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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19 공화국 사회교과서 제 1장 - 학교 꼭 다녀야 하나요?
posted by RushAm 2012. 7. 19. 17:10

이 글은 대한민국에서 정규교육을 이수받고 있거나 혹은 이수받은 이후 이 대한민국 사회의 근간인 민주주의의 시민 권리와 국가 혹은 유관기관 및 기업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왜 여기에 있어야 하고 자신이 왜 지금 이것을 하고 있어야 하며 이걸 하면 정말 제대로 앞길이 트이는지에 대해서 매우 불안해하고 계시는 분들을 위해 쓰여질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사회를 살아가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알고 계실만한 내용이기 때문에 특별히 새롭거나 흥미로운 내용이 되지는 않을 것 같으므로 '뭐야 이거! 다 아는 내용이잖아!' 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기쁜 마음으로 구독을 중단하셔도 좋습니다. 가급적 어떤 정치적 성향에도 치우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혹여 이 글이 정치적인 지적을 받게 된다면 그것은 제 글이 한쪽으로 치우친 것이 아니라 이미 정치판 자체가 정상적인 꼬락서니가 아니기 때문이기에 느껴지는 착시이므로 너무 우려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본 상담 중 질문 내용은 실제 이루어진 것이 아닌 글 형식에 따라 만들어진 픽션입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

저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내년이면 수능 세대가 되는데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학교에서 공부하고 밤에는 학원에 가서 늦은 밤까지 공부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뭘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공부는 학원에서 더 먼저 배우고 학교에서는 잠만 잡니다. 솔직히 학교 안 다니면 안된다고들 하는데 왜 그런지도 모르겠고, 공부에도 별로 취미가 없지만 그냥 대학 못가면 안된다고 하길래 학원에서라도 열심히 공부하거든요. 그런데 솔직히 다른 특기라도 있으면 좋은데 그런 것도 없고 그냥 공부해서 대학이나 잘 가야할것 같은데, 솔직히 고등학교도 그렇고 대학도 그렇고 학교를 왜 다녀야 하는지 왜 가야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

저도 그랬어요.

 

학교를 다니면서 늘 생각했어요. 한번쯤은 다들 생각했을 거에요. '학교는 왜 다니는 걸까', '학교에서 다니는 지식이 과연 도움이 될까?', '정말 학교를 나오지 않으면 인생 나락으로 떨어지고 사람구실 못하는 걸까'라는 생각,

 

사실 학생이나 우리의 고민을 더 깊어지게 만든 건 이같은 질문들에 대한 어른들의 이중적인 태도에요. '학교에서 배운 지식 하나도 쓸모없어'로 시작하지만 결국은 '그래도 학교는 나와야해, 뒷구멍으로라도 나와야해' 라는 모순된 답변을 우린 수도 없이 들어왔고, 이에 최면이라도 걸린듯 어떤 이에게는 정말 지옥같고 어떤 이에게는 이보다 시간낭비일수가 없지만 어떤 이에게는 아주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이 될수도 있는 학교라는 곳을 다니거나 졸업해왔어요.

 

 

 

물론 저도도 이런 질문을 받게 되면 대답을 시원스럽게 해줄 수 없어요. 하지만 앞서 예를 든 어른들과는 조금 이유가 달라요. 학교라는 곳은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곳이고 필요없는 사람에게는 1분 1초가 지옥일뿐인 곳이거든요. 필자가 어떤 생각에 대한 기준을 가지고 여러분들에게 학교를 다니거나 다니지 말라는 식으로 말해버린다면 필요한 사람에게 악충수를 두거나 필요없는 사람을 지옥에 옭아맬수도 있어요. 한마디로 상투적이며 책임회피적인 이야기로 들려 미안하지만 결국 그 판단은 자기 스스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의 학교, 그리고 그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정부와 그 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문화를 공유하며 자라난 이 사회 어느 누구도 학교에서 지금 자라나고 있는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인생에 대한 생각과 고민의 기로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지 않고 있어요. 관심? 그거 대단할거 없지 않나요?. 학교가 뭔지, 어떤 의미를 가진 곳인지를 경험론이 아닌 원론으로 설명해주고 스스로 판단하게끔 유도하는 게 전부에요 그 이상을 바라지도 않고요., 그런데 아직 이 세상에서 그런 노력의 흔적을 발견한 적이 없죠? 어느 누군가는 혹시 있는데 찾아보려 노력하지 않는다고 학생을 질책할지도 몰라요. 다만 그정도로 노력을 해야 겨우 찾을 수 있는 것이라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것이 맞을까요?

