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10. 12. 13. 15:35
- 동반성장위원회 출범일 직후 판매중단이라는 것은 이 나라의 힘이 어느 쪽에 기울어있는지 잘 보여주는 바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은 어쩔 수 없겠지만 국민<기업<정부의 공식은 이번에도 깨지지 않았다. 당연하겠지만 시장경제에 정부가 직접 개입해서 감놔라 배놔라 하는 나라는 OECD국가중에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 헌법상으로도 국민이 제일 쎈 게 맞고 실제로도 파워게임의 최정점은 지금도 국민이긴 한데, 문제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쎄질 기회'를 너무 쉽게 날려버리고 기회가 올때마다 무시한다는거다.

- 정무수석 트위터 한방에 롯데마트가 판매중단 한 것처럼 보이는데 웃기는 소리다. 정무수석이 왜 트위터를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는가? 트위터는 롯데마트로의 핫라인이 아니라 전 국민에게 보여지는 거다. 정무수석은 트위터에 '영세상인들을 보호해야 한다'라고 말했고 '동반성장위원회'출범과 맞춰 판매를 중단했다. 이거 다 '보여지는'시나리오인거다. 롯데마트는 롯데마트대로 '영세상인 보호'라는 명분으로 간판을 내렸기때문에 국민들에게 좋은 이미지 남겼고, 정부는 정부대로 '서민 생각하는 척'하는 이미지를 선사했다. 게다가 듣보잡이었던 '동반성장위원회'라는 '자칭 서민정책기관'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올려놓는 성과도 올렸다.

- 당연하겠지만 롯데마트에 정말 '상생을 위해 메뉴 내려라'라고 말했을리가 없다. 프랜차이즈 협회가 정부 끄나풀을 잡은 것도 아니었다. 필자가 통큰치킨에 대해 제일 처음에 쓴 포스트에도 언급했듯이 정부는 '연말이 되어 결산할 때가 다가오니까 수치적인 물가상승분이 공약한 그거에 전혀 못미치고 있음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뜬금없이 이 연말에 동반성장위원회같은 걸 출범시키겠는가? 결국 롯데는 프랜차이즈에 이기고 정부에는 졌다. 다른 대의도 명분도 없이 '힘의 논리'에서 졌다. 이게 참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애석하게도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국민의 힘'을 발휘될 수 있을 순간이 별로 많지 않다.
지금 말하는 것은 투표만이 아니라는 건 잘 아시리라 믿는다.
서민 생각한다며 헛발질하는 건 굳이 정치인이나 기업만은 아닐 테니까..
posted by RushAm 2010. 12. 12. 17:45
이 글은 특정 의견을 제시하고 계시는 분들에 대한 반박글입니다. 때문에 경어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1. 지금 당장 통큰치킨 보고 좋아하지 말라고? 당신들이 나중에 피자집 치킨집 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 지금 통큰치킨 보고 좋아라 먹지 말라니 이게 무슨 어이없는 망발인가, 당신들은 지금 치킨집하는 사람들을 싸잡아 '인생에서 실패한 뒤 어쩔 수 없이 가는 돌파구'정도로 심하게 무시하고 있다. 무시를 당하게 만든 쪽이 분명 있다. 퇴직금 받아서 할게 없으니 닭이나 튀겨야지 하는 우매한 생각으로 프랜차이즈 끼고 '창업'이 아닌 '내돈 내고 종노동 계약'을 한 멍청하신 분들이 이 업계를 격하시킨 건 분명하다. 그렇다고 그 속에서 한결같이 몇십년채 닭을 튀기며 염지의 방법이나 튀기는 온도, 기름에 대한 나름의 노하우를 가진 그야말로 '치킨집 사장'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분들을 '퇴직금 바보'들과 동일시하는 건 너무하지 않나?

2. 닭 튀기는 거 간단하다. 옆에서 보면 그렇다. 그런데 그 닭 튀기는 걸로 몇십년 장사하는거 쉬운거 아니다. 본인이 지치고 질리고 하는 문제는 뒷전으로 치자, 프랜차이즈 들어오기 전부터 경쟁이 없었을것 같은가? 우리나라 시장통? 정겨움의 여유 이전에 정말 피튀기는 경쟁 속에서 단단해지는 전쟁터다. 다른 집보다 더 싸기만 해서는 되지도 않았고 며느리도 안알려주는 염지 비법도 만들고 배달도 하고 싸는 봉지를 바꿔보기도 하고, 양념도 만들어보고 그렇게 해오지 않으면 금방 안팔리고 망하는건 순식간이다. 그런 속에서 10년 넘게 살아남았다는건 그 자체만으로 그 가게가 수년간의 시행착오와 위기를 넘으며 살아남았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경력으로 치면 10년 경력직 최소 과장급 경력직 보유자다. 그걸 당신들은 간단히 무시하고 있다. 테그트리라는 표현을 쓰면서 지금 있는 월급쟁이를 높이고 닭집을 격하시키면서까지 말이다.

3. 지금 싼 치킨 좋아하다가 인생 살다보면 언제 치킨집 하는 입장이 될지 모른다고? 그렇게 말을 하는 당신들이 있으니까 프랜차이즈들이 설치는거다. 진입 장벽을 우습게 보면 그 우습게 보는 만큼 돈을 빼앗고 그걸 대신 해주는 회사들이 득실대는건 당연하지 않을까? 프랜차이즈 진짜 손하나 까딱안하고 상담부터 창업까지 돈만주면 다 해준다. 염지 할 필요도 없고 그냥 뗴다가 튀기면 끝이다. 튀기는 시간도 튀김기가 알아서 해주고 물건 떼오는 공급자랑 물건 질로 고집스러운 기싸움 할 거 없이 다 똑같이 똑같은 돈 주고 달라는 대로 줘야 하는거다. 글쎄 모르겠다. 난 지금 대기업이 주는 싼 치킨을 먹는거랑 앞으로 내 인생에서 치킨집을 하게 되는지와의 상관관계가 대체 뭔지 도무지 모르겠다. 싼 치킨 먹으면 다 대기업의 농간에 놀아나는 바보로 보이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지금 대기업이 파는 싼 치킨 안먹게하는 걸로 뭐가 변할 것 같은가?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 '옮은 생각'만큼이나 '옮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 당신들의 그 '옮은 생각'으로 치킨집이라는 '옮은 길'을 아주 오랜 기간 걷고 계시는 분들 욕먹이는 건 좀 이상하지 않은가?

