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12. 8. 21.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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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에 도전중인 취업준비생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라는 곳은 지금까지 제가 있었던 학교와는 좀 다른 것 같아요. 대학을 처음 고르고 공부를 할 때는 제가 직접 학교를 고르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하던 공부를 멈추고 다른 것을 할 수도 있었잖아요. 근데 회사를 보면 짤리지 않으려고 그렇게 노력하고, 상사에게 조아리다가 인생이 끝나는 것 같아요. 싫은 소리도 함부로 못하고, 대체 회사라는 곳은 어떤 곳인건가요? 회사에 들어가면 특정 사람들에게 내 인생을 저당잡혀 살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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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회사는 한자어에요.

모일 회에 일 사짜를 써서 모여서 일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원래 의미 그대로 회사는 그냥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는 것을 말해요. 이 단어에는 지금 학생이 지적했던 조직의 상하관계에서 일과 관계없는 불필요한 머리 조아림의 의미도 담겨있지 않고 싫은 소리를 함부로 할 수 없는 억압적인 카스트 관계도 뜻에 포함되지 않아요. 한마디로 지금의 회사라는 곳은 말만 회사지 전혀 다른 조직이 되어있다는 결론이 되죠.

 

공동체 사회에서 회사 즉 모여서 일한다는 개념은 굉장히 중요했어요. 왜냐하면 모여서 일을 하면 보다 큰 일을 같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하게 되니까 가내수공업 수준의 일이 뭉쳐저 하나의 산업화를 이루게 될 수 있었으니까요. 실제로 영국 산업 혁명 이전에는 지금의 명품 잡화 브랜드들의 전신이었던 1인 회사 시스템 이른바 자영업 형태가 거의 대부분이었어요.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충분히 사회는 정상적으로 돌아갔던거죠.

 

몇백년에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의 세계적인 명품 잡화 브랜드들도 대부분 이런 작은 가내수공업에서 출발했다는 사실...

 

그런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변화가 닥치듯 벌어진 영국의 산업 혁명은 이런저런 문명의 발달에 의해서 이루어지긴 했어도, 기본적으로는 모여서 대량생산을 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가 없었던 국가적 위기에서 발로된 것이었다고 해도 무방했을거에요. 식민지는 늘어났고 원자재 물자는 늘어났는데, 이 원자재만을 판매하기에는 너무 이해타산이 맞지 않았고 이를 일종의 촉매제라고 판단한 자본가들이 사람들을 모아서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조직 체계를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한게 현대 회사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근데 자본가에 의해서 회사가 설립되고 그 뒤에 노동자를 모으는 과정 자체, 그리고 본디 왕권주의 국가였고, 수많은 식민지를 노예처럼 거느렸던 영국이 만들어놓은 이 회사 조직의 근간이 건전했다고 보기는 어려웠어요. 공화정이 되었어도 입헌군주제의 반쪽 공화정이 된 영국 계급사회가 뿌리뽑힐리 없었죠. 당연히 자연스럽게 회사를 운영하는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을 인격적으로 대우해주지 않아요. 임금 체불이나, 질 떨어지는 음식을 배식하는 정도는 양반이고 생산 라인 천정 높이를 허리를 펼 수 없는 높이로 맞춰서 쉴 틈을 주지 않는 등의 일화까지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이에 대해서 이렇다할 토를 달 수가 없었어요. 이미 사회는 가내수공업만으로 먹힐 수 있는 사회가 아니었기때문에 이 회사에서 내가 쫒겨나게 된다면 가족을 부양할 길이 막막했던거죠.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바뀌면서 아무 기준도 없이 던져진 공화정의 첫 정치적 시험 모델에 의한 희생양들이었던 셈인데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을 가진 사람이 그 자본을 노동력으로 환산해서 노동자에게 나누어주는 역할을 하다보니 당연히 자본을 가진 사람의 카스트가 더 높게 형성될수밖에 없고, 자본을 가지지 않은 노동자들은 이에 대항할 수 없었던거에요.

 

그래서 노동자들은 불만을 가진 다른 노동자들과 모여 한 목소리를 내고 집단 행동을 하는 것으로 자본에게 맞서게 되는데 이게 지금의 노동조합, 즉 노조의 원형이에요. 당연하겠지만 자본가는 자신이 투자한 자본이 노동자들에 의해서 시간에 맞춰 더 불어나지 않으면 엄청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이들의 연합 권력과 같은 눈높이에서 협상을 할 수 밖에 없었던거죠. 노동 조합의 요구는 당연히 자본가가 돈을 버는 데에 우리의 노동력이 더 높은 가치를 평가받기를 원한다는 거에요. 임금 인상 혹은 근로시간 단축이 핵심인거죠. 우리의 노동시간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가지고 있으니 지금 주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주던가 지금과 똑같은 돈을 줄 거면 노동시간의 가치가 더 비싸졌으니 우리는 그만큼 더 적은 시간을 일할거라는 주장을 펼치게 되요. 사실 지금 사회에서도 대부분의 노사간 협상 쟁점은 큰 틀에서 보면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 인상, 이 두 가지 프레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어요.

