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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9 공화국 연구소 - 의학 정보, 믿어도 될까? 下 (다이어트)
posted by RushAm 2009. 5. 19. 17:00
지난주上편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다이어트분야만큼 연구 결과를 두고 마치 토크쇼의 1위 싸움을 하듯 논리가 엇갈리는 연구 분야가 또 있을까요? 어떤 연구에서는 탄수화물 탓을 하고, 그걸 반박하는 논문이 또 발표됩니다. 어떤 논문에서는 불포화지방산이 살찌는 것을 막아준다고 하고 어떤 논문에서는 지방의 유해성과 고혈압 비만 유발등을 주장하죠. 장담컨데 5년 이내에 아직 건드려지지 않은 영양소 '단백질' 과 '무기질 비타민'에 대해서도 분명 채식이 다이어트에 좋다, 나쁘다 식의 연구 배틀(?)이 벌어질 겁니다. 이미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간에게 해로울게 없어보였던 단백질이 무슨 단백질 무슨 단백질 이런 식으로 세분화되면서 몸에 해로운 단백질도 있다는 게 밝혀졌었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왜 다이어트 분야에 관련된 논문의 목적이 '세계 경제의 조절'이 되었을까요? 여기에는 최근 몇 년간 경제 흐름을 보면 잘 알수 있습니다. 2년쯤 전에 주로 나오던 경제 기사중에 콩, 옥수수 등의 원료가격이 폭등하면서 경제가 휘청한다는 기사 기억나시나요? 그래서 한때 콩기름 가격도 오르고 옥수수나 밀을 원료로 쓰는 라면 가격도 오르고 해서 이명박정부가 쌀로 만든 라면을 만들어야 한다느니 어쩌느니 하는 의제도 나왔었지요. 이 기사가 왜 문제가 되냐면 이렇게 국제 곡물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뒤 나오는 다이어트 관련 연구 논문들이 아주 미묘한 타이밍에 미묘한 테마를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바이오 디젤 연구는 주로 유럽에서 이루어졌죠.


구석기 다이어트라는 이야기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얼마 전 탄수화물이 축적되면 결국 다시 지방이 되기 때문에 다이어트의 가장 큰 적은 탄수화물이라는 내용의 논문이 매스컴을 통해 세간에 알려진 뒤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탄수화물 안먹기 열풍이 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당분 즉 설탕류에 들어가는 탄수화물만이 영향을 끼치는 걸로 알려졌습니다만 이 연구 결과에서는 곡물 내에 있는 GI (당뇨환자들이 신경쓰는 당 성분 수치) 가 높으면 같은 분량을 섭취하더라도 살이 찔 수 있다고 했으니 식량난을 겪고 있는 극빈국들을 제외하고 개발도상국 이상이라면 어디에서나 큰 화두가 되고 있는 다이어트 문제를 건드린 이상 탄수화물과 관련된 식재료 소비가 더 이상 늘어날 이유가 없었죠. 사실 이 연구결과는 1960년대 엣킨스박사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됩니다만 지금까지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별다른 붐도 없었고요. 다시 말해 이 연구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보이지 않은 손에 의한 붐업이 있었던 것이라고 볼수밖에요.

그리고 이맘때쯤 미 당국의 미묘한 판결이 나옵니다. 약 10여년 이상을 끌어왔던 합성감미료 (아스파탐)의 유해성에 대한 소송에서 결국 유해하지 않다는 판결이 나온 것이죠. 사실 FDA에서 이미 1981년에 무해 판정을 내리긴 했습니다만 소송에서 이긴 사례와는 그 의미가 달랐습니다. 이런 일이 있은 직후 코카콜라는 그동안 중단했던 제로칼로리 코카콜라 광고를 재개했으며 다른 음료 브랜드 '환타'.'킨사이다'등의 저칼로리 제품들도 속속 출시하게 됩니다. 그동안 시장에서 그다지 많은 물량을 볼 수 없었던 팹시 제로칼로리 제품도 본격적으로 CM을 재개하면서 코카콜라사와의 경쟁을 다시 시작했으며 일반 시장은 물론 맥도날드, 피자헛 등의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다이어트 콜라 서비스를 속속 재개하기에 이릅니다. 이 사건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의야해할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실 이 무렵 사탕수수를 이용한 바이오 디젤이 환경파괴를 가장 적게 일으킨다는 이유로 도쿄의정서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거래하려는 수많은 국가들에 의해 수요가 급증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죠

