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12. 8. 19. 04:31

<?>


안녕하세요. 저는 24살 청년입니다. 유권자가 된지 꼭 4년째 되어가는데요. 주변에서 투표를 해야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도 88만원 세대이고 99%인건 분명한데요. 그렇다고 우리 입장을 반드시 대변해주는 정당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공약이 나오고는 있지만 도무지 믿을 수가 있어야죠. 대체 투표할 곳은 어디인가요? 그리고 정치라는 것을 어떻게 봐야만 할까요?

 



<!?>



저도 몰라요. -_-

 

...

 

정치가 밥 먹여준다는 책도 있었고 실제로 청년실업에 관심을 가지는 후보도 많아요. 그런데 지금까지 서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던 사람들이 당선되고 나서 서민 생활이 정말 눈에 띄게 나아졌느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거에요. 정치라는건 생각보다 그렇게 단순하게 '소원수리'를 하듯 간단히 내가 원하는 바가 정치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 미리 말해두고 시작해야겠어요.

 

사실 소원수리도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정치는 '내가 가난한 것'을 구제해줄 수 없어요. 내가 가난하면 일단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죠. 그렇게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먹을 거나 입을 것, 살 집을 살면 해결이 되요. 다행이도 우리나라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이 이전보다는 많이 선진화되어서 이제는 이런 개인적인 부분을 정치에 의존해서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이 줄어들었어요

 

지금에 와서는 이 가난한 것을 해결하기 위한 자발적인 움직임 그 자체를 어떤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방해하거나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 즉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쪽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대부분 옮겨가있어요. 흔히 말하는 서민 정당, 부자 정당이라는 말이 요 근래 5년 정도에서 부쩍 등장했고, 특정 집단을 대변한다는 청년당이나, 녹색당 등의 이색정당이 등장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아요.

 

 

물론 이러한 세분화된 방향성을 가진 정당이 다수 나오고 제각각의 논조를 이 나라가 나아가는 데에 모두 조금씩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선진화된 정치가 맞아요. 그런데 아직 이런 움직임이 시작된지 고작 5년밖에 지나지 않았고, 이런 짧은 이력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인식 부족으로 돌아오게 되요. 언론들의 유력정당 중심의 보도 행태도 있지만, 이들 정당의 활동이 그 정당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거든요. 그렇지만 사람들은 그런 정당의 존재와 그 정당의 방향성이 자신에게 꼭 맞는다고 생각하면서도 투표 당일에는 유력정당에게 표를 던져요. 그중에는 누가 봐도 정책적으로 전혀 색깔이 맞지 않는 극빈층이 부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유력정당에게 투표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과연 이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매우 후진적인 발상을 가지고 있어서 유력정당의 사탕발림에 넘어가기만 했던 것일까요? 정말 항간에 말대로 부자정당에게 투표하면 나도 언젠가 부자가 되었을때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일까요? 그건 이미 사람들이 특정 집단을 타깃으로 한 청년당이나 녹색당에 표를 던지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로 충분히 부정할 수 있는 논리에요 한마디로 지금 대한민국의 유권자들은 '지금 현실'에 대한 부분을 걱정할 뿐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청년당이나 녹색당의 한계점은 '지금 당장'우리 문제를 해결해줄 것 같지 않다는 거에요. 그들은 '미래'를 이야기하며 우리 아들 딸들이 이 나라에서 살 때 좀 더 쾌적한 환경과 청년 시절 좀 더 대우받는 세상을 만들자고 역설하죠. 얼핏 청년당은 지금 청년들의 핍박받는 문제점을 당장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직설적인 키워드를 담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고 그래서 그들에게 표를 주는 사람들이 적어질수밖에 없어요. 그런 사람들이 과연 '내가 곧 미래에 부자가 될 것이니까'라는 생각으로 부자정당에 투표한다는 것은 말이 앞뒤가 맞지 않잖아요.

 

노인들이라고 무조건 보수정당 편이라는 생각만큼 위험한것도 없어요.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는 세분화되고 있는 과도기 속에 있지만 아직도 프레임을 좀 더 크고 단순하게 볼 필요가 있어요.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는 디테일해질 수 없거든요. 그것은 지금 유력정당이 점차 양강체제로 좁혀지고 있다는 점에서부터 반증되는 셈인데요. 만일 유력정당의 어떤 후보가 서민을 위한 정책, 어떤 공약을 내세우고 그것을 지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를 한다면 너무 단순한 시각이죠. 왜냐하면 대한민국 정치는 그렇게 세세한 공약을 하나하나씩 지켜나가는 정치가 아니라 '지금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잠시 멈춰 숨을 고르는 편이 나은가'를 선택하는 작업이기 때문이에요.

