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RushAm 2014. 7. 29. 09:42

이게 어찌 된 영문인지에 대해서는 다른 블로거분들께서 언급해주셨기 때문에 상황에 대해 전해드리자면 일단 시청자 게시판에서 일어나는 성대결은 우리가 익히 보아와서 익숙한 그 성대결이므로 딱히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이맘때즈음 해서 이미 '출산'소재가 나왔더군요. 곧 군대 소재가 나올 듯 합니다. 박재범의 찌찌파티를 위시하여 과거력을 이용하여 공격하는 부류가 생겼다는게 특이할만한 사항이었네요.


그런데 왜 이런 논쟁은 사그러들지 않는 것일까요? 매번 똑같은 발단의 똑같은 전개, 끝내는 병으로 끝나버리는 이 막장스토리같은 떡밥은, 뭐 떡밥이니까 계속 올라오고 우려지고 재생산되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저 뿐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됩니다. 어느쪽인가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데요. 어느 한쪽을 비판하려는 마음보다는 이런 논쟁이 더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오랫만에 투닥여봅니다. 



1. 비키니는 여성들이 미디어에서 배척해야 할 사안인가?


비키니는 사실 여성의 인권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물건입니다.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보다 더 당당하다는 것을 내세우기 위해서 입기 시작했다는 역사를 굳이 들먹이지 않고서라도 지금 사회 통념상 비키니를 아예 금지당해서 수영장에서도 차도르를 둘러야 하는 나라가 몇 개국인지 새삼 꼽지 않아도 잘 알려진 사실이죠.



비키니 입은 여성을 보고 남자들이 헤벌레한다. 그 모습이 아이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 자 과연 어떤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요? 남자는 여자의 비키니 입은 모습을 보며 헤벌레 하면 안되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그 반대로 여성도 남성의 알몸을 보며 헤벌레 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이 떡밥은 지금 현재 게시판에서도 활활 타오르고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보면 사실 앞서 예를 들은 '종교적 금욕주의'에 기반합니다. 


종교에서는 딱 그렇게 가르칩니다. 남자가 여자를 보며 헤벌레, 여자가 남자를 보며 헤벌레...이걸 아주 더럽고 저속한 거라고 가르친다는 말이죠. 그래서 여자들은 미니스커트도 못입고 비키니는 당연히 못입는데요. 여기에서 여성분들이 지적하는 그 나라나 종교의 특징적 마초이즘을 제거하더라도 지금 여성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은 성의 터부시입니다. 이는 결코 여권 신장 운동과 결부되지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배척되는 사안입니다. 



분명 이러한 성의 터부시가 결과적으로 남자는 물론 여자들에게도 더 안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는 것을 여성들 스스로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들은 스스로를 '자각할 수 있는 인격'의 집단으로 정의하고 남성을 그렇지 못한 집단으로 정의하는 이분법으로 이를 해결하려 드는데요. 한마디로 남자들은 성적으로 주체할 수 없는 집단인데다 여성을 더러운 눈으로 보고 있으니 성범죄 예방을 위해서 이를 규제해야 옳지만 여자들은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생물학적 장점이 있으니 현대적인 성을 즐겨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의 논리를 펼칩니다. 물론 모순되어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2. 여권 운동은 '남자와 동일한 권리를 달라'이지 '여자만 잘살자'는 운동이 아닙니다.


자 그렇게 더럽고 불결한 성을 여자들은 지금 어떻게 대하고 있나요? 남성들의 벗은 몸이 TV에 나올 때에도 남자 연예인이 여자 연예인에게 희롱을 당할때에도 '저 더러운 성을 TV에 등장시켜서 애들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하는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발언하는 모습이 있었나요?  흔히 패미니즘을 해석하는 데에 있어 큰 오류를 저지르는 부분이 '마초이즘'과 패미니즘이 동일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인데 전혀 다릅니다. 패미니즘은 여권을 신장시켜 남성과 동일하게 남자들이 여자를 보고 헬렐레하듯이 우리도 남자들 보고 헬렐레할거다 라고 주장하는 거지 남자들은 그러지 않아야 하고 이제 여자의 시대니까 여자는 남자를 보고 헬렐레하는게 당연하다고 주장해도 되는 게 아니란거죠. 



여기에서 등장하는 주장이 이른바 '소급 적용'에 대한 부분입니다. 여자들이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남성 권력에 배척당한 역사가 있으니 지금 당장 동일한 권리를 손에 넣어도 '분이 풀리지 않'거나 '상쇄할 수 없'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여성 상위 사회가 필요하다는 것이 논리인 것이죠. 그런데 이런 주장은 전 세계에서 여성이 핍박을 받은 역사를 가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주장이며 심지어 여권이 가장 많이 향상되어 남녀평등에 근접해지고 있다는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역사입니다.


지금의 여성 운동의 문제점은 바로 여기에서 드러납니다. 여성 운동은 여성의 권리만을 위해서 움직이는 것이 맞습니다만 여권 신장운동은 그 목표가 결코 '여성만 잘살자'라는 이기적인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 아님에도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그 인식이 다소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다는 것이죠. 특정 집단을 '보호'하는 목적을 지녀야 할 사회단체가 어느 새인가 특정 집단의 '이익'을 맹목적으로 추구하게 되면 더 이상 사회운동으로서의 지위는 가질 수 없고 기능적으로도 순기능을 작용할 수 없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요?




3. 남성우월주의도 여성우월주의도 이 사회에는 필요가 없다.