다른건 몰라도 '닭집이나' 라는 표현은 좀 그만두시길 바란다.
가뜩이나 직업에 귀천있는 세상에서 자영업자정도도 이정도인데 그보다 못한 사람들은 도대체 어느정도로 비하될지 걱정되어서 잠이 안올 지경이니까..
posted by RushAm 2010. 12. 10. 16:50
1. 장사하면서 가장 공개해서는 안되는 것이 '원가공개'입니다. 딜러 일을 해봐서 압니다만, 대외비 중 1급이 딜러들에게 나가는 딜러가 리스트죠. 이거 배포하면 다죽는다는 식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닭 원가가 공개되었죠. 이 당시 대응은 프랜차이즈 본사 차원에서의 입장 표명이 비교적 뜨뜻미지근했던 반면 가맹점들의 피를 토하는 하소연이 속속 기사에 실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곤 했습니다. 가맹점들은 충실히 본사의 입장을 대변해주면서, 이게 닭 원가는 싸지만 떼오는 값이며 기름값이며 커미션이며 비싸다고 항변을 했었습니다. 이 과정이 너무 길게 끌면서 사람들 머릿속에는 원가 공개 팩트가 차츰 엷어졌고 프랜차이즈에 대한 반감도 그렇게 부각되지는 못한 채 잠재되고 맙니다. 이걸 조금 뒤집어 생각해보면 그때 공개된 원가가 전혀 타격을 입힐 만한 팩트가 되지 못했거나 그런 팩트였더라도 여론을 충분히 잠재울만한 언론장악력과 파워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되죠.

2. 그동안 프랜차이즈가 잠자코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또 있었습니다. 원가 공개가 혼자 된 게 아니라 전체가 된 거라는 것이죠. 게다가 공급받는 닭은 일단 하림이나 마니커 같은 대형 유통업체의 닭이었고 이 닭을 그대로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 공장에서 한번 더 가공한 채로 공급하기때문에 자체 마진을 붙이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각 브랜드별로 각 매장에 독점 공급하는 것이 수익원이고 그것이 브랜드 fee로서 얽혀진 관계이기 때문에 일방적인 계약이 되는 것은 당연한것이겠죠. 가격을 내릴 수가 없는 이유는 이미 최종원가가 대단히 높게 설정되어있기 때문인데다가 공급 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여놓다보니 내려봐야 그게 그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즉 최종소비자가격 담합이 아닌 공급가격 담합이다보니 걸려들 거리가 없었던거고 이걸 문제삼기시작하면 거의 대부분의 닭을 공급하는 하림의 원가공개까지 이루어져야하는데 그것은 자율영업권침해에 해당되므로 손도 발도 못대던 상황이었죠.

3. 롯데마트가 저지른건 영세상인들의 영업방해가 아니라 프랜차이즈의 최종원가공개였습니다. 기본적으로 롯데마트 역시 하림이나 마니커로부터 공급받고 공장에서 튀김 재료를 만들어 매장에서 튀깁니다. 즉 원료-> 제조 -> 조리까지의 원가는 거의 동일하다는 계산이 나오는거죠. 빠진 건 CM비용과 배달료, 그리고 몇가지 자잘한 독자재료 값 정도인데 이게 최종소비자가격에서 무려 3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조간신문 광고에 낸 키워드 '정당한 가격으로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살짝 뒤집어보면 '그동안 우리는 지금의 가격을 서로 (상위 평준화로) 맞춰서 맛으로만 싸웠다는 이야기' 가 됩니다. 즉 담합을 인정하는 키워드가 되는거죠.

4. 롯데를 왜 직접 못건드리고 뒤에서 이렇게 찌질대며 평소에는 신경도 안쓰던 영세상인 드립하며 신문으로 쪼기만 하느냐면 답은 간단합니다.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아무리 힘이 있어도 롯데는 못이기거든요. 그래서 택한 방법이 영세상인 서민 드립으로 대기업에 대한 반감을 이용하겠다는 건데 이쯤 되고 보면 거의 프랜차이즈쪽도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지간하면 이정도까지는 안하는데 말이죠) 그리고 왜 쪼는 수단으로 신문을 택했냐면 간단합니다. B모 회사와 ㅈ모 일보의 친밀함이야 이루 말할 거 없이 아주 친하다는 건 너무 잘 알려진 부분이라서요. B모 기업과 각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어떻게 독점을 해오고도 지금껏 사업확장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지를 생각해보면 다 파워게임이었을테니까요. (대부분의 가격담합이 B모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음은 뭐 다른 시장을 봐도 익히 짐작할만 합니다) 근데 이 파워게임을 다 동원해도 롯데는 너무 센 상대입니다. 왜냐하면 B모사가 아무리 ㅈ모 신문과 친하다고 해도 롯데보다는 덜 친하거든요. ㅈ모일보가 머리가 돌이 아닌이상 B급 광고주 살리자고 S급 광고주 버리는 바보짓은 안합니다.

5. 그래도 요즘 언론들 돌아가는 꼴을 보면 쫌 도와주는 시늉은 내는 모양입니다. 역시 한국사회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게 눈에 보이네요. 적절히 분산투자로 기브앤테이크에 충실합니다. 딱 받은 만큼만 도와주고 어느 정도 받은 만큼이 끝나면 여론을 싹 돌릴것이 눈에 선하네요. 아무튼 다른 시각으로 보면 참 재미있는 궁상들입니다.


덧붙임 1. 통큰치킨의 그 통은 KFC를 따라했다기보다 월마트에서 팔고 있는 치킨바스켓을 따라했다고 보는게 정확하겠죠. 월마트 치킨 참 싸고 맛있는데 우리나라처럼 줄서서 사진 않습니다. 배달음식? 중국닭튀김 엄청 달리고 있죠. 물론 차로 배달하고 있지만 배달음식 여전히 성행중이니까요. 확실히 분업화가 되어있다고 봐야할까요?

덧붙임 2. 롯데가 치킨업계에 진출할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합니다. 제가 알기로 재일교포 출신들 중 아무리 봐도 손해가 날 것 같은 바보짓을 하는 경영자는 단 한명도 만나본적이 없었으니까요.
posted by RushAm 2010. 12. 9. 23:01
오랫만에 악플 유도 포스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포스팅을 하게 되어 심장이 벌름거립니다. 어지간하면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제가 블로거 여러분들에게 낚여버렸네요. 그저 좌와 우 양쪽의 말만 듣고 옳네 그르네 중산층 보호해야하네 싸게 먹어야 하네라는 식으로 단순한 양극적 포스팅만 남발되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기 이를데 없어 오랫만에 글을 적어봅니다. 방이 추워 손이 곱아버렸는데 오타는 안났네 모르겠네요.

1. 왜 치킨가격, 피자가격이 올라갔는가?.

물가상승분에 비해 치킨,피자가격이 참 많이도 뛰었습니다. 브랜드, 비브랜드 할거없이 많이 오른것도 사실이긴 한데요. 자 가격이 이렇게 오른 데에는 아주 단순한 경제적 논리가 존재합니다. 다름아닌 '수요와 공급'이죠. 여기에서 수요와 공급은 단순히 소비자와 생산자가 아닙니다. 닭 공급자와 치킨 점포간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죠.

