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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6 Dramajor - スマイル (Smile 스마일)
  2. 2009.05.10 Dramajor - The QuizShow
posted by RushAm 2009. 5. 16. 23:37
드라마의 길을 고수하던 TBS가 최근들어 제법 고전하고 있습니다.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역시 실력있는 신인들의 공급이 더뎌지는데다가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인력 수급이 이루어지던 스테프쪽의 인력난도 심화되고 있는데에 따른 것으로 보이고 있는데요. 물론 인력의 양적인 측면에서는 예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많은 모양입니다. 이전만큼 기발한 소재의 참신한 신작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제대로 된 원작을 망친다는 실로 컨버전으로서는 최악의 평가까지 듣고 있을 만큼 드라마계에도 일종의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내외 사정을 TBS에서도 모를 리가 없겠죠. 5월 23일 방영 예정인 Mr.Brain의 좀 과도하다 싶을만큼의 물량 공세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이같은 물량 공세가 일시적인 미봉책으로 끝날지 드라마 왕국 재건의 시발점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결과에 따라서는 최근 무섭게 TBS의 드라마 왕자 자리를 노리고 있는 NTV나 TV 도쿄에 자리를 내줄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드라마 왕자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이후에 결과가 나온 다음에 설명해드릴 기회가 있겠지만, 아무튼 지금은 뚜껑을 열기 전의 녀석을 평가할 수는 없고, 그 전에 잠시 맛보기를 보는 느낌으로 TBS의 지금 상태를 잘 보여주는 드라마가 있어 소개합니다.


4월 중순부터 TBS의 전파를 타기 시작한 드라마 スマイル(Smile 이하 스마일)은 TBS의 파워가 건재함을 보여주는 듯 평균 이상의 캐스팅을 갖추고 있지만 의외로 방영 전부터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는 예고편부터 어느 정도 실패를 예감한 매스미디어들이 크게 관심을 갖지 않은 점도 한 몫을 하는데요. 물론 특집 방송은 충실히 내보내긴 했습니다만 TBS내부에서도 Mr.Brain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된 예고편 한번 타지 못하고 일종의 땜빵 광고 (2~3초 정도로 시간대를 맞추기 위해 방송사들이 사용하는 드라마 CM) 정도로만 간간히 소개될 정도였으니까요. 아라시의 인기 맴버 마츠모토 준, 좀처럼 교복을 벗지 못하는 여동생 아라가키 유이 투톱만으로 모자라 특급 베테랑 나카이 키이치에다가 F4 '루이'의 오구리 슌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명 빠지는 사람 없이 훌륭한 캐스팅입니다만, 이미 캐스팅만으로 홍보가 자연스럽게 될 거라는 TBS만의 이유 있는 거만함이었는지 영문을 잘 모를 일입니다.

여기에 사각지대라고 불리웠던 금요일 저녁시간대를 단박에 황금시간대로 바꾸어놓았던 꽃보다 남자 제작진이 다시금 금요일 10시 시간대를 정복하기 위해 뭉쳤는데요. 인기 연기자에서 최근에는 각본가로도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타쿠마 타카유키의 각본에 10년 남짓의 짧은 경력에 다수의 히트작을 발표하며 관록을 쌓아가고 있는 이시이 야스히루가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TBS로서는 역시 꽃보다 남자의 전성기를 되찾고 싶다는 은연중의 욕심이 언제나 남아있었던 모양인지 금요일 10시에 대한 애착이 상당한데요. 스텝진 구성에서는 야심을 숨길 수 없었던 듯 합니다. 결국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사내 분위기상 드러내놓고 설치지 못했다는 결론에 도달하는군요.

