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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의 데뷰는 잘 알려진것처럼 그룹명부터 아예 대놓고 동아시아 전반을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었습니다. 물론 보아 때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오랜기간 트레이닝을 거쳤고, 이제는 중2병에서 어느정도 탈출한 듯한 유영진 사단의 지금까지의 실패에서 얻은 역량을 모두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그런데 그렇게 많은 주목을 받으며 탄생한 동방신기는 이상하게 국내에서 초반 성적이 매우 좋지 못했는데요. 예상하셨겠지만 역시 동방신기의 초반 '기획 컨셉'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카펠라를 댄스에 접목, 이라는 동방신기 데뷰 컨셉은 많은 이들에게 조롱을 당했는데요. 이 실력파 아이돌이라는 욕심을 아직 포기하지 못했던 음악최우선주의 유영진의 거의 마지막 자존심의 발로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시장의 결과는 매우 차가웠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당시에는 SG워너비를 필두로 가창력 있는 실력파 보이그룹이 거의 가요계를 장악하고 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노래 잘하는 잘생긴 실력파 아이돌'이라는 컨셉을 들고 나와 이들과 부딪혔다는 자체만으로도 이미 승산은 저 먼 곳으로 사라진 셈이었죠. 기획이 그닥 좋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겠지만 운도 잘 안따른 편이었습니다.
하필 얘들이랑 활동시기가 딱!
그래도 이들이 꾸준히 동방신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건, SM의 고정 팬덤 장악 능력으로 인해 적어도 손익분기점은 넘을 수 있을 만큼의 팬덤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SM의 팬덤은 굉장히 고착화가 되기 쉬워서 음반 판매량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주로 싱글보다는 앨범 위주의 활동을 해오며 '다작'을 자제했던 동방신기는 음반 하나를 1년에 한 번씩 내는 매우 희소성이 높은 신비주의 전략을 취하며 1년동안 꾸준히 하나의 음반을 팔아서 총판매량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성을 만들어나갑니다. 20만명의 팬이 있다고 해서 그 팬이 매번 음반 나올때마다 다 사는 건 아니지만 1년에 한번 나오는 음반이라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20만명 중 적어도 15만명은 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게 가요 랭킹에서는 보기 쉽지 않지만 최종 연간 판매 랭킹에서는 수위권을 차지하는 식의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다소 기이한 활동 전략을 추구합니다.(이는 최근 슈퍼주니어의 국내 시장 활동 전략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전략에서도 보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한국 원곡 위주로 전개하는 한편 SM재팬을 본격 설립 AVEX에 의지하지 않은 독자적인 홍보 활동을 전개합니다. 문제는 이들이 너무 처음부터 '멋을 부리고'나오며 초반 기반이 없으니 자금력을 이용한 소위 '돈으로 미는 마케팅' 을 일본에서 전개하게 되는데요. 결과는 다 아시다시피 '실패', 이 전개 방식이 실패한 원인을 따져보자면 다른 기획 하나를 더 써야하기에 간단하게 축약하자면 '일본은 처음부터 멋 부리고 나온 가수'는 그 다음을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지지를 보내지 않습니다. 지지를 보내봐야 그 이상 멋있어지지 않으면 흥미를 잃거든요.
일본에서 한국인은 손님이다. 그런데 그게 문화 콘텐츠를 파는 아티스트라면 일방통행이 될 수 없다. 일본인은 자신들에게 묻지도 않고 억지로 뭔가 강요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이다. 초기 동방신기가 딱 그랬다. 그들이 저런 초라한 무대에 섰다는것은 그만큼 인지도가 없어서이지 저게 '돈으로 밀지 않은 밑바닥'마케팅이었다는 증거가 되지 않는다. 동시기에 전국방송 TV 출연 빈도가 이를 말해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지금 소녀시대가 이를 벤치마킹해서 똑같이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골든디스크에 빛나는 유영진의 야심작 '오정반합' 직전까지 이 대대적인 푸쉬는 이어집니다만, 결국 좀처럼 늘지 않는 싱글 판매량에 한계를 느끼고 동방신기의 독자적 활동 노선을 포기합니다. AVEX에게 바톤이 넘어간 뒤에는 잘 아시는것처럼 시골 로컬 방송에서 농사 짓는 등 이른바 '바닥 긁기'를 하게 되는데요. 이를 두고 해외 나가서 굴욕을 당했다는 등의 비난도 있었지만 사실 일본의 연예계는 '직소퍼즐'과 같아서 다 완성된 걸 팔아봐야 소용이 없거든요. 일단 완성된걸 한번 시원하게 부수고 하나씩 조립하며 완성해나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상품이라는 것을 SM재팬은 몰랐고 AVEX는 알았다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어렵기만 했던 차이가 향후 동방신기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버리고 맙니다.
