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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14 단통법의 내막...삼성을 살리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정부? 22
posted by RushAm 2014. 10. 14. 00:11

단통법에 많이 놀란 사람들이 폰을 전혀 사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방통위원장은 삼성폰이 비싸면 중국폰을 사라고 일갈합니다. 단통법을 발의한 정치인들은 오늘 국감에서 '단통법이 이렇게 흘러갈 줄 몰랐다' 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갑자기 해외직구 전자제품에 대한 전파인증을 개인이 수입하는 개개인마다 받도록 의무화하여 최대 3300만원까지 인증요금을 내게 만들 것이라는 새로운 정책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뭔가 좀 이상하게 굴러간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작 이 법을 만든 사람들 즉 정부여당과 국회의원들 그리고 방통위, 소비자와 통신업체 그리고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모두 동상이몽을 꾸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이 요즘 많이 어렵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돌아가셨는지 살아계신지 알 길이 없고 무디스는 삼성의 신용등급을 가차없이 내려버렸으며 삼성의 분기순수익 실적은 전분기 반토막이 났습니다. 삼성이 어려워진 이유는 주력상품이었던 디스플레이 제품군, 특히 TV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수익성 악화가 큰 원인이라고 모두 이구동성으로 진단하고 있는데요. 삼성이 야심차게 밀었던 커브드 UHD TV는 소치, 월드컵, 아시안게임이라는 3대 스포츠 메인 이벤트를 모두 흘려보내는 동안 판매실적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국내에서 그동안 성능면에서 독보적인 인정을 받던 추세에서 벗어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많이 줄었고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는 LG와 팬택이 공격적인 저가 공세를 내세우면서 삼성의 점유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는 추세가 이어지게 되는 거죠. 특히 신제품 출시 컨벤션 효과가 줄어든 게 컸는데, 이젠 삼성도 가격 경쟁에 뛰어들은 마당에 사람들이 아무도 출시 당시에 비싼 가격에 폰을 사지 않는 바람에 신제품 출시 효과도 미미해진데다 신제품들의 차별 요소 (갤럭시 기어 등) 이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구매력을 당기지 못하는 자체적인 패인까지 겹쳐 더 이상의 실적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국내뿐만이 아니라 이미 미국 등 해외에서 즉시 체감을 하기 시작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삼성이 퇴로가 막힌 셈이 되고 말았는데요. 중국 시장에서는 샤오미의 급성장으로 점유율을 뺏기고 있고 미국 시장에서는 아이폰의 예상밖 대호조로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일 여기에서 본진 즉 한국 내수 시장에서마저 수익성이 악화되면 삼성은 앞으로 더 이상 실적 개선에 대한 새로운 이슈 즉 투자자들을 삼성전자 주식에 묶어둘 떡밥이 없어진다는 이야기가 되죠. 실제로 이를 반영하듯 150만원에 육박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불과 최근 3개월만에 110만원대로 급락하며 천문학적인 돈이 증발해버리고 마는데요.



재미있는건 이미 삼성의 실적 위기론이 이미 갤럭시 S5출시 당시였던 지난 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표면화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그때 캐치할 사람들은 중국 시장에서 샤오미에 털리고 있는 상황을 리얼타임으로 접하고 있었고, 미국에서 S5의 판매량이 부진하다는 소문과 프라임 모델 출시로 인해 신뢰성을 잃고 조급해하고 있다는 이미지가 굳어져있는 상태였죠. 여기에서 내수 시장마저 충성스런 고객들이 출시 초기 컨벤션 효과는 커녕 꿈쩍도 하지 않아주는 대신 LG와 팬택은 신제품이 나름 호평을 받기 시작하며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삼성 구하기에 나선 정부는 먼저 만만한 팬택을 죽이기로 결심합니다. 오랜 기간 워크아웃 위기에도 통신사 보조금을 포함한 뻥튀기 출고가 정책으로 회사를 유지해왔던 팬택의 자금줄을 막는 결정적인 한방 '통신사 영업정지'를 먹임으로서 팬택을 돌아올 수 없는 강으로 보내버렸죠. 방통위가 그동안 통신사와 잘도 쿵짝을 맞추다가 정색하듯 갑자기 내놓은 이통사 영업 정지 강수는 이통사는 콧방귀도 안뀌었지만 정작 이해상관당사자가 아닌 팬택은 절망했습니다.