어느 한 쪽이 우월하다고 어겨서 다른 한 쪽을 배척하는 데에서 생기는 사회적 결과물은 역사적으로 좋은 결과를 낸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오랜 기간으로 거슬러 올라가 독일의 나치즘에서 발발된 자신들이 우월하며 가장 열등한 인종을 인류의 미래를 위해 청소하자는 대학살은 결국 지금에 와서도 그 파도가 그치지 않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권리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며 아직 우리나라의 여성 인권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때문에 여권 신장 운동은 더 많이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여성들이 이 사회에서 아무런 권리적 박해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함께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다만 그 운동이 비뚤어져서 '그동안 여성이 당해왔던 것을 되돌려받겠다'라는 식으로 전개된다면 여권 신장 운동의 적격성 여부를 떠나 여권 신장 운동이 사회적으로 지지를 받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도 회의적일 것입니다. 지금 이스라엘이 하는 행동을 이스라엘 유태인 이외에 어느 누구도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고 심지어는 이스라엘 유태인이 박해받았던 역사에서 나치가 옳았다는 역반발심리까지 나오고 있는 것처럼 여권 신장 운동이 다른 쪽으로부터 공격받는 이면에는 지나친 '역사적 상쇄에 대한 집착'과 '남성이 우월했던 역사를 되찾겠다'라는 식으로 이루어지는 신종 여성 우월 주의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과거에 대한 보상을 지금 세대의 사람이 받을 자격이 있는지의 여부를 떠나 이렇게 되면 아무도 여성들의 여권 신장에 지지를 보내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


posted by RushAm 2011. 8. 20. 22:19
JYP는 유명 프로듀서의 이름을 직접 쓴 효과를 본격적으로 누린 기획사라고 상 편에서 말씀드린 바 있었죠? 이름을 건 기획사가 JYP한 곳만은 아닙니다만, 그 기획사의 능력을 처음부터 인정받은 상태에서 프로듀서의 이름값과 검증된 제작 능력으로 신인의 가치를 높이는 식의 회사는 달리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만큼 JYP가 프로듀서로서 복합적으로 능력을 대중으로부터 장기간 검증된 사례를 통해 인정받아왔기 때문이었고, 그 능력은 어떤 컨셉 디자인만이 아닌 작사, 작곡, 안무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뻗어있었으니까요.


물론 이 능력들은 god를 비롯해서 대부분 성공을 거두긴 합니다만, 중 편에서 말씀드렸던바와 같이 음악 장르가 R&B, 혹은 80년대 영미권 댄스팝 음악의 어레인지에 한정되다보니 '새로움'을 꾸준히 보여주는 것이 매우 힘들어집니다. 특히 JYP의 그룹은 어떤 음악적 컨셉의 변동 없이 R&B그룹이면 R&B만 주구장창하게 되고 댄스팝 그룹이면 댄스팝만 쭉 하게 되니까요. 아무리 박진영이 가진 음악에 대한 식견이 넓다고 해도 그가 추구하는 음악은 80년대에 멈춰있습니다. 음악적 세련됨에 있어서는 개선을 거듭합니다만, 그 컨셉은 철저하게 자신이 최고라고 믿고 있는 그 시대의 그것을 고집스럽게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죠.

그것을 극복하고자 그가 택한 퍼포먼스 위주의 프로듀스는 의외로 빠른 시점인 두 번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비의 4집 I'm coming에서부터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It's raining 때보다 한층 더 음악성을 베제하고 철저하게 퍼포먼스에 보조를 맞추는 수준의 음악을 추구했는데요. (멜로디부분은 아예 피쳐링을 맡겨버리고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음악 성향은 이후 퍼포먼스 컨셉으로 기획된 다른 아이돌들에게도 다소 영향을 끼치게 되죠


문제는 월드스타로 칭송을 받으며 기세를 올리던 비의 능력적 한계가 점차 정점을 찍고 있었다는 것이 바로 이때부터 감지가 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4집 이후 비와 박진영의 결별은 당시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던 비가 박진영을 배신한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는데요. 사실 계약이라는게 한쪽이 일방적으로 기분이 상해서 계약이 틀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계약은 어차피 상호 윈윈을 위해 맺는건데 한쪽이 입장이 틀어졌다면 한쪽이 양보하는 형태가 되는 게 맞거든요. 왜냐하면 에초 계약을 맺는 관계라면 상대방이랑 계약을 맺는 편이 안 맺는 것에 비해 자신에게 이익이 그것도 꽤 크게 된다고 생각해서 맺는 것이니까요. 즉 비 역시 뭔가 박진영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안들어서 재계약을 안했던게 맞지만 박진영 역시도 당시에 사활을 걸고 비를 잡을 만한 가치를 못느꼈다는 의미가 됩니다.

비 입장에서는 박진영의 해외 진출에 관한 경쟁력에 의구심을 가졌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가 가진 '미국 진출'과 관련된 능력이라는게 비가 얼핏 보기에는 단지 미국인들로 하여금 진한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음악을 추구한다는 점과 자신의 이름값을 이용해서 해외 진출 관련 투자 자금을 유치하는 것 뿐이었거든요. 비는 아마 이런 부분이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고 더불어 박진영이 추구하는 음악이 실제 미국 시장 초연에서 아시아 교민들로 가득채운 공연장의 모습과 유수의 언론들이 그에게 내린 평가는 '마이클잭슨 이미테이션'이라는 다소 냉혹한 평가가 나온 게 아마 결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박진영으론 안된다'라는 마음을 굳히기에 충분했던것이죠.

