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11. 12. 29. 14:41
사람이 죽었다,



그냥 중학생이 아닌, 사람이 죽었다는 것,
우리는 여기에서부터 생각을 바로잡아야 한다.

이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풍경은 그닥 다양하지 못하다. 기성세대들은 '우리 땐 그렇게 커도 문제 없었다'며 지금의 나약한 젊은이들의 근성을 질타한다. 젊은 세대들은 학교 폭력에 대한 무관심과 청소년 보호법 등을 원인으로 들며 가해자들에게 보다 강력하고 직접적인 처벌을 가해야한다는 강경론이 대다수를 이루는 가운데, 일부는 '왕따에는 이유가 있다'는 사회적 주류 학설을 들며 소수의 부적응자에 대한 보호가 어디까지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론이 속속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부터 이 억울한 죽음에 대해 산 자들이 터진 입이라고 떠들어대는 이야기에 나 역시 망자를 위한다는, 그리고 앞으로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있게 될 망자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는 명목으로 터진 입을 좀 놀려볼까 한다. 

학교는 학생을 가르치는 기관이기 전에, 기본적으로 '미성년자'의 '위탁 보호'기능이 우선된다. 즉 미성년자는 어떻게든 보호받아야 할 존재임이 법에 명시되어 있고 그들은 이 사회에서 보호자가 언제나 잘못된 판단으로 현 사회에 대한 무지나 권리 부족으로 인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그 보호자는 1차적으로 가족 구성원 중 양육권을 가진 사람을 우선시한다. 그리고 학교는 법적으로 부여된 시간 동안 이들의 신변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책임을 지니게 된다. 중학교는 법적으로 반드시 다녀야만 하는 '의무교육'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학교는 학교가 정해놓은 '방과 시간' (여기에는 학교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학교를 파하고 집 대문까지 들어오는 모든 과정을 포함한다) 에 이 학생의 신변에 이상이 없도록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 학교를 오는 도중에 등교를 위한 교통수단인 버스가 고장을 일으켜 학생이 다쳤다면 이는 버스회사와 학교가 공동으로 책임을 지게 되며 책임의 범위는 학교가 더 많다는 것을 인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등교길처럼 '책임'을 나눌 수 없다. 학교 내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100% 학교의 책임이다. 법적으로 그들이 책임을 나눌 수 없도록 그들은 학교 내에 들어오는 잡상인을 포함한 모든 출입자를 통제할 권한과 그에 따른 노력을 해야만 한다. 학생이 철봉을 하다 다쳤으면 치료까지 모든 과정을 학교가 진행하고, 철봉 기구의 다친 원인을 파악해서 안전이 검증될때까지 모든 조치를 취해야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학교는 법적으로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라고 강제적 의무조항을 부여받지 않으면 설립될 수 없고, 제 1양육권자인 부모로부터 미성년자를 의무 위탁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학교들이 그런 책임을 지는 것을 모를리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가능하면 어떤 일이든 학교 내에서 벌어진 좋지 않은 일에 대해서 은폐하려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학교 폭력에 의한 자살이 정말 '학교 폭력'에 의한 자살로 수사가 종료되었다면 이를 책임져야 하는 건 가해자 학생이 아니라 학교가 되기 때문이다. 그 책임 범위를 산정하는 건 의미가 없다. 무슨 형태로든 피해자, 가해자 모두에게 책임을 져야 하는 가장 막중한 의무가 뒤따른다. 학교는 그걸 두려워하고 있고 귀찮아하고 있다. 그러길 거부하며 그 책임을 경감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이 사건, 그리고 이 죽음에 대한 학교의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미디어는 이 사건을 부디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형사사건으로 다루지 않길 바란다. 왜냐하면 이 사건은 피해자는 미성년자인데 가해자가 성년인게 아니니까, 둘 다 미성년자이며 책임은 100% 학교에 있다. 이건 변하지 않는다. 피해자가 어떤 행동을 했건, 무슨 일이 있었건, 가해자가 어떤 일을 벌였던지 그 둘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가해자의 행동에 분노하고 그가 받는 솜방망이 처벌에 분노하시는 분들도 많으신걸로 알지만, 지금은 가해자를 처벌해서는 안된다. 그 역시 부모라는 제 1양육권자의 법적 위탁을 받은 학교에서 이런 일을 벌였기 때문이다.

미디어는 당장 사건의 본질인 '100% 학교 책임'을 흐리는 보도를 그만두었으면 한다. 지금 미디어는 빵셔틀을 비롯, 학교 폭력, 게임, 심지어 빈부갈등과 세대갈등까지 들먹이며 현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이 사건의 책임을 전가시키고 반성을 강요하고 있다. 구역질나지 않는가? 왜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할 학교 대신 그들의 죽음에 대해 간접적인 죄책감을 느끼고 반성해야 하는가? 이는 결국 학교 그들의 책임을 무마하고 싶어하는 학교를 관장하는 그 위에 누군가들이 벌이는 물타기에 지나지 않다.

애들을 잘못 가르치는 부모, 애들 기 살려주는 부모, 그게 뭐가 잘못일까? 아이 교육을 대신 해주겠다고 데려가는 곳이 학교다. 부모가 '학교에서 애들 때리지 말라'고 가르쳐야 할 하등의 의무는 없다. 그 부모가 가르치는 방법과 철학은 전적으로 그 부모의 자유다. 다만 학교는 다르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때리지 말라'는 전제는 전적으로 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부분이다. 지금까지 학교 이미지, 위상, 실적같은 지극히 학교를 운영하는 자들의 배때기 기름칠에만 여념이 없어 학생들의 성적과 학군에만 관심을 가졌던 그들이 과연 '학교'라는 곳에서 가르쳐야 할 인성교육을 얼마나 성실히 수행했을지는 불을 보듯 뻔하지 않은가? 학교는 이미 학생을 위한 기관이 아니게 되어버렸는데 말이다.


가해자 처벌해야 한다는 이야기 자주 들리는데, 심지어 '청보법'을 폐지해서 직접 처벌해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나오는 걸 보면 참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 다시 말하지만 피해자만 미성년자인게 아니라 가해자도 미성년자이긴 마찬가지다. 이 문제는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으로 피해자를 보호하는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다.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여론에는 정말 극명한 시대적 세대적 불통이 자리잡고 있다.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와 이를 피부로만 느낄 뿐 속으로 곱씹지 못하고 멀리 보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벌이는 충돌이다.

기성세대들이 겪은 학교폭력은 단순하다. 어려운 시절, 언제나 학교 혹은 교실에서 싸움 잘하고 권력을 잡았던 아이는 주로 '못사는 아이'들이었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가난의 컴플랙스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학교 내의 권력에 집착했고 악바리처럼 체력을 키워 힘으로 그들을 제압한다. 그럼 '잘사는 집 아이'들은 어떤가? 하도 거친 세상이다보니 밖에 나가 뛰어놀게하기보다는 부모의 과잉 보호로 체력을 키울 틈이 없이 샌님으로 자라기 부지기수다, 이들은 '못사는 아이' 일진들의 이른바 '밥'이 된다.

기성세대들은 이런 학교폭력의 사회적 포지셔닝에 대한 은근한 환상과 카타르시스를 추억한다. '재수없는 잘난척하는 잘사는 집 아이'들을 통쾌하게 혼내주는 일진의 모습에서 다 같이 못사는 사람들은 '힘의 균형'이 맞춰지는 안도감을 가졌을것이다. 못사는 아이는 학교에서만큼은 최고로 군림하며 자신의 컴플랙스를 해소했으며 잘사는 집 아이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를 이같은 순기능을 통해 사회화되며 보다 더불어 사는 법을 터득한다. 그것을 지켜보는 대다수의 제 3자들은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처지에 대한 대리만족을 얻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기성세대들이 착각하는 것은 지금의 학교폭력은 그 당시 기성세대들과는 많이 차원이 다르다는 사실에 있다. 당시에는 학교에 '어른들의 권력'이 영향을 끼칠 수 없었다. '내 아버지'가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난 일진의 밥이 될 수 밖에 없는 그들만의 힘의 균형이 있었다. 아버지가 국방부 장관이라고 해서 내가 일진에게 맞으면 일진이 가중처벌을 받는 그런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학교는 '어른들'의 권력이 고스란히 '아이들의 권력'이 된다. 그리고 학교와 사회는 그런 권력의 세습화를 위해 고군분투를 해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잘사는 집 학생을 부르는 감미로운 선생님의 말투와 못사는 집 아이를 부르는 선생님의 비속어섞인 무시성 호출에 익숙해지고, 학교는 학생이 뭘 했는지보다 그 학생의 학부모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그 학생에 대한 처분을 결정하는 데에 이미 너무 익숙해져 있다. 이런 환경이 오랫동안 고착되는 가운데 이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자신의 권력이 아버지로부터 충분히 세습되었다는 이른바 (빽)의 힘을 인지하게 되고 이는 고스란히 (빽)을 갖지 않은 자들에 대한 과시욕으로 이어지게 된다. 잘 사는 아이가 가지게 된 권력 과시에서는 못 사는 약자에 대한 배려 따윌 배울 기회 따윈 없다. 내가 가진 게 최고이며 많이 가지면 더 많은 권력을 내 마음대로 이기적으로 휘둘러도 괜찮은 사회라는 것을 조기교육을 통해 깨달을 뿐이다. 물론 제 3자들 역시 그런 힘의 불균형을 간접 채득하며 그런 불균형한 사회 체계를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게 된다. 이게 과연 학교폭력에 의한 순기능으로 볼 수 있을까?

(빽)이 없는 아이 입장은 어떨까?

내가 분명 (빽)있는 아이보다 더 힘이 세고 싸움도 잘 한다. 그러나 그들은 반칙을 한다. 아이들 싸움에 부모가 낀다. 우리 부모는 재네 부모에게 진다. 내가 만약 저 빽 있는 아이를 때려서 옥수수라도 몇개 날아가면 우리 집은 망할지도 모른다. 선생님도, 학교도 그 아이 편이다. 내가 아마 다 잘했고, 저 녀석이 다 잘못했다고 해도 내 손을 들어줄 쪽은 아무도 없다. 경찰에 신고해볼까? 애들 싸움이라고 무시당한다. 엄마에게 말해볼까? 아마 아무것도 못해줘서 미안하다며 또 우시겠지...



이번에 자살한 그 아이는...

학교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생들만이 학생으로서 경쟁하지 못하게 하는
힘의 불균형과
어른들의 반칙 플레이

그리고 그런 그들의 기를 살려주는
저열한 교사들과

자신들의 책임이 뭔지 알면서도
회피하기 급급한 학교...

그 학교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도
무슨 이유인지 그러지 못하는 정부

그 정부 하에 있는 경찰권력의 무관심

지금의 상황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어린 시절과
지금의 상황을 동일시하려고만 하는
벽창호같은 부모세대들의 몰이해...

그리고

그 더러운 힘의 균형이 무너진 사회가 이미 깊이 세습되어
권력을 가진 자의 편이 되는 것에 익숙해져 가는
같은 반 학생들 모두와...


혼자 싸워나갔던 것이다.



얼마나 외로운 싸움이었을지 상상이 가는가?





이런 싸움을 하는 아이들이 지금 그 아이 뿐이었겠는가?





더 못쓰겠다...
posted by RushAm 2011. 12. 4. 23:50
* 작성 시작일이 2011년 12월 4일인 관계로 표현 중 과거형용사에 시기적 오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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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어제도 SBS를 통해 전파를 탄, 2011 서울 도쿄 뮤직 페스티벌, 그리고 지난 수요일 심야에 전파를 탄 TV 50년 특집 K-POP 월드 페스티벌까지 연말 특집을 빙자한 방송들이 속속 전파를 타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방송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놀랍게도 언제나 이런 KPOP이벤트에 단골로 참가해왔던 SM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는데요. 아시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다는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가 참가를 안하는 KPOP 이벤트라니, 뭔가 이상하죠? 진정 국위를 선양하고 KPOP의 세계화(만)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SM이 왜 행사를 가려가며 뛰고 있는것일까요? 그것도 가수 하나만 참가 안하는 게 아니라 소속사 가수 전체를 빼버릴 만큼 노골적으로 말입니다.

이는 단순히 SBS와의 관계를 넘어 SM이 관동지역에서 얼마나 고전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일지도 모른다. SBS가 바보가 아닌 이상 SM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설득했을테니까, 메인이 KARA, 그리고 지금까지 한류 콘서트와는 사뭇 다른 맴버 구성, 이 콘서트는 그동안 SM의 독주에 대항할 기회를 노리던 YG와 DSP가 주도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이 두 개의 행사가 'SM'의 주도로 이루어지지 않은, 아니 이루어질 수 없는 행사였다는 점에 기인합니다. 우선 서울 도쿄 뮤직 페스티벌의 경우, 주최는 SBS가 주최했고 기획은 MTV가, 그리고 이 행사는 SBSMTV라는 새로운 방송 협력사 개국 축하 이벤트였죠. 상편에서 소개했던 대로 해외 방송 수출 공급 라인을 구축하는데에 적극적인 SBS는 이번 MTV와의 제휴 법인을 세우는 등 KPOP 공연 투자를 통해 해외 방송 루트를 뚫어내는데에 성공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당연히 SM이 늘상 개최하는 목적과는 전혀 걸맞지 않았던거죠. SM이 KPOP콘서트를 꾸리고 자신들이 메인 무대를 우선적으로 가져가면서 곁다리 그룹을 꾸려 해외 합동유랑공연을 기획하는 이면에는 SM이 자신들의 해외 진출 루트에 대한 파워 게임에서 직접적인 캐스팅 보드를 잡는 데에 있었겠지만, SBSMTV의 개국은 SM이 가진 아시아 판로에 대한 야망에 전면적으로 배척되는 사건임에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 개국식에서 SM이 참가를 했다고 한다면 SBSMTV는 향후 방송 운영에 있어 지금의 지상파 음악방송이 그랬던것처럼 SM에게 파워게임에서 밀려 끌려다녀야만 하는 운명을 처음부터 못박히게 되었을 테니까요.

KBS가 방송했던 TV 50년 특집 K-POP 월드 페스티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KBS와 KOCCA JAPAN만이 근근히 구색만을 맞추던 수준에서 급작스럽게 미디어에 보도가 되고 한류의 유럽정복과 국위선양이라는 성과를 어떻게든 정부의 치적으로 가져오고 싶었던 마음에서 발로된 무리수가 결국 일을 저지른셈인데요, 이 행사에는 유력 기획사라고 불리는 3사 가수들은 물론 그나마 한류에서 반응 좀 있다는 군소 기획사들의 아이돌이 전혀 참가하지 않은 반쪽짜리 이벤트가 되고 말았는데요. 그들이 참가하지 않은 이유는 너무나도 간단합니다. 이벤트 장소가 '경남 창원'이었기 때문이죠.

단순 참가자만으로 봤을때는 지방 유력 행사 수준의 참가자가 올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분명히 지닐 수 밖에 없는 이번 행사의 주최는 KBS와 창원시, 협찬은 삼성과 경남은행, 후원은 문화관광부와 해외문화홍보원, 국가브랜드위원회 등이다. 이 이벤트가 어디에 목적이 있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한마디로 숟가락 얹기로도 모자라 아예 상을 차려보겠다고 나선 호기로운 정부와 요즘 이래저래 시끄러운 일이 많은 창원시 챙겨주기가 만들어낸 전형적인 패착이었으니까,



SM은 독점적인 해외 진출에 대한 루트를 만들어내려는 계획에 있어 최근 SBS의 SBSMTV개국 등 방송 영역을 넘은 적극적인 행보는 상당히 거슬리는 부분임에 분명합니다. MBC와는 달리 우회상장없이 자사의 직속 계열사 3사를 모두 주식시장에 상장시키고 있으며 마음만 먹는다면 한 가지 이슈를 세 개 상장사에 모두 반영시켜 투자를 뽑아낼 능력이 되기 때문이죠. SM은 자사의 해외 진출 전략이 방해받는 것만으로도 벅차겠지만, 그보다 한류 KPOP이라는 주식시장 테마 수혜를 SBS와 나눠먹어야 한다는, 아니 완전히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을테니까요.

