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11. 12. 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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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어제도 SBS를 통해 전파를 탄, 2011 서울 도쿄 뮤직 페스티벌, 그리고 지난 수요일 심야에 전파를 탄 TV 50년 특집 K-POP 월드 페스티벌까지 연말 특집을 빙자한 방송들이 속속 전파를 타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방송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놀랍게도 언제나 이런 KPOP이벤트에 단골로 참가해왔던 SM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는데요. 아시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다는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가 참가를 안하는 KPOP 이벤트라니, 뭔가 이상하죠? 진정 국위를 선양하고 KPOP의 세계화(만)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SM이 왜 행사를 가려가며 뛰고 있는것일까요? 그것도 가수 하나만 참가 안하는 게 아니라 소속사 가수 전체를 빼버릴 만큼 노골적으로 말입니다.

이는 단순히 SBS와의 관계를 넘어 SM이 관동지역에서 얼마나 고전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일지도 모른다. SBS가 바보가 아닌 이상 SM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설득했을테니까, 메인이 KARA, 그리고 지금까지 한류 콘서트와는 사뭇 다른 맴버 구성, 이 콘서트는 그동안 SM의 독주에 대항할 기회를 노리던 YG와 DSP가 주도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이 두 개의 행사가 'SM'의 주도로 이루어지지 않은, 아니 이루어질 수 없는 행사였다는 점에 기인합니다. 우선 서울 도쿄 뮤직 페스티벌의 경우, 주최는 SBS가 주최했고 기획은 MTV가, 그리고 이 행사는 SBSMTV라는 새로운 방송 협력사 개국 축하 이벤트였죠. 상편에서 소개했던 대로 해외 방송 수출 공급 라인을 구축하는데에 적극적인 SBS는 이번 MTV와의 제휴 법인을 세우는 등 KPOP 공연 투자를 통해 해외 방송 루트를 뚫어내는데에 성공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당연히 SM이 늘상 개최하는 목적과는 전혀 걸맞지 않았던거죠. SM이 KPOP콘서트를 꾸리고 자신들이 메인 무대를 우선적으로 가져가면서 곁다리 그룹을 꾸려 해외 합동유랑공연을 기획하는 이면에는 SM이 자신들의 해외 진출 루트에 대한 파워 게임에서 직접적인 캐스팅 보드를 잡는 데에 있었겠지만, SBSMTV의 개국은 SM이 가진 아시아 판로에 대한 야망에 전면적으로 배척되는 사건임에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 개국식에서 SM이 참가를 했다고 한다면 SBSMTV는 향후 방송 운영에 있어 지금의 지상파 음악방송이 그랬던것처럼 SM에게 파워게임에서 밀려 끌려다녀야만 하는 운명을 처음부터 못박히게 되었을 테니까요.

KBS가 방송했던 TV 50년 특집 K-POP 월드 페스티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KBS와 KOCCA JAPAN만이 근근히 구색만을 맞추던 수준에서 급작스럽게 미디어에 보도가 되고 한류의 유럽정복과 국위선양이라는 성과를 어떻게든 정부의 치적으로 가져오고 싶었던 마음에서 발로된 무리수가 결국 일을 저지른셈인데요, 이 행사에는 유력 기획사라고 불리는 3사 가수들은 물론 그나마 한류에서 반응 좀 있다는 군소 기획사들의 아이돌이 전혀 참가하지 않은 반쪽짜리 이벤트가 되고 말았는데요. 그들이 참가하지 않은 이유는 너무나도 간단합니다. 이벤트 장소가 '경남 창원'이었기 때문이죠.

단순 참가자만으로 봤을때는 지방 유력 행사 수준의 참가자가 올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분명히 지닐 수 밖에 없는 이번 행사의 주최는 KBS와 창원시, 협찬은 삼성과 경남은행, 후원은 문화관광부와 해외문화홍보원, 국가브랜드위원회 등이다. 이 이벤트가 어디에 목적이 있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한마디로 숟가락 얹기로도 모자라 아예 상을 차려보겠다고 나선 호기로운 정부와 요즘 이래저래 시끄러운 일이 많은 창원시 챙겨주기가 만들어낸 전형적인 패착이었으니까,



SM은 독점적인 해외 진출에 대한 루트를 만들어내려는 계획에 있어 최근 SBS의 SBSMTV개국 등 방송 영역을 넘은 적극적인 행보는 상당히 거슬리는 부분임에 분명합니다. MBC와는 달리 우회상장없이 자사의 직속 계열사 3사를 모두 주식시장에 상장시키고 있으며 마음만 먹는다면 한 가지 이슈를 세 개 상장사에 모두 반영시켜 투자를 뽑아낼 능력이 되기 때문이죠. SM은 자사의 해외 진출 전략이 방해받는 것만으로도 벅차겠지만, 그보다 한류 KPOP이라는 주식시장 테마 수혜를 SBS와 나눠먹어야 한다는, 아니 완전히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을테니까요.

심야방송의 함정

그런데 이렇게 애써 파워게임을 통해 얻어낸 콘서트라는 콘텐츠를 방송사들이 어떻게 취급하는지를 살펴보면 이게 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듭니다. 거의 대부분의 한류 콘서트는 그 막대한 편성 시간 때문인지 항상 시청이 거의 불가능한 사각지대에 편성되며 그나마도 일부지역 자체방송 쿼터에 묶는 등 이렇게 애써 따낸 방송의 시청율을 높이는 데에 그닥 적극적인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예고는 합니다만, 예고보다 더 중요한건 프라임 타임 방영이었을텐데, 한류가 전세계적으로 난리라면서 왜 모조리 시청율 사각지대에 박아놓는 것일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들은 에초 국내 시청율을 기대하고 만든게 아니기 때문이죠.

평일 심야, 그것도 모임이 많은 연말 밤에 정말 많은 시청율을 기대하는 것일까?



국내 현존하는 방송국은 모두 방송법에 의한 국가의 규제를 받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방송전파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용되며 어떤 방송사라도 해당 주파수를 대여 운용할 수 있을 뿐 사유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케이블같은 유료방송을 제외한 전파를 대여 운용하는 모든 방송사는 공영이던 민영이던 모두 공익적인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거나 방송 콘텐츠 자체를 공개하지 않고 독자적인 사업화를 시킬 수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 방송사가 어떤 드라마를 만들어놓고 마지막회만을 미방영으로 남겨둔 채 마지막화를 DVD로 만들어 팔거나, 유료방송국에 넘기는 식의 영업을 할 수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공중파'를 쓰는 방송국은 한번 이상 공중파에 콘텐츠를 의무적으로 공급을 한 뒤에 콘텐츠를 팔 수 있도록 되어있기 때문이죠.

이런 법의 의무조항을 위해 희생되는 시간대가 바로 심야시간대입니다. 공익적인 목적을 위한 교양방송을 일정 시간 이상 방영해야 한다던지 하는 조항이 있는데, 이런 방송들은 대부분 프라임타임을 한참 벗어나있습니다. 일단 방송시간만 충족시키면 그걸 몇시에 방영하든 아무 상관이 없거든요. 이는 국산 애니메이션 쿼터제를 적용받는 애니메이션 전문 상업 채널들이 주로 국산 애니를 아무 의미없는 심야시간대에 집중적으로 틀어대는 꼼수와 일치합니다. 아무튼 이 심야시간이라는 건 시청율 대신에 뭔가 법적인 케어같은 용도로 활용되는 시간대라는 것이 방송계에 일반적인 통념이라는 거죠.