닭집이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피자집도 많이 늘었고요. 이유는 간단한게 다른 기술이 없이 대략 어느 정도 수준의 평균적인 맛을 내주기때문에 명퇴자 대부분의 선택은 피자와 치킨이었습니다. 게다가 어느 정도 고정 수요도 있을 만큼 입맛에 보편화되기도 했기 때문이죠. 이렇게 늘어난 점포는 고스란히 팽창되는 '수요'로 이어집니다. 물량이 딸려서 못파는 것을 생각하기 싫어하는 대부분의 경영 초보 점포주들은 고정적인 공급 계약을 맺게 되는데 이게 한두 점포가 아니다보니 공급처가 가격을 점점 올려도 대응하기 힘든 지경이 되는 것이죠. 공급자는 단합이 쉽지만 개인점포들은 서로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대체로 단합이 잘 안되는 점도 한 몫을 했겠고요. 점포는 닭이 안들어오면 점포임대료만 고스란히 나가는 적자가 지속되니까 가격을 올려도 대응이 힘들지만 공급업자야 닭 물량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그만이니까요. (지역별로 공급 계약 가격이 다르게 체결되기 때문에 남는 물량 처리는 일도 아닙니다, 그래도 정 남으면 롯데마트로 들어가니 공급처 입장에서는 점포보다야 손해가 훨씬 덜한것이죠.)

즉 닭값이 오른 건 대기업 횡포니 대대적인 CF 경쟁이니 뭐니가 아니라 바로 '점포가 너무 많고', '그 점포가 대기업의 정책 실패가 아닌 아무 생각없이 차리고 보자라는 식으로 만들어진 개인 점주들의 공급 과잉'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투자 실패라는 것이죠. 개인 점포는 사장이라고 불리우는 대신 경영의 책임과 시장 흐름에 대한 실패를 모두 감수해야 하는 직책이라는 것을 월급쟁이 경력 십수년 이상의 명퇴자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얘들 탓이 아니란거에요.



2. 이들은 정말 피해자들인가?

이들은 자신들을 살려달라고 말할 입장이 못됩니다. 오히려 이들로 인해 십수년전부터 닭집을 시작한 외길 닭집들이 공급 과잉에 의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일테니까요. 할 게 없어서 닭집을 하는 것과 닭튀기는 것밖에 할게 없었던 것과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지금 시점에서 3년에서 5년 이내에 창업한 치킨이나 피자집 점주들은 지금 이마트나 롯데마트로부터 받는다고 주장하는 타격을 고스란히 그들이 창업할 당시 기존 치킨 피자집에 선사했었던 적이 있었거든요. 자신들이 한 것과 똑같은 시장 영향에 의한 피해를 호소하는 것이 공염불에 가까운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십수년 넘게 닭 튀기던 달인들이 만들어주는 깊은 맛을 그리워하는 건 저뿐만이 아니죠.


문제는 이마트가 피자를 팔고, 롯데마트가 닭을 파는게 아닙니다. 명퇴자들이 제 글을 보면 조금 억울하실까봐 더 첨언합니다만, 이는 경제 정책상의 구조조정상에서 그 후를 제대로 가다듬지 못하는 국가정책적 세심함의 결여가 만들어낸 참극입니다. 명퇴 후 어떻게 삶을 꾸려나가야할지에 대한 부분을 제대로 만들어놓치 않은 채로 일단 '짜르고 보자, 돈 주면 될거 아냐'라는 식의 정책 기조가 아무런 경제 관념을 가지지 못한 월급쟁이 꼭두각시인채로 사회에 버려진 명퇴자들을 대거 양산시켜 지금에 이른 셈이니까요. 뭐 성매매 단속도 그렇고 치적만 중시하지 뒷처리는 무관심한 우리나라 정부에 뭘 기대할까 싶습니다만 우선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변명은 여기까지뿐입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무지와 선택적 실수는 나랏님도 못구해드리니까요. 주식 떨어졌다고 증권회사 객장 와서 돈내놓으라고 행패부리는 분들 아직도 보이는 걸 보면 이 선택적 책임에 대한 이해가 한참 멀어보이긴 합니다만...


3. 그럼 이젠 어떻게 되는거지?

닭집, 피자집이 대거 정리될 것입니다. 근데 이게 정말 재무구조가 악화되서 정리되는 경우도 있기야 하겠지만 지금 하도 뉴스에서 '기존 닭집, 피자집들 큰 타격'이라고 보도해대는 통에 지례 겁먹고 알아서 간판 내리는 분들이 더 많을거라는 것에 500원 겁니다. 개인적으로 이게 이렇게 크게 보도될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롯데마트도 그렇고 이마트도 그렇고 기존에 피자나 치킨을 안팔았던것도 아닌데 몇천원 내린 신상품 등장에 치킨집 피자집 다 죽는다는 식의 뉴스가 갑자기 팡팡 터지고 블로거들이 들썩거리는 게 좀 꺼림직하긴 합니다. 결국 보이지 않는 손, 즉 생활물가 안정 정책 실패를 인정하기 싫은 누군가의 수작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긴 합니다만, 음모따윈 개나 줘버려야 하는 세상에 사는지라 ...

개인적으로는 과정이 마음에 안들긴 합니다만 결과론적으로 과잉공급된 치킨, 피자 점포들이 이번 기회로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긍정적입니다. 혹자는 개인사업자가 '다'죽고 그 후에 대기업들이 폭리를 취할 거라고 믿는 분들이 계십니다만, 일단 '다' 안죽습니다. 그렇다고 대기업 점포만 살아남는 것도 아닙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어느곳도 직영점포 10%이상 가진 곳 없을걸요? 다 개인이니까 입장은 똑같습니다) 그중에 살아남는 곳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롯데마트 배달 안되거든요. 이마트도 배달 안하고요. 배달 수요는 충분히 있고 그런 소비패턴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롯데마트, 이마트 피자를 지금의 폭발적인 이슈가 식은 뒤에도 품귀현상일으킬만큼 계속 소비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왜냐하면 이마트나 롯데마트가 '안팔다가 갑자기 내놓은' 게 아니거든요. 대형할인점에서 치킨 사다가 먹는 사람들은 언제나 정해져 있고, 반대로 시켜 먹는 사람도 정해져 있는 마당에 다 죽고 롯데마트 이마트만 살아남는다는 도시전설은 안믿으시는게 좋습니다.


중산층은 피자집, 닭집만 하는 게 아닙니다. 월급쟁이도 있고, 그 외의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 역시 대기업 속에서 일하거나 대기업과 거래하면서 크고 작은 피해를 감수하면서 살고 있죠. 중산층은 그정도로 광범위한 계층입니다. 닭집 피자집 폐업 막아준다고 중산층이 보호되는거냐고 묻는다면 '극히 일부는 보호되겠지만, 그건 보호가 아니라 방만의 연장이다'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왜 지금 닭집, 피자집들의 아우성이 일반 시민들에게 잘 안먹히고 있는지 좀 생각해보는 건 어떨지요? 그동안 비싸게 팔아서? 아닙니다. 자신들만이 보호받을 자격이 있다고 착각하는 한심한 작태에 동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일련의 사태를 보면 정권의 언론 장악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낍니다.
그래서 그렇게 죽어라 잡으려고 애쓰셨군요. ...쯧쯔...

posted by RushAm 2010. 11. 22. 00:06
1. 해외에 있다 보면 나이가 있다보니 친구들을 사귀게 되어서 제일 많이 하게 되는 이야기는 서로의 나라에 대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룹니다. 이건 특별히 그 나라에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 친구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묻는 경우가 많은데요. (물론 이국적인 차원에서의 흥미도 있긴 합니다) 저 역시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고민을 하죠. '음...사실 그대로 이야기하면 내 얼굴에 침뱉기가 될 것 같고, 돌려서 말하자니 왜곡하는 것 같고' 하지만 이 고민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습니다. 외국인 친구가 제가 대답을 하기 전에 한국 정치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기 때문이죠. 왠지 억울한 마음에 반박을 하게 됩니다. 마치 노림수에 걸린 것처럼 말이죠.