 

 

마치 사필귀정처럼 이 산업 혁명 속에서 엽기적인 형태로 희생당했던 영국의 노동자들은 이후 세계 최고의 퍼주기식 보상 복지 정책을 누리게 되요. 국가경제의 발전에 대한 지분 요구가 가능했고 그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안되었던 불가피한 과거가 있었으니까요. 그 유명한 영국병의 등장 역시 이같은 반인륜적인 지주들의 산업 혁명에 따른 댓가를 국가적인 차원에서 치룬 어쩔 수 없는 역사였을거에요. 그런데 이 영국병이 생길만큼 복지가 나아졌다고 해서 회사 내의 전통적 계급사회의 잔재가 완전히 걷혔다고 말하기는 힘들었죠.

 

영국병 창궐로 인해 노동자와 지주 계급이 한번 뒤집힌 후에야 간신히 잡힌 양측의 평등 균형으로 모든 게 해결되었을 것 같았지만, 실상은 달랐어요. 세계 금융의 중심인 영국 은행들은 복지 리스크가 심해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는 자국 기업에 더 이상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해주지 않았고 기업은 부실해졌으며, 노동자들은 부실한 기업 속에서 제조업 노동자를 업신어기는 등의 자체적 카스트를 만들어버리고 말죠. 자본가 카스트가 몰락하고 노동자에게 권리가 돌아왔지만 노동자들이 스스로 행했던 건 결국 자기들 내에서의 차별을 통한 우월감 조성이었다는거죠. 한마디로 입헌군주제를 포기하지 않는 전통적 계급사회에서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것을 성공시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것인지도 몰라요.

 

지금 전 세계적으로 살기 좋다며 칭송받는 유럽의 복지는 끔찍한 희생에 대한 자연스러운 보상이었어요.

 

 

 

영국으로부터 비교적 이른 독립을 완성한 미국의 경우는 영국과는 문제가 조금 달랐어요. 바로 흑인이라는 존재였죠. 미국 사회에서 흑인들의 노동력은 포기할 수 없었는데, 이들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해줄 생각은 에초에 없었어요. 18세기 초 진즉에 흑인 노예 해방을 단행했던 서유럽국가들과는 달리 미국은 18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야 겨우 표면적인 노예 해방이 이루어졌고 그나마 '공화정'하에서 이루어진 노예 해방 선포가 사회적 강제성을 가질 수가 없었어요. 미국의 거의 모든 산업에서의 '하찮은 일' 즉 노동자 계급은 흑인들 차지가 되어있었고 암묵적으로 공고해진 인종차별은 이들에게 제대로 된 댓가를 지불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던거죠. 당연히 미국의 노동운동은 흑인들의 해방운동과 권리 찾기가 될 수 밖에 없었고, 인종차별이라는 거대한 벽과 마주해야했던 어려움이 있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권리 회복이 영국처럼 원활하게 될 리가 없었어요. 에초 자본가와 노동자의 관계가 평등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팽패했죠. 이렇게 한번 떨어진 인식은 자본가들을 기고만장하게 했고 미국에서는 수많은 노동 운동과 노조가 자본가들에 의해 힘으로 탄압을 받게 되요. 노조는 폭력으로 제압당하기 일쑤였고, 법은 이를 제제할 어떤 장치도 마련하지 않은 채 의도적인 방관을 일삼았어요. 처음부터 노동자의 계급을 최하층으로 규정했으니 이들을 구제할 생각이 없던 게 당연했던거죠.

 

생동성 실험 알바 해보신 분 있나요? 그런데 이들이 맞는 건 백신이 아니라 매독균이에요.

 

그런데 미국이 금융위기와 대공황을 거치면서 와그너법이 제정되었고 노동자의 권리가 일면 상승하게 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의 질떨어지는 노동은 흑인들 차지였어요. 이게 영국이랑 다른 점은 에초 영국은 뭐가 어찌되었던 영국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누리기 위한 노동자의 권리 찾기에 주력했지만 미국에서의 노동자들은 에초 다른 인종이라는 어떤 넘사벽의 신분적 한계를 가지고 출발했기 때문에 권리를 찾는 것도 매우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어요. 처음부터 인종차별이라는 것은 흑인을 탄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흑인이 백인의 영역 즉 '지주'의 영역을 넘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거든요. 흑인은 노동자가 될 수 있지만 사장은 될 수 없고, 도시의 시장도, 대통령도 될 수 없도록 하는, 전혀 다른 세계를 그들끼리 살게 만들었던 게 미국의 인종차별이었어요.

 

임금 문제로 까불다간 태워죽였다네요.

 

미국이 20세기 중후반에 이르러 마틴루터킹의 공민권과 더불어 짐크로 법이 폐지되면서 흑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이 법으로 금지되었어요. 아니 법으로 인종차별을 허용했던 게 폐지되었다고 보는게 맞죠. 미국은 아예 흑인들의 사회적 차별을 법적으로 허용했던 나라였어요. 그런데 이게 풀렸다고 자본가들의 '그들만의 리그'만들기가 사라진것은 아니었어요. 인종차별이 사라지니까 이제는 인종 차별에 가난까지 더해 아예 가난한 계층이 자신들의 계층과 함께 사회를 구성하는 것을 제한하는 시스템을 구상하기에 이르러요. 한마디로 부자인 사람들은 계속 부자일 수 있도록, 정치와 경제가 유착관계를 벌여 서로 공존할 수 있도록 기부와 혜택을 주고 받게 된 거죠. 금융자본의 독점으로 인한 일하지 않는 자들의 부의 축적, 지금의 99%운동도 여기에서 촉발되었던 거에요.