주로 이런 용도...


자 그럼 이 한류 콘서트의 심야 방송에서 방송국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콘서트 영상물, 다시말해 '영상물'에 대한 판권 확보입니다. 심야 방송이든 뭐든 일단 한번 방송하기만 하면 그 뒤에 2차 저작물을 제작해서 얼마든지 수익활동을 해도 괜찮아지거든요. 방영이 한번 끝낸 콘서트 영상은 방송 3사가 그토록 공을 들이며 싸우고 있는 세계 유력 각국의 방송 네트워크를 통해 공급됩니다. 이 공급은 단순히 '방영'이 아닌 판매로 이루어집니다. 해외네트워크 방송국따위가 광고영업으로 현지 메이저방송국과 경쟁이 될리 없으니까요. 게다가 국내에서는 불가능한 직접적인 수익 활동입니다. 방송국이 탐내지 않을리가 없는것이죠.

방송국들이 갑작스럽게 한류에 목을 매게 된 계기는 요 근래 몇년 사이 벌어진 두 가지 사건이 영향을 끼쳤습니다. 바로 카라 콘서트 DVD가 일본 오리콘 챠트 여자 아티스트 부문 신기록을 경신하는 메가톤급 히트를 기록한 것이 첫번째이고, 두 번째는 바로 한류가 퍼저나가는 수단이 '음반 직수입'이 아닌 '유튜브'라는 점이 두번째입니다. 한마디로 지금의 한류는 음반보다 '영상'이 돈이 된다는것을 '영상'으로 먹고사는 공중파 3사가 캐치했다가 볼 수 있는데요.


사실 한류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지목되고는 있지만 이것을 기획사의 성공적인 수익활동으로 보기에는 살짝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유튜브 조회수, DVD판매량이 영상으로 먹고사는 공중파 3사에게는 군침을 돌게 만드는 매력적인 시장지표로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지표입니다. 공짜든 뭐든 한류 관련 콘텐츠에서 음반보다 영상이 해외에서 더 잘 팔린다는 게 드러났으니까요. 이에 이들은 부랴부랴 관심도 없던 음악 채널을 만든다며 호들갑을 떨기 시작합니다. SBS가 발빠르게 MTV와 손을 잡고 아시아쪽 판로를 선점한 가운데 MBC가 자사 케이블 채널을 MBC뮤직으로 변경한다는 발표가 있었죠.

SBS는 MTV와 손을 잡고 해외 법인을 순조롭게 안착시킨 다음 지금 유튜브에서 공급하는 한류 가수들의 음악 활동 영상에 대한 수익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토대를 만들어놓고 있습니다. MBC역시 뮤직 채널이 곧 개국되면 그들의 방송 콘텐츠의 재판매가 가능한 기반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고 케이블 채널이니만큼 자체 콘텐츠의 해외 수출 및 송출이 보다 용이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후에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업로드된 유튜브 영상들이 지금의 국내에서처럼 대거 저작권 위반의 철퇴를 맞게 될 것이고, 시청자들은 한류 가수들의 활동 영상을 각 방송사 현지법인이 만든 유료채널이나 DVD를 통해 보게 되겠죠?

이런 거...?


MBC가 시청율 부진속에서도 꾸준히 벌였던 KPOP 커버 댄스 경연대회 (이 역시도 심야방송)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KBS가 일본 현지에서 위성방송유료채널로 공급하고 있는 KBS WORLD J (http://www.skyperfectv.co.jp/prog_navi/s791.html) 우리나라돈으로 월 5만원 정도의 패키지 상품을 가입하거나 단일채널 요금 1만원 가량을 내야 볼 수 있는 유료채널인데 놀랍게도 KOCCA 한국 콘텐츠진흥원 일본센터가 국가예산까지 써가며 열심히 간접 영업까지 뛰어주는 채널이다. 성적은...글쎄?




SM 엔터테인먼트가 노리는 것

방송사들이 전 세계에 자사의 한류 영상 콘텐츠를 공급하는 채널을 구축하는 데에 혈안이라면 SM은 지난 아이돌 기획사 열전 SM엔터테인먼트편 부록 (http://rusham.tistory.com/186) 에서 언급했던 대로 전 세계에 한류 관련 음악을 공급하는 음악 독점 공급 채널을 노리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을 스스로 축소시켜 수익성을 악화시키는데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SM엔터테인먼트가 이제 국내 시장에서 돈이 안된다며 신한류를 위시한 해외진출만이 살길이라는 논리를 펼치다 못해 이제는 그 작아진 시장에서 물어뜯는 군소 기획사들의 해외 진출 판로에 대한 권력까지 선점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죠.

재미있는 건 SM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단지 음반 판매로 인한 판권 수입 자체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이런 생각을 한 계기가 되어준 두 가지 사건, (공교롭게도 모두 동방신기가 얽혀있는) 하나는 동방신기의 일본 진출 메가톤급 히트 속에서도 실질적인 수익을 거두지 못했던 SM의 보아에 이은 두번째 실패, 그리고 두 번째는 그렇게 동방신기 타이틀을 유지한 채 스스로 일본 활동을 주도하며 이끌어냈지만, 국내에서 가진 파워게임을 통해 제한했던 JYJ의 활동을 해외에서까지 막지는 못했던 권력의 한계를 절감한 사건이 두번째입니다. 이렇듯 SM은 이 두 사건을 통해 어떻게든 해외에 파는 루트를 선점 그리고 독점화시키기 위해 노력을 한다고 보는 편이 되겠는데요. 국내에서 SM이 가지는 위상과 파워를 이용한 '권력'을 해외에 진출하는 가수들에게까지 영향력을 끼치기 위한 작업에 가깝습니다. 사실 독점 유통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그렇게까지 짭짤할리도 없지만, SM으로서 이 '파워'는 누구에게도 양보하기 싫은 부분이니까요.

설마 얘네에게 질 줄은 몰랐다는걸까?


사실 소녀시대의 일본 진출 당시 그렇게 돈지랄을 벌여도 국내에서 쪽도 못쓰던 카라를 뒤쫒는 결과가 되었다는 부분도 SM의 이런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으리라...



SM이 주도적으로 방송사와 협력하여 만든 콘서트에 군소 기획사 가수들 중 해외 진출에 입맛만 다시고 있는 기획사 그룹들을 구워삶아 참가시키게 되는 것이 이들의 공급 권력을 작용하는 첫 발판인 것입니다. 항상 나오는 방송사와 SM간의 알력다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결국 SM이 가수를 공급하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한 보편적인 작업인것이죠. 해외 유력 작곡가를 통해서든 뭐든, 방송사의 힘을 빌려서든 뭐든 SM이 없으면 콘서트를 통해 한류에 올라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두는 것입니다. 여기에 수많은 방송들이 벌이는 SM에게 한류 공로 몰아주기 어시스트까지 더해주면 보다 완벽해진다고 할 수 있죠.

