들의 쾌적한 환경과 제공하는 음식이나 제품을 즐기기에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지 직접적인 '이윤'에 위배되는 룰이 아니라는 거죠. 뎀셀브즈는 바로 이 부분에서 실드를 당할 수가 없는 자가당착에 빠진 셈입니다. 


올바른 룰의 예시


자신들이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좋은 평판을 받아서 판매자로서의 갑질이 가능한 룰을 만들어도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까지는 좋지만 그것이 모든 부분에서의 갑질을 손님들이 용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어쨌든 상거래는 그 순간 계약서를 생략한 '약식 계약'이고 판매자는 지불받은 금액 만큼 손님에게 물품 혹은 다른 가치의 무언가로 보상을 해주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소소하게 다른 제한이 붙어 있을 수도 있지만 이걸 제대로 알리는 책임은 전적으로 판매자에게 있습니다. 물론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 경우 이러한 부분을 주장할 수 없지요. 이러한 부분은 민사재판에서 정황증거만으로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면 판매자는 그 책임을 면책받을 수가 없습니다.


뎀셀브즈는 '머그잔은 실내 착석 가능','테이크아웃잔은 착석 불가'라는 두 개의 룰 만을 준비했습니다. 때문에 여기에 위반되지 않거나 여기에 적혀 있지 않은, 다시말해 뎀셀브즈가 별도의 룰을 만들어 이를 커버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뎀셀브즈는 권리를 주장할 수가 없는 것이죠. 인원 당 머그잔을 몇잔 이상 시켜야 한다던지, 이번 사건의 경우처럼 머그잔을 주문한 후 테이크아웃잔을 추가주문한 경우에는 어떻게 소급적용한다는지에 대한 룰을 적시하고 충분히 인지 가능한 부분에 표기 혹은 구두 알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이에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뎀셀브즈에게 있는 것입니다. 


뎀셀브즈는 온 손님을 내쫒았고, 당신같은 손님은 오지 말라는 대응으로 비난을 초래했습니다. 왜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일까요? 그동안 손놈소리도 들었던 어글리함의 대명사 한국 소비자들이라서 판매자의 어색한 갑질에 단지 익숙하지 않아서일까요? 그런 착각은 접어두셨으면 좋겟습니다. 일본이나 유럽 어느 가게를 가더라도 손님들의 다른 권리를 침해하지 않기 위한 룰은 있어도 자신들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룰을 (상법) 테두리 밖에서 별도로 정하는 경우는 극히 보기 드물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적시하지 않은 책임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이 적시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오롯이 '자신들의 일방적인 유권해석'만으로 정당화시키는 것은 현행 상거래법에 어마어마하게 비웃음을 당해 마땅할 미친 짓이거든요. 


뎀셀브즈는 

자신들이 만일 일본이나 유럽에 있었다면 이런 꼴을 당할 리 없다고 자위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당신들은 일본이나 유럽에 있었으면 

지금 인터넷에서 시끄러운 걸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좀 알아먹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글러먹은 걸로 보이지만 ...


...


내일 또 뵙겠습니다.

posted by RushAm 2014. 1. 13. 11:01

카페베네 사장 '김선권'이 안녕하지 못하다는 젊은이들에게 '도전하라'라고 말해서 파문이 일어나고 있다는군요. 여기에는 카페베네의 근로기준법 위반율이 98%에 달한다는 내용이 덧붙여져 있고요. 일단 김선권씨에게 갖는 제 감정이 별로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과연 그가 한 말과 그 말에 따른 비판이 정상적인 플로우인지는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도전하라'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죄다 바보취급받을 상황이라서 말이죠.





물론 김선권씨의 저 발언은 기본적으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발언임에 틀림이 없고 저 기사에 대한 반응들에서 나오는 '자기계발서'들의 모순된 주장들에 대한 지적도 맞는 말입니다. 다만 이런 흐름이 단순하게 비추어봤을 때 '도전하라'라는 말 자체의 본질적인 부분을 훼손하지는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들에게 성공한 비결을 묻고 그리고 그들에게 어떻게 하면 성공했는지를 늘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으면서도 그들에게 가능한 '반칙'이라는 단어를 듣고 싶지 않아하는 모순된 사고방식이 낳은 참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을 포장하고 싶어 합니다. 정직하게, 원칙을 지키며, 꿈과 열정만을 아름답게 쫒아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으려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죠. 그가 말하는 내용 중에서 '반칙'이나 '위법'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가짐으로 그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만약 어떤 청년 사업가가 성공 강연에서 '저는 국가 세무 관련 자료를 뒤져서 탈세와 절세 방법을 필사적으로 연구했으며 법 테두리 안에서 임금을 덜 줄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연구한 끝에 지금의 성공에 이르게 되었습니다'라고 '솔직하게'말한다면 과연 그 사람에게 지지를 보낼 사람이 있을까요?


위선자를 만드는 사회입니다. 그리고 아울러 너무 거저먹고 싶어하는 사회입니다. 결국 이 세상에서 지름길이란 없고 발바닥을 더럽히지 않는 성공의 길이란 없는데도. 사람들은 '왕도'가 어디인지만 찾고 가능한 자신은 앞서 간  사람보다 덜 힘들고 발을 덜 더럽히는 방법만 '가로채고'싶어합니다. 강연을 찾는 심리, 대학입시성공자들 수능만점자들에게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들은 모두 같습니다. '네 고생은 정말 경이롭지만 난 너와 같은 고생을 하고 싶지 않으니 니가 갔던 길 말고 다른 길로 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으련?'


'도전하라'라는 내용이 비난받는 이유는 이런 심리상태에 기인합니다. '도전'과 '고생'은 함께 하는 것인데, 사람들은 '고생하지 않는 왕도를 추구하면서도 도전한다는 정신만큼은 가져가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자기계발서로 자기 최면을 겁니다. 난 이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그리고 깨끗한 채로 도전할 수 있다고, 실패해도 나를 더럽히지 않을 수 있다고  말이죠. 


이 세상에서 몸을 더럽혀가며 꿈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몸을 더럽힐 생각이 없이 도전의 지름길만 찾으려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들이 지적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다만 여기에서 '몸을 더럽힌다'라는 의미가 '부정'을 의미해서는 안되겠지요. 간단하게 정리하면 성공의 왕도는 '부정'입니다. 부정은 '도전'과 절대 일치할 수 없습니다. '부정'을 저질러가며 성공한 사람들의 몸은 깨끗합니다. 몸을 더럽혀가며 흙길을 걸을 필요가 없으니까요. 





난 흙길을 걷고 싶지도 않고 부정도 저지르고 싶지 않지만 내 꿈을 이루는 도전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오늘도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성공을 위한 강연을 위시한 헛소리 듣기 쇼 주최자들은 돈을 세고 있을 것입니다.


...


내일 또 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