 

87년 6월 항쟁이 끝나고 대선이라는 정치행동이 본격적으로 국민 손에 돌아온 직후 처음 뽑힌 대통령은 5공인사 노태우였어요. 많은 사람들은 유권자들과 서로의 욕심 때문에 야합을 하지 못한 김대중, 김영삼을 비난했죠. 그러나 사실 진정 유권자들이 변화를 바랬다면 그들이 야합을 해내는 여부에 관계없이 정권을 교체할 수 있었을거에요. 투표는 정치권이 야합을 하느냐 마느냐에서 정해지는 게 아니라 결국 국민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거니까요. 야합을 했다고 해도 이겼을지에 대해서는 만약이 없겠습니다만, 아무튼 당시 국민들은 결국 노태우를 원했다는 결론이 나오는거에요.

 

물론 그게 어떤 속임수를 쓴 결과였더라도 말이죠.

 

 

노태우 정권이 부패하고 여당으로 출마한 김영삼과 야당으로 출마한 김대중이 다시 맞붙었을때도 마찬가지의 결과가 나오게 되요. 다들 현정권의 부패에 분노했지만 결국 다시 여당으로 출마한 김영삼을 대통령으로 세웠죠. 이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냐면, 생각보다 그들의 부패가 '현실'에서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는 거에요. 세금이라는 제도의 무서운 점은 공동책임이기 때문에 내가 낸 금액을 가지고 부정축제를 벌인다는 느낌이 잘 와닿지 않는다는 데에 있죠. 난 세금을 1년에 200만원 정도 내는데 그들은 2천억 가까운 부정축제를 벌인다면 그게 진짜 내 돈으로 한다는 느낌이 안오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권까지 기업들이 경제 성장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소비되면서 실제 체감 경제가 별로 나쁘지 않았고, 나빠졌다가도 금새 회복되는 국면이었기 때문에 더욱 현실 빈곤을 느끼는 계층이 없었던데다, 내수소비에 대한 각종 규약을 풀면서 오히려 내수경기는 훨씬 좋아지게 되요. 이른바 '중산층'이라는 새로운 계층이 두텁게 생기는 시기가 바로 이때부터라는거죠.

 

그래서 국민들은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까지 그들이 어떤 악행을 저지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이거나 불행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던 간에 '일단 나한테 피해가 없었다'라는 사실만으로 그들에게 표를 던졌어요. 그 표의 의미는 단순해요 '지금 현실이 좋다'라는 거죠. 즉 정권이 교체된다는 의미는 지금 사는 삶의 가치관이 바뀐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데, 워낙 고도경제성장기를 거치면서 불안한 경제상황을 맛봤던 세대들이라 그런지 요즘도 옛날 못살던 시절 회상하면서 진짜 세상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곧잘 듣게 되곤 하는데요. 바로 이 관점 '지금도 밥 안 굶고 안 춥고 사는데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겠냐'라는 생각이 '보수적인 관점'을 낳게 되고 지금에 안주할 수 있게, 다시말해 지금을 잃지 않게 해줄 수 있을 듯한 '보수를 표방하는 유력정당'에 표를 던지게 되는 거에요.

 

 

또한 그들은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 하는 젊은이들을 질타하는 한편 고도경제성장시기의 고통스러운 노동자 시절을 두 번 다시 겪고 싶어하지 않는 이중적인 생각 또한 가지고 있어요. 지금에 만족하는 만큼 옛날처럼 가난하게 살고 싶지 않다라는게 속내인 셈이죠

 

 

그러던 것이 이 IMF를 계기로 사람들이 처음 이 정치가 자신의 지갑에 들어오는 돈에까지 영향을끼칠 만큼 심각해졌다는 것을 깨달아요. 그래서 그들은 여당 대신 참 오랫만에 야당을 택하죠. 자신의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손해가 나면 국민들은 '머무르면 안된다'라고 생각하고 '머물지 않는 쪽'을 택해요. 몽골족이 모래폭풍의 위험을 느끼면 게르를 철거해서 옮기듯, 지금에 머물면 내 지갑이 계속 털리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이런 생각이 아쉽지만 유권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진보 인식의 한계에요. 사실 지금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넓게 보면 이와 큰 차이가 없잖아요.