2. 현실에 긍정과 부정, 두 가지 치적이 심하게 뒤엉켜져 있을 경우, 혹은 부정이 가득하지만 내가 피할 수도 도망갈수도 없는 절대적 소속에 얽혀있을 경우 우리는 그에 대한 평가를 타인에게 맡겨지는 것에 대단히 민감해지게 됩니다. 부정이 가득하다는 것은 누구보다 그 내부에 있는 내가 제일 잘 알지만 그것을 대외적으로 이야기하자니 나 역시 더렵혀진 것으로 보이기에 꺼려지는 딜레마가 생기는 것이죠. 외국인 친구가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면 저는 오히려 한국이 그렇게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며 편들 구석 하나 없는 한국 정치를 옹호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3. 모든 기독교인이 다 그렇지는 않다. 일부 이단들의 행동을 전체로 치부하지 말라, 라는 이 유명한 글귀의 배경에는 바로 이런 딜레마가 숨겨져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속과 전체주의 속에서 하나의 민족적 자긍심마저 생겨버린 듯한 대한민국의 기독교 그리고 그 수뇌부들의 끝없는 삽질은 기독교인들을 매번 좌절시키고 있지만 언제나 그들은 전체주의 속의 소수로서 순화되기를 원하고 있으며 이런 수뇌부들의 삽질로 인해 기독교 전체, 아니 기독교 신자로서의 자기 자신이 평가절하되지 않기를 강력하게 원합니다. 이들이 과연 기독교 내의 그 수많은 비리들을 정말 '정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마 아닐겁니다.

4. 기독교는 많이 부패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중에는 정말 부패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대체로 이들은 권력화된 현 기독교 조직에 관심이 없습니다. 스포트라이트도 받지 못합니다. 왠지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와 닮아있습니다. 부패해도 스포트라이트 받는 사람들 중에서 그나마 덜 문제있어 보이는 사람을 골라야하는 정치, 진정 사회와 공동체를 위해 인생을 바치는 사람들은 사회면 단신에 조그맣게 실리는 것이 고작인 사회와 말입니다. 기독교라고 해서 정말 아주 다른 인종과 민족들이 모여있는 곳은 아닐테지요. 한국인들이 모여 만든 한국 사회임에 지나지 않습니다. 역시 권력의 최전선에서 권력욕을 부리는 사람들은 이전투구를 하고 있고 진정 기독교를 위해 힘쓰는 사람들은 재야의 작은 교회에 모여 작은 움직임에 만족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기독교 내에서 조명받는 쪽은 그 작고 숭고한 활동보다는 권력욕을 두고 이전투구하는 몇몇들에게 집중되겠지만 말입니다.

5. 정치인들이 100이면 100 전부 부패하지는 않았을겁니다. 기독교도 마찬가지겠죠. 그렇기에 우리는 외부에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가 속해있는 조직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에게 두 가지 관점에서 우리가 속해 있는 조직의 내부 사정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그 사람들이 우리를 부정적으로 본다면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일부 정신나간 자들이 우연히 권력을 잡았을 뿐이다. 대다수는 선량하기 그지없다' 라고, 긍정적인 칭찬을 늘어놓는다면 왠지 내가 당하고 있는 현실이 억울해서라도 이들에게 진실을 하소연하고 싶은 생각에 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까지 마구 쏟아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6. 끝으로 한 이탈리아 출신 친구와의 대화를 소개합니다.

나 : 이탈리아의 정치 상황은 여전히 심각한가?
이탈리아 : 글쎄 관심을 끊은지 오래다. 하지만 변함이 없는 건 맞는 것 같다.

나 : 언론 통제도 심하고, 거의 독재 수준과 진배없는 부패함이 있다고 들었다.
이탈리아 : 맞는 말이다. 더 문제는 언론 장악으로 인해 그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나 : 베를루스코니가 계속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배경에도 그러한 현실이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인가?
이탈리아 : 물론이다. 주변 친구들 누구도 베를루스코니를 지지한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지만 언론에서는 언제나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는다는 보도가 나온다.

...


나 : 나는 아까부터 이탈리아에 대한 안좋은 이야기만 했다. 그런데 어째서 당신은 이탈리아를 옹호하는 반박을 하지 않는가?
이탈리아 : 당신이 말한 것에 하등 잘못된 사실이 없기 때문이다. 당신이 특별히 이탈리아에 악의를 가진 것 같지도 않았다.

나 : 그래도 당신의 조국이 비난을 받으면 당신 역시 그 조직의 일부로서 비난을 받게 되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지 않을것 같은데...
이탈리아 : 나는 우리 나라의 일원으로서 반드시 '좋은 말'만을 들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잘한 치적을 국민적으로 공유하는 특권을 누리는 것만큼 대외적으로 안좋게 평가되는 부분에 대한 책임 역시 지어야 하는 것이 국가 그리고 내가 소속된 어떤 조직이라 할지라도 그 일원인 이상 긍정과 부정 모두 들어야 할 위치에 있지 않겠는가?

나 : 그래도 이탈리아에는 모든 정치상황이 부정적일리가 없지 않은가? 그 부분에 대해서 자국을 변호할 생각은 들지 않는 것인가?

이탈리아 : 당신은 이탈리아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걸 굳이 변호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 난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을 바꾸는 데에 외국인인 당신의 생각보다 이탈리아에 살고있는 이탈리아인의 생각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믿는다. 굳이 근거 없는 비난을 하지 않는 이상 당신에게 어떤 부차적인 설명을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왜냐하면 당신은 '이탈리아 수상을 선출할 투표권'이 없기 때문이다.


posted by RushAm 2010. 11. 13. 18:07
1. 음식물 쓰래기가 세계에 정말 보도되는지 안되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정부가 음식물 쓰래기를 창피하게 느낀 것 같지만 그 자체로 뭐라고 하긴 좀 그렇다. 일단 정부가 그렇게 정했다는데 어쩌겠는가? 문제는 그 다음이다. 정부가 그렇게 느낀 것까지는 좋은데 그걸 국민들에게 시켰다. 우리는 지금 일 하라고 국민들에게 고용당해서 돈을 모아서 월급을 받고 있는 피고용인이 고용인을 부려먹는 희안한 세상에 살고 있다. 정부가 음식물 쓰래기가 G20에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느꼈다면 해야 할 일은 국민들에게 음식물 쓰래기 버리지 말라고 '명령'하는 게 아니라 G20기간 중 '임시 인력'을 투입해서 하루 한 번 수거를 세 번 수거로 바꾸는 것이 아니었던가?