 

중퇴해서 후회한다는 기사는 많지만 중퇴해서 이렇게 성공했다는 기사는 찾아볼 수 없는데...

 


제가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학생에게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스스로 해답을 찾고 결정하는 데에 있어 단 한발자욱만 내딛어도 될 때까지 문 앞으로 이끌어줄 좌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써볼까 해요. 학생이 가진 의문의 본질과 이 사회가 잘 가르쳐주지 않는 부분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학생들에게 지금 소속되어 있는 작은 사회 학교는 물론 그 학교를 축으로 결성된 공동체 사회에 대해 그들 스스로 판단하여 비판받을 수 있도록 있는대로 재료를 다 쏟아주고 싶어요. 그 첫 시간으로 지금 다니고 있는 혹은 다녔었던 학교는 대체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해요.

 

우선 학교를 왜 다닐까에 앞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지금 학생이 학교를 다니는 것을 과연 누가 원하고 있을까에요. 학부모님도 그렇고, 선생님도 그렇겠죠? 아무튼 학생이 학교에 다녔으면 하고 바래요. 그런데 그 분들이 대체 무슨 이유로 학생이 학교를 어쨌든 졸업이라도 하고 어쨌든 입학이라도 시키려는 걸까요?

 

이 사회는 뭐 대단해보이지만 사실 그 조직의 건실함은 좀 많이 떨어져요. 왜냐하면 정말 단기간에 경제 발전을 급속도로 이륙한 나라가 내부를 건실하게 다져놓을 여유가 있다면 정말 말도 안되는거거든요. 당연히 건실하지 못하면 어떨까요? 그래요 대충 하겠죠. 이 사회 엄청 대단해보이지만 진짜 대충 얽혀있어요.

 

 

당시 신분증인 도민증, 일단 한글도 없고...

 

 

이 나라가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서 진짜 아무것도 없었을때 나라에서 제일 필요한 인력은 뭐였을까요? 물론 건설노동자도 필요했지만 그보다 필요한 건 이 나라의 기본적인 행정 체계를 갖출 수 있는 인력이 정말 많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자릴 원했고요. 문제는 이런 일자리는 지금이야 서류 쓰고 도장 찍고 하는 거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당시에는 글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허다했다는거에요.

 

이런 인력이 충분히 공급되려면 일단 학교가 많이 있어야했고 그 학교에서 공부를 많이 시켜야겠죠? 그런데 당시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는 10살 전후부터 든든한 인력이 되는 인재를 학교에 잘 보내려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학교는 당시 국민들에게 '아이를 맡는다'는 개념으로 학교의 개념을 바꿔요. 즉 초창기 학교는 배움의 장이라기보다 양육기관으로서의 성격이 강했죠. 아무튼 애들 밥이라도 먹이고 시간이라도 때워주니까 일단 학교 보내는 국민들이 적잖이 늘게 되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그 어려운 시기에 왜 그리도 학교를 열심히 세우고 운영했을까요?

 

분단국가였고 휴전국이었던 우리나라는 정부가 직접 학교를 장악해서 어느 정도 북한과 대립되는 그리고 현 정부에 대한 홍보와 사상을 주입시킬 필요성이 있었던거죠. 그래서 당시 학교에서는 애국가를 4절까지 외우고 국민교육헌장을 토씨 한 글자까지 빼놓지 않고 외우게 했던거에요. 학교가 어떤 목적으로 세워졌는지를 잘 볼 수 있는 사례인거죠. 외우지 못하면 구타나 체벌이 그렇게 극심했다고 하네요. 대체 애국가와 국민교육헌장이 교육적 의미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랬어요.