 

그런데 진보쪽으로 정권교체가 된 다음 김대중 정부 시절 이루어졌던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에서는 모두 보수진영이 압승을 거두게 되요. 사람들은 IMF를 서둘러 극복하기 위해 김대중 정부 임기 초기 1~2년간 대량 실직과 소비 감축, 금모으기 운동같은 범국민적 극복 노력 등으로 매우 피곤해진 상태였어요.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 그리고 대통령 선거의 차이점은 대통령은 정말 멀~리 있는 듯한 존재를 뽑는 느낌이라 그들에게 기대하는 것도 나라의 운명, 나라의 나아갈 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한편, 국회의원이나 지방선거는 바로 우리 동네, 더 가깝게라면 바로 내 삶의 질과 관련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보수에 대한 관점이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그것과는 또 다르거든요. 국회의원이나 지방선거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는 것은 결국 경제 극복에 대한 피로그 극심하니까 나 좀 챙겨주라, 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에요. 복지에 대한 요구가 이때부터 있었던거죠.

 

 

제...제발 그만! 멈춰줘어어!!

 

IMF가 일찌감치 졸업된 후유증으로 가정이 해체되고, 실업자가 늘어나고 정말 많은 변화가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더 큰 불안은 '노후에 대한 불안'이었어요. IMF 이전까지 일본식 '종신고용'정책을 고수하던 기업들이 속속 구조조정을 통해 종신고용 보장을 철회하면서 사람들이 더 이상 회사에만 노후를 기대할 수 없게 되었거든요. 이때 그 유명한 아메리칸 인슈어런스 그룹 AIG 띠링띠링을 비롯한 수많은 외국계 민영보험회사들이 진출해서 이 불안심리를 노리고 한끗발 날리기도 했었어요. 지금은 망했지만

 

그래서 사람들은 그당시만 해도 '돈을 더 많이 벌고 싶다'는 심리도 심리지만 가능하면 '더 안정적으로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보수적인 심리가 더 강했어요. 생활수준이 갑자기 너무 떨어지니까 브레이크를 걸고 싶은 마음이 정치계의 보수를 찾게 만든 원동력이 된 거에요. 여러분들이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를 대할 때는 바로 이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좋아요. 굳이 국회에 의석이 몇 명 채워져야 정권에 힘이 실리니 어쩌니 하는 그런 바보같은 힘 논리는 그냥 대선에서 끝나야하는게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적지 않거든요. 그래서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자치선거는 오히려 대선보다 정권교체가 훨씬 힘들고 10선이상의 의원이 나오기도 하는거에요.

 

이런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거죠.

 

정치라는건 보기에는 무슨 복잡한 파워게임처럼 보이지만 큰 흐름을 보면 단순하고 알기 쉬워요. 노무현이 당선된 것은 2002년 월드컵에서 뜨게 된 열망 즉 '뭔가 더 나아지고 싶다' 라는 욕망이 진보의 요구로 이어져 노무현이 당선되었다고 보는 견해와 더불어 집값과 바닥을 친 경제의 고속성장드라이브라는 진보적 요구가 거대했다고 볼 수 있어요.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역사적 사실로는 우리당의 과반으로만 기록되어있지만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은 텃밭인 TK PK를 빼앗기지 않았죠.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TK PK의 지역경제는 당시 최악이었음에도 그 원흉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재신임했다는 거에요.

 

사람들이 보수를 찾게 되는 이유는 '너무 많은 성장으로 내실을 다질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너무 많은 추락으로 인해 그 추락을 멈추고 현상유지라도 하고 싶다'라는 심리가 있을 때도 있어요. 역시 '지금을 사는 나만 피해가면 된다'라는 이기주의에서 발로된 발상인데요. TK PK의 경제가 떨어진 이유를 제공한 사람들이 다시 당선되는 이유는 단지 지역주의와 당의 유착관계라고만 보기는 어려워요. 그들은 당 이름이 아니라 당이 가진 이미지 코드 '보수'가 필요했던 것 뿐이거든요.

 

내가 국밥 좀 먹어봐서 아는데...라는 말은 그의 보수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켜주었다.

