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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8.04 연예계 사설 - 싸이 강남스타일이 해외에서 먹히는 이유 4
posted by RushAm 2012. 8. 4. 13:02

 

 

가끔 빌보드는 이상한 일을 저지른다. 그만큼 순위변동이 심하고 신곡에 대한 열망이 너무 지나치다 보니 생긴 기현상인데. 다름아닌 '제 3세계'음악의 갑작스러운 약진이다. 이들 음악은 정말 어떤 음악 전문가도 예측한적이 없고, 전문적인 프로듀스를 거치지도 않았는데, 어떤 계기 (유명 아티스트가 트위터에 올렸다던지, 어떤 영화 음악으로 쓰였다던지) 가 있고 그 음악이 사람들에 귀에 박혀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으면 그 곡은 바로 뜨게 된다. 여기에서 힌트를 얻으셨을줄 알겠지만, 이렇게 뜬 음악은 거의 대부분 '후크송'이다..

 

우리나라는 후크송에 대해서 그 파급력은 인지하면서도 그 가치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수많은 후크송이 우리나라를 들었다 놨다 국민음악이 된 적이 결코 적지 않음에도 아직 이 후크송에 대해 지갑을 열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빌보드는 좀 다르다. 음원 가격이 좀 싼 편이기도 했지만 후크송 역시 하나의 음악으로 싸든 비싸든 일단 그 한 마디의 반복성이 주는 음악적 가치에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빌보드의 이같은 주기적인 사춘기는 그래서 반복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이와 같은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건 이 수순이 아직 '역대급'까지는 다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도 빌보드 뿐만 아니라 각국 챠트에서 고르게 눈에 띄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빌보드의 파급력은 단지 미국 국내시장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기때문이다. 팝이 거의 시망하다시피한 우리나라에서도 아마 지금부터 예시로 드는 곡들은 적어도 한번씩은 들어봤으리라 생각된다.

 

 

1. We No Speak Americano

 

 이 곡의 빌보드 차트 기록 

 

2. Macarena - Los del Rio

 

빌보드 챠트 기록은 굳이 볼 필요가 없다.

 

3. Alice DJ - Better Off Alone

 

폴란드랑 영국, 빌보드는 가볍게 씹어먹었던 곡

 

...

 

위 곡을 다 들어보았다면 이제 강남스타일 뮤비 다시 한번 보자

뱀발 : 뮤직비디오를 잘 보면 알겠지만 말타는 춤을 표현하기 위해 말 사육장을 간 것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장소가 '한국'에서만 갈 수 있는 장소들이나 한국에서 볼 수 있는 풍경 (관광버스, 한국 지하철, 강변의 손뼉치며 걷는 파워킹 아줌마, 한강 오리보트, 강변 오리보트, 대중사우나와 문신남들, 대중탕) 들이 주를 이룬다. 전략적인 기획에서 나온 무언가는 아니었겠지만 외국인들이 박장대소를 치며 웃는 이면에는 단지 관광와서는 절대 보기 힘든 이국적인 풍경 (대중탕이나 관광버스 문화) 가 흥미롭고 더 우스꽝스럽게 보이는것이다. 게다가 싸이에다 노홍철, 먹어주는 미모의 현아까지 갖출건 다갖춘 셈

 

...

 

이들 곡들의 공통점은 곡 자체의 흡입력도 있지만 바로 뮤비가 주는 흡입력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엠넷이 아이돌들 철봉오래매달리기 프로그램 채널이 되어버린지 오래지만 아직도 해외에서는 MTV에서 주구장창 뮤비만 틀어주고, 그 뮤비를 보고 음반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그래서 이들 곡은 곡으로 귀를 사로잡고 받아든 눈길을 다시금 뮤비로 사로잡아 확실한 광고효과를 거두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물론 마카레나는 아무 전략없는 촌스러움이 역으로 먹힌 사례지만)

 

강남스타일은 이들 곡들보다 출발이 훨씬 더 순조롭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싸이가 가지고 있었던 음악 색깔에 화룡점정을 찍은 유건형의 편곡이 주는 신선함이 해외에서 먹히는 결정적 한방이 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후크송으로 나무랄데없는 곡이고, 반응도 좋다. 무엇보다 곡으로 귀를 사로잡고 뮤직비디오로 눈을 묶어두는 MTV식 전략이 비록 유튜브라는 다른 채널이지만 구사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로비게이의 어시.jpg

 

다만 지금의 상황을 너무 낙관할 필요는 없다. 마카레나의 대성공은 싱글을 내자마자 어마어마한 센세이션을 일으킨걸로 보이지만 사실 이 곡은 나온지 무려 1년만에 빌보드에 진입했다 물론 지금은 유튜브랑 아이튠즈의 시대라서 이보다 훨씬 적은 시간에 폭발할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포텐셜의 극한을 끌어내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그리고 이 곡은 '곡'이 히트를 치고 '뮤비'가 화제가 된 곡이지 '싸이'라는 가수가 인지도를 얻고 있는 상황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인지해야 할 것이다. 물론 YG도 싸이도 이를 모를리 없고, 섣부른 낙관을 할리는 없다. 다만 지금 올림픽이 끝나고 난 다음 단물빠진 SM떡밥을 대체할 문체부에 귀에 들어가버리는 것이 우려스러울 뿐이다.

 

 

정부가 아무 짓거리것도 안해야 지금처럼 중간이라도 갈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