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10. 7. 8. 15:55
아이돌의 세대교체주기는 5년 주기라는 것을 이전 글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필자이지만 신기하게도 실제 5년이라는 기간 이상을 넘겨서 차기 아이돌을 내세우는 기획사가 성공하는 사례를 보기 힘들다. 그만큼 어떤 기획사라 할지라도 연타석 홈런을 날리지는 못하며 그 홈런을 5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다시 말하면 이는 5년 이상 아이돌을 키워내 제대로 가요계의 한 축으로서 정착시키지 못하는 능력적 한계와 더불어 아직도 가요계 전반이나 음악 업계에 대한 제대로 된 학술적 분석 없이 끝발 하나로 어떻게 해보거나 언제 터질지 예상하지 못하는 로또성 그리고 그로 인한 한 가지 성공 공식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집착이 가져오는 패착이다.

god (1999~2005)


이는 한국의 음악 시장이 유독 다른 나라에 비해 변덕스러운 부분이 심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챠트의 변화가 변화무쌍하고 후크송이 남발하는 패착이 있긴 하지만 음악 듣는 사람들이 자신의 음악 취향을 1년에도 몇 번씩 바꾸지는 않으며, 이는 비주얼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팬들 역시 마찬가지다. 예전에 다른 그룹에서 어떤 캐릭터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나중에 나온 그룹에서도 그와 닮은 캐릭터에 눈길이 가게 되어있으니까, 그런데 아이돌 기획사들은 이런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을 두고 산업이 본격적으로 태동한지 1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국민아이돌 하나 롱런시키지 못한 채 기존 아이돌은 나이가 좀 들면 일단 은퇴부터 시키고 신선한 10대들을 데뷰시키기 바쁘다. 갑자기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목에서 노래가 안나오는것도 아닐테고 춤이 안춰지는것도 아닐진데 그런건 관계없이 일단 자신들이 지금까지 해 왔던 '10대 마케팅'을 쓸 수 없을 때가 되면 일단 은퇴부터 시키고 보자는 식이다. 이러한 기획사들의 성향은 그룹명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HOT (highfive of teenager) , 슈퍼쥬니어, 소녀시대 등 맴버들의 생명력을 처음부터 10대 후반까지로 한정시키는 뉘양스의 단어를 의도적으로 삽입함으로서 향후 해당 그룹이 실패하거나 그들 입장에서 봤을 때 생명력이 다 했을 경우 내칠 수 있는 (사실상 말도 안되는)명분을 만들어놓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에 있어서 별로 들어맞지 않는 사건이 1년에만 두 번이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첫 번째는 기획사가 한 아이를 버렸고 두번째는 아이들이 회사를 버리고 뛰쳐나왔다.
우선 첫 번째 사건을 들여다보자, 잘나가고 있는 보이그룹 맴버 중 리더에 해당하는 맴버가 과거 연습생시절에 저질렀던 과오가 뒤늦게 터저나왔다. 문제는 이 과오가 대한민국 국민들 뇌리에 깊숙히 박혀있는 국수주의를 건드렸다는 점에 있다. 지금까지 아이돌들이 몇번 실수로 국수주의 성향을 건드린 적은 있었지만 대부분 자국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이른바 '예의에 어긋난 철없는 행동'을 '즉석'에서 '발언'으로 해왔던 점에 의거해 사건이 크게 번지지 않았지만 이번 건은 해외 거주자 신분이었던 해당 맴버가 대한민국 국가 전체를 비난하는 내용의 '글'이 남아있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컸다. '발언'이야 보도제한을 걸거나 현장에 있는 사람들만 입을 틀어막으면 그만이지만 이 소셜 네트워크에 올라와있는 '글'그리고 이를 퍼다 나르는 주체가 언론이 아닌 '네티즌'이었기 때문에 증거도 명확했고 기획사의 끝발로 진화할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명백한 증거가 있는 떡밥을 언론사가 그냥 둘 리가 없는 이상 언론 컨트롤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여기에서 기획사의 대응 자체가 매우 재미있다. 처음부터 눈에 보이게 '아직 해당 보이그룹에 투자한 금액 회수가 끝나지 않았고 회수할 포텐셜이 남아있기 때문에 포기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려놓고 철저하게 '해당 보이그룹의 타이틀적인 명예'를 보호하는 데에 맞춘 스크립트를 짜낸다. 일단 맴버를 임의탈퇴 후 서둘러 해외로 빼돌려 기자들의 접근을 막고 남은 맴버들은 활동을 계속하는 식으로 이슈를 서둘러 정리해 뜨거워진 냄비를 식힌 후 여론의 추이가 해당 맴버에 대한 동정론으로 흐를 것을 의식하여 해당 맴버의 팬의 유출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여론을 안정화한다. 이후 어느 정도 해당 맴버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남은 맴버들의 인기가 안정화된 후 해당 맴버에게 의도적인 스캔들을 터뜨려 임의 탈퇴를 완전 탈퇴로 못박으며 대응을 마무리짓고 있다. 이 사건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한 해당 기획사에 대한 대응이 객관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던지 간에 적어도 기획사 내부에서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는 분위기인듯 한데...과연 그런 것일까?