지금 SM이 가진 그룹이 끼지 않으면 다른 군소 기획사 가수들 한 트럭이 와도 타국에서 관객 1천명 동원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콘서트가 사실상 아무런 현지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한 군소 기획사로서는 자사 그룹을 해외에 알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채널이기 때문에 군침을 흘린다면 당연히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이죠. 여기에는 앞서 설명한 방송사의 네트워크 확장에 따른 콘서트 영상 공급 정책과 SM의 공생관계가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콘서트는 단지 콘서트에 온 1천명만을 위한 1회성이 아니라 향후 해당 국가에서 DVD로, 유료방송으로 지속적으로 공급될 훌륭한 광고 매체이기 때문이죠. 군소 기획사들은 상대적으로 현지 법인을 만들어 현지 방송국과 협상하는것보다 조금은 수월하게 SM과 방송국을 통해 현지 시장에 홍보하는 방법을 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정책은 단지 SM이 국내 기획사의 해외 진출에 대한 권력을 위해 만들어진 것만은 아닙니다. 사실 한류 콘서트가 '방송사'를 통해 센세이션을 일으킬만큼의 파괴력을 갖기 위해서는 'SM 식구들'만으로는 살짝 부족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죠. 아무리 SM이 가장 많은 파이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군소 기획사들의 십시일반을 무시할 수는 없고, 규모는 크면 클수록 좋습니다. SM이 단독으로 콘서트를 할 때 가질 수 있는 최대치는 분명 큽니다만, 지금은 한 명이 더 아쉬운게 사실이니까요. 800명 동원과 1천명 동원은 어감부터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샤이니를 홍보할땐 샤이니팬으로, 소녀시대에겐 소녀시대팬으로, 동방신기에겐 동방신기 팬으로 두고두고 쓰이게 되겠지...


SM 소속 가수들이 콘서트 제일 마지막에 등장하는 이유는 사실 메인이벤터성이 있긴 합니다만, 조금은 치졸한 이유가 숨어있습니다. 결국 모인 팬들 중에 SM팬이 제일 많지만, 모인 사람 전부가 SM팬이라고 보기는 힘들거든요. 많이 잡아 모인 사람들 80%가 SM팬이고 남은 20%가 군소 기획사 팬이라고 친다면 SM에 앞서 군소 기획사들 공연이 끝난다고 해도 20%의 팬들이 자리를 뜨지 않는다는 점을 십분 활용합니다. 아마 SM은 향후 발전 가능성의 지표를 통해 모인 사람 중 99.9%가 SM이 이미 확보한 시장임을 증명하기 위해 군소 기획사의 20%팬들이 필요한것이죠. 결국 최종 집계수를 가져가는 것은 SM입니다. 그리고 그 집계수는 출연한 SM가수들이 모두 공통분모로 나눠가지게 되죠 샤이니도, 소녀시대도, 동방신기도, 슈퍼주니어도 해당 국가에서 단독공연으로 1천명을 동원할 수 있다는 식의 뻥튀기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SM이 정말 인기가 있는 것일까?

방송에서 비추어지는 모습은 정말 경악스럽습니다, 최근 있었던 SM타운 뉴욕 콘서트의 보도를 보면 SM가수들을 싣고 달리는 버스를 쫒아다니며 소리를 지르는 팬들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평범한 뉴욕 시민들이 아무생각없이 걷다가 SM타운 버스를 보고 경악하는 것처럼 보이죠. 그런데 이 한류 팬들, 절대 그냥 아무생각없이 걷다가 버스 발견한 모양새가 아닙니다.


2분즈음부터 보시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소녀시대의 이동 스케줄을 알고 현장에서 기다릴 만큼의 정보력을 갖추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대부분 공식 팬클럽을 통해서만 공급되는 비공개 정보인데, 이유는 당연히 유료 회원들이 누리는 특권을 관리해주기 위한 보상 차원이 짙습니다. 과연 이 뉴요커들이 심지어 심야에 기습(?)적으로 왔다는 소녀시대가 어디에 내리는지를 뛰어난 한국어 실력을 통한 구글 검색으로 알았을까요?

게다가 이 뉴욕에서 이들의 이동수단으로 쓰였던 버스 디자인은 어떤가요?

그냥 래핑광고 버스냐고? 아니야!


아예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이 버스에 올라탔다고 친히 페이스북에까지 홍보해줬는데...



이 안에 소녀시대, 샤이니, 동방신기, 슈쥬 있다. 라고 알기 싫어도 알 수 밖에 없는 버스가 유유히 정체가 극심한 맨하탄 거리를 일부러 통과한다면, 장소를 어렴풋이 알던 사람도 알아보고 버스에 달려드는 그림을 따내는게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보통 SM에서 쓰는 이동 수단이라고 하면 ...

이 안에 과연 누가 들어있을까?



차량 내부가 보이지 않게 짙은 썬팅을 한 위풍당당 스타크레프트겠죠. 이유는 당연히 수많은 팬들로부터 소속 가수를 보호하기 위함일것입니다. (차량에 올라타려는 사생팬들을 막기 위한 최적의 디자인) SM이 굳이 한류 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는 뉴욕시에서 SM타운 래핑버스를 콘서트 기간 내내 탑승시키는 위험천만한 일을 벌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SM이 (심지어 국내도 아닌 타국에서) 소속가수들을 보호할 생각이 조금도 없는것이거나, SM이 특별히 보호하지 않아도 별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저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었던지요.


기사 인용 ( SM타운, 뉴욕 공연 좌석 매진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1110/h2011102206032384310.htm) 예매자 중 비아시아인 비중을 유난히 강조하는 것이 눈에 띈다. 과연 실제 예매자와 온 사람이 얼마나 일치했을지, 러닝타임 4시간 SM타운 소속가수가 바닥까지 탈탈 털어 모두 참가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기자는, 그리고 기사를 보는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콘서트 실황 중계를 보면 언제나 해당 가수의 노래가 나올 때 귀신같이 해당 가수의 노래를 따라부르거나 피켓을 들고 있는 장면을 잘도 따낸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따냈다는 것은 불과 1분만에 그들을 찾아냈다는 것인데 3천명이나 되는 공연장에서 이를 바로바로 찾아냈다는 것은 카메라 감독이 천리안을 갖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그 천리안은...아마 공연 기획 당시 각 가수 팬들에게 의도적으로 좌석을 배정한 좌석 배치표 따위가 아니었을까? 특정 가수 팬을 특정 좌석 구역에만 앉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왕왕 볼수 있는 풍경이니까...



