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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11 갤럭시 S5 광고에는 왜 외국인이 등장하는 걸까?
posted by RushAm 2014. 8. 11. 11:42

요즘 TV를 보시면 가장 많이 보이는 광고 중 하나는 바로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 S5 광대역 LTE-A광고입니다. 마술 쇼를 컨셉으로 한 외국인 마술사가 휴대폰을 가지고 성능을 이용한 마술을 부린다는 것이 주요 내용인데요. 이 광고는 순간의 찰나에 동영상을 다운받을 수 있다는 성능을 부각시켜 제품의 특징을 내세우는데는 성공한 매우 훌륭한 광고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왜 하필 외국인을 썼는가에 대한 부분인데요.



이유는 매우 간단하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가장 강한 경쟁상대이자 카피캣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큼 애플과 매우 닮은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애플이 전 세계 공통 광고 정책을 취하는 만큼 삼성전자 역시 전세계 공통 광고 전략을 취한다는 것이고 외국인 모델 기용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동시 송출되는 만큼 불가피한 것일 텐데요.


그런데 과연 삼성전자는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외국인 모델을 쓴 바로 그 광고를 해외에도 동시에 방영하고 있는 것일까요?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일단 삼성모바일에서 공개한 글로벌 광고는 이건데요.




다음은 프랑스입니다.


다음은 호주


다음은 네덜란드..


이 세 개의 광고는 완벽하게 동일한 광고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언어만 달리 해서 서비스되고 있죠. 여기까지만 보면 얼추 애플을 흉내내고 있는 것 같은데 삼성전자는 애플처럼 대인배는 못되는지 몇몇 자신들이 매우 중요한 마켓쉐어라고 어기고 있는 국가에서는 로컬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것 같은데요 먼저 보실 것은 이탈리아입니다.



글로벌 광고가 아니네요? 당연히 이 광고는 이탈리아에서만 방영됩니다. 내래이션은 당연히 이탈리아어이며 화면 곳곳에 나오는 이탈리아어와 아이가 쏟는 밀가루 포장지에서 보이는 이탈리아어로 봐서 이 광고는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이탈리아인'이 나오는 '이탈리아' 로컬 광고임에 틀림이 없는데요. 로컬 광고란 이처럼 그 나라 사람들이 등장해서 그 나라 사람들에게 팔기 위한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그걸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삼성이 제일 신경쓰고 있는 미국에서 방영되는 바로 이 광고죠.


(자막은 유튜브 유저가 입힌 것입니다)

배경은 당연히 미국의 곳곳을 로케이션했으며 등장인물도 모두 미국인으로 보입니다. 내래이션은 당연히 미국 느낌이 물씬 나는 미국식 영어, 내용 역시 미국인들의 생활상 그대로를 전하고 있으며 굳이 아이폰과의 비교광고를 선택한 전략은 별 관계없으니 논외로 치더라도 이 광고는 어디까지나 미국에 사는 미국인들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광고임에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서두에서는 갤럭시S5의 최신 모델 광고를 보여드렸으니 비교를 위해 예시를 들었던 갤럭시 S5 같은 모델의 국내 광고를 보여드리죠. 이 광고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몇 명이 나오는지 우리나라 배경이 몇 개가 나오는지 한국인이 몇 명이나 나오는지 한번 체크해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이 광고를 삼성전자가 우리나라에만 쓴 것은 아닙니다. 이 광고는 이 작품 그대로 일본에서도 쓰인 바 있죠. 다만 왜 이게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페이지 마지막에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왜 삼성전자는 이런 광고를 내보내는 것일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광고에 외국인이 나오고 외국 배경이 나오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판단했던 것일까요? 혹은 이럴 수도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외국인들도 많이 쓴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죠. 그렇다면 당연히 삼성모바일이 제작한 글로벌 광고를 틀었어야 맞지 않을까요? 시장이 중요해서 글로벌 광고가 틀기 곤란했다면 이런 식의 광고를 한번도 아니고 예전부터 꾸준히 제작하고 있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분명히 있어야 하는데 애석하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그런 심리적 저항 움직임은 아직 없어 보입니다. 이게 지금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죠?


삼성전자가 이런 식이다보니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양대 대기업인 현대자동차도 이 추세에 가세했습니다. 최근 나오는 광고를 한번 감상해보시죠.



이런 컨셉의 광고를 굳이 외국인이 찍어야 했는지, 이 광고를 글로벌 광고로 쓸 생각도 없는 것 같은데도 굳이 이래야만 했는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겠네요. 그리고 이 광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과연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현대자동차는 같은 아반떼 광고에 얼마 전까지 한국 체조선수 양학선을 광고모델로 썼을 만큼 우리나라 모델 기용에 적극적이었기 때문이죠. 이런 현대자동차의 변화 그리고 그 변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별다른 저항이 없는 한 이런 광고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TV에서 보여질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왜 우리는 외국인이 나오면 무조건 좋아할거라고 생각하는지, 외국인이 나오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줄 거라는 꼰대적인 마인드와 또 그 마인드가 먹힐 만한 시장이라고 치부당하는 기분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여러분들이 돈을 주고 구매하는 물품에 광고비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특별할 것이 없는 얘기입니다. 여러분들은 광고의 소비자이며 광고에서 우리가 무시당하는 이미지를 심지어 외국계기업이 아닌 자국 기업이 저지르고 있다면 분명히 이는 응당 배척해내야 할 사안이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갤럭시 S5의 일본 현지에서 방영되었던 광고 몇 개를 소개해드립니다.







생각난김에 하나 더 보여드리죠. 이번엔 중국의 갤럭시 S5 광고입니다. 앞서 제가 이야기한 것과는 또 다른 의미의 광고라고 생각해서 소개해드립니다.





이제 판단은 여러분들에게 맡기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