 

 

 

 

 

왜 이렇게 장황하게 다른나라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았는지 아직 잘 모르시겠다고요?

 

그건 우리나라의 회사라는 곳이 애석하게도 이처럼 전혀 다른 노동운동의 과정과 결과를 가진 영국과 미국의 가장 안좋은 부분을 따와서 합쳐놓은 형태가 되어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의 회사는 미국의 시스템을 베이스로 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에초 단일민족이라서 그럴 이유가 없는데도 자본가들은 일단 노동자 계층을 만들고 그들이 절대 자본가를 넘볼 수 없는 갖가지 사회적 제한 장치를 만들어두고 있어요. 그리고 그들이 노동자로서 어떤 권리에 대한 요구를 하는 순간 자본가들은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흑인들을 탄압했던 미국의 자본가들처럼 노동자들을 억압하고 폭력을 휘두르게 되는거죠.

 

그런데 이런 미국 시스템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 회사가 롤 모델로 삼았던 기업들은 대부분 일본 기업들인데요. 일본은 입헌 군주제이기때문에 의미적으로 매우 닮은데다, 처음 문물을 받아들인 영국의 기업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영국의 노동자 착취와 그에 따른 보상으로 파격적인 복지 혜택을 내세운 후유증까지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고, 회사 내 자발적 계급사회 구축까지 거의 완벽한 영국식 모델을 정착시킨 나라인거죠. 그런데 이 모델을 이미 미국식 베이스로 사회 문화를 짠 한국에 짜맞추다보니 우리나라는 입헌군주제가 아닌 나라에서 회사 내 계급사회를 볼 수 있고, 그런 가운데에서도 낮은 노동자를 차별하는 미국식 노동자 차별의 잔재가 남아있으니까 계급별로 서로 차별하고 차별당하며 그것을 당연시하는 어처구니없는 회사 문화가 정착되어버리고 말아요. 여기에 그 계급사회의 위에 있는 자본가들은 그 계급사회와 철저하게 선을 긋고 계급사회와 별도의 사회를 구축하며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는 미국의 인종차별에서 촉발된 문화를 정착시키기까지 했어요.

 

 

 

아휴 더러운 비정규직 새끼들과 같은 자리에 앉기 싫어요~!

 

우리나라는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가르치면서도 회사 내에서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차별하고 계급화시키고 비정규직은 일용직, 파견직을 계급화시키고 차별해요. 대학생들이 벌이는 무개념 행동들 중에 학교 청소용역노동자들을 고압적으로 대하는 동영상이 간혹 화제가 되는데 바로 이런 기형적인 문화가 낳은 현상인거죠. 그렇게 차별하면서 얻은 계급의 최정점에서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게 만든 자본가들에 의해 명예퇴직을 당하거나 임금피크제로 더 이상의 계급 상승을 억제당하고 말죠. 그렇게 사회는 반복될거에요.

 

우리나라의 회사들은 미국과 영국 혹은 일본의 자본가와 노동가가 만든 회사 문화 중 자본가에게 유리한 부분만 골라서 섞은 회사 문화를 만들어냈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한국 회사 문화는 백약이 무효에요. 영국이나 일본은 입헌군주제라는 배경적 원인이 있었기 때문에 회사 내 계급체계를 타파할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 모델을 그대로 가져와서 적용할 수 없는 완전한 공화국 사회이고, 미국의 노동자 권리 상승 모델을 가져오기엔 에초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었기 때문에 인종차별에서 촉발되었던 그들의 사정과는 전혀 다른 상황일수밖에 없어요. 어떤 나라의 모델로도 지금의 노동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 한국 회사 문화가 만든 사회의 우울한 단면인거죠.

 

1960년데 짐크로 법이 폐지되고 노동조합의 권리가 높아지자 미국의 마피아는 이 노동조합들을 장악하며 사회에서의 영향력을 키워나갔어요. 한때 미국 정부는 마피아를 탄압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노조의 활동에는 짤없이 공권력을 투입했고 노동 운동은 인명이 죽어나갈만큼 매우 과격했었던 적도 있었어요. 지금의 대한민국 정부가 회사 내 갈등에 대해 노동자를 억압하는 자본가들의 불법적인 행동을 사실상 방조하는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는지도 몰라요. 노동자는 범법자라는 인식도 아마 여기에서 촉발되었겠죠.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이야기인데도 말이에요. 설마 그때 미국의 부패한 경찰들과 자본가들처럼 지금 정부가 자본가들에게 돈을 받고 노조 탄압을 묵인했을리는 없을거에요. 암요

 

 

...처음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회사는 모일 회, 일 사로 만들어진 단어에요 영어로는 COMPANY인데, 이것도 모여서 일한다 혹은 모인다라는 의미 이상을 담고 있지는 않아요. 모여서 일을 하는데에 처음부터 계급이 있고 가져가는 이익이 정해져 있을리는 없어요. 자본의 가치만큼 시간과 인생을 들여 쏟는 노동의 가치도 그에 버금가죠.

 

사람이 모여요. 같이 일을 하기로 해요 제각각 재능이 다르죠. 누군가는 경영을 잘하고 누군가는 힘이 세서 일을 잘하고 누군가는 언변이 좋아서 영업을 잘해요. 이 셋의 능력 중 어떤 게 비싸고 어떤게 싼 능력인지는 누구도 판단할 수 없어요. 당연히 그 셋 중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자신과 다른 두 사람의 능력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고요.