SM에 소속되어 있는 가수 중 어떤 가수도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는 없습니다. 유럽 연방 전체를 통틀거나 단독국가에서는 그나마 중국에서 슈퍼주니어, 일본에서는 동방신기, 소녀시대 정도가 반응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이며 그 이외에는 어떤 국가에서도 단독 콘서트로 1천명단위의 관객을 단순 '방문'만으로 이끌어내기 힘들어 보일만큼 국지성 편차가 심한 것도 현실입니다. 따라서 SM은 항상 뭉쳐다니며 일본 공연때는 동방신기와 소녀시대가 다른 그룹들의 상대적으로 적은 인기를 보완해줘야만 하고, 유럽에서는 반대로 슈퍼주니어가 동방신기와 소녀시대를 보완해줘야 합니다. 그러나 외부적으로는 유럽에는 슈주 인기만큼 소녀시대나 동방신기가 똑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야만 하죠. 여기에 추가로 (아름답지 못한 동원 숫자 이빠진 관객)머릿수를 채우기 위한, 아니 해외에서도 우리한테 기어야 하는 건 변함없다는 것을 엄포하기 위한 군소 기획사들의 가수들이 필요한 정도일까요?

SM의 인기는 아직 SM가수 단독으로, 현지 공격적 마케팅이나 현지 네트워크를 낀 방송사, 교민 사회 수뇌부가 함께 협심하지 않으면 그나마 내세울 결과를 쥐어짜내기 어려운 수준임에 분명해 보입니다. SM이 이같은 활동으로 인해 얻게 될 유 무형적인 이득은 제법 쏠쏠하겠지만, 그것이 어떻게 보던 SM이 자사의 음악적 역량을 통한 'KPOP' (한국형 음악)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세계에 과시한 것과는 상당히 동떨어져보이네요. SM의 음악최우선주의의 말로가 결국 고집스러운 몽니로 종착을 맺는다는 점은 결코 저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도 마냥 유쾌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KPOP은 훌륭한 콘텐츠입니다. 언젠가 자연스럽게, 음악 그 자체로, 영상 그 자체로, 안무 그 자체로 굳이 우리가 애써 나가서 봐 달라고 애원하지 않아도 충분히 흘러나가게 될 것입니다. 일본의 JPOP과 애니메이션이 유럽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할때도 그랬으니까요. 지금 물이 들어온다고 노를 저어야한다고 노를 삿대처럼 쓰다가 노를 부러뜨려 떠내려가게 만들 이유도 없고 그 노를 반드시 특정 기업, 특정 방송사, 그리고 굳이 정부가 쥐고 이끌어야 할 이유도 권리도 없습니다. 그 배는 언젠가 전 세계 음악팬들의 싸닥션을 후려갈길 한국이 배출한 천재 아티스트들이 지금만이 아니라 먼 미래까지 계속 타고 나아가야 할 소중한 배입니다. 지금 당장 사기업, 방송사의 배를 불리기 위해 함부로 쓸 수 있는 배가 아니며 누구도 그럴 권리를 그들에게 준 적이 없습니다.

모쪼록 그 배에서 당장, 내려주세요.


당신들이 탈 수 있는 자격을 스스로 만들어낸다면
세계의 음악 팬들은 당신들이 애써 그 배를 빼앗아 타려는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기꺼이 당신들을 배에 태워 머리에 이고 뛰어줄 테니 말입니다.



공화국 연구소 - 아이돌 기획사 열전 을 마칩니다

- 끝 -
posted by RushAm 2011. 6. 29. 17:55

중 편에서 이어집니다 - 못보신 분들은 클릭

동방신기의 데뷰는 잘 알려진것처럼 그룹명부터 아예 대놓고 동아시아 전반을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었습니다. 물론 보아 때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오랜기간 트레이닝을 거쳤고, 이제는 중2병에서 어느정도 탈출한 듯한 유영진 사단의 지금까지의 실패에서 얻은 역량을 모두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그런데 그렇게 많은 주목을 받으며 탄생한 동방신기는 이상하게 국내에서 초반 성적이 매우 좋지 못했는데요. 예상하셨겠지만 역시 동방신기의 초반 '기획 컨셉'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카펠라를 댄스에 접목, 이라는 동방신기 데뷰 컨셉은 많은 이들에게 조롱을 당했는데요. 이 실력파 아이돌이라는 욕심을 아직 포기하지 못했던 음악최우선주의 유영진의 거의 마지막 자존심의 발로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시장의 결과는 매우 차가웠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당시에는 SG워너비를 필두로 가창력 있는 실력파 보이그룹이 거의 가요계를 장악하고 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노래 잘하는 잘생긴 실력파 아이돌'이라는 컨셉을 들고 나와 이들과 부딪혔다는 자체만으로도 이미 승산은 저 먼 곳으로 사라진 셈이었죠. 기획이 그닥 좋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겠지만 운도 잘 안따른 편이었습니다.

하필 얘들이랑 활동시기가 딱!


그래도 이들이 꾸준히 동방신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건, SM의 고정 팬덤 장악 능력으로 인해 적어도 손익분기점은 넘을 수 있을 만큼의 팬덤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SM의 팬덤은 굉장히 고착화가 되기 쉬워서 음반 판매량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주로 싱글보다는 앨범 위주의 활동을 해오며 '다작'을 자제했던 동방신기는 음반 하나를 1년에 한 번씩 내는 매우 희소성이 높은 신비주의 전략을 취하며 1년동안 꾸준히 하나의 음반을 팔아서 총판매량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성을 만들어나갑니다. 20만명의 팬이 있다고 해서 그 팬이 매번 음반 나올때마다 다 사는 건 아니지만 1년에 한번 나오는 음반이라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20만명 중 적어도 15만명은 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게 가요 랭킹에서는 보기 쉽지 않지만 최종 연간 판매 랭킹에서는 수위권을 차지하는 식의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다소 기이한 활동 전략을 추구합니다.(이는 최근 슈퍼주니어의 국내 시장 활동 전략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전략에서도 보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한국 원곡 위주로 전개하는 한편 SM재팬을 본격 설립 AVEX에 의지하지 않은 독자적인 홍보 활동을 전개합니다. 문제는 이들이 너무 처음부터 '멋을 부리고'나오며 초반 기반이 없으니 자금력을 이용한 소위 '돈으로 미는 마케팅' 을 일본에서 전개하게 되는데요. 결과는 다 아시다시피 '실패', 이 전개 방식이 실패한 원인을 따져보자면 다른 기획 하나를 더 써야하기에 간단하게 축약하자면 '일본은 처음부터 멋 부리고 나온 가수'는 그 다음을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지지를 보내지 않습니다. 지지를 보내봐야 그 이상 멋있어지지 않으면 흥미를 잃거든요.