SM의 곡 위주로 거의 한계까지 푸시하였지만 유영진의 야심작이었던 오정반합까지 싱글판매 3만장을 넘기지 못하자 SM곡 위주의 푸시 전략도 한계에 봉착하게 됩니다. 왜 이들이 돈으로 밀 수 밖에 없었는지를 생각해보면 결국 SM의 곡으로 어떻게든 일본 시장에서 해보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곡 자체의 호불호를 떠나 이미 접근 방식 자체에 문제가 더 컸었죠. 아무튼 음악부터 매니지먼트까지 거의 전권에 가까운 권리가 다시 AVEX로 넘어오고 AVEX는 철저하게 일본 바닥에 맞게 동방신기를 굴립니다. 이미 돈으로 열심히 밀어서 인지도는 있었지만 '관심도'가 떨어졌던 동방신기는 생각보다 적은 '바닥 구르기'를 거친 뒤 판매량을 급상승시키게 되죠. 아쉽지만 SM은 보아 때 이상으로 죽 쒀서 남 준 결과론이 되고 말았다는 점에서 씁쓸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웅재중의 해어스타일 변신과 함께 음반판매량도 쑥쑥 (?)
그 뒤로는 여러분이 잘 아시는 그대로 일본 원곡을 대량으로 푸시받아 불과 2년만에 쟈니즈조차 눈깔고 피해가는 거물로 성장하게 되는데요. 그토록 동방신기를 통해 보아 때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했던 SM으로서는 매우 유감스러운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오정반합 뒤로 반년이 채 안돼 골든 싱글을 배출한 동방신기는 그 후 꾸준히 10만장 이상 넘기며 순항하는데요. 잠시 한국에 돌아와 출시했던 미로틱이 한국에서 50만장이 넘게 팔리며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때 SM은 이 곡의 일본 성적에도 살짝 기대를 했었던 것 같습니다만, 오히려 10만장 이상 연속 기록을 가로막는 형국인것마냥, 미로틱 싱글의 일본 판매량은 9만장에 그치고 맙니다. 더 굴욕적인 것은 그 다음 싱글에서 일본 원곡으로 11만장을 팔았으며 그 뒤로 한번도 10만장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동방신기의 분열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점점 동방신기는 AVEX 산하에서 전설이 되고 있는데, 그 수많은 골든싱글 중 SM곡은 단 한곡도 없었으니 SM입장에서는 동방신기가 그대로 성장하는 걸 바라보고만 있기 힘들었던거죠. 동방신기가 일본에서 잘 나가면 SM도 돈을 벌 수 있으니 좋은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좀 많이 달랐던 모양입니다. 통상적으로 한국 가수가 일본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그 일본 활동에 대한 '권리'를 함께 계약하게 되는데요. SM의 지금까지의 관행을 생각해볼때 아무리 좋은 계약을 이끌어냈다고 하더라도, 일본에 저작권이 있는 곡의 저작권수입까지 기대하긴 힘듭니다, 단지 동방신기 5인에 대한 소유권을 통해 그들이 부른 보컬에 대한 권리, 즉 저작인접권만을 받게 되는데, 이게 진짜 누구코에 붙여야 할지 모를 정도로 작다는 말이죠.
이런 식인데, 사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서 설명하자면 끝이 없으니 여기까지만...
즉 동방신기 5인에 대한 인물 초상권 (이들이 움직여서 만들어지는 수익)은 SM이 가지고 있으며 이들을 이용해서 만들어지는 2차 창작물에 대한 권리 (음반, 음악, 콘서트 등)는 AVEX에게 있게 됩니다, 그런데 동방신기의 일본 활동은 흔히 쟈니즈처럼 칸무리 방송 (그룹 이름을 걸고 만들어지는 인지도 방송) 은 고사하고 TV출연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으며 흔한 기업 캠페인 행사나, 하물며 그들보다 훨씬 인지도가 낮은 쟈니즈 그룹들도 4~5개씩은 찍는 CM조차 거의 찍지 않는 등 철저히 신비주의적 아티스트의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식이었는데요. 이게 AVEX의 전략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활동은 SM에게 정말 돈이 거의 안가는 활동 체계였던 것입니다.
동방신기의 분열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SM은 동방신기의 제계약에 앞서, 계약 조건에 적어도 이같은 활동 주체를 앞으로 AVEX보다 SM이 주도하는 (일본 활동에 대한 돈을 더 챙기기 위해) 조항을 넣었을것이고 이에 동의한 측과 동의하지 못한 측이 갈라진거죠. SM이야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한 수순이었지만, 우선적으로 이들의 계약 조건에 동의하지 못한 맴버가 있었고 더 중요한 건 동방신기와 재계약을 한 들 이미 5인그룹 동방신기의 지금까지 쌓아온 인지도에 대한 권리는 AVEX에게 있었기때문에 SM이 협상하기에는 한층 불리한 점이 있었을 것입니다. SM입장에서는 해체 후 재결성을 통해 아예 그룹을 리셋하고 SM의 소유권한을 더 강화한 계약을 맺고 싶었을것이고 AVEX는 당연히 지금까지 쌓아온 동방신기의 인지도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것이죠.