2. G20때 교통 체증이 일어나는 것이 전 세계에 정말 한국의 이미지가 안좋게 타전되는지 어떤지는 별로 중요한게 아닌 것 같다. 정부가 G20에 교통체증이 정말 문제가 된다고 느꼈다면 경찰병력을 전부 코엑스에 박아놓고 무슨 월드컵도 아닌데 경찰 머릿수때문에 차가 못지가가게 만드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만들 게 아니라 그 경찰 병력을 서울 곳곳에 배치해서 우회도로를 이용할 것을 유도하거나 교차로에서의 꼬리물기 등을 적절히 제어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행했어야 하지 않을까? 정부가 '닥치고 차 가져오지 마'라고 국민들 가택연금시키는 나라라는 이미지와 경찰 병력에 의해 도시 전체의 교통을 보다 원활하게 조절할 수 있는 교통제어 시스템, 과연 어느쪽이 세계에 타전되는 국가 이미지에 더 호의적으로 보도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일하는 대통령이라고 한다. 아침 6시에 일어나는 대통령이라고 했다. 월급도 반납했고, 경제 대통령은 CEO출신이 제격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뭐 새삼스럽지만 경제는 그렇다치고 하고 싶은 말은 그나마 내세우던 '부지런한 이미지'도 좀 구겨버려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정부는 이번 G20에서 '그들의 게으름'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우리는 G20이건 뭐건 국가적 행사가 있을 때 그냥 나가서 얼굴마담하라고 뽑아준 게 아닌데, 그들은 그저 얼굴마담만 할 줄 알았을 뿐 이번 G20에서 한 게 아무것도 없다. 쓰래기를 내보내지 않은것도 차 안 몰고 나가서 가택연금을 감수한것도 국민들이었지만, 그들은 세계 외신 앞에서 자신들의 정부의 내부 영향력을 자랑스럽게 과시하며 무슨 초등학교에 투입된 방송국 카메라 앞에 선 초딩마냥 한번이라도 더 카메라에 잡히려고 야단법썩을 떠는 한심한 작태를 보였다. 게다가 자신이 찍힌 화면을 안 내보낸 국가의 매스컴을 대놓고 비난하는 모습에는 유치함까지 느껴질 지경이다.

일본은 오늘 APEC이 본격적으로 일정에 들어갔다. 회장 주변에는 최고등급 경계를 발휘하여 개미새끼 한마리 안보이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G20으로 치면 삼성역에 해당하는 일본 요코하마 '사쿠라기쵸'역 근처에는 오늘 APEC에 반대하는 일행들의 반대 시위가 있었다. 경찰은 적절히 그들의 행진 루드를 조절하며 시위대를 전체적으로 포위한채로 그들과 같이 행진하며 일반인들이 이들에게 접근하거나 이들이 일반인의 통행에 지장을 주는 것을 조절하고 있었다.

그리고 회장 옆에서는 이런 집회도 열렸다.
http://www.47news.jp/CN/201011/CN2010111301000260.html
APEC필요없어! 라는 게 집회 이름이다.

...

이런 짓을 하는 일본인이 무서운것일까? 아니면 우리나라가 무서운 나라인것일까?
그 좋아하는 전 세계가 우리를 어떤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지 알기는 알고 있는가?

posted by RushAm 2010. 10. 11. 02:04
저는 영어를 잘 못합니다. 주변에 영어를 하는 친구들도 있고 영어밖에 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말이죠. 지금 제가 있는 곳은 일본이고 일본에 유학을 온 이상 저는 영어를 배우기보다는 일본어를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일본에 와 있기 때문이죠. 만약 제가 영국이나 미국에 가 있었다면 그 나라의 모국어인 영어를 배우기 위해 애를 썼을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 제가 학생으로서 가지는 의무라기보다는 '그 나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SEOUL, SOUTH KOREA - DECEMBER 10:   South Korean students study a map of the United States as part of a scheme whereby students can achieve 'full immersion' in the English language without leaving the country, December 10, 2004 in Seoul, South Korea.  Students pass through a virtual passport control and enter a series of scenarios where they have to check into a hotel, eat with a knife and fork, and sample life in a replicated ?English home' as part of the scheme devised to broaden the range of foreign experience available to those without the means to travel abroad.  (Photo by Chung Sung-Jun/Getty Images)


일본에 유학을 온 학생들 중에는 영어권 학생들도 많습니다. 그들은 일본어를 배우려 들지 않습니다. 영어는 세계 공통어이고 이곳은 유학생들도 많이 들어오는 곳이니까 영어가 통하지 않는 직원들을 만나면 어째서 영어가 통하지 않느냐며 불평합니다. 아마 이들은 굳이 일본이 아니더라도 한국에 유학을 왔더라도 한국어를 배우려 들지 않았겠죠. 이들은 '일본'이나 '한국'을 존중하려 들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구사하는 언어가 이미 세계 공통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것이 우월하며 그것을 따를 것을 강조할 뿐입니다.

이런 제 생각이 최근 어떤 일본인과의 논쟁을 낳았습니다. 그 논쟁의 내용이 생각보다 재미있게 흘러가게 되어 소개합니다. 참고로 이 일본인은 유럽쪽에서 다수의 유학경험이 있고 영어에 능통한 편이지요. 물론 이 사람의 생각은 토론 내용에도 보실 수 있겠습니다만, 영어의 세계 공통화를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우선 이 일본인의 입장을 먼저 소개합니다.

- 영어는 이미 세계 공통어로서 자리잡고 있고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구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로서 가장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영어를 공부하는 것을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인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은 어느쪽이든 손해를 낳을 수밖에 없다. 보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사람과 대화하며 자신의 성공 가능성을 넓힌다는 점에서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스스로의 발전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일본인은 영어를 배워야 하며 젊은 세대들부터 그 흐름이 시작되어 최종적으로는 일본어와 공용어로서의 레벨이 되지 않으면 일본의 나라 자체의 세계화적 관점의 발전 방향을 가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

다음은 제 입장입니다.

- 영어가 세계 공통어라고 주장하기 시작한 쪽이 어느 쪽인가? 미국? 영국? 확실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들에게 처음부터 세계는 아시아와 남미를 제외한 세계였다. 그것도 영국은 영연방과 그 영어를 방언으로서 받아들이는 독일어가 있고 그 독일어의 게르만 문화가 영향을 끼친 벨기에와 네덜란드 그리고 그 식민지였던 주변국들이 있을 뿐이다. 한 마디로 한 핏줄이고 최소 70%정도는 닮아있는 심지어는 우리나라의 제주도 사투리 정도밖에 차이가 없는 경우도 허다할 정도로 상호간의 호환도 잘 되었고 나라가 서로 붙어있는 만큼 교류도 활발할수밖에 없다. 공통어론은 사실상 유럽연합이 세계를 유럽의 중심으로 본 상황에서 영국이 유럽 패권을 장악했을 당시 주창했던 지극히 단일 국가의 이기적인 주장에 지나지 않았다고 본다. 그것이 정착된 건 미국의 급격간 경제 발전으로 인한 경제 패권과 그것을 따를 수밖에 없는 지금의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낸 것이지 영어가 아주 훌륭한 언어고 이미 대세로 굳어졌다고 해서 그 흐름에 마냥 동참한다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

이에 대한 일본인의 반박입니다.