일본에서 한국인은 손님이다. 그런데 그게 문화 콘텐츠를 파는 아티스트라면 일방통행이 될 수 없다. 일본인은 자신들에게 묻지도 않고 억지로 뭔가 강요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기 때문이다. 초기 동방신기가 딱 그랬다. 그들이 저런 초라한 무대에 섰다는것은 그만큼 인지도가 없어서이지 저게 '돈으로 밀지 않은 밑바닥'마케팅이었다는 증거가 되지 않는다. 동시기에 전국방송 TV 출연 빈도가 이를 말해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지금 소녀시대가 이를 벤치마킹해서 똑같이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골든디스크에 빛나는 유영진의 야심작 '오정반합' 직전까지 이 대대적인 푸쉬는 이어집니다만, 결국 좀처럼 늘지 않는 싱글 판매량에 한계를 느끼고 동방신기의 독자적 활동 노선을 포기합니다. AVEX에게 바톤이 넘어간 뒤에는 잘 아시는것처럼 시골 로컬 방송에서 농사 짓는 등 이른바 '바닥 긁기'를 하게 되는데요. 이를 두고 해외 나가서 굴욕을 당했다는 등의 비난도 있었지만 사실 일본의 연예계는 '직소퍼즐'과 같아서 다 완성된 걸 팔아봐야 소용이 없거든요. 일단 완성된걸 한번 시원하게 부수고 하나씩 조립하며 완성해나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상품이라는 것을 SM재팬은 몰랐고 AVEX는 알았다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어렵기만 했던 차이가 향후 동방신기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버리고 맙니다.

SM의 곡 위주로 거의 한계까지 푸시하였지만 유영진의 야심작이었던 오정반합까지 싱글판매 3만장을 넘기지 못하자 SM곡 위주의 푸시 전략도 한계에 봉착하게 됩니다. 왜 이들이 돈으로 밀 수 밖에 없었는지를 생각해보면 결국 SM의 곡으로 어떻게든 일본 시장에서 해보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곡 자체의 호불호를 떠나 이미 접근 방식 자체에 문제가 더 컸었죠. 아무튼 음악부터 매니지먼트까지 거의 전권에 가까운 권리가 다시 AVEX로 넘어오고 AVEX는 철저하게 일본 바닥에 맞게 동방신기를 굴립니다. 이미 돈으로 열심히 밀어서 인지도는 있었지만 '관심도'가 떨어졌던 동방신기는 생각보다 적은 '바닥 구르기'를 거친 뒤 판매량을 급상승시키게 되죠. 아쉽지만 SM은 보아 때 이상으로 죽 쒀서 남 준 결과론이 되고 말았다는 점에서 씁쓸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웅재중의 해어스타일 변신과 함께 음반판매량도 쑥쑥 (?)


그 뒤로는 여러분이 잘 아시는 그대로 일본 원곡을 대량으로 푸시받아 불과 2년만에 쟈니즈조차 눈깔고 피해가는 거물로 성장하게 되는데요. 그토록 동방신기를 통해 보아 때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했던 SM으로서는 매우 유감스러운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오정반합 뒤로 반년이 채 안돼 골든 싱글을 배출한 동방신기는 그 후 꾸준히 10만장 이상 넘기며 순항하는데요. 잠시 한국에 돌아와 출시했던 미로틱이 한국에서 50만장이 넘게 팔리며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때 SM은 이 곡의 일본 성적에도 살짝 기대를 했었던 것 같습니다만, 오히려 10만장 이상 연속 기록을 가로막는 형국인것마냥, 미로틱 싱글의 일본 판매량은 9만장에 그치고 맙니다. 더 굴욕적인 것은 그 다음 싱글에서 일본 원곡으로 11만장을 팔았으며 그 뒤로 한번도 10만장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동방신기의 분열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점점 동방신기는 AVEX 산하에서 전설이 되고 있는데, 그 수많은 골든싱글 중 SM곡은 단 한곡도 없었으니 SM입장에서는 동방신기가 그대로 성장하는 걸 바라보고만 있기 힘들었던거죠. 동방신기가 일본에서 잘 나가면 SM도 돈을 벌 수 있으니 좋은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좀 많이 달랐던 모양입니다. 통상적으로 한국 가수가 일본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그 일본 활동에 대한 '권리'를 함께 계약하게 되는데요. SM의 지금까지의 관행을 생각해볼때 아무리 좋은 계약을 이끌어냈다고 하더라도, 일본에 저작권이 있는 곡의 저작권수입까지 기대하긴 힘듭니다, 단지 동방신기 5인에 대한 소유권을 통해 그들이 부른 보컬에 대한 권리, 즉 저작인접권만을 받게 되는데, 이게 진짜 누구코에 붙여야 할지 모를 정도로 작다는 말이죠.

이런 식인데, 사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서 설명하자면 끝이 없으니 여기까지만...


즉 동방신기 5인에 대한 인물 초상권 (이들이 움직여서 만들어지는 수익)은 SM이 가지고 있으며 이들을 이용해서 만들어지는 2차 창작물에 대한 권리 (음반, 음악, 콘서트 등)는 AVEX에게 있게 됩니다, 그런데 동방신기의 일본 활동은 흔히 쟈니즈처럼 칸무리 방송 (그룹 이름을 걸고 만들어지는 인지도 방송) 은 고사하고 TV출연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으며 흔한 기업 캠페인 행사나, 하물며 그들보다 훨씬 인지도가 낮은 쟈니즈 그룹들도 4~5개씩은 찍는 CM조차 거의 찍지 않는 등 철저히 신비주의적 아티스트의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식이었는데요. 이게 AVEX의 전략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활동은 SM에게 정말 돈이 거의 안가는 활동 체계였던 것입니다.

동방신기의 분열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SM은 동방신기의 제계약에 앞서, 계약 조건에 적어도 이같은 활동 주체를 앞으로 AVEX보다 SM이 주도하는 (일본 활동에 대한 돈을 더 챙기기 위해) 조항을 넣었을것이고 이에 동의한 측과 동의하지 못한 측이 갈라진거죠. SM이야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한 수순이었지만, 우선적으로 이들의 계약 조건에 동의하지 못한 맴버가 있었고 더 중요한 건 동방신기와 재계약을 한 들 이미 5인그룹 동방신기의 지금까지 쌓아온 인지도에 대한 권리는 AVEX에게 있었기때문에 SM이 협상하기에는 한층 불리한 점이 있었을 것입니다. SM입장에서는 해체 후 재결성을 통해 아예 그룹을 리셋하고 SM의 소유권한을 더 강화한 계약을 맺고 싶었을것이고 AVEX는 당연히 지금까지 쌓아온 동방신기의 인지도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것이죠.

화장품 사건으로 대표되는 동방신기 분쟁, 사실 이 화장품 사건이야말로 본질에 가장 근접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JYJ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들이 화장품 홍보 행사를 뛴 것이 SM의 '저작인접권' 즉 외부활동행사에 대한 수익배분 권리를 침해했다는 것이 핵심이었던 것. SM이 일본에 있어 그나마 가지고 있었던 동방신기의 '초상권'을 포기할 리가 없다.


그리고 이 사건의 또 다른 관점에는 리더 유노윤호와 일본 인기 NO.1 영웅재중과의 대립이 있습니다. 영웅재중은 리더형 타입은 아니지만, 데뷰곡 HUG 작곡에 참여한 이력이나, 일본 활동 당시 보여줬던 부분을 보더라도 음악적 감각이 다른 맴버들보다 나은 측면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향후 동방신기가 나아가야할 음악적 방향성을 잘 알고 있었겠죠. 동방신기의 골든 싱글은 모두 일본 원곡이었기 때문에 그는 일본 활동에 있어 일본 원곡 위주로 AVEX나 기타 일본 매니지먼트를 통해 활동을 하는 편이 그룹의 미래를 위해 더 옮다는 생각을 했던 것으로 보이며 이 점이 SM의 향후 동방신기의 음악 저작권을 필요로 했던 부분과 대치된 것입니다. 영웅재중의 이같은 성향은 SM의 음악최우선주의, 즉 유영진 사단의 심기를 아주 불편하게 만들기 충분했죠. '늬들 음악으론 일본 시장에서 안돼!' 라고 대놓고 말하는 소속 가수를 가만 놔뒀을리가요.

