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14. 23:01
하토야마 정권이 출범한 이후 이런 저런 굵직굵직한 마스터플랜들이 공개되고 있는데 그 중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안건이 '허브공항'에 대한 필요성 안건입니다. 마에하라 국토교통상 (건설교통부 격) 이 제안한 이 안건은 나리타 공항이 건설된 지 벌써 30여년이 지난 지금 포화상태에 이른 수요 문제를 떠나 24시간 운영 불가 조항 탓에 생기고 있는 환승 문제 등 갖가지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데에 대한 불만이 산적하고 있는데다가 무엇보다 인천이나 상하이도 가지고 있는 허브공항이 일본 도쿄에만 없다는 사실이 다소 억울하게 느끼고 있는 듯한 분위기인데요.
여기에 모리타 치바현 지사측이 펄쩍 뛰며 '지방자치를 죽일 셈이냐!'며 마에하라 국토교통상을 맹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반대를 무릅쓰고 나리타 공항을 유치해서 겨우 치바 현 경제가 그럭저럭 유지되고 있는데 다시 모든 권력을 수도집중형으로 바꿔 지방경제를 말살시키려하냐는 것이죠. 그런데 나리타 공항은 허브공항으로 만들어질 수 없는 아주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다름아닌 건설 당시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약속했던 '야간 이착륙 금지'조항 때문인데요. 그래서 나리타 공항은 심야 12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는 운영을 중지하고 모든 비행기 이착륙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리타를 경유하고 싶어도 가까운 인천을 중간 경유지로 택할 수 밖에 없는 항공편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아시겠지만 국제선 항공편은 시차 문제로 인해 반드시 낮 시간대에 착륙한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공항 운영이 재개될때까지 공항 주변을 빙빙 돌며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최근 노후화가 심해진 하네다 공항 국제선 청사를 새로 짓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허브공항 규격에 걸맞는 3500미터 이상의 활주로 2면을 새롭게 건설하는 등 하네다 공항이 향후 참의원 회의에서 허브 공항으로 추진될 가능성에 대비한 포석으로 보이는데요. 물론 동북아시아를 하나로 잇는 홍차우, 김포, 하네다 라인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노선이 변경되더라도 손해볼 게 없는 입장입니다.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하네다 공항 국제선 청사는 무슨 미주지역 사막 한복판에 있는 공항 수준의 규모입니다)
당연하겠지만 이시하라 신타로 영감님께서는 말로는 그냥 두고 본다고는 하지만 입가에 미소를 못 감추는 모습인데요. 도쿄와 하네다 인근 도카이도쪽 연고를 가지고 있는 참의원들은 대체로 하네다의 허브화에 찬성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하네다는 건설 당시부터 지금까지 인근 주민들과 맺은 시간대 관련 조항이 없기 때문에 허브공항이 될 수 있는 제 1의 조건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는 가장 큰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치바 현측은 억울하지만 나리타를 허브로 만들 방법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거라곤 '허브공항 무용론'을 주장할 수 밖에 없는 형국이어서 상당히 모양새가 안좋게 되고 있습니다.
모리타 지사는 오늘 오후 마에하라 국토교통상을 만난 자리에서 '나리타가 지난 30여년간 도쿄의 관문으로 전 세계에 인식되고 있는 상징성'을 높게 평가해달라며 안건 추진에 있어 유연함을 발휘해줄 것을 호소했고 비공개 회담 이후 모리타 지사는 '마에하라 국토교통상의 안건의 내용에 오해가 있었다'고 밝힌 뒤 '현행 나리타 공항의 편성을 빼앗지 않고 동북아 네트워크 노선을 비롯한 단거리 노선만을 하네다에 집중시킬 계획에 있음을 확인했다'며 나리타 공항의 현 위상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고 발표,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일본이 이처럼 뒤늦게 허브공항의 필요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일본 스스로도 예측하기 힘들었던 허브공항 수요의 폭발적 증가에 기인합니다. 여객 수요만을 토대로 계산했던 예측이 중국 경제의 한발 빠른 성장과 더불어 크게 상회했고 여기에 인천공항이 운영을 개시하면서 동북아 물류기지의 종점이 나리타에서 인천공항으로 대거 옮겨가게 되는데요. 이전에는 동부 유럽과 중국, 러시아와 북미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던 나리타 공항의 역할이 인천공항으로 인해 크게 축소되면서 허브공항에 대해 콧방귀만 뀔 수 없게 된 것이죠. 그래서인지 일본 정부 각료들은 이번 허브공항 안건에 인천공항의 성공 사례를 적극적으로 곁들이는 모습입니다. 방송에서도 중국 상하이 공항과 함께 인천공항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보도하며 일본의 허브 공항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죠.
