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11. 1. 6. 15:25
- 해외 곳곳을 여행하면서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다고 느꼈던 점은 '식당들'이었다. 맛이나 이런 게 아니라 메뉴판이랑 가격을 당당히 입구에 걸어놓고 있었기 때문인데 언제든 주머니 사정에 맞게 들어가기 전부터 메뉴를 정할 수 있도록 해놓은 점이 그랬다. 우리나라에서는 가격은 고사하고 메뉴조차 들어가기 전에 알 수 있게 해놓은 식당이 좀처럼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혹자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밖에다가 메뉴와 가격을 공개하는 건 경쟁하는 건 요식업으로서 자존심이 상한다'라고,
글쎄? 메뉴와 가격을 밖에 내놓고 메뉴로서 선택을 받는 것과
메뉴와 가격을 모른 채 식당의 어떤 면 (방송 소개, 누군가의 사인, 블로그 포스팅)등을 보고 선택하는 것
어떤 게 요식업의 자존심을 긁고 있을까?


- 스마트폰이 부쩍 많아진 걸 실감하고 있다. TV에서 일반 휴대폰 광고는 이제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우리나라는 우선 '산'다음 그 것이 어디에 필요한지 생각해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혹은 '전혀'쓰지 않음에도 '대세'이기 때문에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 휴대폰 제조 메이커들이 스마트폰 이전에 벌여온 행태, 해외 출시 제품과 비교해 성능이 훨씬 떨어지는 제품을 내놓았던 작태가 스마트폰에 이르러 해결될 것 같지 않다. 얼마든지 형편없는 성능의 스마트폰을 외국과 같은 가격에 팔아도 잘 팔릴 테니까, 우리가 그런 기업들의 행태를 비난하기 전에 '제품의 소비'의 측면에서 얼마나 '타의적 겉멋'이전에 '자의적 합리성'을 추구한 적이 있기나 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 조용함의 소중함을 점점 모르고 살게 되는 것 같다. 시끄러운 도시에 살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소음은 당연시되고 있고 그로 인해 받는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거의 무시되고 있다. 도심 속에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새벽 시간에 걷는 걸 참 좋아하는데 이젠 그마저도 기회가 잘 없다. 소음을 빼고 난 도시의 야경은 잔혹할정도로 아름답지만 사람들이 마천루 펜트하우스에서 야경을 보는 심리는 생각해보면 꽤 비겁한 게 아닐까? 야경이 의미하는 것은 밤이 되어서도 쉬지 않는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증거일지도 모르는데, 그것을 '소음'이 완전히 차단된 채로 반짝이는 빛만을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안도'한다는 것은 마치 음소거한 스너프 필름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 조금은 무섭기도 하다.

오늘도 그 치열하게 반짝이고 시끄러운 밤 속에서
내가 알고 있을지도 모를 누군가가 중병에 걸려 목숨을 잃고 급성 질환으로 별세하고 있다.
누군가는 ... 그 비명에 귀를 기울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측은지심을 발휘하도록 해줘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