물론 이러한 일들이 한꺼번에 겹치는 우연이 분명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 다음입니다. 이런 노력(?)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곡물 원자재 가격이 한풀 꺾이고 안정화에 접어들자 이후 나오는 연구 논문들에서 해묵은 '유전자 조작 곡물'의 유해성을 꼬집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이것이 아직까지 인간에게 어떤 위험이 있는지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먹는 것'과 '건강과 죽음'에 결부된 민감한 주제이다보니 사람들은 유전자 조작 곡물 표시 여부에 관심을 갖게 되고 때맞춰 유전자 조작 곡물을 사용하지 않은 것을 강조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기에 이릅니다.

여기에 음료 업계도 판결이 난 지 불과 2년만에 다시금 직격탄을 맞습니다. 다이어트 콜라가 안정기에 들어설 무렵 갑작스럽게 논문이나 각종 서적들에서 아스파탐의 유해성을 거론하는 내용이 부쩍 늘어나기 시작하는데요.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스폰지 2.0이라는 방송을 통해 아스파탐의 유해성 관련 소재가 방송되기도 했는데 출처는 앞서 거론된 논문, 서적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아스파탐 논란도 유전자 조작 곡물 논란과 마찬가지로 학자들간의 논쟁거리일 뿐인데다가 이쪽은 이미 판결이 나버린 상태라서 나머지는 시장의 선택에 맡기면 되는 일이었거든요. 실제로 스폰지 2.0제작진 역시 아스파탐과 관련된 직접적인 유해성을 증명했다는 인터뷰는 한 건도 따내지 못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착각을 하고 계시는 부분이 있는데 미국이 세계 평화, 인류의 안녕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착각입니다. 몇 번을 강조하지만 미국은 도덕적으로 존경할만한 나라가 아니라 돈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일 뿐입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일 뿐 세계 어느 나라의 안녕에도 별 관심이 없습니다. 이건 유럽도 마찬가지며 대한민국도 사실 그럴 틈이 없기도 합니다만 세계 평화에는 별 관심 없이 그저 경제 또 경제일 뿐이죠. 미국의 영향을 톡톡히 받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미국은 연구 결과를 가지고 장난치지 않는 대인배일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그들이 내놓는 연구 결과를 맹신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녕 어떤 목적에 의해서 어떤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는지는 제가 미국 CIA에 있지 않는 한 확인이 어렵겠습니다만, 흔히 뉴스에서 접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건강 정보'가 어떻게 전 세계 여론과 상식의 기준을 바꾸는지 충분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의학계가 모두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정말 경천동지할만한 특급 발견이 아닌 이상 의학계가 정작 관심을 갖는, 즉 학술적으로도 인정할만큼 쓸모있는 논문은 매일 뉴스에 나올 만큼 흔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거짓으로 밝혀졌습니다만 황우석 논문에 세계가 흥분했던 것도 정말 몇년만에 있는 일이었는지요? 복제양 돌리 이후 십수년만일겁니다. 그만큼 의학계에 영향을 끼칠 만큼 설득력있고 인정받는 논문은 드뭅니다. 하루가 다르게 TV에 나올 만큼 흔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의학 뉴스를 볼 때마다 '이게 어떤 단체의 음모'인지 생각해보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생각해봤자 근거도 없고요. 다만 무조건적으로 의학 정보라고 하면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 때문에 무심코 귀를 기울여 맹신하게 되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딱 한꺼풀만 벗겨서 들어보면 의학 정보랍시고 나오는 논문들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지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딱 한달만 특정 주제를 가지고 나오는 논문들의 패턴을 파악해보면 말만 그럴싸하게 써놨지 결국 '내가 옳냐 니가 옳냐' 말싸움을 어려운 말 써 가면서 하는 것 뿐이거든요. 어떤 논문은 뭘 먹지 말라고 써있는데 어떤 논문은 그게 건강에 좋다는 뉴스 정말 한달 간격으로 연구 결과가 뒤집히는 것도 수도 없이 많습니다.