그런데 사실 비가 이렇게 생각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던게, 비 자신이 아시아투어를 꾸준히 다니면서도 실제 체감하는 관객들의 반응이 점점 식어가는 게 눈에 보였기 때문입니다. 비가 새로운 음악을 계속 내놓고 그 음악이 아시아를 호령할만한 상품성을 가지고 있는 게 틀림없다면 새로운 앨범과 곡을 발표하는 족족 반응이 식어간다는건 모순되니까요. 물론 여기에는 드라마 풀하우스의 약빨이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방영 1년을 넘겨 비의 인기가 한물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더불어 실제로 박진영의 음악이 그 풀하우스 버프를 이어갈만큼 아시아권에서 매력적으로 어필하지 못했던 것 때문입니다.

대만의 F4는 드라마 버프를 잘 이어간 사례로 꼽힌다.


이런 변화의 조짐을 느낀 건 박진영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그의 음악이 아시아에 통했는지의 여부보다는 비가 가진 상품성이 '풀하우스 버프'에 그 폭발력이 응집되었을뿐, 비 자체가 가진 가치를 오판했음을 감지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와 굳이 재계약을 안할 이유는 없었는데요. 다소 거품이 빠지긴 했어도 비는 아직 미국 시장에서 도전할만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가능성이 미국 내 아시아계 시장 공략이라는 점과 '비'가 가진 아시아권에서의 성과로 인해 '미국 도전'이라는 키워드를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떡밥이 쉬지 않았다는 점이었다는 것이죠.

이런 부분은 비의 젊은 헐기와 패기를 건드리기에 충분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비는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도전을 멈추지 않은 말 그대로 굶주린 맹수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런 보수적인 방침을 용납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편으로는 박진영이 가진 능력에 대한 의구심 중 그가 결국 미국 진출에 있어서 가질 수 있었던 강점은 미국형 음악을 추구하는 것도, 미국에 있다는 수많은 인맥도 아닌 '국내 투자를 유치하는 능력'이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상한 건 박진영은 철저하게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통해서만 자금유치를 할 뿐 회사의 명성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선뜻 회사를 주식상장하지 않았는데요. 비는 바로 이 점을 예의주시합니다. 그리고 그 뒤에 있었던 일은, 여러분들이 알고 계시는 대로입니다.

 

박진영이 주식상장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필자가 이전에도 누차 강조했던 대로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무한 꼰대 투자자들이 명목적으로 '경영 참여와 간섭'이 법적으로 가능해지는 '주식투자'는 사실상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서는 사망선고나 다름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아티스트로서의 자율성을 보장받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건 회사를 세우고 직접적인 경영권보다는 실무 참여 권한을 최우선으로 해왔던 박진영으로서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주식상장은 하지 않으려 했는데요. 비 입장에서는 한창 미국 진출이 잘 이루어지고 있고 조만간 풀하우스 버프가 없어진다는 것을 감지했기에 초초함을 느끼고 있었지만, 미국 마케팅에서 돈이 부족하다는 것은 그야말로 치명적임에도 고집스럽게 박진영 네트워크만을 활용한 투자 유치를 고집하는 박진영이 답답하게만 느껴졌을테니까요.

비가 JYP를 나온 직후 제일 먼저 한 일은 제이툰 엔터테인먼트와 관계를 맺고, 우회상장시키는 일이었다. 제이툰엔터테인먼트는 경영권 간섭이라는 떡밥 대신 경영 책임을 철저히 비 자신이 아닌 투자자와 바지사장이 부담하도록 하는 구조를 택했다. 결과적으로 비의 미국 진출 점진적 실패로 인해 책임 소재가 분산되면서 비는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지만, 경영 일원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 문제점으로 각종 소송에 휘말리는 등 외부적인 악재에 일일히 대응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박진영은 비와의 결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퍼포먼스'위주의 아이돌을 기획합니다. 텔미댄스, 노바디댄스로 거의 대한민국을 집어삼킬 기세였던 원더걸스, 본격 퍼포먼스 머신들로 구성된 2PM까지 보이, 걸 그룹 투톱라인을 갖추었죠. 이 두 그룹은 사실상 서로 번갈아가며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 만큼 성공적이었습니다만, 이 성공 뒤에는 JYP의 예견된 몰락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사실 표면적인 붐 조성 면에서는 정말 나무랄데가 없었습니다만, 문제는 '돈'이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퍼포먼스는 음반에 담을 수 없습니다. 디지털 음원 역시 마찬가지죠. 원더걸스의 텔미, 노바디, 2PM의 데뷰곡부터 지금까지의 주요 곡들, 미쓰에이의 주요 곡까지 모두 음반, 디지털 음원 매상은 조성된 붐에 비해 형편없을 정도였습니다. 텔미 CD판매고가 5만장밖에 안된다는 사실이 뉴스에 보도될 정도였으니까요. 왜냐하면 이들 음악 모두 '음악 자체만으로는 그다지 큰 매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안무와 퍼포먼스에 상품성을 집중시켰는데 정작 그 안무와 퍼포먼스를 팔 수 있는 수단이 되기에는 지금의 음반 시장 수익 구조로는 너무도 큰 한계가 있었던것이죠.