이후 2명의 동방신기는 SM 원곡을 들고 당당히 일본 활동에 입성 28만장을 기록한다. 그러나 그 28만장이 과연 동방신기라는 타이틀의 재활용과 컴백효과에 따른 착시인지 아직 판단이 애매한 상황에서 본래 동방신기의 활동 주기였던 (분기별 뉴 싱글) 체계가 무너진 채 5개월이 넘도록 새로운 신보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JYJ의 국내와 일본 활동을 막아가며 그들 방식대로 2명의 동방신기를 부양시키려 애쓰고 있지만, 영웅재중의 예언대로 SM은 일본에서까지 SM일 수 없었던 듯, 갖가지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특히 최근 있었던 오사카돔에서의 '파이팅 재팬' 콘서트에서의 최강창민의 발언이나, 무리하게 한국 가락을 넣은 편곡, 스크린의 태극 마크 등은 이들이 일본 시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이 어떤 것인지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를 꿈꾸는 그대들에게...

SM엔터테인먼트는 음악최우선주의가 기본 모토입니다. 그렇다고 자작곡을 하는 싱어송라이터가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적어도 짬이 지금의 보아만큼 쌓이지 않았다면 자신의 '캐릭터 방향성' 즉 이미지 기획을 스스로 정하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창법 역시 마찬가지로 자신이 어떻게 지금까지 연습을 해왔던지 간에 다 버리시고 SM의 보컬 트레이닝 규칙에 맞게 가다듬을 준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오디션 단계에서 SM식으로 다듬는게 도저히 불가능할정도로 고착화된 창법을 가진 분들은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낙방을 각오하시는게 좋을것입니다. 재능도 재능입니다만, SM에 있어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말 잘듣는 유망주니까요.

댄스 위주의 가수를 꿈꾸시는 분도 마찬가지입니다. 팝핀, 브레이크 댄스 일단 다 접고 들어가시고 그냥 그 감각과 운동신경만을 꾸준히 유지시키세요. 음악최우선주의라는 점을 말씀드렸기때문에 댄스에 너무 집중하기보다 보컬을 무리없이 내지를수 있는 선에서 벨런스를 맞추시는 연습을 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다 합쳐서 150밖에 못내신다면 과감히 노래 100에 댄스 50으로 맞추세요. 어차피 연습한 댄스 체계는 메이저 활동하시면 다 버릴 각오하시는게 좋습니다.

 SM는 모든 기획이 '음악'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우선 이 그룹이 어떤 음악을 할 지를 정한 뒤 그에 맞춰 모든 것을 정하죠. 물론 말로는 대단히 당연합니다만, 이게 '스크립트'냐 '스팩트럼'이냐에 따라 매우 달라집니다. 즉 춤을 음악에 맞춰 추느냐, 춤을 인간이 추는 게 아니라 음악에 맞춰 튕겨오르는 '인간 레벨메터'가 되느냐의 차이인거죠. 이런 모습은 예전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살펴볼 수 있는 SM의 기본 성향 중 하나입니다. 이점을 염두에 두시면서 아래 몇 가지 준비한 샘플 영상을 참조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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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에 당신이 아티스트로 들어갔건, 아이돌 그룹 맴버를 생각하고 들어갔건, 작곡 편곡 프로듀서 인력으로 들어갔건지 간에 당신이 SM에서 누릴 수 있는 권리는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 것이 전부라는 것, 알아두세요. 승진이나 그룹 내에 다른 걸 해보고 싶다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걸 버리고 새로 시작할 각오를 하셔야 합니다. 특히 음악적 가치관에 대한 반발이나, 활동 방향성,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대해 반발하는 법을 아예 잊고 들어가세요. 시키는 대로만 하면 참 평화로운 회사일 것입니다.

뼈를 묻으실 생각으로 들어가시는 분들물론 몇십년씩 있는데도 승진이 안되진 않습니다. 당신은 후배 가수를 둘 수 있고 존경받는 선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존경받는 선배가 될 수 있어도 존경받는 프로듀서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은 승진을 할 수는 있지만, 보다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지는 않는다는 것, 선배는 될 수 있어도 선생님은 될 수 없다는 점 꼭 알고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공화국 연구소 - 아이돌 기획사 열전 'SM엔터테인먼트'편을 마칩니다.



posted by RushAm 2011. 1. 8. 22:58
동방신기는 데뷰부터 아주 특별한 사명을 가지고 태어난 그룹입니다. 한자 문화권을 의식해 그룹명부터 맴버들 이름까지 4글자로 맞추어져 있었고 사실 전략상에 있어서 그들의 활동은 다분히 일본보다는 중국쪽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들이 왜 첫 방문지로 일본을 택했느냐하면 당시까지만 해도 아직 SM의 중국쪽 기반 닦기가 완성되지 않은 시기였기에 이른바 일본 가요시장의 중화권 영향력 (사카이 노리코 약물시망에 중국이 들썩거렸던 그 내공)을 빌리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사실 중화권에 퍼져있는 JPOP의 영향력은 상당한편이고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당시 중국의 '혐한'기류는 동방신기에 있어 이로울게 없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초창기 SM이 기획했던 실력파 아이돌이라는 이미지가 국내에서 제대로 먹히지 않자 급격히 음악의 무게가 가벼워지면서 HOT나 신화 때와는 다른 지극히 평범한 수준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에 그치고 있었던 점도 이들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시켰습니다.


그들이 가지는 이미지는 보아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보아는 단 싱글 없이 정규 1집 달랑 한장만을 내고 일본에 진출한 이른바 '순혈 유망주'였지만 동방신기는 싱글 1집 HUG 부터 정규 2집 '라이징 썬'까지 싱글을 포함 6장 이상의 음반을 내며 2년간 국내에서 활동하면서도 가요계를 '지배한다'싶을만큼의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하고 예정된 수순처럼 일본행을 결정합니다. '유망주'가 가지는 기대감보다는 지금의 '카라'가 가진 이미지와 상당히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생각하시면 쉬우실텐데요. 보아때는 이런 저런 스캔들로 인해 생각보다 해외 진출을 도망치듯 서두른 감도 있었습니다만, 동방신기는 SM이 가장 자신있어하던 보이그룹의 계보를 잇는 매우 중요한 위치였기 때문에 이들이 어느정도 브레이크를 해주지 못하면 뒤를 잇는 SM표 아이돌들이 고스란히 하향세에 편승하게 되는 아주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어떻게든 국내를 평정하고 떠나야만 했던거죠.