 

이런 보수에 대한 열망은 급격한 사회체계 변화를 추구했던 노무현을 대신해 이명박을 대통령에 올리게 되요. 이명박의 이미지는 단순히 경제를 살리는 이미지였다기보다는 서울시장 당시 '성장'을 멈추고 '국민의 삶의 질'에 집중한다는 이미지를 주었기 때문이거든요. '청계천'이 가지는 의미는 처음으로 서울시가 고가도로따위에 돈을 쓰는 게 아니라 도시환경개선에 돈을 썼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요. 이는 고 건 전 시장이 추진했던 하늘공원, 선유도 공원 등으로 대표되는 서울도심녹화사업과 닮아있는데 다만 하늘공원은 개장 첫날 인파가 마구 몰릴만큼 이슈화되지 않았던거고 청계천은 한달 남짓은 각종 이슈로 뉴스에 매일 오르내렸던 게 차이라면 차이일수도 있지만요.

 

이런 이미지, 국민들은 이명박에게 지표상의 경제성장을 기대한 것이 아닌 진정한 보수처럼 급속성장을 잠시 멈추고 내정을 챙기는 모습을 기대했던거에요. 노무현 정권이 아무리 경제를 살렸다고 지표를 들이대도 소용이 없었던 이유가 그거였거든요. 그렇다고 노무현 정권 당시 복지 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았냐면 그런 것도 아니었는데, 사람들은 IMF가 준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자존심 스트레스에 지쳐있었고 이명박이 가진 보수의 힘을 원했어요. 그 뒤로 두 번의 지방선거와 두번의 국회의원 선거 모두 한나라당과 현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한 것은 이런 보수의 대한 열망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죠. 사람들은 지금 피부로 느끼는 경제가 아무리 힘들어져도 여당을 찍을 수밖에 없어요. 희망을 잃으면 잃을수록 '아 어서 이 상황을 타개하자'라는 진보적인 생각보다 '더 떨어지고 싶지 않다 이 이상은 악몽이야'라는 생각을 갖게 되기 쉬우니까요.

  

 

 

머리가 더 복잡해지지는 않으셨나 모르겠네요.

옹색하지만 결론을 내볼게요.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유력 정당들이 가장 못하고 있는 것들 중 하나가 당 내의 다양한 세력을 용서하는 능력이에요. 보수정당 내에서 보수적이지 않은 사람들은 이렇다할 소신을 발휘하기 힘들어요. 그 반대로 진보정당 속에서 보수적인 사람들은 전혀 환영받지 못하고 있죠. 그럴 바엔 상대 당으로 꺼지라는 식의 이분법적 선긋기도 쉽게 볼 수 있어요.

 

사실 정치를 바꿀 수 있는 건 진보 속의 보수, 보수 속의 진보에요. 그들은 한쪽으로 입장이 쏠려있지 않아서 어떤 사안을 보다 중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죠. 아주 보수적인 정책이 나온다고 한다면 이 정책을 마냥 비난할 것이 아니라 정말 국민에게 필요한지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할 여지를 갖어야 할 세력이 바로 이 세력이에요. 이 세력은 고정되어있지 않아요. 왜냐하면 어떤 정책이든 사실 당리당략이라는 껍질을 까고 알맹이를 본다면 생각이 집단적으로 일치할 수는 없기때문이죠. 양쪽 당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분명 나와야 정상이에요. 그게 사람이 만든 집단의 기본적이고도 기본적인 순리인거죠.

 

이런건 말이 안되는거에요.

 

이들이 목소리를 올바르게 낼 수 있는 환경이 먼저 조성되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가 먼저 변해야겠죠. 정치가 변하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그 기본적인 집단의 순리를 따라가면 되요.

 

5천만이 넘는 국민들이 모두 한 목소리를 낼 수는 없어요. 그렇다고 딱 두 가지 목소리만으로 대표할수도 없죠. 지금의 양강 구도는 정말 5천만 국민들이 딱 두가지 목소리만 내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중에서는 단지 정치에 대한 외부적 인식 주입으로 인해 자신의 소신과 관계없이 대세를 따르듯 떠밀려 합류한 사람들도 분명 있다는 거죠. 투표하는 사람들조차 이런 식이 되는데 그들의 대표가 그러지 말라고 바라는 건 모순이겠죠. 콩심은데 콩 나고 그렇게 떠밀리듯 다른 생각에 합류해서 뽑힌 정치인들이 이분법적 논리를 중단할 수는 없을거에요

 

그렇다고 지금부터 어려운 고민을 할 필요는 없어요. 매니페스토, 그거 지키는 사람 별로 없어요. 단지 이 사람이 '보수'인지 '진보'인지만 잘 구분하시고 내가, 이 마을이, 이 도시가, 이 나라가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하는가 아니면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뒤쳐진 사람들을 보듬어야 하는가를 스스로 판단해서 그 판단에 따라 보수나 진보에게 표를 던지시면 될 거에요.