 

교련 수업도 같은 맥락...

 

 

어쨌든 이렇게 학교를 나오게 되면 싫든좋은 한글이랑 계산 정도는 깨치게 되요. 중학교 고등학교 정도 나오게 되면 적어도 공무원정도는 할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을 갖추게 되죠. 믿기 어렵겠지만 예전에는 고등학교만 나와도 공무원 할 수 있었어요. 물론 지식적인 것 뿐만 아니라 이른바 사상적인 것까지 모두 검증이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근데 사회 체계가 제대로 안 잡혀서 그 체계 잡기 위해 뽑는 인력 선발에 그 기준이 뭐가 있겠어요? 에초에 뽑는 사람이 뽑히는 사람보다 학력이 더 낮은 경우도 허다했어요. 당연히 선발시험따윈 꿈도 못꾸죠 (누가 출제하겠어요) 그래서 그때는 그냥 어디 학교 나왔다고 하면 일단 어느 정도 배운 놈이라고 인정해주고 그 학력에 맞는 일자리를 주었어요. 이런 사람들이 만든 사회 체계가 튼실할리가 있나요? 당연히 엉망진창이고 몇 번의 치명적인 시행착오를 거쳐서 지금 그나마 좀 봐줄만하게 되었지만 아직도 엉망진창이에요.

 

그러니까 학교는 우리가 필요로 해서 다니는 게 아니라 에초부터 정부가 나라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내서 자기들이 써먹기 위해 세운 기관이에요. 30년 전만해도 전국 주산대회 열리고 모든 학교에서 주판을 가르쳤어요. 산업혁명이라는 70년대에는 실업계 고등학교가 인문계를 누르고 명문가도를 달렸던 때가 있었어요. 모두 그 당시 정부의 경제 정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바뀌었어요, 적어도 국공립 학교라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고 보면 될거에요. 대학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니까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요즘 말하는 갑을 관계에서 학교가 갑이고 학생이 을이 아니라는거에요. 당연하겠지만 선생님들이 여러분들을 학교에 옭아매는 이유도 물론 여러분들을 매우 사랑하고 미래가 걱정되어서도 있겠지만 더 대의적인 부분에서 실 끝을 찾아가면 인사고과가 나오고 그 인사고과의 목적에는 당연히 국가정책상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시켜서 이 사회에서 나오는 부산물들을 소비하고 또 생산하는 일원으로 만들려는 계획이 깔려있는거에요. 이 육성 계획에서 여러분이 이탈하면 선생님들은 정부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죠. 선생님들도 정부한테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니까, 여러분들이 학교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거에요.

 

원하는 쪽이 을이 될 수 밖에 없으니 학교에 가기 싫은 학생이 학교에 다니길 원하는 학교와 그 위의 정부가 을이 되고 학생이 갑이 되긴 했는데, 왜 학교를 억지로 다니는 상황이 되었는지 이상하죠? 학교는 나오라고 하면서 대학교까지 나온 형 누나들이 실업자로 PC방에서 총질하는 모습 보면 뭔가 위화감도 느껴지고 그렇잖아요, 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요?

 

 

그건 이 나라가 70년대 후반까지는 정부 주도로 5개년 경제 개발 정책 (사회교과서에서 배웠죠?) 같은 것들을 펼치면서 스스로 일자리나 산업의 흐름을 결정하고 기업들이 따라가는 식으로 해왔고, 그렇기 때문에 최신 경제 트랜드를 읽고 어떤 인력이 어떻게 공급되어야 하는지를 정부가 가장 먼저 꿰고 그걸 조절할 능력이 충만했어요. 그래서 계획에 맞춰 학교도 세우고 인력이 나오면 그만큼의 일자리가 이미 준비가 되는 선순환형태가 되었던거에요. 그러니까 그때는 진짜 학교만 가면 정부나 기업이 다 알아서 일자리 만들어놓고 기다리는 판국이었던거죠. 인력이 귀했고, 그래서 대학만 가도 월급이 엄청 높은 일자리 만들어놓고 모셔갈 지경이니 소 팔아서 서울대 보내도 투자금 손쉽게 회수 가능했던거에요.