이들이 노릴 수 있는 수익 모델은 음악과 퍼포먼스를 동시에 팔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 '행사'밖에 없었는데요. 문제는 우리나라 행사들이 으례 그렇듯 '개런티'에 대단히 민감해서 대박톱스타를 섭외하기보다는 가성비를 따지는 분위기가 지방으로 갈수록 분명해지는데요. 이런 분위기에 이미 정상급 개런티를 받을 수 있는 JYP의 아이돌들이 섭외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주로 아주 비싼 행사를 골라서 뛸 수 밖에 없었는데요. 이런 행사가 날이면 날마다 있는 게 아니기때문에 결국 타산 맞추기가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이 정도 끕이 아니면 안된다는 이야기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퍼포먼스 위주로 기획 노선을 수정했다는 것은 결국 기존 god 라인을 타기 위해 들어왔던 JYP의 수많은 보컬 유망주들의 데뷰가 급격히 정체되어버리고 마는데요.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을 말한다편에서 말씀드렸듯이 연습생이 한 번 메이저 기획사에 들어가게 되면 짬 문제나 타사간의 팽팽한 긴장관계 탓에 이적은 곧 낙오라는 각오로 버텨야만 합니다. 거기에 회사명이 JYP, 그리고 박진영이라는 프로듀서로서의 명성에 너무 지나치게 의존하는 이미지가 이미 대중에게 뿌리깊게 고착되어 버렸다는 점이 JYP에 남아있는 연습생들의 미래에 암운으로 작용하게 되는데요.

JYP에서 나오는 아이돌 그룹은 대중들에게 있어서는 당연히 '박진영'이 프로듀스를 했다고 믿습니다. 박진영의 성공 전례로 인해 그의 프로듀스 능력에 신뢰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신인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의 평판까지 끌어올리는게 가능해서 JYP는 이를 지금까지 의도적으로 활용해왔는데요. 문제는 박진영이 아무리 천재라고 할지라도 2개 그룹 이상을 동시에 기획하고, 그들에게 나오는 곡을 작사, 작곡, 편곡에다가 안무에 무대의상 기획, 캐릭터 컨셉, 퍼포먼스, 데뷰 플랜까지 모두 신경쓴다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에 있습니다. 즉 JYP는 아무리 많아도 한번에 2개 그룹 이상을 키워낼 수가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는데, 보유중인 연습생 수는 이런 소수정예 시스템에 걸맞지 않게 너무 많다는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었다는 것이죠.

퍼포먼스 위주로 그룹을 기획하게 되면 사실 맴버 전체가 노래나 랩을 잘 할 필요가 없어진다. 노래나 랩은 각각 한 명씩 총 2명에게 맡겨버리고 나머지 맴버는 가능한 퍼포먼스를 부각시키는 위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특별히 '연습생'들 사이에서 뽑을 명목이 사라지니까, 미쓰에이의 맴버 절반이 중국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해외진출을 노리는 한편, 퍼포먼스 위주의 그룹에서는 다국적 그룹을 꾸려도 특별히 저항이 덜할수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연기자를 꿈꾼다던 소희가 원더걸스에 합류한 이유도 특별히 다르지 않은데, 이처럼 가창력과 관계없이 선발된 원더걸스 이후 거의 JYP의 거의 모든 그룹은 맴버 중 최소 한명 이상을 중편 이상의 영화 혹은 드라마 '정극'에 출연시키고 있다. 가능한 '해외 수출'이 가능한 드라마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보이는데 이는 비가 누린 풀하우스 버프의 재림을 노린다고 봐도 좋을 듯 싶다


그렇다고 박진영의 프로듀스 능력이 이처럼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를만큼 모든 면에서 완벽했느냐면 그렇지만도 않았는데요. 물론 안무와 퍼포먼스는 확실히 국내를 주름잡을 만큼의 상품성을 갖추고 있었고, 음악 역시 하던 만큼은 해왔습니다만, 문제는 그가 기획하는 캐릭터와 컨셉이 너무 80년대의 로망스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는 언제나 '복고컨셉' 을 잘 구사하는 인식이 대중들에게 자리잡고 있습니다만, 사실 그가 '복고'를 키워드로 집중 기획한 노바디나 텔미 이외에 나온 기획들은 어딘가모르게 어중간하고, 다소 시대에 뒤떨어지는 한계를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중에서도 특히 의상과 캐릭터 컨셉은 거의 최악이라고 봐도 무방한데요. 이같은 그의 고리타분한 기획에 태클을 걸 수 있을 만한 대내외적인 환경이 전혀 뒷받침되지 못했습니다. 이미 텔미와 노바디, 한 번도 아니고 두번 연속으로 성공시킨 그의 절대사례는 아무도 그의 기획에 토를 달 수 없게 만들었을테니까요. 아무튼 원더걸스 이후 그룹들은 복고와는 전혀 거리가 멀어보이는 그룹 컨셉임에도 불구하고 어딘가모르게 캐릭터의 개성이 뚜렷하지 못한데다 의상은 뜬금없이 컨셉은 복고인듯한데 세련되게 튜닝한 흔적만이 곳곳에 남아있는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그룹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합니다.

2PM과 미쓰에이가 대표적인데, 특히 미쓰에이의 지금까지 보여준 의상은 공히 최악에 가깝다. 2PM이야 처음부터 짐승돌이라는 (이마저도 박진영이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컨셉이 분명했기에 문제가 없지만 미쓰에이의 컨셉은 싱글 두장에 정규 1집까지 나온 지금 시점까지 제대로 잡혀있지 않고 있다.


JYP의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이 소리없이 곪아가며 하나 둘씩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하는데요.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은 원더걸스 원년맴버 현아였습니다. 현아는 건강상의 문제로 원더걸스를 하차했으며, 박재범은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윤리적 문제를 저질러 영구 탈퇴를 시켜버렸는데요. 이중 현아의 케이스가 좀 특이한 사례입니다. 그녀를 복귀하게 만들어준 그룹 포미닛은 JYP가 아닌 JYP 전 대표 홍승성이 세운 큐브 엔터테인먼트 소속이였기 때문이죠.