주관적인 추리를 토대로 사건 전체 흐름을 다시 정리해보자면 우선 기획사는 스캔들이 일어났을 당시 썩은 사과를 골라내는 식의 정책으로 남은 맴버들의 이미지를 보호하는 것을 택했지만 향후 여론이 예상과는 달리 스캔들을 일으킨 당사자에게 우호적으로 흐르고 기획사의 비정함을 질타하는 분위기가 되자 대표가 직접 TV에 전격 출연하여 해당 맴버의 팀 재합류를 표명한다. 아마 이후 해당 기획사는 해당 맴버와 재합류에 대한 협상을 벌였겠지만 이미 썩은 사과 취급을 받은 그가 재합류를 할리가 만무했을 터, 결국 협상 결렬 후 더 이상 해당 맴버의 존재가 남은 맴버들로 구성된 그룹 이미지에 영향을 끼치지 않게끔 하기 위해 이미 대표가 TV에서 공표했던 '재합류 약속'을 뒤집고 남은 맴버들의 상대적 도덕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기획사 내부의 스캔들을 폭로하는 식으로 마무리를 지으려 했던 것으로 사료된다.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짓을 하게 방치한 기획사는 유능한것일까?


이 사건을 조금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대중적인 인지도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자신들이 스스로 잘했다고 자뻑하고 있는 '투자금 회수'에 있어서도 상당히 미숙했다는 것이 드러난다. 우선 사건이 일어난 직후 불과 4일만에 임의 탈퇴 처리하고 서둘러 사건을 묻어버리려 했던 부분, 일면 상업적으로는 꽤나 치밀해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이들은 '이런 새로운 종류의 스캔들'에 대한 대응법을 전혀 연구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 됐다. 이 업계에서 10년 넘게 굴러먹고 있는 사람들이 소비자들의 사회적 돌발 성향 하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주먹구구식 대응을 했다는 점은 지금까지 얼마나 이들이 문화 콘텐츠 업계 경영에 무지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로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이들이 저지른 패착은 이 업계에서 모든 기획사를 통틀어 단 한번밖에 쓸 수 없는 비기를 고작 보이그룹 투자금 하나 회수하자는 하찮은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다. 이번 사건이 물론 파장이 크긴 했지만 기획사는 그 그룹 하나로 끝날 게 아니라 향후 수많은 후속 그룹들을 만들어내야만 하는 위치에 있다. 물론 아직 연예기획사들은 어떤 그룹 하나에 올인하면 호주머니까지 탈탈 털어내야 할 만큼 재정적 상태가 열악하기는 하지만, 기획사의 브랜드 가치만 살아있다면 투자는 언제고 다시 받아낼 수 있는 것일진데, 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돈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는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미래를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미래에 지금보다 더 큰 이슈나 스캔들이 일어난다한들 이상할 게 없는 것이 연예계이건만 당장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들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연예 업계 전반적인 데미지를 입힌 것이다.

1. 이 바닥에 아예 다시 못들어오도록 *신을 만들려 했다. (조폭이냐?)
2. 그런데 기획사를 족치는 이미지의 그가 금새 국내 기획사와 재계약을 맺었다.
3. 하필 그 기획사가 JYP와 연관이 없을수가 없는 싸이더스 IHQ다.


