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6. 13. 03:39
국내에도 물론 존재하고 있지만, 활동에 있어서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활동하려는 그들의 성향 탓인지는 몰라도 존재 자체에 대해서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국내 동인(흔히 말하는 ‘만화 계열’ 동인 이 아님)들과는 달리, 비교적 아마추어 시장에 대한 기초 토양이 잘 갖추어진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동인들의 메이저 활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문학 장르, ‘라이트 노벨’ 은 순수문학에서 잘 시도되지 못하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충분한 수익 체계를 가질 수 있는 그야말로 아마추어들만이 할 수 있는 톡톡 튀는 소재로서 승부하는 치열한 격전지의 이름이 되고 있다. 시장 구성원들도 라이트 노벨에 대한 구매 인식이 충분히 자리잡고 있으며, 이 라이트 노벨은 우리 나라의 인디 밴드 음반과 같이 아주 독특한 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색다른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디’라는 것에서 눈치를 채셨겠지만, 이들은 그들이 얻는 지지도를 감안하고서라도 소설 자체는 메이저급 이상의 집필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종종 평가되곤 한다. 소재를 잘 못 택했을 뿐, 소설 자체의 구성이나 기본적인 가치관은 전혀 훼손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들의 작품 세계관을 펼친다는 점이다. 이 점은 그들의 개인주의성향만큼이나 작품에 대한 개성이 강한 그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이채롭다.
이들이 써 낸 소설을 잘 살펴보면 ‘애니메이션 스토리’같은 느낌이다. 최근 읽고 있는 더블브리드나, 천국에 눈물은 필요없어 의 경우는 물론이고, ‘풀 메탈 패닉’, ‘마부라호’, ‘마법사 오펜’, ‘슬레이어즈’, ‘부기팝은 웃지 않아’, ‘키노의 여행’ 등 이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원작 소설이 전부 라이트 노벨로서 그 시초를 띄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보다 명확해진다.
라이트 노벨은 이처럼 이제 막 문화에 대한 자기 성찰을 시작한 젊은이들의 문화 코드를 대변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한 세대가 바뀌고 나면 또 어떤 라이트 노벨이 등장할 지 알 수 없는 것이며, 분명한 건 라이트 노벨은 메이저 소설을 즐기게 된 기성세대들이 읽는다면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는 장르로서 계속 그 명맥을 이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라이트 노벨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장르가 점차 태동되고 있다. 아직 작가라는 직함이 어색한 풋내기 유망주들이 써낸 소설들이, ‘통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또한 그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메이저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은 크게 ‘순정 연애류’ 와 ‘판타지’로 나뉘어지고 있고, 나름대로의 시장도 충분히 개척한 상태다.
하지만 필자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현 라이트 노벨 체계는 다소 기형적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터넷이라는 훌륭한 데뷰 공간이 있지만,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스스로의 작품을 알릴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되지 못하는 현실이다. 출판업계는 어떤가? 철저하게 그들이 성공할 수 있는 것들만 추려내서, 출판하며 가격도 라이트 노벨이라는 직함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메이저급에 필적하는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라이트 노벨이 성장하건 성장하지 않건 간에 책만 많이 팔리면 그걸로 만족하고 있을 뿐이다. 특별히 라이트 노벨을 장려하거나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은 조금도 없다.
작가들은 작가들대로 작품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라이트 노벨 기준에도 못 미치면서 작가에 대한 대우나, 작품의 흐름을 메이저들과 함께 하려 하는 성향을 보인다. 흔히 기성세대들이 말하는 ‘건방진’ 행태를 보이는 것인데, 라이트 노벨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가치인 ‘독창적인 스토리라인’을 갖지 못하고, 기존에 나와 있는 작품관을 가져와서 재창조하거나, 특정 만화 작품의 스토리 구성을 소설에 활용하는 등의 창작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기도 한다.
사태가 이쯤 되다 보니, 국내 라이트 노벨은 라이트 노벨로서는 이래적으로 밀리언 셀러가 한 달에도 몇 번씩 나오고 있음에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상당 부분 비판을 받고 있는 작품이 대부분이다. 한때 대학입학과 관련해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었던 라이트 노벨 작가 ‘귀여니’를 비롯하여 세계관의 굴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판타지 소설들을 만들어 낸 작가들, 귀여니의 성공으로 갑작스레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소위 ‘싸가지 미소년 할렘’ 세계관의 계승만을 일삼고 있는 수많은 귀여니 아류 소설들, 아마추어들의 자유로운 작품 시장이 될 수 있었던 라이트 노벨은 이렇듯 국내에서는 곪아 가고 있다.