심야방송의 함정

그런데 이렇게 애써 파워게임을 통해 얻어낸 콘서트라는 콘텐츠를 방송사들이 어떻게 취급하는지를 살펴보면 이게 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듭니다. 거의 대부분의 한류 콘서트는 그 막대한 편성 시간 때문인지 항상 시청이 거의 불가능한 사각지대에 편성되며 그나마도 일부지역 자체방송 쿼터에 묶는 등 이렇게 애써 따낸 방송의 시청율을 높이는 데에 그닥 적극적인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예고는 합니다만, 예고보다 더 중요한건 프라임 타임 방영이었을텐데, 한류가 전세계적으로 난리라면서 왜 모조리 시청율 사각지대에 박아놓는 것일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들은 에초 국내 시청율을 기대하고 만든게 아니기 때문이죠.

평일 심야, 그것도 모임이 많은 연말 밤에 정말 많은 시청율을 기대하는 것일까?



국내 현존하는 방송국은 모두 방송법에 의한 국가의 규제를 받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방송전파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용되며 어떤 방송사라도 해당 주파수를 대여 운용할 수 있을 뿐 사유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케이블같은 유료방송을 제외한 전파를 대여 운용하는 모든 방송사는 공영이던 민영이던 모두 공익적인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거나 방송 콘텐츠 자체를 공개하지 않고 독자적인 사업화를 시킬 수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 방송사가 어떤 드라마를 만들어놓고 마지막회만을 미방영으로 남겨둔 채 마지막화를 DVD로 만들어 팔거나, 유료방송국에 넘기는 식의 영업을 할 수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공중파'를 쓰는 방송국은 한번 이상 공중파에 콘텐츠를 의무적으로 공급을 한 뒤에 콘텐츠를 팔 수 있도록 되어있기 때문이죠.

이런 법의 의무조항을 위해 희생되는 시간대가 바로 심야시간대입니다. 공익적인 목적을 위한 교양방송을 일정 시간 이상 방영해야 한다던지 하는 조항이 있는데, 이런 방송들은 대부분 프라임타임을 한참 벗어나있습니다. 일단 방송시간만 충족시키면 그걸 몇시에 방영하든 아무 상관이 없거든요. 이는 국산 애니메이션 쿼터제를 적용받는 애니메이션 전문 상업 채널들이 주로 국산 애니를 아무 의미없는 심야시간대에 집중적으로 틀어대는 꼼수와 일치합니다. 아무튼 이 심야시간이라는 건 시청율 대신에 뭔가 법적인 케어같은 용도로 활용되는 시간대라는 것이 방송계에 일반적인 통념이라는 거죠.

주로 이런 용도...


자 그럼 이 한류 콘서트의 심야 방송에서 방송국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콘서트 영상물, 다시말해 '영상물'에 대한 판권 확보입니다. 심야 방송이든 뭐든 일단 한번 방송하기만 하면 그 뒤에 2차 저작물을 제작해서 얼마든지 수익활동을 해도 괜찮아지거든요. 방영이 한번 끝낸 콘서트 영상은 방송 3사가 그토록 공을 들이며 싸우고 있는 세계 유력 각국의 방송 네트워크를 통해 공급됩니다. 이 공급은 단순히 '방영'이 아닌 판매로 이루어집니다. 해외네트워크 방송국따위가 광고영업으로 현지 메이저방송국과 경쟁이 될리 없으니까요. 게다가 국내에서는 불가능한 직접적인 수익 활동입니다. 방송국이 탐내지 않을리가 없는것이죠.

방송국들이 갑작스럽게 한류에 목을 매게 된 계기는 요 근래 몇년 사이 벌어진 두 가지 사건이 영향을 끼쳤습니다. 바로 카라 콘서트 DVD가 일본 오리콘 챠트 여자 아티스트 부문 신기록을 경신하는 메가톤급 히트를 기록한 것이 첫번째이고, 두 번째는 바로 한류가 퍼저나가는 수단이 '음반 직수입'이 아닌 '유튜브'라는 점이 두번째입니다. 한마디로 지금의 한류는 음반보다 '영상'이 돈이 된다는것을 '영상'으로 먹고사는 공중파 3사가 캐치했다가 볼 수 있는데요.


사실 한류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지목되고는 있지만 이것을 기획사의 성공적인 수익활동으로 보기에는 살짝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유튜브 조회수, DVD판매량이 영상으로 먹고사는 공중파 3사에게는 군침을 돌게 만드는 매력적인 시장지표로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지표입니다. 공짜든 뭐든 한류 관련 콘텐츠에서 음반보다 영상이 해외에서 더 잘 팔린다는 게 드러났으니까요. 이에 이들은 부랴부랴 관심도 없던 음악 채널을 만든다며 호들갑을 떨기 시작합니다. SBS가 발빠르게 MTV와 손을 잡고 아시아쪽 판로를 선점한 가운데 MBC가 자사 케이블 채널을 MBC뮤직으로 변경한다는 발표가 있었죠.

SBS는 MTV와 손을 잡고 해외 법인을 순조롭게 안착시킨 다음 지금 유튜브에서 공급하는 한류 가수들의 음악 활동 영상에 대한 수익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토대를 만들어놓고 있습니다. MBC역시 뮤직 채널이 곧 개국되면 그들의 방송 콘텐츠의 재판매가 가능한 기반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고 케이블 채널이니만큼 자체 콘텐츠의 해외 수출 및 송출이 보다 용이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후에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업로드된 유튜브 영상들이 지금의 국내에서처럼 대거 저작권 위반의 철퇴를 맞게 될 것이고, 시청자들은 한류 가수들의 활동 영상을 각 방송사 현지법인이 만든 유료채널이나 DVD를 통해 보게 되겠죠?

이런 거...?


MBC가 시청율 부진속에서도 꾸준히 벌였던 KPOP 커버 댄스 경연대회 (이 역시도 심야방송)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KBS가 일본 현지에서 위성방송유료채널로 공급하고 있는 KBS WORLD J (http://www.skyperfectv.co.jp/prog_navi/s791.html) 우리나라돈으로 월 5만원 정도의 패키지 상품을 가입하거나 단일채널 요금 1만원 가량을 내야 볼 수 있는 유료채널인데 놀랍게도 KOCCA 한국 콘텐츠진흥원 일본센터가 국가예산까지 써가며 열심히 간접 영업까지 뛰어주는 채널이다. 성적은...글쎄?




SM 엔터테인먼트가 노리는 것

방송사들이 전 세계에 자사의 한류 영상 콘텐츠를 공급하는 채널을 구축하는 데에 혈안이라면 SM은 지난 아이돌 기획사 열전 SM엔터테인먼트편 부록 (http://rusham.tistory.com/186) 에서 언급했던 대로 전 세계에 한류 관련 음악을 공급하는 음악 독점 공급 채널을 노리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을 스스로 축소시켜 수익성을 악화시키는데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SM엔터테인먼트가 이제 국내 시장에서 돈이 안된다며 신한류를 위시한 해외진출만이 살길이라는 논리를 펼치다 못해 이제는 그 작아진 시장에서 물어뜯는 군소 기획사들의 해외 진출 판로에 대한 권력까지 선점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죠.

재미있는 건 SM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단지 음반 판매로 인한 판권 수입 자체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이런 생각을 한 계기가 되어준 두 가지 사건, (공교롭게도 모두 동방신기가 얽혀있는) 하나는 동방신기의 일본 진출 메가톤급 히트 속에서도 실질적인 수익을 거두지 못했던 SM의 보아에 이은 두번째 실패, 그리고 두 번째는 그렇게 동방신기 타이틀을 유지한 채 스스로 일본 활동을 주도하며 이끌어냈지만, 국내에서 가진 파워게임을 통해 제한했던 JYJ의 활동을 해외에서까지 막지는 못했던 권력의 한계를 절감한 사건이 두번째입니다. 이렇듯 SM은 이 두 사건을 통해 어떻게든 해외에 파는 루트를 선점 그리고 독점화시키기 위해 노력을 한다고 보는 편이 되겠는데요. 국내에서 SM이 가지는 위상과 파워를 이용한 '권력'을 해외에 진출하는 가수들에게까지 영향력을 끼치기 위한 작업에 가깝습니다. 사실 독점 유통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그렇게까지 짭짤할리도 없지만, SM으로서 이 '파워'는 누구에게도 양보하기 싫은 부분이니까요.

설마 얘네에게 질 줄은 몰랐다는걸까?


사실 소녀시대의 일본 진출 당시 그렇게 돈지랄을 벌여도 국내에서 쪽도 못쓰던 카라를 뒤쫒는 결과가 되었다는 부분도 SM의 이런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으리라...



SM이 주도적으로 방송사와 협력하여 만든 콘서트에 군소 기획사 가수들 중 해외 진출에 입맛만 다시고 있는 기획사 그룹들을 구워삶아 참가시키게 되는 것이 이들의 공급 권력을 작용하는 첫 발판인 것입니다. 항상 나오는 방송사와 SM간의 알력다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결국 SM이 가수를 공급하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한 보편적인 작업인것이죠. 해외 유력 작곡가를 통해서든 뭐든, 방송사의 힘을 빌려서든 뭐든 SM이 없으면 콘서트를 통해 한류에 올라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두는 것입니다. 여기에 수많은 방송들이 벌이는 SM에게 한류 공로 몰아주기 어시스트까지 더해주면 보다 완벽해진다고 할 수 있죠.

지금 SM이 가진 그룹이 끼지 않으면 다른 군소 기획사 가수들 한 트럭이 와도 타국에서 관객 1천명 동원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콘서트가 사실상 아무런 현지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한 군소 기획사로서는 자사 그룹을 해외에 알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채널이기 때문에 군침을 흘린다면 당연히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이죠. 여기에는 앞서 설명한 방송사의 네트워크 확장에 따른 콘서트 영상 공급 정책과 SM의 공생관계가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콘서트는 단지 콘서트에 온 1천명만을 위한 1회성이 아니라 향후 해당 국가에서 DVD로, 유료방송으로 지속적으로 공급될 훌륭한 광고 매체이기 때문이죠. 군소 기획사들은 상대적으로 현지 법인을 만들어 현지 방송국과 협상하는것보다 조금은 수월하게 SM과 방송국을 통해 현지 시장에 홍보하는 방법을 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정책은 단지 SM이 국내 기획사의 해외 진출에 대한 권력을 위해 만들어진 것만은 아닙니다. 사실 한류 콘서트가 '방송사'를 통해 센세이션을 일으킬만큼의 파괴력을 갖기 위해서는 'SM 식구들'만으로는 살짝 부족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죠. 아무리 SM이 가장 많은 파이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군소 기획사들의 십시일반을 무시할 수는 없고, 규모는 크면 클수록 좋습니다. SM이 단독으로 콘서트를 할 때 가질 수 있는 최대치는 분명 큽니다만, 지금은 한 명이 더 아쉬운게 사실이니까요. 800명 동원과 1천명 동원은 어감부터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샤이니를 홍보할땐 샤이니팬으로, 소녀시대에겐 소녀시대팬으로, 동방신기에겐 동방신기 팬으로 두고두고 쓰이게 되겠지...


SM 소속 가수들이 콘서트 제일 마지막에 등장하는 이유는 사실 메인이벤터성이 있긴 합니다만, 조금은 치졸한 이유가 숨어있습니다. 결국 모인 팬들 중에 SM팬이 제일 많지만, 모인 사람 전부가 SM팬이라고 보기는 힘들거든요. 많이 잡아 모인 사람들 80%가 SM팬이고 남은 20%가 군소 기획사 팬이라고 친다면 SM에 앞서 군소 기획사들 공연이 끝난다고 해도 20%의 팬들이 자리를 뜨지 않는다는 점을 십분 활용합니다. 아마 SM은 향후 발전 가능성의 지표를 통해 모인 사람 중 99.9%가 SM이 이미 확보한 시장임을 증명하기 위해 군소 기획사의 20%팬들이 필요한것이죠. 결국 최종 집계수를 가져가는 것은 SM입니다. 그리고 그 집계수는 출연한 SM가수들이 모두 공통분모로 나눠가지게 되죠 샤이니도, 소녀시대도, 동방신기도, 슈퍼주니어도 해당 국가에서 단독공연으로 1천명을 동원할 수 있다는 식의 뻥튀기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SM이 정말 인기가 있는 것일까?

방송에서 비추어지는 모습은 정말 경악스럽습니다, 최근 있었던 SM타운 뉴욕 콘서트의 보도를 보면 SM가수들을 싣고 달리는 버스를 쫒아다니며 소리를 지르는 팬들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평범한 뉴욕 시민들이 아무생각없이 걷다가 SM타운 버스를 보고 경악하는 것처럼 보이죠. 그런데 이 한류 팬들, 절대 그냥 아무생각없이 걷다가 버스 발견한 모양새가 아닙니다.


2분즈음부터 보시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소녀시대의 이동 스케줄을 알고 현장에서 기다릴 만큼의 정보력을 갖추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대부분 공식 팬클럽을 통해서만 공급되는 비공개 정보인데, 이유는 당연히 유료 회원들이 누리는 특권을 관리해주기 위한 보상 차원이 짙습니다. 과연 이 뉴요커들이 심지어 심야에 기습(?)적으로 왔다는 소녀시대가 어디에 내리는지를 뛰어난 한국어 실력을 통한 구글 검색으로 알았을까요?

게다가 이 뉴욕에서 이들의 이동수단으로 쓰였던 버스 디자인은 어떤가요?

그냥 래핑광고 버스냐고? 아니야!


아예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이 버스에 올라탔다고 친히 페이스북에까지 홍보해줬는데...



이 안에 소녀시대, 샤이니, 동방신기, 슈쥬 있다. 라고 알기 싫어도 알 수 밖에 없는 버스가 유유히 정체가 극심한 맨하탄 거리를 일부러 통과한다면, 장소를 어렴풋이 알던 사람도 알아보고 버스에 달려드는 그림을 따내는게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보통 SM에서 쓰는 이동 수단이라고 하면 ...

이 안에 과연 누가 들어있을까?



차량 내부가 보이지 않게 짙은 썬팅을 한 위풍당당 스타크레프트겠죠. 이유는 당연히 수많은 팬들로부터 소속 가수를 보호하기 위함일것입니다. (차량에 올라타려는 사생팬들을 막기 위한 최적의 디자인) SM이 굳이 한류 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는 뉴욕시에서 SM타운 래핑버스를 콘서트 기간 내내 탑승시키는 위험천만한 일을 벌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SM이 (심지어 국내도 아닌 타국에서) 소속가수들을 보호할 생각이 조금도 없는것이거나, SM이 특별히 보호하지 않아도 별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저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었던지요.


기사 인용 ( SM타운, 뉴욕 공연 좌석 매진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1110/h2011102206032384310.htm) 예매자 중 비아시아인 비중을 유난히 강조하는 것이 눈에 띈다. 과연 실제 예매자와 온 사람이 얼마나 일치했을지, 러닝타임 4시간 SM타운 소속가수가 바닥까지 탈탈 털어 모두 참가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기자는, 그리고 기사를 보는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콘서트 실황 중계를 보면 언제나 해당 가수의 노래가 나올 때 귀신같이 해당 가수의 노래를 따라부르거나 피켓을 들고 있는 장면을 잘도 따낸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따냈다는 것은 불과 1분만에 그들을 찾아냈다는 것인데 3천명이나 되는 공연장에서 이를 바로바로 찾아냈다는 것은 카메라 감독이 천리안을 갖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그 천리안은...아마 공연 기획 당시 각 가수 팬들에게 의도적으로 좌석을 배정한 좌석 배치표 따위가 아니었을까? 특정 가수 팬을 특정 좌석 구역에만 앉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왕왕 볼수 있는 풍경이니까...



SM에 소속되어 있는 가수 중 어떤 가수도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는 없습니다. 유럽 연방 전체를 통틀거나 단독국가에서는 그나마 중국에서 슈퍼주니어, 일본에서는 동방신기, 소녀시대 정도가 반응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이며 그 이외에는 어떤 국가에서도 단독 콘서트로 1천명단위의 관객을 단순 '방문'만으로 이끌어내기 힘들어 보일만큼 국지성 편차가 심한 것도 현실입니다. 따라서 SM은 항상 뭉쳐다니며 일본 공연때는 동방신기와 소녀시대가 다른 그룹들의 상대적으로 적은 인기를 보완해줘야만 하고, 유럽에서는 반대로 슈퍼주니어가 동방신기와 소녀시대를 보완해줘야 합니다. 그러나 외부적으로는 유럽에는 슈주 인기만큼 소녀시대나 동방신기가 똑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야만 하죠. 여기에 추가로 (아름답지 못한 동원 숫자 이빠진 관객)머릿수를 채우기 위한, 아니 해외에서도 우리한테 기어야 하는 건 변함없다는 것을 엄포하기 위한 군소 기획사들의 가수들이 필요한 정도일까요?