장면 구성 하나하나가 매우 섬세하면서도 편안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드라마 스마일은 한 마디로 표현하면 '맛있는 드라마'입니다. TBS 드라마가 익히 그렇듯 정말 눈이 편안해지고 시원하거나 혹은 따뜻한 느낌의 편집 노하우가 건재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드라마라고 생각되기보다는 한 권의 소설이나 시집의 삽화를 보는 듯한 화면 질감을 보여줍니다. 카메라 워크도 여전히 훌륭합니다. 한국에 계시는 분들은 대부분 하이비젼을 캡쳐한 동영상을 통해 접하시기 때문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실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반 아날로그 TV로도 전혀 답답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시청자들이 원하는 구도나 내용에 대한 욕구를 대부분 보는 즉시 충족시켜줍니다. 한 마디로 초등학생부터 할머니까지 어려움 없이 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이러한 배려가 딱히 싫지는 않습니다만 다른 방송국들이 TBS의 이런 특징을 흉내내지 않는 이유는 특허가 있다거나 특별히 흉내내기 힘든 절대적 노하우가 있어서가 아닌 이러한 방식이 가지는 결정적인 단점 때문입니다. 다름아닌 '졸린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너무 진행 자체가 정적이고 내용 전달이 아름다운 화면 연출과 더불어 천천히 이루어지다보니 성격 급하신 분들은 차마 템포를 역으로 따라가지 못하기도 하는데요. 요즘 대부분의 젊은층들이 이러한 내용 전개 방식의 드라마를 많이 접하지 않고 있다보니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배역을 가진 드라마라고 하더라도 극 전개 방식에서 오는 한계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한계를 반증하듯 시청율에서도 고전하고 있는 중입니다. 금요일 10시라는 시간적인 패널티를 감안하더라도 TBS드라마로서 10% 안팎의 성적표는 결코 만족스럽지 못한데요. 젊은층에게 인지도가 높은 캐스팅을 갖춘 드라마로서는 더더욱 그렇겠지요. 골든위크 시즌에 잠시 12%가까운 성적을 거둔 것이 다소 이래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이는 스마일의 한계를 더욱 절감하게 만드는 증거입니다. 그만큼 가족 드라마로서의 가능성은 있지만 요즘 세태에서 드라마 시청율의 패권을 쥐고 있는 것은 역시 사극 이외에는 젊은 층이 대부분일테니까요. 평일에 방송되는 가족형 드라마라는 포지셔닝부터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되긴 합니다만 그놈의 내부 사정이라는게 뭔지...

스마일에 등장하는 배역들을 살펴보면 '필리핀 혼혈'에 '실성증 히로인' '민완 변호사' ,'광기의 불량아' 등 결코 그냥 소화하기 힘든 내공이 필요한 배역들이 대부분인데요. 일단 이미지상의 캐스팅은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원래부터 선이 굵은 이미지의 마츠모토 준은 약간의 체중 조절과 태닝만으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에 성공했고, 그동안 말이 많은 타입의 배역이 많았였지만 동시에 풍부한 표정 연기실력도 함께 선보였었던 아라가키 유이의 경우 다양한 표정과 입모양으로 말하는 연기가 그녀 특유의 건강하고 활달한 성격과 어우러져 들리지 않지만 들리는 듯한 느낌을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마츠모토 준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준수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아무래도 극 전개 자체의 분위기를 컨트롤하는 중심에 서 있다보니 아무리 잘해도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농익은 연기자들도 소화하기 힘든 특이한 배역이라는 문제점도 있지만 극 전개 자체가 지나치게 쉽게 풀어가다 보면 시청자들은 편안하지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고역일테니까요. 덕분에 결코 나쁘지 않은 연기임에도 극 전체적인 분위기가 잘 살아나지 않고 있다보니 책임 소재가 마츠모토 준에게 쏠리는 듯 합니다. 배역에 몰입하는 정도는 확실히 나아지고 있으니 앞으로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만, 지금의 스마일에서는 다소 함량 미달로 보이며. 아라가키 유이의 경우는 경력에 걸맞는 배역 소화를 해주고 있다고는 하나 코드 블루에서 드러난 포텐셜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는 만큼 분발이 필요해보입니다.

