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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를 정해야 할 때라고 다들 말해요. 어떤 대학 어떤 전공을 들어가야 할지도 잘 모르겠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도 모르겠고, 저는 학교에서 지금까지 내신 관리하라면 관리했고, 수능 공부하라면 맞게 수능 공부를 해왔거든요. 다 끝나니까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진로 상담을 해도 그냥 점수 맞춰서 가라거나 취업율 높은 대학이나 학과를 권하고 있어요. 그냥 선생님이나 부모님 말씀 계속 들어도 되는 걸까요? 그러면 정말 세상에 필요한 인재가 될 수 있을까요?
<!>
네 그러면 세상에 필요한 인재가 될 수 있어요...끝
...은 농담이고 질문의 주객이 전도되었네요. 친구의 질문은 마치 '내가 지금 뭘 하고 싶은지 맞춰볼래요?'라고 묻고 있는 것 같거든요, 친구가 잘못했다고 탓을 하려는 게 아니에요. 사회교과서잖아요. 어쩌면 친구에게 제일 필요한 이야기를 오늘 해드리게 될지도 몰라요. 그러기 위해서 쓰고 있는 교과서거든요.
친구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누군가가 자신의 진로를 대신 정해주고 그 뒤를 따라가고 싶어하고 있는 것 같아요. 아마 이유는 무엇이 옳은 길인지 지금까지 생각할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죠. 선생님과 학부모들의 대표적인 수험생 달래는 패턴 '그런 건 수능 끝나고 생각해' 라는 말은 술 마시기나 다른 유흥에는 충분히 통용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친구의 진로에는 통용되지 않을수도 있어요. 내가 뭘 할지에 대해 생각하는 건 잉여시간 6개월만에 확립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아니거든요. 어떤 사람들은 10년도 걸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죽기 직전까지 깨닫지 못하기도 하는데, 하루이틀 조차 자기 시간을 갖지 못했던 수험생들에게 이제부터 1,2개월간의 다시오지않을 시한부 휴식기간동안 머리 싸매고 진로를 생각해보라고 세상에 던져놓는다고 해서 그게 가능할 턱이 없어요.
태풍따위 부러워하지 말고
다시 말하지만 사회교과서에서는 그런 여러분들에게 '무능하다'라고 책망할 생각이 없어요. 어쩌겠어요. 당장 세상이 바뀌지 않는 한 지금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어떻게든 짧게는 1개월 안에 여러분들이 가능한 더 많이 생각해보고 진로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뿐일거에요. 수능 대비 지문 읽는 연습으로 인해 많이 피곤하시겠지만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
우리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선생님으로부터 배우는 즐거운 생활이었나 바른 생활이었나 교과서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아무튼 그 시간에 선생님은 이제 막 자라나서 12년동안 학교에 정 붙이고 살아야 할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던졌어요.
여러부~운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어요, 1.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 2. 있으나 마나 한 사람, 3. 세상에 필요가 없는 사람, 자 어린이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나요?
아이들은 모두 손을 들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자신있고 칭찬을 갈구하는 눈빛으로 선생님에게 '네 전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라며 선생님을 기쁘게 하는 데 여념이 없었어요. 꼭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한 부흥회는 결국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의 간증을 끝내고 선생님의 얼굴에서 만족감이 흘러 넘쳐 뚝뚝 떨어져야 비로소 끝나곤 했죠. 그런데 그 와중에 분위기를 깨는 아이가 한 명 있었어요
'네 선생님 저는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표정은 급격히 어두워졌어요. 그리고 애써 쓴웃음이라도 보이며 아이에게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이 얼마나 안좋은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어요. 차마 손발이 사라질 것 같아서 그녀의 말투를 묘사하지 못하는 점은 양해를 바랄게요. 아무튼 그녀의 노력은 결국 마지못해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을 고쳐먹은 시늉을 한 아이의 입장 정정이 있고 나서야 겨우 끝났죠.
...
그 아이의 대답은 결코 철부지의 그것이 아니었어요. 그 아이는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수동적 타의성'에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가졌던 것이죠. 사실 있으나 마나 한 사람도 결국 누군가에 의한 상대평가일 뿐이지 자기 자신이나 그 외의 사람들에 의한 절대평가가 아니라는 건 마찬가지지만, 적어도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은 내가 꼭 필요한 일을 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만큼은 막을 수 있어요. 적어도 내가 뭘 하는지에 대해 오지랖 간섭질은 하지 않고 편하게 살 수 있을거라는 이미지가 그 8살 아이의 머릿속에 떠오른거죠.