SM의 인기는 아직 SM가수 단독으로, 현지 공격적 마케팅이나 현지 네트워크를 낀 방송사, 교민 사회 수뇌부가 함께 협심하지 않으면 그나마 내세울 결과를 쥐어짜내기 어려운 수준임에 분명해 보입니다. SM이 이같은 활동으로 인해 얻게 될 유 무형적인 이득은 제법 쏠쏠하겠지만, 그것이 어떻게 보던 SM이 자사의 음악적 역량을 통한 'KPOP' (한국형 음악)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세계에 과시한 것과는 상당히 동떨어져보이네요. SM의 음악최우선주의의 말로가 결국 고집스러운 몽니로 종착을 맺는다는 점은 결코 저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도 마냥 유쾌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KPOP은 훌륭한 콘텐츠입니다. 언젠가 자연스럽게, 음악 그 자체로, 영상 그 자체로, 안무 그 자체로 굳이 우리가 애써 나가서 봐 달라고 애원하지 않아도 충분히 흘러나가게 될 것입니다. 일본의 JPOP과 애니메이션이 유럽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할때도 그랬으니까요. 지금 물이 들어온다고 노를 저어야한다고 노를 삿대처럼 쓰다가 노를 부러뜨려 떠내려가게 만들 이유도 없고 그 노를 반드시 특정 기업, 특정 방송사, 그리고 굳이 정부가 쥐고 이끌어야 할 이유도 권리도 없습니다. 그 배는 언젠가 전 세계 음악팬들의 싸닥션을 후려갈길 한국이 배출한 천재 아티스트들이 지금만이 아니라 먼 미래까지 계속 타고 나아가야 할 소중한 배입니다. 지금 당장 사기업, 방송사의 배를 불리기 위해 함부로 쓸 수 있는 배가 아니며 누구도 그럴 권리를 그들에게 준 적이 없습니다.

모쪼록 그 배에서 당장, 내려주세요.


당신들이 탈 수 있는 자격을 스스로 만들어낸다면
세계의 음악 팬들은 당신들이 애써 그 배를 빼앗아 타려는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기꺼이 당신들을 배에 태워 머리에 이고 뛰어줄 테니 말입니다.



공화국 연구소 - 아이돌 기획사 열전 을 마칩니다

- 끝 -
posted by RushAm 2011. 12. 4. 23:45
뭔가 잊을 만 하다 싶으면 잊지도 않고 또 오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오는 이벤트 방송이 있습니다. 다름아닌 KPOP의 세계화를 주창하며 약 3개월 주기로 벌어지는 KPOP콘서트가 그것인데요. 매번 할 때마다 방송을 타긴 하는데, 또 방송이 전파를 타는 시간은 어처구니없게도 시청율이 심하게 제한적인 심야시간대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콘서트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는데, 이번에는 또 뜬금없이 한 번도 플래시몹 시위 국가 소개에서 본 적이 없는 '호주'에 가서 공연을 했다고 합니다. 대체 기준이 뭔지도 모르겠고, 개최하는 이유도, 당위성도, 목적도 불분명한 KPOP 해외 투어 콘서트의 진실은 무엇인지 각 부분별로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류? KPOP?

이번 호주 공연에 나왔다는 그룹들을 살펴보면 동방신기, 샤이니, 소녀시대, 카라, 엠블랙, 시스타, 시크릿, 미쓰에이 씨앤블루, 비스트,2AM,포미닛, 엠블랙까지 총 12팀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라인업은 정말 엄밀히 말해서 '국내 정상급'은 맞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어랏'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라인업인데요. 인기 측면에서 뭔가 벨런스가 심하게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최근까지 가요계를 주목해왔던 분들이라면 누구나 받게 됩니다. 백번 양보해서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그룹들만 추렸다고 해도 과연 '호주'에서 인기있는 그룹들만 초청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니 에초에 호주에서 어떤 한류 그룹이 인기있는지 그 흔한 보도자료조차 돌지 않았던 나라인데...

이번 호주 공연의 라인업을 잘 살펴보면 SM이 SM타운을 꾸려서 나갔던 파리 공연을 제외한 파이팅 재팬 일본 오사카 공연이나 지난 뉴욕 공연 등 다른 공연에서 꾸렸던 라인업과 거의 일치합니다. 즉 어느 국가에서 어떤 가수가 인기있고, 어떤 가수가 현지 팬들에게 공연 요청을 받았는지, 사실상 그렇게 큰 관계가 없다는 것인데요. 이 공연은 이미 '신한류'혹은 'KPOP'열풍을 검증하기 위한 공연의 성격에서 이미 한참 벗어나있습니다. 미디어에서는 '전 세계'의 '다른 국적'을 가진 한류 팬들이 뭉쳐 공연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에 '못 이긴 척' 가서 공연해주고 오는 밑밥을 열심히 깔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실상은 그들이 어느 나라에서 누구의 공연을 요청하던, 큰 관계는 없다는 것이죠.

그럼 이 콘서트를 대체 왜 하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돌아오게 되는데요. 물론 당연히 그 콘서트를 원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호주에 한류 팬이 거의 없다거나 그 한류 팬들이 공연을 원하고 공연에 올 만큼의 열정은 없느냐면 그것도 아니거든요. 무슨 궤변인지 잘 모르시겠지만, 분명 호주에도 한류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 한류의 진폭이 단독공연은 고사하고 '합동공연'을 해도 될까말까한 수준인데다가 설령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다고 해도 '공연 비용' 등에서 적자가 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임에도 공연이 매번 강행되고 있다는 것은 TV에서 나오는 소수의 한류팬 이외에 '공연'을 원하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원했던 사람들은 누구?

지금까지 SM타운 콘서트를 포함해서 TV에 방영되었던 국가는 총 4곳 (프랑스 파리, 일본 오사카, 미국 뉴욕, 호주 시드니) 입니다. 얼핏 보면 각 대륙별 대표국가와 도시라는 상징성이 있어서는 합격점을 줄 수 있을만큼 이번 호주까지 포함해서 '유럽,아시아, 북미, 오세아니아 (남반구)'까지 모양새로는 '한류의 세계화'라는 구색에 결코 부족하지 않은 행보인데요. 그런데 사실 뻔질나게 뉴스에 나왔던 파리 공연 이외에 뉴욕이나, 오사카, 시드니의 경우 뉴스에서 이들 도시에서 한류 콘서트를 원한다는 현지 한류 팬들의 동정에 대해 보도된 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현지 분위기는 어떨지 몰라도, 지금 한국의 분위기는 예전 오사카나 뉴욕 때도 그랬지만 이번 호주 공연 방송 예고편에 대한 반응이 '와~ 기다렸는데 드디어 방송되는구나!' 가 아니라 '어, 거기도 갔었어?'라는 식이거든요.

원래 2000명쯤 되는데 날씨가 궂어서 300명밖에 못왔지만 그래도 와달라는 호주 학생들의 시위 모습...


  왜 이런 모순된 행보가 벌어지는지에 대한 이유는 의외로 꽤나 사정이 복잡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콘서트는 언론에 보도되는 것처럼 현지 한류팬이 간절히 원해서 만들어진 이벤트가 아니기 때문이죠. 그들 이외에도, 아니 그들보다 더 많이 이 콘서트를 원했던 사람들이 많았고, 이들의 이해관계가 상충되어 공연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냈다고 보는 편이 현명합니다. 그리고 그 중에 이 공연을 가장 많이 원했을 쪽은 두말할것도 없이 'SM엔터테인먼트'죠.

지난 SM엔터테인먼트편 부록에서 설명드렸던 것처럼 SM타운 파리 콘서트는 그 준비 비용이나 운영 면에서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을 드렸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적자 실적이 만일 실존한다면 해외 진출 전략으로 주가 상승을 꾀하는 SM으로서는 향후 실적 발표에 있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수밖에 없을 것이기에 아무리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라는 설명을 한다고 한들 투자자들을 납득시키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아무튼 이들은 해외에 나가서 그냥 '적자'만 보고 오는 모양새를 남겨서는 곤란했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밝히기는 힘든, 하지만 훌륭히 그 적자를 만회할 수 있는 어떤 수익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미 공연은 1회성이고 그 공연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이미 적자가 확정된 상황에서 무슨 수익 활동이 있을 수 있을까요? 바로 이 부분에서 이 공연을 원하는 또 다른 한 쪽 '교민사회'가 드러납니다.

사실 한인사회 수뇌부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다민족국가에서 자신들의 사회적 영향력 강화다. 해당 국가에서 한국 교민들이 갖는 위상이 높아지면, 그들 개개인의 경제 활동이 보다 수월해지며 흔히 말하는 인종 차별로 인한 불이익도 줄일 수 있게 되니까, 그렇기 때문에 다소 부패하고 무능할지언정 교민사회 자체가 무너질 경우 벌어질 더 큰 불이익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이들은 스스로 교민 사회의 부조리를 알면서도 묵인하며 점점 그들만의 스크럽을 짜는 쇄국형 조직이 되어버렸고, 이로 인해 교민사회는 점점 교민의 권리 향상에 노력하기보다는 일부 수뇌부들의 이익과 권력 유지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던 것이다.


  미국 뉴욕, 일본 오사카, 호주 시드니는 세계 각지에 퍼져있는 한국계 교민 사회 중 가장 정치화되어있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도시들입니다. 정치화되어있다는 것은 그만큼 결속력을 최우선시하며, 외부 세력에 베타적이라는 것인데요. 이들 사회에 가장 필요한 건 두말할것도 없이 자신들의 교민 사회에서 지금의 수뇌부가 계속 변함없는 지지를 얻는 것입니다. 교민 사회의 수뇌부는 공식적인 정치 단체가 아니기때문에 임기도 없고 법적인 제제를 가할수가 없지만, 교민들이 이 사회에서 당하는 불이익으로 인해 집단 행동에 나서게 되면 교민사회는 무너지게 되고 가장 큰 타격을 보는 것은 그동안 가만히 앉아서 떵떵거리며 살 수 있었던 교민사회 수뇌부가 될 것은 두말할것도 없겠죠. 이들은 마치 베를루스코니의 미디어 장악때 벌인 것처럼 가능한 자신들의 부정을 감추기 위해 정기적으로 대한민국의 최정상급 가수들을 현지로 초청하는 공연을 꽤 오래전부터 벌여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책들이 최근 젊은 이민 3세들을 중심으로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되는데요. 이들 세대는 특별히 한인사회에 무언가를 기대하기보다는 다른 민족 속에서 자유롭게 경쟁하는 데에 더 익숙해져 있는 세대이기때문에, 최근 베이비붐 은퇴로 기득권 확장에 있어 한계에 부딛히게 되는 한인사회로서는 젊은층의 한인사회 합류 외면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그런 그들에게 최근 부각되는 세계적인 한류 열풍이라는 키워드는 대단히 매력적인 요소였음에 분명했는데요. 이들은 작금의 KPOP열풍을 통해 젊은층이 교민사회가 자신들의 사회활동과 민족적 권리 향상을 통해 결국 이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합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빠지면 안될 함정은 'KPOP'이 젊은층에게 끼치는 영향은 단지 '교민'들의 '문화 콘텐츠 소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교민사회가 젊은층에게 제시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데요. 한마디로 KPOP은 이미 세계화되어가고 있고, 그 KPOP은 분명 우리 한인 사회가 다른 민족 사회 대비 우월한 지위를 확보해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KPOP으로 인해 한국을 알고 한국 이미지가 각인되어서 가장 이득을 볼 사람들은 대한민국 본토에 있는 우리가 아니라 결국 현지 교민들이라는 것을 그들은 교민 사회를 이탈하는 젊은 층에게 호소하게 되죠. 실제로 젊은층은 자기 주변에서 점차 한국인, 동양인이 아닌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듣고 흥얼거리는 것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그 사람들이 KPOP콘서트를 통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결코 향후 사회생활에 있어 불이익이 될 리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사실 많이 부족합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다양한 언론과 시각, 그리고 정말 냉정하게 피부로 와닿는 분위기를 직접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단지 KPOP콘서트를 유치하는 것만으로 젊은층의 생각을 교민사회로 끌어오기 힘들다는 것을 교민사회는 직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는 이 공연을 원하는 또 하나의 '이익집단'이 공생관계로 가세하게 되는데요. 바로 '방송사'입니다.

서울-오사카 뮤직 오브 하트 2011 파이팅 재팬 - SBS

사실 방송사는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빵빵 터진다고 한들 그 반사효과로 낼 수 있는 이익 자체가 미미합니다. 그 한류 스타들이 방송사 소속도 아닐 뿐더러 에초 지적한대로 실질적인 수익 자체가 나지 않고 있는 지금의 KPOP열풍에서 젓가락조차 올리지 못한 방송사가 얻는 이익이 미진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겠죠. 그러나 방송사는 정말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한류를 메인 뉴스에 올리고, 또 적극적으로 이를 국민들에게 홍보합니다. 그것도 KBS1 같은 공영방송에서 시사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 형식처럼 공신력을 가질 만한 포멧을 통해 제작하는 열성을 보이면서까지 말이죠. 대체 왜들 이렇게 열심히인걸까요?


최근 KBS는 그 덩치를 꾸준히 불려 이제는 전 세계 보도 및 방송 공급 네트워크를 휘어잡는 한 축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독점 체계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존재가 생겼는데요. 다름아닌 SBS와 MBC 같은 민영방송의 약진입니다. 특히 SBS의 경우 자체 보도 및 콘텐츠 공급을 위한 국제적인 공급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제법 오랫동안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왔는데요. 당연하겠지만, 어떤 기업이든 세계 진출에 있어 가장 큰 교두보로 삼아야 할 곳이 바로 '교민사회'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지금의 위치에 있기까지 전세계 각지의 교민 사회가 소화해준 '초동 물량'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것처럼 말이죠.

뉴욕 코리아 페스티벌 - KBS


  이미 KBS가 그 뿌리를 박고 있을 교민사회에서 후발주자인 SBS나 MBC는 정말 적극적으로 교민 사회와 밀착할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KBS가 마냥 앉아서 기득권을 뺏기지는 않겠죠. 실제 흐름은 KBS가 한발 앞서 교민사회가 원하는 신한류 열풍에 대해 바람을 잡아놓는 방송을 여러차례 띄워 분위기를 고조시킨 뒤, SBS나 MBC가 자체 보도 방송, 즉 뉴스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장난스럽지 않고 진지한 공신력을 갖춘 포멧) 이를 각인시키는 구조입니다. 당연하겠지만, 방송사들의 이런 진지한 방송 태도는 현지 교민 사회는 물론 합류를 거부하고 있는 젊은층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요. 교민 사회가 말하는 백마디보다 한국 메이저 방송사들의 방송 하나가 훨씬 큰 간증이 됨은 두말할필요가 없습니다. 결국 한류의 파워로 국가브랜드가 상승하고 그로 인해 교민사회의 입지가 넓어지고 결국 낙수효과로 교민사회에 소속된 사람들의 혜택이 많아진다는 이 논리는 그 실체가 진짜던 허구던 간에 이 방송사의 참여라는 의미 자체만으로 인증샷의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는 것이죠.


  방송사는 이렇게 교민 사회의 세 확장에 협조하는 대신 자신들이 교민 사회에 디딜 수 있는 교두보를 하나 더 놓을 수 있는 권리 따위를 갖게 될 것입니다. 방송사는 현지 보도채널 및 자회사를 설립하여 자사 콘텐츠의 해외 판매 교두보를 세우거나 보도 특파원 파견 및 정보 확보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이익을 거두어야만 하고 이를 위해 교민사회가 닦아놓은 위치를 점하는 편이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 여러모로 훨씬 싸게 먹힌다는 것을 방송사는 잘 알기 때문이죠. 

