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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05 사회교과서 쪽대본 - 가미카제 세계문화유산은 왜? (2014.2.5) 3
posted by RushAm 2014. 2. 5. 10:32

요즘 중동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른바 '자살폭탄테러'의 어쩌면 원조라고 할 수도 있는 가미카제 전투기 조종사들의 유서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야 한다는 일본측의 주장이 있었습니다. 이 문제는 사실 뉴스에서는 군국주의의 부활이니 뭐니 하는 떡밥만으로 열심히 까고 있긴 합니다만 도무지 우리나라 기자들은 그노무 군국주의 부활 빼고 아는 게 없는건지 그 전문성 결여에 혀가 차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인터넷 여론은 대체 그게 왜 문제냐는 여론과 군국주의의 부활을 상징한다는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있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세계문화유산'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어떤 국제 사회에서 반드시 깨끗하고 성스러운 것들만 올라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인데요. 아우슈비츠 수용소 3개 건물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지금까지 그 등재가 취소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문화유산'이라고 하면 무조건 '찬란하고 아름다운 문화유적'만이 대상이 되는 게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그대로 담아낸 것'이라면 뭐든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아우슈비츠가 인류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유에 대해 유네스코는 '서구 문명의 문제점을 이보다 더 잘 설명해줄 공간이 없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대체 일본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정말 군국주의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아마 확율은 반반이긴 합니다만, 그럴 가능성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뉴스 보도의 문제가 있다면 대체 왜 군국주의의 부활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인 의의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마치 예전 북한 장성택 보도처럼 '북한 = 개새끼'라는 식으로 보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다분히 지금 정부의 '외부 적 만들기'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죠. 제대로 의의를 설명해주기만 한다면 여론이 나뉘는 일도 없을텐데 이 정부는 언제나 일본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과오를 덮고 싶은건지 언제나 일방적이고 무논리적인 성토 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보도의 문제점은 왜 이게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를 신청할 수 있는 건인지 이 신청 자체가 '억지'인지 아닌지에 대한 면밀한 후속보도가 나오지 않고 그냥 꼭지 하나로 무진장 까댔다는 점입니다. 이래서는 알 권리가 충족될 수가 없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에 따라 일본이 거두는 이득은 '군국주의 부활'이라는 키워드에 맞춘다면 '아이들의 교육'입니다. 2차세계대전 패전 당시 일본이 '피해국'이었고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될 경우 '일왕'에게 '그들(가미카제 조종사)'처럼 충성을 다 해 목숨을 바쳐야 할 것이다. 라는 점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명목삼아 당당하게 교과서에 쓰고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죠. 이 말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등재 당시 아이템 하나와 그 아이템에 쓰여진 내용만을 등재하는 데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를 해석할 여지와 당시 시대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기록하며 이에 대한 학자들의 해석과 관련 논문도 등재 당시 함께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되죠. 당장 우리나라에서만 해도 가미카제가 '자발적'이었다고 알고 있던 사람이 적지 않았는데 이번 문화유산 등재 뉴스로 '자발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요?


유서가 있다는 사실조차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그 강렬함만을 이미지화 한 칵테일이 유행하기도 했다. 


오히려 일본이 '가미카제'를 신성시하고 싶다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를 하는 것을 꺼렸어야 합니다. 오히려 유네스코가 적극적으로 '문화유산' 등재를 요청해도 모자랄 수준이라는 거죠.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거나 지금처럼 요청을 해서 시끄럽게 만들면 그냥 암묵적으로 세계 많은 사람들이 '가미카제'를 정말 '일왕'에 대한 충성심만으로 유서를 쓰고 적 함대를 향해 날아갔다는 신화적인 허구를 사실 그대로 믿었을 것입니다. 이번 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전 세계 많은 학자들과 일본 내 학자들이 수많은 논문을 게재하게 될 것이고 이는 가미카제 연구자료로서 차곡차곡 쌓여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아낼 것입니다. 정치가 미쳐있던 시대 어느때라도 학자들까지 미쳐서 기록을 왜곡 날조하던 시대는 나폴레옹 시대 이후부터는 없었으니까요. 


그럼 대체 일본이 이번 건으로 남는 건 뭘까요? 없습니다. 그냥 바보짓한거에요. 지금 일본은 국제사회 왕따를 당해 정신이 없으니 국내 지지율이라도 잡아보려고 별짓을 다하고 있는겁니다. 국내만을 바라보니 국제사회가 어떻게 반응할지 계산이나 되겠습니까? 마치 이시하라 신타로가 자신의 정치적 위기 타개를 위해 2016년 도쿄 올림픽을 무리하게 유치하려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내부 지지율 결속을 위해 국제적 타이틀을 끌어오는 70년대식 정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번 건이 아주 좋은 꼭지 하나를 생으로 잃게 되는 자승자박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멍청한 한 수였다는 생각이네요.


10%대의 안습한 명중률은 숙련도가 떨어지는 파일럿들 때문일수도 있지만 어느 누가 자신이 죽기 직전임을 알고 달려드는데 제대로 된 멀쩡한 조종이 가능했겠는가? 설령 일왕에 새뇌당했다 해도 말이다.


유네스코는 반드시 인류가 남겨야 할 유산을 문화유산으로 등재합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마추픽추처럼 인류가 도저히 소실해서는 곤란한 유적을 등재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우슈비츠처럼 인류의 흑역사를 영원히 기억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증거자료로서 등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미카제의 이번 등재는 이와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하는데, 물론 일본이 그럴 생각이 있어서 이러는 건 아닐 것입니다. 이미 일본은 2012년 조선인강제수용소를 등재신청한 전력이 있고, 지금도 그때와 다르지 않은 목적이라면 목적은 하나 결국 '내부지지율 결속'이니까요. 


우리가 이들에게 해야 할 것은 별거 없습니다. 그냥 '무관심'이죠.

일본 내에서 가미카제 세계문화유산 등재 시도 보도 비중과 한국에서의 보도 비중이 어느정도 차이가 나는지를 생각해보면 답이 보다 명확해집니다. 왕따에게는 무관심이 답입니다.


그들이 제로센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가미카제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건 신경쓰지 말고

우리 땅 침범하거나 우리 애국지사 욕보이게 하는 짓거리에 집중해서 성토하는 편이 낫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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來日 또 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