 

그런데 80년대부터 근 30년동안 제대로 된 정부 주도 경제정책보다는 대기업이 스스로 나라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바뀌게되요.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그때 정부는 경제개발정책을 세우기보다는 29만원을 벌기에 더 혈안이 되어있었던 것 같거든요.  암튼 정부가 대기업에 경제개발 주체를 넘겨주면서 대기업들은 정말 막강한 주도권을 갖고 급격히 이 나라에서 세력을 키워나가요. 그런데 그 키워나가는 주체가 국민들을 키워내야하는 의무가 있는 정부가 아니라 그런 의무가 있을 턱이 없는 기업이 되면서부터 문제가 심각해져요.

 

인력은 부족하다는데, 채용은 안되던 시절...

 

정부는 더 이상 학교에서 사회에 맞는 인력을 급하게 키워낼 필요성도 없어졌고, 학교는 실이 끊어지니까 이도저도 아니게 되기 시작해요. 더구나 정치가 몇 번의 ㅄ같은 짓거리를 반복하는 동안 기업은 신나게 돈을 벌어들이며 이 나라에 주도권을 잡아나갔고 경제 트랜드를 스스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죠. 그 ㅄ같은 약 7년간의 시간동안 정부는 이 나라의 경제 트랜드에서 몇 년이나 뒤쳐지게 되요.

 

그러다보니 이 갭만큼 학교도 뒤쳐질수밖에 없죠. 기업은 컴퓨터할수 있는 인재를 원하는데 학교는 학생들이 아직 주판이나 튕기고 있었어요. 기업들은 당연히 이런 인재를 뽑지 않죠. 뽑을 의무도 없고요. 그런데 사실 컴퓨터를 하고 하지 않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더 큰 문제는 이 경제의 주도권을 도덕성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집단이 쥐게 되니까 이 권력을 남용하고 싶은 욕심이 들었는지, 경제와 일자리에 대한 선순환개념을 아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놔요. 필요한 인력을 뽑는게 아니라 뽑고 싶은 인재가 필요했던거죠. 이러다보니 사람들은 기술을 배워서 직업을 갖기보다 고학력으로 고임금을 받는 화이트칼라가 되기 위해 인문계를 택하는 비중이 높아지게 되고, 회사들도 이렇다할 능력을 가진 사람들보다 전공이야 어떻든 고학력자를 많이 뽑는 식으로 바뀌어나가게 되요.

 

앞서 서두에 사회 조직이 진짜 대충 얽혀있다는 이야기를 했었죠? 그게 왜그러냐면 바로 이 기업, 더 엄밀히 말해 그 안에 있는 기업 조직이 우리의 삶을 좌지우지하게 되다보니 필요한 능력에 맞는 사람을 뽑기보다 '사적인 이익'에 필요한 인재를 추구하려는 성향이 생겨버린거에요. 같은 고향이나 같은 학교 출신을 더 우대하는 풍토가 생겼죠. 그런데 이게 같은 학교 나왔다고 하면 그 학교별로 사내에 파벌이 생기게 되고 당연히 어떤 능력제로 뽑은 인력들이 아니다보니 능력들이라곤 다들 고만고만해서 어느 파벌이 더 나은지에 대해서 승부가 잘 나지 않았어요. 원판 불변의 법칙이라고 결국 고등학교때 짱먹던 놈이 동창회에서도 으스대듯, 회사 내에서도 좀 먹어주는 명문학교 출신들이 더 어깨를 펴고 다니게 되요. 사람이라는게 공평함 속에서도 서열을 정하기 마련이거든요. (명문학교 나오면 배우는게 아주 쬐끔 낫긴 하지만) 이렇게 학벌이라는게 생기게 되요.

 

 

그리고 학교들은 점차 학교에서 뭘 배웠는지보다 그 대기업의 주력 파벌에 소속되기 위한 프리패스 발급, (졸업장)을 따기 위한 에스컬레이션의 역할을 하게 되는거죠. 당연히 학교가 뭘 가르칠 생각을 할 리가 없고, 학생도 뭘 배우려고 하기보다 턱걸이로라도 학교에 들어가고 졸업장을 따내서 편하게 취업하려는 생각만 하게 되요. 또 그게 됐다는것도 문제였고요.