JYP의 대표를 지냈던 홍승성이 세운 큐브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반드시 거론되어야만 하는 회사가 JYP 소속 작곡가였던 방시혁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입니다. 이 두 회사는 설립 시기는 제각각 다릅니다만, 이들 기획사들을 통해 본격적으로 가수들이 쏟아져 나온 시기가 마치 짜맞추기라도 하듯 2009년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JYP'연습생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현아와 박재범 스캔들이 있었던 2년간의 텀 속에 JYP 대표 홍승성과 작곡가 방시혁, 그리고 수많은 JYP 연습생들에게 저 둘의 사건, 그리고 박진영이 보여준 한계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하기는 어려워 보이네요. 그들이 굳이 JYP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 차리는 기획사로 옮길 만한 동기가 있었는지를 생각해본다면 말입니다.

이들이 과연 순수한 신인이었다면?


큐브 엔터테인먼트는 기본적으로 빠른 비트의 아이돌 음악을 추구합니다만, 가능한 퍼포먼스보다는 보컬에 중점을 두며 결정적으로 전속 작곡가를 과감히 베재한 외부 작곡가 체제를 택한 점이 JYP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인데요. (비스트의 신사동호랑이, 포미닛의 용감한 형제가 대표적) 굉장히 기본에 충실한 아이돌을 배출하고 있고 음악 중심 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음원이나 음반 판매량도 괜찮은 편이며 기획사가 음악에 신경쓰지 않고 기획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기획 전환이 매우 빠른 편입니다. 그래서 소속 아이돌은 유연하게 새로운 컨셉을 준비하며 포텐을 폭발시킬 수 있는 여력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들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시혁이라는 JYP출신의 걸출한 작곡가가 이끄는 기획사 답게 아예 처음부터 퍼포먼스를 철저히 배제하고 보컬의 능력과 완성도 높은 음악만을 추구합니다. 당연히 JYP에서 노래깨나 한다는 발라드 R&B 연습생들은 죄다 이쪽으로 옮겨온 모양새인데요. JYP가 JOO이후 이렇다할 발라드 라인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퍼포먼스 위주의 정책에 밀려 데뷰에 기약이 없던 연습생들이나, 실패한 정책의 희생양이 되었던 중고 유망주들이 대거 몰려들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최근에는 2AM 역시 빅히트쪽으로 완전히 무게추가 옮겨지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분위기를 뒷받침하고 있죠.

이들 중 JYP에 남았거나 JYP에서 데뷰한 사람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이들이 무슨 생각으로 JYP에서 나와 JYP 출신 간부들이 세운 회사들로 어떤 기약도 없이 뿔뿔이 흩어지게 된 이유는 당사자가 아닌 이상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이 이적 후 활동하는 모습과 단기간에 이루어낸 급격한 성장과 성공가도, 그리고 그들이 가진 개개인의 놀라운 포텐셜을 보면 JYP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문제점이 어디에 있었고, 이들이 그런 JYP에서 무엇을 느낀 것인지를 결과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god의 박준형, 원더걸스의 현아, 그리고 2PM의 박재범까지, 혹은 그 속에서 이미 드러나지 않은 사이에 더 많이 있을 수도 있었던 JYP내부의 고름들이 실제로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들이 아무 미련 없이 JYP를 나왔다는 팩트만이 존재할뿐


야망도 크고 능력도 충만한 프로듀서가 가요계 판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어떤 음악적 고집이 있어서도 안되고, 성공을 위해 노선을 너무 쉽게 바꾸어버려서도 안된다는 것을 잘 가르쳐주는 듯한 JYP의 사례는 단순히 한 기획사의 오판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많은 희생을 치루었다는 점, 그리고 그 희생은 지금 현재 진행형이 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빅 3라는 이름에 가려져 있는 소화 불가능한 세 불리기의 말로, 그리고 실패에 대한 부분까지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프로듀서의 한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결국 한 사람의 오판으로 누구 하나 승자가 되지 못한 이 바닥이 재현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JYP엔터테인먼트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2010년 12월 KBS2 김승우의 승승장구 박진영 편 방영분 중

 



...들어가지 마세요





공화국 연구소 - 아이돌 기획사 열전 'JYP엔터테인먼트'편을 마칩니다.

posted by RushAm 2011. 5. 7. 16:13
일단 박재범이 왜 지금 시기에 뮤뱅에 나왔는지 재미있지 않은가? 타이밍 정말 기가 막히다. 2PM은 국내 활동을 잠시 쉬고 일본에 아예 넘어가있는것으로 보이고 그밖에 JYP계열 그룹들이 일제히 자취를 감추는 이 기막힌 틈새시점에 이른바 '얼리버드 복귀'를 했다. 그런 와중에도 기획사들의 철저한 동업자 정신(?)으로 라디오 및 TV에서는 철저하게 외면받았던 가운데 순수 팬덤만으로 1위에 올려버리는 일찌기 보기 힘든 사례도 탄생시켰다.


놓치고 있는 첫번째는 이같은 특수한 환경이다. 박재범의 1위에 대해 뮤직뱅크의 순위 산정 기준을 들먹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사실 뮤직뱅크의 순위 방식 중 가장 의야스러운 점이 바로 '디지털 음원'이나 '음반 판매량'이 아닌 '시청자 선호도'와 '방송 노출도'다. 음반이나 음원은 얼마든지 수치상으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이 시청자 선호도는 대체 어떻게 분석하는지 데이터도 나와있지 않다. 방송 노출도? SM의 캡숑파워로 거의 모든 TV프로그램 엔딩곡이 f(x)의 피노키오로 도배되고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이게 과연 '시청자의 의사'를 반영하는 인터랙티브함이 적용된다고 할 수 있을까?