투톱이 다소 힘겨워하고 있는 데에 반해 조연들은 이름값을 충분히 해주면서 스마일의 완성도를 유지해주고 있는데요. 나가이 키이치씨는 여전히 명불허전, 오구리 슌 역시 만만치않은 커리어에 걸맞게 농익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TBS 드라마의 단골 소재 '법정', '방송국', '가족애'를 책임지는 코이케 에이코를 비롯한 각 조연들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는데요 특히 가족애는 빠지기 힘든 이야기의 주축이 되고 있는 만큼 분위기를 받쳐주는 게 중요한데. 등장 비중은 많지 않지만 다소 섞여들지 못하는 마츠준, 각키 투톱을 녹아들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줌으로서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스토리 균형을 잡아주는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늘 먹는 맛있는 김치찌개라도 매일 삼시세끼를 먹다보면 질리기 마련입니다. TBS가 가진 문제도 이와 비슷한데요. 완성도도 높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정말이지 무난하기 이를데 없는 드라마로 '보수성'을 과시해왔지만 그 보수성이 완만한 하락세를 체크하기에는 너무 둔감했던 것 같습니다. 기발한 소재보다는 무난하고 따뜻한 스토리로 승부해왔던 TBS답게 스마일 역시 단지 필리핀 하프와 실성증을 가진 소녀의 매치라는 점 이외에는 지금까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스토리라인을 이어나갑니다. 나쁜 과거가 있고 심신이 약하지만 착한 주인공 약자를 도와주는 사람들과 마냥 악하게만 보이는 사람들이 주인공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는 대립 구도라든지 과거에 있던 추억을 배경으로 러브라인이 만들어지는 형태까지 너무나도 많이 보아왔지만 지겹다기보다는 익숙함에 가까운 이러한 구도가 아직도 일부 먹히고 있기 때문이죠. TBS가 이런 보증수표를 포기할리 만무합니다. 갑자기 터지는 로또로 20%를 먹는것을 상상하기보다 당장 눈앞에 있는 5%를 챙기는 게 TBS의 악명 높은 보수성의 일부니까요.


맛있긴 합니다만 조금 지겹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맛있기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권하기 망설여지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TBS는 아직도 이런 드라마를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게 지극히 일본답지 않은가? 하고 말이죠. 에도시대부터 몇대를 걸쳐 이어오는 식당이나 과자점이 명소가 되고 그것이 결국 그 지역 나아가 일본이 가진 국제적인 경쟁력이 되는 것처럼 일면 답답하게만 보이는 우직한 보수성이라도 가장 자신있는 것을 할 수 있는 변함없는 맛으로 만들어내는 그것을 과연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는 역시 리모콘을 쥐고 있는 시청자의 몫입니다.

어떤 것을 지키고 싶다는 기분은 일본인들에게 매우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에서 단골 이야기거리 소재가 되는것도 그런 이유가 있죠. 굳이 사랑이라는 단어처럼 거창하지 않아도, 단지 누군가의 웃는 얼굴을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 잠시나마 자기 자신 혹은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 드라마 '스마일'입니다.
SMILE スマイル (TBS)
2009년 4월 17일부터 매주 금요일 22시 방영
출연 : 松本潤 (마츠모토 준)      新垣結衣(아라가키 유이)
         中井貴一 (나카이 키이치)    小栗旬    (오구리 슌)       外
각본 : 宅間孝行 (타쿠마 타카유키)
연출 : 
石井康晴 (이시이 야스히루)



posted by RushAm 2009. 5. 10. 04:02
매주 토요일에는 Dramajor라는 코너를 통해 일본에서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코너 타이틀에서 이미 의미를 알아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번 코너는 특별히 B급 문화를 지향하려 노력하지 않습니다. 시청율이 높은 프라임 타임 드라마들을 다루어볼 생각입니다.