2011K-POP 뮤직페스티벌 IN SYDNEY - MBC


 여기에 마지막으로 숟가락을 얹는 쪽은 바로 KOCCA 한국 콘텐츠진흥원이라는 국가소속 기관입니다. 이들은 사실 어떤 이익관계 없이 뒤늦게 숟가락만 들이밀고 있는 형국이다보니, 교민사회, KPOP기획사, 방송사가 짜고 있는 탄탄한 상호 공생 관계의 틈바구니에서 곁다리만 잡고 있는 형태입니다. 때문에 주로 KBS와 함께 별도의 공생관계를 구축하는 형태인데요. 주로 하는 일은 현지 콘텐츠 바이더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KBS의 현지 방송 네트워크 채널을 알리고, 이를 홍보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이런 활동은 고스란히 국회의 KPOP 특위예산 등에 반영됩니다. 정계는 KPOP열풍에 한몫했다는 명분을 얻어서 좋고, KBS는 국가권력을 통해 자사 채널 방어, KOCCA는 양쪽의 이득을 위한 하수인 역할을 하면서 예산을 공급받는 단순하면서도 가장 정치적인 공생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죠.

최근 KOCCA JAPAN의 대표적인 업적(?)인 뮤직뱅크 도쿄공개방송


  그리고 KPOP을 만드는 기획사들은 본질적으로는 자사가 '해외'진출을 했다는 '실리적인 명분'을 얻기 위해 감행할수밖에 없었던 손해를 이들로 인해서 매울수가 있습니다. 교민사회의 지원, 방송사와의 협력 등을 통해서 그럴듯한 컨소시엄을 구축하게 되면 단독 투자에 대한 적자가 아닌 컨소시엄을 통한 무한 공동 책임 형태로 전환되기 때문에 자사의 실적 발표에 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즉 실적 발표에 구멍을 내지 않으면서도 대외적인 이슈를 확실히 만들어 낼 수 있는 뒤끝없는 주가부양책이 만들어질 수 있고, 여기에 현지 교민사회의 지원과 방송사들의 어시스트라는 덤까지...어찌보면 이 상호관계에서 가장 실리를 챙기는 갑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두말없이 기획사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下 편에서는 SM이야기로 돌아와서 왜 SM이 한류 콘서트에서 항상 마지막 메인 무대를 차지하는 것인지, 왜 항상 다른 그룹과 합동 공연을 하는 것인지, 실제 인기는 어느정도인지, 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지 못하는지, 화면에 비추어지는 관객 분포의 비밀 등에 대해 연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얘기 아직 안끝났어요.


posted by RushAm 2011. 11. 28. 17:08
오늘 문득 정신이 홀린 것처럼, 시계를 꺼내들었다.


시계는 움직이지 않았다.
원래 전기 많이 먹는 시계였으니까, 한동안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베터리를 직접 갈아본 적이 있었기에 직접 갈아볼 요량으로 시계줄을 뜯었다.


시계를 맞추는 휠 부분에 곰팡이가 슬어있었다.
잠깐 돌려보니 시계가 맞춰지지 않았다. 기껏해야 5분 남짓 움직일뿐이다.

시계는 1시에 맞춰져 있었다.


시계용 베터리를 사러 마트에 갔다.
생각해보니, 난 시계 고칠 수 있는 작은 드라이버도 없었다.

그런데 난 이 시계가 어느정도 크기의 베터리가 들어가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기억했던 적도 있었는데...

확인하려면 뜯어서 꺼낼수밖에 없다.
그런데 드라이버는 포장되어있다.

할 수 없이 베터리를 사러 전자상품점에 갔었다.
그정도로 작은 베터리는 팔지 않는단다.


한마디로 내가 이 시계를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누군가가 내게 말해줬다.
'옆건물에 시계 고치는 곳이 있으니까 가보세요.'


그러나 내 시계를 고쳐줄 것 같은 가게는 보이지 않았다.
명품만을 고쳐줄 것 같은 수입시계수리전문점만이 보일 뿐...

시간은 12시 50분,
10분 안에 고치지 않으면 다시 24시간 아니,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용기를 내어 그 가게에 들어갔다.
꽤나 내공있어보이는 여성이 내 눈을 바라보며 나를 맞아주었다...

'저어~'
'네!'
'....시계 수리 되나요?'
'물론이죠^ㅇ^'


난 비싸보이는 시계들이 전시되어있는 유리 진열장 위에
조금은 위축된듯이 내 시계를 꺼내보였다.

예상대로 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
난 역시 이런 시계는 취급하지 않는건가? 라며 지례 겁먹었드랬다.

'이 시계...돌아갔던건가요"
'물론이죠, 잘 돌아갔..던 것 같습니다.


그녀는 망설임없이 시계를 받아들고는 나사를 풀기 위해 장비를 꺼내기 시작했다.

'아이고, 이거 안쪽까지 녹이 슬어버린 것 같은데, 나사가 헛돌면 어쩌지, 플라스틱이라 좀...'

잠시 집중해서 나사를 풀어보던 그녀는 조금 반응이 있는지 금새 반색했다.

'풀릴 것 같아요, 이거로 잠깐 들어내면 열릴거에요'

아래쪽 캡이 조금 젖혀지며 시계 안쪽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한다.

'완전히 열리진 않네요, 잠깐 도와주시겠어요?'

그녀는 덮개를 젖히면서 나에게 시계 드라이버를 건네고는 얼른 해보라는 눈빛을 보낸다.
나는 녹이 슬어버린 나사가 부러지지 않게 가능한 정성껏 드라이버를 돌렸다.

두 사람이 시계 하나에 달려들고 있으니, 시계 나사가 마침내 움직이는 것 같았다.

'빠지네요 ^ㅇ^'

그녀의 얼굴이 밝아졌다.

...

그런데 좀처럼 빠지지 않는 나사 하나가 아직 덮개를 단단히 잡고 속을 보여주지 않으려한다.

'일단 덮개를 옆으로 돌려서 안을 봐야겠어요'

그 나사는 자신이 빠지는 대신 시계의 안을 내보이는 쪽을 택했다.


'아~ 정말 심하네, 안쪽까지 녹이 완전히 슬었어, 베터리 갈아도 이거 돌아갈까 모르겠네,'

그런 말들을 중얼거리며 그녀는 끼워져있던 베터리를 빼낸다,
잠시 살펴보더니 서랍에서 같은 사이즈의 새로운 베터리를 꺼내 포장을 뜯는다.
돌아가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수리비 못받는거 아닐까? 하는 표정인걸까? 그녀의 표정이 사뭇 심각하다.


'아, 돌아가네요 ^ㅇ^'

시계가...돌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이 바빠졌다.

그런데 그녀는 풀린 3개의 나사를 다시 박는 대신  철판을 붙들고 있는
나머지 나사 한 개를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애쓰는게 아닌가?

'저기... 그냥 돌려서 다시 닫으시면 안될까요?'
'아~ 그게 여길 좀 보시겠어요?'

그 나사 윗쪽으로 가느다란 검은 실 같은 것이 보였다.

'이게 신경쓰여서...'

그러고는 다시 빼내는 데에 열중이다.

'저기~ 제가 한번 해볼께요, 아까처럼'
'네 그게 좋겠네요'

아까처럼 그녀는 덮개를 젖히고 나는 나사를 돌리기 시작했다.
나사는 조금 움직일 듯 하더니 이내 제자리다. 만만치않다.

'잠시만요, 이쪽을 들어볼게요'

내가 돌리는 쪽 가까이있는 덮개를 다시 젖힌다.
한결 돌아가는 듯 하더니 쑤욱~ 뽑혀나온다.



열렸다...



그녀는 검은 끈을 들어보인다

'이게 시계 안으로 들어오는 물 같은 걸 어느정도 막아줘야 했어요'

자세히 보니 안빠지던 나사쪽 부분이 끊어져있었다.
그녀는 말을 이었다

'아 이래서 안쪽까지 녹이 슬었구나'

고무는 끊어져 이미 모양을 잃었다, 그런 고무를 그녀는 열심히 맞추려 애썼다
그러던 중 한 마디를 던졌다.

'제 자리에 있어야 할 것이 없으면 이렇게 상처를 입게 되요'

...

얼추 고무가 맞춰진 모양이다. 그녀는 만족한 얼굴을 하며 덮개를 덮는다.
아까 빼놓았던 녹슨 나사를 다시 집어드는 것을 본 나는 그녀를 만류했다.

'이 나사들 혹시 같은 사이즈로 새 거는 없나요'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물론 있어요, 하지만 여기에는 이 나사만 맞을거에요, 쇠가 아니라 플라스틱이라 한번 패인 홈은 다른 나사가 들어갈 수 없거든요, 맞는 듯 하지만 아주 미세하게 달라요.'

그녀는 결국 몇 번의 시행착오끝에 원래 나사를 단단히 조여서 덮개를 덮는데 성공한다.
그리고는 시계가 돌아가는지 확인하려 시계를 보더니 갸우뚱한다.

'이거 (시각을) 어떻게 보는 거죠?'

내 시계는 일반적인 바늘시계도 전자시계도 아닌 조금 특이한 편이다

'아 이게 분이고 이게 시, 이게 초에요'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이 시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알아볼 수 있는 거네요.'
'그 사람만 알아볼 수 있으면 그걸로 된 거죠 ^ㅇ^'

....

시계는 정각 12시 55분에 고쳐졌다.
난 재빨리 시계를 5분 전으로 돌렸다. 5분 전까지는 확실히 돌아갔으니까.

12시 55분을 가리키며
시계는 언제나처럼 수줍게 돌고 있었다.

...

그녀는 내게 시계를 건넸고 이윽고 가게문을 나서는 나에게 계속 말했다.

'이 시계는 베터리를 많이 먹어요, 녹도 잘 슬수밖에 없고요,
항상 차고 계세요. 물이 묻지 않게 소중히!'

'항상 돌아가던 시계는 고장나지 않아요'
'돌아가지 않을 때 얼른 눈치채고 베터리를 갈아줘야 해요'


'그러면 오래 오래 시계는 잘 돌고 있을 거에요'





시계를 고쳤다.
이젠 처박아두는 일 없이 오래 오래 내 곁에 두고
이 녀석이 잘 돌아가는지를 꼭 살펴야겠다.



후회없이 언제까지고, 곁에 있어주길 바라며...
posted by RushAm 2011. 11. 21. 17:22
증권가에서는 아주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 엔터테인먼트주를 추천항목에 넣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급등을 하더라도 사유가 대부분 불명인 경우가 많고, 급락에 있어서도 이유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엔터테인먼트업계는 단지 자금 흐름의 압박이나, 실적 발표처럼 흔한 경제 기준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일들이 많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설명하기 힘든 일들은 대부분 '악재'라는 점도 엔터주를 꺼리게 만드는 원인이 되죠. 아울러 당연하겠지만 급등 사유 역시 대부분 테마에 의한 묻지마 급등이 대부분이니까요.


여기에서 말하는 악재란 잘 아시는 그대로'스캔들'입니다. 기획사의 자산은 유동자금이 아니라 인적자원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됩니다만, 그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은 다소 포괄적이긴 해도 대부분 '스캔들' 이 한가지로 수렴되기 마련이니까요. 기획사는 당연하겠지만 자산(소속인물)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게 하기 위해 이 스캔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어떻게 육성하는 것 못지 않게 매우 중요합니다. 기획사는 상장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여론에 자신의 소속 가수들을 '상장'시켜놓은것과 다름이 없는 입장이니까요. 마치 기업이 주가관리를 하듯, 끊임없이 호재 이슈 뻐꾸기를 날리거나, 악재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등 진정한 의미의 매니지먼트 역량이야말로 진정 기획사의 능력과 성향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치부가 아닐까 합니다.

중 편에서 언급했듯 YG는 연습생의 육성에 있어 무엇보다 자유로운 자율적 창조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데에 가장 심혈을 많이 기울입니다. 다른 기획사들이 군무를 맞추고 보컬연습을 시키는 데에 전력투구를 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YG는 기본기는 각자 개개인의 자율적인 연습에 맡긴 채 취향도 성향도 제각각인 맴버들이 하나의 그룹으로 짜여졌을 때 맴버 모두가 각자 역할과 개성을 폭발시킬 수 있는 (순서가 아닌 대중에게 고른 노출이 가능한) 방법을 연구하고 이를 맞춰나가는 데에 보다 골몰합니다. 연습생들은 이렇게 한발 물러나있는 YG를 뒤로 하고 YG가 던져준 미션을 홀로 혹은 조를 이루어 풀어낼 준비를 하게 되죠 누군가는 작곡을 할 것이고, 누군가는 그 컨셉에 맞는 의상 스타일을 골몰할것이며, 누군가는 안무, 누군가는 랩과 보컬을 가다듬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크게는 YG패밀리, 작게는 처음 기획했던 그 그룹에 합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죠.



YG가 이들을 특정 기준에 옭아매지 않는 이유는 이미 옭아맬 필요가 없을 만큼 편중된 장르에 흥미와 재능을 가진 연습생만을 뽑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노력을 따로 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 첫번째이고, 그만큼 세분화시켜 선발한 연습생이니만큼 가지고 있는 재능과 감각에 대한 가치를 회사의 자산가치와 동일시할만큼 소중히어기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모인 연습생이 모두 이와 같은 YG의 생각을 알아주고 원하는 방향으로 따라갈리가 없습니다, 더구나 저항의 상징과도 같은 흑인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주로 모여있다는 YG의 연습생들이라면 더욱 그렇겠죠. 자신의 음악에 대한 아이덴티티가 손상되지 않는다는 점은 큰 자산임과 동시에, 엄청난 수의 개성이 서로 부딪히는 데에서 오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야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강한 장악력을 주입시켜 새뇌된 연습생들이라 할지라도 질풍노도의 시기에 모인 만큼 원치 않은 방향으로 엇나가는 것을 막을 수 없는데, 하물며 개성을 중시하는 기획사의 콧대 높은 자들이 통제가 될 수 있었을까요? 어딜 가나 한창 다른 길로 새기 쉬운 싱승생숭 마인드의 10대 후반 아이들은 컨트롤이 어렵기 마련입니다. YG의 문제는 이런 분위기가 연습생에서 머물지 않고 메이저에 데뷰한 이후에까지 이어진다는 점이죠. 굳이 과거를 너무 깊게 파지 않아도 올해에만 이미 두 건이 표면화되었을 만큼 새삼스러운 일도 아닙니다.

전직 빵셔터와 일진의 만남...


주목할만한 점은 예전부터 최근까지 이에 대응하는 YG의 대응 방법입니다. YG는 지금까지의 크고 작은 소속가수들의 스캔들 대처에 있어 단 한번도 '맴버 탈퇴'를 사건발생 불과 3일만에 결정해버리거나 '그룹 해체'라는 강수를 둔 적이 단 한번도 없음은 물론 공식 성명을 통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해당 소속 가수를 적극적으로 변호하고 보호하려는 무리수를 두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여론의 비난이 해당 가수가 아닌 그 가수를 비호하는 YG의 도덕적인 문제 쪽으로 격화되는 흐름이 매번 반복되면서 YG 회사 전체의 이미지 손상이 우려되는 사태가 수차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이러한 YG의 스캔들 대응 기조는 변함이 없이 더욱 공고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당시 YG전체가 다 무너질것처럼 여론이 매번 격화되더라도 결국 YG는 소속가수를 건져내는데에 매번 성공해왔으며 그로 인한 기획사 자체적인 이미지 손상도 장기적으로는 체감하기 힘들었다는 점입니다. 모 가수가 대마초를 피우거나 표절 시비가 붙거나, 심지어는 과실 치사 형사 입건의 위기가 닥치는, 누가 봐도 기획사가 감싸다간 공멸할 것이 자명해보이는 일에 있어서도 다소 무모하리만큼 YG는 '무조건 보호'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인데요. YG는 이로 인해 수많은 투자자들에게 비관적인 평가와 음악 소비자들 사이에서 조직적인 안티가 생겨나는 것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지금도 YG는 방송국과 트러블이 가장 많은 기획사이며, 그와 함께 인터넷상에서 소속가수가 실력 외적인 부분으로 가장 많은 비판과 조롱을 당하는 기획사가 되고 있으니까요. 물론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얕은 안티 백만보다 깊은 안티 열명이 훨씬 강력하다는 것은 업계 정설입니다.