해당 기획사는 연예계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외부적으로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생각한다. 기획사가 망하는 지름길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방송계 인맥이 끊어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충성스럽고 능력있는 유망주들이 기획사를 외면하는 것이다. 아마도 지금 해당 기획사는 후자쪽 문제에 상당히 골머리를 앓고 있지 않을까 하는데, TV에서 드러나는 소문보다 훨씬 더 많은 유언비어들이 돌고 있는 연예계의 이면에서 수많은 유망주들이 기획사를 선택하는 데에 있어 이미 문제를 일으킨 해당 기획사에 대한 윤리적 신뢰도가 바닥을 친 이상 그들에게 더 이상 미래를 맡기기 어렵다는 판단과 그에 따른 선택의 변화는 변화무쌍이 극심한 연예계만큼이나 순식간에, 그리고 매우 뿌리깊게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미 5년 주기라는 무덤을 스스로 파버린 대한민국 기획사에게 '신인 유입의 감소'는 곧 패망을 의미한다. 이미 파워게임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해당 기획사가 작금의 진퇴양난을 과연 어떻게 해소할지 아니 해소는 할 수 있을지, 그리고 해소한 다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미래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것은 아이돌을 소비하는 소비 주체로서의 성숙도가 좌우할 문제일테니까... 진통의 끝은 소중한 생명을 잉태하고 그 생명은 곧 미래를 이어가는 힘이 되지만 단지 진통 후에 또 다른 진통만이 기다린다면 현실의 고통일뿐 미래를 위한 뭣도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그것이 미래로 나아가는 그 무언가가 되게 만드는 것, 지금을 살고 지금을 즐기는 문화 소비주체들이 앞으로를 위해 풀어내야 할 숙제가 아닐까 싶다.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을 말한다 3부 마침,


* 본래 3부에서 다루어질 예정이었던 동방신기의 경우 4부와의 연관글이 많기에 부득이하게 4부에서 함께 다루어지게 될 예정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4부작 기획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을 말한다' 목차

제 1부 : 계약
제 2부 : 기획사
제 3부 : 2PM, 동방신기
제 4부 : 쟈니즈, 에이벡스
posted by RushAm 2009. 9. 5. 15:15
채 한달도 지나지 않았다. 베라가 한국을 비하한다는 책을 냈다고 해서 논란이 되었던 일로부터 말이다. 정말이지 또 한번 반복하지만 '악플'하나는 어지간히 싫어하는 민족이 되어가는 것 같은데, 뭐 일단 이 문제를 제 3자쪽에서 지켜보는 입장은 '역시 언론!'이라고나 할까? 베라의 그것과는 좀 다른 점은 물론 이 재범이라는 친구의 발언이 어린 나이만큼 직설적이고 과격했다는 점도 있겠지만, 언론에서 '이 친구'에게 이번 일을 통해 의도적으로 어떤 여론을 형성시키려는 냄새가 짙었다는 부분이다. 베라 사건때는 단순하게 '논란이 이미 시작'된 시점에서 이에 불을 당기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아예 논란 전부터 '논란의 주체'가 되려는 모습을 보이는 한층 진보된(?) 언론의 자세를 보여준다.