아마추어들에게 채찍은 너무 이른 수단이다. 그들은 한 명이라도 그들의 소설을 읽어주고 좋아해주는 사람이 점차 많아지는 것이 훨씬 더 필요하다. 그들은 아직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확실한 가치관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충분한 성장 기회를 주고, 독자가 한 명 한 명 늘어갈 때의 기쁨과, 라이트 노벨 작가로서 출판사의 압박 없이 자유로운 창작 활동의 즐거움을 충분히 누려야만 한다. 그러나 그들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그들을 이용하려는 출판사들의 농간에 의해 채 그것을 누려보지도 못한 채로 작가로서의 생명이 급격히 짧아지고 있다.
어떤 작품이 100만부 이상 팔리게 되면, 작가는 다음 작품에도 100만부를 팔기 위해서 그 작품의 세계관을 크게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작품을 만든다. 여기에는 출판사의 알력도 들어가며 작가 본인이 급격히 보수적으로 변하게 되는 부분도 분명 영향을 끼친다. 문제는 이것이 아마추어 시절에 맛을 들이게 되면 이후 독자들이 새로운 작품을 원할 때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소설계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작가들을 보라, 10년 전부터 인기 작가의 대열에 올라왔었던 수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드라마 스타일을 끝내 버리지 못하고 아류작들만을 양산해 내다가,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있는 모습을… 국내 소설계의 위기는 이런 아주 사소하지만 큰 문제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라이트 노벨은 그 나름대로 소설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굳이 라이트 노벨을 시작하려는 새내기들이 메이저 소설을 동경해서 그들의 세계로 몸만 들어가서 어설픈 소설로서 자멸하는 길로 들어서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 소설을 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그들의 그런 열정이 아깝다는 이야기이고, 그저 돈만 밝히는 출판사의 농간에 채 피우지도 못하고 얽매여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까우며, 칭찬만을 들어도 2% 부족할 시기에 수도 없는 인신 공격과 비판만을 받으며, 채 소설 쓰는 맛을 느끼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써야 하는 우리 나라의 자칭 라이트 노벨 작가들과, 참신한 소재임에도 능력을 인정 받지 못하고 피눈물 속에 작가의 꿈을 접어야만 하는 수많은 숨은 유망주들의 능력이 아깝게 느껴진다.
그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문학 장르, ‘라이트 노벨’ 은 순수문학에서 잘 시도되지 못하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충분한 수익 체계를 가질 수 있는 그야말로 아마추어들만이 할 수 있는 톡톡 튀는 소재로서 승부하는 치열한 격전지의 이름이 되고 있다. 시장 구성원들도 라이트 노벨에 대한 구매 인식이 충분히 자리잡고 있으며, 이 라이트 노벨은 우리 나라의 인디 밴드 음반과 같이 아주 독특한 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색다른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디’라는 것에서 눈치를 채셨겠지만, 이들은 그들이 얻는 지지도를 감안하고서라도 소설 자체는 메이저급 이상의 집필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종종 평가되곤 한다. 소재를 잘 못 택했을 뿐, 소설 자체의 구성이나 기본적인 가치관은 전혀 훼손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들의 작품 세계관을 펼친다는 점이다. 이 점은 그들의 개인주의성향만큼이나 작품에 대한 개성이 강한 그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이채롭다.
이들이 써 낸 소설을 잘 살펴보면 ‘애니메이션 스토리’같은 느낌이다. 최근 읽고 있는 더블브리드나, 천국에 눈물은 필요없어 의 경우는 물론이고, ‘풀 메탈 패닉’, ‘마부라호’, ‘마법사 오펜’, ‘슬레이어즈’, ‘부기팝은 웃지 않아’, ‘키노의 여행’ 등 이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원작 소설이 전부 라이트 노벨로서 그 시초를 띄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보다 명확해진다.
라이트 노벨은 이처럼 이제 막 문화에 대한 자기 성찰을 시작한 젊은이들의 문화 코드를 대변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한 세대가 바뀌고 나면 또 어떤 라이트 노벨이 등장할 지 알 수 없는 것이며, 분명한 건 라이트 노벨은 메이저 소설을 즐기게 된 기성세대들이 읽는다면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는 장르로서 계속 그 명맥을 이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라이트 노벨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장르가 점차 태동되고 있다. 아직 작가라는 직함이 어색한 풋내기 유망주들이 써낸 소설들이, ‘통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또한 그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메이저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은 크게 ‘순정 연애류’ 와 ‘판타지’로 나뉘어지고 있고, 나름대로의 시장도 충분히 개척한 상태다.