이런 한국의 인천공항은 사실 완공되었던 김대중 정부 당시만 하더라도 언론들의 반응은 시큰둥했었습니다. 주로 홍콩의 책랍콕 공항과 비교를 당하며 뭐가 불리하네, 실제로 수요 예측이 잘못되었네, 애물단지가 될거네 말이 많았죠. 일부 사실입니다. KTX, 새만금과 더불어 노태우 정권의 정책공약으로 추진된 인천공항은 초기 기획된 예산의 약 4배가 추가 투입되고 공기기간 역시 잦은 설계 변경으로 인해 (여기에는 도중에 터진 IMF와 정권교체의 영향도 있습니다) 공기 역시 당초 예측된 1997년보다 4년이나 늦은 2001년에 1단계 개항이 이루어지는 등 병폐가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사실 주민들과의 환경영향평가 등의 마찰을 일으킨 새만금이나, 프랑스와의 협정 위반을 당한 KTX의 굴욕외교에 비하면 노태우 정권 공약 중에서는 가장 준수하게 이루어진 편에 속했으며 세 가지 공약 중 가장 바람직한 흑자 노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허브공항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이미 레드오션이라 폄하하며 나리타 공항의 효율성을 찬양했던 일본의 극우언론들조차도 고개를 끄떡이게 만든 게 다름아닌 인천공항이라는 게 재미있지 않나요? 언제나 일본의 발전 발자취를 뒤따르기 바빴던 우리가 비록 내부적 마찰을 겪었지만 한발 앞서 성공사를 쓰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일본조차 부러워하는 인천공항, 앞으로 가능성이 더 남아있고 수요는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허브공항을 현정부는 왜 민영화하지 못해 안달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일본은 뒤늦은 판단 착오를 만회하고자 맹추격중인데 어째서 우리는 겨우 하나 이길 만 하면 아래에서 잡아끌어내려 패배를 기어코 만들어내려 하는 걸가요? 그분이 일본 출신이어서 그런걸까요? 일본이 뒤늦게 인천공항 좀 능가해보겠다고 허브공항 짓는다고 하니 그분은 차마 대한민국이 그분의 조국을 앞서가는 걸 보기가 힘드신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만일 일본이 지금의 인천공항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나라가 나리타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어떨까요? 과연 공항이 건설될 당시 주민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리타의 24시간화를 포기하고 다른 공항의 허브화를 추진했을까요? (참고로 나리타 공항 주변지는 항공사 관련 시설 이외에는 원주민이라고 할 수 있는 인구가 채 1만명을 넘지 못합니다.) 아니면 국가발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며 약속을 깨고 나리타 주민들의 강제 이주 정책을 꾀했을까요? 비단 일본뿐만 아니라 당연히 국가와 주민간의 약속은 몇십년이 아니라 몇세기가 지나도 깨지지 말아야 하는게 기본 상식이거늘 이런 당연한 상식조차 당연하게 어겨지지 않고 '우리나라라면?'이라는 꼬리표를 달아볼 수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이 참 개탄스럽기만 합니다.
다음 대선에서는 미국에 가서 원정출산하는 사람이나 일본 출신이 아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대한민국인이 뽑히길 바래봅니다.
한국인이 아닌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을 감싸주길 바라는 것 자체가 욕심이겠죠?
여기에 모리타 치바현 지사측이 펄쩍 뛰며 '지방자치를 죽일 셈이냐!'며 마에하라 국토교통상을 맹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반대를 무릅쓰고 나리타 공항을 유치해서 겨우 치바 현 경제가 그럭저럭 유지되고 있는데 다시 모든 권력을 수도집중형으로 바꿔 지방경제를 말살시키려하냐는 것이죠. 그런데 나리타 공항은 허브공항으로 만들어질 수 없는 아주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다름아닌 건설 당시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약속했던 '야간 이착륙 금지'조항 때문인데요. 그래서 나리타 공항은 심야 12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는 운영을 중지하고 모든 비행기 이착륙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리타를 경유하고 싶어도 가까운 인천을 중간 경유지로 택할 수 밖에 없는 항공편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아시겠지만 국제선 항공편은 시차 문제로 인해 반드시 낮 시간대에 착륙한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공항 운영이 재개될때까지 공항 주변을 빙빙 돌며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최근 노후화가 심해진 하네다 공항 국제선 청사를 새로 짓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허브공항 규격에 걸맞는 3500미터 이상의 활주로 2면을 새롭게 건설하는 등 하네다 공항이 향후 참의원 회의에서 허브 공항으로 추진될 가능성에 대비한 포석으로 보이는데요. 물론 동북아시아를 하나로 잇는 홍차우, 김포, 하네다 라인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노선이 변경되더라도 손해볼 게 없는 입장입니다.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하네다 공항 국제선 청사는 무슨 미주지역 사막 한복판에 있는 공항 수준의 규모입니다)
당연하겠지만 이시하라 신타로 영감님께서는 말로는 그냥 두고 본다고는 하지만 입가에 미소를 못 감추는 모습인데요. 도쿄와 하네다 인근 도카이도쪽 연고를 가지고 있는 참의원들은 대체로 하네다의 허브화에 찬성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하네다는 건설 당시부터 지금까지 인근 주민들과 맺은 시간대 관련 조항이 없기 때문에 허브공항이 될 수 있는 제 1의 조건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는 가장 큰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치바 현측은 억울하지만 나리타를 허브로 만들 방법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거라곤 '허브공항 무용론'을 주장할 수 밖에 없는 형국이어서 상당히 모양새가 안좋게 되고 있습니다.