그런데 왜 이들은 이렇게 다소 무모할정도로 소속 가수를 감싸고 도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일부러 드러내는 의도적인 사정과 드러내서는 안되는 사정이 있습니다. YG는 외부에서 작곡가와 프로듀서를 영입하더라 할지라도 그 본류에 있어서는 반드시 자사의 아티스트 육성 정책을 최우선시하는데요. 초창기 perry와 1TYM의 Teddy부터 시작된 이 아티스트 라인은 현재 G드래곤으로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이 라인은 YG에서 억만금을 주더라도 낙오시킬 수 없고 다른 기획사에 빼앗길 수 없는 절대전력이 됩니다. 이들은 어떻게 보면 현재의 YG가 가진 대중적 위상보다 훨씬 위에 있으며 이들이 YG에서 이탈한다는 것은 YG의 종가 라인이 무너지는 것과 진배없기 때문이죠. 문제는 이들의 위상이 이처럼 높다보니 이들 그리고 이들이 소속한 그룹의 스캔들 위험성을 컨트롤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고스란히 해당 맴버가 리더를 맡고 있는 그룹의 체계와 맴버들의 아이덴티티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죠. 리더가 대세가 되면 맴버들 역시 뒷목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인지상정이니까요.

모든 아이돌을 통틀어, G드래곤만큼 개인 활동에 있어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 아이돌은 없다. 그는 언제든 YG의 작곡가 유닛을 활용해 자신의 이름을 건 음악을 소속그룹과 관계없는 활동에 쓸 수 있고, 솔로 활동의 위상을 가질 수 있다. 이처럼 성장이 지속되고 개인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YG입장에서는 이들을 붙잡을 자금적 여유가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레이블이나 기획사이기 이전에 이익집단일수밖에 없을 YG로서는 이런 성장을 마냥 지켜볼수만은 없지 않겠는가



SM은 소속 가수들의 가치가 커지면 항상 불공정 계약 분쟁이 일어나고, JYP는 처음부터 제왕적인 조직관리를 통해 압박을 넣어 반항자를 쳐내는 식이라는 점을 볼 때 YG는 일면 굉장히 신사적이고 말 그대로 가족적이며 소속가수의 미래지향적인 부분까지 속속 챙겨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모두 사실입니다. 3대 기획사 중 계약 분쟁이 가장 덜 한 곳도 아이돌 활동 종료 후 재취업율(?)이 가장 높은 부분도, 연공체계가 계파와 직책의 구분 없이 아우른다는 점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YG에서 직책이나 수익배분으로 받는 댓가가 그들의 실력과 가치를 시장 기준에 대입하여 정비례하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합니다. YG의 회사 규모는 그들의 능력에 맞는 댓가를 지불하기에는 한참 모자라기 때문이죠.

Teddy같은 실력있는 작곡가가 YG전속으로 다른 곳에는 거의 음악을 주지 않고, YG 소속 가수에만 곡을 주고 있는 가운데 과연 YG소속 가수의 곡을 전속 공급하는 Teddy와 거의 모든 아이돌 그룹에게 곡을 자유롭게 주고 있는 용감한 형제 중 어느 쪽이 수입이 더 많을까요? Teddy역시 얼마든지 독립 레이블을 내는 것으로 자신의 창작 에너지가 충만한 이 시기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존재할텐데, 정말 자신을 키워준 YG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 전속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사실은 사뭇 이해가 힘듭니다. 어쩌면 YG는 SM이나 JYP와는 조금 다른 의미의 생존 방법으로 지금까지 이 권모술수의 연예계를 살아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죠. 굳이 표면적으로 치부를 드러내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을 말입니다.

YG의 아티스트 종가 라인의 피해자라면 피해자일수도 있을 '용감한 형제' 그가 YG에 입사한 뒤 불과 2년만에 YG를 박차고 나와 독립 레이블로 시작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그가 YG에 입사하고 2년간 활동했다는 건 방송에서 수도 없이 방송되었지만 그가 YG에서 그의 이름을 붙여 내놓은 곡이 무엇인지는 단 한번도 소개되지 않았다. 그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던 것은 독립 레이블 시절부터였다는 사실만이 이런 의문을 대신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흑인 음악 전문 레이블이라는 점은 매우 특화되었지만, 그 특화된 만큼 소화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적이라는 양날이 있습니다. 다시말해 지금 YG의 소속되어있는 가수들은 이적 자체를 생각할수가 없습니다. 이미 YG가 최상의 환경과 조건을 제공해주고 있고 그들의 전략은 자신들의 음악적 한계를 불식시키는 한편 대중화를 보다 극대화시킬 수 있는 최고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노하우와 능력적인 부분에 걸맞을만큼 금전적 위상이 뒷받침될 필요는 없습니다. 굳이 불공정계약으로 옭아매지 않아도 YG출신 가수는 YG를 나가는 직후 그가 포텐셜을 얼마나 남겨뒀던지간에 내리막길을 걸을수밖에 없거든요. 정말 연장을 가리지 않는 최고급 종가라인이 아닌 이상 일개 보컬리스트정도의 레벨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나가지 않더라도 가치가 커지게 되면 어떨까요? 물론 다른 곳보다는 훨씬 많지만 약간 상식선에서 부족한 수준의 금전적 댓가가 지급된다면 아무래도 불만은 서서히 내재될수밖에 없을것입니다. 그렇다고 YG가 돈이 넘쳐나는데 이들에게 만족할만큼 주지 않는 건 아닌 듯한데요. 회사 자금 사정에 비해 이들의 가치가 너무 커졌다, 그런데 그들이 YG의 장기적인 근간을 뒤흔들 시스템의 핵심 종가라인 혹은 그 종가라인을 탄 그룹의 맴버다. 라고 한다면 그들에게 빚을 내서라도 가치를 보전해주는 정공법 이외에도 몇 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이들의 가치가 너무 높아지지 않게 하기 위한 '내부적인 조율'입니다.

YG의 스캔들은 그 사건의 무게에 비해 이상하리만큼 초반에는 너무 과하게 터지고, 나중에는 너무 시금털털하게 마무리되는 패턴이 반복된다. YG가 가진 지금까지의 노하우을 통해 충분히 일이 커지기 전에 덮어서 감출 수 있을 것 같은데도 매번 초반 대응에 보란듯이 실패하는 점도 그렇지만...


기획사는 아이돌의 포텐셜을 굳이 제한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포텐셜이란 바로 '대중'의 구매력과 직결되므로, 반드시 실력과 수익이 직결되는 업계가 아닌만큼 대중들에게 이들이 가진 실력을 바닥에 붙은 국물까지 훑어서 극대화시켜야 하는 것이 기획사로서는 당연한 것이죠. 그런데 YG는 사실 이렇게까지 대박을 내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있어 아이돌 그룹은 그들의 음악 인생 제 1막일 뿐 반드시 절정을 이루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니까요. 따라서 이들은 한번 대중에게 폭발시킨 인지도를 애써 정상급으로 유지키시려 들지 않고 오히려 극도로 이미지를 아끼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 흔한 버라이어티 출연같은 외부적 활동도 가능한 줄이려 노력하죠. 그리고 이들이 슈퍼스타가 된 이후에도 특별히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 사생활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물론 아티스트적인 창의성을 보호하기 위해서일수도 있습니다만 YG에게 있어서 '적당히 커버가 가능한 고만고만한 수준'의 스캔들은 필요악이기 때문이 더 큽니다.

스캔들이 나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안티가 대량 양산됩니다. 이렇듯 이미지가 한번 손상이 되어버리면 그 후 해당 맴버가 어떤 결과로 그 스캔들을 빠져나오던지 간에 YG이외의 기획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X파일의 등급은 당연히 최하급으로 치닫게 되죠. 소심한 기획사들은 이들을 영입리스트에서 단박에 지워버리게 되고, YG는 이들을 즉시 감싸며 보호합니다. 그리고 사건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원만하게 종결짓죠. 스캔들이 항상 나쁜 결과를 내는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리만큼 YG발 스캔들은 조용히 잘도 묻히곤 합니다. 망각 속도도 빠르고요. 마치 이 스캔들이 YG스스로 예견할 수 있었던 것처럼 ...

정상 직전에서 미끌어지는 것을 반복하는 만큼 나락에 떨어졌다가 올라오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반복하게 되는 YG의 소속가수들 (특히 종가라인들)은 처음에 YG를 선택했을때의 환경, 즉 다른 선택권이 없었던 그 조건 그대로 YG에 뼈를 묻을 수 밖에 없는 시스템에 옭아들어가게 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자랑하는 메인 라인을 지켜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방편이며, 그들의 조건도 업계 수준에 비하면 결코 섭섭한 수준은 아니겠습니다만, 가치 지불에 있어 그것을 감당할 수준이 되지 못한다는 건 분명하니까요.

가요프로그램 1위에 의미를 두지 않는 대중은 많지 않다. 그러나 YG는 굳이 순위산정시스템에 돈을 들여가면서까지 순위를 높이려들지 않는다.


K리그 구단이 호날두를 영입할 방법이라는 우스개가 한때 인터넷을 달군 적이 있습니다만, 다소 과장을 섞자면 YG가 회사 크기를 더 키우지 않으면서도 지금의 훌륭한 맴버 라인을 구축할 수 있는 이유가 만일 그 우스개에서 나온 이유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 어떨까요? YG도 마냥 이들을 비금전적인 부분으로 다스리기 힘들었는지 최근 직권주식상장을 신청 통과시키면서 이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안겨다 줄 준비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만, 그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으리라고는 속단하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YG가 지금까지 기획사로서 실력있는 뮤지션들을 키워내고 그들을 안착시켰던 시스템이 금전적인 보상으로 바뀌면서 YG의 근간이 뿌리뽑힐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지금 당장은 만족스럽게 수익배분으로 훈훈한 결과를 이끌어내겠지만 YG에서 지금의 라인이 모두 현역 은퇴하게 되는 5년후 10년 후는 어떨까요? 과연 지금과 같은 YG의 독창적이고 완벽한 음악 생산 시스템을 그때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그때도 스캔들에 대처하는 방법이 무조건 제식구 감싸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볼 일이지만, 과연 YG의 주식상장이 YG의 소속 가수들, 작곡가들, 임원진, 그리고 그들을 지지하는 수많은 팬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모쪼록 이로 인한 말 못할 피해자가 늘지 않는 YG의 미래를 간절히 기대해보겠습니다


YG엔터테인먼트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그대가 작곡가로서 아무런 명성이 없이 실력만으로 YG에서 인정받았다면 아주 좋은 기회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분간 당신은 세상에서 지워질 각오를 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어디까지나 종가라인을 보조할 크루로서 활동할 수 있을 뿐, 당신이 전면에 나올 확율은 높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당신이 주류에서 통할 수 있는 가능성과 실력을 키우고 실험할 수 있는 데에 있어서는 최상의 환경이라 생각합니다. 경우에 따라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아티스트형 아이돌을 꿈꾸는 분이라면 잘 찾아오시긴 하셨습니다,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으셨겠죠. 다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은 나중에 가서도 그렇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꼭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SM 출신이나 JYP출신은 다른 기획사에서 쌍수를 벌리고 환영해주겠지만, YG출신은 다릅니다. 본인도 환영받지 못할뿐더러 아무리 대우를 잘 해준다한들 본인에게는 푸대접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을것입니다. YG에 뼈를 묻을 각오로 덤비시는 게 좋습니다.

아 참! 뼈를 묻을 각오로 덤빈다고 해서 반드시 잘 풀리지는 않는다는 건 알아두세요. 동세대에 이미 낙점된 종가 라인이 있다면, 당신은 경력 대부분을 서자(庶子)로 보내게 될지도 모릅니다.






공화국 연구소 - 아이돌 기획사 열전 : YG엔터테인먼트편을 마칩니다.
posted by RushAm 2011. 11. 4. 23:19
YG의 신인발굴 시스템은 늘상 있는 공개 오디션도 있고, 우편으로 보내는 체계같은 자잘한 것들을 제외한다면 일면 타 기획사와 별다른 차이를 느끼기 힘듭니다, 사실 신인발굴이라는게 기획사가 '어떤' 인재를 뽑겠다고 생각하고 있어도 결국 '지원자'가 가장 많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일원화될수밖에 없거든요. 지금 대학 선발 방식이 끊임없는 개혁을 요구당하고 있지만 수능은 아직 큰 비중으로 계속되고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그 시험에서 자신의 능력을 100% 보여줄 수 있는 건 분명 아니지만,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반강제로 이 제도를 선택당하고 있으니 대학들도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의 인재상을 생뚱맞은 수능 성적으로 판단할 방법을 연구해야만 하니까요.


지금의 아이돌 오디션 시스템 역시 매우 전근대적이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를 기본으로 인식하고 준비하고 있으니 기획사 입장에서도 좀 다른 시스템을 요구하기 어려워지는 것이죠. 당장의 오디션 참가자가 급감해버릴수도 있고, 참가를 하더라도 제대로 숙지를 못한 채 아까운 인재를 날릴 수도 있으니까요. 각 기획사들은 춤 잘추고 노래 잘하는 것을 겨루는 지금의 오디션 시스템과는 이미 몇 광년쯤 차원이 다른 능력을 변별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지만, 지금 시스템이 이러니까 그 속에서 아주 작은 확율로 능력을 판단할 방법을 연구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YG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아무리 실력 위주라고 한들, 아이돌 지망생들이 으례 그렇듯 '되는 곳으로 가자'라는 주의로 유력 기획사를 돌아가며 찔러보는 식이기때문에, 입맛에 맞는 선발을 하기까지의 어려움은 다른 기획사와 별반 차이가 없는데요. 다만 이들의 가질 수 있는 유리함이 있다면 역시 '장르'가 철저하게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장르 소화 능력'을 중점적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흑인음악을 해야함에 있어 가져야 하는 '박자감' 같은 것을 '춤'이나 '노래'를 하는 지망생들의 모습에서 단순 가창력이나 춤 실력 대신 뜯어보게 된다는 것인데요. 이런 이유로 다른 기획사에서 '병역 문제'를 케어하기 위해 뽑는 '재미교포'들이 YG에서는 가진 능력의 비교우위를 이유로 선발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음악 소화력에 덧붙여 '그룹으로서의 역할 분담'이 가능한지의 여부 역시 함께 살펴보게 되는데요. 그냥 맴버 전원이 '안녕하세요 노래와 랩을 맡고 있는 아무갭니다' 라고 소개하는 일이 없게끔 나누기 힘든 현대음악의 담당 파트를 한번 더 세분화시키게 됩니다. 예를 들면 '그룹 내' 의상 담당, 안무 담당, 보컬 담당, 랩 담당 , 작곡, 프로듀스를 담당하는 맴버를 한 그룹에 포함시키는 식인데요. 이는 미국 흑인음악 그룹의 'DJ'개념과 흡사한것으로, 현대음악이 밴드음악과 달리 맴버들 개개인의 아이덴티티를 발휘하기 힘들다는 점을 착안, 그룹의 역할을 메인프로듀스 즉 원래 기획사가 다 해주던 부분을 스스로 해결하게 만드는 자생력을 갖추게 만드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YG FAMILY

1TYM (이하 원타임) 의 데뷰는 이런 YG의 그룹 기획 정책이 십분 반영된 첫 작품으로서의 의미가 있었습니다만, 사실 기획이 너무 훌륭해도 문제가 되는것이 이들을 아무리 능력 위주로 재배치시켰다고 해도 첫 데뷰무대의 부담감, 실전 경험 부족, 아직 완숙하지 않은 음악성 등 불안요소가 많았기 때문에 기획이 아무리 완벽한들 인간이 하는 일에 절대적인 성공을 점친다는 건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처음부터 이들을 대중에게 '휙' 던져버리고 '자 해봐!' 라는 식의 데뷰가 아닌 조금 특별한 형태의 데뷰를 준비하게 되는데요. 다름아닌 프로젝트 파일럿 그룹 'M.F FAMILY'가 그것입니다.

정규 앨범에 당당히 참가하는 기회를 연습생이 갖는다는 건 당시 기준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호사


이미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지누션의 검증된 곡과 서포트, 그럴듯한 수준의 연출까지 모든 게 갖춰진 채로 이들의 실전 소화 능력을 위해 '완성된 데뷰'가 아닌 불완전한 데뷰를 경험해보는 것이죠. 국내 시스템상 인정받기 힘든 이른바 '마이너 데뷰'라는 것인데, 이런 파일럿 시스템에서 드러난 이런 저런 부분들을 감안, 맴버 중 공식적으로 3명이 제외된 4인조로 팀이 재편성됩니다. 물론 이 재편성에는 '각자의 능력'과 역할 분담이 고려되었음은 말할 필요가 없겠죠. 당시에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어서 인지하기 어려웠겠지만 말입니다.