 

정부는 경제에 관심이 없고, 기업은 정부에게 어떻게든 더 권리 따내려고 돈먹이고 있고 정치는 좋다고 그 돈 받고 정사에는 똥싸놓고, 기업 내에서는 생산직에는 인력부족에 서류에 도장찍는 일만 하는 화이트칼라만 잔뜩하고 능력있는 사원들보다 파벌좋은 사원이 더 잘나가니 회사가 잘 될 턱이 있을가요? 정부에게 따낸 권리를 이용해서 손쉽게 경제 주도권을 잡았던 회사들은 점점 ㅄ이 되어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ㅄ같은 상황이 알려지면 부도나니까 부도나기 싫어서 정부에게 없는 돈 털어서 바치고 정부는 부도나지 않는 방법이나 부도를 감추는 방법을 회사들에게 만들어줬어요. 금가는 벽에 페인트칠한다고 벽수리가 될까요? 결국 빵~ 하고 한국 경제는 무너지고 말아요.

 

 

 

IMF가 터진거죠.

 

그러고보니 증권거래소가 본격적으로 태동된 시기도 1980년대 초반이었네요.

 

벤처 기업이 약진하고 중공업이 속속 몰락했어요. 경제는 어려워졌고 실업자가 속출했으며 회사에서는 이미 파벌로 버텨내지 못하고 개개인의 능력으로 경쟁, 즉 평생직장이 아니라 짤리지 않는 경쟁을 해야 했던거에요. 벤처기업들이 요구하는 인력도 이전과 달랐죠. 문제는 이런 변화를 정부가 기업 스스로가 했다면 정부나 교육 부처가 조금이나마 예측이란 걸 하고 인재육성 차원의 교육제도를 손봤을텐데 유감스럽게도 이런 변화가 우리손이 아닌 외국인 IMF에 의해 몇 년이나 계속되는 바람에 우리 정부는 이 생소한 변화에 감도 제대로 못잡고 해메게 되요.

 

IT산업이 뜬다고 해서 컴퓨터 프로그래머 학과가 난립해요. 게임 산업이 뜬다고 해서 게임학과가 난립하고 애니메이션 학과니 된장학과니 순결학과니 하는 이전에는 거의 볼 수가 없던 학과들이 대학에 잔뜩 생긴 것도 이때부터에요. 왜 이런 학과가 생겼고 그것도 초반에는 반짝이나마 인기를 끌었던 이유가 있어요. 사람들이 불안해했거든요. 대학 간판으로 취업하던 시기가 너무 갑자기 끝나버리니까 뭘 어떻게 할지 감을 못잡고 방황하기 시작했던거에요.

 

대학들이 갑자기 등록금을 산더미같이 올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에요.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나갈 것을 계획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취업문이 막히기 시작하는 분위기가 되자 대학으로 몰렸거든요. 대학들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고등학교 이하 학교가 응당했어야 했던 취업이나 진학 진로에 대한 부분을 직접 맡아 해본답시고 ㅈㄹ하기 시작한거에요. 그런데 국가도 어떻게 못하는걸 일개 대학들이 해봤자 얼마나 할 수 있었을까요? 그 결과가 특이한 학과 개설 경쟁과 취업율 경쟁, 그리고 취업율을 높이기 위한 기업간의 산학제휴에 집중하게 되요. 대학 진학율은 덩달아 급증하게 되고 대학들은 그들의 미래를 볼모로 삥을 뜯듯 등록금을 올려댄거에요.

 

대학들이 아무리 날고 기어봤자...