이통사 영업 정지가 삼성 구하기인 증거는 바로 영업 정지 당시에 통신사 광고 흐름입니다. 당시 KT가 다소 주춤하고 LG와 SKT가 점유율 싸움을 하던 와중이었는데, LG의 영업정지 기간 중에 SKT가 갤럭시 S5의 조기 출시 즉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 라는 귀족 마케팅을 벌어기 시작합니다. 이는 SKT가 영업 정지 기간을 앞두고 갤럭시 S5를 최대한 많이 팔아치우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죠. 이런 흐름은 이후 SKT가 영업 정지를 기간 중에 LGT도 똑같이 맞불을 놓음으로서 S5를 주력으로 팔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거의 그와 동시에 팬택 위기론이 퍼지기 시작한 것은 우연일까요? 그리고 이미 이러한 팬택 죽이기는 삼성이 2013년말 팬택의 주식을 10%가량 매수하면서 제 3주주로 올라서면서부터 예상되었던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팬택을 죽이면 팬택이 갖고 있던 점유율이 삼성으로 흡수될 거라는 예상은 생각 외로 보기좋게 빗나가고 맙니다. 방통위도 삼성도 당황스러운 결과가 나온 것이죠. 정 반대로 이 이통업체 3사의 영업정지 기간 전후의 파급효과 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 2월부터 5월까지 삼성의 의도대로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을 일정 부분 회복하는데에 성공했습니다만, 정작 그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 기간 즉 귀족마케팅이 끝난 직후부터 다시 삼성의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회복한 만큼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여기에서 반사이익을 얻은 쪽은 여전히 귀족마케팅을 벌이며 고가 프리미엄 정책을 취하던 삼성이 아니라 팬택과 가성비 경쟁을 하던 LG전자였던 것이죠.



LG전자는 일전 팬택이 하던 정책에 대기업이 주는 안정적인 이미지와 G2, G3의 잇따른 호평 그리고 그 어느때보다 많은 보조금을 포함한 가격정책을 펼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7월에 이르러서는 무려 29%까지 올라서는 괴력을 보여줍니다. 사실상 4월부터 7월까지 단 3개월동안 10%초반에 머물렀던 점유율을 무려 두배 가까이 끌어올린 셈이니 어느 정도의 파괴력이었는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으시겠죠? 시장이 특별히 삼성을 찾지 않는 사람들이 아닌 이상 LG를 미친듯이 팔아제끼고 있었다는 게 됩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LG전자가 마의 점유율 20%를 돌파한것이 바로 5월인데요 바로 이 5월에 그 문제의 단통법이 국회에서 논의되었고 5월 22일 상정하기에 이릅니다. (거 타이밍 한번 참), 이 법의 핵심 문제점은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말씀해주셨던 대로입니다만, 결국 이 법의 핵심은 방통위원장의 '비싸면 중국폰 사라' 발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삼성 LG 어느쪽도 단통법 시행 이후에 기존에 고수하던 고가 출고가격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는데요 여기에서 가격을 내려버리면 통신사 몫이 지금 더 커져서 이득이 많아지건 어쩌건 간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날려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거죠. 이는 LG도 그닥 바라는 상황은 아닐 것입니다. 때문에 출고가에 통신사 마진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중국산폰이 최근 인기를 끌게 되는 것이죠. 이들은 에초부터 우리나라 통신시장의 출고가 마진 시스템에서 매우 자유로웠기 때문에 상상이상의 출고가를 형성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방통위원장의 이 발언은 소비자가 아닌 업계에게 일갈하는 형태가 되었다는 것이 첫번째 의의이며 그 속에 숨은 의미는 방통위원장은 정작 이 법을 그닥 원한 게 아니었을수도 있다는 추리가 가능합니다.