결국 이 기사는 직접 해당 마이스페이스를 확인한 것도 아닌 '캡쳐본'을 확인한 것으로 조작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으며 아직 논란이 커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변명의 소지가 없는 것이 일단 올라가 있는 곳이 '마이스페이스'라는 미국의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데 이게 싸이처럼 우리나라에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사이트가 아니기때문에 일단 네티즌들이 이를 퍼나르더라도 번역상의 한계가 있을 수 있고 (번역본을 올린다 한들 표현이 '어글리'같이 대중적인 단어로 비난을 한 게 아니기때문에 이를 신뢰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진위 여부를 가려내는 데에 있어 나름 낚시에 적응되어있는 여론이 쉽게 반응할리가 없다. 그런데 이를 '언론'이 공식적으로 보도했다고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퍼지는 주체가 '신뢰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여론이 이를 진실로 받아들이기까지 아무런 장벽이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즉 이번 사건을 공식적으로 도마 위에 올린 것은 네티즌이 아니라 바로 언론이며, 그래서 언론이 어떤 목적성을 띄고 (기자정신 내세우는 놈들은 갖다버릴 것) 했다는 의구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언론 이야기는 이쯤 하고 일단 발언 자체를 좀 살펴보면 확실히 논란이 될 만한 글이다. 비하했다는 것도 소속사가 '오역'이나 '언플'이니 이런 소리 없이 순순히 인정하고 사과문을 재빨리 작성할 만큼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는 상태다. (승산이 없었다는 소리) 그런데 이는 잘 생각해보면 결국 누워서 침뱉기가 되는 게 단지 비난을 한 재범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즉 그의 인격적인 부분까지 철저하게 검증해내지 못하는 소속사와 TV에 나오는 모습만을 좋아하는 팬들, 그리고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다고 해서 그가 지금까지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었을 거라고 지례짐작해 묻어버리려는 안티팬들까지 모두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순적인 성향들을 이번 재범 사건으로 인해서 만천하에 떠벌이고 있는 것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미국같은 제 3국에서 바라보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이 '저렇게까지 연예계에 에국심과 인성적인 잣대를 심하게 들이대는 나라'인데 어째서 처음부터 '재미교포'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에게 돈과 명예를 가져다주면서 그가 '재미교포'로 살아오며 생길 수 있는 어쩌면 당연할수도 있을 '성장 과정에서 기울어지는 정체성'은 용인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이러니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대놓고 '반미'를 주창해도 연예계활동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나라다. 그리고 재미교포는 재일교포처럼 전쟁이나 기타 불가항력적인 역사적 사실에 의해 생겨난 집단이 아닌 철저하게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만들어진 집단이므로 '국적 선택'에 있어 어떤 사명감이나 의무를 기대할 수 없으며 이는 2세, 2.5세 3세 등 세대가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어쨌던 미국은 어떤 단점이 존재하든 경제력으로는 세계 1위인 국가인데, 누가 마다하겠는가? 우리나라도 어떻게든 미국 국적을 따려고 비행기 안에서 출산하는 작태가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오히려 질로 따지면 한국에서 태어난 이쪽이 훨씬 악질적 매국노라 불리기 충분하지 않을까?

뭔가 확실히 좀 하자, '재미교포'에 대한 논란은 정말 많이 있어왔지 않은가? 프로골퍼 김초롱 사건부터 시작해서 잘 알려진 스티브 유까지 우리는 재미교포에 그렇게 데여왔으면서도 재미교포 중에 누가 좀 세계적으로 잘나간다 싶으면 그가 오래전에 버렸던 한국 이름까지 과거 호적에서 찾아내 붙여주고는 '일단 우리 핏줄'이라며 언론에서 자랑스럽다고 떠벌이고 있지 않은가? 스티브 유의 군대 회피 논란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그가 국적 선택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재미교포'라는 신분'에 있었음에도 우리는 재미교포에게 많은 부와 명예를 가져다줄 준비가 충만해 있고, 그들은 미국 사회에서 경쟁에 실패한 뒤에도 언제나 든든한 백업이 되어주는 한국을 보험 삼아 머릿속에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확실히 하자 재미교포는 '정체성'이 반드시 '한국'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볼 수 없는 존재다. 전쟁을 겪고 일제침략기를 살아온 1세들로부터 한국에 대한 애향심을 물려받고 자라온 '재일교포'와는 비중적으로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과도기도 아니고 십수년동안 언제나 이런 일이 반복되는 이유를 정말 모르겠다. 재미교포 출신이 자기 핏줄이 한국인임을 인식하고 한국을 그리워하며 한국을 사랑한다고 100%믿고 있고 그렇게 믿도록 만드는 언론도 문제지만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음에도 꾸준히 그들에게 돈다발을 풀어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또 우리 사회의 양면성이지 않은가? 처음부터 '한국을 사랑하는 재미교포'로 아예 활동 영역을 못박던가. 아니면 아예 미국처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는 관계없이 능력만 충만하면 상품적 가치를 부여해주는'철저한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을 갖춰주시던가 둘 중 하나는 좀 했으면 좋겠다. 이 사건에 대한 2PM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범이 미국에 오래 살다보면 그런 성격을 갖출 수도 있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옹호 입장이 다수 보이는데, 팩터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이처럼 알고 있는 거면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을 여력은 충분하지 않은가? 무명시절 일반인에 지나지 않았던 그가 고작 싸이월드같은 하루 방문자 몇십명 수준의 개인 네트워크에 올리는 다이어리보다 우리 사회의 이같은 양면성이 훨씬 국가 이미지에 해를 끼칠지도 모를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