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13. 5. 9. 12:01

남양유업 전화 녹취록이 요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남양유업 영업팀장이 상당히 심한 수준의 욕설로 대리점 점주를 깔아뭉개는 대화내용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다음은 해당 사건에 대한 남양유업측의 사과문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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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가지 자료를 두고 굉장히 많은 사람들은 저 '영업팀장'이라는 사람의 인성에 많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미친놈임에는 확실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 사람은 왜 저런 일을 저질렀을까요? 사람이 저 정도로 욕하면서 핏대올리고 협박하기도 상당히 쉬운 일은 아닐텐데 말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어떤 댓가가 있었던 게 아닐까요? 아니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잃을 수 밖에 없는 무언가가 있었던지요. 사실 생각해보면 이 두 가지가 아닌 이상 사람이 그 정도로 정성껏(?) 욕설을 할 수 있을 리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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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신이라는 드라마가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합니다. 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해서 회사 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불합리에 대한 풍자가 공감대를 얻으며 카타르시르를 주고 있다고 하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비호감 캐릭터로 꼽고 있는 '장규직'은 회사를 위해서 자신을 버리고 뭐든 회사를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는 캐릭터로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상사에게는 딸랑거리지만 부하직원들은 조금도 존중해주지 않는 전형적인 자기중심적 캐릭터, 이런 인물들은 실제로도 많은 미움을 사고 있는데요. 그런데...




사회에서는 그를 더 많은 연봉과 더 높은 지위로 대우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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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드라마에서 나오는 무정한과는 다르게 왜 장규직은 상사에게만 충성하고 아랫사람을 깔아뭉개는 사람이 되었을지는 분명하죠?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처럼 이미 연봉과 더 높은 지위로 대우를 받기 위해서 사람들은 윗 사람들에게 충성합니다. 그것이 진심이든 진심이 아니든, 아랫사람들에게 어떤 욕을 먹든지 말이죠. 


그럼 이들은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여러분은 장규직과 무정한 중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십니까?

그리고 어떤 사람처럼 안 될 자신이 있으신가요?




지금은 연재가 중단된 어떤 일간 만화에 나온 소재입니다.


신입사원때 도가 지나친 야근과 과도한 강제 음주 회식 등으로 상사에게 시달리던 신입사원이

10년 후 그 상사의 위치에 들어가니까 똑같은 방법으로 신입사원들을 대하고 있더랍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겐 고 을 로 운 가 될 고'

'내 겐 록 는 이 될 야'


...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여러분들은 이렇게 안 될 자신이 있나요?




의외로 답은 되게 간단합니다.

부하직원은 나한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잘 해줘봐야 뭐 하나 나한테 남는 게 없어요.

그러나 상사에게 잘 보이고 잘 해드리면 확실하게 내 수중에 남는 게 생깁니다. 


잘 해줬을 때 보답해주는 건 부하직원이 아니라 상사라는 겁니다. 이 사회는...


...


근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가 언제부터인가 '잘 해주는 것', '잘 대해주는 것'에 모두 댓가를 바라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아무 댓가도 바라지 않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이야기는 애들 장난같은 얘기가 됐고

투표 때 이 나라를 위한 사람을 뽑는 사람은 내 집값을 올려줄 댓가를 바라고 뽑는 사람에게 바보취급을 당합니다.



돈과 인생을 구분짓지 못하고

인생을 돈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그저 자신의 행동을 모두 재화가치와 맞바꾸는데에만 열심히인 사람들이 있는 한 


여러분들의 취업 후 삶은 괴롭기만 할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게 살던 사람들은 결국 돈에 배신당하거든요.

허무맹랑한 소리같지만 지금 남양유업 영업팀장이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모든 행동에 댓가를 바라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자들을 무시하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들에게만 아부했던 사람들은


미움받아도 자신이 돈만 많이 벌면 잃어버렸던 인생이 모두 만회될거라고 믿었겠지만

결국 이렇게 되고 있습니다.


세상은 원래대로 돌아오게 되어있어요.

사람은 원래 그런게 아니거든요.





특별기획 취업을 읽는 취업준비생분들이나 이미 취업을 하셨던 분들

당신의 모든 인생을 댓가성으로 만들지 마세요.


필요없는 사람들이겠죠. 돈도 안되고 도움도 안되요. 힘도 없죠.

부하직원, 하청업체 사원들 ...


필요할거에요. 당신의 승진과 연봉상승을 위해서

직장직속상사, 사장님, 갑회사 직원들...


근데 진짜 장담하는데요.

그렇게 돈을 열심히 모아도 돈으로 못사는게 분명 있어요. 진짜 

그건 되돌린다고 해도 되돌려지지도 않아요. 정말...


댓가를 바라기만 하고 살아온 인생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이라고 해서

당신마저 그렇게 되지 마세요.



인간은 원래 안 그래요. 

아무리 사회가 인간적이지 않아도 

인간이 원래 안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사회가 사필귀정으로 회귀할수밖에 없어요.


남양유업 사태를 보시면 알잖아요.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그 팀장의 행동이 정당했다고 말하는 사람 

남양유업 사람 빼고는 거의 없잖아요.





알아요. 당신이 특별히 어마어마한 부귀영화를 누리려는게 아니라는거

단지 평범하게 살기에도 그런 인격포기를 요구하는 미친 인플레 사회가 되고 있다는거 알아요.


그래서 변해보자는 거에요.

인플레라는건 공급이 너무 많아서 생기는거니까,

결국 이 나라에서 우리의 인격이 저렴한 취급을 받게 된 건 

인격을 팔아서라도 돈을 벌겠다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져서 그런거거든요.


우리가 도둑질을 하면서 돈을 벌고싶지 않다는 저항감이 있는것처럼

인생의 모든 것에 대가성을 바라는데에도 

남의 것을 아무런 대가성 없이 함부로 하는데에도

어느 정도의 저항심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진짜 댓가를 바래야 할 곳에는 확실한 댓가를 요구하셔야 해요

댓가를 바라지 말아야 할 곳에서는 인간으로 살 수 있어야 하고요.


그뿐이에요. 

물론 안하셔도 되요


세상은 다들 지금 그 반대로 살고 있잖아요.




단지 조금만 변하기를 바래요

그리고 변하지 마세요.







특별기획 '취업'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