 

대학을 욕할 필요가 없어요. 사실 이게 왜 이렇게 되었는지를 먼저 생각해보면 앞서 이야기했듯이 에초 학교를 산업에 이용해먹으며 정부가 인력 창출을 좌지우지하는 형태로 만들었던 것부터가 문제의 시작이었으니까요. 그렇게 정부주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으면 끝까지 그렇게 가던가, 기업에게 산업 전반을 넘겨주려면 교육제도도 함께 개편을 하던가 했어야 하는데 80년대 대기업으로 경제 주도권이 갑자기 넘어가고 난 뒤에는 돈세느라 교육제도 손보는건 신경도 안썼으니까요. 더 냉정하게 말하면 80년대부터 지금까지 학교는 초, 중, 고등학교 모두 거의 변하지 않았아요. 아니 변화를 거부했죠. 그 결과가 지금의 꼬락서니에요.

 

지금의 학교는 80년대에서 정체되어있어요. 정부에 의해 조종되던 꼭두각시로 잘 작동하다가 80년대 정부가 관심이라는 실을 끊어버리면서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어요. 지금의 어떤 정치인들도 민생을 살리니 경제를 살리니, 역사관이 어떻니 하는 이야기는 잔뜩 해도 학교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교육감에게 알아서 맡길 심산인건지 일언반구 말이 없어요. 이야기는 별다를거 없이 정부가 하던 거 마저 책임지라는데 그걸 할 사람이 아무도 없나보죠?

 

 

 

이야기가 너무 길었네요.

 

학생, 학생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거 전혀 이상한 거 아니에요. 유난히 학교에서 사고치는 애들 많아지고 왕따가 많아지고 학교폭력이 심화되는거 그거 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뭘 가르쳐야 할지 아무런 확신이 없이 헛구호만 지껄이니까 생기는거에요. 학생 친구들이 가끔 교사들을 무시하고 대들고 그러는거 분명 그 자체로 잘못된거지만 학생들이 무시하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학교는 변화를 거부하고 있으니까요. 아무리 새로운 선생님들이 들어간들 그게 변하겠어요? 구정물에 깨끗한 물 한두방울 떨어뜨려서 정화가 될까요?

 

왜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지금은 학생이 학교를 거부하고 새로운 학교를 요구한다고 해도, 어느 누구 하나 학생 편이 되어주지 않기 때문이에요. 선생님들은 당연히 자신들 인사고과가 걸려있으니 학생이 어떤지는 관계없이 일단 학교에 묶어두기만 하려고 애쓸것이고, 학생의 부모님, (그러니까 학부모분들)은 지금 세상이 변하고 있는데에 대한 불안함이랑 자신들이 겪었던 학생때와 사회생활에 대한 경험이 뒤섞여서 매우 혼란스럽고 불안하기 짝이 없는 상태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은 학교를 쉽사리 부정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학교를 신뢰하지도 못하니까 학생을 아침부터 새벽까지 잡들이듯 굴려가며 학원에 보내서 그분들도 알지 못하는 미래에 대한 대비를 시켜야만 안심이 되는거에요.

 

 

 

학생은 을이 아니에요. 정부는 학생이 학교를 잠자코 다녀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어른들은 그네들도 미래에 대한 답을 모르면서 여러분들을 과거 자신들의 경험에 속박하려 들고 있어요. 여러분들은 이제 당당하게 요구해야 할 때에요. 우리가 왜 학교에서 잠을 자고, 학교에서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애쓰는지 분명하게 알아줄 것을 요구할 수 있어요. 학생이 정말 다니고 싶고, 다닐 만한 학교를 만들어줄 것을 요구해야 해요. 다닐만한 학교가 아닌데도 다닐 걸 강요하고 다니지 않을 경우의 불이익을 사회적 압박을 빌어 협박한다면 그래서 그것이 불안해 대항하기 힘들 수도 있어요. 그래도 지금의 학교가 뭐가 잘못되었고 내가 그 잘못된 학교를 그만둘 수 있는 권리, 그리고 그만둔 학교를 대신할 제대로 된 학교를 요구할 권리가 분명 있다는거 꼭 기억하고 혹시 졸업하고 난 다음에 후배, 조금 먼 미래겠지만 학생이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학교에 들어갈 때에도 항상 머릿속에 두고 있길 바래요.

 

 

 

세상의 터닝 포인트가 반드시 지금이 될 필요는 없잖아요.

 

 

 

 

공화국 사회교과서 제 1장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