 

수익이 생기면 수익을 배분해야 해요. 당연하겠지만 처음에 돈을 만지게 되는 건 경영쪽을 잘하는 친구겠죠. 그 순간 권력이 생겨요. 이 친구는 다른 친구들에게 지금 100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사실은 10원밖에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속이거나 혹은 100원의 수익을 지금 올렸지만 회사가 조금 더 크기 위해서는 이걸 지금 당장 나누는것보다 일단 회사의 공동자산으로 해두고 나중에 더 크게 불려서 나눠갖기로 해요.

 

 

그런데 이 돈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는 경영을 담당하는 친구만 알게 될 수 밖에 없으니 경영을 담당하는 친구는 회사 사정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 즉 다른 친구들에게 수익이 잘 돌아가지 않는 쪽으로 꾸며내거나 혹은 서류와 법적인 절차를 통해 회사 자체의 공동 자산에 대한 소유권 지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쪽으로 바꾸기도 해요. 이렇게 되면 다른 친구들에겐 회사에서 나온 이익에 대해 내가 생각한 만큼의 돈만 주면 되지만 나는 회사가 내고 있는 수익 대부분을 먹을 수 있게 되는거죠. 다른 두 친구는 평생 경영하는 친구가 정해놓은 돈만 받으며 살게 되지만 경영하는 친구는 정말 많은 부를 축적하게 되고, 이 부를 축적한 친구는 다른 친구들이 혹시라도 이런 불공평하고 떳떳하지 못하게 번 돈을 의심할까봐 이 돈 중 일부를 정부에게 나눠주고 이들이 내가 가진 비밀을 알지 못하게끔 하는 한편, 이 친구들이 나한테 반항을 하면 불법적인 수단을 써서 막아도 내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하게 되요. 자신이 일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이 버는 것을 정당화시키고 싶었던거에요.

 

 

...우리나라에서 회사라는 존재는 이미 모여서 일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경영을 하고 돈을 가진 사람이 일방적인 권력을 가지고 모여서 일을 하는 사람들의 평등권을 짓밟는 것이 당연하게끔 시스템을 손본데다가 다른 나라에서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삼았던 파격적인 복지 정책이나 정부 차원의 차별 금지법 신설조차도 자본으로 막는 이기주의의 극이 어디인지를 잘 보여주는 최악의 집단이에요.

 

갑이라는 단어가 유행어가 될 줄이야...

 

...우리나라의 정부라는 존재는 회사가 이런 최악의 집단이 될 때까지 방조했고, 당신의 가족 부양과 노후를 도의적으로 불안하게 만드는 정책을 많이 써가면서 기업이 당신의 가족과 노후를 볼모로 당신을 착취할 수 있도록 꾸준히 어시스트를 하고 있어요. 국민에게 서비스를 한다며 당신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자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서비스 마인드로 당신을 좌절에 빠뜨리는 최악의 집단에 너무도 잘 어울리는 콤비에요.

 

 

당신은 취업을 해서 회사라는 집단에 들어가는 동시에

이런 새끼들이랑 평생 싸워야만 하는거에요.

 

...

 

당신은 지금 당신의 생활을 위해서 고맙게도 돈을 주는 자선단체에 봉사를 하기 위해 입사를 하는 것이 아니에요. 당신은 당신이 가진 능력을 응당 필요로 하는 조직과 그 조직의 돈을 필요로 하는 당신 사이에서 그 능력을 두고 거래를 위한 흥정을 해야 해요. 그것이 취업이라는 작업인거죠.

 

대부분의 채용 공고에는 그들이 원하는 당신의 연봉이 쓰여져 있지 않아요. 철저하게 감추죠. 당신은 그 공고에 써 있는 '이력서에 반드시 희망 연봉 기재'라는 항목을 보고 얼마를 기재해야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서는 안되요. 왜 이 녀석들은 자기들 패는 보여줄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내 패는 먼저 보고 사기도박판 장난질을 일삼으려 하나? 이런 회사는 면접 안 봐도 뻔하다라는 당당함으로 맞서야죠

 

 

입사한 뒤에도 언제나 당신은 계약 당시 약속했던 것들이 잘 지켜지는지, 지켜지지 않았다면 어째서 제대로 지키지 않는지, 내가 계약 사항을 위반한 사실이 없는 만큼 당신들도 계약 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내 능력을 받을 권리가 없다고 분명하게 말하세요. 그들은 '인맥'이니 '이 업계는 좁다'는 식으로 자신들에게 어느 정도 봉사를 하지 않으면 업계에서 당신의 평판을 떨어뜨려 이직을 어렵게 만들거라는 협박을 일삼을거에요. 만일 그런 이유로 타사 이직을 제한하고 평판을 떨어뜨린다면 충분한 자료를 수집해서 경찰에 신고하세요. 직장내 협박 공갈로 충분히 처벌받은 사례가 있어서 고소가 쉬울 거에요. 같은 예로 직장 내 계급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정신적 폭력 행위도 충분히 처벌 판례가 있으니까 그런 느낌이 감지가 되는 즉시 권리를 찾으면 될거에요.