학교 교육 12년동안 여러분들은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 하에 육성되어왔어요. 사실 이 말이 얼마나 무섭냐면 사회가 잘 되기만 한다면 꼭 필요한 사람만이 육성되어야 하고 필요없는 사람은 응당 도태되어야 한다는 이분법을 내포하고 있거든요. 이미 교육 단계에서 낙오자에 대한 배려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는 거에요. 이런 분위기는 고스란히 교육 현장의 압박감을 조성해서 꼭 필요한 사람, 반드시 타의적으로 평가받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며 길라잡이로 하여금 인정받을 수 있는 그들의 마음에 들 수 있는 길을 가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전파시켜요. 지금 막 수능을 본 여러분들은 그 압박의 터널을 끝까지 완주한거에요. 여러분들에게 축하를 건네고 한편으로는 위로를 건네며 또 한편으로는 측은지심을 보이는 이 모든 시선들은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달려온 길이 오롯이 여러분들 스스로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거에요.
1등급++이네요 '소'가 참 기뻐하겠죠?
12년만에 햇빛을 본 여러분들에게 눈부셔죽겠는데 이제 빛을 줬으니 얼른 눈앞에 있는 수많은 옷들 중 하나를 골라서 입으라고 해요. 여러분들은 단 한번도 옷을 입어본적도 없는것은 물론 옷 자체가 있는줄도 몰랐는데 그냥 밝아졌으니까 이제 눈이 보이기 시작하게 해줬으니까 서둘러 입고 가라고 재촉해요. 여러분들은 우왕좌왕하는게 당연하고 옷을 잘 못입는 주변 친구들이 그런 것처럼 스스로 옷을 고르는 데에 실패하고 누군가가 골라주길 원하게 되죠. 자신의 선택에 대한 두려움과 남이 내 선택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공포심이 함께하고 있는거에요. 뒤에서는 빨리 입고 가라며 재촉하고 미처 옷을 챙겨입지 못한 사람들은 부랴부랴 그 중 많이 선택하는 옷을 입거나 많이 남아있는 옷을 고르거나 둘 중 하나에요. 미처 옷을 입지 못한 채로 알몸으로 우두커니 서서 고민만 계속하는 사람들은 이미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하죠.
'나이가 몇살인데 아직도 알몸이야?'
...
우울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려 한다거나 어떤 현실을 미화하려는 생각은 없어요. 다만 여기에서 이제 막 수능을 끝낸 여러분이 하셔야 할 첫번째는 '내가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탈출하셔야 해요. 이거 굉장히 보수적이고 수동적인 관념인데다 12년동안 새뇌까지 당한 여러분들에게 단박에 벗으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지금 여러분들이 주어진 시간에서 가장 빠르게 진로를 선택하려면 적어도 누군가에게 내가 인정받고 평가받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부터 나오셔야 할 거에요. 물론 여러분들 대부분이 회사에 들어가서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일을 하는 피고용인이 된다면 제 이야기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그때 하셔도 늦지 않는다는 거에요. 적어도 자신의 진로를 생각할때까지 그런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처음부터 그런 생각으로 만들어진 자기 인생은 아주 오랫동안 스스로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박탈하게 될 지도 모르거든요.
여러분들은 지금부터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이 되는 겁니다. 사회에서도 여러분들을 신경쓰지 않고 여러분들도 주변 사람들이 뭘 하는지 어떤 길을 선택하는지 크게 관심을 두지 마세요. 그리고 다시 한번 가야할 길을 보시는 겁니다. 있으나 마나 한 사람에게 들리는 조롱에는 귀를 닫으세요. 적어도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은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특별히 간섭을 하려 들지는 않을테지만 나처럼 살라며 얼른 필요한 사람이 되라고 새뇌시키는 사람은 있을 수 있으니까 조심하시고요. 핵심은 여러분들이 영원히 있으나 마나 한 사람으로 살다가 죽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시기부터 '꼭 필요한 사람'을 목표로 인생을 정할 필요는 없다는 거에요. (몇 번을 강조해서 미안하지만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라 그래요)
기업 성패를 남탓으로 돌리고 싶은 사장님들이 많이들 읽는 책이에요.