놓치고 있는 두 번째가 바로 이 인터랙티브함의 문제이다. 대한민국에는 애석하게도 디지털 음원 이외에 종합적인 판매량 순위를 확인할 이렇다할 근거가 없다. 여기에 철저하게 비주류 지하돌 팬덤을 구축하고 있는 박재범 팬덤의 타의적 폐쇄성 탓에 도무지 어느 정도의 잠재적인 인기가 있었는지 일반인들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이는 박재범 팬덤이 의도적으로 지하돌 활동을 원했던 게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해지는데, 이들이 '팬 활동'이 아닌 '응원'형태의 활동 방식을 추구하면서 다른 팬덤, 특히 JYP계열 팬덤과 자주 부딪혔음은 물론 방송 노출이나 대중적으로 알려지는 것에 대해 팬 개개인의 활동만으로 미디어 노출을 이루기 어려운 장애물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즉 블로거들은 기획사들의 알력관계를 너무 얕보고 있다. 무엇을 상상하든 업계 내에서는 그 이상을 저질러도 이상하지 않은 게 그들인데도 말이다.

  세 번째로 놓친 부분은 바로 이들의 '구매 성향'이다. 박재범의 팬덤은 너무 오랜 기간 '지하돌'화 되어 있어 마치 찌르면 걷잡을수없이 폭발해버릴듯한 극도의 코어성이 내재되어 있던 상황이었다. 즉 지금의 박재범 팬덤은 많지 않은 인원 속에서도 구매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이른바 '무조건 산다'는 절대구매층이 다수를 이루고 있으며 이들의 경제력 역시 현재의 아이돌 팬 연령대보다 현저히 높게 형성되어 있는 탓에 충분히 뒷받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의 구매 목적 역시 지금까지의 아이돌 구매 성향과는 크게 다른 '순위'를 높이기 위한 '주식시장'의 작전 세력과 같은 치밀하고 고차원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대중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런 활동이 물론 '실제 인기'를 반영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박재범 팬덤이 '실제 인기'라고 우기기 위해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도 보기는 힘들다. 그들은 단 한주만이라도 그를 1위로 끌어올려 뮤직뱅크가 결과를 무시하기 어렵게 해서 박재범을 출연시키고 박재범의 1위 수성을 발표하게 만드는 '짧고 굵은' 응원을 한 셈이다. 그리고 그렇게 한 번은 방송에 나오게 되어 한 번이라도 듣게 되어 아주 조금이라도 그들의 팬덤이 수가 늘어날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 중요한 건 이런 활동이 '기획사'가 아닌 '팬덤'이 중심이 되어 움직여진 사례는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희귀한 사건이라는 데에 있다. 당연히 일방통행식 음악 콘텐츠 공급에 익숙해진 대중에게는 매우 생소한 시스템으로 느껴질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에는 이런 사례가 꽤 많아서. 가요 프로그램이나 라디오에서는 전혀 들을 수 없는 (즉 일반인이라면 모르는 게 당연한) 정말 매니악한 성우들의 음반이나 지하돌 (언더그라운드 아이돌) 혹은 애니메이션 주제가들이 오리콘 주간 상위권을 확 휩쓸고 다음주에 자취를 감춰버리는 경우를 왕왕 볼 수 있다. 물론 '소수'의 팬덤이 이런 일을 저지른다. 이들은 발매일에 맞춰, 혹은 오리콘이 집계를 시작하는 날에 맞춰 1주일간 집중적으로 사재기 작전을 벌여 점수를 높인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순위는? 처음에는 100% 팬덤의 힘으로 이루어지지만 다음 싱글에는 그 당시 그 순위를 보고 한 번쯤은 그 음악을 들어본 사람들 중 그 음악을 '마음에 들어했던' 사람들이 일부 섞이게 된다. 즉 10:0이었던 팬덤과 일반 비중이 9.9:0.1 정도로 아주 미세하게 확장되는데, 이들은 이런 식으로 자신이 좋아하고 응원하는 아티스트들을 오리콘에 노출시킴으로서 팬 스스로 '키워내는' 응원을 하게 된다.

약빨떨어졌다고 해도 국민밴드였던 스핏츠와 나카시마 미카를 즈려밟고 애니메이션 음반이 '위클리'1위, 사실 AKB도 시작은 이런 식이었고, 지금의 신한류 일본 정복도 이 범주에서 대부분 벗어나기 힘들다


 박재범은 그 팬덤의 규모에서 아직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음주에 순위가 급락하거나 아예 방송 출연을 다시 하지 못하는 등의 결과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당연하겠지만 블로거들은 다음 주 뮤직뱅크에 그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는 식의 포스팅이 양산될것이다. 박재범의 팬덤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겠지만, 아무래도 태동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이같은 팬덤 성향에서 아직 어떤 추가적인 작전을 걸게 될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당장의 여론에 대한 아쉬움에 아마도 무모하리만큼 다음 주에도 어떻게든 순위권에 안착시키려고 음반을 다시금 10장, 20장 공동구매하는 식으로 순위를 높여나갈지도 모를 일이다.
  