모리타 지사는 오늘 오후 마에하라 국토교통상을 만난 자리에서 '나리타가 지난 30여년간 도쿄의 관문으로 전 세계에 인식되고 있는 상징성'을 높게 평가해달라며 안건 추진에 있어 유연함을 발휘해줄 것을 호소했고 비공개 회담 이후 모리타 지사는 '마에하라 국토교통상의 안건의 내용에 오해가 있었다'고 밝힌 뒤 '현행 나리타 공항의 편성을 빼앗지 않고 동북아 네트워크 노선을 비롯한 단거리 노선만을 하네다에 집중시킬 계획에 있음을 확인했다'며 나리타 공항의 현 위상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고 발표,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일본이 이처럼 뒤늦게 허브공항의 필요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일본 스스로도 예측하기 힘들었던 허브공항 수요의 폭발적 증가에 기인합니다. 여객 수요만을 토대로 계산했던 예측이 중국 경제의 한발 빠른 성장과 더불어 크게 상회했고 여기에 인천공항이 운영을 개시하면서 동북아 물류기지의 종점이 나리타에서 인천공항으로 대거 옮겨가게 되는데요. 이전에는 동부 유럽과 중국, 러시아와 북미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던 나리타 공항의 역할이 인천공항으로 인해 크게 축소되면서 허브공항에 대해 콧방귀만 뀔 수 없게 된 것이죠. 그래서인지 일본 정부 각료들은 이번 허브공항 안건에 인천공항의 성공 사례를 적극적으로 곁들이는 모습입니다. 방송에서도 중국 상하이 공항과 함께 인천공항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보도하며 일본의 허브 공항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죠.
이런 한국의 인천공항은 사실 완공되었던 김대중 정부 당시만 하더라도 언론들의 반응은 시큰둥했었습니다. 주로 홍콩의 책랍콕 공항과 비교를 당하며 뭐가 불리하네, 실제로 수요 예측이 잘못되었네, 애물단지가 될거네 말이 많았죠. 일부 사실입니다. KTX, 새만금과 더불어 노태우 정권의 정책공약으로 추진된 인천공항은 초기 기획된 예산의 약 4배가 추가 투입되고 공기기간 역시 잦은 설계 변경으로 인해 (여기에는 도중에 터진 IMF와 정권교체의 영향도 있습니다) 공기 역시 당초 예측된 1997년보다 4년이나 늦은 2001년에 1단계 개항이 이루어지는 등 병폐가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사실 주민들과의 환경영향평가 등의 마찰을 일으킨 새만금이나, 프랑스와의 협정 위반을 당한 KTX의 굴욕외교에 비하면 노태우 정권 공약 중에서는 가장 준수하게 이루어진 편에 속했으며 세 가지 공약 중 가장 바람직한 흑자 노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허브공항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이미 레드오션이라 폄하하며 나리타 공항의 효율성을 찬양했던 일본의 극우언론들조차도 고개를 끄떡이게 만든 게 다름아닌 인천공항이라는 게 재미있지 않나요? 언제나 일본의 발전 발자취를 뒤따르기 바빴던 우리가 비록 내부적 마찰을 겪었지만 한발 앞서 성공사를 쓰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일본조차 부러워하는 인천공항, 앞으로 가능성이 더 남아있고 수요는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허브공항을 현정부는 왜 민영화하지 못해 안달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일본은 뒤늦은 판단 착오를 만회하고자 맹추격중인데 어째서 우리는 겨우 하나 이길 만 하면 아래에서 잡아끌어내려 패배를 기어코 만들어내려 하는 걸가요? 그분이 일본 출신이어서 그런걸까요? 일본이 뒤늦게 인천공항 좀 능가해보겠다고 허브공항 짓는다고 하니 그분은 차마 대한민국이 그분의 조국을 앞서가는 걸 보기가 힘드신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만일 일본이 지금의 인천공항을 가지고 있었고 우리나라가 나리타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어떨까요? 과연 공항이 건설될 당시 주민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리타의 24시간화를 포기하고 다른 공항의 허브화를 추진했을까요? (참고로 나리타 공항 주변지는 항공사 관련 시설 이외에는 원주민이라고 할 수 있는 인구가 채 1만명을 넘지 못합니다.) 아니면 국가발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며 약속을 깨고 나리타 주민들의 강제 이주 정책을 꾀했을까요? 비단 일본뿐만 아니라 당연히 국가와 주민간의 약속은 몇십년이 아니라 몇세기가 지나도 깨지지 말아야 하는게 기본 상식이거늘 이런 당연한 상식조차 당연하게 어겨지지 않고 '우리나라라면?'이라는 꼬리표를 달아볼 수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이 참 개탄스럽기만 합니다.
다음 대선에서는 미국에 가서 원정출산하는 사람이나 일본 출신이 아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대한민국인이 뽑히길 바래봅니다.
한국인이 아닌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을 감싸주길 바라는 것 자체가 욕심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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