 

...라는 생각은 반드시 머릿속에 두고 취업을 준비하세요. 잠시 분위기에 휩쓸려서 회사 조직의 거대함에 잠시 물들어버릴지라도 나는 이 회사에 고용되어 생계에 대한 목숨이 걸린 일을 하는게 아니라 회사와 난 서로의 필요성에 의해 엮이는 관계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매사에 아쉬워함을 버리세요. 회사는 지금 필요없는 인력을 국가가 억지로 강요해서 뽑아놓고 돈 주는 게 아니라구요. 아니 설령 국가가 억지로 강요해서 뽑는다고 해도 그 강요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당신은 꼭 필요한 존재인거에요. 회사는 면접이라는 작업부터 당신의 멘탈을 통째로 갉아먹으며 너 따위 얼마든지 대체 가능하지만 니가 운이 좋아서 이 회사의 녹을 받아먹게 되었으니 고마운줄 알라는 식으로 당신이 가진 능력을 극한으로 폄훼할거에요. 절대 휘둘리시면 안되요.

 

 

 

 

 

끔찍하지만 건투를 빌게요.

 

 

 

당신의 삶에

승리의 가호가 함께하시길...

 

 

공화국 사회교과서 제 3장

- 끝 -

 

posted by RushAm 2011. 4. 8. 19:31
왜 일본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지속적으로 우기고 있을까? 왜 잊을 만하면 그런 식으로 나올까? 일본 우익은 정말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게 일본 전체의 입장이 될 수 있을까? 사실 이런 질문들도 그에 대한 답변들도 거의 필요가 없다, 글 시작 전부터 못박는다. 독도는 현재 우리나라 영토다. 국제 분쟁소가 뭐라든 뭐든 그 땅이 누구 것인지 증명하는 것은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이다. 국제 재판소가 뭐라고 짖든, 영국 지도가 뭐라고 써갈기든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독도는 한국민 100% 거주 지역이다. 우리나라 최동단으로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 역사가 뭐든 신라시대에 어땠든 식민지시대때 어땠든 아무 관계가 없다. 지금 일단 거주민 비율에서 순혈계통이 뭔지 몰라도 국적상으로는 100% 한국인들이 살고 있단 말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사람이 독도에 상륙하면, 여러분들이 그렇게 좋아라하시는 국제법상으로도 얼마든지 '쏴버릴 수 있다' 불법입국자들이기 때문이다. 국적도 확인 안된 황인종이 북한인인지 일본인인지 알게 뭔가?

제발 불안해하지 말자, 우리가 이미 점령해있고, 이미 살고 있는 영토를 일본이 주둥이로 따낼 수 있을 만큼 국제법이 호락호락하지도 않고 그 잘났다는 일본의 역사 근거도 국제재판소에 제소를 걸기는 빈약하기 그지없다. 분쟁지역? 리앙쿠르 암스? 그렇게 열심히 표기하라고 해라, 우리나라 땅이 독도인데 어쩔거냐, 어느 나라든 국제법이 영토를 정해주는 게 아니다. 우리 땅을 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허가를 받고 써야하나? 우리 땅은 우리가 그냥 지키면 된다. 제 3자에게 검증해달라고 싹싹 빌 필요가 아무것도 없다는 거다.

왜 우리 땅을 얘들이 정하나?


일본이 지금 오랄질을 하는 이유는 너무 간단하다. 지금 일본은 지진이랑 쓰나미, 원전폭발로 인한 방사능으로 지난 '60년' 자민당 정권 끄나풀이 뿌리째 뽑히기 직전이다. 응? 왜 정권교체된 자민당이 뿌리뽑히냐고? 그야 일본 최고의 끗발을 자랑하는 도쿄전력에 지난 60년동안 낙하산 인사로 은퇴한 관료들이 속속 자리잡았고 그들의 썩어문드러진 관료주의의 폐단이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흉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그에 따른 책임론에 의해 구속수사와 피해소송이 줄을 이을테니까, 그들을 수사하면 당연히 우익 전체 네트웍이 드러나고 낙하산 인사를 주도한 자와 낙하산을 맨 자가 모두 발각되어 그 나라의 썩어빠진 지하네트워크가 뿌리째 뽑혀나가기 일보직전이니까, 그들은 우리나라가 툭하면 북한 건드리듯 독도 핥은것 뿐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독도 핥으면 한국이 반응하니까, 자기들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대로 일본에서 사라지면 '원래 우리 영토'였던 일본의 자존심 독도가 한국에 뺏기고 센카쿠도 뺏기고 다 망한다)라고 겁을 주는 거다. 왜 우리가 남의 정치 내각 사정에까지 발을 맞춰줘야하나?