M.F FAMILY라는 기이한 형태의 프로젝트 그룹 방식은 이후 YG의 독자적인 인재 육성 커리큘럼으로 남았는데요. 연습생에게 공식적으로 '실전' 무대를 겪게 함으로서 무대에 대한 담력이나 감각을 키우게끔 하고, 신인이라서 어쩔 수 없는 무대매너의 미숙함은 YG의 주력 그룹이 매워줌으로서 부담없이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아주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이는 YG FAMILY라고 명명되는 연례 프로젝트 그룹으로 완성되었으며 당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YG에서 메이저 데뷰를 이루어낸 거의 모든 그룹은 YG FAMILY 활동을 거치고 있을 정도로 정착화되었습니다. 마냥 데뷰때까지 이미지 소모를 막기 위해 꽁꽁 감춰두거나, 기껏해야 일부 우수 연습생의 백댄서 정도의 데뷰가 고작인 다른 아이돌 기획사에 비하면 연습생들의 무대에 대한 갈증이 훨씬 덜할뿐더러 급작스런 메이저 데뷰에 대한 부담감을 완화시킨다는 점에서 대단히 고무적인 정책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죠.


YG의 육성 프로젝트는 단지 아이돌 그룹의 무대 감각을 끌어올리는데에 그치지 않고 이들이 아이돌을 은퇴했을 경우에 걸맞도록 데뷰 이후에도 그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는데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1TYM은 앞서 설명드린 패밀리 크루 데뷰 시스템을 거쳤음은 물론 은퇴 이후에 이들이 음악성을 키워 상품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2차 육성까지 시도된 거의 최초의 그룹이었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단지 노래와 춤과 랩을 잘하는 것, 그 스킬을 전수하는 차원을 넘어, 의상 담당, 작곡 담당, 프로듀스 담당, 안무 담당 등 극한으로 쪼개다못해 제작의 영역까지 자급자족이 가능한 자생적 아이돌 1세대를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그들의 의상, 안무, 프로듀스, 작곡 등은 당시 SM이나 DSP의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곡이나 안무에 비견해도 뒤지지 않을 수준을 보여주며 '실력파 아이돌'의 가능성의 첫 발을 내딛습니다.

1TYM의 맴버 육성 가운데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바로 HOT 5집을 통해 '절대실패'의 불문율을 만들어낸 금기중의 금기 '싱어송라이터 아이돌'을 표방하기 위해 육성했던 Teddy의 작곡/프로듀스 육성일 것입니다. 1TYM은 1집부터 이미 앨범 내에 '공동작곡'이라는 형태로 Perry와 함께 Teddy를 공동작곡자로 올려놓는 방식으로 '실력파 아이돌'임을 어필했었는데요. Perry의 버프가 어느 정도 있었는지 1TYM의 곡은 1집부터 큰 빈틈 없이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좋은 반응을 얻어냅니다. 그런데 당시는 아무래도 '1세대 아이돌'의 세대이다보니 이제 막 데뷰한 신인그룹이라고는 보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곡 완성도를 보여주는 1TYM을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음악 팬들은 많지 않았는데요. 바로 '공동작곡'이 단지 '이름'만 올려놓은 것에 불과한게 아니냐는 '실력파 아이돌'의 실력 검증 논란이 그것입니다. 립싱크로 대표되는 아이돌이 대세였던 당시 음악시장 상황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과겠지요

공동작곡이라는 것 자체가 생소했던 부분도 있습니다만, 이는 SM이 당시 HOT를 통해 시전한 '무리수' (악보도 못보는 아이돌에서 불과 1년만에 수록곡 전곡의 작사작곡 프로듀스까지 해낸 실력파 아이돌로 변신)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돌이라고 하면 작곡 실력은 고사하고 보컬이나 제대로 낼 수 있는지조차 기대하기 힘든 그룹들이 넘쳐났기에 자연스럽게 생길 수 밖에 없었던 편견이었죠. 이는 '자립형 아이돌'을 표방했던 YG로서도 완전히 해결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많은 훈련과 창작 연습이 필요한 작곡 전반을 맡기보다는 멜로디를 만드는 창작 감각이나 센스를 찾아가는데에 육성에 초점을 맞춰나갑니다. 물론 곡을 완성시킬수 있는 스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Perry가 커버하는 식으로 말이죠.

쾌지나 칭칭!!


음악팬들은 바로 이 부분을 들어 Teddy가 공동작곡자에 이름을 올리는 것에 강한 반감을 나타내게 됩니다. 작곡의 참여 정도가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았고, 곡의 완성도가 너무 좋다보니 아무래도 Perry에 전적으로 의지함에도 싱어송라이터 실력파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꼼수를 쓰고 있다는 비판이 있게 되는데요. 왠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한 이야기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시나요? 이 당시 Teddy에게 쏟아지던 작곡 실력에 대한 비판은 지금 YG의 대표 보이 아이돌 '빅뱅'에서 작곡과 프로듀스를 맡고 있는 G드래곤이 데뷰 최근까지 듣고 있는 비판과 닮아있습니다. G드래곤 역시 빅뱅 활동이나 솔로 활동에서 싱어송라이터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나가는 와중에 대부분의 자작곡이 Teddy와의 공동작곡이었음이 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으니까요

불과 5년 전에 Perry에 의존도가 크다며 이미지메이킹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Teddy가 이제는 Perry의 위치에서 G드래곤을 서포트하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지 않나요? Teddy는 비단 빅뱅뿐만 아니라 현재 2NE1을 비롯한 YG의 주력 아이돌 그룹들의 곡을 제작 프로듀스하고 있을 만큼 성장해있습니다. 한마디로 1TYM시절 Perry의 위치를 그가 대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고 그가 불과 5년만에 Perry의 실력이나 감각을 뛰어넘을 만큼 성장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지금에 와서 Teddy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감각이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순간이 온 것 뿐이니까요. 이처럼 YG는 기본적인 음악적 색깔은 유지하면서도 이전 현기획 당시의 실패로 배운 결과가 이런 음악적 내부 세대교체를 주기화시키게 된 원동력이 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Teddy의 음악은 Perry의 음악과 전혀 다른 색깔을 보여준다. 곡의 완성도 문제를 떠나서 음악을 만드는 감각의 차이는 개인차가 있고, 받아들이는 사람의 트랜드 흡수 능력에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으니까, 지금에 와서 Perry의 음악이 대중적으로 예전만큼의 인기를 끌 보장이 없는 것처럼 Teddy 역시 언젠가 음악계에서 그의 음악이 거부당할 때가 오게 되고, 그때가 오면 YG는 G드래곤이 지금의 Teddy 역할을 대체할 것을 기대할것이다. 양현석의 킵식스가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때 Perry가 그랬던것처럼...


YG의 자립형 아이돌 정책은 마치 톱니바퀴가 맞아들어가듯, 윗세대가 아랫세대를 받쳐주고 아랫세대는 윗세대를 목표로 자신의 성장에 주력하며 음악적 신선함을 유지해내가는 정책은 사실상 빈틈이 없었습니다. 결과와 역사가 말해주듯 YG는 매번 1등을 해내지는 못해지만 항상 3등 안에는 들어올 만한 강자로 자리매김했으니까요. 여기에는 '음악적 신선도'를 최우선시해왔던 YG의 정책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음은 두말할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감각을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다른 기획사들처럼 생활 전반을 옥죄는 식의 참견형 연습생 제도로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른 기획사들보다는 자유로움을 많이 보장해주는 (보장해줄수 밖에 없는) 분위기로 흐르게 되고, 바로 이 '음악적 신선도'를 위해 희생할수밖에 없었던 연습생 관리 정책이 결국 YG의 위기를 여러차례 경고했다는 점을 YG스스로도 알고 있었음에도 어떤 대책을 세우지 못한 채 방치하게 되는데요. 이게 결국 YG를 두고두고 괴롭힐 일련의 사건들이 터지는 단초가 되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역시 너무 완벽한것보다 빈틈이 있는 편이 나았을까요?



하 편에서 계속됩니다.
posted by RushAm 2011. 10. 21. 17:45

우리나라에서 흔히 '유력 기획사'로 꼽히는 기획사들의 이름을 나열해보면 기본적으로 ***엔터테인먼트라는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더 재미있는 건 쓰이게 되는 영어약자 혹은 한글이 대부분 대표이사, 혹은 핵심 실세의 이니셜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인데요. 물론 자신의 이름의 철자를 딴 기획사를 만드는 건 이 업계 종사자들이라면 한번쯤은 꿈꾸게 될 로망이긴 합니다만,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조금은 치열한 이바닥의 속사정이 숨어있습니다. 바로 '경영권 방어'가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이 그것인데요.


여러분도 잘 아시는것처럼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소속 아이돌이 이른바 '대세'가 되었을 경우 벌어들이는 수익이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거의 회사 시가총액을 잠식할만큼의 경제가치를 가지고 있는 아이돌이 나오는 것도 이제 드문 일은 아니니까요. 문제는 이들이 '이 정도'로 컸을 때의 입지입니다. 이미 회사를 먹여살리고 있는 이상 단순히 '노예'가 아닌 그 벌어들이는 만큼의 경영권을 직접적으로 요구하거나 혹은 별도로 외부 자금을 모아 자사주를 매입하여 회사 경영진을 뒤집어엎는 일도 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업계는 불공정 계약을 못박고, 재계약에서 경영권 참여를 최대한 배제시키는 것은 물론 재계약에 실패할 경우 그들의 가치를 최대한 떨어뜨리기 위해 방송출연 금지, 활동 제한 압력 등 온갖 수단과 조폭 수준의 끗발을 동원합니다. 여기에 자금력을 무기로 덤벼드는 수많은 신생세력들의 주식매입을 통한 회사 매수 움직임까지 견지해야하니 내우외환을 잠재우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골몰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죠. 이들 엔터테인먼트사가 모두 창립맴버 핵심인물의 이니셜을 따고 있는 것도 브랜드 가치를 이용한 경영권 방어의 일환인 것입니다. 박진영이 없는 JYP, 이수만이 없는 SM 상상이 가시나요?

제일 첫 편에서 언급했던 이른바 '서태지 계보' 중 그의 음악 세계를 그대로 발전시켜 계승한 세력으로 소개해드리게 될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어떻게 보면 경영권 방어에 가장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찌감치 상장을 통해 주식회사의 기틀을 잡은 SM이나 바지사장 체계로 전환시켜 경영권 침탈의 의미를 상쇄시킨 JYP와는 달리 YG는 아직도 흔한 음악 레이블 체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YG는 그런 체게를 지금까지도 유지시키는 와중에도 아직까지 소속가수의 계약 분쟁을 찾아보기 힘든 것은 물론, 경영권 문제에 있어서도 이사진 교체나 내부 승진에 있어 불협화음이 외부로 누출되지 않으며, 소속 가수의 스캔들에 있어서는 역으로 회사가 전면에 나서 케어해주는...지극히 '이 바닥'에서 보기 힘든 희귀한 사례들을 속속 만들어내고 있기도 합니다. 어째서 이런 기형적인 기획사가 대한민국에 탄생하게 되었는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죠

말해줘...

본 연구에서 이전에 다루었던 SM이나 JYP의 경우 초창기 데뷰시킨 아이돌들이 대부분 크게 성공을 거둔 반면 YG의 경우 양현석이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 후 야심차게 육성하여 발표한 첫 그룹 '킵식스'가 괜찮은 음악적 완성도와 식지 않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버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성공을 거두지 못한 채 사라지고 맙니다. 그 뒤 후속 그룹으로 발표한 지누션 역시 데뷰싱글 '가솔린'이 제목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2연패를 거두게 되는데요. 당시 이 두 그룹의 소속사 현기획 (YG의 전신)은 지금의 YG의 운영 체계와는 사뭇 달랐던 것 같습니다. 마치 JYP의 그것처럼 양현석 본인이 직접 기획, 제작, 작곡, 프로듀스까지 모든 것을 해결하는 형태였다고 전해지는데요.


당시 양현석의 제작 능력은 이미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부터 충분히 검증이 되어있었다는 점에서 JYP와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만, 문제는 그가 당시까지 은퇴한지 몇 년째 되어가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다소 정체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킵식스'의 경우 그가 서태지와 아이들 당시에 작곡했던 '이 밤이 깊어가지만' 같은 느낌의 곡들과 큰 색깔적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고, 지누션의 가솔린 역시 서태지와 아이들이 추구하던 힙합 스타일에서 크게 나아진 느낌이 없었거든요. 서태지와 아이들은 언제나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새로움을 추구했기 때문에 가치가 있었지만 그 자체만으로 완성도가 높다기보다는 '당대 최고'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그룹이었기 때문입니다. 차로 따지면 90년대 명차같은 느낌일까요?

이 '90년대 명차' 현기획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반전을 맞게 되는데, 바로 듀스의 이현도가 작곡하고 외부 가수 엄정화의 피쳐링 참여 (당시로서는 매우 드문 시도)한 가솔린 후속곡 '말해줘'의 메가톤급 히트입니다. 이전 가솔린 당시의 어두운 조명 속 '신비주의' 틱한 무대에서 밝은 조명과 편안한 옷차림, 그리고 가벼운 안무에 보컬의 피쳐링까지... 양현석이 추구하는 그런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스타일의 이 곡이 바로 대 성공을 거둔 것이죠. 이 곡으로 현기획은 일약 흑인음악 전문 레이블 YG엔터테인먼트로 재편되는 혁혁한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만, '전설'로 치부되는 양현석의 음악 세계가 음악계에서 거부당했다는 점은 대내외적으로 큰 충격이었습니다.

서태지보다 나이가 많았던 아이들...


주목할만한 점은 이 사건으로 인해 양현석이 자신의 음악적 자존심이 짓밟힌 상황에서 기획 능력에 대한 한계를 직감하고 제작 일선에서 영향력을 스스로 축소시켰다는 사실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외부 작곡가에 의해 엇나간 히트를 했을 때의 대처와는 사뭇 대조적인 부분인데요. 양현석 개인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혼자 모든 능력을 소화한다는 것, 특히 최신 트랜드를 읽어내고 그 트랜드를 반영하는 능력에 한계를 느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그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남긴 계보를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하는데요. 다름아닌 '음악의 분업화'입니다.

당시 가요계에서는 작곡의 경우 '작곡가의 개인 작품'으로서의 성향이 강했습니다. 그만큼 작곡이라는 영역은 굉장히 아이덴티티가 강할 수 밖에 없어서 분업이라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것으로 치부되곤 했는데요. 그런데 엄정화, 이현도, 지누션 이 서로다른 3개의 아이덴티티가 어루어진 '말해줘'는 그 짜임새에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곡 완성도와 시장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데에 성공했던 것이죠, 이는 지금까지 한국 가요계가 추구했던 흑인음악의 한계를 한단계 더 극복해냈고, 그 수혜는 입은 YG에 난세를 떠돌던 흑인음악의 인재들이 모이게 됩니다.

 특히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히트곡을 양산해오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perry의 영입은 '말해줘' 이후 달라진 YG의 상징과도 같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는 힙합 R&B전문 작곡가이면서 동시에 크루 작곡 시스템을 이해하고 크루 조직의 어떤 역할이든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프로듀서였습니다. 그런데 말해줘 이후 많은 수의 분업 시스템을 위한 인재를 모을 것으로 예상했던 YG는 perry 이후 이렇다할 외부 음악 제작 인재를 모으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신인 아이돌 발굴에 매진하는 정책으로 회귀하게 되는데요. 이처럼 연습생 인재 풀을 확대하는 데에는 YG의 이유있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말해줘 이후 현기획에서 재편된 YG는 창립 당시부터 '힙합 전문 레이블'을 표방하며. 말해줘 이후 지누션의 음악 색깔 역시 흑인음악 장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이후 YG에서 나온 수많은 그룹들 중 메인이벤터에 해당하는 그룹들의 음악 성향은 단 한번도 '외도'를 한 적이 없는 완벽한 흑인음악 전문 이미지를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이는 아이돌 연습생을 꿈꾸는 이들에게 상당히 큰 선택적 메리트를 제공하는데요. 바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정확히 골라서' 끝까지 책임지고 그 음악을 할 수 있도록 믿고 연습생 생활을 견딜 수 있다는 신뢰감이 그것입니다.

흑인 음악을 하고싶어서 들어온 연습생들은 연습생 기간동안 다른 음악에 휘둘리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게 되고, 지누션과 perry등 그 음악에 잔뼈가 굵을대로 굵은 훌륭한 멘토들이 이들을 키워내는 환경해서 그들은 가창력이나 댄스 실력뿐만 아니라 자신의 음악 성향을 새롭게 다듬어나가는 등 아티스트적인 역량까지 함께 배양시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게 되는 것이죠.