하지만 필자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현 라이트 노벨 체계는 다소 기형적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터넷이라는 훌륭한 데뷰 공간이 있지만,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스스로의 작품을 알릴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되지 못하는 현실이다. 출판업계는 어떤가? 철저하게 그들이 성공할 수 있는 것들만 추려내서, 출판하며 가격도 라이트 노벨이라는 직함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메이저급에 필적하는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라이트 노벨이 성장하건 성장하지 않건 간에 책만 많이 팔리면 그걸로 만족하고 있을 뿐이다. 특별히 라이트 노벨을 장려하거나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은 조금도 없다.
작가들은 작가들대로 작품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라이트 노벨 기준에도 못 미치면서 작가에 대한 대우나, 작품의 흐름을 메이저들과 함께 하려 하는 성향을 보인다. 흔히 기성세대들이 말하는 ‘건방진’ 행태를 보이는 것인데, 라이트 노벨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가치인 ‘독창적인 스토리라인’을 갖지 못하고, 기존에 나와 있는 작품관을 가져와서 재창조하거나, 특정 만화 작품의 스토리 구성을 소설에 활용하는 등의 창작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기도 한다.
사태가 이쯤 되다 보니, 국내 라이트 노벨은 라이트 노벨로서는 이래적으로 밀리언 셀러가 한 달에도 몇 번씩 나오고 있음에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상당 부분 비판을 받고 있는 작품이 대부분이다. 한때 대학입학과 관련해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었던 라이트 노벨 작가 ‘귀여니’를 비롯하여 세계관의 굴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판타지 소설들을 만들어 낸 작가들, 귀여니의 성공으로 갑작스레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소위 ‘싸가지 미소년 할렘’ 세계관의 계승만을 일삼고 있는 수많은 귀여니 아류 소설들, 아마추어들의 자유로운 작품 시장이 될 수 있었던 라이트 노벨은 이렇듯 국내에서는 곪아 가고 있다.
아마추어들에게 채찍은 너무 이른 수단이다. 그들은 한 명이라도 그들의 소설을 읽어주고 좋아해주는 사람이 점차 많아지는 것이 훨씬 더 필요하다. 그들은 아직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확실한 가치관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충분한 성장 기회를 주고, 독자가 한 명 한 명 늘어갈 때의 기쁨과, 라이트 노벨 작가로서 출판사의 압박 없이 자유로운 창작 활동의 즐거움을 충분히 누려야만 한다. 그러나 그들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그들을 이용하려는 출판사들의 농간에 의해 채 그것을 누려보지도 못한 채로 작가로서의 생명이 급격히 짧아지고 있다.
어떤 작품이 100만부 이상 팔리게 되면, 작가는 다음 작품에도 100만부를 팔기 위해서 그 작품의 세계관을 크게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작품을 만든다. 여기에는 출판사의 알력도 들어가며 작가 본인이 급격히 보수적으로 변하게 되는 부분도 분명 영향을 끼친다. 문제는 이것이 아마추어 시절에 맛을 들이게 되면 이후 독자들이 새로운 작품을 원할 때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소설계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작가들을 보라, 10년 전부터 인기 작가의 대열에 올라왔었던 수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드라마 스타일을 끝내 버리지 못하고 아류작들만을 양산해 내다가,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있는 모습을… 국내 소설계의 위기는 이런 아주 사소하지만 큰 문제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라이트 노벨은 그 나름대로 소설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굳이 라이트 노벨을 시작하려는 새내기들이 메이저 소설을 동경해서 그들의 세계로 몸만 들어가서 어설픈 소설로서 자멸하는 길로 들어서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 소설을 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그들의 그런 열정이 아깝다는 이야기이고, 그저 돈만 밝히는 출판사의 농간에 채 피우지도 못하고 얽매여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까우며, 칭찬만을 들어도 2% 부족할 시기에 수도 없는 인신 공격과 비판만을 받으며, 채 소설 쓰는 맛을 느끼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써야 하는 우리 나라의 자칭 라이트 노벨 작가들과, 참신한 소재임에도 능력을 인정 받지 못하고 피눈물 속에 작가의 꿈을 접어야만 하는 수많은 숨은 유망주들의 능력이 아깝게 느껴진다.
- Rush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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