최근 게임을 전혀 하지 않는 아이들의 범죄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죠


인간은 수십만년도 넘게 살아왔습니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많은 것을 알게 된 것 같지만 아직 인체에 대해 모르는 게 더 많죠. 조물주의 신비니 이딴 소리는 집어치우더라도 아직 연구가 덜 된 분야가 다 된 분야보다 훨씬 많습니다. '완치'라고 불리우는 치료 기술도 '재발률'을 0%만든다는 의미는 아닌거죠. 엄밀히 말하면 감기조차 여태 제대로 못 잡고 있는 게 인류입니다. (나온 약들은 대부분 증상 완화제로 결과적으로 치료는 인내 내부 림프구가 담당하죠) 학자들이란, 매우 똑똑하고 훌륭하고 공부도 많이 해서 그들이 하는 말은 다 정설일 것 같지만 실상은 '자신의 위상'을 위해 혹은 돈, 그밖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자신을 위해서거든요 인류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피식~) 결국 그 발견 역시 자신이 그 발견을 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이름을 남기고 싶어하는 욕구가 앞섰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랍니다.

학자가 어떤 가설을 떠올리면 그것을 증명하기 까지 '가설'과 '증명'사이에 갭이 존재합니다. 이 갭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수치가 필요한데, 이 수치는 각 평행선을 길어지게 만들어주죠. 이것이 무한 평행을 하는 절대 180'각도를 가진 가설이라면 이미 증명할 필요가 없겠지만, 이게 0.00001'라도 증명쪽에 기울어진 각도가 보이면 학자는 흥분합니다. 어렵게 떠올린 영감을 잃고 싶지 않은거죠. 실험과 계산을 반복하며 끝도 없이 길어진 평행선 끝에 증명과 만나는 교차점을 찾아내서 그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 학술 논문의 정의입니다. 그렇다보니 실제로는 정말 얼토당토하지도 않은 수치 결과 (하루에 일반적인 식습관으로는 절대 섭취할 수 없는 양을 근거로 제시하며 위험성을 경고하는 식)의 결론이 나오더라도 학술계에서는 새로운 발견이라며 논문을 인정해주는 거죠. 어쨌던 위험한 건 위험한 거니까요. 이는 비단 의학계뿐만이 아닌 다른 학술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농사는 농사꾼이 제일 잘 알고, 직접 해보지도 않고 컴퓨터나 뚜둥기는 놈은 현실을 잘 모릅니다. 지금 제가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서두에서 이미 밝혔듯 개인적인 연구에 의한 '가설'일 뿐이죠. 학술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농사 한번 안지어본 사람들이 농약,종묘 연구를 할 수도 있고 업계 중에 아마 의학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가장 짧은 군에 속하고 있는 것도 웃지 못할 현실이죠. 흉부외과 의사들의 흡연율이 0%가 아닌 것도 엄연한 사실인겁니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해서 스스로의 인생을 스스로의 결정에 맞게 살아가도록 태어났습니다. 책, 언론, 연구 결과, 논문 이딴거 전부 참고서입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부분이라면 자신이 생각했을 때 그 생각이 맞다고 동의한다면 그렇게 사는 게 현명합니다. 머릿속에 수많은 연구 결과가 있고 이걸 다 지키고 살면서 연장된 수명보다 그로 인해서 행복하지 못하게 느껴진 만큼 신체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얻는 시간적 손실과 그로 인해 얻는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 발생 등으로 인해 깎여나가는 수명이 훨씬 크답니다. 여러분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