우리나라는 언제나 독도 문제에 있어서는 일본이 말한 대로 즉각즉각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일본에 대한 반감을 키운다, 정말 영향력 제로인 일본의 말 한마디한마디에 일회일비하며 정부측의 대응을 질타한다. 정말이지 이 나라의 외교부라는 놈들은 뭐 하는 짓거리인지 알 수가 없다. 지난 노무현 정권 5년동안 독도 문제에 대해 고이즈미, 후쿠다까지 뭐 하나 제대로 한 마디 나온 적이 없다. (한 마디 나왔다가 일본이 조낸 깨갱하고 들어간 적은 있나보더라) 왜냐하면 '상대를 안 해줬'으니까, 그들은 우리나라 '반응'을 안해주면 끝장이다. 그들은 국정감사 같은 자신들의 비리가 드러날 즈음 되면 국민정세를 국제로 돌리기 위해 독도를 포함해 센카쿠, 북한까지 골고루 까던 게 습관화되었는데, 그게 안돼니까 애가 탔던 거다. 당시 그같은 '무대응'정책이 무려 60년간 지속되었던 자민당정권의 교체를 알리는데 조금이나마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막판에 자위대 지위 회복 드립치다가 장렬히 산화한 아소


오랄질밖에 못하는 애들을 왜 겁내나, 걔들이 진짜 독도가 필요했으면 군사 일으켜서 독도 공격했을거다. 근데 그게 그 위대한 국제법으로 일본 전체의 군사활동을 묶어놨으니 안되는거다. 일본은 우리나라가 선제공격을 하지 않는 한 '군사를 일으킬 수 없고' 설령 군사를 먼저 일으켰다고 해도 자신들의 영토 이상의 영토확장 작전을 펼칠수가 없다. 적어도 일본에게 있어 독도는 무슨 방법을 써도 못얻는 언터쳐블인거다. 그러니까 오랄질만 하는 거다. 독도가 그렇게 목숨걸정도로 소중했으면 국제법 어겨서 미국을 포함한 유앤 전체를 적으로 돌려가면서까지 독도를 선제공격했겠지... 그런데 그러지도 못하는 놈들을 우리가 왜 지례 겁내나? 들어보니 말빨도 논리도 그렇게 세지 않던데...국민들에게 잘도 오랄치던 주둥아리를 왜 얘들 앞에서 처다무는지 알길이 없다.

사실 일본보다 더 무서운건 우리나라를 대표한답시고 앉아있는 관료들이다. 일본 우익들은 이미 정권을 뺏겼는데, 이놈들은 아직도 정권을 쥐고 있으니, 어떻게든 우리나라의 얼굴이 되고 있기에 가만 보니 하는 짓이 하도 가관이다. 일본 오랄질 한 방에 우리땅을 '드...드리겠습니다' 모드로 지곤조기를 외치지 않나, 독도 도발 (도발이란 군사적 도발같은 충격파가 있을때나 도발이지 이건 무슨)때 그 도발에 벌벌떨면서 어떻게 해야 하니 국사를 선택과목에서 빼야하니 이지랄을 떨고 있는 대한민국 내에서 대한민국 얼굴로 전 세계에 얼굴을 들고 다니는 대한민국 국민의 대표들이 정말 무섭다. 이들이 하는 말 한마디,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그 말도 안되는 오랄질로 설득당해서 그냥 독도 주겠다는 서류에 몸소 싸인할까 두렵다. 이들에게 뭘 맡길 수 있단 말인가?

우리나라 국토를 지멋대로 줘버리는걸 너무 좋아하셔서..


우리가 할 일? 일단 얼굴부터 좀 갈자, 우리 영토를 우리거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을 국민 대표로 쌔웠다간 진짜 우리 영토가 우리게 아니게 될 수 있다. 이건 일본의 오랄질과는 좀 다르기 때문이다. 국제법에서도 가진 녀석들이 몸소 주시겠다는 걸 막아주시진 않으신단말이다. 어이없게도 그 정도까지 권력을 가지는 게 우리나라 대통령이라는 이름의 권력이다. 우린 이걸 정말 조심스럽게 줘야 한다. 일본 출신의 애국심이 투철하신 분에게 줬다간 진짜 일본의 몇 마디 오랄질에 나라 뺏기는 것도 꿈이 아니란거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이제 그만하자. 독도 우리 땅 맞다.
역사고 지도고 지랄이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고 우리 군대가 지키고 있는데, 뭘 더 어쩌란거야?
씨발 오면 쏴버려 ... 일본이든 북한이든 허가 없이 처들어오는데 손님이고 대일관계고 그딴게 뭐야
여권이랑 허가없이 처들어오면 누구나 오랑캐잖아?

우리에게 필요한건 영국 지도 표기도 아니고 국제법도 아니고...
독도가 우리땅이 맞다는 굳은 신념과 그걸 오바스럽지 않게 당연스럽게 가르치는 굳은 신념이다.