...
있으나 마나인 분들 환영합니다. 여러분들은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강박관념에서 탈출하신 분들이에요. 적어도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사는 사람이 될 위험은 조금 덜게 된 거죠. 이것만으로 절반 이상은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제가 하는 이야기도 약간은 모순된 것일지도 몰라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따르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으면서 저 자신은 교과서에다가 제가 말하는 대로 하라고 또 강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다만 가능한 지금 주어진 여러분들의 환경은 지금 당장 바뀔 수도 없고 바뀐다고 해도 여러분들에게 바로 소급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저는 그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여러분들에게 지금 할 수 있는 한의 최대한이 될 수도 있는 어떤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쓰고 있으니까요.
이제부터는 스스로를 평가할 시간입니다. 물론 공부만 똑같이 열심히 하던 사람들에게 어떤 개성이 남아있지 않을 수도 있고 그 개성을 스스로 찾을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은 분들에게 이런 말씀을 드리기가 뭐하지만 아무튼 본인의 능력치나 스펙 뭐 이딴 게 아닌 리트머스 종이를 입에 물고 색깔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듯 성분분석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거에요.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오래 해도 질리지 않는 쪽으로 생각해보는 것도 좋아요. 아주 추상적이어도 상관없어요. 가령 난 세계 최강이 될꺼야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치면 사슬이 돌고 돌아 결국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세계 최강이 되는 길이 보이게 되거든요.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될 거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해질거야, 뭐 이런 것도 마찬가지일거에요. 꿈이라는 건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꿈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마치 인생이 재미없어지지 않도록 해주는 말동무같은 존재가 되어주어야해요. 많은 자기계발자들이 꿈이라는 존재에 대한 강박관념때문에 자신을 채찍질하고 결국 몸이 골아버리는 경우를 너무 흔하게 봐왔는데, 꿈이라는 존재조차 남에게 보여지는 악세서리 취급 가치관의 세상에 살고 있어서 그래요. 굳이 꿈을 너무 갖는 것 자체에 집중하지 마세요. 여러분의 인생은 꿈조차도 간섭할 권리가 없어요.
방향이 정해졌으면 이제 세상과 타협할 시간이에요. 내가 어떤 걸 이 세상에 지불하고 내가 생각한 그것을 따낼 수 있는지 진지하게 포커 게임을 해보는 거에요. 흔하게 대학등록금이 들어갈수도 있고 어떤 스쿨의 수강비용이 될수도 있고 어쩌면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지만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긴 시간이 필요할수도 있어요. 한편으로는 사람들을 무지무지 많이 만나러 다니며 자신을 알려야 하는 기회가 더 많이 필요할수도 있는거고요. 제각각 지불해야 하는 것들의 형태도 다르고 그 결과도 천차만별이에요. 그렇게 주판을 튕겨보는거죠. 여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어떤 것도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안된다는거에요. 돈이 많이 들어가면 진로를 바꾸지 말고 우회로를 찾으시고, 담금질의 시간 동안 주류에서 멀어진 것에 대한 소외감이 걱정된다면 굳이 담금질을 계룡산에 처박혀서 도닦듯 할 필요는 없으니 대학 들어가서 대학생 생활 해보면서 준비해도 괜찮다는 거에요.
수능 보고 오신 분들에게 너무 길고 지루하면 안될텐데 이미 길어졌지만 아무튼 이 단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는 거에요. 젊어서 바싹 벌어서 노후가 초라하지 않게 대비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씀을 지금 당장 반영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진짜 오싹하겠지만 우리 중 누군가의 인생은 그 열심히 준비했던 노후라는 것을 겪어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할 수도 있어요. 그게 인생이거든요. 그러니까 지금의 고통을 견디고 나중을 즐기라는 식으로는 절대 접근하지 마세요. 여러분들의 인생은 종착역에 가는 과정 1년 1개월 1시간 1분 1초 하나하나 모두 소중하게 즐겁게 행복하게 살아야 후회가 없거든요. 준비가 고통이면 완성되었을때의 쾌감은 완성 그 자체에서 오는 게 아니라 고통에서의 해방에 따른 것이라는 걸 여러분들은 수능으로 충분히 아셨으리라 믿어요.