박재범 팬덤의 이러한 시도가 과연 또 어떤 벽에 부딪히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매우 신선한 시도라는 점은 분명하다. f(x)의 피노키오가 1위를 했다고 '국민가요'가 된 게 아닌 것처럼 이미 지금의 '순위'는 전국민적인 공신력을 얻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단지 박재범의 사례는 순위조차 '홍보 수단'이 되는 이런 상황을 대형 기획사가 아닌 '팬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졌다는 점이 특이할 뿐이다.


마지막으로 블로거들이 놓치고 있는 것,

이미 조직표와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이 바닥에서

'가요순위프로'의 공신력 따위는 에초 있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posted by RushAm 2010. 7. 8. 15:55
아이돌의 세대교체주기는 5년 주기라는 것을 이전 글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필자이지만 신기하게도 실제 5년이라는 기간 이상을 넘겨서 차기 아이돌을 내세우는 기획사가 성공하는 사례를 보기 힘들다. 그만큼 어떤 기획사라 할지라도 연타석 홈런을 날리지는 못하며 그 홈런을 5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다시 말하면 이는 5년 이상 아이돌을 키워내 제대로 가요계의 한 축으로서 정착시키지 못하는 능력적 한계와 더불어 아직도 가요계 전반이나 음악 업계에 대한 제대로 된 학술적 분석 없이 끝발 하나로 어떻게 해보거나 언제 터질지 예상하지 못하는 로또성 그리고 그로 인한 한 가지 성공 공식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집착이 가져오는 패착이다.

god (1999~2005)


이는 한국의 음악 시장이 유독 다른 나라에 비해 변덕스러운 부분이 심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챠트의 변화가 변화무쌍하고 후크송이 남발하는 패착이 있긴 하지만 음악 듣는 사람들이 자신의 음악 취향을 1년에도 몇 번씩 바꾸지는 않으며, 이는 비주얼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팬들 역시 마찬가지다. 예전에 다른 그룹에서 어떤 캐릭터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나중에 나온 그룹에서도 그와 닮은 캐릭터에 눈길이 가게 되어있으니까, 그런데 아이돌 기획사들은 이런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을 두고 산업이 본격적으로 태동한지 1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국민아이돌 하나 롱런시키지 못한 채 기존 아이돌은 나이가 좀 들면 일단 은퇴부터 시키고 신선한 10대들을 데뷰시키기 바쁘다. 갑자기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목에서 노래가 안나오는것도 아닐테고 춤이 안춰지는것도 아닐진데 그런건 관계없이 일단 자신들이 지금까지 해 왔던 '10대 마케팅'을 쓸 수 없을 때가 되면 일단 은퇴부터 시키고 보자는 식이다. 이러한 기획사들의 성향은 그룹명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HOT (highfive of teenager) , 슈퍼쥬니어, 소녀시대 등 맴버들의 생명력을 처음부터 10대 후반까지로 한정시키는 뉘양스의 단어를 의도적으로 삽입함으로서 향후 해당 그룹이 실패하거나 그들 입장에서 봤을 때 생명력이 다 했을 경우 내칠 수 있는 (사실상 말도 안되는)명분을 만들어놓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에 있어서 별로 들어맞지 않는 사건이 1년에만 두 번이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첫 번째는 기획사가 한 아이를 버렸고 두번째는 아이들이 회사를 버리고 뛰쳐나왔다.
우선 첫 번째 사건을 들여다보자, 잘나가고 있는 보이그룹 맴버 중 리더에 해당하는 맴버가 과거 연습생시절에 저질렀던 과오가 뒤늦게 터저나왔다. 문제는 이 과오가 대한민국 국민들 뇌리에 깊숙히 박혀있는 국수주의를 건드렸다는 점에 있다. 지금까지 아이돌들이 몇번 실수로 국수주의 성향을 건드린 적은 있었지만 대부분 자국을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이른바 '예의에 어긋난 철없는 행동'을 '즉석'에서 '발언'으로 해왔던 점에 의거해 사건이 크게 번지지 않았지만 이번 건은 해외 거주자 신분이었던 해당 맴버가 대한민국 국가 전체를 비난하는 내용의 '글'이 남아있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컸다. '발언'이야 보도제한을 걸거나 현장에 있는 사람들만 입을 틀어막으면 그만이지만 이 소셜 네트워크에 올라와있는 '글'그리고 이를 퍼다 나르는 주체가 언론이 아닌 '네티즌'이었기 때문에 증거도 명확했고 기획사의 끝발로 진화할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명백한 증거가 있는 떡밥을 언론사가 그냥 둘 리가 없는 이상 언론 컨트롤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여기에서 기획사의 대응 자체가 매우 재미있다. 처음부터 눈에 보이게 '아직 해당 보이그룹에 투자한 금액 회수가 끝나지 않았고 회수할 포텐셜이 남아있기 때문에 포기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려놓고 철저하게 '해당 보이그룹의 타이틀적인 명예'를 보호하는 데에 맞춘 스크립트를 짜낸다. 일단 맴버를 임의탈퇴 후 서둘러 해외로 빼돌려 기자들의 접근을 막고 남은 맴버들은 활동을 계속하는 식으로 이슈를 서둘러 정리해 뜨거워진 냄비를 식힌 후 여론의 추이가 해당 맴버에 대한 동정론으로 흐를 것을 의식하여 해당 맴버의 팬의 유출을 최소화하는 식으로 여론을 안정화한다. 이후 어느 정도 해당 맴버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남은 맴버들의 인기가 안정화된 후 해당 맴버에게 의도적인 스캔들을 터뜨려 임의 탈퇴를 완전 탈퇴로 못박으며 대응을 마무리짓고 있다. 이 사건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한 해당 기획사에 대한 대응이 객관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던지 간에 적어도 기획사 내부에서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는 분위기인듯 한데...과연 그런 것일까?