봐, 우리 꺼 맞잖아!
posted by RushAm 2009. 8. 31. 22:14
여러분들은 '일본'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십니까? 이젠 더 이상 가깝고도 멀지만은 않은 나라 일본이 되었습니다만 아직 일본에 대한 잘못된 상식, 특히 과거에 쓰여진 서적이나 구전으로 전해지는 잘못된 상식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이러한 상식은 여행을 다녀오거나 단기간 유학을 다녀오는 것으로 깨어지기는 쉽지 않지요 (유학생들은 실제로 한국인들과 친분을 쌓는데에 주력하고 일본 사회 전반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과연 어떤 상식들이 오해이고 또 진실은 무엇인지 일본에 대해 빠삭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름 연구해보고 직접 느낀 바를 서술해보고자 합니다. 금번은 그 첫 번째로 '친절한 일본인'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일본인이 '친절하다', '상냥하다', '과도하게 자신을 낮춘다', '피해자가 민망할 만큼 사과를 한다'는 등의 이미지는 아직도 건재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전해져오는 상식은 물론이거나와 최근까지도 여행을 다녀온 젊은층들에 의해 그러한 상식이 아직 유효하다는 것을 꾸준히 증명해내고 있으니까요? 그것이 가식적이든 아니든 분위기 자체가 한국의 친절함과는 다른 뭔가 '민망할 만큼'상대방이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는 부분에서 한국 사회와는 좀 다른 부분을 느끼고 충격을 받는 것 같습니다. 컬쳐 쇼크는 사살 그리 좋은 의미를 내포하는 것은 아니어서 쇼크상태에서는 절대 객관적인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판단이 신뢰성을 갖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본인의 친절함은 다소 거품이 좀 있습니다. 게다가 잘 알려진것처럼 본성을 최대한 감추기 위해 만든 가면과도 같아서 그 본성을 걷어내기까지는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이 걸릴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 좀 살다 왔다는 사람도 이러한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일본인들은 친절하다'는 상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요. 여기에는 부족한 일본어 실력과 네이티브들만의 문화를 완전히 습득하기에 시간적인 한계와 외국인이라는 제한적 요소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하겠지만 여행으로 이쪽에 대해 알 수 있는 확율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우선 왜 이런 거품이 생겼는지에 대해서 설명해드리자면 절반 정도는 '여행객'들이 만들어낸 거품입니다. 여행객들이 여행을 하면서 쓰는 블로그, 여행기 등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일본의 친절'인데, 이 친절이 사실 길 안내같은 일상적인 친절이 아니라 작은 잘못에도 사과하는 자세 특히 그들의 사과 문장 자체가 '번역'을 하면 정말 심각하게 사과하는 듯한 뉘양스를 풍기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에도 잘못을 사과하는 표현이 정말 다양합니다만, 일본은 정말 이렇게까지 자신을 낮춰 표현할 수 있는지 의심스러울만큼 심각한 사과 문장이 즐비합니다. 아시겠지만 '미안합니다'(すみません)은 말을 걸 때나 엘레베이터에 들어올때 거의 습관적으로 입에 붙어있을 만큼 이제 사과용 단어로는 거의 쓰이지 않는데요 보통은 죄송합니다 (ごめんなさい)는 기본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申し訳ございません), 폐를 끼치게 되었습니다.(ご迷惑をかけてしまいました) 등 한국에서는 어지간히 잘못한게 아니면 거의 쓰이지 않는 표현이 '일상처럼'쓰입니다. 자 여기에서 눈치채셨겠지만 이 '일상처럼'쓰인다. 에 함정이 있는데요. 쉽게 말해 '사과문' 인플레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갑자기 왠 뜬금없는 경제 용어가 튀어나오냐고 하실지도 모르겠는데 일단 들어보세요.

이러한 사과 문장들은 '남성'들의 경우 계급사회, 즉 지금으로 말하면 '직장'이외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자영업이라면 점원과 손님의 관계, 직장이라면 상사와 부하의 관계에서만 쓰이며 영업직일 경우 클라이언트 정도가 전부입니다. 그 밖에는 쓸 일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남성들은 자존심이 강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잘못이 아니면 일상생활에서는 절대 먼저 사과하거나 하지 않는 것이죠. 그래서 이러한 사과문장들은 주로 여성들, 특히 30대 이상의 나이 많은 여성들에 의해 쓰이는데요. 이는 '남편'을 '주인'으로 부를 만큼 계급차원에서 이미 남자보다 한 단계 아래로 치부받는 사회계급적 약자 위치에 있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먼저 사과를 하는 데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게 과연 '진심'을 담은 사과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해석이 달라집니다. 작은 잘못에도 무슨 대역죄를 저지른마냥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라는 A급 표현을 써버리니까 그것보다 더 잘못했을 때에는 그저 '스미마센'의 반복이나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를 콤보로 섞어 연발하는 문자 그대로 몇 번이고 사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의미상으로는 '상당히 깊은 사과의 의미'를 담은 말이지만 너무 많이 쓰이다보니 일본 사회 내에서는 그 의미가 다소 가볍게 치부되는 것입니다. 즉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가 우리나라에서는 100의 잘못 중 90정도를 감해주는 정도의 사과 위력이 있다고 치면 일본에서는 10도 채 되지 않는 셈이죠. 다시 말해 완전히 용서받으려면 저 표현 한번으로는 부족하고 최소 열 번은 연발해야 사과의 의미가 '본인 자의적인 해석'으로 충족되는 것입니다. (상대방 기분이 풀리는지 어떤지를 이들은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콜 센터 직원이 뭔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정말 죄송합니다 고객님'이라는 말을 듣게되죠?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아 이 처자가 정말 자기 잘못을 반성하고 있구나'라고 느껴지십니까? 아니면 '에휴 귀찮은 콜이니까 얼른 사과하고 끝내야겠다'라는 회피성 발언이라고 느껴지십니까? 대체로 후자로 느끼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이른바 영업용 미소가 있는것처럼 콜센터계에도 '영업용 사과'가 있는 셈입니다. 일본의 경우도 이와 비슷해서 전 국민이 '콜센터 직원'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하실텐데요. 다시말해 그들은 '정말 내가 잘못해서 미안한 감정을 전하기 위해' 사과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상황이 내가 잘못한 게 맞는 것 같긴 한데 얼른 사과를 하고 내 책임이 조금 경감되거나 아니면 책임을 지지 않는 방향으로 도망쳐야겠다'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일본인들의 '사과'입니다. 그렇기에 절대 이들이 쓰는 사과 문장들을 우리나라식으로 해석하고 우리나라식으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한데요. 조금 예가 다르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과 문장 중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가 정말 죽고 싶어서 하는 말이 아닌 것처럼 그 정도에는 분명 차이가 있고 일본의 경우는 그 정도 차가 무척 심하다는 게 핵심이 되겠습니다.

