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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05 2PM 재범의 한국 비하 논란과 언론 그리고 교포라는 존재 178
posted by RushAm 2009. 9. 5. 15:15
채 한달도 지나지 않았다. 베라가 한국을 비하한다는 책을 냈다고 해서 논란이 되었던 일로부터 말이다. 정말이지 또 한번 반복하지만 '악플'하나는 어지간히 싫어하는 민족이 되어가는 것 같은데, 뭐 일단 이 문제를 제 3자쪽에서 지켜보는 입장은 '역시 언론!'이라고나 할까? 베라의 그것과는 좀 다른 점은 물론 이 재범이라는 친구의 발언이 어린 나이만큼 직설적이고 과격했다는 점도 있겠지만, 언론에서 '이 친구'에게 이번 일을 통해 의도적으로 어떤 여론을 형성시키려는 냄새가 짙었다는 부분이다. 베라 사건때는 단순하게 '논란이 이미 시작'된 시점에서 이에 불을 당기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아예 논란 전부터 '논란의 주체'가 되려는 모습을 보이는 한층 진보된(?) 언론의 자세를 보여준다.

결국 이 기사는 직접 해당 마이스페이스를 확인한 것도 아닌 '캡쳐본'을 확인한 것으로 조작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으며 아직 논란이 커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변명의 소지가 없는 것이 일단 올라가 있는 곳이 '마이스페이스'라는 미국의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데 이게 싸이처럼 우리나라에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사이트가 아니기때문에 일단 네티즌들이 이를 퍼나르더라도 번역상의 한계가 있을 수 있고 (번역본을 올린다 한들 표현이 '어글리'같이 대중적인 단어로 비난을 한 게 아니기때문에 이를 신뢰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진위 여부를 가려내는 데에 있어 나름 낚시에 적응되어있는 여론이 쉽게 반응할리가 없다. 그런데 이를 '언론'이 공식적으로 보도했다고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퍼지는 주체가 '신뢰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여론이 이를 진실로 받아들이기까지 아무런 장벽이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즉 이번 사건을 공식적으로 도마 위에 올린 것은 네티즌이 아니라 바로 언론이며, 그래서 언론이 어떤 목적성을 띄고 (기자정신 내세우는 놈들은 갖다버릴 것) 했다는 의구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언론 이야기는 이쯤 하고 일단 발언 자체를 좀 살펴보면 확실히 논란이 될 만한 글이다. 비하했다는 것도 소속사가 '오역'이나 '언플'이니 이런 소리 없이 순순히 인정하고 사과문을 재빨리 작성할 만큼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는 상태다. (승산이 없었다는 소리) 그런데 이는 잘 생각해보면 결국 누워서 침뱉기가 되는 게 단지 비난을 한 재범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즉 그의 인격적인 부분까지 철저하게 검증해내지 못하는 소속사와 TV에 나오는 모습만을 좋아하는 팬들, 그리고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다고 해서 그가 지금까지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었을 거라고 지례짐작해 묻어버리려는 안티팬들까지 모두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순적인 성향들을 이번 재범 사건으로 인해서 만천하에 떠벌이고 있는 것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미국같은 제 3국에서 바라보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이 '저렇게까지 연예계에 에국심과 인성적인 잣대를 심하게 들이대는 나라'인데 어째서 처음부터 '재미교포'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에게 돈과 명예를 가져다주면서 그가 '재미교포'로 살아오며 생길 수 있는 어쩌면 당연할수도 있을 '성장 과정에서 기울어지는 정체성'은 용인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이러니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대놓고 '반미'를 주창해도 연예계활동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나라다. 그리고 재미교포는 재일교포처럼 전쟁이나 기타 불가항력적인 역사적 사실에 의해 생겨난 집단이 아닌 철저하게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만들어진 집단이므로 '국적 선택'에 있어 어떤 사명감이나 의무를 기대할 수 없으며 이는 2세, 2.5세 3세 등 세대가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어쨌던 미국은 어떤 단점이 존재하든 경제력으로는 세계 1위인 국가인데, 누가 마다하겠는가? 우리나라도 어떻게든 미국 국적을 따려고 비행기 안에서 출산하는 작태가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오히려 질로 따지면 한국에서 태어난 이쪽이 훨씬 악질적 매국노라 불리기 충분하지 않을까?

뭔가 확실히 좀 하자, '재미교포'에 대한 논란은 정말 많이 있어왔지 않은가? 프로골퍼 김초롱 사건부터 시작해서 잘 알려진 스티브 유까지 우리는 재미교포에 그렇게 데여왔으면서도 재미교포 중에 누가 좀 세계적으로 잘나간다 싶으면 그가 오래전에 버렸던 한국 이름까지 과거 호적에서 찾아내 붙여주고는 '일단 우리 핏줄'이라며 언론에서 자랑스럽다고 떠벌이고 있지 않은가? 스티브 유의 군대 회피 논란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그가 국적 선택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재미교포'라는 신분'에 있었음에도 우리는 재미교포에게 많은 부와 명예를 가져다줄 준비가 충만해 있고, 그들은 미국 사회에서 경쟁에 실패한 뒤에도 언제나 든든한 백업이 되어주는 한국을 보험 삼아 머릿속에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확실히 하자 재미교포는 '정체성'이 반드시 '한국'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볼 수 없는 존재다. 전쟁을 겪고 일제침략기를 살아온 1세들로부터 한국에 대한 애향심을 물려받고 자라온 '재일교포'와는 비중적으로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과도기도 아니고 십수년동안 언제나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를 정말 모르겠다. 재미교포 출신이 자기 핏줄이 한국인임을 인식하고 한국을 그리워하며 한국을 사랑한다고 100%믿고 있고 그렇게 믿도록 만드는 언론도 문제지만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음에도 꾸준히 그들에게 돈다발을 풀어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또 우리 사회의 양면성이지 않은가? 처음부터 '한국을 사랑하는 재미교포'로 아예 활동 영역을 못박던가. 아니면 아예 미국처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는 관계없이 능력만 충만하면 상품적 가치를 부여해주는'철저한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을 갖춰주시던가 둘 중 하나는 좀 했으면 좋겠다. 이 사건에 대한 2PM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범이 미국에 오래 살다보면 그런 성격을 갖출 수도 있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옹호 입장이 다수 보이는데, 팩터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이처럼 알고 있는 거면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을 여력은 충분하지 않은가? 무명시절 일반인에 지나지 않았던 그가 고작 싸이월드같은 하루 방문자 몇십명 수준의 개인 네트워크에 올리는 다이어리보다 우리 사회의 이같은 양면성이 훨씬 국가 이미지에 해를 끼칠지도 모를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