그러나 당시 SM이 몇 가지 오판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이들의 '포텐셜'로서. 실력파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너무 조기에 포기해버린 감이 없지 않은데요. 당시에는 SG워너비를 필두로 실력있는 R&B뮤지션들의 대거 히트로 사실상 이들과 실력으로의 맞대결에서 진다는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본래의 시장층인 10대 아이돌로 대상을 급히 선회하여 본전이라도 찾자는 시도를 하게 되는데 결정적으로 이 선택이 SM으로 하여금 '본전'을 찾는데 어느 정도 도움을 주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른바 '실력파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에 기대를 걸었던 동방신기의 일부 맴버들에게는 상당한 좌절감을 가져다줍니다. 이들이 목표로 했던 것과 다른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죠. 전편에서도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만, 이는 생각보다 제법 큰 파장을 불러옵니다.


두 번째로 오판했던 부분은 이들이 '일본'에서 지금만큼 히트를 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SM은 보아 때와는 상당히 다른 전략으로 동방신기 일본 진출을 준비합니다. 다름아닌 '돈으로 밀어부치기' 로서 일본 진출이 본격화될 당시에 시부야 109의 벽면에 동방신기 전면광고가 걸리는(옥외광고로는 천문학적인 광고비가 투입되는 일본의 타임스퀘어급 장소입니다) 등 마케팅을 대단히 공격적으로 진행하는데요. 이는 일본에서 그들이 초반에 강한 인상을 남겨야 그 파도가 계속 이어나간다는 지극히 '한국적'인 발상에서 나왔던 전략이었습니다. 일본 시장은 그야말로 '꾸준함'이 핵심인데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은 아무리 돈줄이 넘치는 SM이라도 오래 지속하지 못하게 되죠. 당연하겠지만 아무리 초반에 돈을 많이 쏟아붓는다한들 일본 시장의 우직함은 즉결적인 반응을 내지 못했습니다. 지금이야 제 2의 한류라고 해서 한국 그룹들이 데뷰 직후부터 주목받습니다만 당시에는 한류 열풍 사그러드나 뭐 이런 기사가 쏟아져나올 때이니 즉각적인 반응이 있을 리가 없었겠죠. 당연하겠지만 지금의 소녀시대에 거는 기대와 당시 동방신기가 받았던 기대 수준은 많이 다릅니다. 소녀시대는 국내를 완벽하게 평정한 뒤 일본에 진출했지만 동방신기는 그 정도까지는 못 해냈거든요. 그렇기에 국내에서의 기대감이나 관심 역시 지금의 소녀시대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동방신기 해체 후 다시 등장한 전면광고


이런 현실을 SM이라고 모를 리가 없었습니다만 여기에서 그들이 마지막으로 오판한 부분은 그만큼 돈을 투자했는데 동방신기가 투자한 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하자 너무 쉽게 동방신기의 해외 시장 가능성을 포기해버린 것입니다. 물론 국내 소속은 SM으로 남아있었습니다만, '보아'의 리즈시절 당시 거의 지분을 얻지 못했던 실패를 거울삼아 동방신기만큼은 AVEX에 의존하지 않고 어떻게든 스스로 일본 마케팅을 전개해 일본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움직임이 있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SM은 동방신기의 일본 활동에 대한 성공 가능성과 그에 따른 지분을 사실상 투자 실패로 규정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쯤을 기준으로 AVEX에게 다시 무게추가 넘어가게 되는데 그들은 '보아' 마케팅의 경험과 이른바 '고무로테츠야'의 노하우를 접목시켜 국내에 거의 그 소식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치밀하게 동방신기의 일본 활동을 '일본식 정석'대로 전개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는 슈퍼주니어가 데뷰하게 되는데 동방신기의 정식 데뷰 후 채 2년이 지나지 않은데다가 동방신기가 국내 시장에서 정통 아이돌 음악으로 회귀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이른바 '5년 주기'에도 전혀 걸맞지 않은 매우 시급한 조치였는데요. 슈퍼주니어는 우려했던 대로 동방신기로 인해 다소 하락세를 맞은 아이돌 시장의 부담을 그대로 안고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그들의 역할은 특별히 국내 시장 평정이 아니었던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지금 그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들은 한국에서 인지도를 높이는데 (예전 SM에 비하면) 그렇게 많은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SM의 돈줄이 말랐을수도 있고 그밖에 이런 저런 이유가 있었겠지만 슈퍼주니어의 역할은 처음부터 SM의 이른바 '중국공정'이 완료될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하는 입장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그 공정이 완료된 직후 미련없이 '중국'으로 건너가 그야말로 SM의 중국 간판으로 활약합니다. 동방신기를 위해 닦은 길을 슈퍼주니어가 어부지리로 혜택을 본 셈이 되겠네요.

이렇게 SM이 점점 국내 시장에서도 딱히 대박을 낳지 못하던 와중에도 동방신기는 소리소문없이 일본에서 기반을 닦고 있었습니다. SM도 물론 그쪽을 신경쓰고 있었습니다만, 그들은 뭔지 알 수 없는 믿는 구석이 있는 듯 했죠. 동방신기를 공동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 안대고 코푸는 입장이었던 SM이 특별히 불만이 있었을 턱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AVEX와 동방신기 본인들 입장은 상당히 달랐던 것 같은데요. 그도 그럴것이 그들이 전개하는 음악 성향이 한국에서 활동하던 때와 정말 너무 많이 차이가 났기 때문입니다.


AVEX는 원래 아이돌을 육성하는 기획사가 아닙니다. 그들이 동방신기를 택하고 동방신기에 공들이는 과정에서 실력이나 가진 내공을 철저히 깔아뭉개고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음악을 배정하는 일은 거의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있죠. 마케팅은 맞춤으로 하지만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에 있어서는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자부심이 과해 미국 진출 후 빚더미에 앉게 되기도 했습니다만) 그래서인지 동방신기는 하마사키 아유미나 오오츠카 아이, 코다 쿠미 등 주로 거물급 여성 가수들이 중심이 되고 있는 AVEX본사가 아닌 당시로서는 신인에 가까웠던 EXILE이 소속되어 있는 '리듬존'소속으로 활동하며 지금의 EXILE과 거의 유사한 음악 색깔과 육성, 마케팅 전략을 적용받게 되는데요. 이게 생각보다 조금씩 먹혀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음반 판매에 있어서도 팡 터지다 바로 사라지는 게 아닌 차분히 50위권 내를 오래 지켜나가는 일이 많아지던 것도 이 시기죠.


