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12. 8. 12. 05:15

미국이 요 몇년 사이에 사랑해 마지 않는 힙합이라는 음악 장르가 있다. 이 힙합의 기본은 우스워보이겠지만 지역 사랑에 있다. 유명한 힙합씬들은 대부분 자신의 고향이나 살던 곳에 대한 감상이나 자랑 섞인 내용을 가사로 쓰는 경우가 많다. 아마 가족애가 끈끈하고 태어난 지역에 대한 애착이 강한 미국인, 특히 흑인들의 문화라서 그런 성향이 많아진 게 아닌가 싶다.

 

박종우는 일단 그 피켓을 직접 준비한 것도 아니고 관객이 가지고 있는 것을 받아다가 들었다. 그의 의도가 어떤 의도였는지는 일단 접어보는 것은 어떨까? 무슨 쓸데없는 짓이었네 뭐네 하는 이야기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젠 지겨워 죽겠다. 비록 박종우는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났지만 지금은 부산 아이파크에서 뛰고 있고 그렇다는 것은 경상도에 속해있는 독도에 대한 진한 향수를 갖고 있을수도 있다는거다. 행정구역상으로 독도는 경상도인데 어쩌겠는가? 그가 그 지역을 특별히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고 뛰라는 IOC규정이 있기는 한가?

 


터진 입이라고 지껄이는 박종우 책임론자들은 좀 닥치기 바란다. 행여 그가 무슨 짓을 저질러서 동메달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더라도 그것은 그의 동메달이지 당신들이 따준 동메달이거나 원래 당신들 것이었던게 아니었다. 진짜 냉정하게 말해서 당신들 그가 동메달을 따는데 1원 한장 안보탰다. 그는 이번 일본전에 참여하면서 왜 그가 없는 브라질전이 그토록 무기력해졌는지 경기력으로 완벽하게 증명해낸 훌륭한 선수다. 12번째 선수? 응원의 힘? 그거에 대한 지분이라도 주장할 셈인가?

 

에초 다급한 쪽은 일본이다. 일본은 어떻게든 지금 이 난리통을 타개할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하다. 당신들은 지금 일본을 그렇게 몰아붙인 최고의 선수를 일본 말만 듣고 내치려들고 있다. 뭣도 모르고 깝치지 마라 IOC가 조사 들어가는건 일본쪽에서 요청이 있으면 얼마든지 '조사'까지는 들어갈 수 있다. 아직 뭣도 확정된것도 아니고 조사 갔다가 각하되는건 올림픽 기간 중에 진짜 부지기수로 많다.

 

박종우는 경기 도중에 골 넣은 뒷풀이 세레머니로 독도 피켓을 들지 않았다. 경기 공식 중계 화면에도 잡힌적은 없다. 피켓은 한글로만 써있으며 영어나 일본어는 없고, 국가명도 쓰여있지 않다. 태극 마크가 붙어있지만 태극마크만으로 특정국가의국기를 상징할수 없다 (중국 사립 무술단체도 이 마크를 쓴다) 따라서 IOC가 박종우에 대해 태클을 걸 확율은 매우 희박할뿐이다. 당신들은 IOC가 조사 착수되었다는 말에 벌벌떨며 역시 일본이 무섭구나 하며 오줌을 지리고 있다. 당신들은 박종우와 그런 행동 자체를 불안해하고 부끄러워한다고 말하지만 난 그런 모습의 당신들이 미치도록 쪽팔리고 화가 난다.

 

IOC 조사를 볼 필요도 없다. 박종우가 왜 시상대에 못나왔는지는 모르지만,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만일 박종우에 징계를 내린다면 IOC가 미친게 분명하다. 아니 원래 IOC는 요 몇년들어 정상이 아니었다. 신아람 사건을 보라, 조준호 사건을 보라, 그리고 박종우를 보라, 어느 쪽이 미친놈들인지는 이미 분명하지 않나?

 

행여 우리 선수가 백번 잘못했다고 해도 당신들은 그래서는 안됐다. 당신들은 최소한의 국가대표에 대한 예의와 응원할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응원하는 건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대한민국이라는 우리 공통의 이름을 걸고 경쟁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신들은 그렇게 싸워 결과가 나쁘면 대한민국이라는 우리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며 감탄고토를 일삼는다. 대한민국이 아무리 지금 능력 없는 사람을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 풍토가 되어간다지만 이건 정말 아니잖은가

 

난 당신들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공유한다는 게 창피하다.

그래도 난 이 글을 쓴다. 당신들을 포기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들따위에 상처입을 박종우를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