가는 길이 굳이 고통일 필요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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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당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여러분들의 인생은 컨티뉴, 리벤지는 있어도 리셋은 없다는 거에요. 어떤 길을 가더라도 돌아오는 길은 반드시 잊지 마시길 바래요. 되돌릴 수 없는 일은 하는 데에 정말 많은 생각을 하시고 시간을 들이세요. 혹자는 주저없이 순간 미친사람처럼 내지를 수 있어야 인생에 진정 미칠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렇게 한 사람들은 리셋이 이미 필요가 없는 사람들일 뿐이잖아요. 인생 언제든 어느순간에든 실패할 수 있어요. 당장 수능도 그렇잖아요. 수능에서 실패했다고 벌써 어떤 여학생이 또 올해도 이번에도 어김없이 죽었어요. 리셋 버튼이 필요한데 리셋 버튼이 없으니 그게 너무 좌절스러웠던 거죠. 길을 오는 데 돌아오는 길을 봐 두지 않았으니 막다른 낭떠러지에 다다르니까 어쩔 줄을 몰라하다가 뒤에서 몽둥이 들고 쫒아오는 선생님 부모님이 무서워 뒷걸음질치다 저도 모르게 떨어진 타살과 뭐가 다른가요?
여러분들은 수능이 참 무서웠을거에요. 뒤에서 여러분들을 위해 기대의 눈빛을 보내는 사람들이 벼랑 끝에서 여러분들에게 극딜을 남발하고 여러분들은 뛰어내리느냐 마느냐만 남긴 채 이판사판인 심정으로 시험을 봤을 거에요. 앞으로는 그러지 마세요. 누군가를 위해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자기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부칠 필요가 없어요. 항상 가던 길은 뛰어가더라도 젊은 헐기로 대쉬하느라 주변 풍경이 흐려지더라도 언제든 뒤로 돌아갈 수 있다라고 스스로에게 믿음을 줄 수 있도록 돌아갈 수 있는 길은 외워두자구요. 그렇다고 무슨 저축이나 보험 같은 걸 들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해서 언제든 넘어졌을때는 컨티뉴, 막다른 길에 부딪히면 언제든 리벤지 할 수 있다고 자기 자신에게 믿음을 주라는 거에요.
남에게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지 내 자신의 목숨과 인생을 지킬 수 있을 거에요. 이제 그걸 스스로 해나가야 하는, 롤러코스터에 타고 올라가는 딸깍소리를 들으며 언제 끝나는지 얼마나 크게 떨어질지에 대한 불안과 환희가 동시에 함께하는 바로 그 시기인거에요. 아무리 무서운 롤러코스터라고 해도 결국은 제 자리로 돌아오는 길이 분명히 있잖아요. 불안하다고 무섭다고 중간에 뛰어내리지 말라는 거죠.
여러분들에게 참 쉴 틈을 안 주는 세상이에요. 수능 끝났더니 진로 정해라, 면접 준비해라, 대학 눈치싸움 해라, 재수할지 안할지 결정해라, 여태 하라는 대로 다 했더니 이제와서 이런식이라니 참 힘빠지고 지치는 일이에요. 뭐 그리 하라는 게 많은지 모르겠죠? 지금은 그냥 ㅗㅗ 날려주시고 조용히 자신의 입에 리트머스 종이를 하나 물고 며칠이든 몇주든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잊고 '내가 나한테 필요한 사람이 되는 방법'을 생각해봤으면 좋겠네요. 내가 나한테 필요한 사람이 되면 인생을 후회없이 살고 쓰러져도 일어날 수 있으며 떨어져도 절벽에 매달릴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을거에요. 어쩌면 수많은 돈을 모으고 사회적 지위를 높이고 그럴싸한 회사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좋은 노후대비 방법일수도 있어요.
...
꿈은 포기해도 되요.
근데 인생은 포기하지 마세요.
언제든 되돌아갈 수 있어요.
그리고 어디라도 갈 수 있어요.
여러분이라면....충분히
공화국 사회교과서 제 7장 - 수능도 끝났는데 이제 뭘 해야 하죠 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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