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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10 사회교과서 쪽대본 - 소녀상은 왜? (2014.1.10) 1
posted by RushAm 2014. 1. 10. 16:04




미국의 모 처에 있는 위안부 소녀상 철거에 대해 미국 현지의 일본계 미국인들이 시끄럽게 구나 봅니다. 인터넷으로 10만명이 넘었으니 미국 백악관이 공식 답변을 내놔야 한다는 상황에 놓였다는 건데요. 여기에 대한 제 감상은 ..


...부럽다 ㅅㅂ ㅠㅠ


우리나라는 왜 아고라에 10만명은 고사하고 100만명이 서명을 해도 답변은 커녕 털끝하나 꿈틀대지도 않는 걸까요. 미국 역시 인터넷 상에서 조작이 극심하고 생각없는 클릭질이 많다는 건 다른 것도 아닌 바로 이번 소녀상 사례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는데 결국 백악관은 이런 것들도 하찮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 저는 매우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가계빚으로 치면 천조국이 되었는데, 이런 것 좀 천조국 따라가면 안될까요? 정치에 너무 많이 관심을 두는 걸 민주주의과잉이라는 말로 지들 귀차니즘을 대변하는 꼬락서니는 이제 더는 보기가 그렇네요.


각설하고 상황을 좀 지켜보면 과연 미국 백악관이 이 건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우리는 벌벌떨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별거 아닙니다. 우선적으로 미국은 '선 설치' '후 조치'를 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에초에 설치를 한 뒤에 이를 번복해서 철거를 한다던지 하는 다소 경솔한 방식의 행정 처리를 하지 않는다는거죠. 미국의 실용주의적 문화를 생각해보았을 때 이미 소녀상을 설치할 당시의 명분도 분명 있었을 것이고 설치로 인해 생겨날 외교적 갈등 역시 모두 염두에 두었던 부분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미 설치가 된 이상 이를 번복하여 다시 설치를 철회한다는 것은 특히 백악관 입장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이 소녀상이 사유지에 설치되어 있어 재산권을 행사해야한다던지, 길에 설치되어 있어 통행권을 침해한다던지의 사유가 아닌 이상 철거로 결론짓기는 사실상 쉽지 않은 것이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이유는 다른게 아닌 이 청원을 올린 시민의 이야기에 있습니다. 텍사스주 메스키트에 사는 ‘T.M.’이라고 밝힌 이 시민은 청원문에서 “이 조각은 평화의 동상을 가장한 위안부 동상으로, 일본과 일본 국민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 라는 이유인데 이 내용 어디에도 '미국 국민이 이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라는 내용이 실려 있지 않습니다. 즉 백악관에 올릴 수 있는 자격을 갖춘 T.M이라는 사람은 일본계 미국인이라고 하더라도 청원 내용이 자국민을 위한 게 아닌 '일본의 분노를 사고 있다'란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이 청원은 성격상 마이크 혼다 미 하원의원이 위안부 결의안 발의 이후 만들어진 소녀상의 무게감과는 그 격 자체가 다릅니다. 정상적인 입법 발의를 통해 결의안이 통과된 것과 일개 시민이 자국민을 위해서가 아닌 일본인과의 외교 마찰이 이유라면 더더욱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저 사이트는 우리나라 청와대 홈페이지가 벤치마킹한 그대로 '자국민의 고충'을 듣기 위한 창구거든요. 


더구나 위안부법을 발의한 의원 역시 일본계 미국인인 상황에서 같은 일본계 미국인이 백악관 홈페이지에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은 실제로 소녀상을 치워달라는 청원이 아닌 미국으로 하여금 '다른 발언'을 노리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면 지금의 일본에게 힘이 되는 어떤 외교적 발언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지난번에도 보셨듯이 미 상하원과 오바마 대통령의 관계를 생각해볼때 미 하원이 채택한 결의안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직접적인 말을 할 수 있는 입장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걸리는 것은 일본계 미국인인 의원이 발의를 해서 만들어낸 결의안으로 인해 세워진 소녀상 제막식에 정작 신연성 LA총영사는 참석을 거부했다는 점입니다. 당시 신 총영사의 불참은 신 총영사 본인의 결정이 아니라 위안부기림비를 세운 가주한미포럼측과의 협의에 의해 불참을 결정했으며 불참 사유는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과 정치 문제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요. 물론 이 방안은 결과적으로 기림비 자체의 정치성을 상당히 퇴색시켜 이번 건과 같은 논란에서 회피할 수 있는 명분이 되긴 합니다만, 사유를 분명히 '정치적 논쟁의 회피'로 확정함으로서 이 건에서 도망치려는 이미지와 더불어 오히려 소녀상 자체의 논쟁 여부를 만들어준게 아니냐는 것이 제 생각이네요.


...


앞으로 나올 결과는 흥미롭지만 과정은 그리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습니다.

지금 있는 국민들의 행동은 물론 긍정적이지만 그렇게 많이 걱정할 정도는 아닐 것 같네요.



물론 불안한 건 백악관이 아니라 친일파들로 가득 찬 여당때문이라서 그러시는 거 잘 압니다. 




주말 하루 쉬고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