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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8.01 연예계 사설 - 티아라 사태는 예견된 인재, 극복 힘들다.
posted by RushAm 2012. 8. 1. 13:50

사카이 노리코라는 일본 아이돌 가수가 있었다. 지금으로 치면 우리나라의 아이유급 가수인데, 근 10년간 솔로 아이돌의 한 축을 먹어주며 국민적인 인지도를 갖게 된다. 그런데 그녀가 아이돌을 은퇴한지 한참 지난 시기에 갑자기 '마약관리법 위반'으로 체포된다. 그런데 체포되기 전, 즉 혐의가 확정되기 전까지 그녀에 대해 동정론을 보이던 언론과 여론은 경찰에 잡혀들어가는 그녀의 모습이 비춰지자마자 태도가 180도 뒤바뀐다. 그녀가 예전 마약근절운동 홍보대사였던 점부터 뜬금없는 섹스비디오 파문 등 별 시시콜콜한 잘못들까지 봇물터지듯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마약관리법 위반은 사형이 구형되지 않지만 이미 그녀는 사회에서 사형선고를 받은것과 다름없는 처지에 놓인것이다.

 

그런데 사카이 노리코의 이같은 급격한 몰락은 이미 예견되어있었다는 이야기가 많다. 비단 그녀 뿐만 아니라 언론들은 연예인 혹은 사회 주요층 인사들에 대한 블랙 소스들을 늘 수집하고 확보해두고 있으며 사카이 노리코의 캐릭터 스타일은 국민적 아이돌이라는 이면 속에 여성팬들의 안티화를 가속화시키고 있었다. 사카이 노리코는 폭발직전의 이 상황을 성실한 이미지로 근근히 극복해오며 자리를 지켰을 뿐, 안티를 극복해내지 못했기에 결국 단 한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티아라는 그룹 구성원 전원이 여성에 회사 소속 연예인들도 절대다수가 여성이었다. 초창기맴버에서 몇 번의 맴버교체 및 추가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동등한 위치가 아닌 그룹 내 선후배 서열이 만들어지는 상황이 생겼고, 그걸 이끌거나 중재할 구심점을 해줄 리더가 없거나, 있더라도 이런 사태를 초래할 만큼 역량부족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만의 여성사회 속에서 그들만의 카타르시스를 위해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집단따돌림 (정신적 폭력)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들은 여성 음악팬들을 중심으로 조만간 그룹 전체가 가요계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이 설은 왠만한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보다 훨씬 더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퍼지는 속도는 가히 연습생 포르노비디오 떡밥 못지 않은 수준인데, 이해하기 힘든 건 이 사건에 대한 관심도와 미디어의 기사 양산 갯수가 정도 이상으로 너무 많다는 점이다. 이는 그만큼 티아라라는 그룹이 상당한 수의 여성 안티팬을 보유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 집중되고 그 여파가 좀처럼 사그러들줄 모르는 가운데, 몇몇 사람들과 미디어들은 영문도 모른 채 전혀 주목할 가치가 없는 이 사건을 양산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다양한 억측과 개운치못한 뒷맛을 남길 사건이 될 전망이다. 남성 안티가 넘쳐나는 투애니원은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데, 남성팬이 적지 않은 티아라가 스캔들 한방에 나가떨어졌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걸그룹 = 삼촌팬'이라는 공식을 단번에 뒤집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이유가 대세가 된 데에는 삼촌팬의 열렬한 지지도 있었지만 여성팬들이 그녀를 '이쁜척 재수없다고'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 주효했다.

 

 

그런데 이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번 사건은 굳이 티아라만이 아니라 여성이 다수인 집단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여성사회만의 서열구조에서 나오는 흔한 에피소드일 뿐이었다. 단지 그걸 '까발려졌'을 뿐이다. 우리는 이미 사회 속에서 남녀를 불문하고 여성 다수인 사무실이나 학교 등의 타의적으로 조직된 집단에서 벌어지는 여성들만의 서열 싸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것은 분명 범죄에 가까운 일이긴 하지만 그것을 범죄라고 인식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계층은 현저히 적으며 도리어 왕따의 피해자의 원인제공에 의한 자연적 사회 순기능이라는 논리를 들어 그 자체를 정당화하기도 한다.

 

모순되었고 논리적으로 맞든 맞지 않든 거울처럼 보여지는 티아라의 이번 사건에 여성팬들이 등을 돌리고 돌을 던진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들의 행동이 정당하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다. 티아라는 장사 밑천을 지키느라 거래처를 잃어버린 셈이 되고 말았으니까, 티아라는 앞으로의 활동에 있어 표면적인 인기는 유지할지언정 이미 케파를 맞추거나 투자금을 회수할 수준의 히트를 치기 쉽지 않아보인다. 여성팬들은 딱히 이번 사건으로 인해 티아라를 갑자기 미워하게 된 게 아니라 꽤 오랫동안 잠재적으로 그녀들에게 쌓여있던 것이 이번일을 계기로 터져나온, 이른바 준비된 스캔들이라는 것이 필자의 시각이다. 앞으로도 티아라는 꾸준히 여성팬들에 의해 '불매 운동'을 직면해야만 할 것이고, 장사 밑천인 남성팬들을 서서히 잃게 되는 수순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듯 싶다.

 

 

이 사건은 사건의 본질이나 그에 따른 여론 재판 수준에 있어 남성들이 이해하기엔 어려운 구석이 많다. 즉 이 사건에서 남성들은 여성들에 의해 설득당하는 입장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이 아이돌업계 전체에 시사하는 바는 그다지 크지 않을것 같다. 누군가의 악행으로 저질러진 사건이건 그 악행이 범법에 해당할만큼 중죄이건 아니건 관계없다. 그냥 여자아이돌은 여성팬을 늘 신경써주지 않으면 언젠간 패망한다는 너무나도 기본적인 수칙 하나가 반복되었을뿐이다. 각 기획사들은 여자들 세계에서의 싸움을 말릴 수 있는 어떤 특단의 대책을 심리학 자문위원을 초빙해서라도 하나쯤은 마련해두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