 

무소속 후보의 당선이 많아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다만 주의하실 점이 있어요. 어떤 당이나 후보는 이 보수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보수도 진보도 아닌 스스로를 위해 정치를 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분명히 있어요. 정치는 그들 스스로의 꿈이 이루어지지 위해 하는 것이 아니에요. 이들이 진짜 보수인지 아닌지는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금방 알 수 있어요? 언론이 장악되었다고요? 진보성향언론들이 왜곡한다고요? 그거 아무 상관 없어요. 내 생각이 올바르면 보수언론 속에서도 진실을 볼 수 있고 진보언론속에서도 수구를 찾아낼 수 있어요. 아무리 보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진보를 빨갱이라고 싸잡아도, 진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보수를 죄다 수구친일파라고 몰아세워도 앞서 말했지만 집단이라는 것은 결코 일원화될 수 없거든요. 단체가 개개인의 사상을 100% 일치시키도록 만드는건 불가능한거죠.

 

왜냐하면 진보정당이든 보수정당이든 말이죠. 지금 나와 있는 유력정당들은 자신들의 세를 불리기 위해서 덕지덕지 가져다 붙인 사람들이 한트럭이라 그 정당의 이름이 보수 혹은 진보를 대표하기 이미 힘든 지경이에요. 지금의 보수정당에 있는 사람들을 당이 가진 보수적 이미지만으로 뽑아서도 안될것이고 진보 정당에 있는 사람을 진보를 원하는 사람이 당 이름이 가진 진보 성향을 믿고 뽑아서는 안된다는 말이에요.

 

결국 보수정책을 기대했던 보수정당은 가장 보수적이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죠.

 

 

물론 지난 10년의 정권도 아주 진보적이라고 보기 힘들었어요.

 

 

보수가 필요하면

보수적인 사람을 찍어서

그가 보수적인 생각을

이 도시, 이 나라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진보가 필요하면

진보적인 사람을 찍어서

그가 진보적인 생각을

이 도시, 이 나라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이고,

정치 참여이며

투표로 이 나라를 만들어나가는 가장 근본적인 원칙이에요.

 

 

 

그리고 이 모든 것보다 가장 중요한 마지막 원칙

 

 

투표는 꼭 해주세요.

 

 

 

 

모든 것은 거기서부터 시작되지 않으면 안되니까...




공화국 사회교과서 제 2장 

- 끝 -

posted by RushAm 2009. 8. 15. 08:54
이명박의 지지율을 두고 말들이 많다, 30%를 넘었네 40%에 육박하네, 서울시장때처럼 뒤늦게 인정받고 있는거네, 아니네 참 말들 많다. 지금 지지율이 중요한 게 분명 아닌 것 같은데 다들 지지율 이야기뿐이다. 누가 얼마만큼 그를 지지했는지가 정말 문제인가? 촛불정국때 15.7%까지 떨어졌을때 이명박의 정책과 40%에 육박한다고 말하는 지금의 이명박의 정책이 차이가 있다고 보는가? 어차피 탄핵은 없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으며 5년 내내 하고 싶은 정책 다 하고 내려올 사람에게 중간지지율이 무슨 소용인가? 미국처럼 4년 연임제라면 중간지지율이 의미가 있겠지만 에초 5년 단임인걸 알면서 뽑아준 국민들이 아니던가?

언제부터인가 대통령을 비난하는 게 사람들의 국민스포츠가 된 느낌이다. 5공때는 그 국민스포츠에 대한 열망을 프로스포츠로 돌렸다면 5공이 끝난 뒤에는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으로 현실의 어려운 속쓰림을 달래는 게 서민들의 일상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아마 ys정권때부터였던 것 같은데 역시 그 당시는 경제 위기로 인한 타격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대상이 정말 명확했기에 가능했다. 경제부처든 뭐든 당시 YS의 문민정부 경제정책은 막판까지 폭발을 눌러놓지 못하고 터저버리고 만 셈이었으니까, 비난의 화살을 날릴 대상이 그때만큼 명확했던 적도 없었기에 대학살의 주인공 전두환과 노태우보다 YS가 한층 더 욕을 먹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단지 '자기 잘못을 세 살 짜리조차 알 수 있을 만큼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것'인데..