화장품 사건으로 대표되는 동방신기 분쟁, 사실 이 화장품 사건이야말로 본질에 가장 근접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JYJ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들이 화장품 홍보 행사를 뛴 것이 SM의 '저작인접권' 즉 외부활동행사에 대한 수익배분 권리를 침해했다는 것이 핵심이었던 것. SM이 일본에 있어 그나마 가지고 있었던 동방신기의 '초상권'을 포기할 리가 없다.
그리고 이 사건의 또 다른 관점에는 리더 유노윤호와 일본 인기 NO.1 영웅재중과의 대립이 있습니다. 영웅재중은 리더형 타입은 아니지만, 데뷰곡 HUG 작곡에 참여한 이력이나, 일본 활동 당시 보여줬던 부분을 보더라도 음악적 감각이 다른 맴버들보다 나은 측면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향후 동방신기가 나아가야할 음악적 방향성을 잘 알고 있었겠죠. 동방신기의 골든 싱글은 모두 일본 원곡이었기 때문에 그는 일본 활동에 있어 일본 원곡 위주로 AVEX나 기타 일본 매니지먼트를 통해 활동을 하는 편이 그룹의 미래를 위해 더 옮다는 생각을 했던 것으로 보이며 이 점이 SM의 향후 동방신기의 음악 저작권을 필요로 했던 부분과 대치된 것입니다. 영웅재중의 이같은 성향은 SM의 음악최우선주의, 즉 유영진 사단의 심기를 아주 불편하게 만들기 충분했죠. '늬들 음악으론 일본 시장에서 안돼!' 라고 대놓고 말하는 소속 가수를 가만 놔뒀을리가요.
이후 2명의 동방신기는 SM 원곡을 들고 당당히 일본 활동에 입성 28만장을 기록한다. 그러나 그 28만장이 과연 동방신기라는 타이틀의 재활용과 컴백효과에 따른 착시인지 아직 판단이 애매한 상황에서 본래 동방신기의 활동 주기였던 (분기별 뉴 싱글) 체계가 무너진 채 5개월이 넘도록 새로운 신보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JYJ의 국내와 일본 활동을 막아가며 그들 방식대로 2명의 동방신기를 부양시키려 애쓰고 있지만, 영웅재중의 예언대로 SM은 일본에서까지 SM일 수 없었던 듯, 갖가지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특히 최근 있었던 오사카돔에서의 '파이팅 재팬' 콘서트에서의 최강창민의 발언이나, 무리하게 한국 가락을 넣은 편곡, 스크린의 태극 마크 등은 이들이 일본 시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이 어떤 것인지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를 꿈꾸는 그대들에게...
SM엔터테인먼트는 음악최우선주의가 기본 모토입니다. 그렇다고 자작곡을 하는 싱어송라이터가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적어도 짬이 지금의 보아만큼 쌓이지 않았다면 자신의 '캐릭터 방향성' 즉 이미지 기획을 스스로 정하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창법 역시 마찬가지로 자신이 어떻게 지금까지 연습을 해왔던지 간에 다 버리시고 SM의 보컬 트레이닝 규칙에 맞게 가다듬을 준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오디션 단계에서 SM식으로 다듬는게 도저히 불가능할정도로 고착화된 창법을 가진 분들은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낙방을 각오하시는게 좋을것입니다. 재능도 재능입니다만, SM에 있어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말 잘듣는 유망주니까요.
댄스 위주의 가수를 꿈꾸시는 분도 마찬가지입니다. 팝핀, 브레이크 댄스 일단 다 접고 들어가시고 그냥 그 감각과 운동신경만을 꾸준히 유지시키세요. 음악최우선주의라는 점을 말씀드렸기때문에 댄스에 너무 집중하기보다 보컬을 무리없이 내지를수 있는 선에서 벨런스를 맞추시는 연습을 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다 합쳐서 150밖에 못내신다면 과감히 노래 100에 댄스 50으로 맞추세요. 어차피 연습한 댄스 체계는 메이저 활동하시면 다 버릴 각오하시는게 좋습니다.
SM는 모든 기획이 '음악'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우선 이 그룹이 어떤 음악을 할 지를 정한 뒤 그에 맞춰 모든 것을 정하죠. 물론 말로는 대단히 당연합니다만, 이게 '스크립트'냐 '스팩트럼'이냐에 따라 매우 달라집니다. 즉 춤을 음악에 맞춰 추느냐, 춤을 인간이 추는 게 아니라 음악에 맞춰 튕겨오르는 '인간 레벨메터'가 되느냐의 차이인거죠. 이런 모습은 예전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살펴볼 수 있는 SM의 기본 성향 중 하나입니다. 이점을 염두에 두시면서 아래 몇 가지 준비한 샘플 영상을 참조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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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묻으실 생각으로 들어가시는 분들물론 몇십년씩 있는데도 승진이 안되진 않습니다. 당신은 후배 가수를 둘 수 있고 존경받는 선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존경받는 선배가 될 수 있어도 존경받는 프로듀서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은 승진을 할 수는 있지만, 보다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지는 않는다는 것, 선배는 될 수 있어도 선생님은 될 수 없다는 점 꼭 알고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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