방통위는 사감 기관입니다. 즉 통신사가 문제를 일으켜주지 않으면 할 일이 없어지는거죠.



여기에 오늘 있었던 국회의원들의 발언에서 모든 의혹이 풀리게 됩니다. '이렇게 흘러갈 줄 몰랐다'라는 발언이그것이죠. 국회의원들은 나이가 많습니다. 즉 꼰대, 폰팔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객이 아닐 수 없는 바로 그 계층입니다. 그들은 폰을 비싸게만 사봤을 뿐 싸게 사본 적이 아마 없을겁니다. (뭐 사실 직접 돈주고 살 일도 없을 것 같긴 합니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어떤 법이 바뀐다고 한다면 자신들의 입장을 기준으로 법이 바뀌어야지 다른 사람의 입장을 기준으로 자신을 포함한 동연령대 계층이 끌려가는 정책은 절대 만들지를 않죠. 그렇게 해서 나온 정책이 단통법인 것입니다. 이 법은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대로 제값 다 주고 산 호갱 소비자가 박탈감을 갖지 않게끔 하는 법임과 동시에 국회의원들의 의도대로라면 이러한 법을 시행함으로서 갤럭시 S3 17만원 사태 이전처럼 삼성의 폰들이 고가 정책을 취하고 있어도 사람들이 이후 느낄 박탈감에 대한 걱정 없이 안심하고 지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즉 삼성 폰이 이 법으로 분명 잘 팔릴 거라고 철썩같이 믿었던 거죠. 


그런데 그건 그들처럼 돈이 썩어나는 인간들에게나 통용되는 이야기지 실제 폰을 사고 활용하는 서민들 입장에서는 그게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미 폰에 대한 원가는 시장이 혼탁해지면서 바닥티끝까지 드러나버린 상황인데 서민들이 예전처럼 안심하고 비싸게 사도 나중에 가격 방어가 될 거라는 떡밥만으로 지금 삼성 폰을 살 거라고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그들만의 세계에서만 나올 수 있는 편협적인 시각이라는 거죠. 결국 이 법은 그들이 바라던 삼성도 살리지 못하고 국민들도 움직이지 못하는 그야말로 꼰대스러운 법이 되고 말았던 겁니다.


예상대로 삼성보다는 LG가 훨씬 더 많은 타격을 입었다는 점에서 의원님들의 정책은 절반의 성공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통신사 영업정지부터 단통법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정치계에서 삼성을 살리고자 하는 최근의 노력은 정말 눈물겹기까지 합니다. 단통법이 잘 안먹힌다는 이야기가 현실화됨과 동시에 정치권에서 나온 방안은 어이없게도 단통법 이후 급증하고 있는 해외 직구를 사실상 막는 건바이건 전파인증비용 청구 법안을 들고 나왔는데요. 여기에는 그동안 내수 차별이라 지적되어왔던 TV등 대형가전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간 삼성전자에서 부진했던 사업부문만을 골라서 챙겨준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직구를 막으면 삼성 폰 사주겠지?


해외에서 그들의 역량에 바닥을 드러내며 이제 더 이상의 성장세를 기대하기 힘든 기업 삼성이 해외에서 고전하며 까묵은 자금줄을 국내 내수 시장을 강제로 법안까지 발의해가며 털어먹도록 밥상을 차려주는 행태를 보면서 대체 삼성이 얼마나 그들에게 중요하길래 저러는지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뭐가 어찌 되었건 이제 그만들 좀 하십시요. 삼성이 지금까지 기업윤리로서의 잘잘못까지는 자처하고서라도 이런 판국에서 당신들과 삼성간의 기브앤테이크를 지키는 딜짓꺼리는 보기가 참 역겹습니다. (역겹지 않은 적도 없지만 뭐 특히 좀 ...)



어떻게 한 명도 은혜를 갚지 않는 사람이 없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