YS이후 김대중, 노무현을 거쳐 지금의 이명박에 이르기까지 서민들은 체감적으로 단 한시도 '살림살이'나아졌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YS의 유산이었던 '이 모든건 대통령 탓이다'라는 말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다. 사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말이 노무현 때부터 유행한 것 같지만 인터넷 보급으로 인해 통계적으로 쉽게 여론 파악이 될 수 있었을 뿐 김대중 정권 당시에도 이른바 '나랏님 탓'은 꾸준히 성행하고 있었다. 솔직히 그간 국정 운영에 대한 정보 공개가 꾸준하게 이루어져 국민들이 국정 흐름에 대해 이전보다 투명하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열려 있기에 이같은 비판도 나올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그 정보에 관심을 기울이며 정책을 일목요연하게 꼬집어가며 이같은 비판을 하는 사람은 거의 손에 꼽힐 정도이며, 대부분 개인적인 수완 부족의 사업 실패든, 운이 안좋았든, 어떤 이유로 인해서 정부 정책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도 대통령 잘못으로 돌리는게 일상화가 된 게 사실이긴 하다.

다만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평 속에 사람들이 말하는 것은 'YS의 그것'처럼 정부의 과오가 너무 명명백백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작금의 현실이 현 정권과 그 정권의 수장인 이명박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과연 이 문제가 '이명박'을 비난해서 될 문제냐는 것이다. 앞서 예를 든 것처럼 서민들의 책임전가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어째서 서민들은 '나랏님탓'을 하면서도 선거에서는 나랏님에게 힘을 실어주는것인지에 대해서 한번쯤 궁금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던가? 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처음부터 틀어진 문제가 해결될 리가 만무하다고 보는데, 사람들은 다혈질적으로 눈앞, 내일만을 생각하고 있어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다.

대통령은 이전 5공까지 철권의 권력을 자랑했다. 지금 대통령의 권위가 이전만 못하다는 것은 아니며 지금의 권위가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보편적인 민주주의 측면에서는 지금의 권위가 적당한 수준으로 5공때의 그것은 독재정권의 잔재가 완전히 씻어내지지 않았던 시절이기에 논외로 쳐도 무방하다. 말하고 싶은것은 지금의 대통령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대통령 한 사람의 면면만 보고 나라의 명운을 가늠할 만큼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데에 있다.

이 문제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 다름아닌 '노무현'이다. 많은 진보층들은 노무현이 평소 보여주었던 극진보적인 성향을 믿고 표를 던졌지만 그는 그들의 기대대로 정권을 극진보적으로 운영하지 않았다. 그가 변한 건 절대 아니다. 다만 대통령이라는 자리 자체가 절대 혼자 딛고 일어설 만큼 단순한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그 뒤에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에서 몸집을 불리기 위해 급조한 한끗발 날리는 2진급 보수층 인사들이 상당수 남아있었고, 이들이 탄핵사태 이후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을 양분해나간 탓에 이후 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데에 노무현이 남은 임기동안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사람들은 과반이 넘는 여대야소 정국에서 대통령이 힘들 게 뭐가 있느냐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열린우리당 전체가 '친노파'가 아닌 이상 결국 국회의원들은 자기의 재선과 이익을 위해 줄서기를 하는 존재일 뿐이기 때문에 과반이라는 숫자가 큰 의미는 없었다고 본다.