오늘은 그 첫 시간으로 니혼테레비 (닛테레,NTV)에서 토요일 저녁 9시에 방영되고 있는 THE QUIZ SHOW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른바 시즌제 드라마의 시대인것 같습니다. 직접적으로 접하게 되어 알려진 대표적 시즌제 드라마는 시트콤 '프랜즈'가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이후 프리즌 브레이크를 필두로 미드의 열풍이 불면서 이제 드라마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도 '시즌 몇' 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게 되었죠. 한참 IT버블이 휘몰아치던 시절 별 관계없는 곳에다가도 닷컴을 붙여대던 모습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하기도 하고 제대로 시트콤 분야 이외에는 아직 몇 번의 시도만 있을 뿐 성공사례가 전무한 시즌제 드라마이지만 일본에서는 나름 자신들의 색깔에 맞는 변형판 시즌제 드라마들이 양산되고 있는 중입니다.

시즌제 드라마로 성공을 거둔 후루하타 닌자부로


춤추는 대수사선 이후 범죄수사 추리물로 높은 시청율을 기록하며 장기간 롱런을 기록했던 후루하타 닌자부로라든지 영화 포멧 중에서는 얼마 전 한국의 모 배우가 출연하기로 해서 우리나라에도 알려진 '도쿄 소녀'도 그런 변형된 시즌제 드라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일본식 시즌제 드라마는 스토리의 연속성이 없이 배역을 교체하는 타입이 많은데 이는 장편 스토리의 연속성을 중시하는 소설형 드라마를 추구하는 미국과 한국과는 달리 일본 드라마는 캐릭터와 상황 설정, 소재가 중심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어떤 드라마가 히트를 치면 스토리가 감명깊은 경우도 있지만 그 스토리가 쓰여지는 배경 소재와 캐릭터, 특히 연기하는 배우에 의해 드라마의 성패가 좌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토리 기반이 약하다보니 소재에서 뽑아낼 수 있는 에피소드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요 사극 이외에는 에피소드 10 이상의 드라마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도 이렇듯 일본만의 특이하다면 특이한 드라마 제작 특성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니혼테레비가 방영을 시작한 THE QUIZ SHOW (ザ・クイズショウ - 이하 더 퀴즈쇼)도 일본형 시즌제 드라마 형태를 따르고 있습니다. 2008년 7월에 방영했던 동명의 심야 드라마를 모티프로 후속작이라기보다는 설정을 그대로 가져와 재 구성한 작품이죠. 원작(?) 드라마는 심야 드라마에 걸맞게(??) 캐스팅된 카리스마 넘치는 배역들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는데요. 심야드라마로는 제법 좋은 반응을 얻었는지 토요일 저녁 9시라는 프라임타임에 새롭게 재구성하여 내놓게 됩니다. 최근 절정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사쿠라이 쇼'를 주연으로 내세워 방영 1개월 전부터 꾸준히 홍보를 할 만큼 NTV내부에서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원작 드라마, 분위기가 조금 다르죠?


우선 시청율을 살펴보면 12%정도로 프라임 타임의 NTV로서는 조금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아마도 동시간대에 방영되는 TBS의 世界・ふしぎ発見(세계. 신기한 발견!)이 군림하게 있기 때문에 드라마로 가족들이 다 같이 보는 버라이어티를 상대하기엔 다소 버거운 감이 없지 않은데요. NTV도 그걸 모를 리가 없겠죠? 그래서 원작보다 한층 버라이어티성을 강조한 연출로 시청자들을 잠시 착각에 빠지게 만듭니다. 지금 드라마를 보고 있는건지 퀴즈 버라이어티를 보고 있는건지 착각이 들게끔 말이죠.