하고 싶은 음악, 그리고 그 음악만을 몇 년 이상 꾸준히 파고드는 집중력을 갖추게 되면 싫든좋든 그 음악을 소화하고 심지어 활용, 재생산하는 데에 있어 자립적이고 독보적인 능력을 갖추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퍼프대디, 넵튠스 등 미국 유명 흑인음악 프로듀서들이 추구하는 육성 방식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무결성이 검증되어 있는 상황이었고, 여기에 YG 전체적인 분위기가 이를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분위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단단해져왔던 것이죠.

양현석의 '음악적 자존심 폐기' 에서 시작된 이 극적인 변화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게 될지는 당시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웠습니다. 서태지와 듀스의 은퇴와 SM, DSP의 득세로 한동안 제한적인 완성도의 아이돌 음악의 음악시장 지배가 예견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이들의 육성 방식에서 탄생한 결과물이 시장에서 완성도만큼의 결과를 바라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조심스럽게 현기획이 아닌 YG사단의 첫 작품이 세상에 등장합니다. 어떤 결과를 낳게 될 지에 대한 긴장감과 환희 속에서...



中편에서 계속됩니다.

posted by RushAm 2011. 10. 15. 13:32

메이저 리그의 전설적인 홈런타자 베이브 루스, 그는 무려 현역시절 포함 50여년간 깨지지 않았던 통산홈런 기록과,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가지고 있던 그야말로 전설이었다. 그런데 그중 한시즌 최다홈런 기록이 1960년대에 혜성처럼 등장한 로져 메리스라는 선수에 의해 깨질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베이브 루스의 전설을 광신하던 사람들은 그 기록이 깨지는 것을 환호하지 않고 오히려 그가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것을 시기하며 베이브 루스가 활약했을 당시의 경기 수인 152경기와 똑같은 기준에서 로져 메리즈의 기록을 평가해야 한다는 억지논리를 펴며 그의 신기록 경신을 드러내놓고 반대했다. 이처럼 팬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신이 응원하고 믿는' 무언가보다 더 뛰어난 누군가가 나오는 걸 원치 않는다.



울랄라 세션의 프로 논란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출연자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어쩔 수 없이 출연자에 대한 팬덤이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이 팬덤은 필연적으로 팬덤의 대상과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동일시하기 때문에 피해의식에 따른 공격적인 행동 패턴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치자, 팬덤들이 그러는 거 하루이틀이겠느냔 말이다. 문제는 그 팬덤들의 초딩짓에 반응하는 일반 시청자들의 동요다. 아마도 이는 일반 시청자들이 '동일하게' 느끼고 있는 어떤 부분을 팬덤의 '허튼소리'가 아주 제대로 찌르고 들어간 모양인데, 모양새로는 정말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울랄라 세션의 프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은 울랄라 세션이 이전에 음반을 내고 프로 활동을 했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아마 홍대 같은 소극장 공연에도 섰을 것이란다, 이처럼 충분한 실전 트레이닝이 있었던 만큼 다른 아마추어들과 경쟁하는건 반칙이라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공화국 공식성명이므로 글이 길어지는 걸 원치 않기 때문에, 단지 글을 좀 짧게 마무리지으려는 목적으로 지금부터 그 논리를 펴는 사람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1. 울랄라 세션이 슈퍼스타K에 출연하기 직전까지 울랄라 세션이라는 그룹 이름을 들어봤는가?

2. 울랄라 세션이 냈다는 음반 인증샷을 직접 인증한 적이 있는가?
     (올리는 본인이 직접 얼굴 드러고 올린 인증샷을 말한다)


3. 프로 가수협회, 가수분과위원회에 정식으로 등록한 등록번호나
   무슨 무슨 정품인증 씰 같은 타진요틱한 인증이라도 해봤는가?

4. 이들이 슈퍼스타 K 이전에 공중파 가요프로그램은 고사하고
   CJ계열은 물론 변방 종교방송에라도 TV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는가?
   그리고 그걸 본방사수했던 사람이 있는가? 혹은 나왔는가?

  5. 울랄라 세션이 메인 이벤트 행사 무대는 고사하고 홍대 클럽 같은 곳에서 발견하고
     그들의 활동 모습을 찍은 인증샷을 들이댄 적이 있는가?


홍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들이 TV에 나와서 '우리 홍대에서 음악하고 있어요'라고 했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

  프로 가수는 프로복서처럼 따로 라이센스가 있지 않다. 왜냐하면 예술이란 누군가에 의해 그 가치를 재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신이 이 논란 전에 있었던 '프로 가수'라는 인증은 어떤 것이었을까? 필자는 대중문화는 '대중'이 인지하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프로가 된다고 생각한다. '마니아'들이 아닌 '대중'이 인지하는 것, 그리고 그들의 문화적 가치가 냉혹한 평가를 받기 시작하는 시기가 바로 프로다. 언더 음반 시장이 거의 붕괴 측면에 도달하고 있는 지금에 와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필자는 말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지금까지의 프로의 이미지와 울랄라 세션에게 들이대는 프로의 잣대는 모순되어있다고, 도대체 왜 이렇게 모순된 잣대를 들이밀면서까지 이런 짓을 하는지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

설령 울랄라 세션이 음반을 냈고 반칙도 했고, 소문대로 위암 4기도 거짓말이라고 다 드러난다고 해도 우리는 '문화 소비자'로서 매우 부끄러운 줄 알아야할것이다. 심사위원 대중들 모두 '프로'라고 의심할 정도로 시기할 만큼의 메이저급 실력을 가진 그 친구들을 우리는 아마추어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테니까, 실제로 그들이 음반까지 내고 프로가수처럼 활동을 하려 발버둥을 쳤다고 해도, 우리는 그들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그들의 몸짓과 율동에 눈길 한번 주지 않았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랬던 우리가 너무 부끄러워 이제는 이들을 인정하려고조차 하지 않고 있다.



대중이 울랄라 세션에게 '반칙'이라고 말하는 이면에는
내가 지금까지 프로라고 생각했던 가수들보다 훨씬 잘하는 친구들을
대중문화의 주인인 대중으로서 발견해내지 못했던 미안함과...

...한편으로는 그들이 지금까지 인정해왔던 프로의 기준을
이들이 깨버리고, 혹은 이들의 실력에도 프로라는 타이틀을 주지 않았던
대중들의 고집스러운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일로 부끄러워 해야 할 사람들은
울랄라 세션이 아니라

필자를 포함한 대중문화의 주인이라는
우리 모두일것이다.
posted by RushAm 2011. 9. 27. 05:23

초유의 정전사태가 왠지 울고 싶은 놈 뺨을 때린 듯한 기분이 든다. 생활이 어렵고 경제가 안나아지고 안좋은 뉴스는 그칠 줄 모르고 정부탓하는 목소리는 그치지 않는데, 때마침 정전이 되어주니 이 모든 화살이 다 '한전'으로 가버렸다. 국정감사에서 팩스 잘못보냈다거나 점심시간에 연락 안닿아서 보고 못받는 시시콜콜하고 도움안되는 질문들만 날려대세는 국회의원들도, 뉴스에 분개하며 고작 엘레베이터 한두시간 갇힌걸 가지고 '시체치우는 줄 알았다'며 호들갑떠는 국민들도 '너 잘 걸렸다'는 식으로 몰아붙인다.

2010년 국감 당시 모습 - 이때는 아무것도 발견 못하시던 분들이 이번 정전때는 입에 모터들을 다셨다.



그런데 사실 그런 시시콜콜한 실수를 제외한다면 한전은 사실 할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여름 비상 근무를 종료하고 발전소를 점검에 들어간 게 그렇게 큰 잘못이었던 것일까?,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핀트를 어긋냈지만 이건 전력 수요 예측 실수가 아니라 기상청의 '기온 변화 분포 예측 실수'가 맞다. 한국전력이 갑자기 9월 중순에 여름보다 낮기온이 더 올라가는것까지 예측할수 있게 기상학까지 복수전공이라도 해야한다는 말인가? 만약 기상청 예측을 무시하고 '가을에도 갑자기 더워질 수 있다'라며 발전기 안끄고 준비상 체제 유지했는데 '안 더웠다', 면 국감에서 더 까이는게 한전이다. 한전은 그래서 '기상청 발표'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만 한다. 비전공자가 나대는 것보다 '전문가'의 의견을 근거하는게 훨씬 나으니까...

기상청이 지난 6월 11일에 예측한 올여름 전력수요


기상청이 틀렸다. 그래서 갑자기 예비전력율이 바닥을 뚫을 기세다. 그런데 사람들이 하도 까다 보니 착각하는게 한전이 신생벤처기업 아마추어들이 운영하는 떨거지기업쯤으로 착각하거나 공기업의 태만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아주 낙인을 찍어버리는데, 당장 검색해봐도 공기업 중 국민 만족도 1위를 몇년 연속 차지했는지 까마득할정도로 건실한 공기업이 한전이라는 걸 이번 정전 사태로 모두 잊어버린 듯 하다. 그들은 이번 정전 이전까지 '단 한번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한데 말이다.


감이 잘 안온다면 옆나라 도쿄전력의 작태를 보라...


 한전은 아마추어 집단이 아니다. 물론 대응 시스템이야 구식일지 몰라도 그들은 이런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충분히 대응책을 마련했고, 예비전력 위기를 몇십년째 넘겨오며 노하우가 쌓인 베테랑 기업이다. 그런 구식 시스템 속에서 그들이 만들어놓은 자구책이 바로 '절감효과'가 확실한 산업용 전기를 컨트롤하자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가 싼 이유는 기업들 배 불려주려고 해놓은 게 아니라 이런 '비상사태'때 기업들이 그동안 저렴하게 전기를 쓰고 거기에 '협조 보조금'까지 받아가는 댓가로 '긴급 비상 전력 소비 감축'에 신속하게 협조할 것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정전사태 대응책 중 가장 쓸만했던 이 대책에 협조한 기업이나 관공서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애석하게도 한전은 이들 기업에게 엄청난 혜택을 주면서 협조를 약속받았음에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는 것이 이번 사태를 불러온 결정적 원인 되시겠다.. 


뼛속까지 감탄고토(甘呑苦吐)


그런데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결론은 따분해서 하품이 나올 고려짝 시츄에이션 'OECD중 제일 싸다'는 것과 '국민들이 너무 전기를 막쓴다'는 거라니 참 기가 막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전의 시스템이니 운영 방만이니 위기대처 부족이니 한전만 줄기차게 씹어대던 정부가 이제 정전이 '국민들이 방만해서 생긴 인재'란다. 국민들의 생활전기와 산업용 전기 비율이 넉넉잡더라도 4:6일텐데 어느 쪽을 줄여야 하는지가 문제가 아니라 위기때 어떻게 협조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 시스템을 정비해야 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데, 쿨타임이 되자마자 이걸 '요금 올릴 핑계'거리로 이용하는데에는 기가 찰 지경이다.


저 중에 우리나라보다 서민 실소득 낮은 국가가 있나?


국민들이 전기를 평소에 아낀다고 전력위기상황이 방지될리 없다는건 모르는 사람이 없다. 서민들 중 어느 누가 여름에 덥다고 전기를 막쓸 수 있겠는가. 지금도 서민들은 현 요금 체계에서 충분히 부담을 느끼고 전기를 가능한 절약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 더 절약하고 싶어도 더 쥐어짤 게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이들에게 전기료를 인상한다는 것은 그냥 마른 걸레 쥐어짜기 이상도 이하도 될 수 없다, 사실 전기를 낭비하고 있는 계층은 '전기 요금 몇천원 오르는걸 가렵지도 않게 생각하는' 고소득층일진데, 과연 그들이 전기료 20%올린다고 무서워 벌벌떨며 에어컨 온도를 올릴 리가 없다는 것에 500원을 건다. 물론 산업용 전기는 행여 기업님들이 삐져서 우리나라에 고용 투자 안하고 중국으로 튈까봐 무서워서 올릴 리가 없다는 것에도 천원쯤 걸 수 있다.


이번 한전 사태는 이번 정부의 친기업주의가 얼마만큼 도를 넘었는지를 잘 시사해주고 있다. 한전이 왜 그들에게 '혜택'이란 혜택은 다 주면서도 비상사태때 전력 감축 요구를 당당하게 말하지 못했을까? 만일 정전 10분여를 남기고 나온 한전의 요청이 씨알이 먹혔다면 과연 이번 정전 사태가 일어났을까? 기업들은 왜 한전에게 혜택을 받으면서 위기상황에 대한 요청을 시원하게 쌩까고 입을 싹 닦아버리는 '지들이 늘 하던 짓거리'를 하면서도 가책없이 당당할 수 있었던 것일까? 기업들에 의해 정부 직속 공기업이 국가비상사태 때 기업이 참가를 안하는 초유의 '군사재판급' 사태를 두고 정부는 기업들에게 왜 안지켰냐고 다그치기는 커녕 기업들이 행여 이번 정전으로 피해나 보지 않았을까 굽어살피기 여념이 없는 이유가 뭘까? 언론은 왜 이번 사태의 원인을 '기업들이 비상사태에 제대로 참가하지 않았다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키지 않는 것일까? 그보다 왜 정부가 삽질하고 기상청이 병신짓한데다 한전 정책까지 시원하게 생까주신 기업들이 벌인 일을 왜 아무 짓도 안하고 피해만 주구장창 본 아무 죄없는 서민 호주머니를 터는 것으로 끝을 맺으려 드는 것인가? 이 정부가 정말 '정부'라고 불릴 자격이나 있는건가? 


이런 나라에는 정부랑 기업만 남기고 국민들이 다 떠나는 게 옮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요즘이다.
posted by RushAm 2011. 9. 13. 03:15

한류가 난리입니다. 처음에는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아리송해하던 사람들도 속속 실물 증거들이 나오자 '오오!'하며 간증을 해버리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고, 실제로도 꽤 실물 자체는 굳건해보이기도 하는데요. 그들은 한결같이 지금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언젠가는 세계 최대의 음반 시장인 미국을 석권하겠다며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미국을 부르짖었던 JYP와 최근 대세를 몰아 미국 진출을 타진하는 SM이 대표적인데요. 완전히 상반된 길을 통해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이들 두 회사 중 과연 어느 쪽이 얼마나 미국에 다가서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JYP의 전략은 생각보다 매우 명쾌합니다. 미국에서 팔리는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미국인이 듣는 정서가 있고 그 정서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팝문화'에 기반하며 그 시기 한국에 있는 누구보다 그들의 음악을 많이 들었고, 연구했던 박진영 자신이 미국 진출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음악은 철저하게 미국 색깔에 맞춰나가게 되는데요. JYP의 미국 진출은 임정희, 비, 원더걸스 등으로 대표될 수 있는데 이 중 원더걸스는 아직 현재진행형으로 결론을 유보할 수 있지만 임정희와 비의 경우는 확실한 실패 사례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데요. 미국팝 키드라고 자부하는 적임자에게 무엇이 부족해서 이런 결과를 초래했던 것일까요?

빌보드를 매주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미국의 음악 유행이라는게 생각보다 꽤 변화무쌍한 편입니다. 첫 주에 복고바람이 불었다가 그 다음주에 갑자기 댄스팝이 핫100 1위를 먹고 전주 1위는 보이지도 않는 현상이 벌어지는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닌거죠. 이게 이른바 '주류'라고 불리는 빌보드계의 트랜드인데, 이런 주류는 대부분 '세터'와 '리더' 즉 그 트랜드를 만들고 이끌 수 있는 권력을 가진 기획사나 레이블들이 독식하게 됩니다. 주식시장에서 워런 버핏이 투자하는 종목이 오르는것처럼 그들이 어떤 장르를 띄우겠다고 선언하면 업계 판도가 그 장르 위주로 재편되는 것이죠. 당연히 미래를 '아는'것보다 미래를 '만드는'쪽이 훨씬 성공할 가능성이 높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이 분...


그리고 이 트랜드를 만들고 이끄는 리더들 뒤에는 언제나 그 트랜드를 '완벽히' 소화하여 시장의 파이를 키우면서 그 키워진 파이를 먹는 세력 이른바 '대세'들이 있게 됩니다. 이 대세들은 트랜드 정보를 누구보다 가장 먼저 캐치하여 다른 경쟁자들보다 더 빠른 시점에서 제작에 착수, 가장 완벽한 시기에 가장 완벽한 작품을 내놓는 역할을 하게 되는거죠. 이들 역시 성공 가능성이 높고, 돈을 많이 벌게 됩니다. 이들은 주로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을 유력 아티스트들에게 공급하는 공급책 역할도 겸하게 되는데요. A급 팝스타들이 받는 곡들의 장르가 대체적으로 천편일률성을 띄는 것도 바로 여기에 이유가 있습니다.