'하라는 음악'이 아닌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성공을 하게 되면 앞서 예를 들었던 '원더걸스'의 사례와 정 반대의 결과를 낳게 되는데요. 이른바 '원 소속사에 대한 불신'이 그것입니다. 특히 한국에서 시아준수가 당했던 '아이돌답지 않은 외모'로 인한 무시는 거의 전설적인 수준이었는데요. 일본에서는 한국에서 맴버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아이돌다운 '유노윤호'를 제치고 톱에 나서는 둥 전세가 역전된 점도 많은 영향을 끼쳤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본에서의 유노윤호는 맴버 전체의 인기에 비해서는 거의 존재감이 없는 수준입니다) 게다가 이런 활동의 극단적 변화 속에서도 특별히 한국에서의 위상을 잃지 않으면서 한국에서 발매된 미로틱으로 50만을 돌파하는 등 이전과 달라지지 않은, 아니 오히려 더 높아진 위상을 얻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한 점도 큰 영향을 끼쳤을것이라 사료됩니다. 미로틱 이전, 동방신기는 국내에서 거의 마케팅을 전개하지 않았기에 인지도가 많이 낮아진 상태였음에도 결과가 좋았다는 것은 그들의 멘탈 깊숙한 곳에 어떤 완고한 무언가를 만드는데에 부족함이 없었겠지요

아이돌 형태의 그룹도 노래 못하면 쳐주질 않는 AVEX, 사진은 최근 고무로가 밀고 있는 AAA


이런 와중에 일본에서는 동방신기의 영향력이 점차 내실을 갖추고 가속엔진을 달기 시작하는데요. 다년간 다져온 내실에서 커가는 나무는 거침이 없었고 그들은 2008년과 2009년 그룹 결성 이후 최전성기를 맞으며 쾌진격을 계속합니다. 이와 거의 동시에 일본은 이 시기부터 음반 시장, 특히 음반 판매율 평균치에 있어 거의 전년도의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하게 되는데요. 대형 신인들의 잇따른 실패와, 장기불황으로 인한 음반 시장의 침체, 그리고 자스락이라는 일본 저작권단체의 너무나도 완고한 폐쇄적 정책으로 인해 시장이 빠르게 디지털화하는 변화의 흐름을 더디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음악을 접할 기회를 상당 부분 제한하게 됩니다. 이와 함께 일본에서는 아이팟의 보급이 거의 안정권으로 접어들어 아이팟 음원 다운로드 시장이 순수 음반 시장을 잠식해가는 이른바 '검은 배'효과가 현실화되고 있어서 젊은 층들은 이제 더 이상 음반을 사지 않게 되었죠. 싱글 시장은 그럭저럭 명맥을 유지하게 됩니다만 앨범 시장에서는 정말 가창력이 있는 깊은 인지도의 가수들조차 100만장을 팔기 힘겨워하는 실로 상상하기 힘든 일이 현실화되고 있었습니다.

동방신기는 바로 이 때와 맞물려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즉 '가창력'과 '아이돌'의 중간자적 역할을 하며 20대 이상의 소비 연령층에게 대거 어필하게 되죠. 이같은 음악계의 상대적 고연령층시장은 '아이팟'을 활용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음반을 구매하는 세대가 대부분으로 이들은 아라시 이후에 등장한 쟈니즈표 아이돌들을 동방신기가 가볍게 짓밟는 것을 가능케 한 가장 강력한 우군이 되어줍니다. 아무리 오리콘에서 음원 판매 비중을 반영한다 한들 일본 레코드 대상은 여전히 실 음반 판매 비중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사실 그게 실제 인기와 수익성에 결부되어 있기도 하니까요. 다시 말해 동방신기는 실제 얻는 인기 수준을 가지고 비교해봤을때 거의 동급수준의 아이돌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줄 수 있는 파워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는 단지 음반시장뿐만이 아니라 콘서트 등 실질적인 구매력을 가늠하는 부분에 직결되는 것이죠.

' 관련글 > 동방신기' 콘서트 보고 싶은 가수 2위 선정 <

사실 음반 시장의 침체는 전통적으로 음악성에 승부를 걸어왔던 AVEX에는 거의 치명타였습니다. 하마사키 아유미나 오오츠카 아이 등 간판 레코드이터들이 국내외적으로 예전만 못한 부진에 휩싸인데다 자금 사정마저 좋지 못해 한때 납세자 3위에 올랐던 고무로테츠야가 사기죄로 구속되는 등 이런저런 내홍으로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죠. 이런 와중에 동방신기의 독주는 AVEX를 거의 먹여살리다시피 하던 셈이었습니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동방신기의 음반 판매량은 줄어들기는 커녕 더 늘어났으며 마치 가뭄이 들어 물이 줄어드는 가운데 드러나기 시작하는 바위산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죠. 그 페이스는 정말 대단해서 보이그룹의 철옹성이라 불리던 쟈니즈 라인을 그들 아래로 속속 떨구며 정상권을 향해 진입합니다. 이들의 인기는 그들의 이름을 건 방송 하나 없이 순수하게 음악 활동으로 이루어낸 성과이기에 더 대단했고 가치가 있었으며 급기야는 쟈니즈 라인들이 동방신기의 발매 시기를 피해 음반을 발표하는 그야말로 '대놓고 견제'까지 이끌어낼 정도의 존재감을 발휘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그들이 데뷰한지 딱 5년째 되는 2009년,
이미 예고되었던 것과 다름없는 사상 초유의 계약 분쟁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는 본의아니게 단지 SM만의 문제가 아닌 AVEX와 일본 가요계 전반이 직 간접적으로 관여된
생각보다 상당히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사건이 되고 마는데요.
국내에 보도된 단지 소속사와의 계약금 분쟁 이상의 더 큰 무언가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하편에서 이어집니다.

4부작 기획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을 말한다' 목차

제 1부 : 계약
제 2부 : 기획사
제 3부 : 2PM, 동방신기
제 4부 : 쟈니즈, 에이벡스
posted by RushAm 2009. 9. 13. 01:45



해체설과 갖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는 동방신기가 다시 한번 그들의 일본 내 인기를 증명하는 결과가 일본의 TV 방송을 통해 발표되어 화제를 낳고 있다.

일본 TBS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음악 앙케이트 프로그램 '카운트다운 TV' (CDTV)에서 800회를 맞이에 실시한 특별 앙케이트 '라이브를 보고 싶은 가수'에서 동방신기가 'EXILE' 'KAT-TUN'등 일본의 인기 절정의 그룹들을 제치고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같은 결과는 동방신기의 그간 '음반 판매량'등으로 가늠되던 일본 내 인기 척도를 새롭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나 동방신기의 최근 해체설이 일본 내에서도 크게 화제가 되었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일본의 인기가 흔들리지 않고 유지될 만큼 고정 지지층이 이미 단단해졌음을 시사하고 있어 주목할만하다.

특히 이번 앙케이트는 가수의 직접적인 상품 가치를 가늠하는 '라이브'라는 주제로 조사한 것이어서 음반 판매량과는 다른 시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음악 자체적인 가치는 물론 맴버 각자 따로 또는 같이 활동이 가능할 만큼의 인지도를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향후 있을 '해체'나 맴버들의 각 분야별 활동의 충분한 가능성을 증명한 셈이어서 해체설 이후 행보에 한층 부담을 덜게 됐다. 일본에서는 이미 믹키유천과 영웅재중이 새로운 유닛을 결성하여 착신음악 디지털 싱글을 내놓는 등 해체 이후의 활동에도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라이브를 보고 싶은 가수 1위에는 '아라시'가 선정되었다.

[카운트다운 TV : TBS에서 매주 토요일 심야 1시에 방영되는 오리콘 챠트 베이스의 음반 판매량 앙케이트 발표 프로그램으로 16년여간 꾸준한 시청율과 오리콘을 베이스로 한 신뢰도가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