여기에는 사쿠라이 쇼의 한층 완숙해진 몰입성 짙은 연기도 한 몫을 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아라시라는 그룹에 관심이 별로 없었습니다만 이 드라마로 인해서 사쿠라이 쇼의 가능성이라든지 미래 가치를 대단히 높게 매기게 될 것 같습니다. 컨셉 자체도 그렇겠지만 앞으로의 미래는 키무타쿠가 가지고 있는 영역을 차츰 잠식해나갈 것으로 감히 예상될 만큼 더 퀴즈쇼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정말이지 사쿠라이 쇼를 위해 만들어지는 드라마라는 느낌이 들 만큼 독보적입니다. 물론 작품 자체가 1인 중심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띄고 있긴 합니다만 역으로 그 1인을 맡은 배우의 역량에 따라서 드라마의 성패가 극명하게 갈릴 수도 있는 부분이기에 그런 면에서 사쿠라이 쇼는 더 퀴즈쇼의 배역을 따낸 것이 단순히 운이 좋았거나 아라시라는 그룹의 인기배경에 편승한 것이 아닌 제작진들에게 순수 실력으로 인정받은 결과로서 그 실력을 유감없이 증명해보인 셈입니다.

화면 구성만을 보면 드라마가 아닌 퀴즈 버라이어티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듯


스토리 구조는 연극으로 만들어도 손색없을 만큼 배경의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원작이 어떤 형태로 나와있는지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았습니다만 (아마 소설이나 만화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재구성, 특히 스토리를 무한정 짜낼 수 있는 완벽한 트릭을 갖춘 작품이라고 해야 할까요? 기본 설정 자체가 워낙 이해하기 쉽도록 단순하면서도 소재 선정에 대한 범위가 넓다보니 어떤 설정을 갖다붙여도 대본을 쓰기가 쉬운 편입니다.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는 것이 많으니까요. 마치 직소퍼즐을 하는 듯한 느낌일까요?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습니다. 아무리 매력적인 설정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스토리가 계속 천편일률적으로 나간다면 자칫 결말이 뻔히 보이는 지루함이 만들어지기도 쉬운 양면성이 바로 그것이죠. 그래서 더 퀴즈쇼는 기본적으로 옴니버스 속에 메인 복선을 깔아둠으로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감질나게 만드는 지극히 NTV다운 설정을 집어넣는데 이것이 카미야마의 배경 스토리, 즉 더 퀴즈쇼의 골격이 되는 메인 스토리가 되겠습니다.

물론 이 스토리도 옴니버스로 채용된 소재들보다는 조금 더 심도있습니다만 아쉽게도 긴박감을 주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기억상실이라는 다소 낡은 설정에 사이코패스식 전개는 식상함을 느끼게 만들기도 하는데요. 더 퀴즈쇼는 그런 식상함을 느낄 겨를이 없을 만큼 드라마가 끝나기 직전 단 1분간만 스토리를 진행함으로서 시청자들의 감질남을 자극시키는 기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이쪽도 꽤나 낡은 수법(?)입니다만 어쨌든 버라이어티중에 낡은 수법 쓰지 않는 건 없듯 드라마로서라기보다는 일종의 버라이어티 개념의 서비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너무 가볍게 빵빵 질러나가는 드라마가 신물이 나신다면, 그러면서도 너무 진지하고 어려운 단어가 남발되는 미드에 지치셨다면 가끔 색다른 드라마로서 눈에 맺혀있는 색깔을 바꿔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스토리에 신경쓰기보다는 그냥 보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버라이어티처럼 말입니다. 그렇다고 더 퀴즈쇼가 버라이어티처럼 가볍지는 않고 드라마로서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으니 조금은 미흡하지만 양립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아라시 팬이라면 특히나 사쿠라이 쇼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물론이거니와 평소 아라시가 누군지 몰랐던 분들이나 사쿠라이 쇼를 몰랐던 분들에게도 키무타쿠를 대체할 수 있는 신상품으로서의 그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듬뿍 확인할 수 있는 드라마 '더 퀴즈쇼'였습니다.
THE QUIZ SHOW ザ・クイズショウ (NTV)
2009년 4월 18일부터 매주 토요일 21시 방영
출연 : 櫻井翔(사쿠라이 쇼) 松浦亜弥(마츠우라 아야)
         真矢みき (마야 미키)    横山裕    (요코야마 유우) 外
각본 : 及川拓郎 (오이카와 타쿠로)
연출 :
南雲聖一 (나구모 세이이치)  佐久間紀佳 (사쿠마 노리요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