여기에서 예상할 수 있는 반문이 '지금도 친이파, 친박파가 갈려 있으니 사실상 당시와 다를 게 없지 않나?'라는 부분인데 지금과 그때는 명백한 차이가 있다. 당시에는 친노파 이외의 계층이 '확실하게 내세울 수 있는' 차기 대권주자가 없었다. 아니 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게 정답이다. 김근태, 정동영,추미애를 비롯한 많은 인사들이 자신이 포스트 노무현임을 자처하며 노무현 임기 초기부터 서포터를 모으는데 열중했고 그중 일부는 실패했다. 그 결과 후보를 처음부터 한 명으로 집중하여 서포터를 충분히 모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한나라당에 비해 마지막까지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며 내부에서도 대체 누구를 서포팅해야 이명박을 잡을 것인지 마지막까지 혼돈을 거듭한 결과 선거에서 완패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친이와 친박의 갈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은 투닥거리긴 해도 대의적인 측면에서는 이미 각 진영에서 원톱을 정해두고 있으며 이미 차기 대권주자의 기세싸움에서 박근혜로 일찌감치 확정한 친박진영에 비해 현 국정지지도에 위기를 느낀 친이진영이 아직 그에 대한 대항마를 만들지 못한 부분으로 인해 많은 친이계열 서포터가 친박쪽으로 옮겨가있는 상태다. 암묵적으로 차기 대권 주자로 박근혜를 서포팅하는데에 합의를 도출한 상태이기 때문에 겉보기에는 꽤 대립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단순한 '쇼'일 뿐 이미 이익 배분에 있어서는 합의가 되어있기에 아주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친박진영도 친이와 이명박의 정책 기조에 협조하는 보상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이명박 정권에 대한 비판의 화살도 그래서 과녁을 잘못 잡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대통령 혼자만의 생각으로 마음껏 정책을 휘두를 수 있는 자리가 되지 않았다는 걸 정,재계는 모두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전처럼 '정권을 잡으려'하기 보다 '대통령을 만들어 내'려 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예전에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의 뒤에 줄을 서는 형국이었다면 지금은 대통령이 될 만한 사람의 지지율을 뒤에서 끌어올려주는 서포터가 되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우리가 아는 범위 이상으로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수구 보수 인사들은 물론 재계 서열 상위권 기업들이 알게 모르게 서포팅을 하여 그를 대통령으로 '만든'셈이다.

이런 대통령이 과연 자기가 하고 싶은 '그것'을 제대로 펼치고 있다고 보는가? 아닐 것이다. 대통령은 이미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정, 재계 서포터들의 투자 대비 이익을 실현해주고 대신 국민들에게 욕을 들어먹는 총알받이 방패일 뿐이다. 다시말해 이명박이 친재벌 성향이라서 지금 정권에서 재벌 위주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게 아니라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든 자들이 투자한 만큼 이익실현을 하고 있을 뿐이며 이명박은 그에 충실하게 이행해줄 의무가 생긴 샘이다. 이미 우리가 생각하는 철권력의 대통령은 먼 옛이야기이다. 지금은 누구의 이익을 어떻게 실현해주느냐가 관건이 되는 시대이며 이미 미국은 몇십년전부터 이러한 정치 풍토가 자리잡아 50:50이라는 팽팽한 구도가 매 선거마다 첨예하게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난 2007년 선거처럼 압도적인 완승, 완패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지금 서민들은 이명박을 비판할 때가 아니다. 지금의 달라진 정치 트랜드를 빠르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지금 분위기로는 일부 진보계 지지층조차 '이명박만 아니면 돼!'라는 식의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계층들이 점차 늘고 있는데 이래서는 다음 선거에서도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은 없다. 미국처럼 선거 당시부터 양측의 정책 성향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게 아니라 지난 선거에서 드러났지만 '이미지 정치'가 아직도 먹히고 있고 그 이미지를 만드는 건 대통령을 만들어내는 '서포터'인 현실에서 지금 어려운 사람들이 있고 지금의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이명박'을 비판하기 전에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든 서포터들이 누구고 그들이 지금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이명박이 지금 대운하를 파고 4대강을 살리고 미디어법을 통과시켜서 70대에 육박하는 그 나이에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다고 보는가? 이미 예전처럼 비자금 조성이 은밀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따지고 보면 '이명박 개인'이 지금까지의 정책으로 득을 보는 건 조금도 없다고 본다. 오히려 임기 이후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해본다면 그에게 중요한건 남은 임기가 아니라 남은 여생인데, 그쪽으로 생각해봐도 지금 이명박은 무덤을 파고 있을 뿐 본인에게 득이 되는 건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명박이 무슨 천문학적인 득을 보고 있는 마냥 모든 것을 이명박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고 이명박은 피투성이가 되어가고 있지만 서포터들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이명박이 따다 준 과일을 먹어가며 TV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감상하듯 서민들과 이명박의 대치상황을 감상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 어렵고 이명박의 정책이 싫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우선 그를 움직이는 서포터에 주목하자, 그리고 다음 선거에서 나오는 후보들 역시 그 후보 자신의 면면이 아니라 그를 움직이는 서포터가 어떤 성향인지를 확실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민주당 계열에서 나온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서민을 위하는 후보가 나온다는 부분도 한나라당이라고 해서 반드시 서민을 등한시하고 친재벌정책을 취하는 대통령이 나올 거라는 착각도 이젠 버려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들 후보가 누구의 돈, 누구의 권력 하나하나가 모아져서 지금의 권력이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보고, 물론 100% 만족스럽진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친재벌 서포터가 없는 쪽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지금의 매니페스토 검토보다 훨씬 미래 정국을 예측하기 쉬울 것이다.