- 역사적인 진실은 물론 알고 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역사가 아니라 지금의 상황을 말하는 거다. 동남아시아나 침략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럽의 약소국들이 어떤 역사로 인해 영어를 구사할수밖에 없었던지 간에 그들은 지금 영어를 구사하고 있고 우리는 앞으로 세계가 점점 작아지는 가운데에서 그들과 필연적으로 커뮤니티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놓여있다. 만일 네가 말한 대로 서로의 언어만을 고집하게 된다면 그거야말로 개발 도상국 혹은 후진국에게 있어 기회를 앗아가는 것은 물론 지금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안정화된 국가에 있어서도 후퇴를 거듭하는 악수임에는 두말할 여지가 없다. 그걸 국가적으로 대비하고 영어를 공용어로서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결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에 대한 제 거듭된 반박입니다.

- 미국이 언제까지 세계 경제를 쥘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들도 언젠가는 1인자 패권에서 내려올것이고 그건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 자신들이 제일 잘 알고 있다. 영어 세계 공통어는 아주 오래 전부터 미국이 자신들의 세계 경제 패권을 쥐지 못했을 때를 대비한 보험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영어를 배우고 일본이 영어에 목을 매서 제일 득을 보는게 과연 대한민국과 일본일까? 결국 동양인이 아무리 영어를 잘 해봐야 처음부터 네이티브로 태어난 사람의 그것을 이기지도 못할 뿐더러 동일선상에서 경쟁을 벌인다는 건 에초 불가능하다. 동양권은 영어라는 키워드를 위해 적어도 3년간은 다른 능력을 배양할 시간을 희생하면서 영어를 배울수밖에 없다. 결국 네이티브들과는 언제나 3년을 뒤진 상태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이게 과연 동양인들에게 있어 더 나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미국, 그리고 미국인, 그리고 수많은 영어를 구사하는 그들이 지금의 수치적 경제가 아닌 자국민이 언제나 세계 패권을 쥘 수 있도록 만드는 보험에 굳이 동조해줘야 할 필요성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자국의 언어를 지키는 것은 그만큼 자국의 젊은이들이 언어에 투자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만을 배양하는데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국제화 시대 가장 최선의 방어책이다. 이를 애써 포기하고 싶어하는 저의가 무엇인가? 왜 애써 세계와의 경쟁에서 패널티를 기꺼이 먹으려 드는 것인가? -

여기에 대해 다시금 일본인이 반박합니다.

- 3년간의 시간적 갭은 지금 시점에서의 이야기이다. 이는 사회적 시스템이 점점 개선되면 해결될 문제다. 일본은 아직 영어 교육이 공교육으로서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점점 새로운 세대들을 중심으로 본격화될 것이고 영어를 공용어로서 활용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가 되면 충분히 네이티브와의 경쟁에서도 뒤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굳이 네 생각같은 사고방식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적 기회를 점점 늦추는 것이야말로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것인가? 공교육에서의 영어교육, 그리고 자국민의 영어수준 향상은 분명 시급한 과제이고 네가 말한 그 갭을 하루바삐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의 영어 교육 정책은 결코 잘못된 길로 가고 있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

물론 저도 다시금 반박을 합니다.

- 언어는 문화다. 그 민족의 역사이며 넓은 의미로는 존재의 의미를 지닌다. 일본인이 영어를 일본어보다 더 많이 쓰면 과연 전 세계에서 일본인을 일본인으로 봐줄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 거라고 생각하는가? 지금 영어를 쓰는 개발도상국들 사람들이 미국이나 영어권 국가로의 진출이 용이한 상황에서 그들의 모국을 존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만일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져서 대한민국 그리고 일본이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공교육에서의 영어교육 강화를 주창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두말할필요가 없다. 영어 교육에서 뒤쳐진 인재들은 언제까지고 기회를 박탈당할 것이며 영어는 점점 더 많은 기회를 얻는 마법의 열쇠로, 일본어는 점점 영어를 배우는 데에 방해만 되는 퇴물취급을 받게 될것이다. 영어교육에 있어 균등한 기회를 얻지 못한 계층이나 군소지역 지방 주민, 출신들은 지금보다 더 많은 기회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고 그 격차는 지금보다 훨씬 더 벌어지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대한민국의 서울처럼 다양한 지역 출신들이 서울로 상경해서 자신의 출신지를 자랑스럽게 밝히는 지금의 모습을 볼 수도 없고, 그들이 사회의 주류로서 활약할 수 있는 사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서울 출신, 일본의 도쿄 출신만이 성공하는 사회, 그리고 그나마도 세계 각국의 네이티브와의 정면 승부에서 언제나 크고 작은 패널티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단일집중화 세계를 만드는데 애써 동참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가? 영어 공용화 문제에 대한 한.일 양국의 신중한 자세는 결코 헛되지 않으며 오히려 지금보다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
...

논쟁이 쓸데없이 격해지려는 것을 느꼈는지 일본인은 싱긋 웃으며 이쯤해서 그만하자는 식으로 논쟁은 끝이 났습니다. 원래는 짤막하게 서로 주고받는 논쟁이 되었지만 글로 알기쉽게 적기 위해 큰 틀로 나누어서 적었음을 양해 바랍니다.

어떠신가요? 여러분은 영어를 배우시면서 정말 내가 영어를 배움으로 인해서 내가 좀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나 같은 사람이 더 많아지면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신 적이 있으셨나요? 모처럼 생각해볼 기회가 생긴 김에 한번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처음으로 덧글을 유도하는 포스팅을 해보려 합니다.

