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09. 11. 14. 11:56
다른 분들처럼 블로그를 매일 쓰기엔 이런 저런 사정이 있어 주로 글을 쓰기보다는 '읽는'입장에서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다음뷰는 그런 의미에서 다른 포털의 신문기사 편집 내용보다 더 알차고 객관적인 정보 제공 수단으로서 의미가 큰데요. 한 열흘 정도 독자로서 글들을 읽어보고 다음 뷰를 접해본 느낌은 애석하게도 '아쉬움'이었습니다. 다음뷰의 운영 정책을 질타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이용자들의 잘못된 부분을 짚어보았으면 하는 생각으로 쓴 글입니다. 특별히 주장하는 글이 아닌 그냥 개인 감상문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1. 다음뷰는 언론사들의 마이너리그가 아닙니다.

다음뷰에는 주로 '메이저 포탈'의 뉴스란에 이런 저런 사정으로 합류하지 못한 소규모 언론사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아마도 메이저 포탈 뉴스그룹에 들기위한 막대한 비용이 문제가 되어 다음뷰를 통해서나마 자사의 기사를 홍보하고자 하는 취지인 것으로 사료됩니다만, 이 곳은 순수 아마추어의 '블로그' 장입니다. 언론사에 소속되어 있는 기자가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운영하여 참여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아예 대놓고 언론사 전체가 다음뷰에 뛰어들고 있는 지금의 모습은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메이저와의 경쟁에서 패퇴한 언론사들이 비교우위에 있는 (만만한) 블로거들과 경쟁해서 메이저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밖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음뷰는 언론사가 들어와서는 안되는 곳입니다. 그들이 블로그에 걸맞는 글을 쓰지도 않을뿐더러 정말 의미없이 남발되는 한줄 기사나 한장짜리 포토 뉴스들의 대량생산으로 인해 각 카테고리별로 블로거들이 정성스럽게 쓴 글들이 몇 분도 안돼 자신들이 있을 자리에서 밀려나는 모습을 수도 없이 보았습니다. 이건 글쓴이에게 폐를 끼치는 것은 물론 그와 같은 양질의 글을 읽고 싶어했던 많은 독자들의 권리를 앗아가는 일입니다. 다음뷰는 블로거들의 메이저리그이지 언론사의 마이너리그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어차피 언론사로서 메이저 포탈 뉴스그룹에 들어갈 자격이 갖추어지면 언제고 다음뷰를 아무미련없이 떠날 그들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1인 미디어인 블로그 뉴스그룹을 다수가 운영하는 언론 포탈이 지배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2. 다음뷰는 책 발매 전 독자들의 반응을 시험하는 곳이 아닙니다.

블로거 분들 중에는 아예 처음부터 '책'으로 펴낼 것을 계획에 두고 블로그를 시작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목도 그렇고 가지고 있는 닉네임이 그렇습니다. 블로거들이 실력을 인정받아 '출판'으로까지 영향력을 끼치는 건 반가운 일입니다만 지금의 흐름은 주객이 전도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출판을 목적으로 하거나 이미 글이 모두 준비되어 있는 상황에서 마치 '책'에 대한 시사회를 하듯 반응을 살피고 나아가 자신의 책 제목을 홍보하기 위한 장으로 활용하는 일은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게다가 그 출간 서적 대부분이 '일본'과 관련되어 있는데다가 테마 역시 '일본 생활','여행','유학'등 아주 단순하고 기초적인 것에 맞추어져 있다보니 서로 내용이 심하게 겹치고 때문에 억지로 내용을 차별화시키려다가 정말 일본의 구차한 부분까지 다루는 모습까지 보이는데요. 메이저 뉴스포탈과 대항할 수 있는 비영리적 다양성 메타미디어 다음뷰라면 단지 독자들이 많이 본 것보다는 다양성에 의거한 편집 기준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일본 관련 블로그를 보던 모 독자의 '이러다가 일본인이 무슨 색깔의 대변을 보는지까지 알게 될 것 같다'라는 댓글이 떠오르네요.


3. 다음뷰의 좋은 순기능을 역기능으로 만든 건 블로거 자신입니다.

독자들이 메이저 뉴스그룹에 가졌던 불만은 그들이 결국 자신의 취향대로 특정 언론사와 특정 성향을 기사 편집에 반영하여 각 포탈별로 좌우성향이 너무 뚜렸해지거나 이슈에 따른 기사 통제 및 지나친 연애 기사 중심의 편집으로 다양한 삶의 모습을 조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세상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블로거들의 다양한 콘텐츠들이 모여 있는 다음뷰가 떠오른 것이고 많은 사람들은 메이저 뉴스포탈에서 접하기 힘든 구석구석의 상세한 소식들을 접할 목적으로 다음뷰를 찾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결국 '보고 싶어하는 기사'를 쓰는 사람도 그것을 읽는 사람도 너무나 명백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메이저 뉴스그룹에 가졌던 불만들 (우리는 연예인들의 사소한 일상사'나 'TV 프로그램 감상문'을 보기 위해 뉴스를 보는 게 아니다.)이 다음뷰에서도 별로 나아지는 기미 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요 베스트 카테고리는 '종합','연예', '스포츠' 세 가지 뿐이며 이 곳에 베스트를 차지하는 글들은 주중에는 '드라마 감상문', 주말에는 '무한도전'이나 '1박 2일'등의 버라이어티 감상문이 주어진 베스트 페이지 3면의 대부분을 뒤덮고 있습니다. 이런 글을 쓰는 블로거를 탓할 수는 없습니다. 블로거는 기자가 아니니까 충분히 자신의 블로그에 감상문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사의 '다양성 결여'를 이유로 다음뷰를 찾는 수많은 독자들이 결국 많이 읽어 베스트에 올리는 콘텐츠가 메이저 뉴스그룹이 보여주는 작태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은 아쉽기 이를 데 없습니다. 우리가 과연 '독자가 보고 싶어하는 기사를 썼을 뿐이다'라고 변명하는 메이저 언론사들의 자격을 논할 수 있을지 씁쓸하기도 하네요.


다음뷰의 역할을 어디까지 지정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콘텐츠를 만드는 건 다음뷰에 글을 쓰고 그 글을 읽는 이용자라는 점입니다. 어떤 사이트도 마찬가자겠습니다만 다음뷰 역시 이용자들이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정말 훌륭한 대안이 될수도, 또 하나의 지루하고 천편일률적인 마이너 뉴스그룹으로 만들어질수도 있는 양면적 가능성이 혼재하기 때문이죠 모쪼록 지금처럼 다양한 세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창으로 남아주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