지금은 위험하다, 이명박이 위험한 게 아니라 이명박 다음이 위험하다. 지금 정서가 위험한 이유는 이명박을 비판하는 게 아니라 '이명박만 아니면 누구라도 OK'인 이런 흐름이 불안한것이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이명박 지지율 하락이나 비판에 눈하나깜짝 안하는것이다. 만일 이 화살이 한나라당 전반에 대한 비판이었다면 한나라당은 위기감을 느끼고 철저하게 진화에 나서겠지만 이미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 가득한 한나라당은 정권 초기 이명박을 간판으로 내거는게 결코 차기 대권에 유리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계산에 넣고 이명박에게서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독자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 노력했고 국민들은 그에 철저하게 유린당하며 그들이 원하는 대로 이명박만을 비판하는 데에 여념이 없다. 마치 최면이라도 걸린 것처럼 이명박'만'을 비판한다. 이미 한나라당은 이명박을 단물을 다 빼먹은 껌처럼 뱉어버리고 자신들의 이익을 실현시켜줄 차기 총알받이를 만드는 데 여념이 없는데도 말이다.

이제 유권자들은 '저 후보가 착하다', '어디 출신이다', '잘생겼다' 등의 이미지 정치법 지지 성향에서 벗어나 나에게 과연 이득이 될 만한 집단들의 서포팅을 받고 있는지부터 파악을 해야 한다. 물론 보수쪽 집단의 집권이 자신에게 더 이득이 된다(부동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던지) 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그쪽에 맞춰, 서민이라면 서민쪽 정책 성향에 맞는 서포터를 보유한 후보를 지지하면 되는 것이다. 일면 어려워 보이지만 지금 보는 핀트를 조금만 옮겨가면 쉽게 보이는 부분이고 이를 귀찮다고, 내 이득과는 상관 없다고 등한시하는 분들은 향후 그 선택으로 인한 어떤 손해가 오더라도 정권 탓을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TV광고에 나오는 상품설명을 믿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서포터들이 '이 후보 서민대통령이에요'라고 광고하는 말을 그대로 믿고 찍지 말라는 것이다. TV광고는 그다지도 불신하면서 어째서 후보들의 이미지 광고는 그다지도 철썩같이 믿는지는 모르겠지만 TV광고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처럼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머리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만큼 당장은 아니더라도 점진적인 변화의 흐름이 보여지기를 바라마지않는다.

사실 정치계가 이렇게 유권자들에게 복잡한 계산을 강요하게 만든 것도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정치인의 매니페스토를 믿지 못하고 정치인들 역시 자신의 매니페스토를 스스로 신뢰하지 못하는 현실이 되어가는 모습이 그렇다. 다만 어렵더라도 잠깐이지 않은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잠깐 머리를 굴려보고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취득하는 것을 귀찮게 어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랑 관계없고 먹고사는데 관계가 없는 게 아니라는 것이 이번 정권에서 국민에게 가르쳐준 유일한 교훈 아니던가? 이제는 '이명박'만 아니면 돼! 가 아니라 '이명박을 밀어준 놈들 생각대로 되서는 안돼!'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지금 중요한 건 이명박이 남은 임기동안 뭘 하느냐가 아니라 다음 대선때 이명박과 똑같은 놈이 되는 것을 막아야하는데 그걸 무슨 수로 구분해내야하는건지 지금부터 차분하게 연구해나가야 한다. 남은 3년 반이 문제가 아니라 그 이후가 문제다. 내일을 걱정하지 말고 1년 후, 2년 후, 10년 후를 걱정하고 그에 대비하는 현명한 국민들이 되어주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