많은 분들의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RushAm 2010. 10. 2. 16:38
이해찬 1세대라는 세대가 있다. 당시 이해찬의 교육 개혁의 핵심은 이거였다. '한 가지만 잘 해도 대학에 갈 수 있다', 사실 이게 틀린 말이 아닌게 대학은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전공체제 교육체계의 결정판이기 때문에 수능이라는 종합고사를 봐서 학과를 배정한다는 것 자체가 웃긴거지 이해찬의 저 말이 웃긴 게 아니었다. 그런데 이해찬과 몇몇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해찬을 비난하며 이해찬의 교육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물론 이해찬 교육 제도에 피해를 입은 이해찬 1세대들 역시 이해찬에게 반기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스스로를 '이해찬 1세대'라고 부르는데에 주저함이 없다. 당시의 분위를 회고해보면 대학은 물론이고, 기업, 학부모, 심지어 수험생까지 누구 하나 이 제도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왜 이런 반대 여론이 일어났는지 조금 거슬러 올라가보자, 제일 먼저 반기를 든 쪽은 대학이었다. 대학은 기본적으로 들어온 학생이 어떤 학생이 되어서 졸업하는지보다는 처음부터 어떤 학생이 들어오는지가 대학의 가치를 좌우한다고 철썩같이 믿는 집단이다. 만일 이들에게 정말이지 편리하고도 사회적인 동의가 모두 끝난 수능을 무력화시킨데다가 객관적인 수치 평가가 불가능한 이해찬 정책을 내세운다면? 대학은 스스로 자생력을 만드는데 너무나도 오랜 기간 게으름을 피워왔기 때문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한 채 평준화되고 말 것이다. 마치 SK가 011번호의 브랜드 가치를 주장하는 것처럼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억지로 고착화시킨 시스템을 부정당하는 것은 사형선고나 다름없었을테니까, 그들은 말 그대로 지금 시스템을 깨면 '아무것도 할 줄 아는게 없는 병신'이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이 반대한 이유도 이와 좀 비슷하다. 그들은 어떻게든 자신들이 보다 더 우월한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증명이 언제나 몹시 필요한 집단이다. 그것이 대학이 되었다가 자립형 사립고가 되었다가. 심지어는 명품원어민영어유치원이 되는 것이다. 뭐든 자신들의 가치를 드높여주고 데코레이션해줄 만한 수단이 생기면 득달같이 달려드는 그들에게 대학이라는 정점의 사회적 프리미엄을 격하시킬 (사실 멋대로 높여놓은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에 지나지 않음에도) 이해찬의 정책은 자신들의 자존심을 긁는데에 부족함이 없었던 것이다. 예를 들면 정부가 자금압박을 가해서 명품백제조업체의 부실경영을 바로잡기 위해 워크아웃을 거는 것과 비슷할까? 명품백을 구매한 학부모들은 정부 청사 앞에 가서 가스통을 깔 것이라는데에 500원을 건다.

여기까지는 차라리 그러려니 한다. 원래 그런 사람들은 답이 없다. 그런데 도무지 포기가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젊은이들이다. 스스로를 이해찬 1세대라고 부르며 언제나 자신들이 대학입시를 벗어나면 적어도 그 뒤의 세대들이 자신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대학입시를 치루는 것을 못마땅해하거나 스스로가 시대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것까지는 좋으나 그 피해를 받은 원인을 그 시대가 주류에 맞지 않는 일을 저지른 탓으로 돌리며 애써 기존의 서열 체계에 줄서기 바쁜 구역질나는 세태를 보이는 것이 그것이다. 이들의 특징은 적어도 '자신이 겪은 고생'이 다른 사람들이 겪은 고생보다 덜 하길 바라는 마이너스적인 긍정화를 시도한다는 것인데, 바로 이 부분에서 타진요의 심리를 읽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국내파'들에게 유학생들은 심히 못마땅한 존재이다. 특히 유명 대학교 타이틀을 얻은 북미,영연방계의 유학생들이 심한 편인데, 사실상 입시 제도에 있어 유학생전형이라는 지극히 편리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고 학비나, 현지 적응비용 등 만만치않은 자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유복한 셀레브레이트가 아닌 이상 아무리 전형이 만만해도 쉽사리 도전하기 힘들다. 에초 접근성 자체가 좋지 않다보니 해외명문학교에 대한 학교 지위나 내부 시스템을 국내 입시 사정이나 학교 서열 개념과 동일시하는 다소 '미지의 세계'적 오류를 범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문제가 된 '스탠퍼드'의 에세이 전형에 대한 타진요의 문제 제기로 이어진다.

해외 대학교는 우리나라의 수능마냥 SAT 하나로 모든 게 끝장나는 시스템이 아니다. 이해찬의 정책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원론적인 부분에서 특성화 교육에 대한 전형을 풍부하게 마련하고 있고 그 전형에 대한 능력 역시 SAT과 큰 차별성을 두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우리나라처럼 실업계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을 왕따시킨다든지 하는 졸렬한 서열화를 보기는 쉽지 않은 것인데, (학생들 사이에서 인종차별은 있는 모양이지만 학교 시스템 자체에서 커트시키는 건 거의 없다는것) 처음부터 SAT를 잘 푸는 능력과 에세이를 잘 쓰는 능력의 가치를 편협하게 평가하지 않는 인식이 학교는 물론이고 학생과 사회 전반에 정착되어 있기 때문에 얻어지는 결과이다.

이해찬 정책이 한국에서 거부당했던 이유, 그리고 지금 타진요가 스탠퍼드의 에세이 전형을 인정하지 않는 것, 모두 멋대로 이 사회가 만들어낸 대학의 우상화 우열화, 프리미엄화가 만들어낸 패착인지도 모른다. 스탠퍼드대의 에세이 전형보다 아무 이유없이 타이틀에 집착에 유명 연예인 영입에 목을 매는 J모 대학이나 D모 대학이 훨씬 목적이 더럽고 치졸하지 않은가 싶은데 이 현상에 대한 비난 역시 대상은 대학이 아닌 연예인이 된다는 점, 현재 타진요의 주요 발언권의 설득력을 갖추고 있는 이른바 '스탠퍼드 물 먹은'자들의 '자신이 어렵게 들어간 프리미엄을 깎지 않기 위한' 혹은 '그렇게 어렵게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감추기 위한' 활동들이 과연 어떤 정당성과 순수성을 동반할 수 있는 것일까?

타블로는 스스로를 위해 스탠퍼드대학교를 다녔다, 타진요는 스스로를 위해 타블로를 비난한다. 개인적으로 결론은 여기에 고착된다고 생각한다. 타진요가 '전 국민의 알 권리' 같은 터무니없이 치졸한 이유나, '전 국민을 속인 전례를 깨끗이 하기 위한 사회적 도덕성 확립'같은 위선적인 이유를 부르짖고 이에 국민들은 크든 작든 이 사회의 학력 시스템의 크고작은 피해의식을 결부하여 일을 키워버린 지금의 상황, 이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는 이 사회의 시스템에서 진실을 모른 채 사는 사람들 속에 유일하게 진실을 안 사람의 입을 틀어막고 납떔을 해버려야 자신의 인생을 위로받을 수 있다고 착각하는 생각이 생각보다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잠재되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것 같다.

하버드가 한국에서 그들만의 전형을 실시한다면, 스탠퍼드가 한국 분교에서 에세이 전형을 실시한다면?, 스탠퍼드, 하버드 현지 본교 출신 유학파들이 국회 앞에서 까스통 깐다에 500원 건다. 그 어머니의 그 아들이 되지 않는 것이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지름길이건만 그들은 지금 유전학파의 논문에 너무나도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것이 지금 이 사회를 살고 있고 이 사회에 아직 희망을 가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너무나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이 나라는 바뀌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 전혀 플러스가 되지 않음에도 단지 자신의 마이너스가 무의미해지지 않기 위한 일부 인간들의 발버둥으로 인해 바뀔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몇 번째 놓치고 있는지도 앞으로 그 기회를 오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할지도 모를 일이다.
posted by RushAm 2010. 7. 26. 16:39
EBS의 성차별 발언, 고은아의 일련의 술자리 사건에 대한 사과를 보면서 느낀 점은 저들이 '사과'를 하기까지 과연 그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얼마만큼의 영향을 끼쳤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EBS 수능강좌의 시청율은 5%를 넘을까 말까 하고 고은아의 술자리 말다툼 사건의 현장에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은 그보다 훨씬 적을 것임에는 틀림없는데, 어느새인가 EBS의 현직 강사는 당시 EBS를 시청한 시청자들뿐만이 아니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사과를 해야만 했고 고은아 역시 당시 술자리에서 말다툼에 직 간접적으로 휘말린 사람들만이 아닌 전 국민에게 보내는 사과문을 작성하지 않으면 안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들은 정해져 있다. EBS를 당시 시청한 뒤 그 발언에 불쾌감을 느꼈던 '당시 당사자'들과 고은아의 말다툼 당시 술자리가 불쾌해졌던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다. 그 이외에는 사과를 들을 자격이 없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EBS사건도 고은아 말다툼 사건도 현장에서 본 사람들보다 당시 EBS를 시청한 사람들보다 언론 기사를 보고 역정을 낸 사람들이 오히려 더 큰 목소리로 사과를 요구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어쨌던 알게 되었으니 그 알게 되기까지 일을 벌인 사건의 원흉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식인데, 억지도 이런 억지가 어디있는가?