굳이 예를 들자면 이 분 정도...


그리고 그들의 뒤를 쫒아 한발 늦은 타이밍에서 떨어지는 고물을 받아먹는 중간세력층이 존재하고, 그들이 먹다 떨어뜨린 먼지를 쓸어담는 하층세력이 존재하는데요. 중간세력이 시작된 시점을 1단계로 봤을 때 하층세력까지 각 단계별로 최소 10단계 이상은 형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런 복잡한 먹이사슬이 왜 가능한지는 두말할필요도 없이 시장이 너무 크기 때문이죠. 우리나라 음반 시장이 아무리 커도 미국 하류 5단계 정도의 떡고물이 최대치라고 하니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2위 일본 역시 잘나가던 때에나 겨우 주류 끝자락 정도를 노려볼만 한 수준이었지, 지금은 중간층 2단계 정도에도 못미치는 수준인거죠.

이렇듯 미국 음반 시장에서 메이저라고 할 수 있는 주류 라인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실력은 기본이고, 시장에 대한 이해와 정보전에도 강해야 하며, 결정적으로 운까지 따라줘야만 합니다. JYP는 바로 이 주류 라인에 합류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인데요. 이 라인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정해져있는 만큼 진입 장벽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에 있습니다. 질량보존의 법칙과도 같이 메이저 라인이 먹고 남은 떡고물은 언제나 한정되어 있고, 그 한정된 시장을 나눠먹는 트리구조가 되어있다면 이미 수익지출 구조가 바늘하나 들어가기 힘들 만큼 꽉 짜여져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죠. 세터, 리더, 대세, 중간세력, 하층 할것없이 어느 하나 '새로운' 도전자를 받아들일 상황이 못됩니다. 떡고물이 10이 떨어진다면 그 아래에 있는 세력은 2만으로 케파가 딱 맞춰져 있는 회사 5개가 있는 생태계인데, 만일 여기에 새로운 회사가 끼어들게 된다면 그 회사가 2 이상을 먹던 1도 못먹던간에 원래 있던 회사들은 2에 맞춰져 있는 케파를 수정할 틈도 없이 궤멸하게 되니 저항이 심해질수밖에 없는 것이죠., 특히 미국에서는 제 3세계 음악이라고 하는 (이 부분은 아래에 따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한국계 프로듀서가 이 라인에 끼어든다는 것은 인종, 민족적 보수성에 따른 시장 저항까지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을 초래하게 됩니다.

이리 치이고, 저리 밟히고...


이런 구조에서 살아남으려면 당연하겠지만, 지극히 불필요한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새로 끼어들기 위해서는 그 계층에 있는 다른 회사들의 이해를 구해야 하니까요. 수익보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라인 전체가 등을 돌리지 않도록 많은 로비를 벌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유력 작곡가와 친분을 쌓아야 하고, 적어도 트랜드 세터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중간세력 2단계 정도의 든든한 백은 필수로 있어야만 하죠. 위에서 내려다보는 눈이 아니면 '하류세력' 중 곧 도태될 세력이 어느쪽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고, 그들의 도움이 없이는 도태되는 타이밍에 맞춰 진입하려는 수많은 진입 경쟁자들보다 더 빠른 타이밍에 침투해야 하는 시간싸움에 이길 수 없기 떄문입니다.

원더걸스가 HOT 100위 최초 진입에 눈물짓는 이유, HOT100진입이 쾌거라며 JYP가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인터뷰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 아동복 매장에서 1달러에 팔렸다는 사건은 선뜻 와 닿지 않지만 나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비록 1달러에 팔리는 하류라인이지만 '메이저'에 진입했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죠. 이들은 이 라인에 진입한 이상 적어도 그 라인의 그 계층에서만큼은 지속적으로 JYP의 아이돌이나 아티스트를 메이저 본류에 올려놓을 전용 포트를 만들어놓은 셈이 된 것입니다. 물론 그 이상의 라인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또다시 많은 투자 혹은 운이 따라주어야만 하겠지만 적어도 '단계적인 발전 가능성', 그리고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좋아할만한 '안정적인 대세 라인'에 소속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대기업 사원보다 9급 공무원이 대접받는 세상에서 볼 수 있는 당연한 이치인 것이죠.



문제는 이들이 반드시 착실하게 '윗 단계'로 올라갈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데에 있습니다. 말씀드렸지만, 어디까지나 이 트리구조에서 하위층은 케파를 맞출 수 있는 최소한의 수익만을 나눠먹는 구조이기 때문에 외부적인 자금 유입 없이는 과감한 투자를 통한 성장이 어렵다는 것인데요. 외부 자금의 유입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외환관리법과, 미국의 연방법을 동시에 준수해야하기때문에 세금 부담도 그만큼 많아지며, 현지 노하우가 없는 만큼 다른 기업들에 비해 배 이상의 지출을 야기하게 됩니다. 과연 이런 자금력을 지속적으로 받쳐줄 수 있을 만한 자금동원력이 유지될지가 미지수라는 점을 우선 들 수 있겠고요.

두 번째로는 이들의 트랜드 체이스 능력이 과연 미국 본토에서 활동중인 기획사들에 견줄 수 있거나 비교우위를 보일 수 있을 정도의 경쟁력이 있느냐는 점입니다. 대세의 정보 속도전이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본류에서 JYP가 가질 수 있는 위치, 즉 대세와 독창성의 벨런스를 얼마나 맞출 수 있느냐가 불투명하다는 약점이 작용하게 되는 것이죠. 언어의 장벽은 물론이고 타지인이 가지게 될 어쩔 수 없는 불리함에 대응하는 JYP의 대응은 애석하게도 '유행을 타지 않는 복고'라는 키워드였던 모양입니다. 이걸로 어떻게든 핫100을 맞춘 것은 칭찬받을만한 부분입니다만, 이후 국내 팬들에게 알려진 원더걸스의 활동 모습은 국내 팬들에게는 거부감이 느껴질만큼 현지화된 전략을 취하게 되죠.



사실 제일 큰 문제는 바로 지나치게 미국 라인을 지키려고 노력한 나머지 '국내 시장을 거의 포기'하다시피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다소 안좋은 모습 중 하나가 내수에서 돈을 벌어 해외마케팅에 쓰는 라인인데, 사실 이게 제대로 국내에 회수만 된다면야 딱히 욕할 부분은 아니거든요. 그러나 JYP는 미국 진출에 올인, 그것도 미국 내수 중에서도 하류쪽 컨셉을 맞추려 들다보니 미국 빌보드 1위권 가수들도 국내에서 히트하기 어려운 판국에 이들의 달라진 모습을 신선하게 받아들여줄 준비가 될 리 만무했습니다. 결국 JYP는 내수에서의 활동을 포기한 댓가로 매 활동마다 거의 밑빠진독에 물붓는 식의 투자를 할 수 밖에 없고, 끝이 안보이는 미국 시장 공략의 이같은 출혈 행보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SM은 JYP와 완전히 정 반대의 노선을 취합니다. 필자의 지난 글 '대한민국 걸그룹 - 일본의 로리문화가 침투했다고?' 에서도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만, SM의 전략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에는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이죠. JYP처럼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미국 시장에 '도전'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반드시 '조금이라도'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는 한 엉덩이를 떼지 않는 묵직한 대기업의 행보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일 수 있겠죠.

메이저 기획사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정도를 걸을 것으로 보신다면 큰 오산입니다. SM은 국내 활동에 있어서도 실질적 구매층과 객단가가 높은 계층만을 집중적으로 빨아먹는 소수정예 정책을 취하기 때문이죠. 이런 행보는 해외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매니아층의 실구매력이 높기도 하고, SM이 표면적으로 유럽 내 인기의 증거라고 주장하는 유투브 조회수, 광장에서의 플래시몹, K팝 동호회 등을 우리나라에서 서브컬쳐 인터넷 문화가 대중문화에 끼치는 영향이 어느정도인지를 비교해본다면 이해가 쉽게 되실 텐데요.


언제부터인가 걸그룹팬들이 오덕스러워졌다, 아니 그들이 오덕을 필요로 하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왜 SM이 매니아 계층의 시장성에 주목하고 그들의 공략에 주력하느냐면, 그들의 활동은 굉장히 가시적으로 잘 드러나고 수치적으로도 굉장히 낙관적인 수치를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어떤 경제연구소에서도 어떤 제품을 그 제품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을 한정해서 여론을 분석하지는 않겠죠. 당연히 전국민,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보편적인 선호도를 조사하기 마련입니다. 당연하겠지만, 그 제품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을 한정해서 마케팅 전략을 짜는 것은, 소들에게 파리채가 필요하니까 모든 동물은 파리채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판단한 일화와 다르지 않게 되갰죠.

이런 매니아층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것은 SM에게 있어 커다란 두 가지 메리트를 제공해주는데요. 하나는 이들의 활동이 가시적이기때문에 그로 인한 전시 치적을 과시할 근거를 제공해주는 것이 첫번째이고 두번째는 앞서 걸그룹 컬럼에서도 밝혔던 것처럼 '소수정예'식 확실한 고정 수익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음반 판매량이 다른 가수들에 비해서 적지만 그 음반 가격을 높게 책정하거나 음반에 어떤 특전을 넣어서 1장 뿐만이 아니라 많게는 4~5장 정도를 살 수 밖에 없는 전략은 이미 잘 알려진 대로겠죠.


이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사실 SM이 늘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을 정복했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이면에는 한국보다 더한 아시아권의 '돈 안되는 치적성 성과'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SM엔터테인먼트의 2011년 1/4분기 매출 분포를 보면 총 매출 200여억원 중 150억원 가량을 국내에서, 나머지 50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고 나와있는데요. 그 50억원 중 40억원 가량을 일본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 중 일본과 국내를 제외한 12억 인구의 중국과 동아시아 전역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고작 10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이는 우리나라에 일본 문화가 본격적으로 개방되었던 2000년대 초반의 일본 애니메이션의 DVD, 일본 음반의 정식 수입 판매량과 비견될 정도로 처참한 수준인데요. 이는 SM이 얼마나 '소수정예'의 구매에 지독하게 의지하는지, 그리고 그들의 도의적인 '무상 문화 활동'에 지나치게 묵인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나쁘게만 말할 것도 아닐 것이 사실 SM이 노리고 있는 유럽이나 미국의 틈새 시장은 의외로 굉장히 가능성이 풍부한 편입니다. JYP가 미국을 직접적으로, 그것도 메이저 라인만을 노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그들은 독립리그에서 '확실히 돈을 챙기는' 스타일인것이죠. 한국을 제외한 동아시아권, 남미, 유럽 미국 모두 사실 '아시아 문화'를 즐기는 매니아층은 예전부터 매우 꾸준히 '고정 시장'을 형성하고 있었고, 그 시장을 지금까지는 거의 90%이상을 '일본 JPOP'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만, 최근 몇 년간 일본 시장에 불어닥친 어떤 '심각한 변화'로 인해 음반 시장에 새로운 투자와 신인 발굴에 정체가 벌어지고, 밀리언 스타들이 예전만 못한 기량을 보여주는 부진 속에 해외 시장에서 팬층이 급격히 빠져나가는 대안으로 KPOP이 선택받게 된 것이죠.


다만 이 문화가 미국이나 유럽이라고 해서 메이저로 당당하게 인정받는 것은 아닙니다. 아시아 문화에 심취하는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오덕' 취급 이상을 받기 어려울 만큼 뭔가 '당당하게 드러내기 어려운 취향'인 것만은 분명하고, 이들 문화가 메이저 챠트에 털끝만큼의 영향을 끼칠 만큼의 파괴력을 미국이나 유럽 전역에 어필할 만큼 시장 권력이 강할 리도 없습니다. 아직도 아시아 문화를 즐기는 수많은 사람들은 '아시아 문화' 상품을 구매할 때 아주 부끄러운 취향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SM이 유럽정복의 근거라며 내세우는 공연 순식간에 매진, 추가 공연 요구, 커버 댄스 대회 성황, 유투브 조회수 같은 것들은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든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라르크라는 록그룹이 내한공연을 했을 때 불과 1시간만에 전 좌석이 매진되었다는 일화도 있었고, 엄연히 일본 캐릭터와 음악 가수들을 흉내내는 동호회가 국내 곳곳에 성황중이며, 음악을 카피하거나 안무를 커버하는 이벤트 역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 역시 이를 두고 '일본 문화가 한국을 정복했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실제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일본 만화가 한국에서 그렇게 인기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무척 많았으며, 라르크의 매진 소식에는 경악을 금치 못해할만큼 이런 소식에 일본 언론은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일부 한국인의 활동일 뿐 한국을 정복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결정적인 것은 일본 문화 전체가 한국에 스며든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특정 회사', '특정 소속사'의 쾌거를 국가 전체의 경사로 보기 힘들다는 일본 언론의 이유있는 무관심이 있었던 것이죠.

라르크 내한공연


이야기를 원점으로 돌려 SM의 미국 진출에 대한 해석을 내리자면 '일본 JPOP'이 가지고 있었던 이른바 '아시아 오덕들' 시장을 먹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즉 '상륙' 자체는 JYP가 겪었던 것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고 유럽에서 했던 '이벤트 쇼'를 미국에서 동일하게 연출해내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문제는 '거기까지'라는 것이죠. 미국의 '아시아 오덕'을 정복한 것이 미국을 정복한 것도 아니니까요. 이미 아시아 오덕은 아시아에서 나오는 문화 콘텐츠를 구매할 의사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 계층이기 때문에, 미국 국민들을 상대로 한국 문화 콘텐츠를 당당히 경쟁에서 이겨서 팔아서 국위선양했다는 식의 자뻑은 상당히 무리수가 될 것입니다.

다만 SM은 JYP가 그랬던 것처럼 굳이 미국 메이저 취향에 맞는 음악을 양산하려 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으례 듣던 음악을 가사 번역 없이 한글판 그대로 수출하는 전략을 고수할 것임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SM이 딱히 음악에 대해 자부심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 편이 일단 더 잘 팔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시장은 '아시아 오덕'인데 굳이 영어가사로 불러서 어색한 작품이 나오는 것을 그들이 원할 리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일단 한국 가사 그대로 수출해야 국내에 국위선양 드립을 하기도 훨씬 수월할뿐더러 결정적으로 투자자들의 '애국심'을 자극하기에도 더할나위없는 효과를 주니, 그들로서는 돈은 들고 곡 형태를 망가뜨려가면서까지 영어가사를 넣을 이유가 없게 됩니다.

그들의 음반은, CD장이 아닌 침대 밑, XBOX 혹은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숨겨져 있다.


정석대로 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어보이는 JYP, 우회로를 택했지만 미국 정복이라는 실질적 대의보다는 눈가림식 치적에 치중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는 SM 중 누가 더 미국 진출에서 큰 성과를 거둘지는 속단하기 이릅니다. JYP역시 정석을 유지하기에는 자금력에 슬슬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SM은 아예 시장의 실질적 수익에는 관심도 없으니까요. 만일 두 회사의 미국 진출이 가시화가 된다면 먼저 두각을 나타낼 쪽은 SM이 될 것입니다. 팬 응집력은 오덕파워만한게 없으니까요. 우리는 유럽때 그랬던 것처럼 또 미국이 '한류에 열광한다' 고 보도되는 기사와 특집 다큐를 한동안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 급성장 뉴스 이후에는 이렇다할 소식이 들려오기 힘들 것 같네요. 물론 JYP도 돈만 꾸준하고 충분히 가져다박는다면야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지금도 자금력이 바닥을 향해 돌진하는 마당에 개미 투자자들에게 기대는 시한부 돈줄이 언제 마르게 될지 몰라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결론은 SM,JYP 어느쪽도 'KPOP'을 가지고 '미국을 정복'할 가능성은 참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다만, 미국을 정복했다는 기쁨의 자위만큼은 충분히 누리게 해줄 능력이 충만해 보이니,
우리 모두 설레이는 마음으로 그날을 기다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공화국 연구소 - 대한민국 아이돌 기획사 열전 JYP엔터테인먼트편 (부록) 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