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베네 사장 '김선권'이 안녕하지 못하다는 젊은이들에게 '도전하라'라고 말해서 파문이 일어나고 있다는군요. 여기에는 카페베네의 근로기준법 위반율이 98%에 달한다는 내용이 덧붙여져 있고요. 일단 김선권씨에게 갖는 제 감정이 별로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과연 그가 한 말과 그 말에 따른 비판이 정상적인 플로우인지는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도전하라'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죄다 바보취급받을 상황이라서 말이죠.
물론 김선권씨의 저 발언은 기본적으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발언임에 틀림이 없고 저 기사에 대한 반응들에서 나오는 '자기계발서'들의 모순된 주장들에 대한 지적도 맞는 말입니다. 다만 이런 흐름이 단순하게 비추어봤을 때 '도전하라'라는 말 자체의 본질적인 부분을 훼손하지는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들에게 성공한 비결을 묻고 그리고 그들에게 어떻게 하면 성공했는지를 늘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으면서도 그들에게 가능한 '반칙'이라는 단어를 듣고 싶지 않아하는 모순된 사고방식이 낳은 참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을 포장하고 싶어 합니다. 정직하게, 원칙을 지키며, 꿈과 열정만을 아름답게 쫒아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으려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죠. 그가 말하는 내용 중에서 '반칙'이나 '위법'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가짐으로 그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만약 어떤 청년 사업가가 성공 강연에서 '저는 국가 세무 관련 자료를 뒤져서 탈세와 절세 방법을 필사적으로 연구했으며 법 테두리 안에서 임금을 덜 줄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연구한 끝에 지금의 성공에 이르게 되었습니다'라고 '솔직하게'말한다면 과연 그 사람에게 지지를 보낼 사람이 있을까요?
위선자를 만드는 사회입니다. 그리고 아울러 너무 거저먹고 싶어하는 사회입니다. 결국 이 세상에서 지름길이란 없고 발바닥을 더럽히지 않는 성공의 길이란 없는데도. 사람들은 '왕도'가 어디인지만 찾고 가능한 자신은 앞서 간 사람보다 덜 힘들고 발을 덜 더럽히는 방법만 '가로채고'싶어합니다. 강연을 찾는 심리, 대학입시성공자들 수능만점자들에게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들은 모두 같습니다. '네 고생은 정말 경이롭지만 난 너와 같은 고생을 하고 싶지 않으니 니가 갔던 길 말고 다른 길로 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으련?'
'도전하라'라는 내용이 비난받는 이유는 이런 심리상태에 기인합니다. '도전'과 '고생'은 함께 하는 것인데, 사람들은 '고생하지 않는 왕도를 추구하면서도 도전한다는 정신만큼은 가져가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자기계발서로 자기 최면을 겁니다. 난 이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그리고 깨끗한 채로 도전할 수 있다고, 실패해도 나를 더럽히지 않을 수 있다고 말이죠.
이 세상에서 몸을 더럽혀가며 꿈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몸을 더럽힐 생각이 없이 도전의 지름길만 찾으려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들이 지적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다만 여기에서 '몸을 더럽힌다'라는 의미가 '부정'을 의미해서는 안되겠지요. 간단하게 정리하면 성공의 왕도는 '부정'입니다. 부정은 '도전'과 절대 일치할 수 없습니다. '부정'을 저질러가며 성공한 사람들의 몸은 깨끗합니다. 몸을 더럽혀가며 흙길을 걸을 필요가 없으니까요.
난 흙길을 걷고 싶지도 않고 부정도 저지르고 싶지 않지만 내 꿈을 이루는 도전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오늘도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성공을 위한 강연을 위시한 헛소리 듣기 쇼 주최자들은 돈을 세고 있을 것입니다.
...
내일 또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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