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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7.29 1박 2일 비키니 논란 - 한국의 여성운동 뭐가 문제인가? 3
posted by RushAm 2014. 7. 29. 09:42

이게 어찌 된 영문인지에 대해서는 다른 블로거분들께서 언급해주셨기 때문에 상황에 대해 전해드리자면 일단 시청자 게시판에서 일어나는 성대결은 우리가 익히 보아와서 익숙한 그 성대결이므로 딱히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이맘때즈음 해서 이미 '출산'소재가 나왔더군요. 곧 군대 소재가 나올 듯 합니다. 박재범의 찌찌파티를 위시하여 과거력을 이용하여 공격하는 부류가 생겼다는게 특이할만한 사항이었네요.


그런데 왜 이런 논쟁은 사그러들지 않는 것일까요? 매번 똑같은 발단의 똑같은 전개, 끝내는 병으로 끝나버리는 이 막장스토리같은 떡밥은, 뭐 떡밥이니까 계속 올라오고 우려지고 재생산되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저 뿐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됩니다. 어느쪽인가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데요. 어느 한쪽을 비판하려는 마음보다는 이런 논쟁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오랫만에 투닥여봅니다. 



1. 비키니는 여성들이 미디어에서 배척해야 할 사안인가?


비키니는 사실 여성의 인권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물건입니다.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보다 더 당당하다는 것을 내세우기 위해서 입기 시작했다는 역사를 굳이 들먹이지 않고서라도 지금 사회 통념상 비키니를 아예 금지당해서 수영장에서도 차도르를 둘러야 하는 나라가 몇 개국인지 새삼 꼽지 않아도 잘 알려진 사실이죠.



비키니 입은 여성을 보고 남자들이 헤벌레한다. 그 모습이 아이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 자 과연 어떤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요? 남자는 여자의 비키니 입은 모습을 보며 헤벌레 하면 안되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그 반대로 여성도 남성의 알몸을 보며 헤벌레 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이 떡밥은 지금 현재 게시판에서도 활활 타오르고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보면 사실 앞서 예를 들은 '종교적 금욕주의'에 기반합니다. 


종교에서는 딱 그렇게 가르칩니다. 남자가 여자를 보며 헤벌레, 여자가 남자를 보며 헤벌레...이걸 아주 더럽고 저속한 거라고 가르친다는 말이죠. 그래서 여자들은 미니스커트도 못입고 비키니는 당연히 못입는데요. 여기에서 여성분들이 지적하는 그 나라나 종교의 특징적 마초이즘을 제거하더라도 지금 여성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은 성의 터부시입니다. 이는 결코 여권 신장 운동과 결부되지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배척되는 사안입니다. 



분명 이러한 성의 터부시가 결과적으로 남자는 물론 여자들에게도 더 안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는 것을 여성들 스스로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들은 스스로를 '자각할 수 있는 인격'의 집단으로 정의하고 남성을 그렇지 못한 집단으로 정의하는 이분법으로 이를 해결하려 드는데요. 한마디로 남자들은 성적으로 주체할 수 없는 집단인데다 여성을 더러운 눈으로 보고 있으니 성범죄 예방을 위해서 이를 규제해야 옳지만 여자들은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생물학적 장점이 있으니 현대적인 성을 즐겨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의 논리를 펼칩니다. 물론 모순되어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2. 여권 운동은 '남자와 동일한 권리를 달라'이지 '여자만 잘살자'는 운동이 아닙니다.


자 그렇게 더럽고 불결한 성을 여자들은 지금 어떻게 대하고 있나요? 남성들의 벗은 몸이 TV에 나올 때에도 남자 연예인이 여자 연예인에게 희롱을 당할때에도 '저 더러운 성을 TV에 등장시켜서 애들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하는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발언하는 모습이 있었나요?  흔히 패미니즘을 해석하는 데에 있어 큰 오류를 저지르는 부분이 '마초이즘'과 패미니즘이 동일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인데 전혀 다릅니다. 패미니즘은 여권을 신장시켜 남성과 동일하게 남자들이 여자를 보고 헬렐레하듯이 우리도 남자들 보고 헬렐레할거다 라고 주장하는 거지 남자들은 그러지 않아야 하고 이제 여자의 시대니까 여자는 남자를 보고 헬렐레하는게 당연하다고 주장해도 되는 게 아니란거죠. 



여기에서 등장하는 주장이 이른바 '소급 적용'에 대한 부분입니다. 여자들이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남성 권력에 배척당한 역사가 있으니 지금 당장 동일한 권리를 손에 넣어도 '분이 풀리지 않'거나 '상쇄할 수 없'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여성 상위 사회가 필요하다는 것이 논리인 것이죠. 그런데 이런 주장은 전 세계에서 여성이 핍박을 받은 역사를 가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주장이며 심지어 여권이 가장 많이 향상되어 남녀평등에 근접해지고 있다는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역사입니다.


지금의 여성 운동의 문제점은 바로 여기에서 드러납니다. 여성 운동은 여성의 권리만을 위해서 움직이는 것이 맞습니다만 여권 신장운동은 그 목표가 결코 '여성만 잘살자'라는 이기적인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 아님에도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그 인식이 다소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다는 것이죠. 특정 집단을 '보호'하는 목적을 지녀야 할 사회단체가 어느 새인가 특정 집단의 '이익'을 맹목적으로 추구하게 되면 더 이상 사회운동으로서의 지위는 가질 수 없고 기능적으로도 순기능을 작용할 수 없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요?




3. 남성우월주의도 여성우월주의도 이 사회에는 필요가 없다.


어느 한 쪽이 우월하다고 어겨서 다른 한 쪽을 배척하는 데에서 생기는 사회적 결과물은 역사적으로 좋은 결과를 낸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오랜 기간으로 거슬러 올라가 독일의 나치즘에서 발발된 자신들이 우월하며 가장 열등한 인종을 인류의 미래를 위해 청소하자는 대학살은 결국 지금에 와서도 그 파도가 그치지 않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권리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며 아직 우리나라의 여성 인권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때문에 여권 신장 운동은 더 많이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여성들이 이 사회에서 아무런 권리적 박해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함께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다만 그 운동이 비뚤어져서 '그동안 여성이 당해왔던 것을 되돌려받겠다'라는 식으로 전개된다면 여권 신장 운동의 적격성 여부를 떠나 여권 신장 운동이 사회적으로 지지를 받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도 회의적일 것입니다. 지금 이스라엘이 하는 행동을 이스라엘 유태인 이외에 어느 누구도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고 심지어는 이스라엘 유태인이 박해받았던 역사에서 나치가 옳았다는 역반발심리까지 나오고 있는 것처럼 여권 신장 운동이 다른 쪽으로부터 공격받는 이면에는 지나친 '역사적 상쇄에 대한 집착'과 '남성이 우월했던 역사를 되찾겠다'라는 식으로 이루어지는 신종 여성 우월 주의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과거에 대한 보상을 지금 세대의 사람이 받을 자격이 있는지의 여부를 떠나 이렇게 되면 아무도 여성들의 여권 신장에 지지를 보내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