주관적인 추리를 토대로 사건 전체 흐름을 다시 정리해보자면 우선 기획사는 스캔들이 일어났을 당시 썩은 사과를 골라내는 식의 정책으로 남은 맴버들의 이미지를 보호하는 것을 택했지만 향후 여론이 예상과는 달리 스캔들을 일으킨 당사자에게 우호적으로 흐르고 기획사의 비정함을 질타하는 분위기가 되자 대표가 직접 TV에 전격 출연하여 해당 맴버의 팀 재합류를 표명한다. 아마 이후 해당 기획사는 해당 맴버와 재합류에 대한 협상을 벌였겠지만 이미 썩은 사과 취급을 받은 그가 재합류를 할리가 만무했을 터, 결국 협상 결렬 후 더 이상 해당 맴버의 존재가 남은 맴버들로 구성된 그룹 이미지에 영향을 끼치지 않게끔 하기 위해 이미 대표가 TV에서 공표했던 '재합류 약속'을 뒤집고 남은 맴버들의 상대적 도덕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기획사 내부의 스캔들을 폭로하는 식으로 마무리를 지으려 했던 것으로 사료된다.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짓을 하게 방치한 기획사는 유능한것일까?


이 사건을 조금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대중적인 인지도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자신들이 스스로 잘했다고 자뻑하고 있는 '투자금 회수'에 있어서도 상당히 미숙했다는 것이 드러난다. 우선 사건이 일어난 직후 불과 4일만에 임의 탈퇴 처리하고 서둘러 사건을 묻어버리려 했던 부분, 일면 상업적으로는 꽤나 치밀해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이들은 '이런 새로운 종류의 스캔들'에 대한 대응법을 전혀 연구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 됐다. 이 업계에서 10년 넘게 굴러먹고 있는 사람들이 소비자들의 사회적 돌발 성향 하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주먹구구식 대응을 했다는 점은 지금까지 얼마나 이들이 문화 콘텐츠 업계 경영에 무지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로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이들이 저지른 패착은 이 업계에서 모든 기획사를 통틀어 단 한번밖에 쓸 수 없는 비기를 고작 보이그룹 투자금 하나 회수하자는 하찮은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다. 이번 사건이 물론 파장이 크긴 했지만 기획사는 그 그룹 하나로 끝날 게 아니라 향후 수많은 후속 그룹들을 만들어내야만 하는 위치에 있다. 물론 아직 연예기획사들은 어떤 그룹 하나에 올인하면 호주머니까지 탈탈 털어내야 할 만큼 재정적 상태가 열악하기는 하지만, 기획사의 브랜드 가치만 살아있다면 투자는 언제고 다시 받아낼 수 있는 것일진데, 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돈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는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미래를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미래에 지금보다 더 큰 이슈나 스캔들이 일어난다한들 이상할 게 없는 것이 연예계이건만 당장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들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연예 업계 전반적인 데미지를 입힌 것이다.

1. 이 바닥에 아예 다시 못들어오도록 *신을 만들려 했다. (조폭이냐?)
2. 그런데 기획사를 족치는 이미지의 그가 금새 국내 기획사와 재계약을 맺었다.
3. 하필 그 기획사가 JYP와 연관이 없을수가 없는 싸이더스 IHQ다.


해당 기획사는 연예계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외부적으로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생각한다. 기획사가 망하는 지름길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방송계 인맥이 끊어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충성스럽고 능력있는 유망주들이 기획사를 외면하는 것이다. 아마도 지금 해당 기획사는 후자쪽 문제에 상당히 골머리를 앓고 있지 않을까 하는데, TV에서 드러나는 소문보다 훨씬 더 많은 유언비어들이 돌고 있는 연예계의 이면에서 수많은 유망주들이 기획사를 선택하는 데에 있어 이미 문제를 일으킨 해당 기획사에 대한 윤리적 신뢰도가 바닥을 친 이상 그들에게 더 이상 미래를 맡기기 어렵다는 판단과 그에 따른 선택의 변화는 변화무쌍이 극심한 연예계만큼이나 순식간에, 그리고 매우 뿌리깊게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미 5년 주기라는 무덤을 스스로 파버린 대한민국 기획사에게 '신인 유입의 감소'는 곧 패망을 의미한다. 이미 파워게임에서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해당 기획사가 작금의 진퇴양난을 과연 어떻게 해소할지 아니 해소는 할 수 있을지, 그리고 해소한 다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미래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것은 아이돌을 소비하는 소비 주체로서의 성숙도가 좌우할 문제일테니까... 진통의 끝은 소중한 생명을 잉태하고 그 생명은 곧 미래를 이어가는 힘이 되지만 단지 진통 후에 또 다른 진통만이 기다린다면 현실의 고통일뿐 미래를 위한 뭣도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그것이 미래로 나아가는 그 무언가가 되게 만드는 것, 지금을 살고 지금을 즐기는 문화 소비주체들이 앞으로를 위해 풀어내야 할 숙제가 아닐까 싶다.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을 말한다 3부 마침,


* 본래 3부에서 다루어질 예정이었던 동방신기의 경우 4부와의 연관글이 많기에 부득이하게 4부에서 함께 다루어지게 될 예정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4부작 기획 '대한민국 아이돌 산업을 말한다' 목차

제 1부 : 계약
제 2부 : 기획사
제 3부 : 2PM, 동방신기
제 4부 : 쟈니즈, 에이벡스