EBS 방송에서 해당 발언을 했던 강사는 분명 잘못을 했다. 잘못을 한 대상은 당시 EBS를 시청했던 '가시청층'이다. 고은아 역시 잘못한건 맞다. 말다툼을 해서 모처럼 술한잔 하며 스트레스좀 풀려던 사람들의 흥을 깬 건 맞다. 그런데 지금 사과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상상할수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대체 그들이 왜 사과를 받아야 하는가? 그런 식으로 사과를 받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크게 내면 정작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이 제대로 된 사과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가?

공인이니까, EBS라는 방송에서 했으니까 당연히 우리도 화낼 자격도 사과받을 권리도 있다고 착각하지 말자, 당신들이 지금 그렇게 화가 나게 된 이유는 EBS에서 그 강사가 발언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 발언이 단지 EBS에서 끝났어야 했을 일을 '우리 다 같이 화냅시다' 라고 낚시를 드리운 언론에 있으니까, 그리고 그 언론의 농간에 스스로 맞장을 쳐준 당신들 스스로에게 있으니까 사과를 받고 싶거든 언론에게 혹은 자기 자신에게 묻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잘못한 사람이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자신의 행동 혹은 발언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 당사자에게 사과를 하는 사회적 상식이 정착되어야 한다. 정작 피해 당한 당사자들보다 언론의 중간농간질에 휘둘린 사람들이 더 큰 목소리로 사과를 요구하여 사과를 해야 하는 핀트가 벗어나버리는 상황이 계속되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EBS도 고은아도 피해를 당한 시청자와 당시 현장에서 술을 마시던 사람들보다 여론, 네티즌을 더 무서워해 그들이 움직이기 전까지 사과조차 하지 않으려고 했던 이 상황이 과연 정상적일까? 그리고 이렇게 되게끔 자초한 당사자가 누군지 정작 이 사회는 제대로 알고나 있는걸까?

자격 없는 자들이 사과를 요구하지도 말고
사과를 해야 할 상황에 제대로 받아야 할 사람에게 사과를 먼저 하는 사회가 되길 바래본다.


지금 이건 정말 아니다.
posted by RushAm 2010. 7. 17. 05:50
운이 참 없었다.
태어날때도 집이 잘 안될때 태어났고,
내가 뭔가 진로를 정할때면 언제나 집에 우환이 생겼다.
운이 그냥 없으면 어떻게 해보겠지만 내 경우는 불운이 아닌 악운이었다.
언제나 인생에서 세상은 나에게 무언가를 해주기보다는 찍어누르기 바빴고
나는 그 세상에 포기하지 않고 싸워왔다.

언젠가는 운이라는 게 나에게 오겠지라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
악운에 오히려 익숙해져갔다.
그냥 내 운명이 이러려니 하고 생각했고..
이긴 적은 별로 없었지만
어지간해서는 세상과 싸워서 지더라도 다시 회복했다.
그리고 다시 세상에 나가서 싸웠다.

그게 내 인생이었다.
나름 내가 스스로 이 세상에서 딛고 일어설 수 있을 만큼
강해졌다고 믿었다.
실제로도 꽤 강했다. 가끔 한번씩은 세상이 나한테 져줄때도 있었으니까.


나 자신도 놀랐다.
단 한번의 운...그리고 단 한번의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가 나한테 찾아왔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나에게 올 턱이 없다고 생각해서 믿지 못했지만...
그래도 믿고 싶었다. 아니 믿어야만 했다.
인생에 있어 다시 못올 기회라는 걸 누구라도 알 수 있었으니까..

인생을 후회하지 않게 됐다.
지금까지의 불행을 모두 바쳐 지금 단 하나의 행복을 얻었다면
난 엄청난 행운아라고 생각했다.
그 행복은 누가 알아주는 법도 없었지만 난 열심히 자랑했다.
많은 돈? 어마어마한 성공?
상대도 안된다.
난 지금까지의 인생의 불행을 모두 보상받고도 남을 만한 행복을 얻었다.


행복을 시기하는 사람이 있을줄은 몰랐다.
인생의 모든 불행을 걸고 단 하나의 행복을 얻었는데...
그것을 빼앗아가려는 세상이 있을줄은 몰랐다.
왜 행복의 실체도 모르는 것들이
행복의 진짜 의미를 아는 사람들에게
같이 불행해지자며 우리를 더럽히려 드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행복이 빠져나간 난 지금
진작에 거덜났어야 할 마음의 체력이 바닥나버렸다.
세상에 그토록 싸우면서도 거덜나지 않았던 내 마음이
부서지고 박살나고 녹아버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난 강해진 게 아니었다.
강하지 않았는데 마취제를 맞아가며 싸워왔던것이고
이미 몸은 만신창이, 마음은 약해질대로 약해져있었던 것 같다.
그걸 일깨워주고 치료해줬던 단 하나의 행복이...
그 행복이 사라진 지금...

마취제따위는 준비되지 않았던 난
죽음의 고통을 맛보고 있다.

이 고통의 크기가
그 행복의 가치를 말해주는 것처럼...
내 인생에 있어 그 행복은 절대적이었으며
인생에 없어서는 안될 그 무엇이었지만...

그걸 나 이외의 사람이 알아주기에는 너무 어려웠나보다
행복따윌 모르는 사람에게 더럽혀지지 않기를 바라기엔
내가 손이 닿지 않는 너무 먼 곳에 있었나보다.


하지만 믿고 있다.
그 행복이 정말 나의 것이었다면
그동안의 시련에 대한 분에 넘치는 보상으로 내려준
세상이 내게 준 단 하나의 선물이 분명하다면...

그 행복은 반드시 내게로 돌아올 것이라고...
내 것이 분명했다면 ...주인을 찾아올 것이라고...

그리고 언젠가 그 행복의 가치를 알아줄 거라고.
그리고 그 가치만큼 행복을 되돌려줄 거라고...


난생 처음 느껴보는 끔찍한 고통 속에서
기도하는 심정으로 적어내려가는 이 글이...

모쪼록 내 마지막 글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하루를 일년처럼 살아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