흔히 '친절하다'는 의미를 주는 '국민성'이라는 부분도 이와 다소 비슷한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한데요. 일본은 가장 최근에 일어난 큰 전쟁의 '가해자'라는 이미지가 전 세계적으로 아직 강하게 남아 있다는 것을 잘 알고있기 때문에 국민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 꽤나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는 얼마 전 있었던 한일 월드컵과 최근 유치전이 뜨거운 '도쿄'의 올림픽 유치 노력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 자체'로는 국가적 이미지 재고가 쉽지 않지만 '국가적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이벤트'를 유치하는 데에 있어서는 국민들의 친절도만이 '전쟁 가해국'아라는 '평화'에 걸맞지 않는 불리한 상황을 극복할만한 유일한 열쇠가 되고 있기 때문이죠. (관련기사 문화일보 ) 어떻게 보면 국민적인 친절함은 만들어지긴 했어도 진실로 볼 수 있겠습니다만, 이 부분도 사실 '뒷담화'를 죽을 정도로 싫어하는 일본 특유의 국민성에 기인하고 있어 진심에 가깝다기보다는 이쪽 역시 자기방어적 자세에서 나오는 이른바 (裏切り)방지 라고 할 수 있죠. 흔히 '배신자'로 번역되는 저 단어가 직역을 하면 '뒤돌아선 상대를 뒤에서 베어버린다'는 지극히 사무라이틱한 단어라는 사실 알고 계실련지요?

유학생들처럼 일본에 조금 오래 살고 있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느끼는 '경찰'의 친절함은 시스템적인 문제에 기인합니다. 지갑 분실이나 길 안내 등 사소한 부분을 등한시하는 우리나라 파출소에 비해 이러한 부분이 상당히 친절하게 이루어지는 일본의 '코반'을 인상적으로 느낀 분들이 많으신데요. 이건 사실 국가 시스템과 더불어 국민적 시각차가 양국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차이점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일본은 지역치안과 소소한 민원을 담당하는 코반과 강력범죄를 담당하는 경찰 시스템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고 상호 업무가 연계되지 않는데다가 인력도 인구수 대비 부족하지 않도록 배치하고 있기 때문에 업무 부담이 적정 수준으로 배분됩니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동네치안센터가 본 취지와는 다르게 본청 업무가 하달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구획 배분에 있어 업무량이 다소 과다하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소한 민원'을 등한시할수밖에 없는 (일의 중요도를 따질 수 밖에 없게 되는) 딜레마가 생깁니다. 인격적인 문제를 탓할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죠. 여기에 보다 구획을 촘촘히 하려다보니 그만큼 인력도 많이 들어가고 법적으로 8시간 이상을 근무할 수 없게 규정되어있기 때문에 최소 일일 3교대 근무체계 등 한국의 '고생하는 경찰'과는 이미지가 사뭇 다릅니다. 문제는 그만큼 이들에게 들어가는 세금이 많아집니다만 이 부분에 있어 일본인들은 관심이 없거나 특별히 불만이 없는 반면 우리나라는 일본의 코반같은 인력이 지금보다 늘어난다면 바로 언론에서 '낭비되는 공무원 인력으로 인한 근무태만, 세금낭비 현장'등의 꼭지로 기획기사가 나갈 가능성이 높죠. 국민들도 '세금낭비'에는 꽤 민감한 편이기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여행객'이나 '단기채류객'이 접하기 거의 어려운 '은행', '구청 단위 관공서', '학교', '입국관리국' 등 '방문자들에게 영리적인 부분을 직접적으로 얻지 않는' 기관의 친절도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조금 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일본 역시 '직접적으로 손님에게 돈을 받지 않는'일의 경우 특별히 친절도를 철저하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며 은행의 경우 특히 '권위'적인 부분에 있어 불쾌감을 느낄 정도입니다. 입국관리국이야 말할 것도 없고요. 학교야 실제로 돈을 받는 곳이긴 하지만 직원들이 그 돈을 적접 눈앞에서 수수하는 역할은 아니기때문에 의사 결정을 따를 필요가 없는 사무국의 불친절함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떠세요? 물론 오해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이러한 이미지가 실제로는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한 자기보호방법'에 기인했다니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지극히 인간답다고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인간이라면 그렇게 자기 내장 다 꺼내놓고 사과하면서 평생을 살 수 있는 사람들만 모여있는 나라라니 있을 수가 없지요. 일본의 인구가 1억 3천인데 그 대부분이 친절한 DNA를 가지고 태어날 이유도 없고 아무리 일본의 치안이 안정되었더라도 '친절하지 않은'사람으로 인한 사회문제는 어김없이 일어납니다. 이제부터는 일본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그 나라, 그 나라 사람을 바라볼때 그 나라의 이미지만으로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며 글을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는 일본의 성문화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